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착 외상을 입은 내담자를 계속해서 만나게 되고 심리평가 supervision을 하면서도 숱하게 보게 되면서 대상관계치료에 관심을 갖게 되었다는 말씀을 이전에도 여러 차례 드린 바 있습니다.
공부가 될 만한 좋은 책을 계속 찾아왔고요.
하지만 결국 찾고야 말았습니다!!
캐나다에서 practice를 하는 정신과 의사인 Allan G. Frankland가 쓴 이 책은 그야말로 현장에서 일하지만 대상관계치료에는 생초보인 임상가들이 참고하기에 딱 좋은 책입니다. 수련 중인 임상가나 임상/상담 대학원생이 보기에도 좋고요.
역자인 김진숙 선생님이 역자 서문에서도 말씀하셨듯이 치료 분야의 대선배가 상담 실전의 세계에 발을 들여놓은 왕초보 후배들에게 대상관계이론의 관점을 적용하여 내담자를 이해하고 상담을 진행하는 법을 기초부터 차근차근 친절하게 알려주는 느낌입니다.
아무래도 정신과 의사라서 그런지 내담자가 아닌 환자라는 용어를 사용하고 있지만 별로 거슬리지는 않습니다. 그만큼 좋아요.
하드커버이기는 하지만 참고문헌을 제외하면 200페이지에 불과한 얇은 책인데도 다루는 내용은 꽤나 방대하고 상세합니다. 목차를 보면,
1장. 도대체 대상관계란 무엇입니까?
2장. 큰 그림
3장. 평가와 사례공식화
4장. 환자 선택: 수잔 사례
5장. 치료 계약
6장. 규칙과 경계의 가치
7장. 첫 회기 시작하기
8장. 의미의 네 가지 수준
9장. 개입 방법
10장. 투사적 동일시
11장. 불안과 편집-분열 자리
12장. 치료에서 침묵과 지루함
13장. 치료에서 일어나는 갈구함
14장. 보상기전상실의 가능성 다루기
15장. 구조와 그것의 치료적 활용
16장. 치료자에 대한 언어적 공격
17장. 심리치료에서 슬픔
18장. 성애적 전이와 역전이
19장. 치료에서 조언하기
20장. 자기노출
21장. 치료에서 선물
22장. 종합편: 한 회기 예시
23장. 치료에서 진전이란 무엇입니까?
24장. 종결과 치료를 끝내는 여러 다른 양상
25장. 대상관계 개념과 인지치료
26장. 대상관계 개념과 일반적인 추수치료
보시는 것처럼 이렇게나 많은 장으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그러니까 각 장의 분량이 굉장히 적다는 말이 됩니다. 그러니까 부담없이 짜투리 시간이 날 때마다 읽기에도 좋고, 스터디를 하기에도 좋은 책이라는 말이죠.
그러면서도 일반적인 심리치료를 하는 임상가가 당연히 알고 있어야 하는 대부분의 내용을 빠짐없이 다루고 있으며 그걸 대상관계이론과 접목하여, 거기에 '수잔'이라는 가상의 사례에 적용하여 굉장히 생생하게, 그러면서도 아주 친절하게 보여주고 있습니다.
지금까지 심리치료나 상담과 관련하여 꽤 많은 실전 서적을 읽었지만 이 책처럼 분량의 부담이 없고 필요한 부분을 꼼꼼하게 다루면서도 쉽게 읽히는 책을 본 적이 없습니다. 대상관계치료와 관련하여 최고의 책인지는 모르겠으나 가장 먼저 읽어야 할 책이라는 건 분명합니다.
대상관계이론에 대한 관심이 별로 없는 상담자라고 할지라도 이 책은 꼭 한번 읽어볼 것을 강력히 추천합니다. 결코 후회하지 않을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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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대상관계는 정신역동 심리치료(psychodynamic psychoterapy)의 네 가지 주요 이론적 모델 중 하나입니다. 나머지 세 개 모델은 자기 심리학(self psychology), 자아 심리학(ego psychology), 그리고 애착이론(attachment theory)입니다.
* 대상관계 치료는 치료관계의 지금-여기에 집중적으로 초점을 맞추는 경향이 있습니다. 환자가 자신과 타인을 '전부 다 좋게' 또는 '전부 다 나쁘게' 보는 경향은 환자의 '자기표상'과 '대상표상'에 심각한 왜곡이 있음을 나타냅니다. 대상관계 치료의 특별한 강점 중 하나는 이런 환자들이 자신과 타인에 대해 좀 더 균형 잡힌 시각, 즉 좋은 면과 나쁜 면이 동시에 존재하고 있음을 표상하는 시각을 형성하도록 돕는 데 있습니다.
