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과스는 과거 탄광촌의 모습을 살펴볼 수 있는 곳입니다. 뒤에 소개드릴 지우펀에 비해 한적하고 고즈넉한 분위기가 매력적이죠. 제가 간 날은 비까지 추적추적 내려 분위기가 더 그랬습니다.
진과스에 오는 사람들이 필수 코스로 들르는 곳 중 하나가 황진보우관입니다. 입장료는 80불입니다.
진과스의 특색을 잘 살린 마스코트. 곰인지 두더지인지 잘 구분이 가지 않는 것이 함정이네요.
황진보우관 내부의 박물관에는 채굴이 한창이던 탄광의 모습을 잘 재현해 놓았습니다.
막장에서 채굴하는 모습도 미니어처로 깨알같이 재현해 놓았네요.
당시에 사용하던 전화 등 물품도 다양하게 전시해 놓았습니다.
그 당시 생활상을 잘 보여주는 각종 사진과 신분증 등의 사료도 많습니다.
밀랍 인형을 이용하여 실제 모습과 비슷하게 구현해 놓은 곳도 있습니다.
이게 그 유명한 220kg짜리 금괴입니다. 이걸 만지면 재물이 들어온다는 속설이 있어서 진과스에 오는 모든 사람들은 이걸 만지러 온다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저도 손을 넣어 만져봤지만 그냥 차가운 금속 덩어리를 만지는 느낌이었습니다. 큰 감흥은 없네요.
황진보우관을 나와 내려가는 길 양쪽으로는 음식점과 카페가 있어서 배를 채우고 목을 축일 수 있습니다. 여전히 비가 추적추적 내리네요.
비로 젖어 있어서 앉아보지는 못했지만 예전에는 이걸로 사람이나 물건을 수송했을 것 같아요.
이렇게 그 당시에 사용하던 철길을 그대로 놔두었거든요.
황진보우관의 금괴 이외에도 인기 있는 건 광부 도시락인데요. 당시에 광부들이 먹던 밥에 돼지고기를 올린 것으로 이곳을 방문하는 사람들이 점심으로 많이 먹습니다. 판매하는 도시락 세트는 젓가락과 보자기, 용기를 가져갈 수 있어서 기념품으로 인기라죠. 가격은 150불.
광부 도시락은 일종의 돼지고기 덮밥이라서 저희가 먹을 수 있는 것이 아니라서 출발할 때 사 간 서브웨이 샌드위치를 어디에서 먹을까 장소를 찾아서 두리번거리다가 발견한 총쫘삥 매대.
국민 간식이라고 부를 수 있는 대만 부침개입니다. 한글 간판까지 마련해 놓은 걸 보면 한국 관광객들이 어지간히 많이 오는 것 같네요.
만드는 과정을 보니 정말 우리나라 부침개하고 비슷해요.
별로 기대하지 않았는데 깜놀할 정도로 맛있습니다. 보기보다 기름기가 별로 없고 담백해요. 사진은 김치 총쫘삥이지만 내용물에 따라 다양한 맛을 즐길 수 있습니다. 한 개에 45불 정도 해요. 함께 간 어르신도 처음에는 시큰둥하셨다가 맛을 보고는 한 개 더 드셨어요. 강추합니다.
총쫘삥 매대 바로 옆에 있던 생강차. 1잔에 30불인데 달지 않고 깊은 맛이 납니다. 무엇보다 양을 엄청 많이 줘서 한 잔으로 세 명이 나눠 마실 정도였어요. 진과스 가실 분들은 경찰서 앞에 있는 매대에서 주전부리로 총쫘삥과 생강차를 드시면 딱입니다.
일단 가볍게 배를 채우고 점심은 지우펀에서 먹기로 했습니다. 지우펀에서 차 마시면서 점심을 먹으면 좋을 것 같아서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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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진푸부에서 취안지탕까지는 차량으로 금방입니다. 어느 정도 걸리는지 계산해보기도 전에 도착했습니다.
취안지탕에서 진과스까지는 걸어서도 충분히 닿을 수 있는 거리이기 때문에 아시아에서 가장 크다는 관우상이 있는 '기당묘'에서부터 슬슬 걸어서 가기로 했습니다.
사당이 원래 있었고 양 옆으로 현대식 건물을 올린 건지 원래부터 이렇게 만든 건지는 잘 모르겠지만 특이하더군요. 기당묘가 취안지탕 초입에 있기 때문에 오르내리는 차량과 사람으로 입구는 굉장히 붐비는 편입니다.
정면에서 보면 안쪽에 깊이 자리하고 있는 관우상을 볼 수 있는데 이래서는 과연 아시아 최고의 크기인지 짐작이 가지 않지만 나중에 어느 정도 큰 지 비교해 볼 수 있는 곳이 따로 있습니다.
관우상이 있는 '기당묘' 뒤쪽 언덕으로 올라가면 우리나라 북촌 마을처럼 골목 골목마다 독특한 가게와 카페를 많이 만날 수 있습니다. 비만 추적추적 내리지 않았어도 더 좋았을텐데요.
여기는 음식점인 것 같은데 가게가 워낙 작아서 안을 제대로 둘러보지도 못했습니다.
독특한 카페나 가게가 정말 많더군요. 날 잡아서 둘러보기만 해도 시간이 잘 갈 것 같습니다.
산등성이를 따라 걷기 때문에 전망이 아주 좋습니다. 비가 내려서 그런지 멀리까지 또렷하게 보이네요.
관우상의 크기가 어느 정도인지 비교해 볼 수 있는 위치까지 왔습니다. 높이 12m에 25톤의 순동으로 만들었다고 하네요. 크기는 확실히 큽니다.
황진푸부에서도 느꼈지만 취안지탕에서 진과스로 넘어가는 산에도 억새가 많이 자라고 있네요. 등산 좋아하는 분들은 운치있는 트래킹을 할 수도 있겠습니다.
공짜 삼림욕을 하면서 걷다 보니 진과스 초입에 이르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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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류에서 진과스로 넘어가는 길에 보면 수이난퉁(수남동)이라고 있습니다. 대만 관광청에서 10대 관광 소도시 중 하나로 신베이시 루이팡구에 속한 3개의 작은 소도시를 묶어 '수이진주'로 명명했는데 각각 '수이난퉁', '진과스', '주펀'를 일컫습니다. 이 세 도시는 차로 10분 거리에 옹기종기 모여 있죠.
예류를 떠나 진과스로 넘어가는 길에 수이난퉁을 지나게 되는데 그 초입에 있는 것이 바로 황진푸부입니다.
억새가 장관인 산을 배경으로 흘러내리는 황금색 폭포가 장관인 곳이죠.
진과스를 들르는 관광객이라면 누구나 들러서 사진을 찍는 핫 스팟입니다. 저희가 도착할 당시만 해도 우산이 필요없을 정도로 빗줄기가 약했는데 나중에는 제법 강해져서 오래 있지 못하고 차 안으로 피해야 했습니다.
광산 채굴로 인해 광석이 지표면으로 드러나고 중금속이 섞인 모래가 침전되어 황금색 폭포가 만들어졌다고 하네요.
바위의 색깔이 정말 노랗네요.
황진푸부는 예류에서 진과스로 넘어가는 길에 위치하고 있습니다. 이 도로는 '로맨틱 도로'로 불리는 진수이루와 연결됩니다.
커다란 산의 품에 포옥 안긴 듯한 마을의 모습입니다.
시간 관계 상 수이난퉁을 들르지는 않고 진과스로 가는 길에 '취안지탕'만 살펴보기로 했습니다.
취안지탕에는 아시아에서 가장 큰 관우상이 있다고 하죠. 나중에 보시겠지만 '과연 그렇겠군'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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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은 하루종일 타이페이 인근 북부의 예류, 스펀, 진과스, 지우펀을 도는 투어를 할 예정이라 가이드가 호텔로 오기로 했는데 9시까지 로비로 내려가야 해서 원래는 7시에 일어나려 했는데 온천 후유증인지 어젯밤 야식 테러 때문인지 몰라도 8시가 넘어서야 겨우 깼습니다. 부랴부랴 씻고 짐을 챙겨서 내려갔죠.
Le Suite Ching Cheng Hotel은 다 좋은데 Dandy Hotel처럼 조식 뷔페의 음식에 이름표가 없어서 채식 요리를 골라먹기가 좀 불편하더군요. 그게 이 호텔의 유일한 단점이었습니다. 게다가 가이드와 약속한 시간이 있어서 마음이 바쁘니 기껏 골라온 음식도 입으로 들어가는지 코로 들어가는지 모를 정도로 후다닥 먹었죠.
9시가 채 안 되었는데 가이드는 이미 로비에 도착해 앉아 있더군요. 타이페이 인근 투어에서는 채식 음식을 먹기 쉽지 않다는 정보를 사전에 들었기에 호텔 근처의 서브웨이에 가서 베지 샌드위치를 라지 사이즈로 2개 사서 차에서 가볍게 먹기로 했습니다.
그래도 서두른 덕분에 9시에 정상적으로 출발할 수 있었습니다. 오늘
투어의 첫 방문지는 예류인데 타이페이에서 차량으로 50분 정도 걸립니다. 예류에는 천만 년 동안 바람과 파도의 풍화작용으로 만들어진 각종 기암괴석을 볼 수 있는 지질공원이 있죠. 그걸 보러 가는 겁니다.
겨울비가 추적추적 내리는 궂은 날씨인데도 엄청난 인파가 몰렸습니다. 가이드가 입장권(1인 당 80불)을 사러 간 사이에 주변을 둘러보니,
입구에서부터 안쪽으로 길게 뻗은 지형이더군요. 총 길이가 대략 1.7km 정도 됩니다. 크게 3개의 구역으로 나뉘는데 오른쪽 위 끝이 등대까지 가는 사람은 거의 없고 대부분의 관광객들은 2번 구역의 끝인 25번에서 돌아나옵니다.
천천히 둘러보면 대략 1시간에서 1시간 30분 정도 걸리는 코스입니다.
각종 기암괴석이 많은 공원이니 바위에 함부로 오르거나 흠집을 내면 안 된다는 경고가 있고 해안가에 근접해서 이동하는데 파도가 높기 때문에 빨간선 밖으로 절대로 나가면 안 된다고 합니다.
운영 시간은 9월에서 이듬해 4월까지는 오전 8시에서 오후 5시까지, 5월에서 8월 성수기에는 오전 8시에서 오후 6시까지입니다.
특이한 건 이 공원의 백미라고 할 수 있는 여왕머리바위를 손상시키면 5백만 불의 벌금을 부과한다고 하네요. 덜덜덜...
