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단 단기 상담과 초단기 상담을 어떻게 구분하느냐부터 정리해야 할 것 같은데 저는 대략 3개월 안에 끝나는 12회기 미만 상담은 모두 초단기 상담으로 분류합니다. 그리고 단기 상담은 반 년 정도 진행되는 24회기 상담까지를 의미합니다. 그러니 제 기준에서 최소 24회기가 넘지 않으면 중장기 상담이 아닙니다. 그리고 안타깝게도 우리나라에서는 단기 상담으로 효과를 볼 수 있는 mild한 문제를 가진 내담자는 거의 없습니다. 우리나라 상담 현장에서 수많은 상담자들이 매일 매일 악전고투하면서 노력하는데도 사실 상 생각만큼 치유되는 내담자의 수가 많지 않은 것도 이 때문입니다.
단기 상담의 접근법과 전략들이 비효과적이라서가 아니라 이를 적용할 수 있는 내담자가 없다는 게 문제이죠.
근본적으로는 우리나라 상담 시스템이 장기 상담 위주로 바뀌어야 이 문제를 해결할 수 있을텐데 현실은 반대로 가고 있습니다. 건수 위주의 실적 중심 시스템이 고착되고 있어 제가 볼 때 별로 희망이 없어 보입니다. 그래서 저는 가능한 한 회기 제한이 없는 기관에서 수련을 받아야 하고 이게 불가능하다면 자격증 취득 이후라도 장기 상담이 가능한 곳으로 최대한 빨리 옮기라고 권합니다. 너무 오랫동안 단기 상담 기관에서 일을 하면 실적을 쌓는 것에만 치중하다보니 내담자가 치유되는 경험도 하지 못한 상태에서 연차만 쌓여서 갈수록 마음은 조급해지고 자존감은 낮아지고 다시 마음이 조급해지다가 현타가 오는 악순환의 고리에 빠지게 됩니다.
제가 심리평가 supervision을 할 때 formulation 결과를 바탕으로 개입 방안을 이야기하면 단기 상담 기관에서 일하는 선생님들일수록 표정이 어두워집니다. 현실적인 한계를 절감하기 때문에 그렇죠. 그런 분들에게 제가 항상 이야기하는 현실적인 대안은 아래와 같습니다.
"어설픈 치료적 개입을 하지 말고 모든 회기를 해석 상담에만 집중해서 사용해라"
만약 자신에게 주어진 회기 수가 10회기라면 초기 면접과 심리평가 회기를 제외하면 대략 7~8회기 정도 남을 겁니다. 이 회기 내내 해석 상담을 꼼꼼히 하는 겁니다. 상담자가 분석한 모든 것을 내담자가 몸과 마음에 새겨 상담을 완전히 종결했을 때 상담자와 동일한 수준으로 자신의 문제를 인식하고 있다면 그 상담은 성공한 겁니다. 왜냐하면 온전히 자신을 객관화하여 분석하는 경험을 해 본 사람은 사실 상 없기 때문에 인생의 터닝 포인트가 될 수도 있기 때문입니다.
또한 자신을 이해하는 과정에서 문제의 원인도 파악할 수 있기 때문에 그것만 제대로 해도 다음 상담자와 만났을 때 문제를 해결하는 단계에서 곧바로 이어서 시작할 수 있습니다. 이는
'우리나라의 상담은 마라톤이 아니라 계주에 가깝다' 포스팅에서 말씀드린 것처럼 다음 농부가 곧바로 씨를 뿌릴 수 있도록 밭을 잘 갈아두는 것과도 같습니다.
초단기 상담 현장에서 번아웃되어 현타를 맞은 경험이 있는 상담자라면 한번쯤 고민해 보셨으면 해서 정리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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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까지 제 미니 강의 주제 중 심리평가와 관련이 없는 것(알고 보면 모두 심리평가와 관련이 있지만)으로 꼽았던 건 '애착 외상 치유'와 '중독 상담' 뿐이었습니다.
중독 상담은 제가 독립하기 전의 제 본업이었고 애착 외상은 중독 문제와 깊게 관련되어 있으니 두 주제 모두 제가 주로 하던 일과 연관되어 있었습니다.
그런데 이번 미니 강의 주제는 제가 평소 부정적(?)으로 평가하던 단기 상담입니다. 중독, 애착 외상 미니 강의 뿐 아니라 supervision을 할 때도 단기 상담의 한계에 대해 늘상 강조를 해 왔으면서 왜 단기 상담을 미니 강의 주제로 올리게 된 것에 대해서는 설명이 필요할 것 같습니다.
사실 이 글을 작성하는 지금도 저는 (우리나라) 단기 상담의 효용성에 대해 회의적입니다. 단기 상담을 적용할 수 있는 내담자 군도 협소하고, 적용하는 방법론도 효과적이지 않다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제가 뭐라 생각하든 이미 단기 상담이 상담 현장의 주류로 자리잡은 듯 하고 대부분의 상담자는 독립해서 자신만의 개인 상담실을 운영하지 않는 한 단기 상담을 하지 않을 수가 없습니다.
그래서 어차피 피할 수 없는 단기 상담이라면 제대로 알아야 한다는 생각에서 제가 그동안 해 왔던 단기 상담이란 어떤 것인지, 기존의 단기 상담과 어떤 차이가 있는 지, 그동안 해 왔던 실수, 이를 보완하기 위한 노력의 결과를 미니 강의에서 공개하고자 합니다.
어찌 보면 장기 상담에서나 가능한 기법들을 어떻게 단기 상담에서 구현할 것인가, 이를 위해 상담자가 가져야 할 마음의 자세와 준비가 무엇인지에 초점을 맞추어 진행할 예정입니다.
이번 미니 강의에 대한 기본 내용은 다음과 같습니다.
* 주제 : 단기 상담의 실제
* 다루게 될 구체적인 내용
: 단기 상담을 해야만 하는 상담자에게 도움이 되는 마음 자세, 발상의 전환, 그에 따른 실질적인 준비 내용을 함께 공부하고자 함
* 일시 : 2024년 3월 24일(일) 14:00~18:00(4시간)
-> 전날인 3월 23일 밤 11시 30분에 예약이 마감되고 접속 코드가 발송되니 반드시 그 전에 수강료 입금을 완료하셔야 합니다.
(마감 시간이 얼마 남지 않은 시간에 부랴부랴 예약하고 은행 서버 점검으로 시간 내에 입금을 못 했다며 받아달라고 떼를 쓰는 분들이 계셔서 아예 마감 시간을 30분 당기기로 했습니다;;;)
* 장소 : 구글 Meet을 이용한 화상 강의
-> 구글 Meet 사용법에 대해서는 별도로 안내 메일 드리겠습니다. gmail 계정이 없어도 됩니다.
* 인원 : 최소 10인 이상
-> 선착순 제한없이 신청하실 수 있습니다. 최소 인원인 10명만 넘어가면 강의 확정입니다. 마감되었습니다
* 비용 : 1인 당 4만 원-> 제 계좌번호를 알고 있다고 미리 입금하지 마세요. 신청 확인 메일을 받으신 뒤 입금하시기 바랍니다. 자격 요건에 부합하지 않으면 환불해 드려야 하는데 여간 번거로운 일이 아닙니다!!
-> 강의 전에 미리 불참 통보를 하지 않으면 환불이 안 됩니다. 유의하세요!
* 특징 : 강의 전에 취소하시면 조건 없이 100% 환불, 정원 미달 시에는 강의가 취소됩니다.
# 앞으로는 예약 취소 페널티를 적용하지 않습니다. 언제든 자유롭게 취소하실 수 있지만 선 입금하셔야 하기 때문에 번거로운 절차를 피하기 위해 가능하면 꼭 들으실 분들만 신청하시면 좋겠습니다.
* 수강을 위한 조건(매우 중요! 필독!)
: 이 강의는 임상/상담 장면에서 단기 상담에 대한 실전적 지식을 활용할 임상가를 대상으로 하기 때문에 일반인은 들으실 수 없습니다. 따라서 아래의 조건 중 하나 이상을 반드시 충족하셔야 됩니다.
1. 한국 임상, 상담심리학회 자격 소지자(신청 시 자격 번호 기재 필) : 다른 산하 학회 불인정
2. 한국 임상, 상담심리학회 수련생(온라인 수련 시스템 캡쳐 인증 필) : 다른 산하 학회 불인정
3. 정신건강임상심리사, 임상심리사, 청소년상담사, 전문상담교사(신청 시 자격 번호 기재 필)
: 다른 모든 자격 불인정
-> 심리학 관련 대학원 졸업 자격만으로는 불충분합니다!!
* 신청 방법 : 이메일(수신처 : walden3@walden3.kr)
-> 화상 강의를 위한 이메일 계정은 walden3@gmail.com이 아니니 혼동하시면 안 됩니다.
* 기재 내용 : 이름, 휴대폰 번호, 수강을 위한 조건 여부(수련 여부, 자격증 및 자격 번호 기재 필)
-> 제게 supervision을 받고 있거나 받은 적이 있다고 해도 매번 알려주셔야 합니다.
주의!
회사나 기관에서만 접속 가능한 이메일 주소로 신청하시면 안 됩니다. 언제 어디서든 접속할 수 있는 이메일 주소를 사용하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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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가 supervision을 하면서 정규 수련 과정 중이거나 이를 완료한 전문가들인데도 자신의 역량에 대해 자신감이 부족한 상담자들이 너무 많다는 것에 지금도 놀라곤 합니다.
저는 가장 큰 원인이 자존감을 떨어뜨리는 강압적인 수련 과정에 있다고 보는데 정작 자신은 노하우도 경험도 부족한 주제에 그저 박사, 교수, 자격번호 앞 순위 선배라는 타이틀 하나만 갖고 supervisee를 깎아내림으로써 자신의 알량한 자존감을 유지하는 supervisor가 너무 많습니다. 임상, 상담 따질 것도 없습니다. 다 똑같아요.
상담의 경우는 회기 제한의 단기 상담으로 시스템이 고착화되는 것이 또 하나의 문제입니다. 공급과 수요의 불균형 심화와 함께 예산 배정을 건수 실적 중심으로 하다보니 생기는 고질적인 문제인데 이로 인해 내담자가 완전하게 치유되는 걸 경험한 상담자의 수가 너무 부족합니다. 그러니 자신의 실력에 대한 자신감이 생길 수가 없어요. 그래서 저는 수련 과정 내지는 초심 전문가 시기에 자신의 주력 분야 선정을 위해 최대한 다양한 경험을 해 보는 것과 함께 가능한 한 최기 제한이 없는 세팅에서 일하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고 조언하겠습니다. 급여가 줄어드는 것까지 감수할 정도로 중요하다고 봅니다.
강압적인 수련 과정, 단기 상담 중심의 환경 등은 쉽사리 바뀔 수 없는 것이니 최대한 자신의 마음을 단단히 다지면서 다양한 경험을 쌓는 것으로 보완할 수 밖에 없습니다.
저는 임상 전공자여서 제대로 된 상담 수련 과정을 밟은 적이 없지만 반대로 임상심리전문가 자격을 취득하고 상담을 시작해서 앞서 언급한 강압적인 상담 수련 과정의 악영향으로부터 자유로웠고(꼰대갑질을 당한 적이 없다는 이야기), 상담에 대해 사실 상 아무 것도 모르는 백지 상태였기 때문에 아무런 편견 없이 다양한 상담 공부를 자유롭게 할 수 있어 좋았으며 운 좋게도 회기 제한이 없는 공익 기관(?)에서 자율적으로 근무하면서 중독, 아동/청소년, 부부, EAP 등 다양한 상담을 원 없이 할 수 있었습니다. 그래서 다른 건 몰라도 제가 상담자로서 밟아온 단계를 말씀드리면 제대로 된 수련 과정을 거친 선생님들께 도움이 되지 않을까 생각했습니다.
1단계 : 조기 종결률을 낮추기 위해 노력하는 단계
회기 제한이 있든 없든 대부분의 초심 상담자들은 상담을 구조화하는 것도, 초기 라포를 형성하는 것도 서투릅니다. 하다 못해 내담자가 상담을 편하게 느낄 수 있도록 분위기를 만드는 것도, 마음을 읽어주는 것도, 카리스마있게 보이는 것까지 뭐 하나 제대로 하기 쉽지 않습니다. 그래서 초기 3년 간 제 목표 중 하나가 10회기 이상을 유지하는 비율을 50%로 끌어올리는 것이었습니다.
2단계 : 성공 경험을 하기 위해 노력하는 단계
2단계부터 단기 상담 세팅의 한계가 드러납니다. 상담 목표가 무엇이 되었든 내담자에게 치유 경험이 나타나는 걸 상담자가 확인하면서 세밀하게 조율을 하려면 장기 상담을 하지 않으면 안 됩니다. 내담자의 치유 극대화를 위해 다양한 치료적 기법을 경험하기 위해 여기저기 찾아다니고 다양한 공부를 하면서 이론과 실제의 차이를 메우려고 미친듯이 노력하는 것이 2단계입니다. 2단계 중반이 되면 어느 정도 자신감이 붙으면서 상담이 재미도 있고 보람도 느끼고 자신이 내담자에게 도움이 된다는 생각이 들면서 상담이 더 이상 부담스럽지 않게 됩니다. 제 경우에는 5년차에서 10년차 기간이 그랬습니다.
