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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을 쓴 에드워드 버네이스(Edward Louis Bernays)는 프로이트의 조카(친조카 겸 처조카)입니다. 아버지가 프로이트의 아내인 마사 버네이스의 오빠이고 어머니가 프로이트의 여동생인 안나 프로이트거든요.
코넬 대학교에서 농학을 전공하고 뉴욕시상품거래소에서 곡물 유통 업무를 하다가 그만둔 뒤 들어간 잡지사에서 자신에게 홍보의 재능이 있음을 깨닫고 본격적으로 PR 영역으로 뛰어들어 PR 분야를 개척한 선구자라는 평을 듣는 사람입니다.
버네이스는 구스타브 르봉(Gustave Le Bon)(의
'군중심리'는 전에 소개드린 바 있습니다)과 월프레드 트로터(Wilfred Trotter)의 대중 심리학에 프로이트의 정신분석학을 결합시켜 최초로 선전과 홍보에 이용하면서 홍보를 과학, 산업으로 최초 정립하기도 했죠. 이후에는 바넘(P. T. Barnum)과 이반 파블로프(Ivan Petrovich Pavlov)의 학문 업적까지 끌어들였다고 하니 대단한 사람이 아닐 수 없습니다. 이 사람의 업적을 보고 아돌프 히틀러가 그에게 나치 제국의 선전 전략을 맡기려고 열심히 회유했다고 합니다. 결국은 실패했지만.
이 책에서는 선전의 태동, 기업과 대중, 정치, 여성, 교육, 사회사업, 예술과 과학에 미친 선전의 영향을 면밀히 다루고 있습니다.
이 책의 서두에서 버네이스가 '선전'에서 불길한 기운을 걷어내고 원래의 의미대로 순수성과 중립성을 되찾아주는 것이 이 책을 집필하는 목적이라고 애써 밝혔지만 책 안에서조차 자신이 직접 진두지휘한 사례를 소개하면서도 자신이 했다는 표현을 절대로 사용하지 않고 '이루어졌다', '입증되었다'는 식의 표현으로 마치 제 3자가 이루어놓은 일을 자신은 단지 소개하고 있을 뿐이라는 식으로 음험한 가면을 벗지 않고 있죠.
특히 자신은 담배를 전혀 피우지 않고 아내의 흡연조차 극구 반대했으면서도 러키 스트라이크 담배 회사의 홍보를 의뢰받아 담배 시장을 여성으로 크게 확대하는 이율배반적인 행동을 서슴지 않았던 일과 여론을 조작해 과테말라를 소련의 공산주의 전초기지로 낙인찍음으로써 CIA를 움직여 1954년 과테말라 민주 정부를 전복시키고 친미 성향의 과두정부가 들어서게 했던 일까지 있어 일각에서는 그를 '민주주의의 암살자'라고 부르며 격하게 비난하기도 했습니다.
선전의 부정적 이미지를 희석하려고 애 많이 썼습니다만 이 책을 다 읽고 난 지금 오히려 선전, 선동이 무지한 대중을 얼마나 쉽게 농락할 수 있는지, 얼마나 나쁘게 악용해 민중의 삶을 처참하게 짓밟을 수 있는지 확실히 깨닫는 계기가 되었습니다.
이 책의 추천사를 쓴 노엄 촘스키 교수의 말처럼 전체주의는 폭력을 휘두르고 민주주의는 선전을 휘두르는 것이니 상대방의 선전 전략이 어떠한 것인지 두 눈 똑바로 뜨고 알아차리려면 이런 책도 읽어줘야 합니다.
덧. 1928년에 나온 이 책의 머리말을 2004년 뉴욕 대학교의 마크 크리스핀 밀러 미디어학 교수가 썼는데 주석까지 꼼꼼히 붙여서 무려 54페이지나 주절거려놨더군요. 저자 본인의 말인 줄 알고 진지하게 읽었는데 내용이 뭔가 이상하길래 확인했더니만 이렇습니다. 대체 뭐하는 겁니까? 이런 건 서평처럼 뒤에 부록으로 붙여놓든지 해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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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선전가가 세상을 지배한다. 그의 패러다임을 이렇게 요약해도 무방할 듯하다. 대중은 정확히 선전가의 의도대로 따른다. 그 사실을 모른 채.
* 집단화와 제휴라는 이 눈에 보이지 않는 상호 교류 구조야말로 지금까지 민주주의가 집단 사고를 조직하고 대중의 생각을 단순화해온 방식이다.
* 어떤 경우를 막론하고 선전이 좋은지 나쁜지는 내세우고자 하는 명분의 가치와 발표되는 정보의 정확성에 달려 있다.
* 현대의 선전은 기업이나 사상 또는 집단과 대중의 관계에 영향을 미치기 위해 사건을 새로 만들거나 일정한 방향으로 끼워 맞추려는 일관된 노력이다.