입구를 통과해 조금 들어가면 왼쪽에서 곧바로 만날 수 있는 여왕머리바위입니다. 가이드북에서 본 것과 좀 달라서 의아했는데 나중에 보니 진짜 명물인 여왕머리바위는 훨씬 더 안쪽에 있지만 목에 해당하는 부분이 점점 가늘어져 언제 부러질 지 모르기 때문에 이를 대치할 새로운 여왕머리바위를 미리 준비해 놓은거라고 합니다. 머리가 부러져서 '승하'하시면 그 자리에 원래 여왕대신 가져다 놓을건가 봅니다. @.@
입구에서 가까운 곳에 전망대를 마련해 놨는데 풍광이 참 독특하더군요. 이곳은 버섯바위가 포진하고 있는 구역입니다. 잘 보시면 해안가에 빨간 선으로 구분한 곳이 있는데 거기를 넘어가면 안 됩니다. 오늘처럼 날씨가 궂고 파도가 높은 날에는 가끔 높은 파도가 덮쳐서 사람이 물살에 휩쓸려 가기도 한다고 합니다. 실제로 이 날 파도가 빨간 선을 넘어 들이치는 바람에 해안가에 바짝 붙어 있던 사람들이 기겁을 하고 도망치는 풍경이 자주 연출되곤 했습니다. 나중에 보니 반려인이 타임랩스로 찍은 동영상 중에 그런 장면이 잡혔더군요.
보시는 것처럼 사람들이 드나드는 해안가 가까이까지 파도가 들이치기 때문에 자칫하면 위험할 수도 있습니다. 물론 안전요원이 상주하지만 그래도 조심해야죠.
신기한 모양의 바위도 멋있었지만 저는 그보다는 풍광이 더 마음에 들었습니다. 바위와 바다의 조화가 멋지더군요.
전망대 왼쪽 산 꼭대기에는 관측소나 군 시설 같은 건물이 있습니다. 들어가지 말라고 해서 가까이 가서 살펴보지는 않았습니다만...
전망대에서 내려와 버섯바위 군락까지 가 봤습니다. 가까이서 보니 더욱 신기하네요. 자연의 힘이 놀랍습니다.
버섯바위 군락에서 오른쪽 바닷길을 따라서 이동하는데 보시는 것처럼 사람들이 굉장히 많죠. 이 날 구름이 짙게 깔려서 계속 비가 내렸다 그쳤다 했습니다. 날씨가 좋지 않고 파도가 높았지만 그래서 더 풍광이 멋지게 보이는 것 같았습니다.
가는 길에 그 유명한 여왕머리바위도 봤습니다만 사진을 찍기 위해 늘어선 사람들의 줄만 봐도 머리가 지끈거리기에 눈으로만 담고 저희는 곧바로 통과했습니다.
바위에 계속 파도가 들이치고 있어서 그런지 제게는 바위가 고래등처럼 보였습니다. 바위에 부딪치는 파도의 포말이 시원하네요.
앞에서 말씀드렸던 25번 구역까지 다 왔습니다. 이 때쯤 구름 사이로 잠시 해가 모습을 드러내기도 했습니다. 곧바로 다시 비가 내렸지만요.
꼭 애니메이션 에반게리온의 머리처럼 생긴 바위가 있네요.
이 바위 옆으로 올라가는 계단이 있는데 많은 사람들이 이쯤에서 그냥 돌아갑니다만 꼭 올라가보셔야 합니다. 아마 저도 안 올라갔으면 후회했을겁니다.
가슴이 뻥 뚫리는 이런 풍광이 기다리고 있거든요. 현재 제 블로그의 프로필 사진으로 쓰고 있는 사진이기도 합니다.
절벽 아래에 자연이 일부러 만들어 놓은 것 같은 자연 방파제가 있는데 파도가 그 위로 넘어오면서 부딪치는 모습만 보고 있어도 가슴이 시원해지는 느낌입니다.
출구와 입구가 거의 붙어 있기에 되돌아 나와 가이드를 만났는데 저희를 기다리는 동안 오늘 예.스.진.지 투어를 돌고 있는 다른 팀의 가이드와 연락을 했나 봅니다. 비가 많이 오거나 하면 세번째 목적지인 진과스가 출입 통제될 수 있다고 해서 방문 순서를 바꿔 진과스와 지우펀을 먼저 가고 스펀을 맨 마지막에 들르기로 했습니다.
어르신이 드시고 싶다고 해서 예류 주차장 근처에 선 장에서 오징어구이(150불)를 사서 들고는 차에 올랐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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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래는 저녁 식사를 하고 온천 투어를 갔어야 했지만 융캉제에서 이것저것 주워 먹은 게 많은데다 시간이 애매해서 일단 온천 투어를 마치고 간단하게 야참을 먹기로 했죠.
저희는 '마이리얼트립'을 통해 '팔로우미트립'의
'사마오구 예린 온천 티켓 서비스'를 이용했습니다. 티켓 값이 저렴하기에 크게 기대는 안 했지만 막상 경험해 보니 일본의 료칸 투어 쪽보다는 터키의 하맘 투어 같은 느낌이었으니 대만 여행 중에 이용하실 분들은 꼼꼼히 따져보시기 바랍니다. :)
가이드와 지엔탄 역 앞에서 8시에 만나기로 했기 때문에 둥먼역에서 지하철을 타고 이동하기로 했습니다. 7시 20분 쯤 출발했고 7시 45분 쯤 도착했으니 대략 25분 정도 걸렸던 것 같습니다.
역 앞에서 가이드를 찾아 두리번 거리고 있는데 미리 와 계셨던 한국인 모녀(오늘 투어 일행)가 먼저 말을 걸어와 인사를 나누는 중에 가이드가 밴 차량을 갖고 도착했죠.
지엔탄 역에서 사마오구 온천까지는 30분 정도 이동했습니다. 차 안에서 평일 밤이라서 관광객은 거의 없고 현지인들만 있을거라는 가이드의 전언을 들었죠. 가는 길에 비가 내리기 시작했고 점점 빗발이 굵어지기 시작했습니다. 살짝 걱정이 되더군요.
온천 주차장에 도착했습니다. 빗줄기가 약해지기는 했지만 그래도 우산이 필요한 정도로 비가 내리고 있었습니다.
제가 좋아하는 노천탕이기는 하지만 혼탕이 아니기 때문에 수영복을 가져갈 필요는 없고(어차피 안 가져옴;;) 대신 개인 수건을 가져가야 하는데 안 가지고 왔기 때문에 1회용 목욕세트(100불)를 구입했습니다.
입구에서 바라본 모습인데 온천이라기보다는 우리네 옛날 목욕탕 풍경과 비슷합니다. 대만인들이 이용하는 대중탕 같은거죠.
남탕과 여탕이 분리되어 있는데 저 빼고는 모두 여성분이라서 저만 외롭게 혼자 온천욕을 할 수 밖에 없었습니다. ㅠ.ㅠ
통로를 따라가면 밖으로 나가 산등성이로 연결되는데 노천탕이기는 하지만 거대한 파라솔 같은 것으로 지붕을 만들어놨기 때문에 비가 와도 맞지는 않습니다(내부 촬영은 금지되어 있어서 온천탕 사진은 아쉽게도 없습니다).
평일인데다 비까지 내려서 그런지 현지인들도 별로 없더군요. 호젓해서 처음에는 참 좋았습니다.
열탕은 너무 뜨거워서 중탕에서만 1시간 30분 정도 쉬었습니다. 뜨끈뜨근한 온천물에 몸을 담그고 쏟아지는 빗줄기를 바라보는 맛도 은근히 괜찮더라고요. 나중에 온몸을 문신한 대만 조폭(?)들이 들어와서 살짝 긴장했지만요;;;;;
게다가 나중에는 게이가 두 커플이나 들어와서 알콩달콩한 분위기를 연출하더군요. 게이 커플과 조폭들과 한국인 관광객이라는 묘한 조합이었습니다. 온천물은 뜨겁고 밤비는 쏟아지고(침묵~).
여성분들을 배려하여 10시 쯤에 시간 맞춰 느즈막히 내려왔더니 제가 제일 늦게 나왔더군요. 다들 이미 나와서 입구에서 담소를 나누고 있었습니다. 다시 차량을 타고 지엔탄 역으로 나와 거기에서 인사를 하고 헤어졌습니다.
지하철을 타고 호텔로 돌아왔습니다. Les Suites Ching Cheng Hotel은 지하철역 바로 앞이라서 교통이 정말 편리하네요.
더블 베드로 예약한 것 같은데 지금 보니 트윈 베드로 세팅이 되어 있네요. 원래 잘 때는 걸구치지 않아서 트윈 베드를 더 편해 하기도 하고 밤중에 수선떨고 싶지 않아서 그냥 자기로 했습니다.
온천욕을 할 때는 몰랐는데 숙소에 도착하고 나니 갑자기 허기가 느껴지고 출출해서 야식을 주문하기로 했습니다. 비가 오는데 호텔 밖으로 헤매고 다니기는 싫어서 큰 맘 먹고 룸 서비스를 주문하기로 했는데 오~ 비건 메뉴가 따로 있습니다.
주문하고 기다리는 동안에 욕실을 다시 한번 찍었습니다. 다시 봐도 사용하기 편리하게끔 아주 깔끔하게 세팅되어 있네요.
룸 서비스로 주문하는 음식도 주문을 받으면 그 때부터 당직 셰프가 요리하기 때문에 시간이 꽤 걸린다고 합니다.
사무용 테이블이 넓기에 위를 적당히 치우고 먹기로 했습니다. 30분 이상 기다린 것 같네요.
생각보다 시간이 오래 걸리는 바람에 신경이 살짝 예민해 있었는데 아주 제대로 세팅을 해서 가져오는 바람에 금방 기분이 풀렸습니다(단순하다~).
이건 매운 소스를 곁들인 비건 쩡짜오(280불)입니다. 만두만 달랑 나오지 않고 국과 간단한 반찬, 그리고 모듬 과일이 같이 제공됩니다. 양이 많은 건 아니지만 어차피 야참이니까요.
왼쪽이 비건 샤오마이(4pc, 280불)이고 오른쪽이 비건 따바오(5pc, 280불)입니다.
출출한 상태에서 먹어서 그런지 몰라도 셋 다 너무 맛있었습니다. 양이 적어서 얌냠하지만 그래도 허기를 달래기 위한 야참으로 먹은 것이니 더 먹으면 안 되겠지요.
