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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처 대학 사회학과 교수인 필 주커먼은 2005년 5월부터 2006년 7월까지 14개월 동안 스칸디나비아 지역(정확하게는 덴마크)에서 살았는데 그들의 비종교적인 삶이 얼마나 건강한지를 경험하고 충격을 받은 나머지 150건 이상의 인터뷰를 통한 연구를 수행해 그 결과를 이 책으로 엮어 냈습니다. 이 책은 이전에 그가 살았던 미국 사회에 적지 않은 파장을 일으켰죠.
그는 이 책에서 두 가지 목적을 갖고 이 책을 썼다고 합니다. 첫째는 신(정확하게는 하나님)이 없는 사회가 지상의 지옥이 될거라는 보수적인 미국 기독교의 주장을 실증적으로 반박하기 위해서, 둘째는 종교적 성향이 강하지 않은(거의 무신론적인) 사람들의 독특한 세계관을 살펴보기 위해서였습니다.
모태 신앙까지는 아니지만 꽤 독실한(하다고 믿고 싶은) 개신교 신자에서 지금은 불가지론자의 위치에 꽤 오래 머무르고 있는 제게 참으로 흥미로운 책이었고 세계에서 복지가 가장 잘 되어 있기로 손꼽히는 덴마크와 스웨덴이 비종교적인 국가라는 것을 알게된 데 더하여 그렇다면 종교 청정 사회에서는 어떤 삶을 살고 있을까가 궁금해 읽게 되었습니다.
개인적으로 종교가 이 세상 만악의 근원 중 하나라 생각하고 인류를 위해서는 없어져야 한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러한 악의 근원을 세상에 그냥 방치하는 신의 존재에 대해 회의하게 된 것이 불가지론자가 된 근본적인 계기였기에)에 신이 없는(엄밀하게는 종교의 힘이 매우 약한) 사회에서 사는 사람들은 어떤 생각을 하고 사는지 참으로 궁금했습니다.
읽으면서 여러가지 흥미로운 대목이 있었지만 죽어가는 사람들을 돌보는 일을 하는 호스피스 간호사가 신과 영혼의 존재를 전혀 믿지 않을 뿐 아니라 천국의 존재를 믿는 기독교인들이 죽음을 두려워 해 심한 고통을 받으며 죽고 오히려 무신론자들이 훨씬 편안하게 죽음을 맞이한다고 증언하는 부분이 가장 충격적이었습니다.
이 책에서 주커먼은 세속주의자로 가득찬 덴마크와 스웨덴의 범죄율이(강력 범죄율은 더더욱) 매우 낮으며(경찰을 거의 찾아볼 수 없다고 했는데 실제로 제가 노르웨이를 여행할 때에도 2주일 동안 딱 1번 봤습니다), 제정 분리를 엄격하게 지키고(신의 존재를 믿는 정치가는 공직에 적합하지 않다고 생각하기에 자신의 종교를 입 밖으로 내지도 못하는), 상식에 입각해 예의바른 인간이 되는 것, 다른 사람들을 존중하고 좋은 사람이 되는 것을 자신의 가치관으로 선택하는 사람들이 사는 곳임을, 그리고 그런 사회가 얼마나 건강하고 행복한 곳인지를 보여주고 있습니다.
특히 미국처럼 종교에 의해 좌지우지되는(대통령이 이라크 침공의 이유 중 하나로 하나님을 들먹이는 웃긴 나라가 미국이죠) 나라의 사람이라면 이상할 수 밖에 없는 나라들입니다만 읽으면 읽을수록 이런 합리적이고 건강한, 상식적인 나라에서 살고 싶다는 마음이 절로 생기더군요(최소한 저는 그랬어요).
신앙심이 투철한 분들, 종교가 자신의 삶에서 중요한 분들에게는 상당히 불편한 책일 수 있지만 저처럼 신의 존재가, 종교가 인간의 삶에 미치는 해악에 질린 분들에게는 희망을 주는 사이다 같은 책입니다.
