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PA 척도는 관상성 심장 질환을 유발하는 소위 Type A Personality의 세 요인(조급함, 과몰입, 경쟁심)을 조작적으로 명명하려는 Jenkins, Rosenman과 Friedman(1967)의 연구에 기반하여 개발되었으나 정작 이를 제대로 반영하지 못했다는 비판을 받게 됩니다.
이후 Ben-Porath와 Sherwood(1993)에 의해 2개의 소척도가 제작되었고 이것이 우리가 현재 사용하는 TPA1(조급함), TPA2(경쟁 욕구)입니다. 다른 척도와 상관을 확인해보니 TPA1 척도는 ANG2 척도와 높은 상관을 보여서 '뜨거운 분노'를 측정하는 것으로 간주되었고 TPA2 척도는 Ho 척도와 높은 상관을 보여서 '차가운 분노'를 측정하는 것으로 여겨졌습니다. TPA1보다 TPA2에 속한 문항이 더 많기 때문에 TPA 척도는 ANG 척도보다는 더 차가워졌다고 볼 수 있습니다.
그렇다면 TPA는 Type A Personality를 측정하는 것이 아니라 차가운 분노를 측정하는 척도이니 Ho 척도와 연관성만 살펴보면 되는걸까요?
이론상으로는 그렇지만 우리나라 현장에서 TPA는 전혀 다른 의미로 해석됩니다.
사실 TPA 척도는 유의미 상승하는 경우가 별로 없으며 Ho 척도와 함께 상승하는 경우도 거의 없습니다. 그래서 보통은 크게 신경쓰지 않아도 되는 척도입니다.
하지만 중독 문제가 있는 수검자의 경우에는 TPA 척도가 매우 중요합니다. 특히 APS 척도가 유의미 상승하여 행위 중독이 의심되는 경우 TPA는 행위 중독 진단의 중요한 근거가 되기도 하고 중독에 의한 구체적인 문제 양상을 드러내기도 합니다. 대표적인 행위 중독인 도박 중독으로 인해 APS가 유의미 상승한 수검자가 있다고 해 보죠. 이 때,
TPA1(조급함) : 도박을 하고 싶어 참을 수 없는 상태인 금단 증상을 반영해서 상승할 수 있습니다.
TPA2(경쟁 욕구) : 카지노나 다른 플레이어를 이기고야 말겠다는 강한 승부욕을 반영해서 상승할 수 있습니다.
정리해보면, 다음과 같습니다.
* TPA 척도가 유의미 상승하는 경우는 별로 없기 때문에 평소에는 신경 쓸 필요 없음
* 중독 문제가 있는 수검자(특히 APS 척도 상승으로 행위 중독 문제가 의심될 경우)의 이해에는 중요함
* TPA1은 금단 증상의 유무를, TPA2는 강한 승부욕을 반영해서 상승할 수 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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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포스팅을 하는 이유는 제가 심리평가 supervision을 하면서 '이 수검자가 정신증인가요?', '병원에 보내 약물 치료를 해야 할까요?'가 가장 많이 받는 질문 중 하나이기 때문입니다. 그러니까 상담 장면에서 일하는 임상가들에게는 주요우울장애와 함께 가장 긴장되는 정신 장애가 정신증(Psychosis)이라는 이야기지요. 정신증이라는 걸 간과하고 상담에만 집중하다가 증상이 악화되어 약물 치료를 할 시기를 놓치는 것만큼 땅치고 후회하는 일이 그렇게 많지는 않으니까요.
물론 레알 정신증 환자는 병원으로 곧바로 가는 경우가 대부분이기 때문에 상담자가 정신증이 발병한 환자를 만날 일은 매우 드물지만 그래도 한번 정리해 둡니다.
MMPI-2로 국한해 설명하는 이유는 주요우울장애의 전형적인 검사 sign들을 설명할 때와 마찬가지로 청소년기에 발병하는 정신증이 성인의 경우보다 더 드물기 때문에 크게 신경쓰지 않아도 되기 때문에 그렇습니다.
MMPI-2를 기준으로 정신증(Psychosis)이라면 다음과 같은 전형적인 양상을 따릅니다. 이걸 모두 충족해야 정신증으로 진단할 수 있다는 말은 아니지만 이 조건들에서 멀어질수록 정신증이 아닐 가능성이 크다는 의미 정도로 받아들이시면 좋습니다.
* 타당도 척도 : 정상 수준
: 진짜 정신증이라면 현실 검증력이 손상되므로 고통감을 호소할 겨를이 없습니다. 특히 F척도가 상승한다면 정신증일 가능성이 현저히 줄어듭니다. F척도는 당연히 임상 척도, 그 중에서도 정신증 4척도(Psychotic Tetrad)인 6, 7, 8, 9척도와 상관이 높으니 6, 7, 8, 9번 척도가 상승했다고 해도 F척도가 상승했다면 정신증이라서가 아니라 수검자가 고통감을 호소해서 F척도가 상승했기 때문에 덩달아 상승한 겁니다. DSM-IV 기준으로 편집성 조현병이라면 오히려 K척도 등의 방어 타당도 척도가 상승했으면 상승했지 F척도가 상승하지는 않습니다.
정신증이 아닌데 정신증처럼 보이려는 의도를 반영하는 F(P)척도나 이차 이득을 반영하는 FBS 척도가 상승했다면 더더욱 정신증이 아닙니다. 그러니 정신증을 고려하려면 일단 타당도는 깔끔하게 normal 수준으로 나와야 합니다.
