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새 주가를 한껏 높이고 있는 철학자 강신주 선생이 2007년에 쓴 장자 관련 책인 '장자, 차이를 횡단하는 즐거운 모험'을 북 크로싱합니다.
장자에 대한 연구로 박사 학위를 딴, '장자통'인 강신주 선생이 그동안 쓴 책 중 가장 완소하는 장자 관련 서적이라고 말한 책입니다.
장자 최고~ 운운하는 게 조금 거슬리기는 하지만 굉장히 좋은 책입니다. 예전에 소개한 웨인 다이어의 '서양이 동양에게 삶을 묻다 : 웨인 다이어의 노자 읽기(2007)'와 함께 읽으면 더욱 좋습니다. 우연의 일치겠지만 세상에 선을 보인 연도도 똑같네요~
이 책이 어떤 책인지 궁금하신 분은 '소개글'을 참고하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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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새 SBS의 힐링캠프에 출연하면서 한껏 주가를 올리고 있는 핫 아이콘인 강신주 선생이 2007년에 쓴 장자를 집대성한 책입니다(집에 TV가 없기 때문에 정작 힐링캠프에서는 무슨 말을 했는지 전혀 모릅니다만;;;).
이 책 역시 문학동네 출판사의 '장송'처럼 그린비 출판사의 책을 보이콧하기 전에 사 둔 책이니 어지간히 오래 묵혀둔 책이네요.
강신주 선생은 2002년에 장자로 박사학위를 땄고 이 책을 쓰기 전까지 장자에 대해서만 무려 3권의 책을 낸 이른바 '장자통'입니다. 그런데도 2007년에 다시 이 책을 썼고 개인적으로 가장 아끼는 완소책이라고 소개하고 있죠.
우리가 흔히 '노장사상'이라면서 노자와 장자를 묶어서 생각하곤 하는데 이 책에서 강신주 선생은 노자와 장자가 전혀 다른 사상적 견해를 갖고 있었다고 주장합니다. 아주 rough하게 말하자면 노자는 국가주의자이고 장자는 아나키스트라는 것이죠. 다른 정도가 아니라 아예 반대라고 할 수 있는 수준이죠.
'도'에 대해서도 노자는 이미 도가 존재함을 가정하지만 장자는 도는 만들어가는 것이라고 하죠. 또한 노자는 초월을, 장자는 포월을 강조한다고 설명합니다.
이 책을 읽으면서 장자의 철학에 대해 새롭게 배운 게 많습니다. 낯섦과 차이에 머물기, 타자의 존재, 성심, 망각, 그리고 자유로운 연대...
다만 저는 웨인 다이어가 쓴 '서양이 동양에게 삶을 묻다 : 웨인 다이어의 노자 읽기(2007)'를 감명깊게 읽은터라 '장자 최고~ 노자는 꺼지셈~'식의 차별화가 계속 반복되는 게 눈에 좀 거슬리더군요(이해는 합니다만). 그래서 별 평가를 하나 뺐습니다.
그래도 저처럼 철학 문외한이 장자의 사상을 이해하기에 이 책만한 책은 없을 듯 싶습니다. 강신주 선생도 책을 참 이해하기 쉽게 잘 쓰시네요. 장자에 관심있는 분들께 추천합니다. 웨인 다이어의 책과 함께 읽으면 더욱 좋을 것 같습니다.
닫기
* 장자의 정신은 "도는 걸어가야 이루어진다", 즉 "도행지이성"이라는 짧은 구절에 잘 응축되어 있다.
* 흔히 진리가 우리를 자유롭게 한다고들 이야기한다. 그러나 장자는 이런 주장에 단호하게 반대한다. 진정으로 자유로울 수 있을 때에만 우리는 진리를 창조할 수 있기 때문이다.
* 우리가 추구하는 자유로운 개인들 간의 연대, 그것은 오직 우리 자신의 삶을 되찾기 위한, 그리고 우리 자신의 삶을 지키기 위한 불가피한 운동으로 진행되어야만 한다. 다시 말해 이 운동은 그 자체로서 우리 삶의 전체 과정이 되어야 한다는 것이다.