* 대중의 의중을 파악해 대중에게 제작자의 목표를 이해시키는 것이 PR의 이상이다.
* 트로터와 르봉은 집단 심리는 엄밀한 의미에서 사고 활동을 하지 않는다고 결론 내렸다. 사고 대신 충동, 습관, 감정이 자리한다.
* 자본을 얼마나 많이 가지고 있느냐, 이윤율이 얼마나 높으냐, 서비스의 질이 얼마나 좋으냐는 중요하지 않다. 여론의 공감을 불러일으키지 못하면 실패하고 만다.
* 정치는 미국 최초의 대기업이었다. 따라서 기업은 정치에서 모든 것을 배운 데 비해 정작 정치는 기업으로부터 생각과 제품의 대량 보급 방법을 별로 배우지 못했다는 사실은 아이러니가 아닐 수 없다.
* 오늘날의 정치인이 기업계에서는 흔한 방법을 채택하는 데 굼뜬 이유 중 하나는 아마도 언제든 언론 매체에 접근할 수 있기 때문이 아닐까 싶다.
* 선전이 성공을 거두려면 먼저 목표를 설정한 뒤 대중에 대한 정확한 지식과 대중을 움직일 수 있는 환경 조성을 통해 목표를 달성하려는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
* 선전의 현명한 사용을 통해서만 국민의 지속적인 행정 기구인 정부는 민주주의의 필수 요소인 대중과 친밀한 관계를 유지할 수 있다.
덧2. 이 책은 북 크로싱 대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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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말 하면 잔소리, 세 말 하면 아우성이 되는 세계적 석학 노엄 촘스키의 책 '여론조작 : 매스미디어의 정치경제학(Manufacturing consent, 2002)'을 북 크로싱합니다.
현대 미디어론의 바이블이라고 할 수 있을 정도로 많이 읽히는 책입니다만 내용의 방대함에 질려버릴 가능성이 있으니 모쪼록 신중하게 고려한 후 신청하시기 바랍니다.
이 책이 어떤 책인지 궁금한 분들은 '소개글'을 참고하세요.
이 책은 변경된 북 크로싱 제도(국민도서관 이용)가 적용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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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엄 촘스키(Noam Chomsky)에 대해 새삼스레 설명하는 건 불필요한 일이 될겁니다. 이미 월덴 3에서도 여러 차례 소개한 바 있는, 하워드 진과 함께 제국주의와 권력 비판의 선봉에 선 실천적 지식인으로 추앙받는 세계적 석학이니까요. 개인적으로도 신뢰하는 분입니다.
이 책은 저자의 말마따나 '선전모델(Propaganda Model)'을 중심으로 언론이 객관적으로 사실을 보도한다는 신화를 가차없이 깨 부숩니다. '뉴욕 타임스', '타임', '워싱턴 포스트'와 같은 미국의 주류 언론이 1960년대 이후 미국이 제 3세계에 개입한 주요 사건 사례를 아주 제대로 분석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대중에 대한 언론의 부정적인 영향력을 고발하는 것이 아니라 언론의 구조와 양태 자체에 관해 이야기를 하고 있다는 점이 이 책의 특징인데 이건 장점이기도 하고 단점이기도 합니다. 보다 깊숙히 언론의 실체를 보여준다는 점에서는 장점이나 그 과정에서 너무 많은 사례가 나열되는데 그 사례가 온통 미국과 관련된 것들이다보니 한국 독자 입장에서는 좀 지루할 수 있습니다(저는 좀 지루했어요).
이 책을 보면 언론의 사명이 진실을 알리는 것이라는 말이 얼마나 공허한 헛소리라는 것을 깨닫게 됩니다. 언론은 태동부터 지금까지 그 언론이 속한 국가나 정권의 이득을 위한 나팔수로 이용당했고 때로는 다양한 권력과 이합집산하면서 유, 무형의 이득을 챙겨왔지요.
그래서 냉철한 회의주의가 얼마나 중요한 가치인지를 새삼 깨닫게 됩니다.
이 책은 현대 미디어론을 대표하는, 가장 많이 읽히는 책인데 언론의 감춰진 가면 뒤 얼굴을 보고 싶은 분들에게 추천합니다. 단, 640페이지에 이르는 분량에 광범위한 분석 자료가 녹아 있어 결코 독서가 만만치 않으니 각오를 단단히 하시기 바랍니다.
덧. 언론의 모토 중 하나인 '적의 희생자에 전력하고 친구의 희생자는 잊어라'는 말이 이 책에 나오는데 참 씁쓸합니다. 그렇게 베트남 참전 용사들이 잊혀졌을테고 아프간도, 이라크도 마찬가지가 될 테니까요.
덧2. 이 책은 북 크로싱 대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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