* 임상 척도 : 6-8/8-6, 7-8/8-7, 8-9/9-8 코드 패턴
: 임상 척도에서 정신증을 고려할 수 있는 코드 패턴은 위의 3개 뿐입니다. 8번 척도만 단독 상승하는 정신증은 아주 드물기 때문에 신경쓰지 않으셔도 됩니다. 이를 제외한 나머지 임상 척도는 상승하면 안 됩니다. 특히 1, 2, 3 척도와 같은 신경증 척도가 함께 상승한다면 십중팔구는 정신증이 아닙니다. 5번, 9번 척도만 하강하고 나머지는 모두 65T 이상으로 상승하는 양상을 보인다면 정신증이 아니라 적응 장애나 PTSD를 고려하셔야 합니다. 또한 위의 코드 패턴은 누가 봐도 확실한 수준으로 상승해야 합니다. 그러니까 코드 패턴에 포함된 척도를 제외한 다른 척도들은 확실히 낮아야 한다는 말입니다.
* 재구성 임상 척도 : 임상 척도의 코드 패턴과 동일해야 함
: 예를 들어 6-8 코드 패턴이라면 재구성 임상 척도에서도 당연히 RC6-RC8 코드 패턴이 나와야 합니다. 다른 재구성 임상 척도가 함께 상승하거나 특히 RC8 척도가 유의미하지 않은 경우(매우 자주 발생합니다) 정신증이 아니며 소척도 연결 분석을 해야 한다는 의미입니다.
* 성격 병리 척도 : 모든 척도 normal
: 성격 병리 척도 해석에서 주의할 사항은 PSYC 척도가 유의미하면 오히려 정신증이 아닐 가능성이 커진다는 겁니다. 보통 PSYC 척도는 F척도와 상관이 높아서 수검자가 증상을 심하게 호소할수록 상승합니다. 따라서 F척도가 상승했다면 굳이 해석할 필요가 없고 만약 F척도가 상승하지 않았는데 PSYC 척도가 유의미하다면 내용 소척도 중 BIZ2(조현형 성격 특성) 척도가 유의미한지 확인해보세요. 보통 BIZ2 척도가 상승할 때(A군 기질인 경우) PSYC 척도가 동반 상승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사실 상 PSYC는 정신증과 거의 관련성이 없다고 생각하시는 게 좋습니다.
* 내용 척도 :∧패턴 + BIZ 척도 유의미
: MMPI-2의 경우 가운데 5개의 내용 척도만 상승하고 양쪽의 10개 척도는 상승하지 않는 패턴을 보입니다. 특히 상승하는 척도 중 BIZ 내용 척도만큼은 반드시 유의미해야 합니다. 이것만으로는 충분하지 않기에 소척도 연결 분석을 해야하지만 어쨌거나 최소한 BIZ 내용 척도는 유의미해야 합니다. 임상 척도 때와 마찬가지로 FRS, DEP, OBS, HEA와 같은 신경증 관련 척도들이 함께 상승하면 정신증일 가능성이 현저히 줄어듭니다.
* 보충 척도 : 물질 중독 척도 미상승
: 임상 소척도에서 설명드리겠지만 지각의 왜곡을 반영하는 Sc6 임상 소척도가 유의미하더라도 MAC-R, AAS와 같은 물질 중독 척도가 상승하면 술이나 마약, 불법 약물 등에 의해 환청, 환시 등이 발생하는 것일 수 있기 때문에 지각의 왜곡이 물질 중독에 의한 것이 아니라는 보장이 필요합니다. 따라서 물질 중독 척도는 모두 유의미하지 않은 수준에서 유지되어야 합니다.
* 임상 소척도 : Sc6 소척도 유의미
: 8번 척도에는 6개의 소척도가 있는데 정신증과 가장 상관이 높은 건 Sc6(기태적 감각 경험) 소척도입니다. 환청, 환시처럼 지각의 왜곡을 평가하는 척도이기 때문에 정신증이려면 반드시 Sc6 소척도가 유의미한 수준으로 상승해야 합니다. 거기에 애착 외상에 의해 영향을 받는 Sc1, Sc2 소척도의 점수가 Sc6 소척도 점수보다 높으면 안 됩니다. 전형적인 정신증이라면 Sc3, Sc4, Sc5, Sc6 소척도 위주로 상승하고 특히 Sc5, Sc6 소척도 점수가 가장 높게 나타납니다.
만약 6-8 코드 패턴이라면 Pa3가 아닌 Pa1, Pa2 소척도가 6번 척도의 상승을 견인해야 하고 8-9 코드 패턴이라면 분열정동장애를 고려해야 하기 때문에 Ma1, Ma2, Ma4 세 소척도가 9번 척도의 상승을 견인해야 합니다. 이외의 경우라면 6-8, 8-9 코드 패턴이라도 정신증이 아닐 가능성을 고려해야 합니다.
* 내용 소척도 : BIZ1 소척도 유의미
: 전형적인 정신증은 '지각의 왜곡'과 '사고 장애'라는 두 개의 축으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지각의 왜곡을 측정하는 게 Sc6(기태적 감각 경험) 임상 소척도라면 사고 장애를 측정하는 게 BIZ1(정신증적 증상) 내용 소척도입니다. 그러니까 BIZ1 소척도까지 상승해야 정신증 진단이 완성되는 겁니다.
다시 말씀드리지만 모든 정신증이 위에서 언급한 조건들을 그대로 충족하는 건 아니지만 위의 조건을 모두 충족하는 수검자는 정신증일 가능성이 매우 큽니다. 그리고 조건에서 벗어날수록 정신증일 가능성이 점점 줄어드는 것이니 선생님들이 만나는 수검자의 MMPI-2 검사 sign들이 제가 제시한 조건들과 얼마나 부합하는지 한번 비교해 보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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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다면 0번 척도와 SOD(A-sod) 내용 척도에는 어떤 차이가 있는 걸까요.