3단계 : 자신이 어떤 상담자인지 알게 되고 자신에게 맞는 세팅을 완성하는 단계
3단계부터는 스스로 초심자라는 생각을 하지 않게 되고 누가 봐도 초심자처럼 보이지 않습니다. 어떤 문제를 가진 내담자를 만나든 별로 두렵지 않게 되고 자신이 도움을 줄 수 있다는 생각을 자연스레 하게 됩니다. 꽤 많은 성공 경험이 쌓였기 때문에 상담이 치유 효과가 있다는 사실에 대한 의구심이 전혀 없는 상태이고 내담자를 이해하고 싶은 욕구가 상담자인 자신을 이해하려는 욕구로 확장됩니다. 자신에게 잘 맞는 치료 기법이나 접근법을 확립하게 되고 때로는 여러가지 기법을 혼용해서 치료 효과를 극대화하는 방법도 알게 됩니다. 자신이 무엇을 잘 하고 무엇이 약한지도 잘 파악하고 있기 때문에 무리한 욕심을 내지 않고 다른 전문가와 협업하거나 도움을 청하는 것에도 거리낌이 없게 됩니다. 제 경우에는 11년차에서 15년차 기간이 3단계였습니다.
4단계 : 자신이 가고 싶은 길을 정리하는 단계
3단계를 성공적으로 지나왔다면 상담자로서의 강,약점 분석과 노하우 등을 잘 정리한 것에 더하여 자신이 상담자, 분석가, 평가자, 교수, 강연자, 작가, 프로그램 시행자, supervisor 중 어느 세부 직역에 더 잘 어울리는 사람인지도 알게 됩니다. 3단계가 끝나가는 기간에 저는 제가 내담자를 직접 만나는 상담자나 치료자보다는 그동안 익힌 노하우를 전문가에게 알려주는 supervisor, 강연자 역할을 더 좋아하고 잘한다는 걸 알게 되었습니다. 그래서 고민하지 않고 기관에 사표를 던지고 독립할 수 있었습니다(
'인생 Season 2를 시작합니다').
모든 상담자가 저와 똑같은 길을 거치는 건 당연히 아니겠지만 그렇다고 전혀 다른 길을 가는 것도 아닐 거라고 생각합니다. 제가 말씀드린 내용을 참고하여 자신이 어느 단계에 와 있는지를 대략이라도 점검해 보시고 그에 필요한 준비를 하시면 좋을 것 같아서 포스팅 해 보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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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까지 제 미니 강의 주제 중 심리평가와 관련이 없는 것(알고 보면 모두 심리평가와 관련이 있지만)으로 꼽았던 건 '애착 외상 치유'와 '중독 상담' 뿐이었습니다.
중독 상담은 제가 독립하기 전의 제 본업이었고 애착 외상은 중독 문제와 깊게 관련되어 있으니 두 주제 모두 제가 주로 하던 일과 연관되어 있었습니다.
그런데 이번 미니 강의 주제는 제가 평소 부정적(?)으로 평가하던 단기 상담입니다. 중독, 애착 외상 미니 강의 뿐 아니라 supervision을 할 때도 단기 상담의 한계에 대해 늘상 강조를 해 왔으면서 왜 단기 상담을 미니 강의 주제로 올리게 된 것에 대해서는 설명이 필요할 것 같습니다.
사실 이 글을 작성하는 지금도 저는 (우리나라) 단기 상담의 효용성에 대해 회의적입니다. 단기 상담을 적용할 수 있는 내담자 군도 협소하고, 적용하는 방법론도 효과적이지 않다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제가 뭐라 생각하든 이미 단기 상담이 상담 현장의 주류로 자리잡은 듯 하고 대부분의 상담자는 독립해서 자신만의 개인 상담실을 운영하지 않는 한 단기 상담을 하지 않을 수가 없습니다.
그래서 어차피 피할 수 없는 단기 상담이라면 제대로 알아야 한다는 생각에서 제가 그동안 해 왔던 단기 상담이란 어떤 것인지, 기존의 단기 상담과 어떤 차이가 있는 지, 그동안 해 왔던 실수, 이를 보완하기 위한 노력의 결과를 미니 강의에서 공개하고자 합니다.
어찌 보면 장기 상담에서나 가능한 기법들을 어떻게 단기 상담에서 구현할 것인가, 이를 위해 상담자가 가져야 할 마음의 자세와 준비가 무엇인지에 초점을 맞추어 진행할 예정입니다.
이번 미니 강의에 대한 기본 내용은 다음과 같습니다.
* 주제 : 단기 상담의 실제
* 다루게 될 구체적인 내용
: 단기 상담을 해야만 하는 상담자에게 도움이 되는 마음 자세, 발상의 전환, 그에 따른 실질적인 준비 내용을 함께 공부하고자 함
* 일시 : 2023년 10월 29일(일) 14:00~18:00(4시간)
-> 전날인 10월 28일 밤 11시 30분에 예약이 마감되고 접속 코드가 발송되니 반드시 그 전에 수강료 입금을 완료하셔야 합니다.
(마감 시간이 얼마 남지 않은 시간에 부랴부랴 예약하고 은행 서버 점검으로 시간 내에 입금을 못 했다며 받아달라고 떼를 쓰는 분들이 계셔서 아예 마감 시간을 30분 당기기로 했습니다;;;)
* 장소 : 구글 Meet을 이용한 화상 강의
-> 구글 Meet 사용법에 대해서는 별도로 안내 메일 드리겠습니다. gmail 계정이 없어도 됩니다.
* 인원 : 최소 10인 이상
-> 선착순 제한없이 신청하실 수 있습니다. 최소 인원인 10명만 넘어가면 강의 확정입니다. 마감되었습니다
* 비용 : 1인 당 4만 원-> 제 계좌번호를 알고 있다고 미리 입금하지 마세요. 신청 확인 메일을 받으신 뒤 입금하시기 바랍니다. 자격 요건에 부합하지 않으면 환불해 드려야 하는데 여간 번거로운 일이 아닙니다!!
-> 강의 전에 미리 불참 통보를 하지 않으면 환불, 이월이 안 됩니다. 유의하세요!
* 특징 : 강의 전에 취소하시면 조건 없이 100% 환불, 정원 미달 시에는 강의가 취소됩니다.
# 앞으로는 예약 취소 페널티를 적용하지 않습니다. 언제든 자유롭게 취소하실 수 있지만 선 입금하셔야 하기 때문에 번거로운 절차를 피하기 위해 가능하면 꼭 들으실 분들만 신청하시면 좋겠습니다.
* 수강을 위한 조건(매우 중요! 필독!)
: 이 강의는 임상/상담 장면에서 단기 상담에 대한 실전적 지식을 활용할 임상가를 대상으로 하기 때문에 일반인은 들으실 수 없습니다. 따라서 아래의 조건 중 하나 이상을 반드시 충족하셔야 됩니다.
1. 한국 임상, 상담심리학회 자격 소지자(신청 시 자격 번호 기재 필) : 다른 산하 학회 불인정
2. 한국 임상, 상담심리학회 수련생(온라인 수련 시스템 캡쳐 인증 필) : 다른 산하 학회 불인정
3. 정신건강임상심리사, 임상심리사, 청소년상담사, 전문상담교사(신청 시 자격 번호 기재 필)
: 다른 모든 자격 불인정
-> 심리학 관련 대학원 졸업 자격만으로는 불충분합니다!!
* 신청 방법 : 이메일(수신처 : walden3@walden3.kr)
-> 화상 강의를 위한 이메일 계정은 walden3@gmail.com이 아니니 혼동하시면 안 됩니다.
* 기재 내용 : 이름, 휴대폰 번호, 수강을 위한 조건 여부(수련 여부, 자격증 및 자격 번호 기재 필)
-> 제게 supervision을 받고 있거나 받은 적이 있다고 해도 매번 알려주셔야 합니다.
주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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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까지 제 미니 강의 주제 중 심리평가와 관련이 없는 것(알고 보면 모두 심리평가와 관련이 있지만)으로 꼽았던 건 '애착 외상 치유'와 '중독 상담' 뿐이었습니다.
중독 상담은 제가 독립하기 전의 제 본업이었고 애착 외상은 중독 문제와 깊게 관련되어 있으니 두 주제 모두 제가 주로 하던 일과 연관되어 있었습니다.
그런데 이번 미니 강의 주제는 제가 평소 부정적(?)으로 평가하던 단기 상담입니다. 중독, 애착 외상 미니 강의 뿐 아니라 supervision을 할 때도 단기 상담의 한계에 대해 늘상 강조를 해 왔으면서 왜 단기 상담을 미니 강의 주제로 올리게 된 것에 대해서는 설명이 필요할 것 같습니다.
사실 이 글을 작성하는 지금도 저는 (우리나라) 단기 상담의 효용성에 대해 회의적입니다. 단기 상담을 적용할 수 있는 내담자 군도 협소하고, 적용하는 방법론도 효과적이지 않다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제가 뭐라 생각하든 이미 단기 상담이 상담 현장의 주류로 자리잡은 듯 하고 대부분의 상담자는 독립해서 자신만의 개인 상담실을 운영하지 않는 한 단기 상담을 하지 않을 수가 없습니다.
그래서 어차피 피할 수 없는 단기 상담이라면 제대로 알아야 한다는 생각에서 제가 그동안 해 왔던 단기 상담이란 어떤 것인지, 기존의 단기 상담과 어떤 차이가 있는 지, 그동안 해 왔던 실수, 이를 보완하기 위한 노력의 결과를 미니 강의에서 공개하고자 합니다.
어찌 보면 장기 상담에서나 가능한 기법들을 어떻게 단기 상담에서 구현할 것인가, 이를 위해 상담자가 가져야 할 마음의 자세와 준비가 무엇인지에 초점을 맞추어 진행할 예정입니다.
이번 미니 강의에 대한 기본 내용은 다음과 같습니다.
* 주제 : 단기 상담의 실제
* 다루게 될 구체적인 내용
: 단기 상담을 해야만 하는 상담자에게 도움이 되는 마음 자세, 발상의 전환, 그에 따른 실질적인 준비 내용을 함께 공부하고자 함
* 일시 : 2023년 5월 13일(토) 14:00~18:00(4시간)
-> 전날인 5월 12일 밤 11시 30분에 예약이 마감되고 접속 코드가 발송되니 반드시 그 전에 수강료 입금을 완료하셔야 합니다.
(마감 시간이 얼마 남지 않은 시간에 부랴부랴 예약하고 은행 서버 점검으로 시간 내에 입금을 못 했다며 받아달라고 떼를 쓰는 분들이 계셔서 아예 마감 시간을 30분 당기기로 했습니다;;;)
* 장소 : 구글 Meet을 이용한 화상 강의
-> 구글 Meet 사용법에 대해서는 별도로 안내 메일 드리겠습니다. gmail 계정이 없어도 됩니다.
* 인원 : 최소 10인 이상
-> 선착순 제한없이 신청하실 수 있습니다. 최소 인원인 10명만 넘어가면 강의 확정입니다. 마감되었습니다
* 비용 : 1인 당 4만 원-> 제 계좌번호를 알고 있다고 미리 입금하지 마세요. 신청 확인 메일을 받으신 뒤 입금하시기 바랍니다. 자격 요건에 부합하지 않으면 환불해 드려야 하는데 여간 번거로운 일이 아닙니다!!
-> 강의 전에 미리 불참 통보를 하지 않으면 환불, 이월이 안 됩니다. 유의하세요!
* 특징 : 강의 전에 취소하시면 조건 없이 100% 환불, 정원 미달 시에는 강의가 취소됩니다.
# 앞으로는 예약 취소 페널티를 적용하지 않습니다. 언제든 자유롭게 취소하실 수 있지만 선 입금하셔야 하기 때문에 번거로운 절차를 피하기 위해 가능하면 꼭 들으실 분들만 신청하시면 좋겠습니다.
* 수강을 위한 조건(매우 중요! 필독!)
: 이 강의는 임상/상담 장면에서 단기 상담에 대한 실전적 지식을 활용할 임상가를 대상으로 하기 때문에 일반인은 들으실 수 없습니다. 따라서 아래의 조건 중 하나 이상을 반드시 충족하셔야 됩니다.
1. 한국 임상, 상담심리학회 자격 소지자(신청 시 자격 번호 기재 필) : 다른 산하 학회 불인정
2. 한국 임상, 상담심리학회 수련생(온라인 수련 시스템 캡쳐 인증 필) : 다른 산하 학회 불인정
3. 정신건강임상심리사, 임상심리사, 청소년상담사, 전문상담교사(신청 시 자격 번호 기재 필)
: 다른 모든 자격 불인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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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담에는 목표에 따라 다양한 접근 방법이 있습니다. 그 중에서 문제 해결 중심 상담은 보통 회기가 제한된 단기 상담에서 내담자의 병리적 문제가 심각한 수준이 아니고 비교적 상담 목표가 구체적일 때 고려할 수 있죠.
적절한 타이밍에 사용하면 짧은 회기에도 효과적으로 목표를 달성할 수 있는 접근법이지만 이를 위해서는 주의해야 할 점이 몇 가지 있습니다.
* 내담자와 상담자의 목표가 같은 지 꼼꼼히 점검할 것
상담자가 가장 많이 실수하는 것 중 하나는 내담자가 원하는 목표를 아무런 의심없이 그대로 신뢰하는 겁니다.
'의외로 상담자가 빠지기 쉬운 함정 3가지 : 상담자용' 포스팅에서 말씀드린 것처럼 자신의 문제가 무엇인지 정확하게 알고 오는 내담자가 의외로 거의 없으며 내담자가 호소하는 문제가 진짜 문제일 가능성 또한 그다지 많지 않고, 무엇보다 내담자가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만 왔을 가능성도 크지 않기 때문에 항상 감춰진 문제가 있을 가능성을 염두에 두어야 하는 것이죠. 이와 관련해서는
'내담자가 보고하지 않는 문제를 탐색할 것' 포스팅을 참고하시기 바랍니다.