* HORSE 면담접근법
- Hear(듣기) : 환자가 말하고 있는 것이 무엇인가, 중요한 주제는 무엇인가
- Observe(관찰하기) : 환자의 바디 랭귀지 등 비언어적 요소가 내게 무엇을 말하고 있는가
- React(반응하기) : 환자에 대한 내 정서적 반응은 내게 무엇을 말하고 있는가
- Synthesize(종합하기) : 환자의 문제를 나는 어떻게 이해하고 있는가
- Execute(실행하기) : 면담 계획을 실행하기
* 우리는 주로 대상관계 관점에서 심리치료를 수행하는 접근에 대해 설명하고 있기 때문에, 환자의 대인관계 이력(history of relationship)에 대해 물어보는 것이 특히 중요합니다. 즉, 이 환자가 관계를 시작하거나 끝내는 방식에 어떤 일정한 패턴이 있는가? 성인으로서 환자가 사람들과 관계를 맺고 있는 관계가 어린 시절 양육자와 가졌던 관계의 여러 측면들을 재연하는 것처럼 보이는가? 혹은 어린 시절 경험과 정반대의 관계를 형성하려고 무모할 정도로 애쓰고 있는가? 덧붙여 환자가 자신을 어떻게 보는지, 타인들을 어떻게 보는지, 그리고 타인들이 자신을 어떻게 본다고 믿고 있는지를 물어보는 것이 유용합니다.
* 환자에게 상담 시간이 '50분'이라고 말하는 점에 주목하십시오. '약 50분' 또는 '한 시간 미만'이라고 말하지 않았습니다. 나는 정확한 시간을 알려주었습니다. 무심코 이렇게 말한 것은 아닙니다. 이 말은 환자에게 몇 가지 다양한 메시지를 전합니다. 우선 이 말은 심리치료가 치료자에 의해서 구조화되고 조직화될 것임을 강조합니다. 이 말에 들어 있는 또 다른 메시지는 '치료자인 내가 통제한다'입니다. 이 메타커뮤니케이션(metacommunication)은 약간 권위적으로 들릴 수도 있습니다. 그러나 많은 시간을 '통제할 수 없다'라고 느끼는 환자에게는 안도감을 주는 메시지일 수 있습니다.
* 경계를 지키지 못하는 치료자는 환자들에게 큰 불안감을 안겨 줄 수 있습니다.
* 환자에게 맞추느라 경계를 지키지 못하는 치료자는 이 환자를 치료하는 동안 아마 무의식적으로 이런 원망을 행동화할 개연성이 높습니다. 이것은 부정적 역전이(negative countertransference)'의 한 가지 예가 될 수 있습니다.
* 환자가 자신의 정서 상태를 관찰하고 기술하는 데 몰두하도록 우리가 도와줄 수 있다면, 환자는 정서의 강렬함에 압도당하고 휩쓸린 상태로 남아 있기가 더 어려울 것입니다. 따라서 자신을 세밀하게 관찰하는 행위 자체가 사람들을 진정시키고 어떤 감정이든 그 강도를 낮추는 데 도움이 됩니다.
* 의미의 네 가지 수준(COST 접근법)
- Concrete(구체적) : 환자가 가장 구체적인 또는 피상적인 수준에서 말하고 있는 것은 무엇인가?
- Others(타인) : 그 상호작용은 환자가 타인들을 보는 시간에 관해 무엇을 말해 주고 있는가?
- Self(자기) : 그 상호작용은 환자가 자신을 보는 시각에 관해 무엇을 말해 주고 있는가?
- Therapist(치료자) : 그 상호작용은 환자가 치료자를 보는 시간에 관해 무엇을 말해 주고 있는가?
-> 환자가 해결하지 못한 대인관계 문제의 결과로 잃어버렸거나 훼손된 관계에서 치른 대가로 기억
-> 타인 : 이것은 여러분이 환자의 현재 활성화된 '대상표상'을 이해하는 데 도움을 줄 수 있습니다.
-> 자기 : 이것은 여러분이 환자의 현재 활성화된 '자기표상'을 이해하는 데 도움을 줄 수 있습니다.
-> 치료자 : 이것 역시 환자의 현재 활성화된 대상 표상과 연관이 있습니다. 환자들이 치료관게에서 일어하고 있는 것을 경험하는 바와 유사한 자기 삶의 어떤 주제를 무의식적으로 선택해서 논의하는 것은 아주 흔한 일입니다.