생각보다 어렵지 않고 쉽게 읽히는 책이니 한번 읽어보시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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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성경을 믿는 미국의 보수주의자들이 분노하고 걱정하는 것은 전쟁도 구조적인 빈곤도 학교의 붕괴도 아동 학대도 가정 폭력도, 의료의 영리화도 사회복지사들의 저임금도 기금이 부족한 병원들도 총기류의 포화 상태도 지구온난화도 아니다. 낙태와 동성애자가 무엇보다 중요한 위치를 차지하고 있다.
* 덴마크와 스웨덴에서 죽음은 자연스럽고 불가피한 일로 널리 받아들여지고 있으며, 대부분의 사람들은 삶에 웅대한 의미 같은 건 없다고 생각한다. 살아가면서 스스로 삶에 어떤 의미를 부여하는지가 중요하다는 것이다. 그렇다면 죽음과 삶의 의미는 어쩌면 많은 사람들이 주장하는 것만큼 영원하거나 보편적인 인간의 문제가 아닐지도 모른다.
* "하느님이 존재하고 내세도 존재한다면, 우리가 나중에 알게 되겠죠.... 하지만 존재하지 않는다면.... 우리가 그걸 알아낼 길이 전혀 없으니까 지금 이곳의 삶에 초점을 맞추고 다른 사람들과의 관계에 집중해야죠. 그게 가장 중요한 겁니다"
* 나는 스칸디나비아의 세속주의적 삶 중에서 세 가지 구체적인 측면을 제시하고자 한다. 첫 번째 측면은 내가 '꺼림/삼감'이라고 명명한 것이고, 두 번째 측면은 '온화한 무관심', 세 번째 측면은 '철저한 무관심'이다.
* 나는 '교회의 게으른 독점', '안전한 사회', '일하는 여성'이라는 세 가지 가설이 덴마크와 스웨덴의 낮은 종교성을 설명하기 위한 사회학적 시도 중에서 가장 설득력 있다고 생각한다.
덧. 이 책은 국민도서관에서 대여해 읽은 책이므로 북 크로싱하지 않습니다. 국민도서관을 이용해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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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래 북유럽은 여행광들에게도 유럽 권역에서 맨 마지막으로 공략하는 곳인만큼 세계 최고 수준의 물가와 여행 경비부터 극복해야 하고 아무래도 경비 부담이 엄청난 만큼 세계 다른 지역에 비해 찾는 사람의 수가 많지 않아 관련 정보 구하기가 쉽지 않습니다.
그래서 뭐 늘 그렇듯이 대부분의 여행 일정은 론플로 짜고 세세한 부분을 다른 정보원에서 찾아 보충했습니다.
* 서적Lonely Planet : Norway(5th, 2013): 론플은 구성이 비슷하기 때문에 웬만하면 평작은 하는 편이었는데 이 책은 그다지 기대를 충족하지 못합니다. 크로아티아 여행을 준비하면서도 방심하다 뒤통수를 맞았는데 이 책도 마찬가지였습니다. 비교적 최신판인 2013년 판인데다 노르웨이 같은 선진국이 바뀌어 봤자 얼마나 바뀌겠어 하며 방심했는데 오산이었습니다. 현지에서 보니 관광지 입장료를 비롯해 금액이 비슷한 게 거의 없습니다. 대부분 큰 폭으로 오른 상태라서 노르웨이 여행 준비를 론플로 하시는 분들은 경비 산정을 다시 하셔야 합니다. 이 책의 가장 큰 단점 중 하나는 론플의 최대 장점인 지도와 교통편이 부실하다는 겁니다. 소개 포스팅에서도 지적했지만 각 도시간 거리, 교통수단 별 이동 시간과 비용에 대한 소개가 거의 없습니다. 투어를 하나 예약하려고 해도 인터넷 검색을 다시 거쳐야 하는 수준이라서 불안한 마음에 들고는 갔지만 현지에서도 꺼내서 참고한 적이 거의 없습니다. 여행 일정표를 미리 만들어 두면 현지에 들고가지 않아도 무방할 것 같습니다. 북유럽에 반하다 : 덴마크, 노르웨이, 스웨덴, 핀란드 자동차로 떠나는 북유럽 여행(2014): 은퇴한 부부가 아들과 함께 자동차로 돌아본 북유럽 4개국 여행기인데 덴마크에서 시작해 노르웨이로 올라가 스웨덴을 거쳐 핀란드에서 끝나는 여정이고 저는 노르웨이 부분만 참고했습니다. 비교적 최신 정보를 담고 있지만 움직인 코스가 제가 고려하고 있던 코스와 정반대 방향이라서 상당히 헷갈리더군요. 게다가 에세이도 아니고 가이드북도 아닌 어정쩡한 stance를 취하고 있어서 읽는 재미도 별로 없다는 것이 문제입니다. 개인적인 가치관 차이일 수도 있지만 가는 곳마다 숙박비나 입장료를 깎아달라고 하거나 본인이 늦어 놓고는 들여 보내 달라고 떼쓰는 모습이 참 보기 싫었습니다. 개인적으로 추천하기 어려운 책입니다. 노르웨이를 다룬 한글책이 아주 드물기는 하지만 그렇다고 해도 꼭 봐야 할 수준의 책은 아닙니다.