* 여행에서 되돌아올 때, 우리는 이미 자신의 삶과 터전을 낯선 무엇으로 성찰해 볼 수 있는 시선을 가질 수 있다. 이것이 바로 모든 여행이 지닌 참다운 가치라고 말할 수 있다.
* 철학은 현실을 비판적으로 성찰할 수 있는 낯섦과 차이를 제공하는 학문이다.
* 친숙하고 편안한 곳으로의 이동은 겉보기에는 여행처럼 보일지 몰라도, 결코 여행일 수는 없을 것이다.
* 동일한 규칙을 공유한 사람들 사이에서 이루어지는 대화와 토론이란 진정한 의미에서의 대화와 토론일 수 없을 것이다. 그들의 대화와 토론이 아무리 진지하다고 하더라도, 그것이 단지 공동체의 규칙을 집단적으로 재확인하는 차원에 머물 수밖에 없는 것도 이 때문이다.
* 장자는 우리에게 타자와의 사이에서 벌어지는 논쟁이란 어떤 합리적 수단으로도 해결이 불가능하다는 점을 말하고 싶었던 것이다.
* 레비나스는 "타자의 입장에서 본다"는 것 자체가 사실 불가능하다고 이야기하고 있다. 타자의 입장에서 볼 수 있는 것이 가능한 일이라면, 사실 그 타자는 우리에게 진정한 타자일 수 없을 것이다.
* 도교는 삶의 철학을 가장 비열한 방식으로 타락시켜 버렸다. 이제 장자가 옹호하고자 했던 삶의 철학은 '불로장생'이란 이념으로, 그리고 신선에 대한 종교적 욕망으로 변질되고 만 것이다.
* 대상들을 초월적인 목적, 즉 내가 본받아야 할 숭고한 목적으로 간주하는 전도된 관념을 죽이라는 것이다. 초월적 가치가 부각되면, 우리의 삶은 부정적인 것으로 전락할 수 밖에 없을 것이기 때문이다.
* 장자에게서 '꿈'이란 자신이 특정한 시스템에 제한되어 있는 것을 모르고 그 시스템을 모든 것에 적용시키려는 환상을 의미한다. 그에게 꿈은 하나의 성심을 통해 모든 타자와 관계하려는 일종의 '형이상학적 착각'을 상징한다고도 말할 수 있다.
* 기원상 모든 형이상학은 하나의 특수한 공동체를 절대화하는 유아론적 의지로부터 출현하는 것이다.
* 장자의 사유는 '타자성의 논리'와 '판단중지의 원리'라는 두 가지 원리를 종횡으로 교차시키면서 구성되어 있다. 이 두 가지 논점은 상호 분리가 불가능한데 타자와 마주쳐야 비로소 판단중지가 발생하고, 판단중지가 일어나야 비로소 타자와 마주칠 수 있기 때문이다. 장자는 이것을 '양행'이란 개념으로 명료화한다. 다시 말해 이 두 가지 원리는 함께 적용될 수 밖에 없다는 것이다.
* 우리는 대개의 경우 타자성의 경험 단계로부터 판단중지 상태에 이르기보다, 오히려 판단중지의 상태를 미리 확보함으로써 타자성에 적절히 대응할 수 있다. 다시 말해 우리는 자신의 생각을 잊는 판단중지의 수양 자세를 미리 확보할 수 있다는 말이다.
* 탈중심적인 존재로서 단독자가 되기 위하여 우리는 망각의 단계를 반드시 거쳐야만 한다.
* 삶을 긍정했던 모든 철학은 결국 아나키즘으로 귀결될 수밖에 없다.
* 귀는 고작 소리를 들을 뿐이고 마음은 자신에게 부합되는 것만을 알뿐이지만 기는 비어서 타자와 마주치는 것이다.
* 동양의 형이상학자들은 거의 예외 없이 도를 발견하려고 부단히 애를 썼다. 그러나 장자만큼은 도란 미리 존재하는 것이 아니라, 우리가 걸어간 뒤에야 만들어지는 것이라고 분명히 주장하고 있다. 그렇다면 장자의 도는 발견되어져야 하는 것이 아니라 새롭게 만들어져야 하는 것이라고 말할 수 있다.