* 치료자는 무슨 말을 할지를 결정할 때 의미의 네 가지 수준가운데 가장 피상적, 구체적 수준부터 가장 깊은 (그리고 흔히 무의식적인) 수준까지, 어느 수준이든 그중 하나를 다루기로 정할 수 있습니다. 치료자가 어느 수준을 택해서 다룰지는 여러 요인에 달려 있습니다. 대체로 가장 피상적인 수준을 다루면 대부분의 환자에게는 불안을 가장 적게 불러일으킵니다. 이것은 지지적인 양식의 심리치료와 비슷하다고 볼 수 있습니다. 이와는 대조적으로, 제 4수준에만 계속해서 초점을 두는 것은 많은 환자에게 아주 강렬하고 압도감을 주는 경험이 될 수 있습니다. 특히 치료과정의 초기에는 더 그럴 것입니다. 나는 일반적으로 치료자가 어떤 회기가 끝나가는 시점에 제 4수준을 다루기로 결정하지 않게 주의를 줍니다. 그 이유는 이로 인해 발생한 불안이 있다면 회기가 끝나기 전에 환자가 이를 누그러뜨릴 수 있도록 도와줄 시간이 부족할지도 모르기 때문입니다. 일반적인 원칙은 환자가 현재 편안하게 받아들이는 수준보다 하나 더 깊은 수준에서 좀 더 자각하고 말하도록 돕는 일을 치료자가 매 회기마다 몇 차례 시도하는 것입니다.
* 치료자가 말을 한 다음, 환자에게 느낌을 묘사해보라고 요청하는 것에 주목하세요. 이것은 치료 중에 무슨 말을 할지 결정할 때, 또 다른 중요한 치료원칙, 즉 '정서 따라가기(going after the affect)'를 나타냅니다. 의미의 네 가지 수준을 고려하는 능력을 기르는 데에는 시간과 연습이 필요하므로. 여러분이 다음에 무슨 말을 해야 할지가 불확실한 경우에는 정서 따라가기가 선택할 만한 유용한 기법입니다.
* 정신역동치료에서 사용되는 세 가지 유형의 핵심 개입방법 혹은 거래도구
: 명료화, 직면, 해석
-> 명료화의 예 : "계속 말씀하십시오", "제가 다 이해했는지 모르겠습니다", "그것에 관해 전부 다 말씀해주세요"
* 치료관계의 지금 여기에서 환자가 경험하는 것(대상관계치료에서 흔히 사용되는 개입)에 초점을 둔 해석은, 환자의 치료실 밖 관계에 관한 해석에 비해 불안을 더 많이 유발할 수 있다는 점을 여러분은 알고 있어야 합니다. 이 때문에 해석은 적게 하는 것이 더 좋습니다.
* 공감적 타당화는 환자의 감정 경험과의 조율을 보여 주는 치료자의 진술을 포함합니다(예: "그 때문에 화가 나셨을 거라고 이해가 됩니다"). 공감적 타당화는 자기애적 특성이 두드러진 환자를 치료할 때 특히 유용한 기법이 될 수 있습니다.
* 환자들이 자신의 감정에 휩쓸리거나 압도당하지 않고 더 잘 관찰할 수 있도록 돕는 방법은 환자에게 자신의 감정상태를 최대한 상세하게 기술하라고 요청하는 것입니다. 대부분의 환자들은 감정이 신체적으로 어떤 영향을 주는지를 묘사하는 것부터 시작하는 일을 가장 쉽게 받아들입니다. 그러고 나서 여러분은 환자에게 어떤 상황에 관한 생각을 자세히 기술하라고 요청할 수 있습니다. 마지막으로, 환자는 감정 자체가 어떻게 경험되는지를 좀 더 추상적인 용어로 기술할 수 있습니다(예; "어쩌면 마치 제가 어두운 방에 있어서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는지 볼 수 없는 것과 같아요").
* 대상항상성이 결여되고 '편집-분열 자리' 경향이 있는 환자들은 흔히 미래에 대해 안심시켜 줄 때, 말하자면, 그들에게도 미래가 있다고 안심시켜 줄 때 좋은 반응을 보입니다.
* 회기 중에 아무 말이 오가지 않을 때도 치료실에 흐르는 감정의 톤(emotional tone)을 주의 깊게 지켜조는 것이 중요합니다.
* 치료회기에서 지루함이 생기는 현상은 언제나 중요한 의미가 있습니다. 사람들은 때로 지루함을 감정의 부재 상태로 개념화합니다. 나는 그렇지 않다고 주장합니다. 지루함은 오히려 '정서 누르기(crushing of emotion)'로 생각할 수 있습니다. 이것은 적극적이고 노력이 드는 과정입니다. 그렇지 않다면 왜 지루함이 그처럼 진을 빼는 상태로 느껴지겠습니까?