0번 척도는 임상 척도 영역에 속한 성격 척도이고 SOD(A-sod) 척도는 내용 척도인데, 단선적으로만 보면,
Si1(수줍음/자의식) = SOD2(A-sod2)(수줍음)
Si2(사회적 회피) = SOD1(A-sod1)(내향성)
위와 같이 1:1 matching을 통해 0번 척도와 SOD(A-sod) 척도의 관계에 대해 어느 정도 감을 잡을 수 있습니다.
실제로 SOD 내용 척도는 0번 척도와 75%의 문항을 공유(25문항 중 18문항)합니다. 18개의 공유 문항 중 10문항이 Si1 척도와, 8문항이 Si2 척도와 중복되죠. 그래서 SOD 내용 척도도 0번 척도처럼 양방향으로 해석할 수 있는겁니다.
그럼 Si1 척도와 SOD2(A-sod2) 척도의 차이는 무엇일까요?
이 두 척도는 상관이 .94로 매우 높습니다. 둘 다 수줍음으로 해석되지만 Si1 척도는 타고난 기질적인 수줍음을 반영하는 것에 비해 SOD2(A-sod2) 소척도는 수검자가 주관적으로 느끼는 수줍음을 측정합니다. 따라서 보통은 두 척도가 동시에 상승/하강하지만 만약 수검자가 스스로 자신이 수줍음이 많다고 느끼지만 이것이 타고난 기질에 기인하는 것이 아니라고 생각한다면, 그러니까 후천적인 노력에 의해 극복할 수 있는 문제라고 여긴다면 SOD2(A-sod2) 척도는 상승하지만 Si1 척도는 유의미하지 않게 나올 수 있습니다.
그럼 Si2 척도와 SOD1(A-sod1) 척도의 차이는 무엇일까요?
이 두 척도 또한 상관이 .92에 달할 정도로 매우 유사한 척도입니다. 하지만 SOD1 소척도가 Si2 척도보다 행동 경향성을 더 잘 측정합니다. 즉 Si2는 기질 상의 내향성이라고 할 수 있고 SOD1 소척도는 내향성을 행동으로 보여주는 것이라고 볼 수 있죠. 그래서 보통은 두 척도가 함께 상승/하강하지만 둘 중의 하나만 유의미하게 상승하는 모습으로 나타날 수도 있습니다. 예를 들어 Si2 척도가 유의미하지 않은데 SOD1(A-sod1) 척도가 유의미하다면 내향적인 기질의 소유자가 아니더라도 다른 사람과 만나는 것을 의도적으로 피하는 행동 방략을 더 적극적으로 사용하는 사람이라고 해석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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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년 7월 13일 은평구청소년상담복지센터 강의 때 사용한 4
시간 분량의 PPT 자료입니다.
MMPI-2와 MMPI-A에 포함된 척도들이 상담자의 관점에서 무엇을 측정하는 것이고 유의미한 수준으로 상승 또는 하강 시 어떻게 해석해야 하는지의 해석 노하우를 담았습니다.
모든 척도를 거의 빠짐없이 다루다 보니 MMPI-2/A의 전반적인 사례 이해를 위한 내용을 많이 못 다루었는데 이건 나중에 다시 한번 정리해서 강의안으로 만들 예정입니다.
이 강의에서 다룬 내용은 다음과 같습니다.
* 타당도 척도
* 임상 척도
* 임상 소척도 분석
* 재구성 임상 척도
* 성격병리 5요인 척도
* 내용/내용 소척도 분석
* 보충 척도
* 케이스 스터디
가능한 한 MMPI-2/A 분석 결과지의 제시 순서대로 살펴볼 수 있도록 배열했고 MMPI-2와 MMPI-A의 차이나는 척도들은 따로 구분해서 정리했습니다.
케이스 스터디 부분은 앞에서 말씀드린 것처럼 강의 시간을 초과하지 않도록 작성하다보니 현장 임상가라면 꼭 알아야 하고 자주 만나는 상황인, '만 18세 수검자는 어떤 version을 실시해야 하나', '전체규준과 성별규준 사용의 차이', 'Code Pattern 분석을 해도 되는 상황', 'F척도와 6-7-8-9 척도의 관계', '임상/내용 소척도 연결 분석 기준과 예외 경우의 해석 문제', '1-3-3-3법칙'만 실었습니다.
MMPI-2/A의 기본은 어느 정도 알고 있고 좀 더 실질적인 해석 노하우를 원하는 분들이 보시면 좋은 자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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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MPI-2/A의 내용 척도 중 부정적 치료 지표(TRT)라는 것이 있습니다. 치료 동기나 의지, 자신을 얼마나 상담자에게 개방할 마음이 있는지의 여부를 측정하기 때문에 이 척도가 상승한 경우 예후가 그다지 좋지 않으며 조기 종결 가능성이 크다고 일반적으로 해석합니다.
자신의 심리적 문제를 드러내지 않고 방어하며 faking-good 하는 경향이 있다면 타당도 척도 중 L, K, S(특히 K척도)척도와 함께 상승하는 경우가 많은데 이럴 때는 해석에 별 어려움이 없습니다. 방어적 경향성이 타당도 척도들로도 충분히 입증되니까요.
문제는 타당도 척도는 지극히 정상이라서 L, K, S 척도 모두 정상 수준이고 유일하게 부정적 치료 지표(TRT)만 상승한 경우의 해석입니다.