* 인터넷 사이트
위키백과 : 노르웨이
: 케냐 여행 때부터인 것 같은데 어설픈 관광청 홈페이지 대신 위키백과나 엔하위키 미러 사이트에서 기본적인 정보를 찾아보게 되었습니다. 노르웨이도 기본적인 개요는 위키백과에 잘 정리되어 있습니다. 본격적인 여행 준비를 하기 전에 위밍업 차원에서 보시면 좋습니다.
나무위키 : 노르웨이: 위키백과가 비교적 점잖은 정보를 담고 있다면 나무위키는 노르웨이 왕실의 흑역사를 매우 꼼꼼하면서도 자세히 까발리고 있습니다;;; 여행을 위한 정보 수집에는 크게 도움이 되지 않으나 노르웨이에 대해 궁금한 분들은 한번쯤 읽어보면 좋습니다. 위키백과와는 조금 다른 정보들을 보실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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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르웨이 하면 사람들이 많이 떠올리는 이미지는 대개
북유럽의 복지국가 아닐까요? 환경 문제에 관심이 많은 사람은 지구 온난화로 인한
북극곰의 서식지 감소,
포경 금지 협약 같은 걸 떠올릴 수도 있고, 24시간 해가 지지 않는 백야를 떠올리는 사람도 있을 겁니다.
뭐 잘 사는 나라, 물가가 엄청 비싼 나라(둘 다 맞는 이야기입니다만)라고 시기어린 질투를 보내는 사람도 있을테고요.
예술에 관심이 많은 사람은
뭉크와
그리그를 떠올리기도 할테고 모험 정신이 투철한 사람들은
아문센, 난센이라는 이름을 입에 올리기도 할 겁니다.
피요르드를 생각하는 분들도 계실까요? 어쨌든....
이처럼 여러가지 것들을 떠올리게 만드는 매력적인 노르웨이를 언젠가 한번쯤 가 보겠다고 굳게 마음먹었으면서도 그동안 여행지 목록에 올려만 놓고 만지작거리고만 있었는데 몇 년 동안 주저하기만 하고 결행을 못 한 이유로는 첫째, 물가가 살인적이다, 둘째, 노르웨이 여행을 제대로 하려면 대중 교통보다는 자동차를 이용해야 한다는 이유 때문이었습니다.
비싼 물가는 여행비를 더 오랫동안 공격적으로 모으는 것으로 어느 정도 보완할 수 있었지만 제가 장롱 면허만 갖고 있다는 치명적인 문제는 극복하기가 여간 어렵지 않았습니다. 그렇지 않아도 자동차 운전을 싫어라하는데 노르웨이 여행 때문에 연수를 받기는 정말 싫었거든요. 게다가 그런 어설픈 실력으로 외국에서 제대로 운전을 할 수도 없었을테고요(노파심에 미리 말씀드리지만 노르웨이를 렌트카로 여행하실 분들은 상당한 운전 실력 + 오토매틱 자동차 렌트를 꼭 하셔야 합니다)
그러다 제가 믿고 의지할 수 있는 아는 동생네 부부가 전격적으로 합류함으로써 노르웨이 여행을 막고 있던 장애물이 치워져서 올해 드디어 노르웨이 여행을 다녀올 수 있었습니다.
