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지치료기법의 주창자 Aaron T. Beck의 친딸인 Judith S. Beck이 쓴 책입니다. 아버지의 뒤를 이어 그녀도 인지치료를 주 전공 분야로 택했고 아버지와 같은 펜실베니아 대학교 정신의학부에 재직하고 있습니다.
세계적인 대가인 아버지의 뒤를 따라 같은 직장에서 일을 한다라....저라면 도저히 못했을 것 같습니다. 가능하면 아버지와 다른 길을 걷고 같은 분야에서 일을 한다고 해도 최대한 멀리 떨어지려 했을 겁니다. 대가의 자식으로 태어나면 초기 진입 장벽이 엄청 낮아지는 혜택은 있지만 반대로 그게 평생 따라다니는 낙인과 족쇄가 되니까요. 사람들의 기대보다 뛰어나도 아버지를 압도적으로 넘어서는 대가가 되지 않는 이상 아버지의 그늘에 가리게 마련이고 기대보다 별 볼일 없으면 아버지보다 별 볼일 없다고 훨씬 더 가혹한 평가를 받게 되거든요.
어쨌든 저만 하더라도 아론 벡의 딸이 쓴 책이니 이 책에 대해 기대를 하지 않을 수가 없었는데요. 그래서인지 훨씬 더 많이 실망했습니다. 이 책의 표지에 '100% 성공하는 다이어트 6주 프로그램'이라고 쓰인 홍보 문구를 봤을 때 깨달았어야 했는데 말이죠.
홍보 문구만 보면 정말 이 책에 나오는 6주 프로그램을 따라하기만 하면 다이어트에 성공하고 요요 현상도 없이 줄어든 체중을 유지할 수 있을 것 같지만 제가 볼 땐 어림없는 이야기입니다. 그게 가능하려면 두 가지 전제가 충족되어야 합니다. 그리고 이 두 가지 전제는 서로 연결되어 있죠.
첫 번째는 최소한 변화 단계 중 숙고(contemplation) 단계에 이른 상태에서만 인지적인 접근이 가능합니다. 그런데 도박 중독 치료를 하면서 보니까 변화가 필요한 사람들은 대부분 숙고 단계가 아닌 전 숙고(pre-contemplation) 단계에 머물러 있더군요. 그래서 전 숙고 단계에서 숙고 단계로 넘어가기 위한 동기 강화 접근이 필요합니다. 두 번째는 체중이 늘어난 원인 또는 체중을 줄여야 할 필요성에 대한 성찰(깨달음)이 있어야 합니다. 그러한 성찰을 하려면 최소한 숙고 단계에 있어야 하죠. 물론 다이어트를 하겠다는 결심을 했거나 이미 몇 차례 실패를 경험한 사람이라면 이미 숙고 단계에 있는 게 아니냐고 생각할 수 있지만 제 경험으로는 아니었습니다. 도박 중독에서 벗어나려고 시도했지만 실패했던 사람들이라고 해서 숙고 단계에 있는 게 아니더군요.
제가 도박 중독자를 대상으로 미국식의 인지 행동 치료 기법을 적용해보면서 느낀 건 이 치료 기법은 무식하지만 합리적인 미국인을 대상으로 할 때 가장 효과적이라는 겁니다. 미국인들은 자신이 잘 몰랐던 걸 논리적으로 효율성 있게 알려주는 걸 선호하니까요. 그래서인지 똑똑하고 감정적인 한국인에게는 잘 통하지 않습니다.
한국인들이 살을 빼지 못하는 건 인지 치료에서 전제하는 것처럼 다이어트에 대한 왜곡된 생각을 갖고 있어서가 아닙니다. 자신에게 왜곡된 생각이 있다는 걸 너무나 잘 알고 있지만 아무리 해도 그 생각을 바꿀 수 없기 때문입니다. 왜 그런 왜곡된 생각이 생겼는지를 마음 속 깊이 이해하고 있지 못하거든요.
이 책은 인지치료기법의 표준에 가까운 내용으로 가득차 있지만 역설적으로 그렇기 때문에 현장 전문가 뿐 아니라 일반인이 읽어도 별로 새롭게 느껴질 내용이 없습니다. 특히 다이어트를 간절히 원하는 사람이라면 이미 이 책에 나오는 이야기보다 훨씬 더 진보한 내용을 더 많이 접하고 시도해봤을 겁니다.
430페이지나 되는 책을 혹시나 하는 마음으로 끝까지 읽었지만 '월든지기가 흥미롭게 읽은 구절들'을 하나도 건지지 못했네요.
