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18/10/22 단기 역동적 심리치료(Time-Limited Dynamic Psychotherapy, 1995) (12)
- 2018/04/22 도박 중독자의 거짓말은 정말로 통하는걸까 (2)
- 2018/03/28 스포츠 토토 중독자는 왜 스포츠 경기를 멀리해야 하나
- 2018/01/25 탈도박 단계에 따라 필요한 노력과 삶의 변화
- 2018/01/24 Treating Gambling Problems(2007)
- 2018/01/21 도박 회피 전략 실행에는 하나 이상의 대안이 필요하다
- 2018/01/14 목표 설정이 도박 중독자에게 중요한 이유
- 2017/12/16 도박 중독에서 회복된다는 건 어떤 의미인가 (2)
- 2017/12/12 도박 빚과 대인 관계 중 무엇을 먼저 해결해야 하나 (7)
- 2017/12/10 따면 자제가 안 되는 도박자와 잃으면 뚜껑이 열리는 도박자
- 2017/12/07 도박 중독은 혼자만의 힘으로 치유될 수 있다. 이론적으로는 그렇다
- 2017/11/11 도박 중독자는 이제 온라인 커뮤니티까지 조심해야 한다 (2)
- 2017/09/29 도박 중독자 자녀를 대하는 부모님이 취해야 하는 마음 자세
- 2017/09/20 다른 걸 열심히 하는 것 만으로 과연 도박을 끊을 수 있는가
- 2017/07/06 상처를 아물게 하지 않으면 반드시 덧나는 법이다 : 도박 중독자와 이혼 후 배우자의 대처
- 2017/06/28 도박 중독이 남긴 상처란 건 이런겁니다
- 2017/06/15 도박 중독자는 자기를 대신 할 사람이 있는 한 절대로 책임지려고 나서지 않는다 (2)
- 2017/05/18 [공지] KRA 유캔센터(용산)에서 실시하는 도박 중독자 가족을 위한 교육(제 38회)
- 2017/04/12 도박을 그만둘 수만 있다면 무엇까지 버릴 수 있는가 : 상담자용 (2)
- 2017/02/18 도박을 그만두겠노라고 세상에 공표하라 (2)
- 2017/02/13 가족이 불행해야 도박 중독자가 정신을 차리는 걸까?
- 2017/02/05 때로는 사소한 무책임도 필요하다 (4)
- 2017/02/01 가족이 보내는 강력한 신호가 도박자의 갈등을 줄인다 (2)
- 2017/01/22 도박 중독은 의지로만 치유되지 않는다 (2)
- 2016/08/20 도박이 존재하지 않는 삶의 의미를 찾아야 한다 (6)
- 2016/07/10 도박 중독자가 도박을 그만두러 왔을거라고 섣불리 가정하지 말 것 : 상담자용
- 2016/03/01 도박으로 도박 빚을 갚을 수 없는 이유 (2)
- 2016/01/07 도박자가 마지막으로 일정 기간 동안만 테스트해보고 안 되면 끊겠다고 할 때 : 상담자용
- 2015/11/21 단도박 기간이 중요한 게 아니다
- 2015/11/06 도박 중독의 원인을 찾는 것보다 더 중요한 것
- 2015/10/08 도박자가 자신은 도박을 좋아하고 잘 하니 이 참에 아예 프로 도박사가 되겠다고 한다면 : 상담자용 (4)
- 2015/09/04 도박 중독이 치유되면 갈망이 완전히 사라지는가 (6)
- 2015/08/09 [공지] 유캔센터의 문이 활짝 열립니다 (15)
- 2015/03/13 도박으로 돈을 딸 수 없는 이유를 도박자에게 굳이 설명하지 말 것 : 상담자용
- 2015/02/14 [발표자료] 도박중독의 심리적 개입 (16)
- 2014/09/25 도박 빚을 반드시 갚지 않아도 된다면 정말 안 갚아도 될까?
- 2014/07/20 [공지] 유캔센터의 문을 다시 엽니다 (4)
- 2014/06/28 [발표자료] 도박중독치료의 목표 설정 및 구조화 (12)
- 2014/05/22 2014 사행산업 건전화 국제 포럼에 다녀왔습니다 (8)
- 2014/04/02 도박중독 관련교육 평가문항
- 2014/02/15 그래도 풍선 효과가 옳다 (10)
- 2013/12/28 도박 중독 상담에서 역할 바꿔 연기하기 : 상담자용 (2)
- 2013/11/30 가족이 경제적, 정서적으로 독립하면 도박 중독자의 가정이 과연 파탄날까?
- 2013/10/29 사감위가 강제하는 '이용자 대상 도박중독 예방교육'의 문제점 (2)
- 2013/10/04 도박 중독자의 아내에게 주로 나타나는 문제들
- 2013/08/31 도박중독치료를 절대로 종결해서는 안 되는 상황 : 상담자용 (5)
- 2013/07/03 도박 중독자의 도박 충동을 다룰 때에는 생각과 감정을 구분하되 함께 다룰 것 : 상담자용 (2)
- 2013/06/12 [북 크로싱] 청소년의 도박문제 : 이론적 및 응용적 관점(Gambling Problems in Youth, 2004)(국민도서관에 보관 중) (4)
- 2013/06/07 청소년의 도박문제 : 이론적 및 응용적 관점(Gambling Problems in Youth, 2004)
- 2013/05/21 밑 빠진 독에 계속 물을 붓는 도박자의 가족을 어떻게 하나 : 상담자용
- 2013/05/03 도박 중독자의 가족들은 진정한 독립을 해야 한다 (7)
- 2013/05/02 가족들이 도박 빚을 대신 갚으면 절대로 안 되는 이유 (2)
- 2013/04/29 수용과 희생은 다른 것이다. 희생이라는 단어를 머릿속에서 지워라. (2)
- 2013/04/28 도박 중독자에게 치료를 설득하는 방법
- 2013/04/26 사공이 많으면 어떻게 되나 (2)
- 2013/04/24 명현 현상을 두려워하지 말 것 (2)
- 2013/04/20 도박 중독자는 현금 출납부라도 꼭 쓸 것 (2)
- 2013/04/04 [북 크로싱] 2013년 4월 : 파스칼의 내기, 노름의 유혹 : 도박의 이해와 치료(2013)(보관 중) (2)
- 2013/04/03 도박 중독 치료에서 Decisional Balance의 활용 시 주의할 점 : 상담자용 (2)
- 2013/03/24 파스칼의 내기, 노름의 유혹 : 도박의 이해와 치료(2013)
- 2013/03/15 도박 중독자의 무책임 문제를 다루는 방법 : 상담자용
- 2013/03/08 도박 중독자에게 꼭 필요한 두 가지 마음 (12)
- 2013/02/21 과정 지향적인 도박 중독 치료가 더 효과적이다 : 상담자용 (8)
- 2013/02/13 모든 도박 중독자는 자신이 잃을 것을 이미 알고 있다 (4)
- 2013/01/11 도박 중독자를 어설프게 안심시키려고 하지 말 것 : 상담자용 (2)
- 2013/01/09 도박 중독자의 본전 생각을 없애는 법(매몰 비용의 덫에서 빠져나오기) : 상담자용
- 2012/12/30 국내 최초의 도박중독 전문치료기관인 유캔센터가 문을 닫습니다 (27)
- 2012/12/21 도박자의 상상을 도와줘라 : 상담자용 (4)
- 2012/12/05 이번 한번만 하고 그만둔다는 핑계부터 버려라
- 2012/11/29 도박자는 치유되는데 가족들은 왜 점점 더 힘들어지는가 (2)
- 2012/11/07 도박에 해피엔딩이란 없다 (2)
- 2012/10/24 상담자는 과연 도박 중독자의 단도박만 도와주면 되는걸까 : 상담자용 (2)
- 2012/10/17 이제는 생각을 그만하고 행동해야 할 때 (6)
- 2012/10/03 도박 빚을 이전에 있던 빚과 섞어서 갚으면 스트레스를 덜 받을까?