디저트로 함께 나온 passion fruit입니다. 확대 사진으로 보니 좀 무섭네요;;;; 저는 원래 물컹거리는 식감의 과일을 별로 안 좋아하지만 이 passion fruit은 향이 너무 상큼해서 눈 딱 감고 먹었습니다. 향은 정말 좋지만 역시나 식감은 적응이 안 되네요. ㅠ.ㅠ
이미 온천욕을 하고 왔기에 양치만 하고 잠자리에 들었습니다. 내일은 타이페이 근교 투어를 할 예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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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Leader Village Taroko Hotel make-up room 비용 : 100불
* Leader Village Taroko Hotel 송영 비용 : 250 X 3 = 750 + 드라이버 tip 100 = 850불
* 화롄 청지마수 선물 구입 : 1,638불(plum wine 315불 포함)
* 타이페이 역 -> Les Suites Ching Cheng Hotel 택시비 : 120불
* 십리안 레스토랑 점심 식사비 : 825불
* Les Suites Ching Cheng Hotel -> 융캉제 택시비 : 165불
* Cloudhues color changing mug 구입 : 600 X 2 = 1,200불
* Le Salon 기념품 구입
- 고산 우롱차 : 1,890불
- 20티백 로즈 우롱차 : 409 X 2 = 818불
- 자스민 우롱차(찻잎) : 888불
- 자스민 우롱차(티백) : 469불
= 4,065불
* Le Salon 카페 티 타임
- 녹차 아이스크림 : 135불
- 초컬릿 아이스크림 : 135불
- 케익 2조각 : 175 X 2 = 350불
- Soy bean 우롱차 : 190불
+ 81불(tax)
= 891불
* Petit Pot 드립백 커피 구입 : 26.8 X 14 = 376불
* Yu Lin Xin Tea Garden 동 수공예품 구입
- 동 스푼 : 1,100불
- 동 컵받침 : 910 X 4 = 3,640불
= 4,700불(40불 할인)
* SOYO 가방 등 기념품 구입 : 2,140불
* 융캉제 -> 지엔탄 역 지하철 이용 : 25 X 3 = 75불
* 사마오구 온천 1회용 목욕세트 : 100 X 3 = 300불
* 지엔탄 역 -> Les Suites Ching Cheng Hotel 지하철 이용 : 25 X 3 = 75불
* 호텔 야식
- 비건 쩡짜오 : 280불
- 비건 샤오마이 : 280불
- 비건 따바오 : 280불
+ 10% service charge + 웨이터 tip 100불
= 1,024불
태그 -
대만,
대만 여행,
마이리얼트립,
비건 따바오,
비건 샤오마이,
비건 쩡짜오,
사마오구 온천,
여행,
지엔탄,
타이페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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점심을 먹고 나와 어떻게 융캉제로 갈까 고민하다 시간이 많지 않기에 택시를 탔습니다. 지하철로 갈 분들은 아래 사진에 보이는 둥먼역에서 내리면 됩니다. 5번 출구로 나오면 곧바로 연결됩니다.
융캉제는 우리나라로 치자면 상수동 카페골목이나 신사동 가로수길을 연상케 하는 핫 플레이스로 아기자기한 가게와 카페 등이 밀집되어 있어 관광객들 뿐 아니라 대만 사람들의 사랑을 받고 있는 곳입니다.
융캉제 초입에는 그 유명한 딘타이펑 본점이 있습니다. 점심 시간이 한참 지난 시간인데도 사람들로 인산인해를 이루고 있습니다. 저는 채식을 하는지라 그리 흥미를 느끼지 못했지만(엄청난 인파만 봐도 머리가 지끈지끈하네요;;;) 기나긴 기다림의 시간을 감수할 수 있다면 샤오룽바오의 본진에서 제대로 즐기실 수 있을 겁니다.
딘타이펑과 펑리수로 유명한 선메리 베이커리에서 시작하는 메인 로드는 사람들로 엄청 붐비지만 한 블럭만 안쪽으로 들어가면 그리 붐비지 않는데다 보석같은 가게들이 많습니다.
예쁘고 귀엽고 아기자기한 걸 좋아하는 분이라면 실망하지 않을 쇼핑 거리입니다. 여러 가게를 들러서 사진도 많이 찍었기 때문에 이번 포스팅은 스크롤의 압박이 좀 있습니다.
처음에 들른 가게는 헨드메이드 기념품 전문점인 윈차이쉬안(Cloudhue)입니다. 나중에야 알았지만 이미 예쁜 소품들로 입소문이 나서 유명한 곳이더군요. 가게가 그리 크지 않고 상점 앞에 스쿠터가 빼곡히 주차되어 있어 처음에는 들어가 볼 엄두를 못 냈는데 느낌이 좋아서 들어갔습니다. 트립어드바이저에도 소개되어 있는 상점입니다.
한쪽에는 각종 차를 팔고 있습니다.
그냥 제 느낌인데 이 샵의 주력 상품은 북마크하고 코스터(컵받침) 같았습니다. quality가 높고 디자인이 훌륭한 게 많더군요.
가방도 예쁜 게 많습니다.
맨 앞에 전시되어 있던 가방이고,
같은 디자인에 색깔이 다른 이 가방도 예쁩니다.
다양한 아로마 핸드메이드 비누도 판매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윈차이쉬안에서 정작 제가 구입한 건 온도가 올라가면 색깔이 변하는 color changing mug 한 세트였습니다. Cocera사에서 나온 머그컵으로 사진에 있는 건 아니고
타이페이 근교의 명물을 형상화 한 컵으로 개 당 600불 정도였습니다. 지금도 사무실에서 차를 마실 때 애용하고 있는데 디자인이 아주 예뻐서 제가 아끼는 머그컵입니다.
사진에 있는 컵에 뜨거운 음료를 부으면 색깔이 변해서 왼쪽에 있는 그림처럼 색깔이 드러나게 됩니다. 깨지지 않게 가져가는 게 관건이지만 기념품이나 선물용으로 그만인 컵입니다. 기념품으로 강추합니다.
같은 골목의 끝에는 우롱차 전문점인 Le Salon이 있습니다. 1층은 차를 살 수 있는 샵이고 2층과 3층은 카페라서 디저트와 차를 즐길 수 있습니다. 여기도 차 좋아하는 분들께는 추천하는 곳입니다. 다만 유기농 자연 재배차만 취급하는 고급샵이기 때문에 가격은 저렴하지 않으니 고려하고 가셔야 합니다.
1층 매장으로 들어가서 보면 오른쪽이 진열대이고 왼쪽이 판매대입니다. 이 사진은 손님이 많이 빠졌을 때 찍은 것으로 보통 항상 손님들로 북적이는 인기 매장입니다.
한쪽 벽을 가득 채운 틴캔의 조형미가 아름답습니다. 굉장히 다양한 라인업을 갖추고 있더군요.
왼쪽 판매대 옆에는 차와 마카롱을 함께 담아 선물 세트로 만든 상품이 진열되어 있습니다.
정신을 차리고 보니 20티백들이 로즈 우롱차(409불), 고산 우롱차(1,890불), 자스민 우롱차(찻잎, 888불) 등을 엄청 질렀더군요;;; 이 때 리필 패키지로 구매한
25티백들이 자스민 우롱차는 월덴 3에서도 이미 소개한 바 있습니다.
차를 워낙 좋아하는데다 좋은 차를 '맘껏' 샀기에 기분이 들뜬 김에 차도 마셔보고 싶어서 2층의 카페로 올라갔습니다.
1인 당 미니멈 차지(그 이상으로 주문해야 하는)가 180불입니다.
늦은 점심을 배불리 먹은 것도 잊고 들뜬 마음에 이것저것 주문했더니 뭔가 많이 나왔습니다;;;; 가운데 다기에 담겨서 서빙된 것은 soy bean 우롱차(190불)입니다.
녹차가 듬뿍 든 케이크(175불)입니다. 보기에도 고급스럽고 맛도 훌륭합니다. 고명으로 올린 초컬릿까지도 고급스러운 맛입니다.
딸기 케이크(175불)입니다. 맨 위에 살짝 올린 저 금색은 실제 금박이라고 하네요. @.@
녹차와 초컬릿 아이스크림입니다. 둘 다 맛나지만 녹차 아이스크림이 더 맛있습니다. 자스민을 넣었는지 녹차의 비린맛을 잘 잡아서 향까지 훌륭합니다.
Le Salon에 가실 분들께는 녹차 아이스크림을 꼭 드셔보라고 추천하고 싶네요.
가격도 살짝 센 편이지만 10% 서비스 차지가 붙는다는 점도 감안하셔야 겠습니다.
차를 샀으니 이제 커피를 사야겠지요?(뭔 소린지;;;) Petit Pot이라는 커피와 쿠피를 파는 전문점입니다. 입구에 있는 상징물이 멋지네요.
매장 크기는 아담하지만 분위기가 밝고 정갈합니다. 단지(pot)에 각종 쿠키와 디저트가 담겨 있습니다. 배가 불러서 디저트는 도저히 살 수 없었습니다. ㅠ.ㅠ
벽에는 각종 드립백 커피가 진열되어 있습니다. 이걸 보고 눈이 뒤집혀서 여기도 싹쓸이를 했습니다. 무려 7가지 종류 별로요(내가 미쳤지;;;). 이 드립백 커피는
올 2월에 소개드린 바 있습니다. 드립백 커피 한 개에 26.8불이니 그렇게 비싼 건 아닙니다만....
Petit Pot을 나오니 이미 해가 완전히 져서 거리가 캄캄합니다. 이번에는 메인 도로로 나왔습니다. 여기가 유명한 톈진 총좌삥인가 봅니다. 많은 사람들이 줄을 서서 기다리고 있네요. 총좌삥은 일종의 대만식 부침개로 대만 사람들이 즐기는 주전부리입니다. 이 때는 몰랐지만 내일 타이페이 근교에 나갔을 때 먹어보고 저도 반했습니다.
융캉제 가시는 분들은 꼭 총좌삥을 드셔보세요. 아주 맛납니다.
여기도 유명한 빙수 가게인 '스무시'입니다. 원래 부부가 함께 빙수 가게를 운영하다 이혼한 뒤 부인은 이 스무시를, 남편은 '아이스몬스터'라는 가게를 각각 운영한다고 하네요;;;;
'스무시'가 있는 건물에는 발 마사지 샵도 있습니다. 왼쪽에 우리말로 '발마사지'라고 써 있는 간판 보이시죠? 이 방향으로 계속 들어가봅니다.
길거리를 지나다보면 각종 과일과 채소를 말린 간식을 파는 가게도 쉽게 만날 수 있습니다. 겁이 많아서 덥석 사지는 못했지만요.
빙수로 유명한 대만이라서 빙수 가게도 자주 만날 수 있습니다. 그러고 보니 이번 대만 여행 중에 정작 빙수를 한번도 못 먹었네요. ㅠ.ㅠ
대로변에서 다시 다른쪽 골목으로 꺾어 들어갔습니다.
이 골목에는 옷과 소품을 파는 가게들이 많네요.
대로변에서 한 블럭만 들어와도 지나다니는 사람이 많지 않아 돌아다니기에 쾌적합니다.
함께 간 반려인이 목공을 하기 때문에 신기해서 찍은 공방이에요. 옷가게 중간에 목공 공방도 있습니다. 보아하니 작은 탁자나 협탁, 의자 등을 만드는 가구 공방 같습니다.
대만 사람들은 외식을 많이 하기 때문에 어디나 굉장히 다양한 음식점이 많은데 아담한 선술집 같은 음식점도 있고 우리나라 분식점처럼 탁자 몇 개 놓고 가볍게 먹을 음식을 파는 곳도 자주 보입니다.
들어가지는 않았지만 디피가 예뻐서 유심히 둘러봤던 가게.
이 가게도 그렇지만 개와 고양이, 특히 고양이를 소재로 한 소품들을 어디서나 흔하게 볼 수 있었습니다.
주인장의 능수능란한 화술에 홀려 또 한번 지른 가게;;;;
응? 얘는 '마녀 배달부 키키'에 나오는 걔 아닌가요?
문 앞에서 보면 해리 포터의 마법 상점 느낌입니다.
이 가게의 주력 상품은 입체로 보이는 가방으로 우리나라에서도 한 때 유행했던 걸로 알고 있습니다. 저는 가방보다 애니메이션 '천공의 성 라퓨타'에 나오는 캐릭터의 얼굴이 더 눈에 들어왔지만요.
원색의 강렬함 때문인지 더 입체로 보이는 것 같습니다.
재미있는 스티커도 있고,
각종 배지와 테이프도 많습니다.