* 주종 관계란 사람들의 상호의존과 그들을 결합시키는 서로의 욕구가 있지 않으면 성립되지 않는다. 그러므로 어떤 사람을 복종시킨다는 것은, 미리 그를 다른 사람이 없이는 살아가지 못하는 처지에 두지 않는 한 불가능한 일이다.
* 흥미로운 점은 결핍된 자들 스스로 이런 결핍을 자신의 탓으로 돌린다는 점에 있다. 마치 자신은 본성상 결핍된 존재인데, 이런 결핍은 오직 다른 사람을 통해서만 채워질 수 있다고 믿고 있는 것이다. 그러나 그렇게 결핍을 채워 주는 사람이 바로 결핍을 만든 장본인이 아니었던가?
덧. 이 책은 북 크로싱 대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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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기 부여 및 자기 계발 전문가이자 베스트셀러 작가이며 '행복한 이기주의자(1976)'와 '서양이 동양에게 삶을 묻다(2007)'의 저자인 웨인 다이어의 '오래된 나를 떠나라 : 옛 습관과의 이별(Excuses Begone, 2009)'을 북 크로싱합니다.
오래된 습관에서 벗어나기 위한 '변명 그만하기' 프로젝트를 다룬 책입니다.
노자의 도덕경의 영향을 많이 받은 탓인지 '서양이 동양에게 삶을 묻다'를 읽지 않은 사람이라면 뜬금없는 '도'와 '영적 이끌림' 타령을 한다고 오해할 수 있습니다만 시크릿 류의 책이 말하는 그런 이끌림과는 성격이 다릅니다.
이 책에 대한 자세한 내용은 '소개글'을 참고하시기 바랍니다. 이 책은 변경된 북 크로싱 제도(국민도서관 이용)가 적용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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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론부터 말씀드리면 웨인 다이어의
'행복한 이기주의자(1976)'와
'서양이 동양에게 삶을 묻다(2007)'를 모두 읽은 독자라면 그리 새롭지 않다고 느낄 수 있는 내용입니다. 그래서 개인적으로 별 하나를 뺐습니다.
이 책이 다루는 내용은 오래된 습관에서 벗어나는 법이고 웨인 다이어는 '변명은 그만!' 패러다임을 주장합니다.
이 책은 크게 세 파트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1부는 스스로를 속이는 18가지 변명을 나열하면서 모든 습관이 사라져야 한다는 다소 도발적인 제목으로 내용을 전개합니다.
2부는 이런 습관을 타파하기 위해 7가지 행동 규칙을 제시합니다. 각각은 '자각하라, 깨어나리라', '근원으로 돌아가라, 회복하리라', '몰입하라, 자유로워지리라', '명상하라, 가능해지리라', '긍정하라, 이루리라', '열정을 품어라, 창조하리라', '내려놓아라, 채워지리라'라는 제목으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3부는 옛 습관에게 던지는 7가지 질문을 통해 '변명은 그만!' 패러다임을 적용하고 있습니다. 각각의 질문은 다음과 같습니다.
1) 그것이 사실인가? <- 월덴지기가 중요하게 생각하는 질문
2) 어디서 시작됐을까?
3) 내게 어떤 이득이 있는가? <- 월덴지기가 중요하게 생각하는 질문
4) 하지 않았더라면, 어떻게 되었을까?
5) 과연 합리적인가?
6) 세상을 내 편으로 만들 수 있는가?
7) 어떻게 지속할 것인가?
웨인 다이어가 2006년에 노자의 도덕경을 읽고 난 뒤 쓴 책이라서 행복한 이기주의자와 사뭇 다른 내용이 많습니다. '도'에 대한 내용을 비롯해 영적인 부분에 대한 깨달음이 많이 추가되었거든요. 웨인 다이어에 대해 잘 모르는 분들이 읽으면 '시크릿'류의 책이 아닌가 오해할 수도 있을 것 같습니다.
그래도 웨인 다이어가 이 책을 쓴 목표인 우리가 살면서 원하는 건강과 행복, 성공을 얻을 수 없게 방해하는 행동에 대해 스스로 어떤 변명을 늘어놓는지 확실히 알게 하는 것만큼은 분명합니다.