부정적 치료 지표에는 '낮은 동기'와 '낮은 자기 개방'으로 불리는 두 개의 소척도가 있는데 '낮은 동기' 소척도는 DEP 내용 척도의 소척도 중 하나인 '동기 결여(DEP1)' 척도도 함께 상승하는 경우가 많아 역시 해석이 그리 어렵지 않습니다. 말 그대로 동기가 부족하고 수검자가 경험하고 있는 문제가 만성화되면서 제대로 대처하지 못해 해결하고자 하는 의욕이 상실된 상태라고 해석하면 크게 무리가 없으니까요.
'낮은 동기' 소척도보다 더 중요한 소척도는 '낮은 자기개방(TRT2)'입니다. 이 척도가 유의미한 수준(70T)으로 상승했을 때 맥락 상 자신을 드러내지 않으려 한다는 건 직관적으로 알 수 있습니다. 하지만 L, K, S 척도의 상승이 없기 때문에 타인에게 자신을 좋게 보이려는 경향은 없다는 것도 알 수 있습니다.
그렇다면 '낮은 자기 개방' 내용 소척도만 유일하게 상승하는 경우 이를 어떻게 해석할 수 있을까요?
바로
자신에게 핵심 문제가 되는 것만 특정하여 아무런 문제가 없다고 심할 정도로 부인하는 양상을 드러냅니다.
그래서 원점수가 0점인 소척도들을 추려봤을 때 특정한 내용으로 묶이는지 살펴봐야 합니다.
예를 들어 다른 방어적 경향성을 드러내는 타당도 척도가 모두 유의미하게 상승하지 않고 '낮은 자기개방' 소척도만 유의미한데 유독 '공격성(AGGR)', '적대감(Ho)', '폭발적 행동(ANG1)'만 모두 원 점수가 0점이라면 수검자가 드러내고 싶지 않았던(하지만 무의식적으로는 평가자가 알아차렸으면 했던) 심리적 문제가 '분노'라고 가설을 세워볼 수 있는 겁니다.
물론 MMPI-2/A만 갖고 이러한 가설을 검증할 수는 없고 다른 검사 결과와 교차 검증을 해야겠지만 경험적으로 꽤 정확도가 높은 편입니다. 그러니 방어적 타당도 척도가 상승하지 않고 '낮은 자기 개방' 소척도만 단독으로 상승하는 사례를 만나면 원점수가 0점인 척도들을 찾아서 의미 별로 묶어 보시기 바랍니다.
분명히 도움이 되실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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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담자가 호소하는 문제나 증상이 인지 능력 부족으로 인한 것(대표적인 것이
청소년의 등교 거부 및 집단 따돌림 등의 학교 부적응 문제)으로 추정되는 경우 내담자의 인지 기능을 정확하게 평가하려면 표준화된 지능 검사를 실시하는 것이 근본적인 해결 방법이죠.
하지만 지능 검사 도구를 보유하고 있지 못한 일선 현장도 많은데다 무엇보다 단순한 추정만 갖고 심리검사 중 가장 많은 시간을 요구하는 지능 검사를 매번 실시한다면 폭주하는 업무량을 감당하기 어려울 겁니다.
그래서 선별평가 결과를 통해 지능 검사의 추가 실시 여부를 판단할 수 있어야 하죠.
현재 상담 현장에서 가장 많이 사용하는 선별심리평가의 조합은 MMPI-2/A와 SCT입니다.
MMPI-2/A로 낮은 지능을 예측하는 법에 대해서는
*
MMPI-A 내용 척도와 보충 척도로 낮은 지능 예측하기
*
MMPI-A의 타당도 척도로 낮은 지능 예측하기
와 같은 포스팅을 이미 한 적이 있습니다.
오늘은 문장완성검사(SCT)로 낮은 지능을 예측하는 데 있어 점검해 봐야 하는 포인트를 몇 가지 말씀드리고자 합니다.
1. '없다', '모르겠다', '아니다' 반응 패턴
: 가장 먼저 고려해야 하는 건 '없다', '모르겠다', '아니다' 등의 반응이 다수를 이루는 겁니다. 이 때 주의해야 하는 건 자신의 문제를 드러내지 않으려는 방어적 경향성과 구분하는 것이죠. MMPI-2/A와 같은 구조화된 검사 결과와 교차 검증을 해 보는 방법도 있고 무엇보다 지능이 낮은 경우는 자신이 답할 수 있는 문항에는 어떻게든 답을 쓰는데 반해 문항의 의미 자체가 이해되지 않거나 정말 모르는 경우에만 '없다', '모르겠다', '아니다'와 같은 단순한 반응으로 응답하게 됩니다.
2. 시제, 가정법 이해 불가
: 문장완성검사에는 가정법이 동원된 문장이나 과거 또는 미래 시제로 답해야 하는 문장들이 다수 있습니다. 지적 능력이 부족한 수검자는 이러한 문장에서 시제를 일치시키지 못하거나 가정법 문장에 맞는 답을 하지 못합니다. 시제와 가정법을 이해해 적절한 답을 하는 것도 만만치 않은 지적 능력을 요구하기 때문입니다.
3. 맞춤법 오류
: 지적 능력이 많이 부족한 경우(IQ 70미만)에는 맞춤법 오류만으로도 어느 정도 예측할 수 있습니다. 특히 지적 제한이 심할수록 누구나 알 수 있는 아주 쉬운 맞춤법도 제대로 알 지 못합니다.
4. 한자어, 영어 미사용
: 3번과는 반대로 경계선에서 평균 하 수준에 해당하는 수검자의 경우 문장완성검사의 반응 내용이 단순하고 구체적인 단어 이상을 넘어서지 못합니다. 항상 그런 것은 아니지만 지적 능력이 부족한 수검자의 경우 추상적인 한자어나 영어 단어 사용 빈도가 현저히 떨어질 수 있습니다. 한자어나 영어가 하나도 없다면 지적 능력 부족을 의심해보시기 바랍니다.