네임택이나 ID카드 홀더 등의 소품도 귀엽네요. 이 샵에서도 가방 등등 해서 꽤나 질렀죠.
오늘의 마지막 지름샵입니다. 여기는 안 들어갔어야 했는데... 사실 저는 그냥 차를 파는 곳인줄로 알고 들어갔거든요.
차도 팔기는 하지만 그보다는 다기를 전문으로 취급하는 공방 겸 샵이었습니다.
저야 이 물건들의 진가를 잘모르지만 반려인이 잘 알더군요. 동, 황동 등으로 만든 핸드메이드 컵받침과 티스푼입니다.
모두 엄청나게 공을 들여 만드는 작품에 가까운 소품이고 당연히 가격이 만만치 않습니다. 가운데에 있는 비교적 저렴한 동받침을 몇 개 샀는데 1개에 900불 정도 하니까요. 동으로 된 티스푼은 더 비싸서 1,100불입니다.
벽 쪽으로는 역시 핸드메이드로 빚은 머그컵들이 진열되어 있습니다.
대충 봐도 그냥 공장에서 양산한 게 아니라는 정도는 알겠습니다. 그건 그렇고 우측 상단의 저 금속상은 가필드???
둘 다 제 마음에 들었던 머그컵이었는데 이미 Cloudhue에서 색깔이 변하는 머그컵을 두 개나 샀기 때문에 눈물을 머금고 참았습니다.
슬슬 오늘의 마지막 일정인 온천 투어를 갈 시간이 가까와오기에 지금까지 산 것을 주섬주섬 챙겨서 일어섰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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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 일지를 정리하느라 자정을 넘겨 12시 30분 쯤 잠이 든 것 같은데 전기 담요로 뜨끈뜨끈하게 몸을 지지면서 잔 덕분인지 7시에 알람도 울리기 전에 개운하게 일어났습니다.
천천히 준비를 하고 8시쯤 아침 식사를 하러 어제 저녁을 먹은 식당으로 내려갔습니다. 아침에 다시 보니 높은 산이 병풍처럼 호텔을 둘러싸고 있어서 아늑하더군요. 공기도 좋고요.
확실히 저녁보다는 아침이 조용합니다. 깊은 산속이라서 그럴수도 있지만요. 아침 메뉴는 서양식, 중식, 채식 등 굉장히 다양한 음식들이 준비되어 있습니다. plum 주스는 여전히 맛있어서 아침부터 두 잔이나 마셨습니다.
식사를 마치고 8시 40분 쯤 숙소로 돌아와 짐을 챙겨 체크아웃했습니다. 오늘 화롄에서 11시 쯤 출발하는 기차를 타고 타이페이로 돌아가야 하거든요.
Leader Taroko Village Hotel이 타이루거 협곡 중간에 위치하고 있기 때문에 차량 섭외가 어려울 것 같아서 미리 송영 서비스를 신청해 두었는데 캐러반급 신형 차량이 기다리고 있더군요. 짐을 다 싣고도 공간이 넉넉하여 편하게 화롄까지 갔습니다
Leader Taroko Village Hotel의 송영 서비스는 1인당 250 타이완 달러인데 호텔에서 화롄시까지 차량으로 대략 50분 정도 걸리는 걸 계산하면 그리 비싼 것 같지는 않습니다.
산이 높아서 그런지 구름이 낮게 드리워서 그런지 산 정상이 구름에 가려 잘 안 보이네요. 화롄시로 가는 도중에 짙은 구름대를 통과하면 비가 내리기도 하고 거기를 지나면 다시 해가 나기도 하는 오락가락 날씨였습니다.
사진에서 보실 수 있는 것처럼 대만은 지방에도 건널목마다 맨 앞에 이륜차 정차 구역을 따로 만들어 놨습니다. 이륜차를 위한 배려가 느껴지는 정책인데 안전을 위해 우리나라에도 도입하면 좋을 것 같더군요.
화롄역에 도착해 안전하고 신속하게 데려다 준 드라이버에게 감사 표시로 팁도 주고 짐을 챙겨 내렸습니다. 여전히 날씨는 흐립니다. 타이루거 협곡 투어의 출발점이 화롄시인만큼 화롄역은 오고가는 사람으로 굉장히 붐빕니다.
역 구내로 들어가 아무 창구에나 가서 e-ticket과 여권을 주면 보시는 것과 같은 옛날 방식의 티켓을 줍니다. 거의 한자로 쓰여 있지만 알아보기 어렵지 않습니다. 11시 14분 화롄발 열차로 4호차 25번 좌석에 앉으면 되고 13시 22분에 타이페이에 도착한다네요.
기차는 217 Tze-Ching Limited Express입니다. 온라인으로 예약하면 1인 당 440불이고요.
역 구내는 우리나라 지방의 역사와 비슷한 분위기입니다. 전광판도 모두 한자로 되어 있지만 역시 알아보기 어렵지는 않습니다. 기차 시간까지 1시간 정도 남았기에 화롄의 명물인 떡과 만주를 사러 가기로 했습니다.
화롄역을 등지고 건널목을 건넌 뒤,
오른쪽을 보면 요런 풍경이 보이는데 여기서 다시 건널목을 건너기 위해 서서 맞은편을 보면,
파인애플 케이크, 만주, 떡으로 유명한 청지마슈가 보입니다. 간판도 크고 색깔도 눈에 확 띄기 때문(사실 주인장 외모 때문에;;;;)에 찾기는 어렵지 않습니다.
원래는 가전 제품 매장이었는지 몰라도 자동문을 통과해서 들어가면 입구 쪽이 훵합니다. 지나치게 넓어서 영업을 하는 것인지 몰라 살짝 당황했죠. 안쪽에 매장이 있습니다.
장인이 쿵푸를 하듯이 만주를 빚는 홍보용 사진을 보니 제대로 찾아온 것 같네요;;;;
사진에 다 담지 못했지만 굉장히 다양한 제품군이 있습니다. 재료도 너무 다양해서 고르기가 쉽지 않더군요.
만주는 대략 한 봉지에 100~200불 사이입니다. 한 봉지에 들어간 만주 양이 꽤 많으니 양을 잘 가늠해서 사야 합니다.
여기서
전에 소개한 와인도 315불에 구매했죠.
저희가 먹을 것과 선물할 걸 정신없이 쓸어담다보니 기차 시간이 다 되어 부랴부랴 역으로 이동했습니다.
현황판을 다시 한번 확인하고 매표원에게 표를 펀칭하게 하고 기차에 탑승했습니다.
에바항공이 Kitty promotion을 하는지 온통 기차 외벽과 내부에 랩핑이 되어 있더군요. 탑승객마다 기념 사진을 찍으며 즐거워합니다.
내부도 키티 캐릭터로 도배가 되어 있습니다.
저는 기차가 마음에 들었는데 우리나라 새마을호처럼 좌석의 간격이 넓어서 중형 이상 캐리어가 들어가도 공간이 남더군요. 앞에 테이블이 없어서 불편할 줄 알았는데 팔걸이에 접이식 테이블이 내장되어 있으니 염려하지 않으셔도 됩니다.
기차가 출발하고 20분 정도 지나고 나면 차장이 돌아다니면서 일일이 티켓을 확인하기 때문에 기차에 탔다고 티켓을 버리면 안 됩니다. 특히 기차에서 내려서 나갈 때도 도장까지 찍으면서 검표하기 때문에 주의하세요. 우리나라 KTX 타는 것처럼 생각하면 낭패를 볼 겁니다.
기차를 타고 가면서 보니 미화 노동자가 계속 카트를 끌고 다니면서 쓰레기를 치우기 때문에 객차 내부는 항상 쾌적하고 깨끗합니다.
13시 22분에 정확히 타이페이 메인 스테이션에 도착했습니다. 대부분의 관광객들은 여기에서 MRT를 타고 이동하지만 오늘 저희가 타이페이에서 묵을 호텔이 지하철역과 역 중간에 애매하게 위치하고 있기 때문에 그냥 택시를 탔습니다. 역 앞에 택시 승강장이 있고 택시가 많기 때문에 기다릴 필요 없이 바로 탈 수 있습니다.
오늘은 저녁에 온천 투어 외에는 특별한 일정이 없기 때문에 일단 호텔로 가서 짐을 풀고 후속 일정을 상의하기로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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옌쯔커우는 타이루거 협곡의 핫스팟 중에서도 백미로 가히 군계일학이라고 말할 수 있는 절경을 자랑합니다.
사카당 보도에서 옌쯔커우 입구까지는 차량으로 이동하고 옌쯔커우 안에서는 도보로 트래킹하면서 경치를 구경하죠.
깎아지른 듯한 절벽에 바짝 붙어서 걷기 때문에 낙석 위험을 방지하기 위해서 반드시 헬멧을 쓰는 게 좋습니다. 모양이 좀 빠지고 귀찮지만 목숨과 맞바꿀 수는 없으니까요. 옌쯔커우 입구의 안내소에서 안전모를 빌리면 됩니다.
물론 태풍이 없는 겨울철에는 보시는 것처럼 안전모를 쓰지 않은 용감한(이라고 쓰고 무모한 이라고 읽는다) 관광객들이 많습니다만 여행에서는 뭐니뭐니해도 안전이 제일이죠. 답답하다고 투정을 부리는 어르신까지 설득해서 이 구간 내내 안전모를 철저히 쓰고 다녔습니다.
차량이 지나는 양 옆으로 절벽과 그 사이를 흐르는 하천이 만들어 내는 멋진 풍광을 볼 수 있습니다.
사카당 보도처럼 절벽의 가장자리를 뚫어서 도로를 만들었습니다.
옌쯔커우의 뜻은 '제비'인데 절벽의 바위 곳곳에 제비가 둥지를 틀고 살고 있기에 옌쯔커우라는 이름이 붙었다고 합니다.
반대편 절벽을 잘 보면 제비들이 뚫어놓은 굴을 어렵지 않게 찾을 수 있고 실제로 제비들이 날아다니기도 합니다.
절벽 틈 곳곳에서 검은 석회질 물이 뿜어져 나옵니다. 계곡이 깊다보니 걷다보면 시원한 바람이 올라와 더위를 식혀 줍니다.
겨울이어서 수량이 충분하지 않았는데 여름에 보면 더욱 장관일 것 같습니다.
걷다 보면 곳곳에 도로를 내느라 절벽을 뚫을 때 생긴 굴을 자주 만나게 됩니다.
'제비가 여러분을 환영합니다'라고 적혀 있다네요.
곳곳에 낙석 주의를 알리는 표지판에 세워져 있습니다. 실제로 옌쯔커우에서는 매년 낙석 사고가 일어난다고 하고 태풍이나 지진으로 낙석 위험이 커지면 출입을 통제하기도 합니다.
입구에서 15분 정도 들어가면 휴게소가 나오고 이후 10분 정도를 더 걸으면 되는 거리니까 산보하는 마음으로 가볍게 걸어도 됩니다. 사카당 보도보다도 부담이 덜 합니다.
전체 25~30분의 코스 중 여기까지의 15분이 더 볼거리가 많습니다. 몸이 지칠 일은 없습니다만 휴게소에서 잠시 쉬면서 화장실을 다녀오는 것도 좋겠죠.
아직 오전인데도 해가 미치지 않는 곳이 많은 걸 보면 협곡이 깊기는 깊은가 봅니다.