오랫동안 별렀던 만큼 2주(정확하게는 15박 16일)라는, 직장인에게는 미친 거 아니냐는 소리를 들을만한 장기간의 휴가를 빼서 아예 뿌리를 뽑자는 각오(까지는 아니고;;;)로 다녀왔습니다.
지금까지 다녀온 여행 중 가장 긴 기간 동안 나가 있었기 때문에 결과적으로 여행 후유증이 심해(시차 적응의 문제만은 아닙니다) 14일에 귀국한 뒤로도 포스팅 하나 올리지 못했죠.
이제서야 좀 정신을 추스리고 노르웨이 여행기 시작하려고 합니다.
매번 여행기 올릴 때마다 감질나게 사용하는 멘트이기는 합니다만 이번 노르웨이 여행기, 기대하셔도 좋습니다.
개봉박두!!
덧. 이번 여행이 제게는 최초의 북유럽 여행이었는데 보통 북유럽이라 불리는 노르딕 국가로는 이번 여행지인 노르웨이를 위시하여 핀란드, 스웨덴, 덴마크, 아이슬란드가 있습니다. 거기에 발트 3국이라고 불리는 라트비아, 리투아니아, 에스토니아를 포함해서 북유럽이라고 부르기도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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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onely Planet Norway'를 소개할 때도 말씀드렸지만 북유럽 여행을 다룬 최신 서적은 아직까지 그리 많지 않습니다. 단체 관광으로는 우리나라, 일본, 중국 모두 꽤 많이 가는 것 같지만 자유 여행을 하기에는 여러가지 어려움이 많습니다. 일단 물가가 비싼데다 교통편도 편리하지 않아서 주로 자동차를 이용해야 하고 자유 여행을 위한 정보가 부족하죠.
그래서 특히 북유럽은 덴마크, 노르웨이, 스웨덴, 핀란드 4개국을 묶어서 가는 경우가 많고 이 책도 역시나 마찬가지였습니다. 작년 8월에 나온 책이니 비교적 최신 서적이라고 할 수 있죠.
은퇴한 부부가 아들과 함께 자동차를 몰고 떠난 여행기입니다. 덴마크에서 시작해서 노르웨이로 올라가 스웨덴을 거쳐 핀란드에서 끝나는 여정이고요. 저는 이 중에서 노르웨이를 다룬 부분만 읽었습니다.
4개국을 하나의 책에 담으려니 당연히 핵심적인 지역만 실어야 하는 한계가 있고 노르웨이편만 놓고 보면 제가 계획하고 있는 일정과 반대로 스타방게르 -> 베르겐 -> 송네피오르 -> 예이랑에르 피오르 -> 트론헤임 -> 릴리함메르 -> 오슬로 순으로 진행하기 때문에 더더욱 헷갈리더군요. 물론 덴마크에서 시작해 북유럽 4개국을 모두 들르는 일정을 짠다면 당연히 이 순서로 이동하는 것이 가장 바람직합니다만....
각 지역마다 여행정보 사이트, 관광 안내소 주소, 여행 TIP, 숙소와 투어 등을 묶어서 소개한 건 유용했지만 여행기 자체는 에세이도 아니고 가이드북도 아닌 어정쩡한 스타일이라서 읽는 재미가 별로입니다. 재미난 에피소드가 많은 것도 아니고 남다른 알찬 정보를 주는 것도 아니고 그냥 가족이 여행하면서 느낀 감상을 일기처럼 반복적으로 써놨기 때문에 나중에는 읽으면서 지루하게 느껴질 정도입니다.
그래서 북유럽 4개국 여행을 준비하는 분이라면 모르겠지만 이 중 한 나라만 집중해서 가실 분, 특히 노르웨이 여행을 준비하는 분에게는 추천하기 어렵겠습니다.