5. 글씨 흘려쓰기
: 지적 능력이 부족한 수검자 중에 유독 글씨체를 흘려쓰는 경우가 많은데 특히 이중 자모음을 써야 하는 경우(특히 받침) 악필이 의심될만큼 갈겨 씁니다. 읽는 검사자야 문장의 맥락을 알고 읽기 때문에 무슨 내용을 쓰려고 한건지 짐작할 수 있지만 맥락 없이 수검자의 반응만 떼어놓고 다시 읽어봤을 때 대체 뭐라고 쓴 것인지 이해하기 어렵다면 이중 자모음을 모른다는 것을 감추기 위해 일부러 흘려쓰기 한 것일 가능성이 있습니다.
6. 성적이 아닌 공부 자체에 대한 두려움이나 거부감 노출
: 검사 동기가 낮지 않은데도 공부 자체에 대한 두려움이나 거부감을 일관되게 보고하는 경우 낮은 지능을 의심해봐야 합니다. 이 때 주의해야 할 것은 성적이 아닌 공부 자체에 대한 두려움이나 거부감을 표현했는지의 여부입니다. 학력지상주의 사회인 우리나라에서 성적이나 타인의 기대에 대한 심적 부담을 느끼지 않는 청소년은 거의 없으니까요. 다시 말씀드리면 성적에 대한 염려가 아니라 공부 자체에 대한 두려움을 호소하는 지 확인해보셔야 합니다.
이상으로 낮은 지능을 예측할 수 있는 문장완성검사의 점검 포인트들을 정리해 보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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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MPI-2/A의 결과지를 이미 입력되어 있는 기본값으로만 출력해서 사용하는 분들이 많습니다. 부분 출력 옵션이 있는지 모르거나 알고는 있지만 귀찮아서 그냥 전체 출력을 하기도 하고요. 저는 불필요한 종이 낭비를 싫어하기 때문에 특별한 경우가 아니면 항상 1~6번 결과지만 출력(MMPI-A의 경우 1~5번)합니다.
결과지를 전체 출력하게 되면 맨 앞 장인 0번 결과지가 요약표이죠. 간혹 전체 출력을 한 뒤에도 요약표만 갖고 해석하는 임상가들이 있는데 그래서는 안 됩니다. 제가 부분 출력을 하라고 권하는 이유 중 하나는 0번 요약지 사용을 하지 않도록 하기 위함도 있습니다.
그렇다면 0번 요약지는 왜 사용하지 말아야 할까요? 다음과 같은 이유 때문입니다.
첫째. 임상, 내용 소척도가 제시되지 않는다
: 0번 요약지를 사용하면 안 되는 가장 중요한 이유입니다. code pattern 분석을 주로 하기 때문에 소척도를 전혀 보지 않는 분들이라면 또 모르겠지만 소척도 연결 분석을 주로 한다면 임상 소척도와 내용 소척도가 반드시 필요한데 0번 요약지는 이를 제공하지 않습니다. 결국 뒤쪽의 결과표를 뒤져봐야 합니다. 참고로 code patttern 분석을 안 하는 분들은 제가 예전에 쓴
'MMPI-2는 code type 분석보다 소척도 연결 분석이 더 유용하다' 포스팅을 한번 읽어보시기 바랍니다(MMPI에서는 code type 분석이라고 했지만 MMPI-2/A에서는 code pattern 분석이라고 합니다).
둘째. 상승 척도의 해석이 과장될 수 있다
: 0번 요약지의 경우 타당도, 임상 척도만 그래프로 제시하고 나머지 척도들은 표로 제시됩니다. 병원 장면에서처럼 척도 상승 수준이 충분히 유의미하다면 별 상관없지만 mild한 수준의 상승만 나타나는 경우가 꽤 많은 상담 현장에서 이는 심각한 문제가 될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재구성 임상 척도들이 다음과 같은 양상이라고 해 보죠.
RC1=45T, RC2=52T, RC3=47T, RC4=50T, RC6=62T, RC7=43T, RC8=49T, RC9=44T
대부분의 척도가 40~50대의 T점수 분포를 보일 때 RC6 척도가 62T를 기록한다면 실제로는 의미있는 수준의 상승이 아닌데도 굉장히 높은 수준인 것처럼 착시 효과를 일으켜 결과를 기술할 때 그 의미를 과장해서 보고할 가능성이 커집니다. 왜냐하면 시각적 상대 비교가 용이한 그래프가 아닌 표로 결과가 제시되기 때문이죠.
셋째. F-K 지표를 간과하기 쉽다
: 별 것 아닌 것 같지만 역시 상담 현장에서는 중요한 문제가 될 수도 있습니다. F, K 타당도 척도 각각은 유의미하지 않아도 F-K index가 해석 가능한 수준인 경우가 상담 장면에서는 꽤 많아서 F-K 지표를 꼭 챙겨서 살펴봐야 하는데 1번 결과지와 달리 0번 요약지에는 F-K 지표를 별도로 표시하지 않기 때문에 각자 알아서 원점수 차를 계산해야 합니다. 그런데 사람이란 참 간사해서 뭐든지 눈에 잘 띄는 곳에 배치되어 있으면 습관적으로라도 사용하지만 안 보이면 따로 챙기기 어려운 법이죠. 그래서 0번 요약지만 사용하는 임상가는 F-K 지표를 결과 해석에 활용하기 쉽지 않습니다.