길을 걷던 중 가이드가 절벽 사이로 보이는 하늘의 모습이 대만 지도처럼 생겨서 현지인들에게 인기라는 곳에서 과연 그런지 광각 렌즈까지 동원해 찍어봤습니다만 한 장에 담을 수는 없었습니다. 찍고 보니 그렇게 보이기도 합니다. 반쪽의 성공.
보시는 것처럼 100미터가 넘는 수직 절벽으로 둘러쌓여 있기 때문에 절벽 끝을 올려다보면 현기증이 날 지경입니다.
이제 슬슬 시장기가 돌기에 일단 점심을 먹고 이동하기로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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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마오청 앞에서 택시를 타고 담수이역으로 이동했습니다(120불). 도로가 좁은데다 저녁 무렵이 되자 길이 좀 막히기는 했지만 꽤 길게 걸어온 길을 차로 이동하니 금방이네요.
원래는 지하철로 돌아가려고 했지만 담수이역이 종점이라 담수이로 놀러나왔다가 타이페이 시내로 돌아가는 사람들로 이미 북새통이기에 자칫하면 서서 갈지도 모른다는 불안감이 엄습해서 계획을 바꾸어 택시를 타고 가기로 했습니다.
우리나라의 신도림역처럼 역 앞에 택시들이 줄을 지어 서 있기에 젊어보이는 택시 기사에게 넌지시 물어보니 다행히 간답니다.
타이페이 101 빌딩을 행선지로 부르고 나서 눈을 붙였는데 그 새 곤하게 잠들었나 봅니다. 눈을 뜨고 보니 어느새 101 빌딩이 보이네요. 이미 해도 져서 밖이 캄캄하고요. 시계를 보니 대략 45분 정도 걸렸고 택시 요금은 775불이 나왔습니다. 생각보다 적게 나왔네요.
타이페이 101 빌딩은 2013년 현재 세계 3위의 높이를 자랑하는 빌딩입니다. 지상 101층, 지하 5층, 총 508m 높이로 대나무 위에 꽃잎이 겹쳐진 독특한 외관을 자랑합니다. 건물 외벽에 마디가 8개 있는데 8은 중화권에서 길한 숫자로 꼽는 수이죠.
지하 1층에 내려서 에스컬레이터를 이용해 5층으로 향했습니다. 5층에 매표소가 있거든요. 마이리얼트립에서 할인권을 신청해서 바우처로 갖고 오기는 했지만 그것도 5층 매표소에서 표로 바꾸어야 합니다.
4층이 꽤 넓은 공간인데 중앙에 차를 마실 수 있는 대형 카페 겸 레스토랑이 있고 주변은 명품샵들이 포진하고 있습니다. 화려한 인테리어로 크리스마스 분위기를 한껏 냈네요.
보시는 것처럼 4층은 천정이 매우 높아서 답답하지 않습니다.
5층으로 올라가는 에스컬레이터에서 보면 대략 이런 느낌입니다. 지금 보니 우리나라의 복합 쇼핑몰 같은 분위기하고 비슷하네요.
5층 매표소로 들어가는 입구 바로 앞에 TWG 매장이 있습니다. 입장 시간을 기다리면서 차를 구입하기 좋겠네요.
5층으로 들어가면 정면이 매표소인데 인터넷 사전 예매줄은 오른쪽입니다. 유니폼도 없고 명찰도 없는 일반인 같은 직원이 종이 한 장 들고 줄을 서라고 안내하기에 처음에는 현지 여행사 직원인 줄 알았습니다;;;
한국 관광객들이 많이 방문하는지 현황판을 한글로도 보여줍니다.
타이페이 101빌딩은 오전 9시에 문을 열고 오후 10시에 마감하는데 마지막 입장 시간이 21시 15분입니다.
오후 6시쯤 도착했는데 7시나 되어야 입장이 가능하다고 하네요. 6시 30분 입장 타임도 놓쳤습니다. 사전 예매를 했다고 해서 빨리 입장하는 건 아닙니다. 대기 없이 바로 올라가는 패스트패스는 두 배 가격인 1,200불을 줘야 살 수 있습니다;;;;;
인터넷 사전 예매는 10% 할인율이 적용(1인 당 540불)되기 때문에 많이 할인되는 건 아닙니다.
다행히 오늘은 기상 상태가 좋아서 옥외 전망대도 개방한다고 합니다. 기상 상태가 좋지 않으면 실외로는 못 나갈 수도 있다고 하네요.
바우처를 7시 입장권으로 교환한 뒤 다시 4층으로 내려왔습니다. 잠시 다리도 쉴 겸해서 카페에 들어가 핫초코(180불)를 주문했는데 초컬릿은 눈을 씻고 봐도 안 보이고 대부분이 우유더군요. 속았습니다. 101 빌딩 4층에서 음료를 마실 분들은 조심하세요. 가격이 착하지도 않은데 원치 않은 음료가 나오면 속상하니까요.
7시에 시간 맞춰 5층으로 다시 갔더니 엘리베이터를 타는 줄은 그리 길지 않았습니다. 기네스북에 등재되어 있는 초고속 엘리베이터를 타고 올라가는데 5층에서 89층까지 45초(기록은 37초) 밖에 안 걸립니다.
원래 높은 곳에서 내려다 본 풍광을 좋아라해서 여행만 가면 높은 데 올라가려고 기를 쓰지만 기념 사진은 한번도 찍어본 적이 없는데 함께 간 어르신에게는 기념도 되고 주변 분들에게 자랑거리도 되겠다 싶어서 찍어 드렸습니다. 일단 사진을 찍어서 101빌딩 사진과 합성해서 출력하는 것인데 낮, 밤 사진 2장이 1세트입니다.
사람들이 적지 않게 붐빌거라 각오하고 올라갔는데 크리스마스 저녁인데도 의외로 사람들이 많지는 않았습니다.
타이페이 시내의 야경은 기대했던 것보다 예뻤는데 문제는
사람들이 하도 유리창에 손을 대고 구경해서 그런지 밖이 뿌옇게 보일 정도로 더럽더군요. 기분을 잡칠 정도였습니다. 360도 전망대입니다만 어느 방향으로도 큰 차이가 없이 더럽습니다.
안에는 101빌딩의 모형도 볼 수 있습니다. 정말 독특하게 생긴 건물이네요.
89층의 중앙에서 보면 그 유명한 댐퍼(damper)가 보입니다. 유압 범퍼로 고정되어 있는 쇠공으로 무게가 자그만치 680톤에 달합니다.
지진과 강풍으로부터 101 빌딩이 무게중심을 지킬 수 있도록 도와주는데 88층에서 틀어주는, 실제 타이페이에 지진이 일어났을 때 찍은 내부 CCTV 화면을 보면 쇠공이 좌우로 움직이면서 충격을 흡수하는 놀라운 모습을 볼 수 있습니다.
101 빌딩의 마스코트인 '댐퍼 베이비'입니다. 귀여운 외모라서 사람들이 기념 사진을 많이 찍습니다.
오늘 기상 상태가 다행히 좋아서 91층 옥외 전망대를 개방했기에 나가봤습니다. 바람을 쐴 수 있는 건 좋은데 안전 때문인지 철창살로 둘러놔서 시야가 제한되는 게 옥의 티네요.
DSLR 렌즈를 철창살 밖으로 들이밀어 찍어 봤습니다. 사진의 푸른 조명은 101 빌딩에서 쏘는 야간 조명입니다.
조명이 비추지 않을 때 다시 한번 찍어 봤습니다. 철창살이 가리기는 해도 실내에서 본 것처럼 뿌옇지 않아서 좋네요. 야경이 멋집니다.
20불을 넣으면 사용할 수 있는 쌍안경이 있지만 비추입니다. 지나가는 사람을 도촬할 수 있을 정도로 성능이 너무 좋아서 오히려 풍광을 보는 데는 방해가 됩니다.
101 빌딩 밖으로 나가려면 88층에서 안내하는 길을 따라 나가야 하는데 보석 전시장을 지나도록 되어 있습니다. 중국인 큰손 관광객의 지갑을 노리는 깨알같은 동선이네요.
저야 이런 걸 살 재력도 안 되고 관심도 없어서 무심코 지나치다가 국립고궁박물원에서 본 것 같은 산호 조각품들이 있어서 발길을 잠시 멈추었는데....
시작은 운치 있습니다. 배경 사진과 글도 멋지고 강태공이 세월을 낚는 스토리도 좋고.
뭐 평범합니다. 이미 눈이 많이 높아져 있는지라...
오, 이건 quality가 좀 다르네요.
이건 확실히 멋지네요. 슈렉의 얼굴이 보이는 건 제 착각이겠지요;;;;
점입가경입니다. 아예 무릉도원을 만들어놓은 것 같습니다.
가장 마음에 들었던 관운장. 사진이 실제 색감을 못 살렸는데 존재감이 엄청납니다. 솔직히 집에 가져다 놓고 싶었어요. 가격이 어마무시해서 침만 삼켰지만요.
88층에서 엘리베이터를 탈 때 5층으로 연결되는 엘리베이터와 지하 1층으로 연결되는 엘리베이터가 따로 있으니 잘 보고 타셔야 합니다.
저희는 지하 1층으로 내려가 내일 타이루거 협곡으로 가는 중에 먹을 과일과 주전부리를 사서 지하 1층 출입구에서 택시를 탔습니다. 입구에 컨시어지가 있어서 들어오는 택시를 순서대로 배차해 줍니다.
택시가 평소와 다른 길로 돌아가기에 조금 불안해서 일행과 잠시 이야기를 나누었는데 택시 기사분이 금방 눈치를 채고 구글 맵을 켜서 제대로 가고 있다고 확인시켜주시더군요. 민망해라 쩝..... 우리나라로 치자면 강변북로를 타고 간 것 같습니다.
역시나 너무 늦게 도착해서 결국 서브웨이에 못 가고 근처 빵집에서 내일 아침 먹을 빵을 사갖고 돌아와 컵라면과 건조밥으로 늦은 저녁을 먹고 잠자리에 들었습니다. 타이루거 협곡 현지 사정을 모르기에 혹시나 하고 호텔 리셉션에서 미화 300불만 환전을 해놨고요(8,520불, 환율 28.4).
막샷은 오늘 담수이 기념품점에서 건진 것들. 아이 귀여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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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make-up room 비용 : 200불(100 X 2)
* 호텔에서 송산역까지 택시 요금 : 384불
* 담수이역까지 지하철 요금 : 75불(25 X 3)
* 담수이 관광 중 주전부리
- 옥수수 1개 : 25불
- 카스테라 with 치즈 : 110불
* Lavazza 카페 점심
- 아이스 커피 : 260불(130 X 2)
- 시푸드 파스타 : 300불
- 시저 샐러드 : 180불
- 할인 60불
= 680불
* 기념품 구입 : 1,560불
* 홍마오청 입장료 : 180불(60 X 3)
* 홍마오청에서 담수이역까지 택시 요금 : 120불
* 담수이역에서 타이페이 101빌딩까지 택시 요금 : 775불
* 타이페이 101 빌딩 입장료 : 1,620불(540 X 3)
* 4층 카페 핫초코 : 360불(180 X 2)
* 타이페이 101빌딩 기념 스냅샷 1세트 : 600불
* 91층 쌍안경 이용료 : 20불
* 타이페이 101 지하 1층 마트 쇼핑 : 725불
* 타이페이 101 빌딩에서 호텔까지 택시 요금 : 275불
* 호텔 근처 빵집에서 아침 식사용 빵 구입 : 165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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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을 건너면 바로 홍마오청인데 워낙 많은 사람들이 길을 건너기 때문에 그냥 지나칠 가능성은 거의 없습니다. 건널목을 건너 쭈욱 직진하면 영화 '말할 수 없는 비밀'의 촬영지인 '전리다쉐'가 나옵니다만 홍마오청을 돌아보고 나왔더니 시간이 빠듯하기에(오후 4시에 문을 닫음) 아쉽게도 둘러볼 기회는 못 잡았습니다.