보통 회기가 제한된 상담에서 문제 해결 중심적으로 접근하기 때문에 무엇보다 내담자와 상담자의 목표가 같은 지 꼼꼼히 점검하고 들어가야 합니다. 예를 들어, 직장 동료나 상사와 관계 불화를 호소하는 내담자라고 해도 정작 근본적인 문제는 본인의 적성에 맞지 않는 일을 억지로 하고 있기 때문이라면 대인 관계 기술을 향상시키기 위한 문제 해결 중심적 접근은 결국 실패하게 될 겁니다.
* 내면 아이가 미성숙한지 꼭 확인할 것
문제 해결 중심적 접근을 사용하는 상담자가 흔히 범하기 쉬운 실수는 내담자의 '어른 아이'가 하는 말에만 귀를 기울이는 겁니다. 쉽게 설명하자면 내담자가 의식 수준에서 이야기하는 문제에만 초점을 맞춰 해결하려고 하는 것이죠. 하지만 내면 아이가 하는 말, 그러니까 무의식 수준에서 다뤄야 할 문제는 없는지도 생각해야 합니다. 예를 들어, 폭식 행동을 멈추지 못해 체중 증가로 인한 자존감 저하를 호소하는 성인 여성 내담자가 있다고 할 때 단순히 폭식 행동을 조절하기 위한 문제 해결 중심적 접근을 하면 안 됩니다. 폭식 행동이 자신을 향한 구강 공격성(Inward oral aggression)일 수 있기 때문에 내면 아이의 구강 욕구 좌절 경험을 확인하고 그 경험에 대한 수용과 애도가 충분히 이루어져야 폭식 행동 조절도 가능해집니다.
* 문제를 해결하려고 온 게 아닐 수 있다고 가정할 것
꽤 많은 내담자가 증상을 완화하거나 문제를 해결하려는 게 아니라 직면한 문제를 피하고 싶어서, 단순히 쉬고 싶지만 그럴 수 없어서, 쉬어도 되는지 상담자를 통해 타당화하려고 왔을 수 있습니다. 성인 내담자의 경우 이러한 가능성을 구조화된 검사 결과에서 확인할 수 있습니다. FBS 척도가 65T 이상(
'MMPI-2 FBS 척도의 이해')이거나 Re 보충 척도가 60T 이상(
'MMPI-2 Es, Re, Do 척도의 이해 : GM, GF 척도와 연결하여')이거나, TCI 자율성 성격 중 '책임감' 하위차원이 상대적으로 높다면(
'TCI 하위차원 분석의 중요성 : 성격편') 주의해야 합니다.
이러한 가능성이 의심될 때는 문제를 해결하면 어떻게 된다고 생각하는지, 어떤 상태가 되고 싶은지, 그런 상태가 스스로에게 어떤 의미가 있는지 등을 확인해야 합니다. 예를 들어 자격증 공부를 하는 대학생으로 집중이 안 되고 자꾸 미루게 되는 문제로 방문한 수험생이라면 왜 그 자격증 공부를 하는지, 자격증을 취득하고 난 이후의 계획은 어떻게 되는지, 최종 목표가 무엇인지 등등을 먼저 확인해야지 집중력 향상이나 공부 습관을 바꾸기 위한 문제 해결 중심적 접근을 하는 게 별 의미가 없을 수 있습니다. 자격증 공부를 하고 싶지 않아서 방문했을 수 있으니까요.
'내담자가 보고하지 않는 문제를 탐색할 것' 포스팅에서 말씀드린 것처럼 항상 내담자가 보고하지 않는 문제가 숨겨져 있을 수 있다는 가정을 하는 게 안전합니다. 문제 해결 중심적 접근을 하는 상담자라면 더더욱 그렇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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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운이 좋게도 회기 제한이 없는 기관에서 상담을 했기 때문에 상담이 너무 loose하지 않도록 게을러지는 제 마음만 잘 다독이면 되었지만 안타깝게도 우리나라 대부분 상담 기관에는 회기 제한이 있습니다. 짧게는 4~6회에 불과하며 회기 연장이 가능하다고 해도 20회를 넘기는 게 쉽지 않습니다.
supervision을 하면서 만난 수많은 상담자 선생님들에게는 공통점이 있는데 그건 하나같이 모두 자신감이 부족하다는 거였습니다. 알고 보면 실력이 절대로 부족한 게 아닌데 심리평가 뿐 아니라 formulation, 구조화, 개입 전략에 이르기까지 통 자신이 없습니다. 물론 이는 지나치게 비판적이고 평가 위주로 진행되는 도제식 수련 과정의 영향과 무관하지 않습니다. 그런데 그것만으로는 모두 설명이 되지 않을 정도로 자신감이 부족하더군요.
저는 상담의 성공 경험이 부족해서라고 생각합니다. 근본적인 변화가 일어났을 때 상담자와 내담자 모두 느끼는 '아하 경험', 이전과 확연히 달라진 내담자의 눈빛과 표정, 상담자에게 잘 보이기 위해서가 아니라 온전히 치료 효과를 반영하는 내담자의 행동 변화 등을 경험한 적이 별로 없기 때문입니다. 이를 위해서는 상당한 회기가 필요하거든요.
단기 상담에서도 이런 성공적인 변화가 가능한 거 아니냐고 물으신다면 저도 당연히 동의합니다. 하지만 문제는 단기 상담만으로 이런 변화를 가져올 수 있는, 그야말로 mild한 수준의 문제를 갖고 오는 내담자가 별로 없다는 겁니다. 우리나라 상담 현장에서 만나는 내담자들은 거의 대부분 장기 상담이 필요할 정도로 심각한 수준입니다. 그래서 최소한 1년, 길게는 10년까지 상담을 해야 하는 내담자가 대부분이거든요. 이걸 제가 어떻게 아냐 하면 재발을 밥먹듯이 하는 다양한 수준의 중독 내담자들을 최소 1년에서 길게는 8년까지 상담 해 봤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제가 미니 강의나 supervision을 할 때마다 결국 현장 상담자의 최종 목표는 장기 상담을 할 수 있는 개업 상담자여야 한다고 강조하는 겁니다.
그렇다면 단기 상담을 주로 할 수 밖에 없는 상담자들은 어떻게 해야 할까요?
바로 제목처럼 상담을 마라톤이 아닌 계주처럼 인식하는 겁니다. 저는 이걸 농부의 역할에 비유하기도 하는데요. 지금 우리나라의 상담 현장은 한 명의 농부가 밭을 갈고, 씨앗을 뿌리고, 비료를 주고, 잡초를 뽑고, 수확까지 할 수 가 없습니다. 역할을 나눠서 누구는 밭을 열심히 갈아 다른 농부가 씨앗을 뿌릴 때 발아율을 높일 수 있는 옥토를 만들어야 하고, 누구는 잡초를 열심히 뽑아서 얼굴을 내민 새싹이 자라는 데 방해받지 않도록 환경을 조성해야 하고, 누구는 최적의 타이밍에 가장 좋은 비료를 뿌려 바람직한 생육 환경을 극대화해야 합니다.
그러니 자신에게 맡겨진 단계에서 할 수 있는 최선을 다하고 다음 상담자에게 바통 터치를 잘 하는 것이 능력있는 상담자입니다. 그러려면 자신에게 주어진 단계가 무엇인지 파악할 수 있는 날카로운 분석 능력이 필수겠지요.
그런데 현재 상황에서 대부분의 상담자는 항상 아무런 준비가 되어 있지 않은 초보 내담자를 만나게 되기 때문에 항상 밭을 가는 역할만 하게 됩니다. 그러니 단기 상담 현장에서만 일을 하게 되면 밭은 기가 막히게 갈겠지만 적절한 씨앗을 선택해 뿌려본 적도, 비료를 줘 본 적도, 잡초를 뽑은 적도 없게 되고 특히 수확을 해 본 적이 없기 때문에 '내가 도대체 무엇을 하고 있는 건가' 싶은 자괴감을 버텨낼 수 있어야 번아웃되지 않습니다. 그래서 저는 단기 상담 현장에서 오래 일하는 걸 추천하지 않습니다. 적어도 전문가 자격을 취득하고 난 이후에는 3년 이내에 개업을 하든, 장기 상담이 가능한 기관으로 이직하든 액션을 취해야 합니다.
그래야 자신의 진짜 역량을 충분히 발휘할 수 있습니다. 현장 상담자에게는 마라톤 완주 경험과 온전한 농부 역할이 요구되거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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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새는 회기 제한이 있는 단기 상담이 대세라서 슬프게도 상담자가 상담 종결 시점을 알아차릴 필요가 없습니다. 이미 정해져 있으니까요. 정해진 회기 안에서 최대한의 상담 효과를 끌어낼 수 있도록 노력하는 수 밖에 없습니다.
하지만 공교롭게도 단기 상담에서 충분한 상담 목표를 달성할 수 있는 내담자의 수는 극히 제한적인게 사실이기 때문에 저는 결국 모든 상담자들이 회기 제한이 없는 기관으로 이직하거나 개업을 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그렇지 않으면 상담의 치유 효과에 대한 회의감과 자괴감 때문에 계속 일을 할 수 없게 되니까요.
하지만 TCI를 추가 실시할 타이밍을 잡는 것도 상담자의 몫이기 때문에 상담자는 상담 도중 내담자의 언행을 통해 그 시점을 알아차려야 합니다.
사실 종결을 해도 되는 시점에 다다르면 상담자와 내담자 모두 서로 어느 정도 느낌으로 알게 되지만 대개는 내담자가 먼저 이야기를 꺼내게 됩니다. 보통은 다음과 같은 이야기를 넌지시 합니다.
"우리 언제까지 만나나요?"
"제가 너무 바빠서 그런데 2주에 한 번 정도로 상담 스케줄을 조정하면 어떨까요?"
이 때 주의해야 할 점은 상담자가 종결에 대해 한번도 생각해 본 적이 없는데 내담자가 불시에 꺼내는 이야기는 종결 타이밍이 아닌 저항이나 전이의 관점에서 접근해야 한다는 겁니다. 종결 시점이 되었다면 상담자도 '올 게 왔구나'하는 느낌이 드는 것이 보통입니다.
그럼 반대로 회기 제한이 없는 상담에서 상담자가 먼저 종결을 이야기 할 수는 없는 걸까요? 그럴 수도 있습니다. 내담자가 충분히 치유되었다고 생각하는 경우에 그럴 수 있는데 역시 종결해도 되는 내담자는 올 게 왔구나 하는 태도로 상담자의 질문에 답하게 됩니다. 당연히 화들짝 놀라면서 동요하는 내담자는 종결을 하면 안 된다고 보시면 되고요.
상담이 계속 제자리를 맴도는 느낌이라서 내담자를 흔들어서 주위를 환기하려는 목적으로 상담자가 종결을 이야기하는 건 절대로 피해야 합니다. 우리나라에는 버려지는 것에 대한 공포가 내재된 내담자가 많기 때문에 자칫하면 과거 트라우마를 재경험하게 될 수 있어서 특히 주의를 요합니다.
정리하면 다음과 같습니다.
* 회기 제한이 없는 상담에서 보통 내담자가 먼저 은근하게 종결을 암시하는 질문을 하기 마련이다
* 이 때 상담자는 '올 게 왔구나'하는 느낌을 받게 되며 '응? 이게 뭔 소리지?'하는 생각이 들면 저항이나 전이다
* 상담자가 먼저 종결을 논할 수 있으나 공전하는 상담을 환기하려는 목적으로는 절대 하지 말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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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까지 제 미니 강의 주제 중 심리평가와 관련이 없는 것(알고 보면 모두 심리평가와 관련이 있지만)으로 꼽았던 건 '애착 외상 치유'와 '중독 상담' 뿐이었습니다.
중독 상담은 제가 독립하기 전의 제 본업이었고 애착 외상은 중독 문제와 깊게 관련되어 있으니 두 주제 모두 제가 주로 하던 일과 연관되어 있었습니다.
그런데 이번 미니 강의 주제는 제가 평소 부정적(?)으로 평가하던 단기 상담입니다. 중독, 애착 외상 미니 강의 뿐 아니라 supervision을 할 때도 단기 상담의 한계에 대해 늘상 강조를 해 왔으면서 왜 단기 상담을 미니 강의 주제로 올리게 된 것에 대해서는 설명이 필요할 것 같습니다.
사실 이 글을 작성하는 지금도 저는 (우리나라) 단기 상담의 효용성에 대해 회의적입니다. 단기 상담을 적용할 수 있는 내담자 군도 협소하고, 적용하는 방법론도 효과적이지 않다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제가 뭐라 생각하든 이미 단기 상담이 상담 현장의 주류로 자리잡은 듯 하고 대부분의 상담자는 독립해서 자신만의 개인 상담실을 운영하지 않는 한 단기 상담을 하지 않을 수가 없습니다.
그래서 어차피 피할 수 없는 단기 상담이라면 제대로 알아야 한다는 생각에서 제가 그동안 해 왔던 단기 상담이란 어떤 것인지, 기존의 단기 상담과 어떤 차이가 있는 지, 그동안 해 왔던 실수, 이를 보완하기 위한 노력의 결과를 미니 강의에서 공개하고자 합니다.
어찌 보면 장기 상담에서나 가능한 기법들을 어떻게 단기 상담에서 구현할 것인가, 이를 위해 상담자가 가져야 할 마음의 자세와 준비가 무엇인지에 초점을 맞추어 진행할 예정입니다.
