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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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YES24
이 책은 무라카미 하루키의 '지금은 없는 공주를 위하여'와 '무라카미 하루키 단편걸작선'이 절판됨에 따라 1983년 발간된 소설집인 '캥거루 날씨'를 새롭게 번역해 2009년에 출판한 단편소설집입니다.
18개의 단편 소설이 실려 있으며 1981년 4월부터 1983년 3월에 걸쳐 작은 잡지에 연재한 것들을 모은 것입니다. '도서관 기담'을 제외한 모든 작품이 400자 원고지로 8매에서 14매 정도이니 초단편 분량의 소설이죠.
무라카미 하루키를 베스트셀러 작가로 뜨게 만든 '노르웨이의 숲'이 1987년에 나왔으니 이 단편집에 실린 소설들은 그야말로 하루키의 초기 작품들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그래서 그런지 완숙한 감칠맛은 덜한 대신 풋풋하고 싱그러운 느낌이 강합니다. 아주 매력적이에요.
18편의 작품 중 제가 특히 마음에 든 것은 '4월의 어느 맑은 아침에 100퍼센트의 여자를 만나는 것에 대하여'였는데 우연인지 출판사에서도 그걸 번역서의 제목으로 사용했네요. 그 밖에 '거울'도 무라카미 하루키의 전통적인 작풍은 아니지만 꽤나 흥미로웠습니다.
무라카미 하루키에 대해서는 호오가 극명하게 갈리는 편인데 저는 거의 빠돌이 수준인 반면에 아주 싫어하는 사람들도 꽤 있더군요.
무라카미 하루키의 소설에서 이런 느낌이 날 수도 있구나 하는 걸 경험하고픈 분들에게 추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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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 뒤에 샐러드와 빵이 나왔다. 퍽이나 긴 여정을 거쳐 잘도 여기까지 왔구나 싶은 느낌이 드는 빵이었다.
* 옷가방도 없이 알지 못하는 거리에 내동댕이쳐진 기분이었다.
* 삿포로 거리에서 눈은 그다지 로맨틱한 존재가 아니라 평판이 안 좋은 친척 같아 보인다.
* 우리가 모두 텔레비전 카메라 앞에서 십 분씩 이야기를 할 수 있다면, 세계는 훨씬 더 멋진 곳이 될 것이라는 느낌이 들었다.
* 신칸센의 차창에 비치는 풍경은 언제나 똑같다. 그것은 억지로 절개되어 맥락도 없이 일직선으로 늘어선 메마른 풍경이다.
* 아침 햇살, 커피 향기, 사람들의 잠기 어린 눈, 아직 손상받지 않은 하루...
* 달의 뒤쪽까지 가서 담배를 피우고 있는 듯한 기분이다.
* 스파게티라는 건 혼자서 먹어야 하는 요리 같은 기분이 들었다. 이유 따위는 알 수 없다.
덧. 이 책은 북 크로싱 대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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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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YES24
매사에 의심많은 회의주의자이자 냉소주의자인 제가 묻지도 따지지도 않고 닥치고 추종하는 게 두 가지 있는데 하나가 '본 조비'이고 다른 하나가 바로 '무라카미 하루키'입니다.
본 조비는 제가 유일하게 모든 앨범을 사 모으는 밴드(가수?)인데 기분이 울적할 때(가 별로 없기는 하지만) 본 조비의 음악을 들으면 마술처럼 기분이 유쾌해집니다.
무라카미 하루키는 '노르웨이의 숲'이후로 광팬이 되어서 닥치는대로 모든 작품을 읽었는데(제가 왜 무라카미 하루키를 좋아하게 되었는지는
'해변의 카프카' 소개글 참조) 개인적으로는 오히려 주력 분야인 장편소설보다 에세이를 더 좋아라합니다.
그런 의미에서 2011년에 나온 따끈따끈한 무라카미 하루키 잡문집은 닥치고 읽어야 하는 'must read' 아이템임에 틀림없지요.
30년 동안 여기저기에 써 두었던 다양한 글들을 '서문 해설 등', '인사말 메시지 등', '음악에 관하여', '(언더 그라운드)에 관하여', '번역하는 것, 번역되는 것', '인물에 관하여', '눈으로 본 것, 마음으로 생각한 것', '질문과 그 대답', '짧은 픽션', '소설을 쓴다는 것', '해설 대담'이라는 주제로 묶어서 출판한 것이 바로 이 책입니다. 그야말로 하루키라는 남자를 양파처럼 맛볼(!!!) 수 있는 책이라고 할 수 있지요.
이 책을 읽으면서 몇 가지 생각이 새삼 들었는데,
1. 이 사람은 참 고양이 같은 남자로구나(실제로 고양이와 살았고 아마 지금도 함께 살고 있을 겁니다)2. 이 사람 (보기와 달리) 참 마음이 따뜻하고 좋은 사람이구나3. 이 사람 참 겸손한 사람이구나
마음의 구성 성분이라는 것이 있다면 제게 팔할이 넘을 것이 분명한 회의와 냉소는 하루키에게는 아예 없는 것처럼 보입니다. 긍정과 낙관으로 가득찬 사람 같거든요. 그래서 많이 부럽습니다.
하루키는 관찰력이 워낙 뛰어난 사람이기도 하지만 주변의 사소한 것들에서 즐거움과 재미를 느끼는 심미안이 아주 발달되어 있어서 하루키처럼 살 수만 있다면 사는게 얼마나 알차고 재미있을까 하는 생각에 제 가슴이 다 두근거릴 정도라니까요.