홍마오청의 입구입니다. 담쟁이 덩굴로 완전히 덮인 모습입니다. 여기를 통과해 들어가면 바로 앞에 안내소 겸 입장권 판매소가 있습니다.
안내소 앞에 있는 무료 입장 안내판입니다. 모시고 간 어르신이 65세 이상이라서 무료 입장이 되지 않을까 살짝 기대했습니다만 외국인은 해당 사항이 없다네요. 자국인만 대상이랍니다. 그럼 그렇지. ㅠ.ㅠ
자세히 보면 Free Entry라는 문구 아래에 'For Citizens'라고 추가 문구를 붙여 놨습니다. 저처럼 생각하는 사람이 많았나 봅니다. ^^
홍마오청의 입장권은 60불입니다.
안내소 겸 입장권 판매소를 끼고 왼쪽으로 돌아서 들어가면 푸른 잔디가 깔린 정원이 나옵니다. 주말이라서 그런지 가족 단위 입장객이 많고 사진을 찍으러 온 한국인 단체 관광객들도 많이 옵니다.
날씨가 따뜻해도 크리스마스인지라 트리를 예쁘게 장식해 놓았네요.
기념품 샵을 우회하여 올라갑니다. 길 양쪽으로 꽃화분을 예쁘게 배열해 놓았네요.
뱀과 벌이 출몰하나 봅니다. 경고판을 세워 놨습니다.
볕이 참 좋습니다.
언덕을 올라가면 곧바로 홍마오청입니다. 홍마오청은 1629년에 스페인이 대만을 지배하기 위한 전초기지로 사용하려고 건설했습니다. 당시 대만인들이 서양인의 붉은 머리카락을 뜻하는 '홍마오'로 부르던 것이 건물 이름으로 굳어진 것이죠. 이후 식민시대를 거치면서 영국, 미국 대사관으로 쓰였고 현재에 이르고 있습니다.
보시는 것은 홍마오청 중 감옥과 전시탑으로 사용하던 건물입니다. 파란 하늘을 배경으로 보니 벽 색깔 때문에 강렬한 인상을 풍깁니다.
누구의 전신상인지 알아보려고 주변을 둘러봤으나 설명이 없더군요. 모습만 보면 당시 스페인 사람 중 하나가 아니었을까 추측합니다.
멋쟁이 동상이 있는 저 곳은 용도가 그리 멋지지는 않습니다. 바로 감옥에 딸린 운동용 뜰입니다. 죄수들이 일정 시간에 나와 몸을 푸는 운동장이죠. 맑은 공기를 쐬며 파란 하늘을 볼 수 있는 유일한 시간이 아니었을까 생각합니다. 그런데 너무 좁네요. ㅠ.ㅠ
감옥을 나와 영국 대사관으로 쓰던 홍마오청의 두 번째 건물로 갑니다.
철판에 홍마오청 감옥의 모습을 그려서 세워 놓았는데 멋지네요. 철판이 붉은 색으로 칠해져 있어 홍마오청의 매력을 잘 살린 것 같습니다.
오후의 강렬한 햇빛을 받으니 건물이 더 붉게 보입니다.
영국 대사관으로 사용되던 건물의 입구 진입로에는 양쪽에 나무를 벽처럼 빼곡히 심어 놓아 기념 사진을 찍으려는 사람들로 붐비는 바람에 들어갈 타이밍을 잡기가 쉽지 않습니다;;;;;
입구에서 건물 외벽을 보면 의외로 정교하게 벽돌을 쌓아올린 걸 볼 수 있는데 꽤 아름답더군요.
건물의 1층 외곽을 돌아보며 살펴보니 난간의 조형미도 범상치 않습니다.
내부는 당시의 생활상을 잘 보여줄 수 있도록 복원되어 있습니다. 여기는 중국식 부엌입니다. 소화기가 숨겨져 있는 모습이 깨알같네요.
이건 오븐 같습니다. 지금은 많이 낡아 보이지만 그 당시에는 굉장한 기술이 집약되었다고 평가했을 것 같습니다. 뭔가 있어보여요.
여기도 부엌입니다. 당시에 사용하던 가재도구들이 그대로 놓여 있습니다.
여기는 거실입니다. 분위기가 확실히 고풍스럽네요. 아쉽게도 양탄자나 러그는 깔려 있지 않네요.
1층에서 2층으로 올라가는 계단 난간입니다. 낡기는 했지만 여기도 정교한 문양을 새겨 넣었네요.
여기는 식당인 것 같은데 러그가 깔려 있네요. 빨간색 의자도 그렇고 전반적인 분위기가 정말 마음에 듭니다. 여기 앉아서 홍차를 마시면 차맛이 절로 날 것 같습니다.
천정에는 샹들리에 2개 사이로 선풍기가 돌아가고 있습니다. 조명과 냉방을 한꺼번에 해결하네요.
홍마오청을 둘러보고 다시 해안가로 나왔습니다. 해가 질 무렵이 되니 파도가 살짝 높아지는 느낌입니다.
해안가 근처에는 신기한 모양의 커다란 나무가 자라고 있습니다. 꼭 맹그로브 나무 같더군요.
오후 늦게 쏟아지는 따뜻한 색감의 햇볕을 즐기는 사람들을 뒤로 하고 담수이역으로 돌아가기로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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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립고궁박물원 외부를 둘러본 뒤 드디어 안으로 들어갑니다.
내부로 들어가면 가장 먼저 만날 수 있는 게 아까 제니퍼를 만났던 안내 데스크 근처의 좌상입니다. 현판에 '박애'라고 씌여 있는데 좌상의 인물이 모택동과 패해서 대만으로 건너올 때 엄청난 유물을 잘도 챙겨온 장개석인지 장대천 선생인지는 잘 모르겠습니다. 검색을 해 봐도 안 나오네요.
입구에는 줄을 서서 들어가도록 공항처럼 라인을 쳐놓았는데요.
보안 요원이 서서 간단한 손가방이 아닌 조금이라도 큰 가방은 갖고 들어가지 못하게 제지합니다. 입장권 판매대 근처에 우리나라 대형마트에서처럼 10불짜리 동전을 보증금으로 넣고 사용하는 코인락커가 있는데 거기에 보관하고 들어가야해요.
제니퍼 말로는
2016년 12월부터 야간 입장 시 사진 촬영을 허용하는 걸로 규정이 바뀌었다고 합니다. 플래시만 터뜨리지 않으면 거의 대부분의 전시품을 촬영할 수 있다고 하네요. 운이 좋았네요. 조금만 일찍 여행 왔으면 고궁박물원에서는 사진을 한 장도 못 찍을 뻔 했습니다.
대신
야간 입장이라고 해도 사진 촬영은 6시 30분까지만 허용되니 주의하시고요. 6시 30분에 가까워지면 방송이 나오고 시간이 지나면 칼같이 촬영을 제지합니다.
그래도 촬영 가능 시간대에는 빛에 민감한 몇 점의 그림을 제외하고는 거의 대부분 촬영할 수 있게 허용하니 좋네요.
관람 시작부터 장난이 아닙니다. 떡하니 옥으로 된 병풍이 가로막네요. 옥으로 치장한 정도가 아니라 아예 각 면이 전부 옥입니다.
크기가 대략 이 정도 됩니다. 무려 8폭 옥병풍이죠. 덜덜덜....
이 때부터 제니퍼의 뒤를 졸졸 따라다니면서 엄청난 속도로 전시품을 감상하면서 폭풍우처럼 쏟아지는 설명을 듣기 시작했는데 장장 4시간짜리 투어였습니다. 중간에 달랑 15분 쉬었네요. 아, 이놈의 저질 체력~ ㅠ.ㅠ
관람객에게 인기몰이를 하고 있는 '취옥배추'입니다. 청 왕조의 물건으로 옥으로 배추를 정교하게 깎은 것인데 자세히 보면 여치가 앉아 있는 것이 보입니다. 이게 몇 마리인지, 귀뚜라미도 있는지 등등 의견이 분분한데 정작 투어 가이드였던 제니퍼는 예쁘기는 해도 고고미술사적 의미는 없다고 시큰둥하더군요.
취옥배추와 함께 사람들을 불러 모으는 삼겹살을 연상케하는 '육형석'은 현재 순회 전시를 위해 다른 나라에 가 있다고 해서 아쉽게도 볼 수가 없었습니다.
취옥배추와 함께 전시되어 있던 다른 옥 유물인데 꼭 멍게 스시처럼 생겼네요;;;;
취옥배추처럼 옥을 배추 모양으로 깎은 전시물이 몇 개 더 있습니다.
취옥배추만큼의 정교함은 덜 하지만 이런 것도 있고요. 여기도 여치가 있네요.
정교함이라면 이 '상아투화문룡문투구'를 빼고 이야기 할 수가 없는데 말 그대로 상아를 깎아서 만든 겁니다.
받침과 기둥도 정교하기 이를 데 없지만,
사실상 정교함의 끝판왕은 맨 위에 올려져 있는 구 입니다. 이게 놀라운 게 구 안에 다른 구가 있고 그 구 안에 또 다른 작은 구가 들어 있거든요. 게다가 각각의 구는 독립적으로 안에서 움직일 수 있습니다. 이걸 하나의 상아로 깎은거지요. 정말 놀랍지 않습니까?
상아투화문룡문투구 만큼은 아니지만 황실의 물건들이 많다보니 상아를 정교하게 깎아서 만든 유물이 많았습니다.
이런 것도 있고요.
이런 것도 있습니다.
모택동에게 쫓기는 절박한 상황에서도 장개석은 어떻게 이 정교한 유물들을 파손 없이 갖고 나왔는지 참으로 궁금합니다.
정교한 걸로 따지면 이런 것도 있습니다. 돌인지 상아인지 잘 모르겠는데 정교하게 글자를 새겨 넣었습니다.
일종의 책처럼 글자를 새겨넣은 판을 이어붙인 전시물도 있고요.
도자기 쪽도 아름다운 유물이 많습니다.
워낙 독특하고 아름다운 도자기가 많다 보니,
이런 도자기가 평범하게 느껴질 정도네요.
황실에서 쓰는 물건이다보니 온통 무병장수, 부귀영화를 상징하는 상징물이 도자기 안에도 그득합니다. 조금 더 가까이에서 보면,
손잡이까지도 영지 버섯 모양으로 만들었더군요.
모양이 상아투화문룡문투구처럼 생긴 것도 있습니다. 역시 화려하기 이를 데 없습니다.