* 많은 환자가 분노나 자기비난같은 좀 더 부정적인 감정에 관한 한 이미 전문가라는 사실을 아셔야 합니다. 내가 보기에, 이들은 더 긍정적이고 배려하는, 사랑하는 감정을 경험하고 이에 대해 말하는 데 있어서 도움을 필요로 하지만, 부정적인 감정에 관해서는 아마도 추가적인 도움을 필요로 하지 않을 겁니다. 따라서 환자들이 주로 부정적인 정서상태(예; 좌절, 분노, 자기혐오 등)에 초점을 두는 데서 주로 긍정적인 정서상태(예; 애정, 배려의 감정 등)로 옮기도록 돕는 것을 중요한 치료목표로 포함시켜야 합니다.
* 환자들이 갈구함(neediness)에 어떻게 대처하는지를 이해하고 다루는 것은 대상관계 치료의 아주 중요한 부분입니다. 내가 만났던 환자들 대다수가 관계에서 자신의 갈구함을 견뎌 내는 데 상당히 큰 어려움이 있었습니다. 이 주제는 다양한 방식으로 반복해서 나타나는 듯합니다.
* 심리치료에서 '구조(structure)'란 무엇일까요? 나는 이 용어를 치료자가 회기 중에 제공하는 안내와 지시의 정도라는 뜻으로 사용합니다. 일반적으로 회기 중에 '구조'를 늘이는 것은 환자의 불안을 누그러뜨리는 경향이 있습니다. 일반적으로 치료자가 회기 중에 말을 많이 하면 할수록 구조를 더 많이 제공합니다. 치료자가 회기 중에 좀 더 말을 많이 하면, 이것은 일시적으로 환자의 부담을 덜어주고, 그 결과 환자의 불안이 줄어들 수 있습니다.
* 일반적으로, 대인관계 병리가 더 심각한 환자들은 흔히 더 많은 구조를 필요로 합니다. 적어도 치료 초기에는 그렇습니다.
* 인지행동치료나 변증법적 행동치료 등 회기 중에 환자와 함께 워크북 하기를 선택하는 제안들은 대상관계원리를 감안해서 적용될 수도 있지만 대부분 '전통적' 대상관계 치료에서 상당히 벗어나 있다는 점을 이해할 필요가 있습니다.
* 자기표상과 대상표상(즉, 부분 대상관계)이 전부 다 좋은 그리고 전부 다 나쁜 것으로 구성된 경향이 견고한 환자들의 경우에는, 흔히 이런 경향에 대한 직면과 해석을 반복적으로 해야 이들이 자신과 다른 사람들에게 공존하는 '좋은' 자질과 '나쁜' 자질을 통합하고 이런 자질들을 의식적으로 알아차리는 능력을 기르도록 도와줄 수 있습니다.
* 치료에서 언어적 공격을 다룰 때는 언제나 의지할 수 있는, 단순하고 기억하기 쉬운 어떤 접근법을 가지는 것이 중요합니다. 그것은 공격을 받아주고 감정을 따라가라는 것입니다.
* 박해적 슬픔의 경우에 나는 슬픔과 눈물이 날만큼 마음이 움직인다는 것을 느끼기보다 환자로부터 투사된 좌절을 알아차리게 되는 경우가 더 흔합니다. 이런 유형의 불쾌감은 앞서 논의한 편집-분열 자리와 관련된 것으로 생각할 수 있습니다. 이와 대조적으로, 진정한 슬픔은 발달적으로 더 성숙한 우울 자리를 반영하는 것으로 볼 수 있습니다.
* 환자들이 편집-분열 자리에서 시간을 적게 보내고 좀 더 성숙한 우울 자리로 전환하도록 돕는 일은 반드시 치료과정의 일부에 포함시켜야 합니다. 이렇게 하기 위해 우리는 환자가 양육의 실패와 다른 초기 상실을 애도하고 자신과 부모 및 다른 사람들에 대한 통합되고 현실적인 관점을 발달시킬 수 있도록 도와주어야 합니다.
* 조언하기 기법을 우리의 치료 도구함에서 빼버리기 전에, 우리는 조언하지 않고 보류할 때의 잠재적 위험뿐만 아니라 조언할 때의 잠재적 유익을 반드시 비교해 보아야 합니다. 조언하기에 대해 생각해 볼 때, '재양육으로서의 치료(therapy as reparenting)'라는 잘 알려진 비유를 고려해 보는 것이 유용하다고 생각합니다. 나는 치료자가 절대로 환자에게 조언하면 안 된다는, 놀라울 정도로 널리 퍼져 있는 신념에 대해 반론을 제기하고 있습니다. 이와 관련하여 여러분이 숙고해 볼 수 있는 질문의 목록입니다.
