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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YES24
이 책은 아메리카 원주민 저항운동의 상징이라고 할 수 있는 '레너드 펠티어(Leonard Peltier)'의 옥중 수기입니다.
레너드 펠티어가 누구냐 하면 1975년 2명의 FBI 요원을 암살했다는 누명을 쓰고 일급살인죄로 종신형을 선고받은 뒤 현재까지 복역하고 있는 아메리카 원주민 조직인 AIM의 활동가입니다.
미국이라는 나라는 참으로 웃긴 게 최근 정보공개법에 의해 그 당시 파인리지의 총격전이 FBI의 치밀한 계획에 의해 이루어졌으며 펠티어가 범인이라는 직접적인 증거가 하나도 없고, 재판 당시 FBI가 증거를 조작하고 증인들을 매수하거나 위협했다는 사실이 명명백백하게 밝혀졌는데도 세 번의 항소심과 가석방 요구가 모두 기각되었거든요. 그래서 펠티어는 자신이 저지르지도 않은 죄값을 치르고 있는 겁니다. 이런 국가 권력에 의한 범죄는 우리나라의 전매 특허이기도 하지만 미국도 예외가 아니네요.
현실적으로 펠티어가 자유의 몸이 되는 방법은 대통령의 특별 사면 뿐인데 클린턴 대통령 때는 FBI 직원과 가족들이 데모하는 바람에 무산되었고, 조지 부시 대통령 때는 아예 생각도 못했으며 그나마 오바마 대통령이 가능성이 있지만 임기가 끝나가는 지금까지 사면할 낌새가 없죠.
미국은 평화롭게 살고 있던 수많은 아메리카 원주민의 피바다 위에 건설된 정복 국가입니다. 자기들 마음대로 지정 구역으로 몰아넣더니 그 땅에서 석유나 금광이 발견되면 수단 방법을 가리지 않고 그 땅을 다시 빼았았죠.
실제로 1877년에 미국 정부가 수 족이 살던 블랙힐 땅을 강제로 빼앗은 것을 무려 100년이 넘게 지나 대법원에서 부당하다고 판결하고 수 족에게 땅값 1,500만 불과 103년 간 이자 명목으로 1억 5백만 불을 지급하라고 명령했지만 수 족은 돈 대신 자신들의 고향을 돌려달라고 다시 소송 중입니다.
이 책에는 레너드 펠티어가 옥중에서 쓴 시, 명상록, 회상, 영적 사색 등을 담았습니다. 이 책을 읽고 있으면
자연스럽게 넬슨 만델라가 떠오릅니다. 감옥 안에서도 끊임없이 핍박당하고 암살의 위협까지 견디면서 자신이 저지르지도 않은 범죄의 댓가를 치르고 있는 펠티어의 마음은 과연 어떨까요?
그 오랜 기간동안 신체가 구속당할 때에도 인간의 영혼이 과연 이렇게 자유로울 수 있는걸까요?
모르겠습니다. 하지만 오늘만이라도 레너드 펠티어를 생각하며 그의 육신의 자유를 희망합니다. 정의의 실현을 기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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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자유로움에 대한 기억보다 더 큰 슬픔은 자유로움에 대한 망각이다. 그것이 가장 큰 슬픔이다
* 나는 지난 세기의 도둑들에 대해 언급하려는 것이 아니다. 지금 바로 이 순간에도 여전히 우리를 유린하고 있는 자들에 대해 말하려고 한다. 매일매일 삶 속에서 토착민으로서 우리의 인간적 권리는, 혼자만 독실한채 다른 나라에게 천부인권의 도덕적 필요성을 소리 높여 외치는 바로 그자들에 의해 침해당하고 있다.
* 우리는 자유를 지키기 위해 자유를 포기할 순 없다. 우리는 언제나 자유인이듯이 오직 자유인으로서 행동해야만 생존을 보전할 수 있다고 확신한다. 우리의 몸을 족쇄와 자물쇠로 채운다 할지라도 우리의 마음, 우리의 정신, 우리의 꿈은 자유롭다.
* 죽음 속에서 삶이 나온다. 고통 속에서 희망이 나온다. 이것이 내가 긴 상실의 세월을 보내며 배운 것이다.
* 세상을 구원하는 방법을 나는 알지 못한다. 어떤 대답도, 어떤 정해진 해결책도 갖고 있지 않다. 단지 내가 알고 있는 것은, 이 땅의 모든 생명에 대한 연민과 존중 없이는 우리 중 누구도 살아남을 수 없으며 그렇게 되어서는 안 된다는 것뿐이다.
덧. 이 책은 dung님께서 북 크로싱하는 책으로 국민도서관을 통해 읽으실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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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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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 영화
작년 말에 인류의 큰 별 중 하나가 떨어졌죠. 바로 남아공의 첫 흑인 대통령이었던 넬슨 만델라입니다. 길고 긴 수감 생활 속에서도 증오 대신 화합과 수용의 마음을 키웠던 그는 남아공의 첫 흑인 대통령으로 선출되었고 이후에도 극심한 인종 차별을 자행해 온 백인들에게 보복하지 않고 흑인과 백인이 조화롭게 살아갈 수 있는 방법을 계속 모색했던 불세출의 지도자였습니다.
남아프리카 공화국에는 '스프링복스'라는 럭비 국가대표팀이 있는데 거의 백인으로 구성되어 있어 흑인들은 이들을 응원하지 않을 뿐 아니라 차별의 상징으로 천대시하지만 넬슨 만델라는 럭비를 통해 남아공의 모든 국민이 화합할 수 있는 길을 모색하려고 합니다.
그래서 스프링복스의 주장 프랑소와 피나르(맷 데이먼)를 초청해 1년 뒤 남아공에서 열리는 럭비 월드컵에서 우승해 달라고 부탁하게 되죠. 영국, 뉴질랜드 등 전통의 강호들이 즐비한 럭비 월드컵에서 남아공은 그리 강한 팀은 아니었는데 아무도 믿지 않았던 우승을 거머쥠으로써 남아공 국민들에게 기적같은 하나됨을 선사하게 됩니다.
이 소설같은 실화를 클린트 이스트우드 감독이 영화로 만들었습니다.
2010년 82회 아카데미상 시상식에서 남우조연상(맷 데이먼)과 남우주연상(모건 프리먼)을 모두 석권한 작품이기도 합니다.
거칠지만 순수하고 조국애로 가득찬 럭비팀 주장으로 분한 맷 데이먼과 쉽지 않은 연기였을텐데 넬슨 만델라의 강철같은 의지를 잘 보여준 모건 프리먼 모두 상 받을 만합니다.
이미 2004년에 '밀리언 달러 베이비'로 거장의 면모를 보여준 클린트 이스트우드가 감독으로 또 한번의 홈런을 날렸네요.
박진감 넘치는 스포츠 영화를 기대한 분이라면 조금 실망하실 수 있지만 그 모든 걸 상쇄할 수 있는 묵직한 감동이 있는 영화입니다.
강추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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