이 책의 저자인 니콜 르페라(Nicole Lepera)는 코넬대학교와 더뉴스쿨에서 임상심리학 박사 학위를 받았고 필라델피아 정신분석학교에서 정신역학을 연구한 후 개인 진료소를 열었지만 신체와 마음의 상처를 별개의 것으로 접근하는 전통적인 심리 치료 방식에 한계를 느끼고 몸과 마음과 정신의 통합적인 건강을 추구하는 새로운 치료 방식을 발전시켜 나가고 있다고 합니다.
SNS 팔로워가 400만 명이 넘으며 이 책은 출간된 즉시 뉴욕타임스와 아마존 종합 베스트셀러 1위에 올랐고 전 세계 26개국에 번역 출판되었다고 합니다.
여기까지 보면 엄청 대단한 책 같지만 내면아이 치유를 어느 정도 아는 사람이라면 내용이 사실 별 거 없습니다. 소문난 잔치에 먹을 것 없다고 하죠. 전에도 여러 차례 말씀드렸지만 대중매체로 인기몰이를 하는 전문가 중 제대로 된 전문가는 거의 없습니다. 조금 매정하게 말씀드리면 팔로워 숫자와 실력은 반비례한다고 보면 됩니다. 내공이 뛰어난 고수는 대중매체에 출연하고 팔로워 관리할 시간이 없으니까요. 어느 정도 돈으로 시간을 살 수 있다고 해도 심리치료의 영역은 결국 자신의 시간과 정신적 에너지를 얼마나 내담자에게 집중적으로 쏟아부을 수 있느냐가 결정하게 마련입니다.
이 책의 목차를 보면,
1장. 나를 가장 잘 아는 사람은 바로 나다
2장. 의식적 자아를 깨닫는 순간
3장. 트라우마 바로 알기
4장. 트라우마에 노출된 몸
5장. 몸과 마음을 치유하다
6장. 자아를 만드는 유년기의 핵심믿음
7장. 상처 입은 내면아이
8장. 자아는 그냥 자아일 뿐이다.
9장. 외상성 애착 관계
10장. 경계를 세우다
11장. 내 안의 내면아이 재양육하기
12장. 정서적 성숙을 이루기 위하여
13장. 서로 연결되어야 한다
목차만 봐도 짐작할 수 있듯이 내면아이 치유를 어느 정도 아는 전문가라면 굳이 다시 읽을 필요 없는 당연한 내용들입니다. 그렇다면 내면아이 치유가 필요한 일반인들에게는 어떨까요? 워밍업 차원에서 읽기에는 내용이 너무 방대하고 중언부언입니다. 이 책보다는 나중에 소개할 '정서적 방치와 공허감의 치유'가 훨씬 낫습니다. 그래서 어느 누구에게도 흔쾌히 추천하기 어려운 애매한 책입니다.
닫기
* 내면아이의 7가지 유형
1. 돌보미 유형 : 전형적으로 동반의존(codependency)적 역학에서 나오는 유형이다. 자신의 욕구를 무시하면서 자신의 정체성과 존재 가치를 찾는다. 사랑받는 유일한 방법이 다른 사람들을 만족시켜주고 자신의 욕구를 무시하는 것이라고 믿는다.
2. 과잉성취 유형 : 성공과 성취를 통해 누군가가 자신을 봐 주는 것 같고, 자신의 말을 들어주는 것 같고, 가치 있게 봐주는 것 같다고 느낀다. 낮은 자존감에 대응하려고 외부의 검증을 받으려고 한다. 사랑을 받는 유일한 방법이 성취라고 믿는다.
3. 저성취 유형 : 비판을 두려워하거나 실패를 부끄럽게 생각하기 때문에 움츠러들고, 눈에 띄지 않으려고 하고, 자신의 잠재력을 양껏 발휘하지 못한다. 감정적 게임에는 애초에 발을 들여놓지 않는다. 사랑받는 유일한 방법은 보이지 않는 것이라고 믿는다.