불필요한 종이 낭비도 막고 그보다 더 문제인, 부정확한 해석 위험도 있는 0번 결과지는 처음부터 아예 출력을 하지 않는 게 좋습니다. 그렇다면 0번 요약지는 전혀 쓸모없는 것이냐 하면 그렇지는 않은게 다른 기관으로 심리평가보고서를 보낼 때 모든 심리검사 자료를 첨부할 수 없으니 MMPI-2/A의 0번 요약지 정도를 붙여서 보내면 친절한 배려가 될 수 있겠죠. 그 외에는 아예 사용하지 않는 것이 좋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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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 9월 말에
'MMPI-A 내용 척도와 보충 척도로 낮은 지능 예측하기'라는 포스팅을 통해 MMPI-A의 내용 척도와 보충 척도를 사용해 낮은 지능의 가능성을 예상하고 지능 검사 추가 실시 여부를 결정하는 단계적 접근법에 대해 설명드린 적이 있습니다.
그런데 MMPI-A의 내용 척도와 보충 척도를 사용하려면 타당한 결과 프로파일을 얻을 수 있어야 하고 그게 가능한 지적 수준은 대개 BIF나 BA 수준의 청소년인 경우가 많습니다. 문항을 어느 정도는 이해하고 반응했다는 이야기지요.
하지만 그보다 지적 수준이 떨어지는, 예를 들어 Mild IDD 청소년의 경우는 어떨까요? 물론 BIF, BA 수준의 청소년들도 상당수 해당되는 이야기입니다.
이럴때는 MMPI-A의 타당도 척도에서부터 문제가 발견되는데 이 때
고려해야 하는 척도가 바로 VRIN입니다.
VRIN 척도는 random responding을 잡아내는데 특화된 척도인데
성인을 대상으로 한 평가에서는 이미 유용성이 충분히 입증되어 80T(원점수 13점) 이상으로 측정된 경우 일관성 없이 답했다고 해석할 수 있습니다.
아직
청소년을 대상으로 한 평가에서는 경험적 증거가 충분히 축적될 때까지 주의해서 사용해야 하지만 대략 75T이상으로 상승된 경우 타당성을 의심해야 합니다.
그렇다면
왜 지능이 낮은 청소년에게서 VRIN 척도가 상승할까요?
그건 MMPI-A의 각 문항에 포함된 단어의 의미를 잘 몰라서 이 때 '에라 모르겠다'하는 심정으로 그냥 찍기 때문입니다.
MMPI-A를 집단으로 실시해 본 경험이 있는 임상가라면 제 말을 쉽게 이해하실텐데 검사 중 모르는 단어의 의미를 물어보라고 하면 정말 깜짝 놀랄 정도로 쉬운 단어의 의미도 모르는 청소년들이 너무 많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MMPI-A를 실시할 때는 모르는 단어가 있으면 절대로 아무 답이나 찍지 말고 그냥 놔두라고 지시한 뒤 나중에 평가자가 그 단어의 의미를 설명해 주고 그 자리에서 다시 답할 수 있도록 해야 VRIN 척도의 상승으로 인해 무효 profile이 되는 일을 방지할 수 있습니다. 특히 배경 정보에서 발달 지연이 관찰되거나 학업 부진을 호소하는 경우는 이 부분을 반드시 챙겨야 합니다.
특히 과거의 MMPI는 70 이상의 지능 지수를 수검 능력(testability)으로 고려했으나 MMPI-A에서는 초등학교 6학년 이상의 학력으로 수검 가능 기준이 바뀌었기 때문에 이전 버전에 비해 낮은 인지 기능을 고려하지 않고 실시하는 경우가 많으므로 더욱 낮은 지능에 의한 응답 패턴의 왜곡에 주의할 필요가 있습니다.
VRIN 척도 다음으로 고려해야 할 척도는 TRIN 척도인데 이 척도도 VRIN 척도 상승과 마찬가지로 유의미한 수준으로 상승했을 때 지적 제한 가능성을 의심해봐야 합니다.
단, TRIN 척도의 응답 방향이 T(True)가 아닌 F(False)인지 확인해야 합니다.
문항의 의미를 정확하게 이해하지 못해서 찍기는 하지만 대충 내용을 보아하니 부정적인 것 같으니 자신에게 문제가 있는 것처럼 보이지는 않으려고 '아니다'로 응답하는 경향성을 보이기 때문입니다.
정리해 보자면, MMPI-A의 VRIN 척도 내지는 TRIN 척도(F응답경향인 경우)가 의미있는 수준으로 상승한 경우 일차적으로 지적 능력이 부족한 청소년이 아닌지 한번쯤 의심해 볼 필요가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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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년 초에
'학교 적응을 못하는 아동을 심리평가할 때 고려할 점'이라는 포스팅에서 학교 부적응을 보이는 아동/청소년을 평가할 때 가장 먼저 지적 제한을 고려해야 한다는 이야기를 한 적이 있습니다.
지적 제한에 의한 학교 부적응을 고려할 때 가장 확실한 방법은 표준화된 지능 검사를 실시하는거지만 문제는 개인 지능 검사가 종합심리평가 내에서도 가장 많은 시간과 노력을 요하기 때문에, 평가자에게 큰 부담을 준다는 데 있습니다.
그래서 지능 검사를 반드시 실시해야만 하는 아동/청소년을 사전에 선별할 수 있다면 현장 임상가의 부담을 많이 줄일 수 있을 겁니다.
오늘 포스팅에서는 아동/청소년 상담 현장에서 선별심리평가 도구로 가장 많이 사용하는 MMPI-A를 활용해 낮은 지능의 가능성을 예상함으로써 지능 검사를 실시할 것인지의 여부를 결정하는 단계적 접근법을 살펴보려고 합니다.