- 2012/09/19 도박 중독 재발의 최대 위험 요소 3인방 (4)
- 2012/09/13 [공지] KRA 유캔센터에서 실시하는 도박 중독자 가족을 위한 교육(제 37회) (4)
- 2012/09/12 도박에서 대체 어느 정도가 '과한 것'인가 (4)
- 2012/09/05 치유 초기에는 도박 중독자가 모든 걸 동시에 다 잘 할 수 없다 (4)
- 2012/08/29 도박 중독자에게 도움이 되는 재정 관리 마인드 (2)
- 2012/08/21 매사에 투명함을 유지하는 것이 어렵다면 (2)
- 2012/08/08 도박자가 도박 중독의 원인을 찾는 것이 치유 초기에는 왜 해로운가 (6)
- 2012/08/02 도박중독 집단상담은 자동차 튜닝 동호회와 같다 : 상담자용
- 2012/07/25 도박 중독으로 들어오고 나가는 길이 아닌, 머물러 있는 동안이 훨씬 더 중요하다 (2)
- 2012/07/17 가족들은 당분간 의심이 드는 마음을 인정할 것 (4)
- 2012/07/10 해결 방법은 가장 어렵고 힘든 문제 뒤에 숨겨져 있다 (10)
- 2012/07/06 '개'를 닮은 내담자, '고양이' 같은 내담자 (8)
- 2012/07/03 나는 그들과 다르다는 도박 중독자의 착각 (2)
- 2012/06/26 도박자가 반드시 잊어야 하는 낱말 (6)
- 2012/06/24 첫 회기에서 도박 중독자와 라포 형성하는 법 : 상담자용 (4)
- 2012/06/11 도박에 다시 손을 대는 것은 재발의 원인이 아니라 결과이다 (2)
- 2012/06/06 도박 중독자에게 필요한 건 약속이 아니라 실천
- 2012/05/30 무조건 솔직하게 이야기하는 것의 장점
- 2012/05/18 [공지] KRA 유캔센터에서 실시하는 도박 중독자 가족을 위한 교육(제 33회)
- 2012/05/16 도박 생각이 나지 않으면 도박 중독이 다 나은건가? (6)
- 2012/05/09 '실수'한 도박 중독자는 어떻게 해야 하나
- 2012/05/02 돈에 초점을 맞춘 삶이 왜 도박 중독자에게 위험한가 (2)
- 2012/04/24 도박 중독자는 자신에게 바라는 것이 무엇인지 가족에게 반드시 직접 물어라 (2)
- 2012/04/11 돈 말고 다른 이야기를 해 보라. 성은 돈으로만 쌓을건가? (6)
- 2012/04/07 사감위 중독예방치유센터의 도박문제 대처를 위한 법률/재정 안내서('잃어버린 나를 찾는 희망 안내서3') 소개 (2)
- 2012/04/03 도박 중독이 치유되었다는 것을 도박자가 어떻게 아나 (2)
- 2012/03/27 도박 중독자는 가족의 신뢰를 어떻게 쌓아야 하는가 (2)
- 2012/03/21 원인 찾기를 그만둬라 (2)
- 2012/03/13 도박 충동까지 이기고 지는 대상으로 간주하는 도박 중독자 (2)
- 2012/03/05 도박 중독자는 가족의 신뢰를 회복하기 위해 무슨 노력을 했는지 스스로에게 물어라 (2)
- 2012/02/29 신뢰하기 전까지는 도박 중독자를 시험하지 말 것 (2)
- 2012/02/21 탈도박 초기에는 충동성 수준이 높기 때문에 손쉬운 활동부터 (4)
- 2012/02/15 [공지] KRA 유캔센터에서 실시하는 도박 중독자 가족을 위한 교육(제 30회) (8)
- 2012/02/14 지금은 각자의 성을 돌볼 때다 (2)
- 2012/02/10 도박중독 치료의 원칙은 절대적인가 : 상담자용 (2)
- 2012/02/07 '아직은' 이라는 말을 넣어서 다시 말해보자
- 2012/02/04 사행산업 이용자를 대상으로 한 유병률 조사가 왜 문제인가
- 2012/02/03 2012년 사감위 사행산업 이용실태조사의 문제점
- 2012/02/02 회복자가 도박중독 치료자가 되고자 한다면 (4)
- 2012/02/01 도박 중독은 과연 불치병인가 (5)
- 2012/01/27 탈도박 단계 (6)
- 2012/01/22 도박 중독은 브레이크가 고장난 차를 타는 것과 같다
- 2012/01/18 도박 중독자를 위한 취미 선택 기준 총정리 (2)
- 2012/01/08 도박 중독에서 벗어나려면 핑계대지 마라 (2)
- 2012/01/03 도박을 그만두는 것(탈도박)이 최우선이다 (2)
- 2011/12/28 H.A.L.T.는 도박 중독에도 해롭다 (3)
- 2011/12/22 '당신은 죄인이니까 항상 나에게 미안해하고 무조건 내 말대로 해야 해'라는 말 (2)
- 2011/12/13 도박 중독자는 자신의 도박 문제를 '왜' 공개해야 하나 (4)
- 2011/12/08 도박 중독자는 자신의 도박 문제를 누구에게, 언제, 얼마나 공개해야 하나 (2)
- 2011/11/30 도박 빚을 갚는 것이 먼저인가 생활비 마련이 먼저인가 (2)
- 2011/11/26 또 다시 시작된 사감위의 헛발질 (6)
- 2011/11/25 도박 중독 치료에서 '회피와 대치' 전략의 성공 조건 (2)
- 2011/11/16 도박 중독자가 상담에 임하는 자세의 변화 (8)
- 2011/11/11 도박자는 도박에 중독된 것에 대한 책임은 없지만 회복에 대해서는 책임이 있다 (2)
- 2011/11/04 도박 중독자는 자신의 회복을 자랑하라 (2)
- 2011/10/27 선택만 하는 도박 중독자, 책임만 지는 가족, 선택과 책임의 균형이 필요하다
- 2011/10/20 도박 중독자의 가족은 왜 칭찬에 인색한가 (4)
- 2011/10/16 시간을 대하는 도박 중독자와 가족의 시각 차이 : 상담자용 (4)
- 2011/09/21 도박 중독이 치유되면 도박 충동은 어떻게 되는가 (4)
- 2011/09/15 도박 중독자의 '가족 흔들기'에 반응하지 말 것 (2)
- 2011/09/07 도박을 끊으려는 도박 중독자가 주변의 도박 유혹에 대처하는 3단계 전략 (2)
- 2011/08/31 도박 충동은 왜 쉽게 없어지지 않나 (4)
- 2011/08/24 돈보다 중요한 건 시간
- 2011/08/16 온라인 도박을 끊으려면 PC방부터 끊어라
- 2011/08/10 도박 중독자에게는 '무대책'도 '대책'이다
- 2011/08/05 도박중독 집단상담 시 상담자가 주의할 점
- 2011/07/24 상담자는 도박 중독자에게 도박을 했느냐고 물을 수 있어야 한다
- 2011/07/19 초기 위험을 벗어난 도박 중독자는 무력감과 싸울 준비를 해야 한다 (2)
- 2011/07/17 도박 충동은 거짓말의 종류를 가리지 않는다
- 2011/07/05 도박 중독자가 도박을 그만두는 두 가지 길 (8)
- 2011/06/22 도박 중독자에게 '만약'이란 없다 (4)
- 2011/06/15 도박 중독자에게 적절한 취미 활동의 출발점 (4)
- 2011/06/10 사감위 중독예방치유센터의 가족을 위한 자기관리 메뉴얼('잃어버린 나를 찾는 희망 안내서2') 분석 (2)
- 2011/06/08 도박 중독자가 목표로 해야 하는 여가 생활
- 2011/06/05 도박 중독자가 도박을 끊는 단계
- 2011/05/25 돈이냐, 사람이냐 (2)
- 2011/05/18 도박에 빠진 가족 구하기(Behind the 8-Ball, 2008)
- 2011/05/18 가족은 도박자가 상담자와 합의 종결했는지 꼭 확인할 것
- 2011/05/12 도박 중독자에게는 부정적인 사건보다 긍정적인 사건이 더 위험하다
- 2011/04/28 도박 중독자는 반드시 자신의 '위험금' 액수를 알고 있어야 한다 (4)
- 2011/04/20 도박 중독자에게는 무엇보다도 미래가 중요하다 (2)
- 2011/04/13 도박자의 가족에게도 개인 상담이 먼저 (9)
- 2011/04/07 도박 중독자가 실수를 두려워해야 하는 이유 (2)
- 2011/03/16 도박 중독자의 가족이 끝까지 노력해봐야 하는 이유
- 2011/03/09 다른 건 시키는대로 다 할테니 도박만 허락해주면 안 되겠냐고 사정하는 도박자 (4)
- 2011/02/27 도박으로 번 돈은 도박판을 벗어나지 못한다
- 2011/02/17 [임상심리학위논문] 병적도박에서 전두엽-관리기능의 상대적 결손 연구 요약 (2)
- 2011/02/10 [건강심리학논문] 도박중독의 측정 : KNODS, KCPGI 및 KSOGS의 비교 연구 요약
- 2011/02/08 도박 중독자에게는 돈이 너무 없는 것도, 너무 많은 것도 문제이다
- 2011/02/04 도박 중독 치료는 무료 (7)
- 2011/01/27 도박 중독 치료는 결과가 아닌 과정에 초점을 맞추자 (2)
- 2011/01/21 갑자기 너무 많이 바뀌는 도박 중독자는 위험하다 (2)
- 2011/01/15 KRA 유캔센터에서 도박중독예방을 위한 웹툰을 다음(DAUM)에 게재합니다 (2)
- 2011/01/11 단도박이 아니라 탈도박이다 (2)
- 2010/12/19 도박 중독자가 가족의 고통을 이해하지 못하는 (것처럼 보이는) 이유
- 2010/11/25 [발표자료] 도박 중독 치료 현장의 쟁점 (2)
- 2010/11/20 큰 돈을 부정기적으로 베팅하던 도박 중독자를 상담할 때 유의할 점 : 상담자용
- 2010/11/13 도박 중독자의 바가지를 현명하게 긁는 방법 (4)
- 2010/10/27 도박자에게 문득 떠오른 말이 자기 마음의 말인지, 도박 충동의 말인지 어떻게 알 수 있을까 (4)
- 2010/10/16 배우자에게 친부모의 도박 문제를 알려야 하나
- 2010/10/01 중독의 심리학 : 숨겨진 욕망을 자극하는 치명적인 유혹(The Addictive Personality, 1996) (6)
- 2010/09/23 도박 중독자는 칭찬에 목마르다
- 2010/09/19 중독전문가 윤리(Ethics for Addiction Professionals, 1994)
- 2010/09/17 도박을 끊으려는데 왜 손목을 자르나? (2)
- 2010/09/11 사감위 너나 잘 하세요 (4)
- 2010/09/09 도박으로 돈을 딸 수 없는 구조적인 이유 : 실전편 (2)
- 2010/08/28 도박 중독자는 당연히 고통받아야 한다는 생각
- 2010/08/20 현장의 도박 중독 치료자가 본 도박 중독자 자발적 배제 시스템 적용의 문제
- 2010/08/05 도박 중독자에게는 도박을 그만둘 '이유'가 필요하다
- 2010/07/30 도박은 나쁜 친구이다 (4)
- 2010/07/20 도박 중독자의 취미 생활은 반드시 가족과 함께
- 2010/07/09 도박 중독자는 밀지 말고 끌어 당기자 (2)
- 2010/07/08 여전히 정신 못 차리고 있는 사감위 (4)
- 2010/07/04 '꽁지'들은 '꽁지돈'에 목숨 걸지 않는다
- 2010/06/26 도박 중독 재발 요인 중 가장 위험한 것 (1)
- 2010/06/16 도박 중독자에게 필요한 감정은 죄책감이 아니라 부러움이다 (2)
- 2010/06/06 도박자와 가족 중 누구를 먼저 상담하는 것이 더 좋은가 : 상담자용 (2)
- 2010/05/28 도박중독치료는 태권도장에서 태권도를 배우는 것과 같다 (2)
- 2010/05/25 중독 치료는 통합되어야 하는가 : 중독 통합법 개정 시도에 부쳐 (2)
- 2010/05/18 도박 중독은 머리의 문제라기보다는 몸의 문제이다
- 2010/05/08 도박 중독자가 문제 의식을 갖게 되었다는 것을 어떻게 알 수 있을까
- 2010/04/29 도박 중독은 산불과 같다
- 2010/04/24 도박중독 치료 시 도박자가 먼저 해야 좋은 것들 (2)
- 2010/04/21 도박 중독의 핵심 문제는 돈이 아니라 신뢰이다 (1)
- 2010/04/18 도박 중독은 블랙홀이다
- 2010/04/06 도박 중독자는 과연 무책임한 인간인가 (3)
- 2010/04/01 도박 중독자는 게으른 베짱이다? (3)
- 2010/03/20 한국이 과연 세계 최고의 도박 중독 국가일까
- 2010/03/12 도박 중독 상담의 좋은 점 (6)
- 2010/03/06 도박중독 예방 애니메이션 '유캔맨' : 제 4화 '도박탈출 골든종'을 울려라 (하) (2)
- 2010/03/06 봉사 활동은 왜 도박 중독 치료에 도움이 되는가 (2)
- 2010/03/05 도박중독 예방 애니메이션 '유캔맨' : 제 3화 '도박탈출 골든종'을 울려라 (상)
- 2010/02/18 도박빚은 도박자의 짐작보다 항상 많은 법이다 (2)
- 2010/02/10 도박빚은 어떻게 갚는 것이 좋은가. 한꺼번에 혹은 조금씩? (4)
- 2010/01/20 도박 중독자가 혼자 도박을 끊을 수 있다고 할 때
- 2010/01/09 사감위 중독예방치유센터의 자기관리 메뉴얼('잃어버린 나를 찾는 희망 안내서') 분석 (2)
- 2009/12/24 도박을 대신할 취미로는 이런 것이 좋다 (4)
- 2009/12/18 도박 중독자가 주변 사람을 챙기기 시작하는 것은 어떤 의미일까요? (5)
- 2009/12/13 도박 중독자가 도박에 빠지는 정신분석적 이유 (2)
- 2009/12/11 '내가 너 때문에 상담 받는거야'라고 말하는 도박 중독자 (2)
- 2009/12/08 도박에 대한 정보나 유혹하는 환경에 접하면 안 되는 이유
- 2009/11/27 모든 남자 도박자는 이혼을 두려워한다 (4)
- 2009/11/19 도박 중독 치료 초기에는 직접적인 조언이 필요할 때도 있다
- 2009/11/01 도박 중독 치료는 자전거 타기를 배우는 것과 같다
- 2009/11/01 도박 중독은 왜 전문적인 치료가 필요할까 (2)
- 2009/10/30 빨리 좋아진 도박 중독자가 더 쉽게 도박에 다시 빠지는 이유 (2)
- 2009/10/29 Gambling and Gaming Addictions in Adolescence(2002)
- 2009/10/29 도박 중독 치료의 핵심 키워드 : '죽어도 정직하자' (1)
- 2009/10/27 불법 도박을 하는 도박 중독자, 어떻게 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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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09/10/21 도박 중독 치료율은 얼마나 될까?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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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미지 출처 : YES24
지금 생각해보면 다행히도 저는 상담 회기 제한이 없는 곳에서 상담을 시작한데다 분야가 도박중독이었기 때문에 초단기 상담부터 200회기 이상의 장기 상담까지 여러 경험을 했지만 최근 상담의 추세는 단기 상담이고 앞으로도 이러한 추세는 바뀔 것 같지 않습니다. 그러니 상담자라면 단기 상담에 관련된 치료적 접근을 고민하고 공부할 수 밖에 없죠.