4. 구조자/보호자 유형 : 특히 아동기에 자신의 취약성을 치유하기 위해서 주변 사람들을 열성적으로 구조하려고 한다. 다른 사람들을 무기력하고 무능하고 의존적인 사람으로 보고, 힘있는 자리를 차지해서 그들로부터 사랑과 존재가치를 얻어낸다. 사랑받는 유일한 방법은 다른 사람들의 바람과 욕구에 집중해서 그들을 도와주고, 그들의 문제 해결을 돕는 것이라고 믿는다.
5. 파티 스타 유형 : 항상 행복하고 활기차고 재미있는 유형이다. 고통과 약점, 취약성은 절대 드러내지 않는다. 이 유형의 내면아이는 자신의 감정적 상태를 수치스럽게 여길 가능성이 크다. 괜찮다고 느끼고 사랑받는 유일한 방법은 주변의 모든 사람을 행복하게 해주는 것이라고 믿는다.
6. 예스맨 유형 : 다른 사람들을 위해서 모든 것을 그만두고 모든 욕구를 소홀히 한다. 아동기에 자기희생을 모델로 삼았고, 돌보미 유형처럼 깊은 동반의존 패턴에 빠졌을 가능성이 크다. 사랑받는 유일한 방법은 착하고 이타적인 사람이 되는 것이라고 믿는다.
7. 영웅숭배 유형 : 본받을 사람이나 지도자가 필요한 유형이다. 실수 한 번 하지 않는 슈퍼인간으로 인식된 양육자로 인해 상처받은 내면아이한테서 나타날 가능성이 크다. 사랑받는 유일한 방법은 자신의 욕구와 소망을 거부하고 다른 사람들을 모델로 삼아 살아가는 법을 배우는 것이라고 믿는다.
* 진정한 사랑은 안전하다고 느끼는 것이다. 사랑하는 사람은 소유해야 하는 소유물도, 당신의 부모도, 당신을 고쳐주거나 치유해 줄 수 있는 사람도 아니라는 인식에 뿌리를 둔 것이다.
* 진정한 친근감이란 명확한 경계와 분리된 현실이 동시에 존재하는 자유를 함께 누리는 것이다.
덧. 이 책은 e-book으로 읽었기 때문에 북 크로싱하지 않습니다.
이 글의 트랙백 주소 :: http://walden3.kr/trackback/5620
이 글의 트랙백 주소 :: http://walden3.kr/trackback/3706
★★★★★
이미지 출처 :
YES24
이 책은 1984년 내면아이와 성인자아의 연결을 통해 심리 문제를 해결하는 '내면적 유대감(inner bonding)' 치유 과정을 에리카 초피크 박사와 공동으로 최초 개발한 Margaret Paul 박사가 썼습니다.
원래 이 분을 유명하게 만든 책은 'Healing Your Aloneness'로 우리나라에는 '내 안의 어린아이 : 잃어버린 내면아이를 만나는 자기 치유 심리학'이라는 이름으로 번역되어 출판된 바 있습니다.
이 책은 'Healing Your Aloneness'를 읽은 뒤 내면아이에게 사랑을 베푸는 성인자아가 되는 방법을 알려달라는 독자들의 빗발같은 성화에 보답하고자 나온 후속편이라고 합니다. 그래서 내면아이에 대해 좀 더 기본적인 이해가 필요한 분들은 Healing Your Aloneness를 먼저 읽으시는 것이 좋고 임상/상담 장면에서 일하는 전문가들은 이 책만 읽어도 충분합니다.
마가렛 폴 박사가 주장하는
내면적 유대감 형성을 통한 치유라는 건 대부분의 탁월한 치료적 기법이 그렇듯이 원칙적으로 간단합니다.
성인자아로서 하는 '생각'과 내면아이로서 느끼는 직관적인 '느낌'을 연결하는 것입니다.
그런데 그 과정이 제가 중요하게 생각하는 '선택'과 '책임'을 인식하고 연결하는 것과 비슷해서 좀 놀랐습니다.