'행복한 이기주의자'와 이 책 중 한 권만 추천하라면 당연히 '행복한 이기주의자'를 택하겠지만 '변명은 그만!' 패러다임도 나름 큰 울림을 줍니다. 둘 다 읽어보셔도 좋을 것 같습니다. 2009년에 소개드린
'불평없이 살아보기(2007)'와도 일맥상통하는 부분이 많습니다.
닫기
* '더 많이'를 강조하게 되면 당신 안에 부족과 결핍, 그리고 '나는 가진 게 없어'라는 생각을 쌓아올리게 된다.
* 당신이 바라는 일이 이루어지지 않을 거라고 생각할수록, 살면서 겪는 부당한 일들에 대해 불평할수록, 계속해서 일어나는 좋지 않은 상황에 화를 낼수록 생각하고 불평하는 바로 그 일이 당신을 정의하게 될 것이다. 당신이 관심을 갖는 것은 좋든 싫든 어김없이 삶 속에 등장하기 때문이다.
* 당신 삶의 모든 국면에 대해 전적으로 책임을 지라.
* 정신적 성숙은 기꺼이 모든 것을 내려놓는데 있다. 그 첫 번째 단계는 포기이지만, 진정한 포기는 포기할 게 아무것도 없다는 것을 깨닫는 데 있다. 그 무엇도 내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 당신은 원하는 것을 끌어들이는 것이 아니라 당신과 닮은 것을 끌어들인다.
* 모든 꼬리표를 떼어내라.
* 불평을 그만두라는 말과 함께 권해주고 싶은 또 한 가지는 결코 설명하려 애쓰지 말라는 것이다. 스스로 설명해야 한다는 것의 문제점은 그 과정에서 불가피하게 에고를 불러들이게 된다는 점이다.
* "당신이 옳아요"라는 말을 새로운 정책 기조로 삼아 가능한 자주 사용해보라. 에고가 요란스럽게 항의하겠지만 당신은 이 전략으로 평화와 행복을 맛보게 될 것이다. 당신은 옳은 사람이 되고자 하는가, 아니면 행복해지고자 하는가
* 인생이 뜻대로 풀리지 않는데 대해 다른 누군가를 비난하고 싶다면, 남을 비난하는게 불가능할 때 당신의 세계가 어떻게 달라질 것인지 생각해보라고 권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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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년 4월 월덴 3의 새 책 북 크로싱은 신영복 선생님의 '강의 : 나의 동양고전 독법(2004)'입니다.
동양 고전의 입문서로 손색이 없는 훌륭한 책입니다.
예전에 소개한 웨인 다이어의 '서양이 동양에게 삶을 묻다 : 웨인 다이어의 노자 읽기, 2007)'와는 또 다른 맛이 있습니다.
이 책이 어떤 책인지 궁금하신 분은 '소개글'을 참고하시기 바랍니다. 이 책은 변경된 북 크로싱 제도(국민도서관 이용)가 적용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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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들은 보통 '감옥으로부터의 사색'부터 시작해서 신영복 선생님의 글 읽기에 들어간다는데 저는 오히려 '감옥으로부터의 사색'은 아직 못 읽어본 것을 보면 확실히 제멋대로 손 가는대로 읽는 것 같기는 합니다.
신영복 선생님의 인생 역정이야 구글링만 해 봐도 쉽게 알 수 있는 것이니 생략하고 저는 이 책만 소개드리려고 합니다.
이 책은 신영복 선생님이 석좌 교수로 계시는 성공회대학교에서 '고전 강독'이라는 강좌명으로 진행하셨던 강의 내용을 정리한 것입니다. 그래서 그런지 평서체가 아닌 경어체로 씌여 있습니다.
사실 출판사의 띠지에 있는 책 소개가 이 책의 성격을 정확하게 말해주네요.
"자본주의 체제의 물질 낭비와 인간관계의 황폐화를 '관계론'을 화두 삼아 근본적으로 성찰하는 신영복의 동양고전 강의"
이 책에서 다루고 있는 동양 고전으로는 '시경', '서경', '초사', '주역', '논어', '맹자', '노자', '장자', '묵자', '순자', '한비자', '대학', '중용', '양명학'에 이릅니다. 가히 일반인이 접할 수 있는 대부분의 동양 고전을 망라하고 있다 할 수 있겠지요.