이번 미니 강의에 대한 기본 내용은 다음과 같습니다.
* 주제 : 단기 상담의 실제
* 다루게 될 구체적인 내용
: 단기 상담을 해야만 하는 상담자에게 도움이 되는 마음 자세, 발상의 전환, 그에 따른 실질적인 준비 내용을 함께 공부하고자 함
* 일시 : 2022년 12월 11일(일) 14:00~18:00(4시간)
-> 전날인 12월 10일 밤 11시 30분에 예약이 마감되고 접속 코드가 발송되니 반드시 그 전에 수강료 입금을 완료하셔야 합니다.
(마감 시간이 얼마 남지 않은 시간에 부랴부랴 예약하고 은행 서버 점검으로 시간 내에 입금을 못 했다며 받아달라고 떼를 쓰는 분들이 계셔서 아예 마감 시간을 30분 당기기로 했습니다;;;)
* 장소 : 구글 Meet을 이용한 화상 강의
-> 구글 Meet 사용법에 대해서는 별도로 안내 메일 드리겠습니다. gmail 계정이 없어도 됩니다.
* 인원 : 최소 10인 이상
-> 선착순 제한없이 신청하실 수 있습니다. 최소 인원인 10명만 넘어가면 강의 확정입니다. 오픈 확정입니다 마감되었습니다!!
* 비용 : 1인 당 4만 원-> 제 계좌번호를 알고 있다고 미리 입금하지 마세요. 신청 확인 메일을 받으신 뒤 입금하시기 바랍니다. 자격 요건에 부합하지 않으면 환불해 드려야 하는데 여간 번거로운 일이 아닙니다!!
-> 강의 전에 미리 불참 통보를 하지 않으면 환불, 이월이 안 됩니다. 유의하세요!
* 특징 : 강의 전에 취소하시면 조건 없이 100% 환불, 정원 미달 시에는 강의가 취소됩니다.
# 앞으로는 예약 취소 페널티를 적용하지 않습니다. 언제든 자유롭게 취소하실 수 있지만 선 입금하셔야 하기 때문에 번거로운 절차를 피하기 위해 가능하면 꼭 들으실 분들만 신청하시면 좋겠습니다.
* 수강을 위한 조건(매우 중요! 필독!)
: 이 강의는 임상/상담 장면에서 단기 상담에 대한 실전적 지식을 활용할 임상가를 대상으로 하기 때문에 일반인은 들으실 수 없습니다. 따라서 아래의 조건 중 하나 이상을 반드시 충족하셔야 됩니다.
1. 한국 임상, 상담심리학회 자격 소지자(신청 시 자격 번호 기재 필) : 다른 산하 학회 불인정
2. 한국 임상, 상담심리학회 수련생(온라인 수련 시스템 캡쳐 인증 필) : 다른 산하 학회 불인정
3. 정신건강임상심리사, 임상심리사, 청소년상담사, 전문상담교사(신청 시 자격 번호 기재 필)
: 다른 모든 자격 불인정
-> 심리학 관련 대학원 졸업 자격만으로는 불충분합니다!!
* 신청 방법 : 이메일(수신처 : walden3@walden3.kr)
-> 화상 강의를 위한 이메일 계정은 walden3@gmail.com이 아니니 혼동하시면 안 됩니다.
* 기재 내용 : 이름, 휴대폰 번호, 수강을 위한 조건 여부(수련 여부, 자격증 및 자격 번호 기재 필)
-> 제게 supervision을 받고 있거나 받은 적이 있다고 해도 매번 알려주셔야 합니다.
주의!
회사나 기관에서만 접속 가능한 이메일 주소로 신청하시면 안 됩니다. 언제 어디서든 접속할 수 있는 이메일 주소를 사용하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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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까지 제 미니 강의 주제 중 심리평가와 관련이 없는 것(알고 보면 모두 심리평가와 관련이 있지만)으로 꼽았던 건 '애착 외상 치유'와 '중독 상담' 뿐이었습니다.
중독 상담은 제가 독립하기 전의 제 본업이었고 애착 외상은 중독 문제와 깊게 관련되어 있으니 두 주제 모두 제가 주로 하던 일과 연관되어 있었습니다.
그런데 이번 미니 강의 주제는 제가 평소 부정적(?)으로 평가하던 단기 상담입니다. 중독, 애착 외상 미니 강의 뿐 아니라 supervision을 할 때도 단기 상담의 한계에 대해 늘상 강조를 해 왔으면서 왜 단기 상담을 미니 강의 주제로 올리게 된 것에 대해서는 설명이 필요할 것 같습니다.
사실 이 글을 작성하는 지금도 저는 (우리나라) 단기 상담의 효용성에 대해 회의적입니다. 단기 상담을 적용할 수 있는 내담자 군도 협소하고, 적용하는 방법론도 효과적이지 않다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제가 뭐라 생각하든 이미 단기 상담이 상담 현장의 주류로 자리잡은 듯 하고 대부분의 상담자는 독립해서 자신만의 개인 상담실을 운영하지 않는 한 단기 상담을 하지 않을 수가 없습니다.
그래서 어차피 피할 수 없는 단기 상담이라면 제대로 알아야 한다는 생각에서 제가 그동안 해 왔던 단기 상담이란 어떤 것인지, 기존의 단기 상담과 어떤 차이가 있는 지, 그동안 해 왔던 실수, 이를 보완하기 위한 노력의 결과를 미니 강의에서 공개하고자 합니다.
어찌 보면 장기 상담에서나 가능한 기법들을 어떻게 단기 상담에서 구현할 것인가, 이를 위해 상담자가 가져야 할 마음의 자세와 준비가 무엇인지에 초점을 맞추어 진행할 예정입니다.
이번 미니 강의에 대한 기본 내용은 다음과 같습니다.
* 주제 : 단기 상담의 실제
* 다루게 될 구체적인 내용
: 단기 상담을 해야만 하는 상담자에게 도움이 되는 마음 자세, 발상의 전환, 그에 따른 실질적인 준비 내용을 함께 공부하고자 함
* 일시 : 2022년 2월 27일(일) 14:00~18:00(4시간)
-> 전날인 2월 26일 밤 11시 30분에 예약이 마감되고 접속 코드가 발송되니 반드시 그 전에 수강료 입금을 완료하셔야 합니다.
(마감 시간이 얼마 남지 않은 시간에 부랴부랴 예약하고 은행 서버 점검으로 시간 내에 입금을 못 했다며 받아달라고 떼를 쓰는 분들이 계셔서 아예 마감 시간을 30분 당기기로 했습니다;;;)
* 장소 : 구글 Meet을 이용한 화상 강의
-> 구글 Meet 사용법에 대해서는 별도로 안내 메일 드리겠습니다. gmail 계정이 없어도 됩니다.
* 인원 : 최소 10인 이상
-> 선착순 제한없이 신청하실 수 있습니다. 최소 인원인 10명만 넘어가면 강의 확정입니다. 오픈 확정되었습니다 마감되었습니다!!
* 비용 : 1인 당 4만 원-> 화상 강의인 만큼 원래의 강의료 5만 원에서 20% 할인 적용합니다
-> 제 계좌번호를 알고 있다고 미리 입금하지 마세요. 신청 확인 메일을 받으신 뒤 입금하시기 바랍니다. 자격 요건에 부합하지 않으면 환불해 드려야 하는데 여간 번거로운 일이 아닙니다!!
-> 강의 전에 미리 불참 통보를 하지 않으면 환불, 이월이 안 됩니다. 유의하세요!
* 특징 : 예약 취소 시점과 상관 없이 무조건 100% 환불, 정원 미달 시에는 강의가 취소됩니다.
# 앞으로는 예약 취소 페널티를 적용하지 않습니다. 언제든 자유롭게 취소하실 수 있지만 선 입금하셔야 하기 때문에 번거로운 절차를 피하기 위해 가능하면 꼭 들으실 분들만 신청하시면 좋겠습니다.
* 수강을 위한 조건(매우 중요! 필독!)
: 이 강의는 임상/상담 장면에서 단기 상담에 대한 실전적 지식을 활용할 임상가를 대상으로 하기 때문에 일반인은 들으실 수 없습니다. 따라서 아래의 조건 중 하나 이상을 반드시 충족하셔야 됩니다.
1. 한국 임상, 상담심리학회 자격 소지자(신청 시 자격 번호 기재 필) : 다른 산하 학회 불인정
2. 한국 임상, 상담심리학회 수련생(온라인 수련 시스템 캡쳐 인증 필) : 다른 산하 학회 불인정
3. 정신건강임상심리사, 임상심리사, 청소년상담사, 전문상담교사(신청 시 자격 번호 기재 필)
: 다른 모든 자격 불인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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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미지 출처 : YES24
지금 생각해보면 다행히도 저는 상담 회기 제한이 없는 곳에서 상담을 시작한데다 분야가 도박중독이었기 때문에 초단기 상담부터 200회기 이상의 장기 상담까지 여러 경험을 했지만 최근 상담의 추세는 단기 상담이고 앞으로도 이러한 추세는 바뀔 것 같지 않습니다. 그러니 상담자라면 단기 상담에 관련된 치료적 접근을 고민하고 공부할 수 밖에 없죠.
내담자의 호소 문제가 대인 관계 갈등일 때 굉장히 많은 경우 핵심 문제가 부모-자녀 관계인 걸 보면 대상관계이론에 바탕을 둔 접근을 고려해야 하고 이를 단기 상담에 접목시킨 게 바로 이 책의 주제인 '단기 역동적 심리치료(Time Limited Dynamic Psychotherapy)'입니다.
밴더빌트 대학교의 Hans Strupp이 개발한 이 기법은 내담자의 핵심적인 대인관계 패턴을 치료 과정의 초점으로 삼는데 단기 역동적 심리치료의 전제와 목표, 사례개념화, 상담자의 자세와 역전이 등 핵심적인 내용을 아주 쉽게 설명하는 책입니다. 저자인 Hanna Levenson이 치료자들을 위해 적용한 훈련 과정을 따라가며 진행되기 때문에 책을 읽는 것만으로도 수련을 받고 있는 듯한 생생함을 느낄 수 있습니다. 이런 류의 전문 서적들이 이론적인 내용을 소개하는 것에만 주로 초점을 맞추는 경향이 있는 것을 고려하면 큰 장점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심리평가 supervision을 하면서 제가 자주 하는 이야기인데 부모-자녀 관계 문제, 특히 애착 외상을 입은 내담자의 수가 이미 상당수를 차지하고 지금도 그 수가 빠르게 늘고 있는 걸 감안하면 단기 상담에서 대상관계 문제를 다룰 수 있는 단기 역동적 심리치료는 상담자가 반드시 익혀야 하는 치료 기법 중 하나가 될거라 예상합니다. 그러니 일단 이 책만큼은 꼭 읽으세요. 특히 '순환적 부적응패턴(cyclical maladaptive pattern)'을 추출하는 절차는 반드시 알아두셔야 합니다.
Hanna Levenson의 이 책은 2008년에 학지사에서 나온 version(17,000원)과 2016년에 박영스토리에서 나온 version(15,000원)이 있는데 저라면 오래된 번역 시점과 비싼 가격에도 불구하고 단연코 학지사에서 나온 version을 구매할 겁니다. 왜냐하면 믿고 볼 수 있는 정남운 선생님의 번역본이기 때문입니다. 정남운 선생님의 정평한 번역 솜씨는
'지금-여기에서의 전이분석'(이 책도 강력 추천합니다)에서도 이미 빛을 발한 적이 있죠.
닫기 * 단기 역동적 심리치료(TLDP)는 밴더빌트 대학의 Hans Strupp이 현대 정신분석, 특히 대상관계이론에 바탕을 두고 개발한 접근이다.
* 정신분석 기법 중 단기치료자를 위해 현저하게 바뀐 점은 치료자가 환자의 퇴행과 의존을 피하고 환자의 강점을 강조하며 치료과정을 보다 더 현실에 바탕을 두려고 한다는 것과 ‘완전한 개인사’를 구성하기 위해 생애 초기의 기원적 자료를 수집하는데 상대적으로 관심이 적다는 것이다. 단기 역동적 심리치료에서 치료자는 치료자와 환자 사이의 지금-여기에서의 관계에 더 집중하며, 정보가 불완전해도 기꺼이 그것에 기초하여 개입한다.
* TLDP는 환자가 다른 사람 및 자기 자신과 상호작용하는 방식을 근본적으로 변화시키기 위해 치료자와 환자 사이에 형성되는 관계를 활용한다.
* TLDP는 만성적인 대인 문제나 성격장애를 가진 사람들-이른바 어려운 환자들-을 치료하기 위해 고안된 융통성 있는 단기치료 접근이다.
* TLDP는 만성적이고 역기능적인 상호작용 스타일을 가진 환자를 위한 접근이면서, 시간 사용에 민감한 접근이다.
* TLDP는 대인관계적 단기 심리치료다. TLDP의 목표는 환자들이 부적응적 대인관계 패턴을 반복하지 않도록 돕는 것이며, 이는 치료적 관계라는 맥락에서 새로운 체험과 이해를 촉진함으로써 이루어진다. 치료가 의도하는 바는 환자가 자신 및 다른 사람들과 관계 맺는 방식을 수정하도록 돕는 것이다.
* TLDP 모델의 7가지 기본가정
1. 환자들은 혼란스러운 대인관계에서 비롯된 문제들을 해결하기 위해 대인관계적 치료를 필요로 한다.