이 책은 앞서 출판된 'Healing Your Aloneness'를 읽지 않은 사람도 내면아이 치유의 개념을 이해할 수 있도록 쉽게 쓰여졌고 내면적 유대감 형성을 해 나가는 과정이 좀 심하다 싶을 정도로 상세히 묘사되어 있어 상담의 초보자라도 쉽게 개념을 정리할 수 있습니다. 또한 배우자, 부모, 자녀, 친구, 동료와의 관계를 각각 풍부한 사례로 다루고 있기 때문에 실무에서 활용하기에도 좋습니다.
특히 이 책은 각 장의 주요 개념을 장이 끝나는 부분에 다시 한번 요약 정리하고 있어 독학을 하기에도 편리합니다.
내면아이 치유에 관심을 두고 있는 분들이라면 꼭 한번 읽어보시기를 권하는 명저입니다. 시중에 내면아이 치유법을 다룬 책들이 많이 나와 있지만 제 생각에는 이 책이 갑입니다.
중독자를 상담하는 상담자들은 반드시 읽어보세요. 큰 도움을 받으실 수 있습니다.
닫기
* '내면아이'란 우리의 인격 중에서 가장 약하고 상처받기 쉬운 부분으로, 감정을 우선시하는 '직감적인' 본능을 말한다. 다시 말해 우리가 태어났을 때의 본래 모습이자 핵심적인 자아, 타고난 인격인 셈이다. 한 가지 주의할 점은 내면아이와 어린 시절의 개념을 구분해야 한다는 사실이다. 내면아이는 어린 시절의 유치함이 아닌 '순수함'을 말한다. 나이를 먹고 어른이 되어도 내면아이의 연약함, 직관력, 경이로움, 상상력, 타고난 지혜, 감정을 느끼는 능력은 쇠퇴하거나 변하지 않는다.
* '성인자아'란 논리적인 생각을 담당하는 부분으로 현실 세계의 다양한 경험을 통해 지식을 축적한다. 즉 우리의 지성적이고 우뇌적 부분이며, 논리적이고 분석적인 의식인 셈이다. 성인자아는 존재보다는 행동, 경험보다는 행동과 관계가 있다. 성인자아는 우리의 인격 중에서 후천적으로 배운 부분에 해당한다.
* 내면적인 유대감 형성의 목적은 잘못된 믿음을 없애는 것이다. 지금까지 아무런 의심 없이 믿으며 살아온 믿음들, 수치심을 주며 자신을 제한하는 잘못된 믿음에 대해 의심하고 그것을 바로잡는 것이다.
* 내면적인 유대감 형성의 3단계
- 1단계 : 마음속에 존재하는 어떤 불편함이나 갈등을 인식하는 것
- 2단계 : 자신에게 선택권이 있다는 사실을 인정하는 것
- 3단계 : 어떤 선택을 하든 그에 상응하는 결과가 따른다는 사실을 인식하는 것
* 자신의 감정과 단절되면 타인에게도 단절된 방식으로 행동한다. 이는 타인뿐만 아니라 자신과의 단절을 더욱 더 고조시킨다. 이렇게 내면의 자신, 즉 내면아이와 단절되면 자신의 감정과 연결되었을 때 얻을 수 있는 긍정적인 결과를 기대할 수 없다.
* 사실 의식적으로 자신을 사랑하지 않겠다고 결정하는 사람은 없다. 실제로 자신을 어떻게 대하고 있느냐는 질문을 받으면 우리 대부분이 '성숙하고 적절하며 책임감 있는 방식'으로 자신을 대하고 있다고 대답할 것이다. 하지만 이런 말은 행동이 뒷받침될 때만 의미가 있다.
* 내면아이가 성인자아로부터 버림을 받으면, 자신이 사랑스럽지 못하고 무가치하다는 생각을 한다. 결국 성인자아가 자신을 소중한 사람이라고 생각하지 않기 때문에 자신의 가치를 찾기 위해 다른 사람이나 물건에 의지한다. 이런 식으로 자신이 아닌 다른 것에 의지하고자 하는 것이 바로 의존이다.
* 의존의 두 유형
- 내면아이가 항상 '남의 시중을 받으려고 하는 경우'
- 사랑을 베풀지 않는 성인자아가 '남들의 시중을 드는 역할을 하는 경우'
* 모든 종류의 의존은 자신의 내면 및 타인과의 상호 작용에서 갈등을 지속시키고 부정적인 결과를 가져온다.