이 때 사용하는 척도는 A-las 내용 척도와 IMM 보충 척도입니다.
* 1단계 : A-las 척도의 상승 + A-las1 척도의 상승
(모 척도는 최소 60T 이상, 소척도는 최소 65T 이상 상승 필요, 70T 이상이면 가능성 up!)
A-las 척도(낮은 포부)는 16문항으로 구성된 내용 척도로 관련 연구 결과 저조한 학업 수행 및 학교 활동 참가 회피의 가장 좋은 측정치인 것으로 밝혀졌습니다.
A-las 척도에는 두 개의 소척도가 포함되는데 A-las1(낮은 성취성)과 A-las2(주도성 결여)입니다. 당연히 둘 다 높다면 좀 더 확신을 갖고 수검자의 지적 제한을 예상할 수 있지만 둘 중 A-las1 척도가 좀 더 분명하게 지적 제한 문제를 드러내는 척도입니다. 즉,
A-las 모척도가 60T 이상 상승하고 A-las1 소척도가 65T 이상 상승하면 낮은 지능을 의심해야 합니다.
조금 극단적인 반례를 들면, A-las2(주도성 결여) 척도는 상승하는데 A-las1(낮은 성취성) 척도는 상승하지 않는 경우는 낮은 지능보다 학습 의지 박약이나 수동성, 학업에 대한 무관심, 목표 상실 등의 요인을 먼저 의심해야 합니다.
* 2단계 : IMM 척도의 상승 (최소 65T 이상 상승, 70T 이상이면 가능성 up!)
IMM 척도(미성숙)는 1992년에 Archer, Pancoast 및 Gordon에 의해 개발된 척도로 총 43문항으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척도 이름처럼 점수가 높을수록 수검자가 더 미성숙하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연령 증가와 부적인 상관을 보이기 때문에 연령이 증가할수록 감소하는 경향을 보입니다. 바꿔 말하면 똑같은 점수일 경우 중학생에 비해 고등학생이 더 미성숙한 것으로 해석할 수도 있습니다.
IMM 척도에 포함된 문항들은 자신감의 결여, 통찰과 내성의 결여, 인지적 복합성의 결여, 자기 중심성, 적대감과 반사회적 태도와 같은 내용들을 포함하는데 연구 결과 남녀 모두에서 학업상의 어려움과 높은 관련을 보였습니다.
A-las 척도의 상승(+A-las1의 상승)만으로도 낮은 지능과 그에 따르는 낮은 학업 성취도, 학교 부적응 등을 고려할 수 있지만
IMM 척도까지 동반 상승한 경우는 이러한 문제에 대한 대처 능력 및 경험의 부재까지 겹치기 때문에 스스로 해결할 수 있는 능력이 없는 경우가 많습니다.
1단계에서 유의미한 결과를 보이는 것만으로도 낮은 지능(ID보다 BIF나 BA가 더 문제)을 의심해야 하며 최소 생활기록부 점검과 발달력 탐색을 해야 하고 표준화된 지능 검사의 추가 실시를 고려하는 것이 좋습니다.
2단계에서까지 유의미한 결과가 나왔다면 수검 아동/청소년이 스스로 이 문제에 대처하기 어렵기 때문에 심리평가와 별개로 해석상담과 부모교육을 통해 적극적으로 문제 해결을 위해 개입할 필요가 있습니다.
지적 제한에 의한 학교 부적응이 야기되는 것이니 A-sch 내용 척도의 상승도 예상할 수 있지만 경험적으로 그럴수도 있고 아닐수도 있습니다. A-sch 내용 척도도 동반상승한다면 당연히 더욱 신뢰롭게 해석할 수 있지만 A-sch 척도가 상승하지 않는다고 해서 낮은 지능에 의해 학업을 따라가지 못하는 문제가 없다고 말 할 수 없는 것이죠.
즉, 2단계 점검 과정을 통해서도 충분히 낮은 지능에 의한 성적 저하와 이에 따르는 학교 부적응을 예상할 수 있기 때문에 굳이 A-sch 척도의 상승까지는 고려하지 않아도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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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MPI-2에서 과장된 자기제시 척도로 번역되는 S(Superlative Self-Presentation)척도는 1995년에 Butcher & Han이 개발했으니 사실은 이미 20년이 다 되어 가는 오래된 척도입니다.
이 척도를 개발할 때 극단적으로 방어적인 태도를 보인 취업 응시자 집단(항공사 파일럿 응시자들)과 MMPI-2의 규준 집단 반응을 비교하여 반응율의 차이를 보이는 문항을 선별하여 예비 척도를 구성했더랬죠.
보통은 방어적인 응답 경향을 점검할 때 K척도를 많이 해석하지만
제 경험 상 진짜 방어 척도의 갑은 바로 이 S척도입니다. 왜냐하면 K척도의 문항들은 370번 문항 앞쪽에 포진되어 있지만 S척도의 경우는 검사 전반에 걸쳐 퍼져 있기 때문에 S척도가 상승했다는 건 문항에 응답하는 내내 시종일관 방어적인 태도를 견지했다는 말이거든요.
S척도가 70T에 근접하거나 over하는 경우(임상 장면에서 S척도가 70T를 넘어서면 무효 프로파일을 고려해야 하지만 그런 경우는 매우 드물기 때문에 70T에 근접하는 경우만 고려해도 충분합니다) 거의 모든 임상, 재구성 임상, 내용 척도가 50T 아래로 주저 앉기 때문에 해석 불가능해집니다.
