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의 단독주택 시장은 그야말로 혼돈의 카우스 그 자체라고 봐도 무방한 수준입니다. 거의 대부분 허가를 위한 도면(흔히 허가방 도면이라고 하는)을 몇 백 만원에 대충 그려서 그걸로 건축 허가 신청을 하고 세부 공정이 거의 없는 엉터리 도면을 시공사에 넘기면 시공사에서 그동안 해 오던 방식 그대로 그때 그때 현장에 맞는 방식의 어림짐작(?)으로 집을 짓죠. 평당 공사비가 얼마인지만 따지는 시장이죠.
그 결과 여름에는 덥고, 겨울에는 추워 난방비 폭탄을 맞게 되고 결로와 곰팡이를 피할 수 없는, 아파트보다 열악한 환경의 집에서 살게 됩니다. 하지만 모든 집이 그런 것은 아니고 이로부터 자유로운 패시브하우스라는 대안이 있죠.
이 책은 플랜트 엔지니어였던 저자가 세종시에 패시브하우스를 짓게 되면서 공부하고 경험했던 내용을 엮은 책입니다. 엔지니어답게 정말 꼼꼼하게 정리해서 패시브하우스 집짓기의 참고서 같은 좋은 책이지만 문제는 전문적인 내용을 거의 학술 서적 수준으로 정리해놓았기 때문에 저 같은 초보 건축주에게는 너무 어렵게 느껴질 수 있다는 것이고 무엇보다 너무 고지식하고 융통성 없게 쓰여져서 이 책의 내용을 곧이곧대로 적용하면 안 됩니다.
저도 처음에 이 책을 읽었을 때는 이렇게 꼼꼼하게 챙겨서 집을 지어야 하는구나 하고 믿었지만 공부를 하면 할수록 저자와 계약한 건축가와 시공사가 불쌍하게 느껴졌습니다. 건축가와 시공사 입장에서는 완전히 진상 손님이거든요. 자신의 집을 철저하게 짓겠다는 의지는 높이 사지만 저렇게 병적으로 행동하지는 말자고 마음을 먹었습니다. 결국 내 집을 짓는 데 결정적인 도움을 주는 사람은 건축가와 시공사니까요. 그들을 믿으면 그들도 마음을 터놓고 타협점을 찾을 수 있으니까요. 물론 믿을 수 있는 건축가와 시공사를 찾은 다음의 일이지만요.
그래도 어쨌든 패시브하우스를 지으려는 예비 건축주라면 이 책은 꼭 읽으셔야 합니다. 워낙 꼼꼼하게 정리된 책이라서 얻을 것이 많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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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기획자였던 저자가 몇 년 동안 내노라하는 아티스트와 유명인들의 집과 건축가를 인터뷰하는 과정에서 삶의 가치가 반영된 집, 삶을 풍요롭게 하는 공간의 가치를 탐구하고 싶어졌다고 합니다. 그래서 살고 싶은 집이란 주제를 들고 단독주택 건축주를 찾아다녔고 그 과정을 정리한 것이 이 책입니다.
이 책에는 그야말로 단독주택과 관련된 정말 다양한 집들이 등장합니다.
1장 '서울에서 단독주택 찾기'에는 도심 속 단독주택, 한옥 원룸, 마당이 있는 집, 한옥마을 모던하우스, 일터를 결합한 샵 인 하우스 등이 소개됩니다.
2장 '서울 근교에서 단독주택 찾기'에는 외콩집, 전원마을 단독주택, 도시 생활형 전원주택, 작업실과 숍을 포함한 전원주택이, 3장 '누구나 꿈꾸는 집'에는 입지적 한계를 극복한 언덕 위의 집, 중소형 타운하우스, 일본식 단독주택을 소개하고 있습니다.
보통 단독주택을 다루는 책은 전원주택을 가정하고 설명하는 경우가 많은데 이 책은 아파트가 아닌 단독주택에는 살고 싶으나 구체적인 모습을 결정하지는 않은 사람들에게 도움이 되는 다양한 집들이 등장합니다. 사실 단독주택이라고 하지만 서울 시내의 낡은 단독주택을 사서 리모델링하고 싶을수도 있고, 한옥에서 살고 싶을 수도 있고, 타운하우스에서 살고 싶을 수도 있고, 집을 짓더라도 근린생활시설로 허가를 내서 일터와 결합하고 싶을 수도 있으니까요.