그래서 결론적으로 아무에게도 추천하기 어려운 책입니다.
덧. 이 책은 현재 품절되어 구매하실 수가 없을텐데 곧 북 크로싱 할 예정이니 그래도 읽어봐야겠다는 분은 국민 도서관을 통해 빌려보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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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에 (눈에 띄게 핼쑥해보이는) 제 얼굴을 보고 무슨 일이 있냐고 물어보는 분들이 너무 많아서 일일이 말씀드리기 번거로워 포스팅합니다.
일단 체중을 74kg에서 65kg으로 9kg 감량했습니다. 그게 다는 아니지만요. 이야기가 조금 길어질 수 있는데 최대한 간략하게 말씀드리면,
매년 받는 건강검진을 작년 7월에 받았고(아무 이상이 없었죠), 8월 쯤인가에 갑자기 심한 설사가 시작되어 한 달 정도를 고생한 후 간신히 진정이 되었는데 그 때부터 가슴 윗부분에 체한 증상이 시작되었습니다. 더부룩한 느낌이 계속되니 입맛도 없고 식사를 거르는 일이 많아서 체중이 1~2kg 정도 빠졌습니다. 내과에 다니면서 한 달 이상 치료를 받고 약을 먹었지만 효과가 없었습니다. 결국 위 내시경 검사를 다시 받았는데 별 이상이 없다더군요. 그러면서 내과 의사가 아무래도 췌장 쪽 문제가 의심된다고 했습니다.
아는 분은 아시겠지만 암 중에서 가장 위험하고 악성인 게 '교모세포종'과 '췌장암'입니다. 원인도 불명확할 뿐 아니라 사망률이 매우 높고 치료도 힘들죠. 특히 췌장암은 장기들 사이에 숨어 있어 복부 초음파로도 진단하기 어렵고 초기 증상이 거의 없기 때문에 황달 등의 두드러진 증상이 나타났을 때는 최소 3기 이상으로 진행된 경우가 대부분이라 정말 무서운 암이라고 할 수 있죠.
그마나 초기에 나타나는 증상은 복부 통증, 식욕 부진, 체중 감소 정도인데 이건 흔한 소화불량과 증상이 겹치기 때문에 구분하기 어렵고 피부가 가렵거나 날갯죽지 쪽 등에 통증이 생기는 정도가 특이 증상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그런데 공교롭게도 이 모든 증상이 제게 나타났고요(나중에 생각해보니 겨울이라 피부가 건조해져서 가려운 것이고 잠을 잘못 자서 담이 들린 걸 착각한거였지만요;;;;). 그래서 안식월에 들어간 12월 초부터 췌장암에 대한 폭풍 검색을 하기도 하고 나중에는 잘 가지도 않는 한의원에 가서 침을 맞기도 했습니다(이건 효과가 있었습니다). 거기서도 한의사가 아무래도 췌장암을 변별하기 위해 복부 CT를 찍어보는 게 좋겠다고 해서 12월 16일 여행을 앞두고 전격적으로 복부 CT를 찍었습니다. 결과를 알기 전에는 도저히 편한 마음으로 여행을 못 떠나겠더라고요. 다행히 복부 CT 소견 상 아무런 이상이 없다는 이야기를 듣고 버마 여행은 잘 다녀왔습니다.
하지만 여행 중에 생각을 많이 했죠. 이제 정말 건강에 신경을 써야 할 나이이기도 하고 프리랜서는 몸이 생명인데 그동안 일이 늦게 끝난다고 밤 늦게 야식을 먹고, 운동도 게을리하고, 한의사가 이야기 한 부교감 신경계 기능 상태가 말이 아니라는 것도 마음에 걸렸고요. 그래서 이제부터라도 건강에 신경을 쓰기로 마음을 먹었습니다.
그래서 여행 중간부터 1일 2식으로 식습관을 바꾸었습니다. 제가 하는 일의 특성 상 간헐적 단식을 하기는 어려우니 아침을 거르고 점심, 저녁만 먹기로 했습니다. 그러면 자연스럽게 18시간 단식을 유지하게 됩니다. 중요한 건 그 사이에 아무 것도 먹고 마시지 않는거지요. 깨어 있는 동안 췌장이 충분히 쉴 수 있도록 먹는 걸 두 끼에 몰아넣었습니다. 야식은 당연히 끊었고 가공식품 섭취도 최대한 줄였습니다.