- 환자가 나에게 조언을 요청하고 있는가?
- 의미의 네 가지 수준에서 볼 때 이 요청은 어떤 의미가 있는가?
- 만약 환자가 조언을 요청하고 있지 않다면, 이것은 내가 배려하고 있음을 보여 주고 또한 환자에게 무엇이 최선인지에 대한 내 입장이 강력하기 때문에 부탁받지 않았어도 조언해 주고 싶은 그런 상황인가?
- 이 환자에게 스스로 좋은 결정을 내릴 수 있는 능력이 있는가?
- 이 상황에서 내가 조언을 자제한다면 이 환자에게 감정적으로 어떤 영향을 미칠까?
- 내가 뒤로 물러나 환자가 작은 실수를 하고 고쳐 나가는 경험으로부터 배우고 성장하도록 두는 것이 가치있는 일인가?
- 환자가 심각한 문제의 소지가 있는(하지만 피할 수 있고 예견할 수 있는) 결과를 가져올 수 있는 어떤 안 좋은 선택을 하기 직전인가?
- 해 줄 만한 조언이 내게 있는가?(심지어 답이 명백한 것으로 보이는 경우에도 흔히 우리가 좋은 조언을 가졌다고 확신하기란 매우 어렵습니다. 이에 대한 한 가지 이유는, 우리는 흔히 어떤 상황에 대해 왜곡되거나 부정확할 가능성이 있는 환자의 관점에만 전적으로 의존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 이것은 긴급히 결정해야 할 사안인가 아니면 더 숙고하고 논의할 시간이 있는 사안인가?
* 치료자에게 자기 노출을 해 달라는 요청 자체에 대해서는 어떻게 해야 할까요? 다음은 개인적인 질문에 대답할지 말지를 결정할 때 내가 일반적으로 고려하는 몇 가지 핵심 주제입니다.
- 이 환자는 경계(boundary)를 어떻게 관리하는가?
- 어떤 종류의 정보를 달라고 하는가?
- 나는 이 요청을 의미의 네 가지 수준에서 볼 때 어떻게 이해하고 있는가?
-> 일반적으로 나는 개인적 경계와 대인관계에서 경계가 허술한 환자들에게는 개인정보 노출을 꺼려합니다.
* 치료자가 자신에 관한 정보를 노출하는 것이 적절할 때는 언제일까요? 환자가 적절한 경계를 만들고 유지하는 능력을 보여 주었다면, 선택적인 자기노출은 일종의 '정상화' 효과가 있는 안심시켜주기(예; '치료자도 비슷한 상황에서 나처럼 반응했다면 나는 괜찮은 게 분명해')를 제공해 주고, 치료자와 동일시를 통해 치료적 라포를 더 깊게 해 줄 수 있습니다. 그렇지만 자기노출의 회피가 치료에서 경계를 고수하는 것을 나타내듯이, 역으로 개인적인 정보를 드러내는 것은 치료에서 경계를 느슨하게 하는 것을 나타낸다는 점을 언급해야겠습니다. 이런 이유로 나는 자기노출 기법을 매우 선택적으로 사용하는 편입니다.
* 자기노출에 대한 결정은 요청되는 정보의 유형에 따라서도 달라집니다. 일반적으로, 나는 내 사생활의 세부사항보다는 환자에 관한 내 생각이나 느낌을 좀 더 노출하는 편입니다. 환자에 대한 치료자의 생각이나 느낌은 흔히 치료과정과 관련됩니다. 나는 대체로 이런 소재의 노출을 '경계 위반(boundary transgression)'으로 여기지 않고, 오히려 치료가 앞으로 나아가도록 도울 수 있는 치료관계의 유용한 측면으로 봅니다.
* 내 경험에 비추어 보면, 환자들은 흔히 치료를 끝내기 전에 그들의 강점을 재검토하는 작업에 특히 좋은 반응을 보입니다. 이런 작업은 치료관계를 잃게 된다는 스트레스와 관련된 불확실성의 느낌을 누그러뜨리는 데 도움이 될 수 있습니다. 또한 이전의 병리적 패턴으로 퇴행할 가능성을 낮추는 데도 도움이 될 수 있습니다.
덧. 이 책은 저도 소장하면서 꾸준히 참고할 책이라서 북 크로싱하지 않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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