어떤 집에서 살고 싶은지 자신의 욕구와 취향을 들여다보는 작업은 꼭 필요합니다.
그런 의미에서 이 책은 언젠가 아파트를 떠나 단독주택에서 살고 싶지만 구체적인 그림은 아직 없고 막연함을 느끼는 분들이 읽으면 좋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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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지 출처 :
YES24
언제가 될지는 모르겠지만 저는 단독 주택을 짓고 살고픈 꿈이 있습니다. 지금은 아파트에 살고 있지만 제 인생의 90% 정도는 단독 주택에서 살았고 아파트가 편리하다고는 하지만 제게는 답답하고 삭막하지만 여건 상 어쩔 수 없이 사는 공간일 뿐 지금도 틈만 나면 단독 주택을 꿈꾸고 있습니다.
위치가 서울 근교가 될지, 강원도가 될지, 제주도가 될지는 모르겠습니다. 가능하면 친환경으로 짓고 싶고 전기 정도는 태양열 발전 등의 지속 가능한 방식으로 자급자족할 수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그리고 가능하면 목재나 친환경 소재를 이용해 짓고 싶습니다.
그래서 이 책이 2011년 건축 시장을 강타했을 때 당장 사 놓았습니다. 그 이후에 다른 책들을 읽느라고 밀려 이제서야 읽었습니다만....
사실 이 책이 유명세를 타면서 추종(?)하는 사람만큼이나 비판적인 시각으로 보는 사람도 많았습니다만 저는 아무래도 상관 없었습니다. 어차피 어떤 집을 짓고 싶은가에 대한 생각은 이미 확고해진 상태였고 제 생각을 현실로 옮기는데 도움이 되는 정보만 곶감 빼먹듯이 빼먹으면 되는 것이었으니까요. 게다가 제가 당장 집을 지을 것도 아니고 나중에 좀 더 공부를 하면서 교차검증을 해서 사람들이 비판하는 부분 중 옳은 건 배제하면 되죠.
이 책은 이현욱 건축가와 한겨레의 구본준 기자가 힘을 합쳐 7억 3천 3백 50만 원을 만들어 두 가구가 입주할 단독 주택을 지은 전 과정을 정리해 놓은 책입니다. 일명 '땅콩집'인데 집은 두 채인데 마당을 공유하는 새로운 접근법으로 지은 집이죠.
구본준 한겨레 기자는 예전에
'서른살 직장인 책읽기를 배우다(2009)'를 읽을 때 알게 되었는데 그 책 자체는 제게 새로운 책읽기의 즐거움을 주지는 않았지만 의도는 좋았거든요. 그래서 좋은 이미지를 갖고 있었고 이 책의 저자 중 하나라고 해서 더 반갑게 구매할 수 있었습니다.
저는 어차피 이들처럼 넓은 집(2층에 다락방까지 16평 X 3 = 48평)에 살 필요가 거의 없기 때문에 두 채가 연결된 땅콩집을 지을 것도 아니고 최대 30평 안쪽으로 2층이나, 아예 25평 남짓 1층으로 짓고 마당도 그리 넓을 필요가 없었거든요. 이 책을 통해 제가 얻고 싶었던 정보는 제가 꿈꾸고 있는 컨셉의 집을 짓기 위해 꼭 알아야 할 필수적인 몇 가지 정보와 집을 짓는 대략적인 순서 정도였습니다. 그리고 얻었습니다!!!. 게다가 두 저자의 충만한 개념까지 덤으로요.
이 책을 비판하는 분들의 이야기는 자세히 안 들어봐서 잘 모르겠지만 이 책만큼 자신의 분야에 대해 과감하고 솔직하게 오픈하고, 꼼꼼하면서도 친절하게 자신의 경험 그대로를 설명해 주는 책을 별로 본 적이 없습니다.
이 책을 읽기 얼마전에 이현욱 건축가가 더 이상 땅콩집 건축을 하지 않기로 선언해서 좀 아쉽기는 하지만 거품을 뺀 집 짓기를 향한 교두보는 충분히 마련했다고 생각합니다. 뒤는 다른 개념찬 건축가들이 이어야겠지요.
아파트가 아닌 단독 주택으로 자신만의 집 짓기를 꿈꾸는 분들이라면 한번쯤 꼭 읽어보기를 권해드립니다. 소장하셔도 좋을 책입니다. 이 책은 두고두고 읽어야 할 정보가 많아서 북 크로싱을 못하겠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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