내담자의 호소 문제가 대인 관계 갈등일 때 굉장히 많은 경우 핵심 문제가 부모-자녀 관계인 걸 보면 대상관계이론에 바탕을 둔 접근을 고려해야 하고 이를 단기 상담에 접목시킨 게 바로 이 책의 주제인 '단기 역동적 심리치료(Time Limited Dynamic Psychotherapy)'입니다.
밴더빌트 대학교의 Hans Strupp이 개발한 이 기법은 내담자의 핵심적인 대인관계 패턴을 치료 과정의 초점으로 삼는데 단기 역동적 심리치료의 전제와 목표, 사례개념화, 상담자의 자세와 역전이 등 핵심적인 내용을 아주 쉽게 설명하는 책입니다. 저자인 Hanna Levenson이 치료자들을 위해 적용한 훈련 과정을 따라가며 진행되기 때문에 책을 읽는 것만으로도 수련을 받고 있는 듯한 생생함을 느낄 수 있습니다. 이런 류의 전문 서적들이 이론적인 내용을 소개하는 것에만 주로 초점을 맞추는 경향이 있는 것을 고려하면 큰 장점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심리평가 supervision을 하면서 제가 자주 하는 이야기인데 부모-자녀 관계 문제, 특히 애착 외상을 입은 내담자의 수가 이미 상당수를 차지하고 지금도 그 수가 빠르게 늘고 있는 걸 감안하면 단기 상담에서 대상관계 문제를 다룰 수 있는 단기 역동적 심리치료는 상담자가 반드시 익혀야 하는 치료 기법 중 하나가 될거라 예상합니다. 그러니 일단 이 책만큼은 꼭 읽으세요. 특히 '순환적 부적응패턴(cyclical maladaptive pattern)'을 추출하는 절차는 반드시 알아두셔야 합니다.
Hanna Levenson의 이 책은 2008년에 학지사에서 나온 version(17,000원)과 2016년에 박영스토리에서 나온 version(15,000원)이 있는데 저라면 오래된 번역 시점과 비싼 가격에도 불구하고 단연코 학지사에서 나온 version을 구매할 겁니다. 왜냐하면 믿고 볼 수 있는 정남운 선생님의 번역본이기 때문입니다. 정남운 선생님의 정평한 번역 솜씨는
'지금-여기에서의 전이분석'(이 책도 강력 추천합니다)에서도 이미 빛을 발한 적이 있죠.
닫기 * 단기 역동적 심리치료(TLDP)는 밴더빌트 대학의 Hans Strupp이 현대 정신분석, 특히 대상관계이론에 바탕을 두고 개발한 접근이다.
* 정신분석 기법 중 단기치료자를 위해 현저하게 바뀐 점은 치료자가 환자의 퇴행과 의존을 피하고 환자의 강점을 강조하며 치료과정을 보다 더 현실에 바탕을 두려고 한다는 것과 ‘완전한 개인사’를 구성하기 위해 생애 초기의 기원적 자료를 수집하는데 상대적으로 관심이 적다는 것이다. 단기 역동적 심리치료에서 치료자는 치료자와 환자 사이의 지금-여기에서의 관계에 더 집중하며, 정보가 불완전해도 기꺼이 그것에 기초하여 개입한다.
* TLDP는 환자가 다른 사람 및 자기 자신과 상호작용하는 방식을 근본적으로 변화시키기 위해 치료자와 환자 사이에 형성되는 관계를 활용한다.
* TLDP는 만성적인 대인 문제나 성격장애를 가진 사람들-이른바 어려운 환자들-을 치료하기 위해 고안된 융통성 있는 단기치료 접근이다.
* TLDP는 만성적이고 역기능적인 상호작용 스타일을 가진 환자를 위한 접근이면서, 시간 사용에 민감한 접근이다.
* TLDP는 대인관계적 단기 심리치료다. TLDP의 목표는 환자들이 부적응적 대인관계 패턴을 반복하지 않도록 돕는 것이며, 이는 치료적 관계라는 맥락에서 새로운 체험과 이해를 촉진함으로써 이루어진다. 치료가 의도하는 바는 환자가 자신 및 다른 사람들과 관계 맺는 방식을 수정하도록 돕는 것이다.
* TLDP 모델의 7가지 기본가정
1. 환자들은 혼란스러운 대인관계에서 비롯된 문제들을 해결하기 위해 대인관계적 치료를 필요로 한다.
2. 역기능적 양식은 과거에 학습된 것이다.
3. 역기능적 양식은 현재 유지되고 있다.
4. 환자는 치료자를 대상으로 대인관계의 어려움을 재현한다.
5. 치료자는 참여관찰자다.
6. 치료자는 환자가 재연하는 문제에 휘말려 들어간다.
7. 주된 대인관계 문제 패턴이 존재한다.
* TLDP에서는 심리적 증상과 문제가 대인관계의 어려움에서 비롯된다고 여긴다. 사람들이 치료를 받을 때 제시하는 주 호소 문제는 불안, 우울 등 DSM의 기초가 되는 증상들인 경우가 많다. 그러나 이러한 불편한 느낌의 원천을 찾아보면 대인관계적 근원이 분명해진다. <- 이 부분 진짜 공감합니다.
* TLDP의 두 가지 주요 목표
1. 환자에게 새로운 경험을 제공한다.
2. 환자에게 새로운 이해를 제공한다.
* TLDP의 두 가지 목표가 마치 별개인 것처럼 제시하였지만, 실제로 새로운 경험과 새로운 이해는 동전의 양면과 같다. 두 가지 목표는 언제나 존재하지만, 특정한 한 시점에 한 목표는 전경이 되고 다른 목표는 배경이 된다.
* TLDP 관점에서 보면, 병리적 증상과 역기능적 행동은 위협적인 상황에 적응하려는 노력의 결과이다.
* 치료 초점의 제한은 단기 역동적 심리치료와 장기 심리치료를 구별하는 주된 개념이다. 단기치료에서는 치료자가 목표를 유지할 수 있도록 안내해주는 중심 주제 또는 핵심 문제가 필요하다.
* TLDP에서 치료 작업의 초점은 환자의 생활에서 역기능적 관계를 만들어 내고 유지시키는 반복되는 대인관계 패턴으로 바로 이런 관계가 일상생활의 문제와 증상을 가져온다. 달리 표현하면, TLDP의 초점은 환자의 부적응적인 상호작용 스타일이다. 이런 상황을 해결하는 방법 중의 하나는 역동적 대인관계 초점, 즉 순환적 부적응 패턴(cyclical maladaptive pattern: CMP)을 추출하는 절차를 개발하는 것이다.
* CMP는 4개의 범주를 사용하여 개인의 대인관계 정보를 체계화한다.
1. 자기의 행동(Acts of the Self) : 환자의 생각, 감정, 소망, 행동 등
2. 타인의 반응에 대한 예측(Expectation of Others’ Reactions)
: 다른 사람들이 자기의 행동에 대해 어떻게 반응할 것인가에 관한 모든 추측과 예상
3. 자기를 대하는 타인의 행동(Acts of Others Toward the Self)
: 환자가 관찰하고 해석한 다른 사람의 실제 행동
4. 자기를 대하는 자기의 행동-내사(Acts of the Self Toward the Self-Introject)
: 자기 자신에 대한 행동과 태도. 환자가 자기 자신을 어떻게 대하고 어떻게 취급하는가
* 환자에 대한 역전이 반응이 대인관계 이야기와 일치하지 않는다면, 아마 (역전이에 대한 고전적인 정의에 맞게) 치료자가 자신의 독특한 개인사의 영향하에서 환자를 경험하고 있기 때문일 수 있다.
* 치료의 평가 단계는 맨 처음 환자와 접촉할 때부터 시작되며, 이는 전화 통화로 시작했다고 해도 마찬가지이다. 이때 치료자는 환자가 말하는 이야기의 내용뿐만 아니라 어떻게(공손하게, 조심스럽게, 또는 극적으로) 말하는가 하는 점에서도 주의를 기울인다.
* TLDP 사례개념화 및 개입의 단계
1. 환자가 자신의 말로 자신의 이야기를 하게 한다.
2. 증상이나 문제와 관련된 대인관계 맥락을 탐색한다.
3. 정보의 수집, 분류, 조사를 위해 CMP 범주를 사용한다.
4. 환자의 말을 경청하며 환자가 (과거와 현재의 관계에 대해) 말한 내용과 치료 회기 중에 상호작용하는 방식에서 환자의 고유한 주제를 찾는다.
5. 환자에 대한 반응(역전이적 밀고 당김)을 인식한다.
6. 치료관계에 나타나는 역기능적 상호작용의 재연에 주의를 기울인다.
7. 치료자와의 관계의 발전에 대해 환자가 어떻게 반응하는지 탐색한다.
8. 환자의 주요한 역기능적 상호작용 패턴을 기술하는 CMP 이야기를 만든다.
9. CMP로부터 치료 목표의 윤곽을 그린다.
10. 환자의 CMP에 맞게, 치료자와 더 적응적인 관계를 맺는 새로운 경험을 하도록 돕는다(목표 1).
11. 환자가 다른 사람들이나 치료자와의 사이에서 발생하는 자신의 역기능적 패턴을 알아내고 이해하도록 돕는다(목표 2).
12. 환자가 자신의 상호작용 방식이 한때는 적응적이었음을 인식하도록 돕는다.
13. 전체 치료 기간에 걸쳐서 CMP를 수정하고 보완한다.
* 나는 수련생들에게 초기 회기(들)에서 환자의 반응을 정보 범주(예컨대, 발달사, 학력, 병력 등)로 구조화하는 전통적인 정신과적 면담이나 임상적 접수면접 방식에 의존하지 말고, 환자들이 자신의 이야기를 하도록 허용하라고 조언한다. 환자의 상호작용 방식에 제약을 덜 가하면, 치료자는 환자 이야기의 내용 뿐만 아니라, 이 정보를 전달하는 방식(예컨대, 세세한 부분을 강조하는가, 모든 책임을 외부 사건이나 사람들에게 떠넘기는가, 치료자가 지도해 주고 안심시켜 주기를 바라는가 등)을 통해서도 환자에 대해 많이 알게 된다. 이런 방식으로 수련생들은 역기능적 패턴의 내용과 과정 모두를 직접 접하게 된다.