* 내면적인 유대감 형성은 생각처럼 쉽지 않다. 가장 어려운 단계는 마음을 열고 사랑을 표현하는 것을 선택하는 부분이다.
* 배우려는 의도에는 2가지 조건이 필요하다. 첫 번째는 모든 감정에는 나름의 타당한 이유가 있다는 믿음이고, 두 번째는 기꺼이 고통을 느끼려는 의지다.
* 내면적인 유대감 형성에서는 옳고 그름과 좋고 나쁨에 대한 도덕적 판단을 한쪽으로 치워둔다. 판단이 유대감 형성 과정과 관계가 없을 뿐만 아니라 유대감 형성에 오히려 방해가 되기 때문이다.
* 내면아이가 침묵을 지킨다면 이유는 2가지다. 성인자아가 자신을 살펴보고 알아가려는 의도가 아닌 방어하려는 의도를 가진 경우와 내면아이가 아직 당신의 의도를 믿지 못하는 경우다.
* 내면아이가 되어 말할 때는 인형을 이용하는 것이 도움이 된다. 우선 인형의 얼굴을 바깥쪽으로 향하게 하고 가슴에 안은 상태에서 숨을 들이마신다. 내면에 의식을 집중하면서 마치 아이가 된 것 같은 상상을 하라. 인형이 당신의 내면아이가 되는 것이다.
* 내면아이가 되어 자신의 감정을 표현하고 나면, 다시 성인자아의 역할로 돌아와 아이를 위로해줘야 한다. 가슴에 품었던 인형을 안아 올려서 인형의 얼굴을 자신 쪽으로 돌려라. 사랑의 마음으로 인형을 바라보면서 내면아이에게 그 아이의 감정을 이해했다고 알려야 한다. 또한 내면의 감정을 더 깊이 이해하기 위해 다른 질문을 할 수도 있다.
* 우리는 여러 고통으로 힘들어지면 상담가, 친구, 성직자, 알코올 중독자 모임 등 외부에서 도움을 구한다. 하지만 고통의 가장 근본적인 원인은 우리의 잘못된 믿음 때문이다.
* 삶을 힘들게 하는 잘못된 믿음 6가지
- 나에게 뭔가 잘못된 부분이 있다.
- 나는 내가 느끼는 감정에 무력하다.
- 다른 사람들의 감정은 내 감정보다 중요하고, 나는 그들의 감정에 책임이 있다.
- 나는 다른 사람이 가지는 나에 대한 생각과 느낌, 나를 대하는 방식을 통제할 수 있다.
- 다른 사람이 나에게 무엇인가를 원할 때는 나의 진정성을 지키기 위해 반드시 저항하는 모습을 보여야 한다.
- 나는 고통, 불편함, 두려움, 상처, 슬픔, 타인과의 단절, 지루함, 실망, 수치심, 외로움을 견딜 수 없다.
* 우리가 사랑을 베풀고 있는지 확인해보는 기준은 그 행동을 하는 순간 어떤 기분이 드느냐가 아니라, 그 행동을 마친 결과 자신에게 어떤 기분이 드느냐다.
* 진정한 기쁨이란 어떤 것일까?
: 모든 것이 제대로 되고 있는 기분, 일체감, 순조롭게 흘러가는 느낌 등이다. 이런 것들을 관통하는 하나의 공통된 주제가 있다. 바로 자유다. 기쁨의 확실한 증표로는 마음껏 웃을 수 있는 능력도 있다.
* 사랑을 베푸는 것은 그 자체로 자신의 가치와 사랑스러움을 스스로 인정하는 방법이다.
* 우리가 자신을 보호하는 4가지 방식
- 물질, 활동, 사람에 대한 중독
- 노골적인 통제. 가장 흔히 보이는 것이 죄책감이나 두려움을 주입하는 방식이다.
- 은밀한 조종. 칭찬, 보살핌, 친절함, 유혹 등을 이용해서 다른 사람이 우리를 좋아하거나 인정하도록 만들려는 것을 말한다.