특히
임상 소척도에서 다음의 척도들이 65T 이상으로 상승할 때는 내용 소척도의 TRT1(낮은 동기), TRT2(낮은 자기 개방) 척도의 상승과 상관없이 심리치료/상담 장면에서 rapport를 형성하는 것이 매우 어려우니 각오를 단단히 하시기 바랍니다.
* Hy1(사회적 불안의 부인)
* Pd3(사회적 침착성)
* Pa3(순진성) : 이건 항상 상승하지는 않으니 참고만 하세요.
* Ma3(냉정함)
마지막으로 상담을 하시는 분들께 tip을 하나 드리자면,
S척도가 70T에 근접할 만큼 상승한 남자 중에 보충 척도에서 ES, GM 척도가 70가 넘어서는 분들은 가부장적이고 완고하며 자신의 뜻을 굽히지 않는 특성을 보이는데 정작 상담자 앞에서는 매우 협조적이고 예의바르게 행동하기 때문에 혼란에 빠지는 상담자가 많습니다. 이런 profile을 보이는 분을 상담할 때는 어줍잖은 설명, 해석, 직면, 교육 등은 전혀 효과가 없다는 걸 아셔야 합니다. 다른 내담자들보다 더 한층 공감에 신경써야 하는 내담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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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전까지 MMPI를 사용하던 임상가들은 code type 분석에 주로 의존했습니다. 그래서 김중술 선생님의 '다면적 인성검사'의 two code type을 열심히 공부하기도 하고 좀 더 욕심을 부려서 Friedman의 three code type profile을 뒤지기도 했지요.
그런데 MMPI-2가 출시되면서 사정이 확 바뀌었습니다.
임상 척도를 근간으로 하는 code type 분석의 한계가 재구성 임상 척도의 등장으로 드러났기 때문입니다. MMPI 임상 척도의 가장 큰 문제 중 하나(다른 문제는 타당성이 의심스러운 모호 문항이 적잖게 포함되어 있다는 것)는 임상 척도 간 상관이 매우 높다는 것이었습니다. 그래서 그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재구성 임상 척도가 개발되었는데 임상 척도와 재구성 임상 척도를 비교해 보니 전혀 다른 양상이 나타나는 경우가 많았거든요.
예를 들어 흔히 MDD profile이라고 말하는 2-7-0 type도 재구성 임상 척도를 보면 우울하거나 불안하지 않는 경우가 드물지 않더군요. 지금 와서 돌이켜 보면 MMPI 만으로 얼마나 많은 오진이 내려졌을지 생각하는 것 만으로도 오싹합니다.
어쨌거나 이런 실정이다 보니 임상 척도에만 의존해서 code type을 찾아내고 이를 바탕으로 해석집을 뒤적여 formulation하는 것은 정확도가 떨어질 뿐 아니라 자칫하면 위험할 수도 있습니다.
그래서
저는 보통 MMPI-2를 해석할 때 더 이상 code type에 매달리지 말고 두 가지 방법을 동시에 사용할 것을 제안합니다.
1. 재구성 임상 척도(RC척도) 대응 분석
2. 소척도 연결 분석
임상 척도와 비교해 볼 때 재구성 임상 척도는 5번, 0번에 해당하는 척도가 없고 RC2, RC3 척도의 해석이 다르기는 하지만 나머지 척도는 임상 척도와 일대일 대응으로 살펴볼 수 있습니다. 그러니 임상 척도 7번이 상승하였다면 RC7 척도도 상승하였는지, 8번 척도가 상승하였다면 RC8 척도도 상승하였는지, 상승폭은 어느 정도 차이가 나는지 반드시 비교 분석해 봐야 합니다. 임상 척도에서 4-6 code type인데 재구성 임상 척도에서 RC4-RC6이 아니라면 code type 분석에 의존하지 않는 것이 안전합니다.
임상 척도의 code type이 재구성 임상 척도와 그것과 전혀 달라 profile을 설명하기 어려울 때에는 소척도 연결 분석을 하는 것이 유용합니다.
MMPI-2에는 임상 척도와 내용 척도 두 가지에 대해 소척도가 제공됩니다. 따라서 4번 척도가 상승하였다고 해서 단순히 반사회적 성향이 높다고 결론내리는 것이 아니라 다섯 개의 소척도 중 어떤 것이 상승했는지 확인하는 것이죠. 4번 척도 상승과 관련하여 많이 하는 해석 실수는 반사회적 성향으로 봤는데 소척도 연결 분석을 했더니 Pd4(사회적 소외), Pd5(내적 소외)만 의미있는 수준으로 상승한 경우입니다.
조금 곁가지로 빠진 이야기지만 내용 척도 중 SOD(사회적 불편감)도 소척도 연결 분석을 해 보면 SOD2(수줍음)만 상승한 경우가 많습니다. 이 경우 피검자가 사회적으로 불편감을 느끼고 있구나 하고 naive하게 해석하는 것이 아니라 수줍음이 많은 사람이라서 사회적 상황에서 불편감을 느낄 수 있겠구나 라고 봐야 좀 더 매끄럽게 해석이 되는 것이죠.
다시 요약해 봅니다.
1. MMPI 임상 척도를 해석할 땐 먼저 재구성 임상 척도(RC척도)와 대응 분석을 해서 일대일 대응이 되지 않으면 code type 분석에 연연하지 말 것
2. code type 분석을 신뢰할 수 없는 profile인 경우는 반드시 소척도 연결 분석을 해서 어떤 소척도 때문에 해당 임상 척도가 상승하였는지 밝힐 것
그래도 재구성 임상 척도는 관심을 갖고 살펴보는 분들이 많은데 의외로 소척도 연결 분석을 안 하는 임상가들이 많길래 정리해 봤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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