소설과 관련해서는 하루키만의 소설관이랄까, 세계관이랄까 하는 걸 알 수 있어서 좋았습니다. 사실 '세계의 끝과 하드보일드 원더랜드'를 읽으면서 좀 당혹스러웠는데 이 책을 보면서 혼란스러웠던 머리가 정리되었거든요.
소설을 쓸 때 마음에 새겨 놓고 있다는
'혹시 여기에 높고 단단한 벽이 있고, 거기에 부딪쳐서 깨지는 알이 있다면, 나는 늘 그 알의 편에 서겠다'는 생각과
"나는 비교적 다림질에 자신이 있다, 라고 할까 적어도 내 셔츠는 내 손으로 다려 입는다. 그렇게 하는 까닭은 그게 당연하기 때문이다"라는 삶의 자세가 저랑 비슷한 걸 확인한 것이 특히 좋았습니다.
모든 글 꼭지가 다 마음에 들지만 특히 '음악에 관하여'에 속한 글들이 개인적으로 좋았습니다.
오쿠다 히데오의 '공중그네' 번역자인 이영미씨가 번역을 해서 그런지 매끄럽고 읽기 편합니다. 하루키팬이라면 이런 책을 놓칠리가 없을테니 하루키를 잘 모르는 분들께도 추천드리고 싶네요. 읽는 맛이 아주 좋습니다.
덧. 완소 하루키가 어느새 환갑이 넘었다니 뭔가 아쉽고 슬프고 그렇습니다. 생전에 노벨 문학상을 수상하는 걸 보고 싶은데 말이죠. 시간이 야속하게도 너무 빨리 지나가는 것 같네요.
덧2. 이 책은 북 크로싱 대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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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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YES24
무라카미 하루키는 제게 매우 특별한 작가입니다. 세상에 훌륭한 작가는 많습니다. 심금을 울리는 멋진 글을 쓰는 작가도 많죠. 무라카미 하루키보다 재미있게 글을 쓰는 작가도 꽤 있을 겁니다.
하지만 뒤통수를 후려치는 듯한 충격 속에서 제 인생을 한 권의 책을 읽기 이전과 이후로 일도양단한 작가는 무라카미 하루키가 유일합니다. 그 책이 바로 '노르웨이의 숲'이었고요.
그 경험 이후로 무라카미 하루키는 제게 그냥 작가 이상의 남다른 의미가 있습니다. 비록 무슨 의미인지 설명할 수는 없지만요.
어쨌거나 하루키 빠돌이인 제가 이 책의 예약 판매 소식을 들었을 때, "IQ84라니 이거야 말로 나를 위한 소설 아닌가!!! 게다가 하루키가 썼다니 반드시 읽어야겠군"이라며 단숨에 예약 구매를 해 버렸는데 나중에 알고 보니 IQ84가 아닌 1Q84였더군요. -_-;;;
'어둠의 저편' 이후로 5년 만에 내놓은 장편이라서 그런지 난리도 이런 난리가 없네요. 일본은 말 할 것도 없고 우리나라에서도 선풍적으로 팔려나가고 있더군요. '노르웨이의 숲'에 버금가는 인기입니다.
사실 1Q84의 작품 세계에 대해서는 평론 고수들의 글이 많이 있기 때문에 저는 그냥 패스하고요. 1Q84는 여자 킬러와 어리버리한 작가지망생, 그리고 천부적인 문학성을 지닌 신비로운 소녀를 세 축으로 해서 진행되는 판타지 소설(은 엄밀히 말하자면 아닙니다만)로 각 주인공의 이야기가 한 장으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그래서 그런지 2권 합쳐 1,200페이지가 넘는 엄청난 분량인데도 그야말로 쾌속으로 읽을 수 있는 책이죠. 1권은 좀 지루하다는 느낌을 받을 수 있지만 2권은 정말 책장이 휙휙 넘어갈 정도로 읽는 맛이 좋습니다. 단, 결론은 많은 사람들이 3권이 있는 것이 아니냐고 물을만큼 다소 맥이 빠질 수도 있습니다만 저는 하루키의 이런 종결 방식을 좋아하기 때문에 아주 만족스럽게 읽었습니다.
세 주인공의 이야기가 기차의 지선처럼 각자 멀리서 흐르다가 어느 순간 속도를 내면서 한 지점에서 충돌하는 속도감이 그야말로 끝내줍니다.
히라노 게이치로의 작품을 국내에 소개하는데 일조한 양윤옥 번역가의 손을 거친 책이라서 더 믿음이 갑니다. 그냥 마음 푹 놓고 읽어도 몰입하는데 아무런 문제가 없죠.
무라카미 하루키의 팬이라면 당연히 일독해야 할 책이고 무라카미 하루키의 팬이 아니라고 해도 언젠가 한번쯤은 읽어보셔야 할 책입니다.
맞습니다. 그냥 한번 읽어보시라는 말씀~ ^^;;;
덧. 예약 판매본을 구매한 사람에게만 선물로 주는 것인지는 잘 모르겠는데 소설 속 주인공인 아오마메가 택시 안에서 듣던 야나체크의 '신포니에타'를 부록 CD로 끼워주던데 개인적으로 제 취향은 아니더군요.
덧2. 이 책은 북 크로싱 대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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