* CMP의 4개 범주 중 ‘자기에 대한 행동과 태도’, 즉 내사는 가장 어려운 범주이다. 환자들은 치료가 잘 진행되어 긍정적인 치료 동맹이 확립될 때까지 그들이 어떻게, 또는 왜 특정한 방식으로 자신을 대하는지에 대해 잘 드러내지 않는 경우가 많다.
* 범주로 나누는 것은 주로 치료자가 많은 양의 자료를 체계화하는데 도움을 얻기 위해서이고, 범주들은 결국 모두 합쳐져서 하나의 이야기가 될 것이기 때문이다. 중요한 것은 환자의 행동, 생각, 태도, 동기를 이해하고, 이들이 어떻게 서로 연관되어 대인관계적 역동을 형성하는지를 이해하는 일이다.
* 과정 지향적인 TLDP의 목표는, 환자-치료자 사이가 바람직한 방향으로 나아가도록 하는 것이라면 어떠한 것이라도 인정하고 장려하도록 치료자의 자각과 민감성을 촉진한다.
* TLDP의 선별 준거
1. 정서적 불편
2. 기본적 신뢰
3. 자신의 갈등을 대인관계적 관점에서 생각해 보려는 태도
4. 자신의 감정을 검토해 보려는 태도
5. 치료자와 ‘의미 있는 방식’으로 관계 맺는 능력
* TLDP의 배제 준거
1. 환자가 치료자와의 언어적인 교류 과정에 참여할 수 없다
2. 환자의 문제가 약물 치료 등 다른 방법을 사용하면 더 효과적으로 치료될 수 있다.
3. 환자가 불안을 증가시킬 수 있는 적극적, 해석적, 상호작용적 치료 과정을 견뎌 낼 수 없다(예; 환자가 충동조절 문제, 알코올 및 약물 남용 문제를 가지고 있거나 반복적인 자살 시도 경험이 있다).
* 나는 해석의 시점에 대한 길잡이로서 다음 5가지 원칙을 제시한다.
1. 단기치료에서 치료자는 정보가 불충분해도 (해석을 포함한) 치료적 개입을 해야 한다.
2. 해석은 치료자가 객관적 진실을 밝히는 과정이 아니라, 환자가 말하고 행한 것에 기초해서 그럴듯한 가능성을 찾는 과정을 의미한다.
3. 시기적절한 해석(즉, 치료 과정을 진전시키는 해석)은 환자가 해석에 동의하느냐의 여부로만 판단해서는 안 된다.
4. 치료자는 치료 관계가 발전해 나갈 수 있도록 충분한 시간을 허용해야 한다.
5. 전이 해석의 시기를 결정하는 데 있어서, 치료자는 가능한 한 자세하고 구체적으로 해석을 할 수 있을 때까지 기다려야 한다.
* 시간의 제약을 받는 치료자는 치료 과정에서 부정적 전이가 표출되는 징조가 있을 때 이를 즉시 다루어야 한다. 단기치료에서는 치료 동맹 훼손의 여파와 이에 수반되는 기능상 퇴행을 다룰 시간이 별로 없다.
* TLDP와 특별한 관련이 있는 것은 자기관여적 언급, 즉 역전이 개방이다. 치료자는 환자에 대한 자신의 반응이 환자의 CMP에 기술된 다른 사람들의 반응과 일치하는지를 평가해야 한다. 만일 비슷하다면, 치료자의 반응은 개인적인 역전이가 아니라 상호작용적인 역전이일 가능성이 높다.
* 전이 해석 후에 환자가 정서적 반응을 보이면 치료 성과가 긍정적이지만, 방어적 반응을 보인다면 치료 성과가 부정적일 가능성이 크다.
* 단기치료에서 치료자들은 환자들이 잘 하고 있다는 걸 인식하게 하려고 애씁니다. 우리는 환자의 강점을 강화하고, 긍정적으로 변화하고 있다는 걸 깨닫게 해 주어야 합니다.
* 촉진적인 치료 자세를 가진 치료자란 무엇이든 다 들어주는 사람이 아니라, 환자의 대인관계 도식을 지속적으로 도전하는 사람이다.
* 치료자의 목표는 환자의 상호작용의 함정에 빠지는 것을 피하는 데 있는 것이 아니라, 치료 과정을 촉진하는 일에 이러한 얽힘을 어떻게 사용해야 하는가를 배우는 데 있다.
* 어떤 종류의 치료에서든지 치료자는 자신의 개입의 목적과 그것이 어떻게 받아들여질지를 생각해야 하지만, 단기치료에서는 특히 더 그렇다. 단기치료에서는 치료자가 특정 개입에서 얻고자 하는 것이 무엇인지 늘 평가해야 하고, 각각의 언어적, 비언어적 메시지가 환자에게 어떤 영향을 주는지 생각해 보아야 한다.
* 환자가 있는 곳에서 시작하라, 환자가 있는 곳에 함께 머물라, 환자를 진지하게 대하라
* TLDP에서 종결 시기를 알기 위한 5가지 준거
1. 환자가 중요한 타인과의 상호작용에서 변화를 보이는가? 환자가 이전보다 만족스러운 상호작용을 한다고 보고하는가?
2. 환자는 치료관계 안에서 자기 자신과 치료자에 대해 새로운 경험(혹은 일련의 새로운 경험들)을 하였는가?
3. 치료자와 환자의 관계 수준이 (부모-자녀 관계에서 성인-성인의 관계로) 변화하였는가?
4. 환자에 대한 치료자의 역전이 반응이 (부정적인 것에서 긍정적인 것으로) 바뀌었는가?
5. 환자가 자신의 역동과 이를 유지하기 위해 해 왔던 역할에 대해 어느 정도 이해하고 있음을 보여 주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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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박 중독의 2대 증상(?)이 '거짓말'과 '무책임'이라는 건 이제 왠만한 사람은 다 아는 사실입니다.
주변 사람들 몰래 도박을 하기 위해, 도박을 했다는 사실을 감추기 위해, 몰래 도박 자금을 마련하기 위해, 도박으로 인해 생긴 빚을 갚기 위해 도박 중독자는 다양한 거짓말을 합니다.
중독이 심할수록, 거짓말을 하면 할수록 그 수법이 정교해져서 급기야는 거짓말을 하는 도박자 스스로도 속아넘어갈 정도의 경지에 이르기도 합니다.
그런 경지에 이르게 되면 나중에 도박 중독에서 회복되는 단계에서도 거짓말하는 버릇을 고치기 쉽지 않습니다. 몸에 밴 상태이기 때문에 자신도 모르게 도박과 관련없는 일상생활에서도 자연스럽게 거짓말을 하게 되거든요. 흙탕물이 깊게 밴 청바지를 세탁해서 흙물을 빼는 것이 어려운 것과 비슷합니다.
그런데 도박 중독자가 거짓말을 할 때 가족을 비롯한 지인들은 과연 그 거짓말에 속는 걸까요? 도박자는 그럴거라고 믿지만 사실 한 두 번은 몰라도 사람들은 그렇게 어리석지 않거든요. 왜냐하면 도박자가 하는 말의 내용은 그럴싸하지만 도박 충동에 사로잡힌 탐욕스러운 눈빛과 떨리는 음성, 흥분으로 번들거리는 안색, 어딘가 모르게 부자연스러운 몸짓까지 모두 감출 수는 없습니다. 거짓말을 하는 도박자가 전업 연기자가 아니라면요.
그럼에도 가족과 지인들은 거짓말에 속는 척 합니다. 왜냐하면 사랑하는 상대방이 자신을 속이기 위해 거짓말을 꾸며낸다는 걸 인정하기 싫거든요. 차라리 자신이 속아서 나중에 땅을 치는 어리석은 바보가 되는 선택을 하는 게 더 마음이 편하기 때문에 그렇지 않아도 예민해질대로 예민해진 자신의 감과 촉을 애써 무시하고 속아주는 겁니다.
그러니 자신의 양심과 그들의 마음에 그만 상처내시고 거짓의 세계로부터 돌아오세요. 거짓은 사랑을 이길 수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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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박 중독자는 대개 비슷한 경과를 거치지만 그렇다고 모두 똑같은 건 아닙니다. 성격 특성에 따른 차이도 있고 성장 배경의 차이, 경제적 차이도 영향을 미치며 무엇보다 어떤 도박에 중독되었느냐의 차이가 꽤 큽니다.
이전과 달리 제가 요새 상담 현장에서 만나는 도박 중독자들의 특성은 다음과 같이 정리해 볼 수 있습니다.
* 고학력
* 저연령
* 불법 도박
50대는 거의 보기 어렵고 40대도 흔치 않으며 경마, 경정, 경륜 등의 전통적인 도박에 중독된 도박자를 보기가 쉽지 않습니다. 거의 대부분 불법 스포츠 토토와 인터넷 도박 중독자이며 간혹 주식(이나 비트코인) 중독자가 있는 정도이죠.
제목처럼
스포츠 토토 중독자에게 스포츠 경기를 멀리하라는 조언을 하는 건 도박 충동을 자극하는 환경을 피하는 '회피' 기법의 일환이어서 이기도 하지만 사실 그보다 더 중요한 이유가 하나 더 있습니다.
이 말씀을 드리는 이유는 원래 스포츠를 좋아하는데 도박 중독을 치료하느라고 그 좋아하는 스포츠 경기 관전까지 하지 말라는 건 너무한 거 아니냐며 볼멘 소리를 하는 분들이 많기 때문입니다. 얼핏 보면 베팅만 하지 않으면 경기 관전 정도는 괜찮은 거 아니냐고 생각할 수 있지만 그게 그렇지 않습니다.
일단 스포츠 토토 중독자가 베팅하지 않으면서 스포츠 경기만 관람하겠다는 건 담배를 끊겠다면서 흡연자 옆에서 냄새만 맡고 있는 것이나, 경마 중독을 치료하겠다면서 경마공원에 가족들과 놀러가는 것과 비슷한 행동입니다. 의도야 어찌되었든 도박자의 몸 속에 자리잡고 있는 도박 충동은 도박자의 그런 의도를 알 리 없고 강하게 연합되어 있는 자극이 주어지는 순간 당연히 충동이 강해지기 때문에 다시금 도박에 손을 댈 가능성이 급격히 커지게 됩니다. 그러니 충동을 완벽하게 통제할 수 없는 한 그런 위험하기 짝이 없는 도박은 생각도 안 하는 게 좋습니다. 그리고 아시다시피 도박 충동을 완벽하게 통제할 수 있는 방법이란 건 없습니다.