빛깔이 정말 독특한 도자기도 있습니다.
황금으로 정교하게 제작된 것도 있고요.
보석 section으로 넘어가면 금과 각종 보석을 어떤 원석에서 채취하는지 설명해 놓았습니다. 이런 원석을 정련해서 뽑아내나 봅니다.
왼쪽과 가운데 있는 건 호박인데 왼쪽은 병으로 만든 것이고 가운데는 오리 한쌍을 형상화한거라네요. 오른쪽에 있는 것은 산 모양으로 생긴 청금석에 글자를 새겨 넣었습니다.
이 정교하고 화려하기 이를 데 없는 시계의 용도가 뭐냐 하면 황족들이 행차할 때 가마 안에 걸던 벽걸이 시계라고 합니다;;;;;;
한 쪽 벽면을 가득 채운 저 병들은 코담배나 향수, 기타 액체 등을 담아서 갖고 다니던 액세서리라고 하네요.
이런 병들의 미감도 만만치 않습니다.
이건 문신들의 수호신 같은 건데 오른손에 들고 있는 창이 북두칠성을 상징하는 것이고 바다에서 승천하는 용(이무기겠지요)를 딛고 선 모습이라고 합니다. 일종의 등용문을 상징하는 것으로 입신양명을 기원하는 선물(뇌물?)로 사용되었다고 하네요. 조금 더 자세히 보면,
보석 등 온갖 값비싼 재료로 멋을 낸 걸 볼 수 있습니다.
황실의 여인들이 사용하는 장신구도 만만치 않은데 이건 보기에는 평범해 보이지만 재료들은 온갖 진귀한 것들의 총집결판이라고 합니다.
이것도 마찬가지고요.
이건 비녀는 아닌 것 같고 노리개인 것 같은데 역시나 영지 버섯을 정교하게 형상화했습니다. 이것도 진귀한 돌을 갖고 만들었다고 하네요.
저 뒤의 보석함에 담아두는 게 앞에 진열된 장신구인데 짐작하실 수 있는 것처럼 손톱에 붙여서 길게 보이는 용도로 사용하는 겁니다. 조금 더 자세히 보면,
역시나 대단히 화려합니다. 중국 영화에서 가끔 볼 수 있는 그런 손톱 장신구지요. 이런 걸 끼고 있으면 일상 생활이 불가능할테니 하루종일 시중을 들 사람들을 곁에 두었을 것 같습니다.
이건 비녀인데 비녀 위에 올려놓은 장식품의 정교함을 보세요.
이것도 비녀 또는 머리에 꽂는 장신구들인데,
각종 보석들도 화려하지만 저 파란색은 실제 새의 깃털을 가공한 거랍니다. 최소한 황족 이상만 저 빛깔의 깃털을 사용할 수 있고 썩지 않게 가공하는 기술까지 총 동원했다고 하네요. 대단합니다.
제가 갔을 때 '공주의 우아한 수집품?'이라는 제목으로 특별전이 열리고 있었는데요. 이런 특별전이 수시로 열린답니다.
문갑처럼 생긴 게 일종의 장난감 박스인데 그 안에 다양한 장난감들이 들어 있습니다. 예전에는 황족들이 이런 걸 장난감으로 갖고 놀았다는거지요.
도자기도 있고, 벼루도 있고, 화로나 화병도 있습니다.
이건 다른 장난감 박스입니다. 보시는 것처럼 촛대도 있고 화로도 있고 문집도 있네요.
황족들이 소일거리로 갖고 노는 것이니 장난감이라고는 해도 전국 각지의 명장들이 심혈을 기울여 제작했다고 합니다. 나무함만 해도 수령이 얼마 이상된 오래된 희귀나무로만 만드는 등 조건이 까다로웠다고 하네요.
시계도 있고 아기자기하네요. 저 함에도 다양한 장치를 내장해서 이렇게 저렇게 여는 재미까지 극대화했다고 합니다. 많게는 100여 개의 물건이 들어 있다고 하니 확실히 심심하지는 않았을 것 같습니다.
이건 돌로 만든 베개인 석침인데 혀를 내밀고 있는 귀여운 아이 모양입니다. 다산, 순산을 기원하는거라고 하네요.
이건 일종의 물주전자인데 받침대도 그렇지만 손잡이의 동물 모양이 정말 귀엽죠. 매달려서 물을 마시는 형상입니다.
아래 그림에 나온 동물들의 모양이 위의 찻잔에 그대로 새겨져 있습니다. 참 예쁘죠. 차 한 잔을 마셔도 저런 찬에 마시면 차맛이 더 좋을 것 같네요.
국자도 아름답지만 국자를 올려놓는 대까지도 미적 감각을 한껏 살렸습니다.
정교한 세공품들도 많이 전시되어 있습니다.
이건 무슨 용도인지는 모르겠는데 나무를 아주 얇게 켜서 겹칠 수 있게 만들었더군요. 기술과 미감의 조화라고 할 수 있겠네요.
물병으로 보이는데 황실에서는 최소한 이 정도의 물병을 썼나 봅니다. 덜덜덜....
제니퍼는 중국 역사 뿐 아니라 고고미술사 등에도 정통하고 해박하며 그 무엇보다 열정과 체력 모두 대단했습니다. 4시간 동안 저희를 쉼 없이 끌고 다니면서 하나라도 더 보여주려고 애썼거든요. 이런 투어는 앞으로도 다시 하기 어렵지 않을까 싶네요.
9시가 되어 폐관한다는 안내 방송을 듣고 나와 송수신기를 반납하고 코인락커에 맡겨놓은 가방도 챙겼습니다.
박물원에서 시내 방향으로 출발하는 버스 막차는 9시 10분인데 문제는 관람객이 한꺼번에 쏟아져 나오기 때문에 굉장히 붐빕니다. 야간에 관람할 분들은 차량을 가져오시거나 별도의 교통 수단을 미리 강구하셔야 할 듯 합니다. 다행히 저희는 마침 올라오는 택시를 운좋게 잡아서 탈 수 있었습니다. 그래서 제니퍼하고는 박물원 입구에서 작별을 했죠.
택시로 15분 정도 걸려서 호텔에 도착했고 어르신은 피곤하시다며 곧바로 방으로 들어가셨습니다. 안 피곤하실 수가 없을 듯;;;;
저희는 그래도 뭘 좀 먹고 자야겠기에 차 타고 오다가 발견한 서브웨이를 찾아갔으나 안타깝게도 간발의 차이로 문을 닫았네요.
호텔 근처를 헤매고 돌아다니다 우연히 문을 연 과일가게에서 바나나, 사과, 배를 샀는데 조금씩 샀는데도 421불이나 달라고 합니다. 살짝 비싸다는 생각을 했는데 나중에 알고 보니 외국인이라 바가지를 씌운 것 같습니다. 나중에 101 타이페이 빌딩 지하의 식품 코너에서 산 과일도 이보다는 쌌거든요.
다시 호텔로 돌아와 미리 챙겨간 라면과 건조밥에 방금 사 온 과일을 후식으로 먹고 잠자리에 들었습니다. 내일은 일찍 움직일 일정이 없으니 피로를 풀기 위해 충분히 자야 할 것 같습니다.
제니퍼가 참 고마운 게 오늘 국립고궁박물원에서 찍은 모든 사진을 그 늦은 밤에도 끝까지 왓츠앱으로 모두 보내주더군요. 덕분에 가족들이 함께 나온 소중한 사진을 많이 얻었습니다.
다시 한번 말씀드리지만 대만 국립고궁박물원에 가실 분들은 제니퍼의 투어를 이용하는 걸 고려해보세요. 절대로 돈이 아깝다는 생각을 하지 않으실거라 확신합니다. 강력 추천드려요.
닫기
* 김포 공항행 공항버스 리무진 : 12,000원(4,000 X 3)
* 김포 공항 한식당 점심식사 : 58,600원
* 호텔 근처 샤브샤브 체인 저녁식사
- 비건용 세트 2
- 고기 추가 세트 1
= 654불(218 X 3)
* 국립고궁박물원까지 택시비 : 210불
* 리시버 대여비 : 90불(30 X 3)
* 호텔 근처 과일가게 과일 구입비 : 421불(바가지)
* 국립고궁박물원에서 호텔까지 택시비 : ?(200불에서 230불 사이로 기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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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대만 여행에서는 모처럼 오전 11시에 출발하는 항공편으로 예약했기에 느즈막히 떠날 수 있는 기회였는데 어르신이 너무 바지런하셔서 망했습니다.
여행짐을 다시 쌀 가능성까지 고려해서 아침 7시에 오셔도 충분하다 말씀을 사전에 드렸고 알람도 거기에 맞춰 6시에 울리게 해 놨는데 들뜨셔서 그랬는지 불안하셔서 그랬는지 알 수 없지만 6시 10분에 새벽같이 들이닥치셨습니다. 평소 같으면 툴툴대면서도 일어났겠지만 예전 크로아티아 여행 때 이미 경험한 일이기에 에라 모르겠다 하고 저는 그냥 7시까지 잤고 그동안에 당신 짐을 다시 싸셨더군요.
어차피 아침을 공항 가서 먹기로 했기에 8시쯤 공항버스를 타러 갔는데 배차 간격을 못 맞추는 바람에 거의 8시 30분이 되서야 버스에 올랐습니다. 혹시나 공항버스 요금도 체크 카드 결제가 되지 않을까 했는데 안 되더군요. 어쩔 수 없이 신용카드를 세 번 찍을 수 밖에 없었습니다.
9시 15분 쯤
김포공항 국제선 청사에 도착했는데 아무도 벨을 누르지 않자 버스 기사가 정류장을 그냥 통과하는 바람에 국내선 청사에 내릴 수 밖에 없었습니다. 한번도 김포공항에서 국제선을 탄 적이 없어서
누구든 한 명은 내리겠지 하고 마음 놓고 있다가 제대로 뒤통수(김포공항에서 국제선을 타는 분들 주의하세요)를 맞았습니다. 아뿔싸 했지만 때는 이미 늦었죠. 아는 분은 아시겠지만 김포공항 국내선 청사에서 국제선 청사까지 걸어 갈 거리는 아니라서 어떻게 돌아갈까를 잠깐 고민했는데 시내로 들어가는 손님을 오랫동안 기다린 택시가 기본요금 거리도 안 되는 국제선 청사로 가 줄리 만무했기에 information desk에 물어봐서 순환셔틀버스가 있는 걸 찾아서 기다렸다가 탔습니다.
여행을 시작하기도 전에 이런 실수를 하다니 이번 여행은 조심해야겠습니다(아무래도 불길한 예감은 적중하게 마련이죠. 이 여행은 결코 순탄하게 끝나지 않습니다. 복선;;;;).
공항버스도 늦게 탔고, 버스에서 잘못 내리는 실수까지 해서 시간을 많이 까먹었기에 부랴부랴 2층으로 올라가 발권을 했습니다. 다행히 이스타항공 카운터는 한산하고 대기자가 별로 많지 않네요. 같은 시간 대에 중국으로 향하는 대한항공은 줄이 굉장히 길게 늘어서 있었습니다. 대신 늦게 왔다고 좌석이 전부 제각각 떨어진 곳으로 발권되었습니다. ㅠ.ㅠ 2시간 30분 남짓 비행이니 그 정도는 괜찮겠지요.