처음에는 그냥 호기심으로 읽기 시작했습니다만 동양 고전들의 입문서로도 손색이 없다는 걸 알게 되었습니다. 저같은 동양 고전에 대한 초심자도 흥미와 재미를 갖고 읽을 수 있게 쉽게 쓰셨습니다.
고전을 다루고 있으면서도 당대 사회의 당면 과제에 대한 문제 의식 뿐 아니라 현대 자본주의가 쌓아가고 있는 모순과 위기를 재조명하고 있어 읽는 재미도 쏠쏠합니다.
동양 고전을 통해 우리가 나아가야 할 길을 모색하고 싶은 모든 분들께 강력 추천합니다.
덧. 나중에 다시 한번 읽고 싶어 이 책은 소장하고 새 책으로 북 크로싱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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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기부여 및 자기계발 전문가로 유명한 심리학자 웨인 다이어가 노자의 도덕경 81장을 풀어낸 '서양이 동양에게 삶을 묻다 : 웨인 다이어의 노자 읽기(2007)'를 북 크로싱합니다.
제가 노자의 도덕경을 처음 읽는거라 다른 해석본이 어떤 지 비교할 수 없어 좀 안타까운데 완전 문외한인 제가 읽기에도 참 쉽게 씌여 있습니다.
이 책이 어떤 책인지 궁금한 분들은 '소개글'을 참고하세요. 분량이 565페이지나 되고 하드커버로 된 양장본이기 때문에 각오를 단단히 하고 신청해주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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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보통 제가 읽은 책을 크게 세 종류로 구분합니다. 머리로 읽는 책, 마음으로 읽는 책, 몸으로 읽는 책이 그것입니다.
머리로 읽는 책은 읽으면 지적 자극을 통해 머리를 즐겁게 만드는 책입니다. 여러가지 지식이나 정보를 알게 되는 책이죠.
마음으로 읽는 책은 마음의 울림이 있는 책입니다. 감동을 주기도 하고 탁했던 마음을 정화시키기도 합니다.
몸으로 읽는 책은 제 몸에 배어 있는 제 삶의 가치관을 확인하거나 새롭게 몸에 새겨넣는 책입니다. 이번에 읽은 '서양이 동양에게 삶을 묻다'가 바로 몸으로 읽은 책이었습니다.
동기부여 및 자기계발 전문가로 유명한 심리학자 웨인 다이어가 노자의 도덕경 81장을 나름의 해석으로 풀어놓은 이 책이 어떻게 제 손에 들어오게 되었는지는 잘 기억나지 않습니다. 구해놓은 책 목록을 보면 '저게 어떻게 나한테 왔지' 싶은 책이 꽤 많습니다;;;;;;
저도 많은 분들과 마찬가지로 고전 독서의 필요성은 항상 느끼고 있지만 고전을 읽을 생각만 하면 머리가 아프고 답답했기에 제가 노자의 도덕경을 읽는 날이 올 줄은 정말 몰랐습니다. 그만큼 저와는 거리가 먼 고전이었지요. 아마 예전에 읽었다면 두 어 장을 넘기지 못하고 때려쳤을 겁니다. 그래서 사실 기대도 크게 하지 않았습니다.
그런데 웬 걸, 매 장의 내용이 쏙쏙 들어오는데다 깊이 생각하고 자시고 할 것도 없이 술술 읽히는겁니다. 제가 추구하고 있던 삶의 가치관과 길이 그대로 이 책에 담겨 있더군요. 그야말로 2,500년 전 노자의 말이 제 몸에 와 닿았습니다.
집착하지 않는 삶, 선하게 행동하는 것이 아니라 선함 자체가 되는 삶, 지금 여기에 존재하는 삶, 통제하지 않고 내려놓는 삶, 단순한 삶을 원하는 분들에게 강력 추천합니다. 서양인의 시각으로 풀었는데도 참 쉽고 잘 읽힙니다. 565페이지나 되지만 꼭 한번 읽어볼 만한 책입니다.