2. 역기능적 양식은 과거에 학습된 것이다.
3. 역기능적 양식은 현재 유지되고 있다.
4. 환자는 치료자를 대상으로 대인관계의 어려움을 재현한다.
5. 치료자는 참여관찰자다.
6. 치료자는 환자가 재연하는 문제에 휘말려 들어간다.
7. 주된 대인관계 문제 패턴이 존재한다.
* TLDP에서는 심리적 증상과 문제가 대인관계의 어려움에서 비롯된다고 여긴다. 사람들이 치료를 받을 때 제시하는 주 호소 문제는 불안, 우울 등 DSM의 기초가 되는 증상들인 경우가 많다. 그러나 이러한 불편한 느낌의 원천을 찾아보면 대인관계적 근원이 분명해진다. <- 이 부분 진짜 공감합니다.
* TLDP의 두 가지 주요 목표
1. 환자에게 새로운 경험을 제공한다.
2. 환자에게 새로운 이해를 제공한다.
* TLDP의 두 가지 목표가 마치 별개인 것처럼 제시하였지만, 실제로 새로운 경험과 새로운 이해는 동전의 양면과 같다. 두 가지 목표는 언제나 존재하지만, 특정한 한 시점에 한 목표는 전경이 되고 다른 목표는 배경이 된다.
* TLDP 관점에서 보면, 병리적 증상과 역기능적 행동은 위협적인 상황에 적응하려는 노력의 결과이다.
* 치료 초점의 제한은 단기 역동적 심리치료와 장기 심리치료를 구별하는 주된 개념이다. 단기치료에서는 치료자가 목표를 유지할 수 있도록 안내해주는 중심 주제 또는 핵심 문제가 필요하다.
* TLDP에서 치료 작업의 초점은 환자의 생활에서 역기능적 관계를 만들어 내고 유지시키는 반복되는 대인관계 패턴으로 바로 이런 관계가 일상생활의 문제와 증상을 가져온다. 달리 표현하면, TLDP의 초점은 환자의 부적응적인 상호작용 스타일이다. 이런 상황을 해결하는 방법 중의 하나는 역동적 대인관계 초점, 즉 순환적 부적응 패턴(cyclical maladaptive pattern: CMP)을 추출하는 절차를 개발하는 것이다.
* CMP는 4개의 범주를 사용하여 개인의 대인관계 정보를 체계화한다.
1. 자기의 행동(Acts of the Self) : 환자의 생각, 감정, 소망, 행동 등
2. 타인의 반응에 대한 예측(Expectation of Others’ Reactions)
: 다른 사람들이 자기의 행동에 대해 어떻게 반응할 것인가에 관한 모든 추측과 예상
3. 자기를 대하는 타인의 행동(Acts of Others Toward the Self)
: 환자가 관찰하고 해석한 다른 사람의 실제 행동
4. 자기를 대하는 자기의 행동-내사(Acts of the Self Toward the Self-Introject)
: 자기 자신에 대한 행동과 태도. 환자가 자기 자신을 어떻게 대하고 어떻게 취급하는가
* 환자에 대한 역전이 반응이 대인관계 이야기와 일치하지 않는다면, 아마 (역전이에 대한 고전적인 정의에 맞게) 치료자가 자신의 독특한 개인사의 영향하에서 환자를 경험하고 있기 때문일 수 있다.
* 치료의 평가 단계는 맨 처음 환자와 접촉할 때부터 시작되며, 이는 전화 통화로 시작했다고 해도 마찬가지이다. 이때 치료자는 환자가 말하는 이야기의 내용뿐만 아니라 어떻게(공손하게, 조심스럽게, 또는 극적으로) 말하는가 하는 점에서도 주의를 기울인다.
* TLDP 사례개념화 및 개입의 단계
1. 환자가 자신의 말로 자신의 이야기를 하게 한다.
2. 증상이나 문제와 관련된 대인관계 맥락을 탐색한다.
3. 정보의 수집, 분류, 조사를 위해 CMP 범주를 사용한다.
4. 환자의 말을 경청하며 환자가 (과거와 현재의 관계에 대해) 말한 내용과 치료 회기 중에 상호작용하는 방식에서 환자의 고유한 주제를 찾는다.
5. 환자에 대한 반응(역전이적 밀고 당김)을 인식한다.
6. 치료관계에 나타나는 역기능적 상호작용의 재연에 주의를 기울인다.
7. 치료자와의 관계의 발전에 대해 환자가 어떻게 반응하는지 탐색한다.
8. 환자의 주요한 역기능적 상호작용 패턴을 기술하는 CMP 이야기를 만든다.
9. CMP로부터 치료 목표의 윤곽을 그린다.
10. 환자의 CMP에 맞게, 치료자와 더 적응적인 관계를 맺는 새로운 경험을 하도록 돕는다(목표 1).
11. 환자가 다른 사람들이나 치료자와의 사이에서 발생하는 자신의 역기능적 패턴을 알아내고 이해하도록 돕는다(목표 2).
12. 환자가 자신의 상호작용 방식이 한때는 적응적이었음을 인식하도록 돕는다.
13. 전체 치료 기간에 걸쳐서 CMP를 수정하고 보완한다.
* 나는 수련생들에게 초기 회기(들)에서 환자의 반응을 정보 범주(예컨대, 발달사, 학력, 병력 등)로 구조화하는 전통적인 정신과적 면담이나 임상적 접수면접 방식에 의존하지 말고, 환자들이 자신의 이야기를 하도록 허용하라고 조언한다. 환자의 상호작용 방식에 제약을 덜 가하면, 치료자는 환자 이야기의 내용 뿐만 아니라, 이 정보를 전달하는 방식(예컨대, 세세한 부분을 강조하는가, 모든 책임을 외부 사건이나 사람들에게 떠넘기는가, 치료자가 지도해 주고 안심시켜 주기를 바라는가 등)을 통해서도 환자에 대해 많이 알게 된다. 이런 방식으로 수련생들은 역기능적 패턴의 내용과 과정 모두를 직접 접하게 된다.
* CMP의 4개 범주 중 ‘자기에 대한 행동과 태도’, 즉 내사는 가장 어려운 범주이다. 환자들은 치료가 잘 진행되어 긍정적인 치료 동맹이 확립될 때까지 그들이 어떻게, 또는 왜 특정한 방식으로 자신을 대하는지에 대해 잘 드러내지 않는 경우가 많다.
* 범주로 나누는 것은 주로 치료자가 많은 양의 자료를 체계화하는데 도움을 얻기 위해서이고, 범주들은 결국 모두 합쳐져서 하나의 이야기가 될 것이기 때문이다. 중요한 것은 환자의 행동, 생각, 태도, 동기를 이해하고, 이들이 어떻게 서로 연관되어 대인관계적 역동을 형성하는지를 이해하는 일이다.
* 과정 지향적인 TLDP의 목표는, 환자-치료자 사이가 바람직한 방향으로 나아가도록 하는 것이라면 어떠한 것이라도 인정하고 장려하도록 치료자의 자각과 민감성을 촉진한다.
* TLDP의 선별 준거
1. 정서적 불편
2. 기본적 신뢰
3. 자신의 갈등을 대인관계적 관점에서 생각해 보려는 태도
4. 자신의 감정을 검토해 보려는 태도
5. 치료자와 ‘의미 있는 방식’으로 관계 맺는 능력
* TLDP의 배제 준거
1. 환자가 치료자와의 언어적인 교류 과정에 참여할 수 없다
2. 환자의 문제가 약물 치료 등 다른 방법을 사용하면 더 효과적으로 치료될 수 있다.
3. 환자가 불안을 증가시킬 수 있는 적극적, 해석적, 상호작용적 치료 과정을 견뎌 낼 수 없다(예; 환자가 충동조절 문제, 알코올 및 약물 남용 문제를 가지고 있거나 반복적인 자살 시도 경험이 있다).
* 나는 해석의 시점에 대한 길잡이로서 다음 5가지 원칙을 제시한다.
1. 단기치료에서 치료자는 정보가 불충분해도 (해석을 포함한) 치료적 개입을 해야 한다.
2. 해석은 치료자가 객관적 진실을 밝히는 과정이 아니라, 환자가 말하고 행한 것에 기초해서 그럴듯한 가능성을 찾는 과정을 의미한다.
3. 시기적절한 해석(즉, 치료 과정을 진전시키는 해석)은 환자가 해석에 동의하느냐의 여부로만 판단해서는 안 된다.
4. 치료자는 치료 관계가 발전해 나갈 수 있도록 충분한 시간을 허용해야 한다.
5. 전이 해석의 시기를 결정하는 데 있어서, 치료자는 가능한 한 자세하고 구체적으로 해석을 할 수 있을 때까지 기다려야 한다.
* 시간의 제약을 받는 치료자는 치료 과정에서 부정적 전이가 표출되는 징조가 있을 때 이를 즉시 다루어야 한다. 단기치료에서는 치료 동맹 훼손의 여파와 이에 수반되는 기능상 퇴행을 다룰 시간이 별로 없다.
* TLDP와 특별한 관련이 있는 것은 자기관여적 언급, 즉 역전이 개방이다. 치료자는 환자에 대한 자신의 반응이 환자의 CMP에 기술된 다른 사람들의 반응과 일치하는지를 평가해야 한다. 만일 비슷하다면, 치료자의 반응은 개인적인 역전이가 아니라 상호작용적인 역전이일 가능성이 높다.
* 전이 해석 후에 환자가 정서적 반응을 보이면 치료 성과가 긍정적이지만, 방어적 반응을 보인다면 치료 성과가 부정적일 가능성이 크다.
* 단기치료에서 치료자들은 환자들이 잘 하고 있다는 걸 인식하게 하려고 애씁니다. 우리는 환자의 강점을 강화하고, 긍정적으로 변화하고 있다는 걸 깨닫게 해 주어야 합니다.
* 촉진적인 치료 자세를 가진 치료자란 무엇이든 다 들어주는 사람이 아니라, 환자의 대인관계 도식을 지속적으로 도전하는 사람이다.
* 치료자의 목표는 환자의 상호작용의 함정에 빠지는 것을 피하는 데 있는 것이 아니라, 치료 과정을 촉진하는 일에 이러한 얽힘을 어떻게 사용해야 하는가를 배우는 데 있다.
* 어떤 종류의 치료에서든지 치료자는 자신의 개입의 목적과 그것이 어떻게 받아들여질지를 생각해야 하지만, 단기치료에서는 특히 더 그렇다. 단기치료에서는 치료자가 특정 개입에서 얻고자 하는 것이 무엇인지 늘 평가해야 하고, 각각의 언어적, 비언어적 메시지가 환자에게 어떤 영향을 주는지 생각해 보아야 한다.
* 환자가 있는 곳에서 시작하라, 환자가 있는 곳에 함께 머물라, 환자를 진지하게 대하라
* TLDP에서 종결 시기를 알기 위한 5가지 준거
1. 환자가 중요한 타인과의 상호작용에서 변화를 보이는가? 환자가 이전보다 만족스러운 상호작용을 한다고 보고하는가?
2. 환자는 치료관계 안에서 자기 자신과 치료자에 대해 새로운 경험(혹은 일련의 새로운 경험들)을 하였는가?
3. 치료자와 환자의 관계 수준이 (부모-자녀 관계에서 성인-성인의 관계로) 변화하였는가?
4. 환자에 대한 치료자의 역전이 반응이 (부정적인 것에서 긍정적인 것으로) 바뀌었는가?
5. 환자가 자신의 역동과 이를 유지하기 위해 해 왔던 역할에 대해 어느 정도 이해하고 있음을 보여 주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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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요과 공급의 법칙에 따라 상담자의 공급이 수요 폭증을 따라잡을 수 없기 때문에 우리나라 상담 현장은 점차 단기 상담이 기본 시스템으로 자리잡을 것으로 예상됩니다. 지금도 이미 체계화된 상담 현장(대학, 청소년 등)에서는 그런 방향으로 가고 있죠.
단기 상담의 시간적 한계(내담자의 심리적 상태와 특성을 알아내기 위한 최소 회기 수 확보의 어려움) 때문에 심리평가를 도입할 수 밖에 없고 심리평가의 실시 시기를 결정하는 상담자의 자율성을 침해하는 것도 문제지만 임상 현장처럼 무조건 초기에 실시하는 routine system의 도입이 더 큰 문제입니다.
많은 대학의 학생상담센터에서 내담자가 방문하면 접수 시 선별심리평가(MMPI-2, SCT)를 실시하고 그 결과에 따라 상담자를 배정하는 시스템을 따르고 있습니다. 그런데 이 때 기계적으로 MMPI-2에서 상승한 임상 척도가 많을수록 문제가 심각하다고 판정해 supervisor급 상담자에게 배정하고 상승한 임상 척도가 별로 없으면 문제가 경미하다고 잘못 판정해 인턴 supervisee에게 배정합니다.
하지만 이는 정신건강의학과 병원에서나 통하는 판정 방법입니다. 왜냐하면 상담 현장에서는 아직까지 정신장애로 진단받을 정도의 문제를 가진 내담자보다 기질/성격 상의 문제를 가진 내담자가 더 많이 방문하고 자아 동질성이 강한 성격 장애일수록 MMPI-2와 같은 구조화된 검사에서 심리적 불편감을 드러내지 않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순수하게 MMPI-2의 임상 척도만 높게 상승한 경우는 심리적 불편감을 적극적으로 호소하기 때문에 라포를 형성하는 것도 어렵지 않고 예후도 좋은 편입니다. 결코 지도 교수급 상담자의 능력이 뛰어나서 쉽게 호전되는 것이 아닙니다.