그러면 '회피' 방법 이외에 다른 어떤 이유가 있어서 이 포스팅을 하느냐 하면, 바로 스포츠 토토라는 도박의 특성 때문입니다. 카지노의 슬럿 머신이나 룰렛, 성인오락실, 카드 등의 전통적인 확률 게임과 달리 스포츠 토토는 정보 분석을 통해 베팅하는 도박입니다. 물론 우연의 영향이 훨씬 더 크기 때문에 정보를 더 많이 갖고 있다고 해서 베팅이 잘 되는 건 아니지만 문제는 도박자는 그렇게 믿고 있거든요. 스포츠 경기를 계속 관람하고 자신이 베팅하는 팀이나 경기에 대한 정보가 많을수록 돈을 딸 가능성이 크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충동이 가라앉지 않습니다. 그러니
정보량을 줄여서 도박자의 베팅 자신감과 흥미 수준을 떨어뜨리기 위해 멀리하는 것입니다.
그런데 꽤 오랫동안 스포츠 경기 자체를 멀리하면 나중에 다시 접하게 되었을 때 이미 선수도 많이 교체되어 선수에 대한 데이터가 부족하고, 경기의 흐름도 읽기 어렵기 때문에 자신감이 줄어들게 됩니다. 그래서 대부분 도박자에게 도박 욕구가 감소하게 됩니다. 소위 말하는 감을 잃는 것이죠.
이게 별 거 아닌 것 같지만 만약 스포츠 토토에 중독된 도박자가 계시다면 더도 덜도 말고 눈 딱 감고 1년만 모든 스포츠 경기 정보를 멀리하고 지내보세요. 1년 뒤에 본인이 좋아하던 스포츠 경기를 다시 접해도 1년 전과 마찬가지로 도박 충동이 강해지는지를 보세요. 그렇지 않을 겁니다. 느낌이 사뭇 다를거에요.
이건 경마처럼 정보량이 베팅 욕구에 영향을 미치는 분석류의 도박에는 모두 적용할 수 있는 방법이니 참고하시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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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년에
'탈도박 단계'라는 포스팅에서 저는 도박 중독자가 도박을 그만두는데 있어 밟아나가는 과정을 3개의 단계로 나누어 설명드린 적이 있습니다.
오늘 이야기는 그 포스팅의 내용과 관련이 있는데 그 때는 도박에 대한 도박자의 생각이 바뀌는 과정에 초점을 맞추었다면 오늘은 각 단계에서 도박자가 어떤 행동을 해야 하고 삶이 어떻게 바뀌는지를 말씀드리고자 합니다.
* 1단계 : 도박이 하고 싶지만 억지로 참는 단계
: 도박이 하고 싶다는 건 여전히 도박 충동에 의해 영향을 받는다는 것이죠. 하지만 많은 사람들이 착각하듯이 이 단계에 속한 도박자도 늘상 도박 충동에 시달리는 것이 아닙니다. 평소에는 도박 생각이 전혀 안 나다가도 느닷없이 강렬한 충동을 느끼기도 하고 항상 도박을 하고 싶다는 충동은 느끼지만 그렇게 강한 수준은 아니고 막상 도박을 할 수 있는 기회가 없기 때문에 불안정한 상태에서 지내고 있기도 합니다. 어쨌거나 이 단계에서는
도박 충동과 적극적으로 싸우는 것이 중요한 단계로 가만히 있으면 상류에서 오염 물질이 계속 흘러내려오는 상태이기 때문에 적극적으로 충동을 감소시키기 위한 노력을 기울여야(오염 물질을 퍼 내야)합니다.
도박 충동을 자극할 수 있는 시간, 사람, 장소를 적극적으로 피하고 관리하는 게 중요합니다.
* 2단계 : 도박이 두려워서 차마 못하는 단계
: 도박 충동은 어느 정도 통제가 되고 특별한 상황이 아닌 한 도박을 하고 싶다는 충동을 느끼지는 않는 단계입니다. 하지만 여전히 도박과 관련된 자극에 접하게 되면 하고 싶다는 생각을 하지만 1단계를 거치면서 도박을 계속 했을 때의 결과에 대해 잘 알게 되면서 두려움을 느끼고 참고 있는 단계이죠. 문제는 브레이크의 역할을 하는 그 두려움이라는 감정은 시간이 지나면 점점 사라져서 제동력이 계속 약해진다는 겁니다. 그래서
도박 충동이 침투할 틈이 없도록 일상 생활을 촘촘하게 만들 필요가 있습니다. 삶의 변화를 추구하면서도 개구멍이 뚫린 곳은 없는지 매사 확인하고 발견할 때마다 틀어막아야 합니다.
* 3단계 : 도박이 자신의 가치관과 맞지 않고 혐오스럽게 느껴지는 단계
: 2단계까지 무리없이 진행했다면 더 이상 도박에 관심을 두지 않고 도박으로 인해 야기되는 흥분과 짜릿함도 잘 기억이 나지 않아 특별한 사건만 일어나지 않는다면 도박 충동에 의해서 좌지우지 되지 않는 비교적 안정된 단계입니다. 엄밀히 따지자면 혐오로부터도 자유로워지는 단계라고 할 수 있죠. 다만 그냥 마음놓고 잘 살면 되는 건 아니고
도박과 관련이 없다고 해도 삶의 목표와 방향, 속도를 평소에 자주 점검할 필요가 있습니다.
도박 중독으로부터 치유되는 과정은 처음에는 도박과 관련있는 것들을 챙기고 나중에는 도박과 언뜻 관련이 별로 없어보이는 것들까지 꼼꼼히 챙겨서 물 샐 틈없이 만드는 것과 같다고 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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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미지 출처 :
아마존
제가 평소에도 자주 하는 말이지만 현재도 우리나라에는 도박 중독과 관련하여 참고할 만한 서적이 참 없습니다.
그나마 도박 중독자 본인이나 가족을 위해서는
'Behind the 8-Ball'도 있고
'제 책'도 있지만 정작 문제는 야전에서 뛰는 임상가를 위한 무기가 없다는 겁니다.
과거에 소개한
'Overcoming Pathological Gambling(2007)'이나
'Psychodynamics and Psychology of Gambling(2002)'는 별로 흡족한 수준이 아니어서 추천하지 못했습니다.
물론 국내의 현장 전문가들이 함께 쓴
'파스칼의 내기, 노름의 유혹'도 괜찮은 책이기는 하지만 도박, 도박 중독의 역사와 이론 개관 등 다루는 영역이 너무 넓어서 당장 도박 중독자와 가족을 만나는 분들이 지침서로 활용할 만한 실전 중심의 책이 없다는 건 큰 문제였죠.
언젠가는 제가 그런 책을 쓰고 싶기는 하지만 당장은 아니기에 그래도 추천드릴 만한 책을 찾고 있었는데 지금까지 읽은 책 중에서는 이 책이 비교적 괜찮은 편이라서 소개합니다.
Wiley 출판사의 중독 치료 시리즈로 나온 책인데 아래의 목차만 보셔도 얼마나 충실하게 도박 중독 문제를 다루었는지 대충은 아실 수 있습니다.
* Chapter 1. Conceptual Foundations of Gambling Disorders
* Chapter 2. Recognizing Gambling Disorders: Signs and Symptoms
* Chapter 3. Utilizing Optimal Professional Resources
* Chapter 4. Developing and Effective Treatment Plan
* Chapter 5. Recovery Theories, Programs, and Tools
* Chapter 6. Continuing Care: When and How Should Clients Be Discharged
* Chapter 7. Posttreatmenbt Recovery Management: Models and Protocols of Relapse Prevention
* Chapter 8. New Beginnings: Moving Beyond the Addiction
지금까지 소개한
다른 책에 비해 종결과 사후 관리에 대해 충실하게 다룬다는 장점이 있습니다.
거기에 매 chapter마다 퀴즈로 시작하고 말미에 핵심을 요약한 뒤 다시 퀴즈로 정리하는 등 자습하기에 적절한 구조로 되어 있고 핵심 용어만 따로 모아놓는 등 꽤 세심하게 구성되어 있습니다.
도박 중독 상담자가 되고 싶은 대학원생 이상 수련자들이 읽으면 좋은 책이고 현재 현장에서 상담을 하는 임상가들도 정리하는 차원에서 읽어보시면 좋습니다. 문화적 배경 차이를 빼도 90% 이상의 내용에 동의합니다.
덧. 이 책은 원서이므로 국민도서관에 북키핑 할 수 없어 개인적으로 북 크로싱 할 예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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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만 보면 좀 이해하기 어렵다고 느끼실 수 있는데 결론부터 간단하게 말씀드리면
도박을 하지 않으려는 모든 회피 시도에는 'Plan B'가 있어야 한다는 말입니다.
이해를 돕기 위해 간단한 예를 하나 들겠습니다.
영업일을 하는 중독자가 있습니다. 일의 특성 상 외근이 많고 일정이 틀어지면 비는 시간이 많습니다. 때로는 몇 시간을 기다려야 하는 적도 많고요. 무료하게 차 안에 앉아서 대기하다 보니 쓸데없는 생각이 많아지고 당연히 도박에 빠져있던 과거를 회상하는 일도 늘어나길래 이래서는 안 되겠다 싶어 그 시간에 스마트폰으로 다운로드받은 영화를 봤다고 합니다.
위의 사례에서 도박으로 향하는 생각의 흐름을 끊기 위해 영화에 몰입하는 도박자의 회피 행동은 효과적입니다. 영화를 불법 다운로드 받은 게 절대 잘한 건 아닙니다만 도박 회피의 효율성만 놓고 보면 그렇다는 말입니다. 하지만 이 정도로 충분할까요?
기다리는 시간이 예상보다 길어졌는데 준비한 영화가 모자라서 시간이 남는다면?
어제 늦게 들어가는 바람에 미리 다운로드 받은 영화를 스마트폰으로 미처 옮겨놓지 못했다면?
아침에 부랴부랴 서두르느라고 깜박 스마트폰을 놓고 나갔다면?
회피 전략은 어디까지나 임시방편이고 지속 가능하지 않습니다. 헛점이 많기 때문에 회피할 수 없는 상황에 직면하면 한방에 무너질 수 있습니다.
땅에 굴을 파고 사는 토끼는 여우와 같은 포식자의 난입을 피하기 위해 항상 여러 개의 퇴로를 뚫어놓는다고 합니다. 다른 여우가 그 중 하나를 찾아 기다리고 있다고 해도, 그 굴 중 하나가 무너져서 막혀도 도망갈 수 있어야 하기 때문이죠.
토끼처럼
중독자도 도박을 회피하기 위해 단 하나의 회피 전략에만 의존하면 안 됩니다. 그건 너무 위험한 도박입니다. 항상 사용하는 수준은 아니더라도 최소한 몇 개의 대안을 갖고 있어야 합니다. 하나가 가용하지 않으면 곧바로 다른 것을 꺼낼 수 있어야 합니다.
조금 다르지만 비슷할 수 있는 제 이야기를 해 드리죠. 저는 원래 기다리는 걸 굉장히 싫어했습니다. 정작 저도 약속 시간을 잘 못 맞추면서 말이죠. 누가 약속에 늦게 되면 노골적으로 싫은 기색을 드러내곤 했습니다. 하지만 이제는 스마트폰, 포켓와이파이와 결합된 태블릿 PC, 책 한 권 정도를 항상 휴대합니다. 그래서 스마트폰 배터리가 방전되어도, 포켓와이파이가 터지지 않는 곳에서도 짜증을 낼 필요가 없게 되었습니다. 셋 중 하나는 어떻게든 사용할 수 있으니까요. 그래서 더 이상 기다리는 걸 개의치 않습니다. 가끔 즐거워할 때도 있어요.