닫기
* 도의 길을 걸어갈수록 사회의 보편적인 길에서는 멀어지게 될 것이다.* 일단 어떠한 활동을 원하고 배우게 되면, 일부러 애쓰지 않고 내버려두는 시기가 찾아온다. 여기서 중요한 것은 자신의 몸 안에서 이 노력함과 내버려둠의 차이를 인식하는 것이다. * 우리는 우리가 분류하고 외우는 것이 아닌, 보고 느끼는 것의 의미를 이해해야 한다. * 도에 중심이 된 질문을 품어야 한다. '어떻게 하면 도움이 될 수 있을까?'* 내면에서 소명으로 느껴지거나 삶의 기쁨처럼 느껴지는 일이 있다면, 이런 흥분이야말로 가슴 속에 숨겨둔 열정을 현실로 만들기 위해 필요한 모든 증거다. 이것이 바로 창조가 일어나는 방식이며 도와 조화를 이루는 힘이다. * 이 정도면 충분하다는 마음을 간직하라.* 근본적인 존재, 즉 독립적인 마음을 강하게 만드는 '타고난 자신의 본성'이 이끄는 대로 살라.* 형태 안(in-form)에 갖혀서 살면 정보(in-form-ation)를 쌓는 데 집중하게 된다. * 정성을 다하지도 못하고 예의를 지키지도 않으려면 그 사람을 만나 시간을 낭비하지 마라. 그 관계는 결국 아무것도 아닌 '대중의 관계'일 수밖에 없다. * 좋은 부모는 자녀들이 부모에게 기대야 할 존재가 아니라 기댈 필요가 없도록 만들어주는 존재이다. * 선하게 행동하지 말고 선함 그 자체가 되어라.* 모든 이란 말 그대로 모든 사람이다. 그저 당신이 정한 규칙과 법에 맞는 사람들만을 의미하는 것이 아니다. * 지금 여기에 존재하지 않는 것에 대한 생각을 놓아버려라.* 도의 길에서 자기 자신을 칭찬하는 것은 건강하고 순수한 것이다. 그러나 자기가 옳음을 주장하는 것은 정말 쓸데없는 일이다. * 원하든 원하지 않든 간에 우리는 생각하는 대로 된다. * 당신을 둘러싼 환경이 어떻든 내면으로부터 고요하게 반응하겠노라고 다짐하라. * 어떤 형태의 폭력도 멀리하라.* 무기로 성취한 모든 승리는 애도해야 할 장례식이다. * 다른 사람에 대한 비난뿐만 아니라 그들을 이해하고자 하는 욕망까지도 피하는 것이 중요하다. 그 대신 자기 자신을 이해하는 데 집중하라. * 다른 사람이 해야 할 것과 하지 말아야 할 것을 당신이 결정하지 마라.* 지금 약하다고 느낀다면 최소한 한 번은 강하다고 느낀 적이 있다는 것이다. 마찬가지로 스트레스를 받고 있다면 스트레스를 받지 않는 것이 어떤 느낌인지도 알고 있다. * 인위적인 원칙들을 거부하고 타고난 본성을 따라 살라* 자신이 독립된 존재라고 생각하지 말고 마주치는 모든 것들 속에서 자신을 보라.* 재미있는 일을 만나려면, 잃을 때도 있어야 한다. 머리를 믿지 마라. * 다른 사람들은 당신을 놀려댈 테지만 바로 그 조롱과 비웃음이 없다면 도가 아니라는 모순을 기억하라.* 숨은 덕에 따라 살면 삶의 모든 것을 받아들일 수 있다. 왜냐하면 자신의 삶은 자신의 선택과 책임에 기인한다는 걸 알았기 때문이다. 반면에 숨은 덕에 따라 살지 않으면 태어날 때 가족과 문화 안에서 이미 자신의 삶이 결정된다고 확신한다. * 싸우지 않겠다고 선언하라. 적이 있다고 느끼는 것보다 더 큰 불행이 없다. 두 상대가 만나면 적이 없는 자가 이긴다. * 전 생애에 걸쳐 해야 할 기도는 '감사합니다' 하나면 된다. 그것으로 족하다. * 경외하는 마음이 중요한 이유는 당신에 대한 에고의 지배력을 약하게 하기 때문이다. * 도의 한 형태인 삶에 대한 존중은 우리 모두가 죽음을 결정할 수 있는 위치에 있지 않다는 것을 이해하게 해 준다.* 자신도 모르게 다른 생명을 죽이는 습관을 점검하라. * 간섭하지 않는 것이야말로 도덕경이 말하는 가장 중요한 덕목 가운데 하나이다. * 자유는 선택이 아니다. 선택은 두 극단의 하나를 택하고 다른 것을 버리는 것이다. 그것은 집착이다. 자유는 오히려 떨어져 나오는 것이다. 대립되는 것들을 융합하여 그 중도를 취하는 것이다.