- 저항
* 의존의 기본이 되는 것은 성인자아와 내면아이의 단절에서 오는 공허함과 외로움이다. 이 둘이 단절될 때 의존적인 사람들이 모여 의존적인 관계를 만든다. 사람들은 대부분 하나 이상에 중독되어 있는데, 의존적인 관계는 서로의 중독을 더 부채질한다. 의존적인 관계는 성인자아가 내면아이에 대한 책임을 저벼릴 때 일어난다. 의존적 관계에 있는 사람들은 2가지로 나뉘어 각자의 역할을 담당한다. 첫 번째는 자기애적인 사람 혹은 남의 시중을 받으려고 하는 사람이다. 두 번째는 공감적인 사람 혹은 남의 시중을 드는 사람이다.
* 성인자아와 내면아이가 연결되었는지 아닌지를 결정하는 것은 외부적인 환경이 아니라 내면적인 감정이다.
* 자존감을 쌓기 위해 왜 자신이 부족하다고 생각하는지, 그 이유를 알아내는 것만으로는 충분하지 않다. 내면아이를 위해 실제로 행동해야만 자존감이 높아질 수 있다.
* 누군가 자신을 사랑스럽지 못하게 대할 때 참는 것은 상대에게도 절대 사랑을 베푸는 것이 아니다.
* 부모님께 베푸는 것이 최선이라고 여겨지고 사랑에서 비롯된 일이라면, 의존적인 관계에 있는 것이 아니다. 반대로 두려움, 의무감, 죄책감에서 부모님에게 베푼다면 의존적인 관계에 있는 것이다.
* 적절한 한계를 설정해주는 성인자아 없이 버려진 내면아이의 모습으로 살아가는 사람들은 자녀들을 감정적, 성적, 신체적으로 학대할 수 있다. 즉 자녀에 대한 아동 학대는 적절한 한계를 만드는 성인자아의 부재로 버려진 내면아이가 분노에 휩싸일 때 일어난다.
* 자녀들이 말을 잘 듣게 만드는 법을 물어보러 상담실을 찾는 부모가 많다. 하지만 부모들은 아이들을 변하게 '만드는' 것에 초점을 맞출 것이 아니라 자신을 돌보지 않고 있다는 사실에 초점을 맞춰야 한다. 자녀를 돌보느라 정작 자신의 내면아이를 지켜주지 않는다면, 자녀들에게 개인적인 책임을 제대로 가르쳐주지 못하는 것이다. 자신을 책임지는 것이야말로 아이들에게 가르쳐줄 수 있는 가장 중요한 교훈이다.
덧. 이 책은 북 크로싱 대상입니다.
이 글의 트랙백 주소 :: http://walden3.kr/trackback/3677
★★★☆☆
이미지 출처 :
YES24
2008년에 소개드렸던 수잔 포워드의
'독이 되는 부모(Toxic Parents, 2002)'를 읽을 때에도 느꼈고 현장에서 심리적 고통을 겪는 아동/청소년의 사례를 볼 때마다 항상 드는 생각이지만 아무나 부모가 되서는 안 됩니다. 아주 엄격한 평가를 통과한 사람만 아이를 낳고 기르게 허용해야 합니다. 자연의 섭리에 따라 후손을 생산하는 동물보다 못한 부모가 너무 많아요. 그런 부모들이 자녀의 영혼을 파괴하고 우리의 미래를 어둡게 만듭니다.
더 큰 문제는 그런 부모들도 원가족 내에서 잘못된 양육을 경험한 피해자일 수 있다는 것이죠. 불행의 대물림입니다.
우르술라 누버는 독일의 심리학자로 베스트셀러 작가이기도 합니다. 그런데 30만 권 이상을 팔아치웠다고 대놓고 책 표지에서 홍보를 하는군요. 저는 책에 대한 정확한 정보를 주기보다 이런 식으로 저자의 유명세를 이용하는 홍보 방식을 취하는 책을 아주 싫어합니다. 그래서 별 하나 감점하고 들어갑니다. 어디까지나 제 감정적인 평가이니 참고하세요.