반대로 MMPI-2에서 별다른 척도 상승이 없는데 상담자가 강렬한 전이-역전이를 경험하거나 투사, 반동형성, 조종 등의 방어 기제에 노출됨으로써 정서적 소진을 경험하고 상담이 조기 종결되는 건 이 내담자가 기질/성격 상의 문제를 갖고 있기 때문일 가능성이 큰 것이지 인턴 선생님이 무능해서가 아닙니다.
그러니 선별심리평가를 routine하게 실시하는 시스템을 바꾸지 못하겠으면 최소한 선별심리평가에 TCI라도 추가하기 바랍니다. 적어도 상담자 배정이 반대로 되는 것만이라도 어느 정도 막을 수 있을테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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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로 병원이나 클리닉에서 심리평가를 하는 임상심리학자들은 신경을 쓸 필요가 없는 문제지만 상담 현장에 있는 임상가들은 심리평가를 언제(타이밍이 아닌) 해야 하는지가 상당히 고민되는 문제입니다.
왜냐하면 기존의 상담 시스템에서는 심리평가를 위한 별도의 시간이 마련되어 있지 않기 때문입니다. 이건 상담 업무가 주가 되는 시스템 상의 문제 때문인데 어쨌거나 상담자가 심리평가를 하려면 그렇지 않아도 부족한 상담 회기를 쪼개어 심리평가를 해야 합니다.
그나마 자기 보고형 검사처럼 실시할 수 있는 TCI, MMPI-2/A, SCT 등은 상담을 마치고 옆 검사실에서 작성하고 가도록 하거나 집에서 작성한 뒤 가져오도록 편법을 동원해 실시하고 있으나 문제는 대면 검사입니다.
그래도 HTP, KFD, BGT 정도의 검사들은 많은 시간을 요하지 않기 때문에 상담 시간 내에 충분히 실시 가능하죠. 하지만 상담 1회기 내에 끝내기 어려운 검사들이 문제입니다. 대표적인 것이 지능 검사이고 로샤나 TAT도 검사 실시에 익숙하지 않은 상담자에게는 1회기 내에 끝내기에는 만만치 않은 부담을 줍니다.
가뜩이나 단기 상담 위주로 재편되는 상담 시스템 내에서, 그렇지 않아도 부족한 상담 회기를 심리검사 실시에 할애한다는 건 결코 보통 일이 아닙니다.
그래서 심리평가를 활용하는 것이 상담에 큰 도움을 준다는 걸 알면서도 가능한 한 검사 실시를 꺼리거나 미루게 되고 정작 심리검사 도구를 선택할 때도 상담 회기 내에 실시 가능한 것들에 국한하게 됩니다.
이렇게 되면 생기는
가장 큰 문제는 지능, 로샤, TAT 처럼 중요도가 높은 검사를 실시하지 못함으로써 실질적인 종합심리평가가 불가능하다는 겁니다. 그렇게 되면 점점 더 종합심리평가 경험을 쌓을 기회가 줄게 되고 자기 보고형 검사로 구성된 선별심리평가에만 의존하게 되어 상담자 입장에서는 큰 무기를 잃게 됩니다.
또 하나의 문제는 각 회기 내에 소수의 검사만 실시가 가능하다보니 여러 검사를 시행해야 하는 경우 여러 번의 상담 회기를 잡아먹게 되어 깊이 있는 상담을 진행하기 어려운데다 검사를 실시하는 interval도 늘어나게 되어 검사 결과를 해석할 때 맨 처음에 실시한 검사 결과(예를 들어 MMPI-2/A)와 맨 마지막에 실시한 검사 결과(예; HTP, KFD 등)가 서로 상응하지 않는 경우가 생기게 됩니다.
그렇기 때문에
이 모든 문제를 해결하는 가장 좋은 방법은 심리평가를 위한 별도의 시간을 확보하는 것입니다. 많은 상담 기관에서 심리평가 실시를 위한 시간과 장소를 구조화하는 것에 대해 전혀 고민하지 않는데 그래서는 안 됩니다.
심리평가 후 해석 상담은 상담 회기 중에 할 수도 있지만 심리검사의 실시 만큼은 반드시 충분한 별도의 시간을 확보하여 평가자와 내담자 모두 심리검사에만 온전히 집중할 수 있도록 해야 합니다. 또한 심리검사를 실시하는 공간도 상담실과 구분되는 별개의 검사실로 확보해야 하고요.
가장 최적화된 상담 시스템은 상담자가 상담 회기 수와 심리평가의 실시 시점, 검사 도구의 종류 등을 자율적으로 선택할 수 있는 것인데 최소한 상담 회기 중에 시간에 쫓기어 부랴부랴 심리검사를 실시하는 것만큼은 하지 말아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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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담 현장의 여건 상 장기 상담 대신 20회기 미만의 단기 상담이 주력 접근 방법으로 자리를 잡아가는 추세라서 심리평가에 대한 의존도가 높아지는 건 피할 수 없습니다. 그렇지 않아도 몇 번 되지도 않는 상담 회기를 심리평가에서 손쉽게 얻을 수 있는 정보를 얻기 위해 낭비할 수가 없으니까요.
심리평가를 실시하는 이유는 여러가지가 있겠지만 많은 상담자가 내담자를 이해하기 위해서 심리평가를 실시한다고 합니다. 내담자를 이해하기 위해서라는 건 당위적으로 들리기도 하지만 한편으로는 꽤나 모호하기도 합니다. 내담자를 이해하기 위해서 굳이 심리평가를 실시해야 하냐는 질문에 똑부러지게 답하기 어렵기 때문이죠.
내담자를 이해하기 위해서 심리평가를 실시한다는 임상가들 중 상당수는 대체 내담자의 문제가 뭔지 이해할 수가 없어서 어쩔 수 없이 심리평가의 도움을 받기도 하고 이보다 더 심하게는 내담자에 대한 감조차 잡을 수가 없어서 일종의 가설을 설정하기 위해 심리평가에 의존하기도 합니다. 일단 심리평가를 실시하고 결과물을 손에 쥐고 있으면 조금은 안심되기도 하고 의미있게 나온 결과에 따라 어떻게든 방향을 설정할 수 있으니까요.
하지만 그래서는 안 됩니다. 심리평가는 가설을 세우기 위해서가 아니라 검증하기 위해 실시하는 거니까요.
가설을 설정하려고 심리평가에 의존하는 게 몸에 익으면 내담자에 대한 고민이 멈추게 됩니다. 내담자를 궁금해 하지도 않게 되고 내담자를 분석해야 할 기계처럼 생각하게 되어 나중에는 공감도 잘 안 됩니다.
그러니 심리검사 도구부터 들이미는 버릇을 들이면 안 됩니다. 자신이 속한 기관의 시스템이 그렇게 되어 있으면 끊임없이 건의하고 문제 제기를 해서 바꿔야 합니다.
내담자의 호소 문제를 경청하고, 충분히 공감하고, 깊이 고민하고, 가설을 설정한 뒤에야 그 가설을 설정하기 위해 가장 적당한 심리검사 도구를 선정해서 가장 적절한 타이밍에 실시해야 합니다. 가설을 검증한 뒤에는 그 결과에 따라 상담 목표와 방향을 수정하고 이를 내담자와 공유하고 상의해야 합니다.
중요하기 때문에 다시 한번 강조해서 말씀드립니다.
심리평가는 가설을 세우기 위해서가 아니라 검증하기 위해 실시하는 겁니다.
그러니 심리평가의 도움 없이 가설을 세울 수 있도록 실력을 배양하셔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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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전이라면 상담자가 심리평가를 실시해야 할 일이 생기면 같은 기관에서 일하는 임상심리사에게 넘기거나 외부 기관의 임상심리학자에게 refer했겠지만 앞으로는 그럴 수가 없게 됩니다. 왜냐하면 이미 수요가 공급을 초과했기 때문에 선별심리평가까지 그렇게 처리할 수는 없으니까요.
이미 MMPI-2/A, SCT 조합 또는 MMPI-2/A, TCI 조합의 선별심리평가는 대부분의 상담 현장에서 상담자들이 자체적으로 실시하고 있고 앞으로는 종합심리평가까지 상담자들이 해야 할 겁니다.
그런 의미에서 '나는 상담에 도움이 될 정보를 끌어내기 위해 심리평가를 한 것 뿐이니 보고서 따위는 안 쓰고 그냥 말로 때울래'와 같은 접근이 더 이상 통하지 않습니다.
원래 선별심리검사만 실시했어도 심리평가보고서를 작성하는 게 맞죠. 대충 말로 때우면 안 됩니다. 시간과 비용을 들여 심리평가에 응한 내담자를 기망하는 직무 태만 행위입니다.
서론이 길었는데 그런 의미에서 상담자가 심리평가보고서를 쓸 때 유의해야 할 점을 몇 가지 정리해 봤습니다. 이 중 몇몇은 별도의 포스팅으로 이미 소개한 바 있습니다. 상세한 내용은 각 포스팅을 참고하세요.
1. Reason for Referrals(의뢰 사유) 작성 시 평가 의뢰 사유를 항상 염두에 둘 것
: 임상 전공자에게는 너무나 당연한 이야기지만 상담 전공자들은 상담 의뢰 사유만 생각하기 때문에 심리평가 의뢰 사유를 별도로 상정할 수 있어야 합니다. 즉, 기분이 너무 울적해서 아무 것도 하기 싫고 눈물만 나오는 문제로 내방한 것이 상담 의뢰 사유라면 우울 장애 변별이 평가 의뢰 사유라고 할 수 있겠죠. 아예
의뢰 사유 영역을 작성할 때 상담 의뢰 사유와 평가 의뢰 사유를 구분해서 작성하는 것도 좋은 방법입니다.
* 관련 포스팅 :
'상담 의뢰 사유와 심리평가 의뢰 사유를 구분할 것 : 상담자용'
2. 검사 sign으로 지지되지 않는 내용은 (절대로) 쓰지 말 것
: 심리평가보고서를 작성할 때 주의해야 하는 점 중 하나는 '소설처럼 (생동감있게) 쓰되 소설을 쓰지는 말 것'이라는 원칙입니다. 수검자를 생생하게 그려내는 것은 좋으나 사실이 아닌 평가자의 주관을 사실처럼 써서는 안 된다는 경고이죠. 소설이 되지 않으려면 무엇보다 철저히 심리검사 sign에 의해 지지되는지를 검증하면서 써야 합니다. 즉 앞서 든 예에서처럼 '수검자는 현재 우울한 정서 상태'라고 쓰려면 우울하다는 걸 지지하는 검사 sign을 찾아내 연결할 수 있어야 합니다. 실제로 보고서에 기술하는지의 여부는 그리 중요하지 않습니다(물론 초심자는 개별 검사 sign을 일일이 보고서에 명기하는 연습을 하는 것이 좋습니다).
수검자를 묘사하는 어떤 내용을 보고서에 썼을 때 이를 지지하는 해당 검사 sign을 말할 수 없다면 그 문구는 빼야 합니다. 평가자의 지나친 과잉 해석에서 비롯된 잘못된 결론일 수 있으니까요. 명심하세요. 검사 sign으로 지지되지 않는 문구는 쓰지 않는 게 옳습니다. 그러니 상담 전공자는 임상 전공자보다 심리검사 도구와 검사 sign에 대한 공부에 좀 더 많은 노력을 기울일 필요가 있겠죠.
3. '빼는 방식'이 아닌 '넣는 방식'으로 쓸 것
: 상담 전공자가 심리평가보고서를 망치는 대표적인 방법은 다음과 같습니다. 일단 각 심리검사 결과에서 유의미한 결과를 추려냅니다. MMPI-2/A에서는 68 또는 70T가 넘는 지표, 로샤에서는 별이 뜬 지표, 지능 검사에서는 유의미한 차이가 나는 지표와 소검사 등등. 그 다음에는 각각의 해석집을 뒤져서 내용을 스크랩한 뒤 보고서의 해당 영역에 붙여 넣습니다. 그 다음에 자신의 수검자에게 해당되지 않는다고 생각되는 내용을 빼는 작업을 합니다. 문제는 일단 유의미한 결과라고 해서 몽땅 붙여 넣은 뒤에는 노력이 아깝게 여겨지기 때문에 해당되지 않는 내용이라고 빼는 게 쉽지 않습니다. 그러다보면 그냥 모두 살리는 방향으로 가게 되고 실제 수검자의 모습과는 동떨어진 내용의 보고서가 됩니다.
무엇보다 빼는 방식의 보고서는 군더더기가 많고 지저분하며 자칫하면 앞뒤가 모순된 내용이 들어갈 위험성도 있습니다. 그저 분량이 많아서 내용이 충실해 보이는 착시 효과만 있을 뿐입니다.
심리평가보고서는 넣는 방식으로 써야 합니다. 수검자를 기술할 내용을 하나 찾으면 해당되는 검사 sign이 어디에 있는지 찾아서 교차 검증을 해 보고 이를 통과한 내용만 넣어야 합니다. 당연히 이 방식은 처음에 시간도 많이 걸리고 번거롭습니다. 다 써놓고 보면 분량이 적기 때문에 부실해 보이기도 하고 통 마음에 들지 않을 겁니다. 하지만 수검자에게 정확히 적용할 수 있는 핵심 내용만 들어가 있기 때문에 오류가 없고 심리치료나 상담을 할 때 시작점이 되는 핵심 문제가 담겨 있어서 곧바로 치료로 연결하기도 편합니다. 그러니 처음에는 좀 어렵더라도 처음부터 '빼는 방식'이 아닌 '넣는 방식'으로 쓰는 습관을 들이는 것이 좋습니다.