덧. 보통 '해제'라고 하면 본문과는 동떨어진 개똥철학을 늘어놓거나 핀트가 전혀 맞지 않는 경우가 많아 즐겁게 읽은 기분을 망쳐놓기 일쑤인데 구본형 소장의 해제는 본문과 상관 없이 읽어도 충분히 괜찮더군요. 신종윤 연구원의 번역도 깔끔하니 잘 되었습니다. 공을 들인 티가 역력하네요. 간만에 원서의 내용, 번역, 해제까지 모두 마음에 드는 책을 만났습니다.
덧2. 이 책은 북 크로싱 대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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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학이라면 손사래부터 치는 사람들이 많습니다. 저만 해도 제가 몸담고 있는 심리학과 아주 가까운 옆 동네 학문이면서도 제대로 된 철학서 한 권 끝까지 읽은 적이 없습니다(자랑이냐!!).
이처럼 철학이라면 머리가 지끈지끈 아픈 사람들을 위한 입문서로 '좌파' 냄새가 물씬 나는 황광우 선생이 2006년에 내놓은 책입니다. 이 책이 워낙 큰 반향을 일으키는 바람에 3년 후 2009년에 철학 콘서트 2를 다시 내놓게 되죠.
이 책에는 소크라테스(향연), 플라톤(국가), 석가(반야바라밀다심경), 공자(논어), 예수(성서), 퇴계 이황(성학십도), 토머스 모어(유토피아), 애덤 스미스(국부론), 칼 마르크스(자본론), 노자(도덕경)까지 총 10인의 사상가(?)의 주요 사상과 철학을 아주 이해하기 쉽게 소개하고 있습니다.
황광우 선생은 이 책을 읽고도 더 궁금해 하는 독자들을 위해 먼저 소크라테스와 예수, 모어와 스미스를 읽고 여력이 있으면 석가와 공자, 퇴계와 노자 순으로 읽을 것을 추천하고 있습니다. 플라톤과 마르크스는 아무래도 어려울 거라고 하네요. 자본론을 붙들고 낑낑맸던 적이 있는 저는 십분 동감합니다.
이 책은 각 사상가의 개인사를 꾸역꾸역 따라가지도, 그렇다고 이들의 복잡한 사상 세계를 좌판 벌여놓듯이 쫘악 펼쳐놓지도 않습니다. 그저 각 장마다 등장하는 사상가의 시대로 시간이동을 한 뒤 왜 이들이 그런 이야기를 했는지 조곤조곤 설명할 따름입니다.
그래서 이 책에 등장하는 사상가에 대한 사전 지식이 별로 없는 누구라도 부담 없이 읽을 수 있습니다.
다만 저는 뭔가 재미있을 만 하면, 그리고 이제 좀 깊이있게 들어갈라치면 장이 끝나버리는 것이 영 감질나더군요. 이런 갈급함은 저자의 잘못이 아닙니다. 오로지 번지수를 잘못 짚은 제 잘못이지요.
그래서 불세출의 사상가들이 대체 무슨 이야기를 했는지 궁금한 철학 초보자에게는 추천하지만 난이도 조정을 잘 하셔야 할 듯 합니다.
덧. 제가 이후에도 제대로 된 철학서를 찾아서 읽게 될 지는 잘 모르겠습니다. 누가 알겠습니까. ^^;;;
덧2. 이 책은 북 크로싱 대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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