덧1. 개인적인 가치관 차이일텐데 여행 중에 만난 한국인 가정의 아이가 공부를 많이 안 시켜서 한국보다 영국이 더 좋다고 하니 자원도 없는 우리나라에서는 공부를 더 열심해 해야 하는데라며 탄식하는 에피소드나 여행비를 아끼는 것도 좋지만 가는 곳마다 숙박비나 입장료를 깎아달라고 하거나 입장 시간에 늦었을 때 한국에서 왔다며 들어가게 해 달라고 사정하는 모습이 별로 보기 좋은 건 아니었습니다. 저랑은 확실히 여행 스타일이 좀 다른 분들 같다는 느낌을 강하게 받았습니다.
덧2. 이 책은 여행 관련 책이기도 하지만 도서관에서 빌린 책이라서 북 크로싱하지 않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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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목표로 하는 여행지가 북유럽의 대표 국가라고 할 수 있는 노르웨이라서 워밍업 차원에서 일찌감치 론플을 읽었습니다.
개인적으로는 별 2개 이상을 주기 어려운 quality인데 노르웨이 여행을 준비하려면 어쩔 수 없이 이 책을 봐야 하기 때문에 눈 딱 감고 3개로 평가했습니다.
온라인 서점 사이트 검색창에 '노르웨이'라고 쳐 보면 맨 먼저 나오는 게 무라카미 하루키 선생의 '노르웨이의 숲'이고 그 다음이 북유럽 복지국가에 대해 다루는 책입니다. ㅡㅡ;;;
여행 관련 서적을 아무리 뒤져봐도 에세이 한 두 권이 전부이고 노르웨이만 다룬 책은 2015년 1월 말 현재 한 권도 없습니다. 큐리어스 시리즈 중에 노르웨이편이 검색은 되지만 2005년 판이라서 당연히 품절되었고 여행 준비를 하다보면 흔히 볼 수 있는 가이드북 시리즈에도 노르웨이는 빠져 있습니다. 군소 출판사에서 나온 북유럽 여행기가 있기는 하지만 대개는 노르웨이, 덴마크, 핀란드, 스웨덴 4개국을 묶어서 다루고 있기 때문에 제 성에 전혀 차지 않더군요.
사실 노르웨이는 비행 시간만 보면 남유럽에 비해 오히려 가깝습니다. 제가 핀에어로 헬싱키를 한번 경유해 들어가는데 비행시간만 따져보니 갈 때 11시간, 올 때 11시간 40분 밖에(?) 안 걸려요. 그런데 왜 노르웨이만 다룬 책이 없느냐 하면 당연히 사람들이 잘 안 가는 곳이라서 그럴테고요. 왜 노르웨이를 잘 안 가냐하면...... 물가 넘버원의 나라이기 때문에 그렇습니다. 그냥 비싼 정도가 아니라 정말 후덜덜한 수준이에요. ㅠ.ㅠ
이 책을 읽어보니 국내 저가 항공료를 제외하고는 숙박, 교통, 음식값, 입장료 모두 세계 최고 수준으로 비쌉니다. 몇 년 전에 노르웨이 물가와 맞짱 뜰 수준의 케냐 여행을 다녀왔기 때문에 커진 간이 줄어들기 전에 질러야 할 것 같아서 더 미루지 않고 올해 노르웨이에 도전하는거거든요. 하지만 아무리 아껴써도 대량 출혈이 불가피할 것 같습니다.
잡설이 길었는데 여하간 노르웨이 여행을 준비하려면 유일한 선택지인 론플마저도 내용이 참 암담한 수준입니다. 오슬로와 베르겐을 제외한 나머지 도시들이야 고만고만하기 때문에 지도가 상세하지 않은 것까지는 이해할 수 있지만 가장 중요한 교통편 정보가 아주 부실합니다. 이 책에서 제안하고 있는 여행 루트를 따라 여행을 하려면 각 도시간 거리, 교통수단 별 이동 시간과 비용 정도는 타임 테이블로 제시해야 하는데 그런 게 전혀 없습니다. 예를 들자면 오슬로에서 베르겐을 연결하는 기차 루트는 아주 유명한 것인데도 별도 소개 페이지가 없는 것은 물론 기차를 어디에서 어떻게 타야 하는지도 찾기 어렵게 배치해 놓았습니다.