* 관련 포스팅 :
'심리평가보고서 작성법 : 빼지 말고 넣는 방식으로 쓸 것'
4. 상담이 이미 진행중인 내담자의 경우 상담 내용을 넣지 않도록 주의할 것
: 상담 현장도 점점 단기 상담으로 재편되면서 상담자에게 배정되기 이전부터 선별평가를 실시하는 경우가 늘고 있지만 그래도 상담 도중에 추가적인 정보를 수집하기 위해 심리평가를 실시하는 경우가 있습니다. 즉, 상담자가 평가자의 역할까지 수행해야 하는 거지요. 이 때 특히 주의해야 하는 건
상담 동안에 형성되었던 내담자에 대한 인상과 가설을 심리평가 동안에는 잠시 덮어둬야 한다는 겁니다. 이 개인적인 주관과 선입견의 영향력은 의외로 심리검사 해석에 자신이 없는 상담자의 눈을 흐리게 만들 수 있을 정도로 강력합니다. 마땅한 검사 sign을 찾지 못하는 경우 상담한 내용에서 그 근거를 가져와 보고서에 대신 넣는 것이죠. 보고서를 읽다가 관련 근거를 대지 못하는 어떤 내용이 적혀 있다면 상담 내용에서 가져온 것이 아닌지 스스로에게 물어봐야 하고 그런 경우 원칙적으로 빼야 합니다. 상담 내용으로 수검자의 모든 문제를 알아낼 수 있다면 우리는 애꿎은 내담자에게 불필요한 검사를 강요한 꼴이 되는 거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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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담 현장 분위기가 단기 상담, 구조화된 상담 위주로 바뀌는 추세이기 때문에 덩달아 심리평가의 중요성도 강조되고 있습니다.
물론 여건 상 종합심리평가를 하지는 못하고 MMPI-2/A, SCT 조합으로 구성한 선별심리평가 결과를 상담 전에 routine하게 실시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내담자를 배정받은 상담자는 자신과 상관없이 실시된 선별심리평가 결과를 손에 쥐고 상담을 시작하게 되는데 필요에 따라 추가적인 심리검사 실시를 고려하기도 합니다.
이 때 주로 활용하는 검사는 HTP이며 심리검사에 익숙한 상담자의 경우 로샤, TAT 등을 추가로 실시하기도 합니다.
그런데 로샤 검사의 경우 Exner 방식의 구조적 요약 해석에 익숙한 상담자가 많지 않기 때문에 반응과 inquiry에 입각한 내용 분석 결과를 중심으로 해석합니다.
문제는
비구조화된 검사 결과에 너무 의존하게 되면 가설을 설정, 검증, 채택/기각하는 과정 대신 배경 정보나 상담 내용 등과 일치하는 내용만 선택적으로 활용하게 되어 선별심리평가를 실시하는 이유가 무색해질 수 있다는 겁니다.
이는 상담자가 맥락 정보를 다루는데 익숙해질 수 밖에 없는 훈련 과정 때문인데 선입견과 편향에서 자유로워지기 위해서는 의식적으로 구조화된 검사 활용에 치중할 필요가 있고 특히 구조화된 검사의 대표격인 MMPI-2/A의 결과 해석 공부에 주력해야 합니다.
투사법 검사를 공부하는 것, 특히 로샤의 구조적 요약 해석을 공부하는 건 매우 중요하고 필요하지만 그만큼 객관적인 검사의 결과를 정확하게 이해하고 숙지하는 것도 상담자에게는 중요하다는 점을 아셨으면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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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가 심리평가 관련 강의를 할 때마다 강조하는 것이 두 가지가 있는데 하나는 '모든 심리검사는 대면 검사로 실시하는 것이 원칙이다'는 것이고 다른 하나는 '심리검사 도구의 선택과 검사 실시 타이밍은 평가자가 선택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첫 번째 강조점은 다른 포스팅에서 다시 이야기를 드리기로 하고 오늘은 두 번째 강조점 중 심리검사 도구와 관련된 말씀을 드리려고 합니다.
심리검사 도구를 사용하는 임상가라면 누구나 심리평가보고서를 잘 작성하고 싶을텐데요. 심리평가보고서를 잘 쓰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요? 당연히 수검자의 심리상태를 정확하게 formulation할 수 있어야(즉, 수검자의 심리상태 그림이 잘 그려져야) 합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정확한 심리검사 도구의 선택이 중요하죠.
검사 수가와 관련하여 이미 심리검사 도구 묶음인 battery들이 구성되어 있는 병원 환경은 예전부터 그랬다 치고 요새는 상담 현장도 단기 상담으로 가는 분위기에 편승해서 선별 심리평가를 routine하게 실시하는데, 원래 그래서는 안 됩니다. 효율성만 따지다 보면 소탐대실 할 수 있죠.
앞에서 말씀드린 심리평가보고서를 잘 쓰는 방법을 다시 요약해 보자면, 수검자의 심리 상태를 잘 그려낼 수 있어야 하고 그러려면 제대로 된 검사 도구 선택이 중요합니다.
그러면 검사 도구는 어떻게 선택해야 잘 선택했다고 말 할 수 있는 걸까요? 당연히 평가자가 검사 전에 세웠던 가설(변별 진단을 위한 가설, 성격 역동을 파악하기 위한 가설, 예후를 예측하기 위한 가설 등)을 검증할 수 있는 검사 도구를 선택해야 합니다.
예를 들어 등교 거부 행동을 보이는 중학생의 부적응 양상을 평가하려고 할 때, 학교 생활의 어려움이 낮은 지능에 의한 것으로 의심되는 경우, 이 가설을 검증하기 위해서는 지능 검사와 같은 인지 기능 검사의 실시가 필수적입니다. MMPI-A에서 LAS, IMM이 상승한다고 해도 부분적으로만 이를 입증할 뿐이죠. 결국 지능 검사가 필요합니다.
이미 실시할 검사 도구가 정해져 있는데다 평가자가 검사 도구를 선택해야 한다는 걸 모르는 임상가들은 이미 실시한 검사 결과를 갖고 일종의 '사후 가설'을 세우는데 그건 연구 방법론에서 일단 데이터를 광범위하게 수집한 후 이리저리 통계 분석 프로그램을 돌리면서 소위 말하는 '별이 뜨는' 결과를 중심으로 역방향으로 논문을 엮는 것과 유사한 것입니다. 그것이 옳고 그르냐를 떠나 엄청 비효율적이고 시행착오적인 방법이죠.
원래
심리평가의 가설 검증 절차는 의뢰 사유와 현 병력, 주 호소 문제를 중심으로 가설을 세우고, 그 가설을 검증할 수 있는 검사 도구를 평가자가 선택한 뒤 실시한 검사 결과에 따라 가설을 채택할 것인지, 기각할 것인지를 결정하는 겁니다.
결론을 말씀드리면 심리평가 시 심리검사 도구는 평가자가 필요에 따라 선택, 실시하는 것이 가장 바람직하며 가설을 가장 잘 검증할 수 있다고 판단되는 도구를 선택하는 겁니다. 당연히 가설을 가장 잘 검증할 수 있는 심리검사 도구인지를 파악하려면 심리검사 도구에 대한 이해와 숙지도 필요하고 무엇보다 가설을 잘 세우는 것이 중요합니다.
다음 포스팅에서는 어떻게 해야 심리평가를 위한 가설을 잘 세울 수 있는지에 대해 말씀드리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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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에도 몇 차례에 걸쳐 이야기했던 것 같은데 아동/청소년을 대상으로 하는 개인 상담은 성인 대상의 상담과 많이 다릅니다.
자신의 문제에 대해 어느 정도는 인식하고 있는 상태에서 이를 해결하고자 자발적으로 방문하는 성인과 달리 아동/청소년은 대부분 부모나 보호자의 손에 이끌려 상담실을 방문하게 됩니다. 게다가 기본적인 신뢰감이 부족한 내담자가 많아서 성인보다 훨씬 더 라포 형성이 중요하고 또 어렵습니다.
또한 라포 형성이 되지 않은 상태에서는 어떤 심리치료 기법이나 상담 기술도 제대로 된 효과를 발휘하기 어렵기 때문에 단기 상담의 효과가 제한적인 것도 상담자에게 꽤 큰 부담이 되는 부분입니다.
그러다보니 아동/청소년 상담은 시작도 라포에서 시작하고 끝도 라포에서 끝난다고 봐도 될 정도로 라포 형성이 중요합니다.
그렇다면 아동/청소년과 라포를 형성한다는 건 실질적으로 무엇을 의미할까요?
저는
상담자를 '나를 알아주는 사람'으로 인식하게 되는 것을 라포 형성의 시작으로 보는데 이를 위해 두 가지 원칙을 철저히 지키려고 노력합니다.
그 중 하나는
'완전하게 진실하기'입니다. 치유에 도움이 된다면 거짓을 말하거나 변명할 수 있다는 전제 조건을 달지 않고 어떠한 순간이든 솔직하게 진실만을 말하겠다고 선언하고 그것을 지키는 것입니다. 저는 성인의 경우에도 진실하지 않은 순간이 있는 상담이 진정한 치유를 야기하는 걸 아직까지 본 적이 없습니다. 하물며 basic trust rebuilding이 중요한 아동/청소년 상담에서 완전한 진실성의 중요성은 굳이 강조할 필요가 없을 겁니다.
다시 한번 말씀드리지만 상담자가 '이 정도는 숨겨도 되겠지'. '치유를 위해서는 말하지 말아야 할 것도 있잖아', '모든 것을 말하는 게 내담자에게 좋은 것만은 아니야' 같은 여지를 두면서 상담한다면 라포 형성은 어림없습니다. '완전하게 진실하기'를 마지노선으로 설정해야 가능합니다.
사실 완전하게 진실하기만도 쉽지 않은 일인데 이것만으로 아동/청소년과 라포를 형성하는 건 어렵습니다. 그래서 저는 두 번째 원칙까지 지키려고 노력합니다.
바로
'내담자의 편 되기'입니다. 이 원칙도 그냥 선언적인 수준에서가 아니라 실질적이어야만 효과를 발휘합니다. 최소한 상담 내용이나 심리평가 결과를 알려달라고 요구하는 부모에 맞서 싸울 수 있는 정도가 되어야 지킬 수 있는 원칙입니다. 이것과 관련해서는 예전에 포스팅한 내용('
부모가 아동/청소년의 심리평가 원자료를 보여달라고 하면 어떻게 하나')이 있으니 참고하시고요.
내담자의 치유에 해가 되지 않는 한 어떤 상황에서도 내담자의 편에 서서 내담자의 권리를 옹호하겠다는 강한 마음을 먹지 않는 한 아동/청소년과 라포를 형성하는 길은 요원합니다.
간략하게 정리하자면 다음과 같습니다.
* 아동/청소년 상담에서 라포 형성의 시작은 상담자를 '나를 알아주는 사람'으로 인식하게 만드는 것
* 이를 위한 두 가지 원칙. 1) 완전하게 진실하기, 2) 내담자의 편 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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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에도 몇 번 말씀 드린 적이 있지만 최근 상담 현장의 추세는 단기 상담입니다. 상담에 대한 수요는 폭증하는데 비해 상담자의 공급은 굉장히 더딘 양상이기 때문에 이 추세는 쉽게 바뀌기 어려울 것 같습니다(개인적으로는 불만입니다만).
상담 현장이 단기 상담 위주로 돌아가게 되면 생기는 변화 중 하나가 심리평가의 강조입니다. 정해진 회기 내에 내담자의 문제를 최대한 빨리 파악하고 그에 따른 개입을 해야 하기 때문에 그렇죠. 그러다보니 예전과 달리 모든 내담자를 심리평가하는 것이 통상적인 절차가 되고 있고 앞으로 더욱 그런 방향으로 갈 겁니다.
그렇다면 상담 과정을 통틀어 심리평가는 언제 실시하는 것이 가장 좋을까요?
가장 이상적인 건 전담 상담자가 내담자와 상담을 진행하면서 필요하다고 생각하는 타이밍에 실시하는 것이겠지만 앞에서 말씀드린 것처럼 이미 그런 속 편한 소리나 하고 앉아 있을 수 있는 시기는 지났으니 이건 넘어가고요.
저는 종합심리평가와 선별 평가를 나눌 필요가 있다고 생각하는데,
초기 면담에서 내담자가 호소하는 증상의 종류와 심각도에 따라 선별 평가 실시 여부를 상담자가 결정하는 것이 바람직합니다.
이건 여담이지만 저는 접수 면담과 정식 상담을 나누어 상담자를 따로 두는 사례 관리 체계를 별로 좋아하지 않습니다. 얼핏 보면 효율적일 것 같지만 나중에 추가로 투입되어야 하는 노력을 보면 별로 그렇지도 않고 무엇보다도 접수 면담에서 자신의 문제를 다 이야기한 내담자가 새로 배정받은 상담자에게 똑같은 이야기를 앵무새처럼 다시 해야 한다면 기분이 어떨지를 생각해보세요.
특수한 심리치료적 접근을 추가해야 하는 상황을 예외로 하면 상담은 한 명의 상담자가 첫 접수 상담부터 종결 상담까지 책임지는 방식이 가장 치유적이라고 믿습니다.