이와 마찬가지로 도박을 그만두려는 도박자는 도박을 피하기 위한 다양한 대안을 마련해 둘 필요가 있습니다. 언제든지 사용할 수 있도록 평소에 연습해 두면 더욱 좋겠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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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만 보면 무언가를 이루기 위해서는 구체적인 목표를 설정하는 것이 당연히 중요하지 않은가 라고 생각하실 수 있을텐데 월덴3를 자주 드나든 분이라면 제가 여기저기에서 누누이 목표 설정보다는 의미를 찾는 것이 훨씬 더 중요하다고 강변해왔다는 걸 떠올리실 수 있을 겁니다.
하지만 도박 중독 치유 분야에서만큼은 목표 설정이 아주 중요합니다. 이해를 돕기 위해 예를 하나 들겠습니다.
도박을 그만 두려는 중독자가 있습니다. 매일 퇴근 후에 도박장에 들르는 습관을 고치기 위해 스포츠 센터에서 운동을 하겠다고 등록을 합니다. 도박장에 들르는 것과 스포츠 센터에서 운동을 하는 것은 동시에 할 수 없기 때문에 바람직한 대치 활동이라고 할 수 있죠. 하지만 그것으로 충분할까요? 이 중독자는 도박장에 들르는 대신 스포츠 센터를 꾸준히 이용할 수 있을까요? 안타깝지만 이것만으로는 부족합니다. 구체적인 목표가 없기 때문입니다.
도박은 그 자체만으로 거의 무한대의 즐거움을 주는 끝판왕(경쟁 상대라고는 마약 정도 밖에 없는)입니다. 사람에 따라 다르기는 하지만 기다릴 필요 없이 거의 즉각적인 흥분과 짜릿함을 줍니다. 이를 대치할 수 있는 활동은 사실 상 없습니다. 그러니 그냥 막연히 도박을 하지 않기 위해 어떤 취미나 여가 활동을 배치하는 것만으로는 어림 없는거죠.
앞서
'도박 중독자를 위한 취미 선택 기준 총정리' 포스팅에서 머리보다 몸을 쓰고, 혼자보다 함께 하고, 동적인 것보다 정적인 것을 하고, 소비하는 것보다 생산적인 것을 하고, 이기적인 것보다 이타적인 취미가 더 좋다고 제안했지만 이 모든 기준을 모두 충족해도 도박만큼 재미있지는 않습니다. 최소한 도박과 비등한 수준으로 재미를 느끼려면 어느 정도 레벨에 도달해야 하는데 거기까지 가는 것 자체가 쉽지 않아요.
구체적인 목표를 설정하는 건 바로 그 초반의 재미없음에서 재미를 느끼는 단계까지 버티게 도와줍니다. 앞서 도박장에 가는 대신 스포츠 센터에서 운동을 하는 예를 들었는데 그저 도박을 안 하게 되고 건강에 좋고 정서 순화에 도움이 된다는 식의 막연한 이유로는 오래 버티지 못합니다. 최소한 일주일에 3일은 가겠다, 그 3일은 월, 수, 금이다, 한 번에 반드시 2시간 이상 운동을 하겠고, 한 달에 체중을 2kg 감소시키겠다는 구체적인 목표와 실천 계획을 수립해야 합니다.
가끔 달성하지 못할 목표를 세우면 실패하게 되고 그러면 자포자기해서 다시 도박에 빠지게 되지 않냐고 하는 분이 계신데 아무런 구체적인 목표 없이 100% 실패하는 것보다는 50%의 구체적인 실패가 훨씬 더 낫습니다. 구체적인 실패는 문제점을 보완해서 극복할 수 있으니까요. 전문가를 그걸 도와주기 위해 있는 사람입니다.
절반의 성공이라도 목표를 어느 정도 달성하게 되면 소위 말하는 성공하는 맛을 느끼게 됩니다. 체중이 감소하면 몸이 가벼워지고 숨겨진 근육이 드러나게 되고 자신의 운동 습관에 만족하게 되고 더 큰 목표(식스팩을 만들거나 체지방 지수를 어디까지 낮추거나, 보디 빌딩 대회에 나가는 등)를 설정하게 됩니다. 이 때 쯤 되면 도박장에 가는 걸 대치하겠다는 근본적인 목표는 떠올릴 필요 자체가 없어집니다. 너무 자연스럽게 익숙해졌기 때문이죠.
그러니 중독자는 도박을 대치할 취미 활동을 하든, 상담을 받으러 가든, 일이나 집안 일을 하든 모든 활동에 구체적 목표를 설정하고 그에 따른 계획을 세우는 버릇을 들여야 합니다. 그래야 도박과 맞상대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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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반 상담도 그렇지만 도박 중독 치유에서 중요하게 여기는 두 개의 축이라면 재정 문제와 관계 문제를 듭니다.
이 두 가지 핵심 문제를 해결하려고 할 때 도박자 뿐 아니라 상담자도 빠지기 쉬운 함정은 상처를 치료하는 것만을 목표로 삼는 겁니다. 즉, 상담을 하기 이전에 (-)의 삶을 살았다면 상담을 통해 (0)의 삶으로 끌어올리려는 거지요.
3,000만 원의 빚이 있다면 그 빚을 다 갚는 것, 부끄러워 연락하지 못했던 친구와 다시 연락할 수 있게 되는 것 등이 바로 '제로의 삶'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그게 다일까요? 진흙 구덩이 속에서 박박 기다가 구덩이 밖으로 올라와 한숨 돌렸다면 안도감이야 들겠지만 그걸로 충분할까요?
도박을 하던 삶과 도박을 그만둔 후의 삶의 모습이 별로 다를 바 없다면 우리는 대체 왜 도박을 그만둔 걸까요? 그 재미있는 도박을 그만둔 댓가가 더 이상 자신을 재정, 관계 면에서 위험에 빠뜨리지 않는거라면 만족하시겠어요?
그렇지 않습니다. 더 이상 위험하지 않은 삶을 살려고 도박을 그만둔 것이 아니죠. 거기에서 멈춰서는 안 됩니다. 우리는 행복해지기 위해 상담을 하는 것이지 위험하지 않기만 하면 되는 게 아닙니다.
그렇다면 어떻게 해야 할까요? 바로 (+)의 삶을 살아야 합니다. 하지만 어떻게요? 도박을 그만두었다고 갑자기 재산이 늘어나는 것도 아니고 갑자기 소원해진 친구와 사이가 돈독해지는 것도 아니잖아요.
그 방법은
도박 이전에 누리던 소소한 삶의 즐거움부터 되찾는 것부터 시작하는 겁니다. 아이와 같이 크리스마스 트리를 만들고, 가족들과 워터파크나 눈썰매장으로 놀러가고, 퇴근할 때 붕어빵 한 봉지를 사들고 가서 나눠먹고, 한 달에 한 번씩 친구들과 치맥 모임을 하고, 자전거나 등산 동호회에 다시 나가기 시작하고, 문화센터에서 기타를 배우고 등등. 큰 돈이 들지 않아도 할 수 있는 것들이 찾아보면 참 많습니다.
만약 도박에 빠지기 이전에도 그런 사소한 행복을 경험한 적이 없다면 지금이야말로 인생의 참 의미를 되찾을 절호의 기회를 잡은 것이니 어서 빨리 전문가와 상의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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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박 중독은 중독자의 삶을 완전히 망가뜨리는 병이나 그 중에서도 재정과 관계에 미치는 파괴적 영향이 특히 치명적이기 때문에 치유 과정에서 이 두 가지를 잘 다루는 건 굉장히 중요합니다.
그렇다면 상담을 시작한 경우 도박 빚을 갚는 문제와 가족을 비롯한 주변 사람들과 관계를 개선하는 문제 중 무엇이 더 시급하고 중요할까요?
도박자는 채권 추심 등 도박 빚에 의한 재정 압박을 직접 받기 때문에 도박 빚을 갚는 것이 먼저라고 생각하기 쉽습니다(그렇다고 이를 해결하기 위해 실제 행동을 하는 건 또 다른 문제입니다만). 관계 개선은 가족이니까, 친구니까 그 정도는 양해하고 기다려 줄 수 있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관계를 개선하는 건 뒤로 미루기 쉽습니다. 하지만 그렇지 않습니다.
둘 다 해결하는 것이 맞지만
굳이 우선 순위를 따지자면 사랑하는 사람들과 관계를 개선하는 것이 훨씬 더 중요하고 급박한 문제입니다. 도박 빚을 갚는 건 뒤로 미뤄 생각해도 됩니다. 오히려 도박 빚은 치유에 도움이 되는 방향으로 상환하기 위해 고려해야 할 요인들이 많으니 신중할 필요가 있습니다.
가족, 친구, 지인과 소원해진 관계 개선이 최우선 과제입니다. 도박 중독으로 인해 생긴 상처가 아물기 전에 관계 개선을 위한 노력부터 시작해야 합니다. 이를 미루는 동안 시간이 흘러 상처가 아물고 나면 관계 개선을 위한 접점을 찾기 어렵게 됩니다. 차일피일 미루다 이런 어색하고 불편한 관계가 고착되면 상대방은 마음의 문을 닫게 됩니다. 더 상처받지 않기 위해서 그렇죠. 그러면 정말 관계를 회복하기 어려워집니다.
예를 하나 들어보죠. 죽마고우로부터 3000만 원을 빌려서 도박으로 탕진했습니다. 그 친구는 자신에게 빌려간 돈을 도박으로 탕진했다는 걸 나중에 알게 되었죠. 중독자가 가족의 도움을 받아 정신을 차리고 상담을 받기 시작했습니다. 하지만 3천만 원이라는 거금을 당장에 마련할 방법이 없습니다. 다행히 직장을 구했지만 빠듯한 월급을 아무리 열심히 모아도 3천만 원을 만들려면 몇 년이 걸릴 것 같습니다. 이 돈을 빌려준 친구는 실망을 한 건지, 전화 한 통도 부담이 될까봐 자제하는 건지 연락을 해오지 않습니다. 이제 어떻게 해야 할까요? 연락이 안 되는 걸 다행으로 여기고 열심히 돈을 모아서 3천 만원(거기에 이자까지 더해)을 만들어 연락을 해야 할까요 아님 당장 연락을 해서 사정을 이야기하고 용서를 구해야 할까요?
대부분의 도박자는 도저히 연락을 못하겠다고 합니다. 정신을 차리고 보니 도저히 먼저 연락할 용기를 못 내겠다는거지요. 하지만 시간이 흐르면 흐를수록 연락을 하기가 더 어려워진다는 걸 알아야 합니다. 진짜 친구라면 이들이 원하는 건 자신에게 빌려간 돈을 돌려받는 것이 아니라 진정한 사과와 관계 회복을 위한 노력이니까요. 돈을 돌려받는 건 그 다음 문제입니다.