이 책의 장점 중 하나는 성장 과정에서 잘못된 양육을 경험한 결과로 불행한 삶을 산 경우와 잘 극복하고 나름대로 행복하게 산 경우를 균형잡힌 시각으로 비교하였다는 겁니다. 보통은 어릴 때에 경험한 트라우마가 인생을 망쳐놓는다는 식으로 쉽게 결론을 내는 경우가 많잖아요.
후반부에서 '대체 경험', '과거를 받아들이기', '새로운 이야기 하기', '거리 두기', '어린아이 달래기', '용서'를 통해 문제를 해결하는 구체적인 방법을 제안하고 있는 것도 마음에 듭니다.
개인적으로 저는 상담을 하면서 어릴 때의 상처를 살펴보는 것이 중요하기는 하지만 성인이 되어 겪는 모든 문제의 근원이 어릴 때의 트라우마에 있다는 식으로 접근하지 않습니다. 그러한 트라우마를 찾아내는 게 도움이 되기도 하지만 정작 중요한 것은 그걸 성인이 되어서 어떻게 극복해 나갈 것이냐의 문제 해결 측면에서 접근해야 한다고 보거든요. 그런 면에서 이 책은 제가 선호하는 방식으로 쓰여진 것 같아서 다행입니다.
다만 아쉬운 점은 일반인을 대상으로 해서 쓰여진 탓인지 현장 전문가가 읽기에는 깊이가 다소 부족합니다. '내면 아이'에 대한 것도 그렇고 '역기능적인 신념'에 대한 것도 그렇고요. 그래서 별 세 개로 평가했습니다. 물론 일반인들이 읽기에는 무리가 없습니다.
또 하나, 저자가 독일 사람이라서 그런지 유럽권의 소설 이야기를 예로 많이 드는데 대부분 한국 사람들에게는 생소한 작품이 많습니다. 그래서 몰입이 잘 안 되는 문제가 있습니다.
'내면 아이' 문제와 성장 과정에서 경험한 트라우마 극복을 보다 깊이 있게 다루고 싶은 분들에게는 추천하지 않는 책입니다.
닫기
* 성인이 자기 파괴적인 행동을 하거나 자신을 부정적으로 보는 것은 대체로 어린 시절의 경험 때문이라고 할 수 있다. * 아동에게 중요한 권리는 유엔 아동권리협약 맨 앞에 규정되어 있는 것으로 사랑, 안전, 이해에 둘러싸여 자랄 권리를 말한다. 이는 모든 부모에게 인생에서 가장 필요한 것이 결여되어 있더라도 실현할 수 있는 권리이다. * 당신은 부모가 호의를 어떤 조건과 결부시키지 않을 때에만 사랑받고 있다고 확신할 수 있다. 음식을 말끔히 먹어치우고 좋은 성적을 받고 부모 말을 고분고분 잘 듣기 때문에 사랑받는 아이는 안정된 자아 존중감을 발전시킬 수 없다. * 어린 시절, 청소년기 또는 초기 성인기에 최소한 한 명의 성인과 맺은 안정적 정서적 관계가 무엇보다 중요하다. * 어린 시절을 핑계 삼는 것은 치명적인 영향을 미친다. 핑계 대기는 신념 체계가 되어 삶의 방향을 바꾸기 때문이다. 때로는 우리가 전혀 의식하지 못하는 사이에 다음과 같이 우리의 삶을 연출하기도 한다. * '나는 이제 어린아이가 아니다'. 이 말은 당신의 신념 체계를 논박하는데 도움이 되는 핵심어이다. * 스트레스를 받을 때에는 내면아이가 좋아하는 행동을 하게 마련이다. 적합하다고 생각되는 것과 익숙하지 않은 것을 구별하기가 쉽지 않기 때문이다. 우리는 이것을 구별하는 힘을 길러야만 한다. * 당신이 해야 할 일은 어려운 시기에 나타나는 내면아이를 적절히 보살피는 것이다.
이 글의 트랙백 주소 :: http://walden3.kr/trackback/257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