어쨌거나 제가 처음 만난 내담자가 호소하는 증상이 예사롭지 않고 심각하다고 판단될 때, 저는 TCI, MMPI-2, SCT를 선별 평가 도구로 활용합니다. 그 결과를 보고 종합심리평가에 포함된 나머지 검사를 추가로 실시할 지, 선별 평가 결과를 해석 상담할 지 결정합니다.
이 절차를 간단히 도식화해서 보여드리자면,
접수 면담 -> 증상의 종류와 심각도에 따라 선별 평가 실시 여부 선택 -> 해석 상담 또는 종합심리평가 추가 실시 -> 결과에 따른 추가 상담 진행
저는 전체 상담 과정 중 심리평가를 비교적 초반에 실시하는 편입니다. 물론 상담을 진행하면서 사전-사후 평가 차원에서 종결을 앞두고 다시 평가하는 경우도 있습니다만 그 때도 종합심리평가보다는 선별 평가 도구를 활용합니다.
포스팅 내용을 정리해 보면 다음과 같습니다.
1. 심리평가 실시 시점은 담당 상담자가 판단해서 결정하는 것이 좋다.
2. 초기 면담(접수 면담)과 정식 상담은 한 사람의 상담자가 전담하는 것이 좋다.
3. 초기 면담 시 내담자가 호소하는 문제의 종류와 심각도에 따라 선별 평가를 실시하고 그 결과를 보고 추가 검사를 실시할 지 해석 상담을 할 것인지 결정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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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상심리전문가 수련 과정에 계신 선생님들께는 별로 언급하지 않는 내용입니다. 왜냐하면 아직까지는 임상심리학자에게 상담 의뢰 사유와 심리평가 의뢰 사유를 의도적으로 구분해야 할 정도로 상담이나 심리치료 케이스가 많이 주어지지 않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상담심리전문가 등 상담을 주 업무로 하는 임상가들은 상담 의뢰 사유와 심리평가 의뢰 사유를 구분하는 것에 대해 의식하고 계셔야 합니다. 그렇지 않으면
심리평가보고서의 의뢰 사유를 적는 부분에 상담 의뢰 사유를 기록하는 문제가 생기니까요.
심리평가보고서의 의뢰 사유는 그야말로 심리평가를 실시하게 된 이유입니다.
상담을 하다 보니 내담자가 호소하는 우울감의 수준이 예상보다 심각해서 약물 치료를 병행해야 하나 고민될 때, 혹은 단순한 우울증이 아닌 과거 트라우마로 인한 우울증이 의심될 때 PTSD 변별을 할 필요가 생겼을 때 심리평가를 실시한다면 그것이 바로 심리평가의 의뢰 사유가 되는 겁니다.
상담 의뢰 사유는 말 그대로 내담자가 상담을 받으러 온 이유가 되겠지요. 언뜻 비슷해 보이지만 미묘한 뉘앙스의 차이가 있고 그것이 내담자를 바라보는 틀을 변화시켜서 큰 차이를 만들어 냅니다.
앞으로 단기 상담이 대세가 되면 상담 의뢰 사유와 심리평가 의뢰 사유가 점차 비슷해질테지만 그 때까지는 둘을 구분하는 연습을 하시는 것이 좋습니다.
둘을 구분해서 내담자를 바라보는 연습을 하면 내담자를 좀 더 긴 호흡으로 조망할 수 있는 눈을 가질 수 있습니다. 심리치료 기법 하나 익히는 것보다 그런 눈을 익히는 것이 상담자의 내공 쌓기에 훨씬 더 큰 도움이 된다고 생각합니다.
덧. 개인적으로 효율성 차원에서만 접근하는 단기 상담 위주의 상담에 반대하는데 그로 인한 심리평가의 남발, 증상 완화 위주의 치료적 접근 유행 등이 상당히 우려됩니다. 결국 내담자나 상담자 모두에게 독이 될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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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에 정신건강의학과 병원에서 임상심리학자가 개인 심리치료(아직까지는 구조화된 접근에 국한되기는 하지만)를 담당하고 있고 그 수요가 너무 빨리 늘어나 과부하까지 걸리고 있다는 이야기를 들었습니다.
물론 Big 5에 해당하는 대형 병원 이야기입니다만 예전에
'임상심리전문가의 미래는 어떻게 될까?'라는 글에서 미래를 바꾸기 위해 반드시 필요한 두 가지 중 하나로 '심리치료 분야의 강화'를 언급한 적이 있는데 제 생각 이상으로 발빠르게 움직이고 있는 곳도 있어서 좀 놀랐습니다.
물론 아직까지 수가 문제가 있기 때문에 현재는 CBT 수가를 일괄적으로 적용할 수 밖에 없고 또한 치료 권한이 의사에게만 있기 때문에 담당 의사의 코사인이 들어가야 하는 등의 제약은 있지만 심리치료를 담당하는 임상심리학자의 수는 점점 늘어날 것이 분명합니다.
사실 오늘 드리려고 하는 말씀은 임상심리 분야가 아닌 상담심리 분야의 이야기입니다. 임상은 심리치료 분야로 확장하게 되고 상담은 심리평가 분야를 확대하게 되어 결국은 한 곳에서 만난다는 말씀을 드리려고 임상심리 분야의 상황을 이야기한 것이지요.
오늘 드리려고 하는 말씀의 핵심은 이것입니다.
상담심리 분야에서 심리치료/상담을 하고 계신 상담심리학자들께서는 좀 더 공격적으로 심리평가를 배우고, 현장에 적용하고, 전문화시켜야 한다는 겁니다. 또 그럴 수 밖에 없는 타당한 이유도 있습니다.
이미 대학교의 학생생활상담연구소의 경우 재학생의 상담 회기 제한을 하고 있는 곳이 많습니다. 상담에 대한 수요가 너무 많아져서 공급을 초과하기 때문에 예전처럼 장기 상담을 제공할 수가 없는 것이죠. 앞으로도 이런 추세는 바뀌기 어려울 겁니다.
고액의 비용을 내지 않는 이상 모든 상담 현장에서 단기 상담을 하는 경향성이 강화되면 상담 프로토콜이 구조화될 수 밖에 없습니다. 그러면
짧은 시간 안에 내담자의 문제를 파악하고 상담 목표를 설정하고 치료 계획을 잡아야 하기 때문에 초기에 심리평가를 실시하는 것이 대세가 될 것으로 보입니다. Full Battery는 아니더라도 최소한 MMPI-2와 SCT에 한 두 가지의 질문지가 추가되는 형태의 screening battery는 routine하게 실시될 겁니다.
그러니 예전처럼 심리평가는 안 해도 되고 상담만 잘 하면 된다는 식의 태도로는 금방 어려움에 봉착하게 될 것으로 예상됩니다. 상담심리학자들에게 심리평가는 반드시 넘어야 할 산이 될 것인데 적극적으로 앞장서서 넘는 분들에게는 오히려 큰 기회가 될 수도 있습니다. 예를 들어 임상심리학자만큼 로샤 검사를 잘 해석하는 상담심리학자라면 어떨까요? 기본적인 치료 기술과 경험에 평가 능력까지 갖춘다면 그야말로 날개를 단 것이 될 겁니다.
저는 임상심리학자로 훈련을 받았고 상담 현장에서 일을 하고 있기 때문에 그게 잘 보입니다. 임상심리학자가 심리치료/상담을 잘 해야 하는 것처럼 상담심리학자가 심리평가에 익숙해져야 하는 시대가 이미 오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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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가 요새 가장 우려하는 상담 현장의 분위기는 단기 상담의 중요성을 강조하는 겁니다.
개업 상담 센터의 경우에는 아직까지는 그 정도가 덜하지만 국가의 직, 간접적 지원을 받거나 voucher 사업을 하는 센터를 중심으로 단기 상담의 압박이 강해지는 걸로 알고 있습니다.
물론 공급에 비해 수요가 압도적으로 많기 때문에 좀 더 많은 내담자에게 상담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 어느 정도 기준이 필요하다는 것에는 동의합니다. 하지만 충분한 고려 없이 임의로 12회기, 16회기, 6개월과 같은 근거없는 주먹구구식의 기준으로 상담 회기를 정하는 건 정말 곤란합니다.
문제의 경중을 따지지도 않고 모든 내담자에게 일괄적으로 적용할 수 있는 기준이란 것 자체가 웃기거든요. 그래도 흐름이 단기 상담으로 가고 있기 때문에 현장에서 일하는 임상가들은 다가오는 단기 상담 체제에 대비할 필요가 있습니다.
앞으로는 초기에 라포를 형성할 회기 수도 대폭 줄어들기 때문에 자칫하면 상담자와 내담자 간 충분한 신뢰가 쌓이지 않은 상태에서 이런저런 치료적 기법이나 worksheet를 사용해야 하는 일들이 늘어날 겁니다.
그렇다면 단기 상담을 할 때에는 초기에 무엇을 해야 하는걸까요?
제가 개인적으로 중요하게 생각하는 점은 바로
상담자와 내담자의 cognitive frame 차이를 줄이는데 주력하는 겁니다.
뭔가 복잡하게 보이지만 사실 많은 상담자들이 이미 하고 있는 것입니다.
아주 흔한 예를 하나 들자면, 상담자가 부모의 간섭을 막아줄 것으로 기대하고 방문하는 청소년 내담자와 강압적인 훈육 방법을 사용하게끔 부모를 자신도 모르게 provoking하지 않도록 내담자의 의사소통 패턴을 교정하려는 상담자가 있습니다.
이 때 상담에 대한 상담자와 내담자의 cognitive frame이 다르기 때문에 상담 목표를 합의하는 것부터가 쉽지 않습니다. 그러므로 상담자는 상담 초기부터 이 차이를 최대한 빨리 확인하고 줄이기 위해 노력해야 합니다.
단기 상담일수록 상담의 치료적 한계 설정, 치료 동맹을 맺기 위한 상담 과정 설명, 사전 동의 부분에 대해 내담자와 이야기를 빨리 나누는 것이 좋습니다. 그 과정에서 cognitive frame의 차이가 극명하게 드러나게 되니까요.
증상 탐색이나 clinical history taking은 좀 더 뒤에 해도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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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년 2월 27일 미니 강의 80회에서 사용했던 PPT입니다.
'단기 상담의 실제'라는 제목으로 4시간 동안 진행되었습니다.
목차는 다음과 같습니다.
* 단기 상담이란
* 모든 상담의 공통 치료 요인 4가지
* 단기 상담에 대한 흔한 오해
* 단기 상담과 장기 상담의 비교
* 단기 상담의 장점
* 단기 상담의 기간
* 단기 상담의 기간 설정
* 상담자가 단기 상담을 꺼리는 이유
* 자발적 회복(Spontaneous Recovery)
* 상담자의 자세
* 상담자의 역할
* 직접적인 제안은 상담에 해로운가
* 상담자의 주요 활동과 단기 상담
* 단기 상담의 목표
* 단기 상담이 적절하지 않은 경우
* 단기 상담에서 심리평가의 활용
* 심리검사의 구분
* 단기 상담의 라포 형성
* 단기 상담의 최초 면접
* 단기 상담의 상담 기록
* 단기 상담의 초기 변화
* 단기 상담의 중기 변화
* 단기 상담의 조기 종결 문제
* 단기 상담의 과제 사용
* 단기 상담의 종결 신호
* 단기 상담에서 종결은 어떻게 하는가
* 단기 상담의 효과
* 단기 상담의 효과 평가
* 단기 상담의 추수 상담
* 변화 단계 파악
* 효과적인 단기 상담을 위한 핵심 요약
* 향후 단기 상담의 추세 전망
딱딱한 원론적인 내용은 최대한 배제하고 현장에서 직접 단기 상담을 해야 하는 임상가들에게 필요한 실전 지식으로만 구성하려고 노력했습니다.
필요한 분들은 얼마든지 내려받아 사용하시면 됩니다. 출처만 명기해 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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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담 supervision을 하다보면 많은 선생님들이 어떤 구체적인 방법으로 내담자에게 도움을 주어야 하는지 답답해 하는 것을 자주 보게 됩니다. 이는 비교적 상담 경험이 많고 능숙한 선생님들의 경우에도 예외가 아닙니다.
특히 근무하는 기관이나 시설에서 정해준 회기만을 진행해야 하는 경우 단기간에 어떤 치료 효과나 성과를 내기 위해 조바심을 내다 보니 더 더욱 구체적인 기술과 기법에만 치중하게 됩니다.
하지만
단기 상담에서 오히려 장기 상담보다 더 중요하게 생각해야 하는 것이 라포(Rapport) 형성입니다. 왜냐하면 장기 상담의 경우에는 내담자와 라포가 공고히 형성되지 않은 것을 모르고 진행하다가도 발생한 문제를 바로잡고 관계를 회복할 시간이 충분하기 때문에 상담자에게 그래도 기회가 있지만 단기 상담에는 그런 기회를 허용하는 시간 자체가 충분하지 않기 때문입니다.
라포만 제대로 형성되면 주어진 회기가 얼마 되지 않은 단기 상담이라도 괄목할 만한 변화가 가능하기 때문에 상담자는 내담자와 라포를 형성하는데 온 힘을 기울여야 합니다.
제 경험 상, 단기 상담이든, 장기 상담이든 라포가 제대로 형성되지 않은 상태에서 소기의 상담 목적을 달성하고 종결하는 경우는 없습니다.
그러니 특정한 technique을 연습하기보다는 내담자와 라포를 형성하는데 힘을 쏟기 바랍니다.
굳이 상담자와 내담자의 관계가 상담에 있어서 가장 중요한 요인이라는 연구 결과들을 인용할 필요도 없습니다.
라포는 상담의 시작이자 끝이며 사실 상 상담의 전부라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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