그러니 우선 순위를 바꾸세요. 돈을 갚는 건 평생의 과제로 생각해 뒤로 돌려도 괜찮습니다. 돈은 상처받지 않으며 우리를 기다려 줍니다. 하지만 사람의 마음은 아닙니다. 관계 개선이 최우선이라는 걸 잊지 마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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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박 중독에 걸린 도박자는 브레이크가 고장난 차와 같아서 일단 시동이 걸리면 제동이 제대로 되지 않습니다. 하지만 제동 능력을 완전히 상실하는 상황은 도박자에 따라 조금씩 다릅니다.
크게는 두 가지 유형으로 묶을 수 있는데 하나는 돈을 따기 시작하면 행운의 여신이 자신에게 윙크한다고 착각해 이 참에 뽕을 뽑겠다고 달려드는 유형입니다.
다른 하나는 딸 때는 그래도 어느 정도 자제가 되기 때문에 일정 금액 이상 손을 털고 일어나 다음을 기약하기도 하지만 대신 일단 자신이 예상한 것 이상의 손실이 발생하면 뚜껑이 열리기 때문에 니가 이기나 내가 이기나 보자는 식으로 끝장을 내려는 유형입니다.
제 경험으로는
따면 자제가 안 되는 도박자에 비해 잃으면 뚜껑이 열리는 중독자 수가 압도적으로 많은데 전자는 주로 돈을 딸 요량에 눈이 먼, 탐욕스러운 사람이 대부분인데 비해 후자에는 성질이 급하고 지는 것을 참지 못하는 승부 근성이 강한 도박자들이 대거 포진해 있습니다.
이 두 가지 유형은 도박을 자제하기 위한 접근 방법도 다른데
따면 자제가 안 되는 도박자는 처음부터 소지 금액을 최소화하는 게 낫습니다. 이들은 일단 따기만 하면 끝까지 가서 다 잃기 때문에 많은 돈을 가져갈수록 손실액이 커지기 때문입니다.
이에 비해
잃으면 뚜껑이 열리는 도박자는 베팅 금액보다 도박의 접촉 빈도를 줄이는 방향으로 설계해야 합니다. 이들은 돈도 돈이지만 지는 것 자체를 더 못 참기 때문에 도박으로 승부를 해 봤자 백전 백패라는 걸 마음깊이 깨달을 때까지는 단도박 하는 것마저도 쉽지 않습니다. 그래서 처음에는 끊는 것보다 줄이는 위주로 가는 게 나은데 이럴 때 베팅 금액을 줄이는 것보다는 도박과 접촉하는 빈도를 줄이는 게 낫습니다.
왜냐하면 도박은 확률적으로 따는 경우보다 잃는 경우가 압도적으로 많기 때문에 빈도를 줄이지 못하면 갈 때마다 뚜껑이 열려서 가져간 돈을 모두 탕진할 뿐 아니라 현금 서비스를 받거나 돈을 빌려서 채무 액수를 현저히 늘려놓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소지 액수를 줄이는 건 별로 효과가 없습니다. 도박의 노출 빈도를 줄이는 방향으로 노력하는 게 더 효과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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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박 중독이 어떤 병이냐에 대해서는 전문가들도 자신이 받은 훈련 베이스에 따라 입장이 갈립니다.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와 임상심리학자의 생각이 똑같을 수 없는 것이죠.
하지만 도박 중독이 치유가 매우 어려운 병이라는 점에 대해서는 아마 같은 생각일 겁니다. 물론 왜 어렵냐는 이유에 대해서는 또 생각이 다를 수 있겠지만요.
저도 그랬지만 중독 분야에서 일하는 임상가라면 누구나 어떤 치료 방법이, 어떤 치유적 접근이 도박 중독에 가장 효과적인지를 찾기 위해 애쓴 경험이 다들 있을 겁니다. 저는 절충-통합적 접근으로 귀결했습니다만.
중독 치유에 대한 치료 효과를 분석한 연구 결과를 보면 특별히 더 효과적인 치료법이 없는 걸로 나옵니다. 그거야 충분히 예상할 수 있는 결과인데 충격적인 건 자발적 회복(spantaneous recovery)도 거의 비슷한 수준으로 나오거든요. 물론 이 자발적인 회복은 그냥 내버려두면 나아진다는 의미가 아니라 전문적인 도움을 받지 않더라도 스스로의 노력만으로 나아질 수 있다는 것으로 이해해야 합니다.
그런데 저는 사실 이 자발적인 회복을 믿지 않습니다. 인간이 갖고 있는 마음의 힘이 워낙 강력한 것이어서 그 마음의 힘을 집중하면 혼자만의 힘으로 나아질 수 있다는 가능성은 믿습니다. 하지만 문제는 이 마음의 힘이 작동하기 위한 최초의 동력은 중독자 스스로 만들지 못합니다. 펌프로 물을 긷는 것과 비슷한데 최초의 마중물은 누군가 부어줘야 하는 것이죠.
다른 비유를 들면 도박 중독 치유가 어려운 이유는 자유 의지의 회로가 끊긴 상태라서 동력이 전달되지 못하고 그로 인해 회복의 엔진이 가동되지 못하기 때문입니다. 물론 만의 하나 확률로 그 회로가 우연히 연결될 수 있지만 그 터무니없는 확률만 믿고 손을 놓고 기다릴 수가 없고 무엇보다 그 연결된 회로가 다시 끊기지 않고 유지될 거라는 기대를 저는 도저히 못하겠습니다. 왜냐하면 그 기다림의 과정에서 중독자에게 가장 소중한 자원인 시간이 낭비되니까요.
그래서 저는 중독자가 혼자만의 힘으로 치유되고 회복될 수 있다는 가능성에 아무것도 베팅하지 않겠습니다. 그 베팅의 대가가 제 내담자의 소중한 인생이라면 더더욱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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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에 제가 상담하고 있는 내담자로부터 충격적인 이야기를 하나 들었습니다.
온라인 상에는 많지는 않지만 도박 중독자들이 치유를 위해 모이는 인터넷 카페 등의 커뮤니티가 있습니다. 도박 중독에 대한 정보를 얻기도 하고, 실수한 분들은 더 이상 재발로 진행하지 않기 위해 회원들의 도움을 청하기도 하고 서로 격려하면서 탈도박에 대한 의지를 다지는 곳이죠.
도박 중독에 대응하는 전문 기관이 전무하던 때 이런 카페는 일종의 등대와 같은 구실을 했습니다. 배에 구멍이 난 조각배들이 난파하지 않고 항구로 돌아갈 수 있도록 길잡이 역할을 했으니까요.
그런데 이런
인터넷 카페가 대부분 대형 포털 사이트에 있는 것을 악용해 의도를 갖고 가입한 뒤 회원인 중독자들에게 자신의 사이트 이용을 유도하는 비밀 쪽지를 보내는 불법 도박 사이트 운영자들이 있다는 제보였습니다.
마음의 힘이 약한 도박자들은 이러한 유혹조차 이겨내기 어렵기 때문에 이 쪽지에 연결된 링크를 눌러서 다시 도박에 손을 대는 경우가 많다고 합니다.
처음에 이 이야기를 들었을 때 뒤통수를 얻어맞은 것 같은 충격을 받았고 곧 피가 거꾸로 치솟는 분노를 느꼈습니다. 어찌 인간이 이렇게까지 사악할 수가 있다는 말입니까.
이건 알코올 중독을 치료하는 병원에 잠입해 환자들에게 술을 파는 것이나 마약을 끊기 위한 치료 공동체에 마약을 공수하는 것과 비교할 수 있는 악마나 할 법한 짓이죠.
이제는 그나마 의지할 곳이 부족해 인터넷 카페에서나 겨우 위안을 얻고 있는 중독자들에게 그곳마저도 더 이상 안전하지 않으니 조심하라고 경고해야 하는 지경에 이르렀습니다.
그나마 남아 있는 한 줌의 재산마저도 털어먹으려는 사악한 무리들이 중독자를 뒤쫓고 있으니 모쪼록 항상 경계하고 주의하시기를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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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우자가 도박자인 경우와 자녀가 도박자인 경우는 도박 중독 문제를 대하는 가족들의 마음이 좀 다릅니다. 아무리 사랑해도 배우자는 남이지만 자녀는 자신의 유전자가 섞인 내리사랑의 대상이기 때문이죠.
그래서 상담자 입장에서도 배우자를 상담하는 것보다 부모님을 상담하는 것이 훨씬 더 힘든 일입니다.
당장 중독자의 치유 과정에서 가족이 맡아야 할 중요한 역할 중 하나가 입장을 구분해서 달리 대하는 것인데 이것부터 쉽지 않습니다. 이게 무슨 이야기냐 하면 남편이 도박 중독자인 경우 아내가 남편과 중독자의 입장을 구분해서 대할 수 있도록 연습하라는 겁니다. 행동 수정 기법의 관점에서 보면 보상과 처벌을 분명히 구분해서 신호하라는 거지요.
그런데 부모님들은 아들과 중독자의 입장을 나눠 대하는 걸 상당히 어려워들하시죠. 그래서 몇 가지 상황에 따라 나눠서 정리해 봤습니다.
* 아침에 일어나지 않는 자녀를 깨우는 경우
- 학교 수업에 늦을까봐 깨우는 것 : 자녀를 대하는 자세
- 중독 상담에 늦을까봐 깨우는 것 : 중독자를 대하는 자세 => 깨우지 말 것. 치유의 책임은 스스로 져야 함
* 자녀가 만 원만 달라고 하는 경우
: 이런 상황에서는 자녀로서 필요해서 달라고 하는 것인지 중독자로서 도박 자금이 필요해서 달라고 하는 지 구분할 수 없기 때문에 줘서는 안 되고 우리가 부모로서 자녀에게 줄 수 있게끔 네가 우리를 도와달라고 하면서 완곡하게 거절할 것
부모 입장에서 상황에 따라 달리 대처하는 건 참 어려운 일이지만 자녀의 치유를 돕기 위해서는 어쩔 수 없이 극복해야 하는 문제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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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에서 다른 것이라고 하면 도박을 대체할 수 있는 비교적 긍정적인 생활 습관이나 활동, 예를 들어 운동, 취미 생활 등을 이야기합니다.
도박 중독에서 벗어나기 위해 도박에 집어넣을 시간과 비용으로 신체, 정신 건강에 좋은 활동을 하게 되면 도움이 되지 않을까요?
특히 도박 중독이라는 병이 삶의 균형(balance)을 깨뜨리는 특성이 있기 때문에 무너진 balance를 회복하기 위해 긍정적인 대체 활동을 열심히 하는 것이 중요할 것 같기도 합니다.
하지만 저는 대체 활동의 중요성을 강변하는 도박자에게
항상 도박을 줄이는 것이 우선이고 훨씬 더 중요하다고 말씀드립니다.
도박을 줄이지 않는 상태에서 긍정적인 활동만 열심히 해서는 깨진 삶의 균형을 회복하는 것이 불가능하다는 것을 하루라도 빨리 인정하고 받아들여야 합니다.
왜냐하면 이전에도 말씀드린 것처럼 도박 중독은 모든 삶의 에너지와 시간을 빨아들이는 블랙홀과 같은 병이기 때문에 도박 행위를 줄이지 않으면서 긍정적인 활동에 들어가는 시간과 비용을 지속적으로 유지하는 것 자체가 불가능하기 때문입니다.