그리고 매일은 못하더라도 일주일에 5일은 유산소와 근육 운동을 꾸준히 했는데 특히 공복 운동으로 체지방을 집중적으로 태웠습니다. 인바디를 측정할 수 있는 체중계를 사서 매일 아침 측정하고 있고요. 그래서 현재 체중 65kg, BMI 21.3, 체지방율 17.1%, 내장 지방지수 8.1을 유지하고 있습니다. 체지방율과 내장 지방지수만 조금만 더 낮추려고 합니다.
호모시스테인 레벨을 낮추기 위해 커피 등 카페인 음료도 하루 1잔 이하로 줄였습니다. 이건 나중에 비타민 C 메가도스 이야기를 하면서 다시 말씀드리겠습니다.
공부를 하면서 새롭게 알게 되었는데 몸에 정말 안 좋은 게 인슐린 저항성이 생기는거더군요. 그러니까 조금씩 자주 먹는 식습관이 가장 몸에 안 좋습니다. 췌장이 쉴 시간을 안 주고 계속 인슐린을 분비하게 되니 나중에는 인슐린 저항성이 생겨서 당뇨가 생길 수 밖에 없고(작년 건강검진에서 당화혈색소 수치가 5.8이 나온 게 이상한 게 전혀 아니었던 것이죠), 거기에 운동도 게을리하니 탄수화물이 체지방으로 저장되는 비율이 높아서 체지방율이 높을 수 밖에 없습니다(마른 비만이 된다는 이야기).
그래서 간헐적 단식을 하듯이 1일 2식을 하면서 먹는 간격을 최대한 벌리고 그 사이에는 아무것도 먹지 않아서 인슐린 저항성을 낮추고 그 사이에 공복 운동을 해서 체지방을 최대한 태우기 시작했습니다. 저탄고지 식사까지 하면 더 좋겠지만 이미 비건식을 하고 있기 때문에 그렇게까지 인위적으로 지방을 태우는 수준까지는 안 가고 자연스럽게 체질을 바꾸려고 노력 중입니다. 거기에 기존에 하던 7~8시간 수면 시간 유지에 틈틈히 스트레칭도 하고 있고요. 스트레칭은 최근에 읽은 책을 소개하면서 다시 말씀드리겠습니다.
이야기가 길어졌지만 어쨌거나 지금은 컨디션이 아주 좋은 상태입니다. 몸이 아주 가볍고 활력도 완벽하게 돌아온 상태입니다. 가끔 1일 2식을 하면 기운이 없거나 배고픔을 견디기 어렵지 않냐고 물어보시는데 부정기적으로 단식을 해 본 분이라면 아시겠지만 우리가 느끼는 배고픔이나 기운 없음은 대개 심리적인 허기를 반영하기 때문에 일시적인 금단 기간만 지나가고 나면 공복이 더 이상 고통스럽지 않고 머리가 맑아져서 더 좋습니다. 집중력도 좋아지고요. 식사량도 자연스럽게 줄게되어 조금만 먹어도 금방 포만감을 느끼게 되고 폭식을 안 하게 됩니다. 원래 음식은 배에서 꼬르륵 소리가 날 때 먹는 게 가장 좋습니다. 영양분을 달라고 몸이 원하는 소리가 꼬르륵하는 소리니까 이 때는 영양소를 고려한 음식을 충분히 먹어주는 게 맞죠.
제가 몸으로 체험한 가장 건강하게 살 빼는 방법을 정리해 보면,
1. 1일 1식, 1일 2식, 24시간 단식, 그 밖의 어떤 간헐적 단식이든 간에 먹는 것 사이의 간격을 최대한 벌림
2. 먹는 건 한번에 몰아서. 먹고 싶은 만큼 먹어도 됨. 조금씩 자주 먹는 게 최악(인슐린 저항성 문제)
3. 꼬르륵 소리가 나지 않으면 끼니를 건너뛰면서 공복 시간을 늘리는 것도 권장
4. 운동은 공복 운동이 최고(체지방을 태우고 골격근량을 키우는 최고의 방법)
5. 가공 식품은 최대한 자제.
다이어트를 해도 살이 안 빠지고 체지방율이 낮아지지 않는 분들은 제가 경험한 걸 참고해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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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새 다이어트 뿐 아니라 건강한 식습관에 대한 사람들의 관심이 날로 높아가는 바람에 로푸드(Raw Food)를 이용한 생채식을 하는 사람의 수도 예전보다 많이 늘었죠.