다른 론플과 달리 노르웨이의 역사, 자연, 문화를 소개하는 페이지에 오히려 더 많은 공을 들인 것 같은 느낌입니다. 나머지 정보는 링크해 놓은 여행사, 저가 항공사의 홈페이지에서 직접 찾아보라는 식입니다. 아주 불친절해요.
블로그를 뒤져봐도 최신 정보를 구하기 어렵기 때문에 어쩔 수 없이 읽기는 했습니다만 노르웨이로 자유 여행을 할 분들은 애로가 꽃피는 걸 감안하셔야 할 겁니다. 저는 원래 여행기를 정보 위주로 쓰는 편이지만 노르웨이 여행기는 더 자세히 써 보도록 노력하겠습니다.
덧. 아는 분은 아시겠지만 저는 여행책을 북 크로싱하지 않습니다. 추억으로 간직하거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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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07 카지노 로얄'에서 아주 인상깊은 악역을 펼쳤던 연기파 배우 매즈 미켈슨이 주연한 덴마크 영화입니다.
평화롭고 조용한 북유럽의 작은 마을에서 유치원 교사로 일하며 조용한 일상을 보내던 주인공이 자신을 좋아하던 어린 소녀가 한 사소한 거짓말 하나로 인해 성추문에 휩싸이면서 마녀 사냥의 희생자가 되는 과정을 그렸습니다. 나비 효과처럼 작은 거짓말이 엄청난 히스테리 폭풍을 일으키면서 불신의 벽을 쌓고 죽마고우들마져 등을 돌리고 공동체에서 매장당하게 됩니다.
물론 그 가운데서도 추문과 의혹에 추호도 흔들리지 않고 주인공의 곁을 굳건히 지키는 소수의 친구와 든든한 아들도 있습니다만....
많은 사람들이 어린 아이는 아직 때가 묻지 않아서 순수하기 때문에 절대로 거짓말을 하지 않는다고 믿고 있습니다만 실상은 전혀 그렇지 않습니다. 아이들은 어른들보다 훨씬 더 쉽게 거짓말을 하고 의견도 자주 바꿉니다. 물론 그것이 악한 의도에서 나온 것은 아닙니다만....
영화를 보면서 본인의 해명조차 제대로 들어볼 생각없이 야멸차게 등을 돌리는 친구들(그 따위가 무슨 죽마고우라고... 그런데도 나중에 의혹이 해소되자 언제 그랬냐 싶게 다시 사냥 친구로 돌아옵니다. 줏대도 없어요;;;)과 의혹이 전혀 근거없다는 것이 경찰 조사에서 밝혀졌는데도 물건 팔기를 거부하는 마트 종업원들도 짜증이 났지만 대박인 건 당사자에게는 확인할 생각도 없이 아이말만 듣고 학부모 회의를 소집해 주인공을 해고해버린 유치원 원장이었습니다. 대체 그런 사람이 교육자라고 원장 자리에 앉아 있다니 그 유치원에 다니는 아이들이 불쌍하더군요.
아 물론 가장 짜증나는 건 천연덕스럽게 거짓말을 늘어놓던 여자 아이였지요. 거짓말을 할 때의 버릇인지 tic 증상처럼 코를 씰룩거리는데 그것마저 너무 미워 보였습니다.
어찌 보면 너무 뻔할 수 있는 영화인데 매즈 미켈슨의 훌륭한 심리 묘사와 절제된 연기로 명품 영화가 또 한편 세상에 선을 보였네요. 스포가 될 수 있어 말씀드릴 수 없습니다만 마지막까지 긴장을 늦추지 못하게 만드는 영화입니다.
거짓말과 집단 동조 등에 관심있는 분들이라면 꼭 한번 보시기 바랍니다.
덧. 이 영화와 관련되어 아동 성폭력에 대해 궁금한 분들은 기억 분야의 권위자로 유명한 심리학자, 엘리자베스 로프터스가 쓴 책 '우리 기억은 진짜 기억일까? : 거짓기억과 성추행 의혹의 진실(1994)'도 읽어보시기 바랍니다. 이 책도 일독을 권하는 좋은 책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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