발권을 마치고 공항에 온 김에 일행의
자동출입국심사 등록을 해 두려고 출입국 사무소에 갔는데 주말에는 안 한다네요. 아 놔. 가는 날이 장날입니다.
이미 이 때 시각이 오전 10시. 10시 30분부터 보딩이었기에 살짝 고민을 했습니다. 저가 항공이라서 기내식이 안 나오고 기내에서 구입해도 채식 기내식이 아닐테니 달리 방법이 없었습니다. 그렇다고 타이페이에 내려서 먹자니 12시 50분 도착이라서 점심이 너무 늦어질테고요. 그래서 시간이 빠듯하기는 하지만 먹고 떠나자고 4층의 한식당에 올라가 '톳고시래기 돌솥비빔밥'이라는 거창하고 값비싼 메뉴를 주문했습니다(다신 안 먹을 것임).
맛도 가격에 걸맞는 수준이 아니었지만 무엇보다 채식을 한다고 달걀을 빼달라고 주문했더니 달걀을 뺀 대신 날치알, 연어알을 듬뿍 뿌려놓았더군요. 하나하나 걷어내고 먹느라고 힘들었습니다. 센스가 바가지네요.
밥이 입으로 들어가는지 코로 들어가는지 모를 정도로 20분 만에 부랴부랴 식사를 마치고 입국장으로 들어갔습니다. 다행히 보안 검색과 출국 심사는 사람이 많지 않아 금방 마칠 수 있었습니다.
김포공항 면세구역에는 쇼핑할 곳은 있지만 역시나 예상대로 밥을 먹을 수 있는 곳은 안 보였습니다. 식사를 하고 들어오기를 잘 했네요.
게이트 번호가 36이라서 끄트머리에 위치해 있는 게이트면 서둘러 가느라 힘들겠다고 생각했는데 게이트 수는 몇 개 안 됩니다. 그냥 번호만 36번이더군요.
아침부터 이렇게나 서둘렀는데 정작 보딩이 딜레이 되어 이륙 시간은 예정 출발 시간보다 15분 늦은 11시 15분이었습니다.
항공기는 보잉 기종으로 3 X 3 좌석이었습니다. 항공기가 구형인 건 그렇다쳐도
확연히 구분이 될 만큼 좌석 앞 뒤, 옆 공간이 좁습니다. 제가 다리가 긴 편이 아닌데도 무릎을 직각으로 굽히니 앞 좌석에 닿을 듯 말 듯 합니다. 좌석을 늘려서 가격 보전을 하는 것도 좋지만 이건 좀 심하네요.
별도로 기내식이나 음료를 주문한 승객이 아닌 경우 생수 이외에는 아무런 서비스가 제공되지 않습니다. 대신 이륙하자마자 입국 서류를 나눠주는군요. 이거나 쓰라는 이야기지요;;;; 작성 중에 비자발급번호를 쓰는 란이 있어서 순간 당황했습니다. 알고 보니 비자를 받아야 했던 옛날 양식을 그대로 쓰고 있어서 생긴 해프닝이었습니다.
원래는 김포공항에서 쑹산공항까지 비행 시간이 2시간 50분이어서 현지 시각으로 12시 50분 도착 예정이었으나 어찌된 일인지 활주로에 착륙한 시간이 12시 35분이었습니다. 15분 늦게 출발해서 15분 일찍 도착했으니 30분 이득인건가요?
쑹산 공항만 그런지는 모르겠지만 착륙 직전에 난기류 때문에 비행기가 상당히 많이 흔들렸습니다. 예전에 앙코르 와트 여행 때의 공포가 살짝 느껴지더군요.
쑹산 공항은 우리나라 김포공항과 비슷하지만 오래된 공항인데도 불구하고 효율적으로 잘 유지되는 느낌이었습니다. 굳이 이동시간이 많이 걸리는 타오위안 공항으로 갈 필요가 없겠더라고요.
시간 효율성이 중요한 분들은 김포공항에서 쑹산공항을 거쳐 입국하는 걸 고려해보시기 바랍니다.
입국 심사는 여권 내고 카메라 사진 찍고 양손 검지 등록하는 걸로 끝입니다. 하지만
입국 신고서를 작성할 때 사인은 반드시 영문으로 작성해야 하며(한글, 한자 안 됩니다), 대만 내 거주 주소도 정확히 쓰지 않으면 출입국 사무소 직원들이 돌아다니면서 체크하고 고치라고 합니다. 제 경우는 Dandy Hotel이라고만 썼는데 in Taipei라고 추서하라고 시키더군요. 쩝.... 어쨌거나 정확하게 기재하셔야 합니다.
짐은 생각보다 금방 나오더군요. 제일 마지막에 실어서 제일 먼저 나온 것이 아닐까 추측합니다.
입국장으로 나오자마자 왼쪽에서 i-wifi 유니폼을 입고 대기하고 있던 여직원에게 가서 예약번호를 말하고 포켓 와이파이를 수령(내용물 확인 후 사인하면 됩니다)했습니다. 이 회사의 포켓 와이파이를 대여하는 한국인이 많은지 아예 지시문을 한글로 출력해서 가져왔더군요. 세밀한 서비스 좋았습니다.
기온은 살짝 덥게 느껴지는 수준으로 한국으로 치자면 늦여름 내지는 초가을 날씨 같습니다. 나중에 픽업 기사님이 차를 가져오려고 주차장으로 간 사이에 한국에서 입고 간 두꺼운 점퍼를 벗어 캐리어에 넣었습니다.
공항 청사를 나서자마자 MRT 출입구와 바로 연결되어 편리합니다. 저는 어르신을 모시고 가는 여행이라 픽업/샌딩 서비스를 신청했지만
자유 여행이라면 시내에서 많이 떨어진 숙소를 예약한 것이 아닐 경우 MRT를 타도 충분할 것 같습니다.
처음에는 픽업 기사를 못 찾아서 당황했는데 두리번거리다 결국 만나기는 했지만 제가 예약한 업체의 이름이 한글로 적힌 팻말을 들고 서 있더군요. 아 놔..... 제 이름을 써 놔야 보고 찾지요. 지네 회사 이름을 써놓으면 무슨 수로 저를 기다리는 기사인 줄 알겠어요;;;;
게다가 영어라고는 Ok, 딱 한마디만 할 줄 아는 완벽한 현지인 기사였습니다. 차는 넓고 승차감이 좋은 SUV 스타일의 차를 몰고 왔지만 업체에서 다른 댄디 호텔 주소를 알려주는 바람에 중간에 차를 세우고 가져온 boucher의 연락처로 제가 전화를 걸어 못하는 영어로 예약 상황을 확인하고 전화를 기사에게 넘겨줘 통화하게 했습니다. 의사소통이 안 되니 이런 돌발 상황이 생기면 속수무책이네요.
댄디 호텔은 타이페이 내에만 세 개의 지점이 있기 때문에 정확한 주소를 모르면 픽업 기사도, 택시 기사도 엉뚱한 곳에 데려다 줄 수 있습니다. 댄디 호텔에 묵을 때는 정확한 주소를 챙겨둘 필요가 있습니다.
네비가 있었어도 어차피 헤맸겠지만 네비게이터 마져 장착이 안 된 차이기에 거의 30분은 헤맨 것 같습니다. 우여곡절 끝에 댄디 호텔 티안문 지점에 도착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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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만은 예전부터 제 여행 위시 리스트의 최상층부에 올라 있던 나라였지만 '꽃보다 할배' 프로그램이 방영된 이후 한국인들 러시가 예상되어 뒤로 미루어 두었죠.
하지만 최근에 이야기를 들어보니 한국인 관광객의 방문이 줄어들 기미가 보이기는 커녕 오히려 점점 더 늘고 있다고 하더군요. 특히 최근에 트럼프 미 대통령 당선인이 대만 총통에게 전화를 건 뒤로 중국과 대만의 관계가 악화되고 이로 인해 대만에서도 중국 관광객들을 빼내면서 그 자리를 한국 관광객이 메꾸고 있다고 할 만큼 늘고 있어서 더 미룰 수 없다는 판단 하에 올해가 가기 전에 다녀오기로 했습니다.
실제로 가 보니 공항에서부터 모든 관광지의 간판이 한글 병기로 바뀌었고 호텔에서는 한국어 가능 직원을 채용하는 수준인데다 관광지에서 간단한 한국말 듣는 건 일이 아닌 수준이었습니다. 남대문 시장에서 중국어, 일본어를 흔히 들을 수 있는 것과 비슷했습니다.
그래서 더 늦기 전에 다녀온 게 다행이라는 생각이 들고 대만 여행을 생각하고 계신 분들은 최대한 빨리 다녀오셔야 할 것 같습니다.
5박 6일 간의 짧은 일정이었지만 제가 느낀 대만을 최대한 짧게 요약하자면 '일본 같은 중국'이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아시다시피 대만은 예전에 우리나라와 함께 아시아의 4마리 용으로 불렸던 경제 강소국입니다. 대기업이라고는 HTC, ASUS, 에바 항공 정도가 전부일 정도로 중소기업 중심의 탄탄한 경제 기반을 갖고 있습니다.
대만은 우리나라처럼 남북으로 길게 뻗은 나라로 면적은 우리나라의 약 1/3, 인구는 약 절반에 못 미치는 데 중앙에 매우 높은 산맥이 남북으로 가로지르기 때문에 인구가 타이페이를 비롯한 평야 지대에 밀집되어 있어 인구 밀도가 꽤 높은 나라입니다.
이번 여행에서는 북쪽에 위치한 타이페이를 중심으로 동부에 위치한 타이루거 협곡만 돌아보고 와서 대만 제 2의 도시라고 할 수 있는 까오슝이나 서쪽의 타이쭝은 경험하지 못했습니다. 이전까지 여행기를 올리고 있던 몽골만큼 가까운 곳이라 나중에 다시 한번 다녀와도 좋을 것 같습니다.
예쁘고 정갈한 나라 대만에 잘 다녀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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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월 24일부터 29일까지 5박 6일 일정으로 대만 여행을 떠납니다.
출발일까지 기간이 며칠 남기는 했지만 참고하시라고 미리 공지합니다. 이 포스팅은 12월 23일 자정까지 상단에 위치합니다.
모처럼 어르신을 모시고 가는 여행이라 일정은 여유있게 짰지만 아무래도 full support를 해야하기 때문에 여행 기간 중에는 오프라인 뿐 아니라 온라인 활동도 일체 중단합니다.
다만 연락 자체는 가능합니다. 될 수 있으면 이메일로 연락주세요. 중간에 짬이 나는대로 답장 드리겠습니다.
아무래도 어르신을 모시고 가는 일정이라 평소처럼 특이한 여정을 넣지 않고 무난한 일정으로만 구성했기 때문에 조금 밋밋한 여행이 될 수도 있지만 항상 그랬듯이 이야깃거리가 될 만한 일들이 기다리고 있겠지요.
잘 다녀오겠습니다. ->
잘 다녀왔습니다. 비교적 따뜻하고 기껏해야 선선한 기후에서 잘 지내다가 돌아오니 체감 온도가 더 낮은 것 같습니다. 빨리 적응해야겠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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