하지만 생채식을 한 이후로 손발이 차가워지거나 쉽게 피로를 느낀다거나 소화가 잘 안 되는 부작용을 호소하는 분들이 있는데 그건 생채식의 특성을 잘 몰라서 그렇습니다.
생채식을 제대로 하려면 몇 가지 주의할 점이 있죠.
1. 가능한 한 오래 씹어야 한다.
열을 가하지 않은 채소는 조직이 치밀해서 오래 씹지 않으면 소화가 잘 안 됩니다. 초식동물들이 되새김질을 하면서까지 오래 씹는 이유가 다 있습니다. 또한 수분의 비율이 높은 채소를 잘 씹지 않고 차가운 상태로 장으로 그대로 내려 보내면 장이 차가워져 몸에 좋지 않다고 합니다. 그래서 가능한 한 많이 씹어야 합니다.
2. 밭에서 바로 따 섭취한 채소일수록 좋다.
살아있는 풀을 먹는 초식동물과 달리 대부분의 인간은 비닐하우스에서 재배한 채소를 사먹죠. 게다가 한꺼번에 많은 양을 사서 냉장고에 저장합니다. 그런 채소는 찬 기운을 충분히 뺀 뒤 섭취해야 합니다.
3. 실내에 머물며 정신적 활동을 위주로 하는 현대인들은 육류를 주로 섭취하는 사람들에 비해 열 발생이 현저히 떨어질 수 있어 냉증을 조심해야 한다.
그래서 가능하면 햇볕의 기운을 받을 수 있는 야외 신체활동을 병행하는 것이 좋습니다.
4. 생채식도 골고루 먹어야 한다.
오색오미의 채소를 모두 먹는 것이 좋습니다. 곡류, 콩류, 잡곡, 견과류, 채소, 그리고 해초류를 골고루 섭취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건강을 위해서 생채식을 하는 것도 좋지만 무엇보다 인스턴트 식품, 화학 첨가물 섭취와 과식을 피하고 멀리하는 것이 중요하겠지요.
출처 : 월간 Begun 10월호 '생채식, 바로 알고 제대로 하자(by 임동규 가정의학과 전문의)' 중 발훼, 요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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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럼을 손으로만 연주하는 악기로 잘못 알고 있는 사람이 의외로 많더군요. 그러다 보니 운동 효과가 별로 크지 않다고 생각하는 경향이 있습니다. 하지만 드럼만큼 온몸을 고르게 사용하는 악기는 그다지 많지 않습니다. 그리고 운동량도 결코 만만한 것이 아니죠.
궁금한 김에 제가 평소에 하는 걷기 운동과 드럼 연주의 칼로리 소모량을 비교해 보았습니다.
저는 걷기 운동을 러닝 머신 위에서 6.5~7.0km/h의 속도로 40분 정도 하는데 그렇게 되면 대충 4km 정도를 걷는 게 됩니다. 러닝 머신의 칼로리 계산기로는 300kcal정도가 소모됩니다. 밥 한 공기 분량의 칼로리(200~300kcal)를 소모하는 것이지요.
그렇다면 드럼은 어떨까요?
보통 드럼 강습은 3시간을 하게 됩니다. 설명을 듣는 시간과 휴식 시간을 빼면 보통 2시간 30분 정도를 연습용 패드 혹은 세트 드럼 앞에서 보내는데 16비트로 스틱을 두드리는 속도는 1분에 490~530타 정도 됩니다. 대충 510타로 가정하고 510 X 60 X 2.5 = 76500회 정도 되는군요. 물론 현재는 제가 아직 세트 드럼에 익숙하지 않아 왼발 Hihat과 오른발 Base drum을 사용하는 것을 계산하지 않고 손으로 연주하는 것만 계산한 것입니다.
그런데 문제가 있군요. 드럼 1타를 치는데 소모되는 칼로리를 모른다는 것이죠.
그래서 생각한 것이 운동 칼로리 계산기입니다.
바로 요것 ->
운동 칼로리 계산기
이걸로 계산하면 485kcal정도가 되는군요. 이 수치를 근거로 역으로 계산하면 드럼 1타는 6cal 정도를 소모하는 게 되겠네요. 시간당 운동량으로는 빠르게 걷는 운동과 비교해서 절반 정도의 칼로리 소모에 불과하지만 1시간 정도만 드럼 연습을 하는 경우는 거의 없으니 총 소모량으로는 러닝 머신에 못지않습니다. 게다가 드럼 연주는 러닝 머신에 비해 훨씬 재미있답니다. ^^
- 온라인 문법/맞춤법 점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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