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책은 'Top 100 House Collection'이라고 부르는 시리즈 물로 건축주의 취향과 생활상이 반영된 단독주택 100채를 소개하고 있습니다.
주로 독일어권 국가인 독일, 스위스, 오스트리아에 위치한 집들이 대부분이지만 프랑스, 벨기에, 영국, 스페인, 미국, 브라질, 멕시코, 호주, 일본 등 세계 여러나라의 참신한 주택도 추가가 되었고 프랑스 최초의 패시브하우스와 미래지향적 태양열 주택, 초소형의 저예산 프로젝트 하우스 등 독창적이고 참신한 단독 주택들도 다수 소개하고 있습니다.
각 집에는 도면과 함께 위치, 공사 기간, 면적, 공법, 난방 에너지 요구량 등 단독 주택을 짓고자 하는 건축주들이 궁금해 할 만한 정보들도 꼼꼼히 수록하고 있습니다.
보통 유럽의 주택 도감이라고 하면 왠히 화려하고 환상적인 이미지를 먼저 떠올리는데 결국 유럽도 우리나라와 마찬가지로 집을 짓는데 있어 가장 우선적으로 고려하는 요소가 건축 비용이고 그에 맞춘 건축 공법을 선택하고 설계를 하게 된다고 합니다. 어디나 사람 사는 것은 비슷하죠.
특이한 건 어떤 건축 공법을 사용하든 유럽에서는 집을 지을 때 거의 1년 이상의 기간이 걸리네요. 경량 목구조의 경우 2~3개월이면 뚝딱 짓는 우리나라와는 많이 다릅니다. 우리나라 기술자들처럼 손이 야물지 않아서 그런 것인지 훨씬 더 꼼꼼하게 지어서 그런 것인지는 모르겠습니다.
어쨌든 이 책은 자신만의 집을 짓겠다고 결심한 건축주가 어떤 집이 마음에 드는지 전혀 모르는 상태에서 자신이 어떤 스타일의 집에 끌리는지 감을 잡기 위해 보면 좋은 책입니다. 저도 이 책을 보면서 대략적인 컨셉을 잡게 되었고 그 다음에
Renee del Gaudio의 'Big Cabin'을 우연히 봤을 때 이거다 싶었거든요.
사실 집을 짓고 싶다고 해도 아파트에서 오래 산 사람들은 자신이 살고 싶은 집을 머릿속에 떠올리는 것 조차 쉽지 않잖아요. 그런 분들이 감을 잡는데 도움이 되는 책입니다.
꼭 자신만의 집을 짓지 않는다고 해도 예쁜 집 보는 걸 즐기는 분들에게도 추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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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지 출처 :
YES24
언제가 될지는 모르겠지만 저는 단독 주택을 짓고 살고픈 꿈이 있습니다. 지금은 아파트에 살고 있지만 제 인생의 90% 정도는 단독 주택에서 살았고 아파트가 편리하다고는 하지만 제게는 답답하고 삭막하지만 여건 상 어쩔 수 없이 사는 공간일 뿐 지금도 틈만 나면 단독 주택을 꿈꾸고 있습니다.
위치가 서울 근교가 될지, 강원도가 될지, 제주도가 될지는 모르겠습니다. 가능하면 친환경으로 짓고 싶고 전기 정도는 태양열 발전 등의 지속 가능한 방식으로 자급자족할 수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그리고 가능하면 목재나 친환경 소재를 이용해 짓고 싶습니다.
그래서 이 책이 2011년 건축 시장을 강타했을 때 당장 사 놓았습니다. 그 이후에 다른 책들을 읽느라고 밀려 이제서야 읽었습니다만....
사실 이 책이 유명세를 타면서 추종(?)하는 사람만큼이나 비판적인 시각으로 보는 사람도 많았습니다만 저는 아무래도 상관 없었습니다. 어차피 어떤 집을 짓고 싶은가에 대한 생각은 이미 확고해진 상태였고 제 생각을 현실로 옮기는데 도움이 되는 정보만 곶감 빼먹듯이 빼먹으면 되는 것이었으니까요. 게다가 제가 당장 집을 지을 것도 아니고 나중에 좀 더 공부를 하면서 교차검증을 해서 사람들이 비판하는 부분 중 옳은 건 배제하면 되죠.
이 책은 이현욱 건축가와 한겨레의 구본준 기자가 힘을 합쳐 7억 3천 3백 50만 원을 만들어 두 가구가 입주할 단독 주택을 지은 전 과정을 정리해 놓은 책입니다. 일명 '땅콩집'인데 집은 두 채인데 마당을 공유하는 새로운 접근법으로 지은 집이죠.
구본준 한겨레 기자는 예전에
'서른살 직장인 책읽기를 배우다(2009)'를 읽을 때 알게 되었는데 그 책 자체는 제게 새로운 책읽기의 즐거움을 주지는 않았지만 의도는 좋았거든요. 그래서 좋은 이미지를 갖고 있었고 이 책의 저자 중 하나라고 해서 더 반갑게 구매할 수 있었습니다.
저는 어차피 이들처럼 넓은 집(2층에 다락방까지 16평 X 3 = 48평)에 살 필요가 거의 없기 때문에 두 채가 연결된 땅콩집을 지을 것도 아니고 최대 30평 안쪽으로 2층이나, 아예 25평 남짓 1층으로 짓고 마당도 그리 넓을 필요가 없었거든요. 이 책을 통해 제가 얻고 싶었던 정보는 제가 꿈꾸고 있는 컨셉의 집을 짓기 위해 꼭 알아야 할 필수적인 몇 가지 정보와 집을 짓는 대략적인 순서 정도였습니다. 그리고 얻었습니다!!!. 게다가 두 저자의 충만한 개념까지 덤으로요.
이 책을 비판하는 분들의 이야기는 자세히 안 들어봐서 잘 모르겠지만 이 책만큼 자신의 분야에 대해 과감하고 솔직하게 오픈하고, 꼼꼼하면서도 친절하게 자신의 경험 그대로를 설명해 주는 책을 별로 본 적이 없습니다.
이 책을 읽기 얼마전에 이현욱 건축가가 더 이상 땅콩집 건축을 하지 않기로 선언해서 좀 아쉽기는 하지만 거품을 뺀 집 짓기를 향한 교두보는 충분히 마련했다고 생각합니다. 뒤는 다른 개념찬 건축가들이 이어야겠지요.
아파트가 아닌 단독 주택으로 자신만의 집 짓기를 꿈꾸는 분들이라면 한번쯤 꼭 읽어보기를 권해드립니다. 소장하셔도 좋을 책입니다. 이 책은 두고두고 읽어야 할 정보가 많아서 북 크로싱을 못하겠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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