이 때 주의하셔야 할 점은 긍정적인 활동을 할 필요가 없다는 뜻이 아니라는 겁니다. 긍정적인 활동이 체화될 때까지 지속적으로 시간과 에너지를 집중적으로 투입하는 것 또한 중요합니다. 하지만 그보다 먼저 도박 활동을 멈춰야 합니다. 긍정적인 활동을 하는 이득은 도박을 멈춘 뒤에나 얻을 수 있습니다.
또한
도박으로 인해 에너지와 시간을 빼앗기지 않으려고 긍정적인 활동을 열심히 하는 노력은 좋으나 그럴 경우 구체적인 목표를 세우고 이를 달성하기 위해 노력해야 합니다. 그렇게 하지 않으면 그냥 '나는 균형을 이루기 위해 열심히 하고 있다'는 만족감에 빠져 자기를 기만하게 됩니다. 결국 시간이 지날수록 처음에 생각했던 수준으로 활동을 유지하지 못하고 다시 추가 기울어 도박에 투입하는 시간과 에너지의 양이 원래의 수준을 회복하게 됩니다.
다시 정리해 보자면,
1. 무엇보다 도박 행위를 멈추는 것이 우선이다. 도박을 멈춰야만 긍정적인 활동을 오래 지속할 수 있다.
2. 긍정적인 활동을 할 때는 반드시 구체적인 목표를 세워 이를 달성하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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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부분의 도박자(모든 도박자가 그런 건 아님)가 바닥을 치려면 가족으로부터 버림받을 수 있다는 절박감을 뼛속 깊이 느껴야 하는데 법적으로 이혼하더라도 가족이 결국은 자신을 받아줄거라고(그래서 다시 재결합할 수 있을거라고) 믿는 도박자는 절대로 자신을 돌아보지 않습니다. 그러니 단순히 이혼으로 협박만 하면 혼자 되는 것을 두려워하는 도박자가 정신을 차리고 치료를 받을거라고 가정하면 안 됩니다. 오히려 이혼에 대한 진지한 고민이 없었던 배우자만 큰 고통을 받게 됩니다.
또한 그러한 과정의 연속선상에서 이혼으로 받은 상처에서 피가 철철 나는데도 도박자가 돌아올 것을 배우자가 기다리면서 봉합하지 않고 (도박자가 돌아오기만 하면 상처가 없었던 것이 되기라도 할 것처럼 착각하면서) 기다리면 그 상처는 반드시 덧나게 마련이고 상처를 봉합할 기회도 놓치게 되어 더 고통스럽게 됩니다.
당장은 힘들더라도 상처를 지혈하고 봉합하면 시간이 지나 상처가 아물 것이고 나중에 도박자가 돌아온다고 했을 때도 마음의 동요가 적고 치유의 원칙에 입각한 현명하고 냉철한 판단을 할 수 있습니다.
그러니 충분히 준비되지 않은 이혼으로 고통을 받고 있다면 이혼의 과정 중 받은 상처와 이혼 후의 삶을 대비하기 위한 전문가의 도움을 당장 받으셔야 합니다.
가족들이 도박자에 대한 마음을 확실히 정리하고 이를 일관되게 보여줘야 그나마 도박자가 정신을 차리고 돌아올 가능성이 커집니다.
(가족들이) '돕지 않는 것이 진정으로 돕는 것이다'의 역설처럼 진정 마음으로 헤어질 준비를 마쳐야 헤어지지 않고 재결합 할 가능성이 생긴다는 또 하나의 역설을 보여주는 것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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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박 중독에서 치유되었다는 건 어떤 걸까요?
많은 분들이 도박 중독에서 치유되고 난 뒤의 삶이란 다음과 같은 것이 아닐까 하고 이야기합니다.
도박 충동이 완전히 사라져 더 이상 도박 생각이 나지 않으며 심지어 다시 도박을 접하게 된다고 해도 이전과 달리 흥이 나지 않으며 도박에 무감각해지는, 마음의 평안을 얻은 상태를 떠올립니다. 상처가 완전히 아물어 흉터를 찾는 것도 어려운 그런 상태가 되기를 희망하는 것이죠. 도박에 의해 어떠한 영향도 받지 않고 완전히 도박으로부터 자유로운 삶, 듣기만 해도 기분이 좋아지는 상태가 아닐까 합니다.
하지만 안타깝게도 현실은 그렇지 않습니다. 도박 중독으로부터 치유된 많은 분들이 공통적으로 이야기하는 삶이란 아래의 것과 더 비슷합니다.
평소에는 도박에 대한 생각이 거의 나지 않지만 도박 충동이 자극되는 상황, 다시 말하면 도박과 관련 있는 장소, 사람, 시간 자극을 우연히라도 접하게 되면 몸과 마음 어디선가 그 자극에 공명해 울렁거림을 느끼고 그 상황을 빨리 벗어나지 않으면 그 울렁거림이 점점 심해져 도박 중독으로 받은 마음의 상처가 욱신거리는 삶, 상처는 완전히 아물어 흉터조차도 잘 보이지 않지만 그 상처가 워낙 깊었기 때문에 비만 오면 고통으로 어디를 다쳤는지 대번에 느끼는 것, 그것이 도박 중독이 남긴 상처입니다.
저는 상담을 할 때 도박 중독에서 치유되는 건 목숨을 건지는 일이나 같기 때문에 손이나 발 하나 쯤은 자를 각오를 하라는 말을 자주 합니다. 그만큼 도박 중독이 치유되는 건 어려우니 각오를 단단히 하라는 의미에서 하는 말이지요. 그런데 털끝 하나 다치지 않고 도박을 그만두기를 원하는 도박자가 너무 많습니다.
안타깝게도 도박 중독에서 치유되는 과정도 고통스럽지만 한번 도박에 중독되면 치유되고 난 이후에도 그 때의 상처를 욱신거리는 고통과 함께 평생 되새기며 살아야 합니다.
그만큼 도박 중독은 병 자체도 무섭고 뒤끝도 만만치 않습니다. 그러니 절대로 도박 중독을 우습게 보시면 안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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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책임은 도박 중독이라는 병의 가장 큰 증상 중 하나이기도 하고 치유의 관건이기도 합니다. 도박 중독자가 자신의 행동 결과를 책임진다는 건 도박 중독에서 벗어나고 있다는 긍정적인 신호 중 하나니까요.
그래서 상담자는 도박자가 책임있는 행동을 하는 지에 관심이 많고 항상 눈여겨 봅니다. 그런데 도박 중독자는 어떻게 책임지는 행동을 하게 되는 걸까요? 그 질문에 대한 답은 간단하지 않습니다. 보통은 소위 '바닥치기' 단계를 지나야만 가능한 걸로 생각하지만 여기에 영향을 미치는 굉장히 많은 요인들이 있거든요.
다만 분명한 건 자기를 대신할 사람이 있는 한 도박 중독자는 절대로 책임지지 않는다는거지요.
그게 도박 빚을 대신 갚아줄 사람이든, 거짓말이나 변명을 대신 해 줄 사람이든 상관없습니다.
심하게는 실제로는 대신 책임져 줄 사람이 없는데도 도박 중독자가 그런 사람이 있다고 믿기만 해도 이 무책임 기제가 작동합니다. 내가 안 해도 누군가는 이 문제를 대신 해결해주겠지, 어떻게든 되겠지라고 생각하고 있다면 도박 중독자는 자신 때문에 생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앞으로 나서지 않습니다.
그렇다면 도박 중독자가 '바닥을 치고', 고통으로 몸부림치다가 앞으로 나설 때까지 무기력하게 기다리기만 해야 하는 걸까요?
저는 오히려 모든 사람들이 뒤로 한 걸음 물러서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도박 중독자에게 책임지라고 요구하고 push하는 대신 도박 중독과 관련된 문제만큼은 심할 정도로 방관자의 입장을 취하는 것이죠. 일종의 '방관의 역설'이라고 할 수 있죠.
도박자가 도박에 빠져 생긴 문제를 '똥'으로 비유한다면 냄새난다고 어서 치우라고 윽박지를 것이 아니라 모든 사람들이 '똥'의 존재를 아예 모르는 듯 행동하는 것이죠. 분명히 냄새가 나고 보기에도 더러운데 말이죠. 처음에 도박자는 '똥'의 존재를 주변 사람들에게 알리고 자신을 대신해서 치워줄 것을 직, 간접으로 요구하지만 모든 사람들이 계속해서 똥이 전혀 보이지 않는 듯 태연하게 행동하면 결국 본인이 치워야 한다는 결론에 도달하게 됩니다.
이 때가 되면 도박자의 손을 살짝 거들어 주기만 해도 문제가 한결 쉽게 해결됩니다.
다시 한번 강조해서 말씀드리지만 도박 중독자는 자기를 대신할 사람이 있는 한 절대로 책임지기 위해 앞으로 나서지 않습니다. 그러니 본인이 책임 질 유일한 사람이라는 걸 깨닫게 해 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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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캔센터에서 도박 중독자의 가족을 위한 교육을 마지막으로 실시한 것이 2012년 9월의 일입니다(
관련 포스팅). 그리고 나서 갑자기 센터가 문을 닫고 꽤 오랜 시간이 지났고 다시 본격적으로 가동을 시작한 것이 작년 8월입니다(
관련 포스팅).
이후 개인 상담에 주력하면서 센터를 예전 모습으로 정비하기 위한 노력을 해 왔는데 그 노력의 일환으로 이제 가족 교육도 재개합니다. 우선 6월에 시범 운영을 하고 호응이 좋을 경우 월 1회 정기 교육으로 자리매김할 구상을 하고 있습니다.
다음은 38번째로 열리는 가족 교육의 개요입니다. 도박 중독으로 고통받는 가족들이 많이 참석해서 도움을 받으셨으면 좋겠네요.
* 교육명 : 제 38회 도박 중독자의 가족 교육
* 일 시 : 2017년 6월 11일(일) 13:00~17:00(4시간)
* 장 소 : 용산유캔센터 8층 집단상담실 또는 대형강의장(용산 전자랜드 인근))
* 대상자 : 도박 중독자의 가족 선착순 30명
* 내 용 : 도박 중독의 정확한 이해와 도박자의 행동 특성 및 대처 방안, 질의 응답 등* 참가 신청- 전화 : 080-500-1190(무료전화), 02-2199-9929(직통) 수요일~일요일(오전 9시~오후 6시, 월, 화 휴무)- 메일 : walden3@gmail.com
(메일 신청 시 알려주셔야 하는 정보 : 신청자 성함, 도박자와 관계, 주 도박, 연락처)※ 별도 참가비 없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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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박에 중독된 내담자라면 누구나 힘들어합니다. 그래서 어떻게든 도박을 그만두고 싶어하죠. 하지만 초기에 상담을 하다 보면 다들 대놓고 말을 안 하지만 도박자의 첫 마음이 대체로 아래와 비슷하다는 걸 알게 됩니다.
'더 이상 큰 피해 없이 도박을 조절하면서 게속 즐길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상담이 진행되면서 도박에 중독된 이상 도박을 조절하면서 즐기는 것이 불가능하다는 걸 깨달은 도박자는 드디어 도박을 끊을 마음을 먹지만 거기에는 다음과 같은 전제 조건이 붙어 있습니다.
'도박은 끊어야 하고 또 끊고 싶지만 고통스러운 건 싫다'
이게 무슨 소리죠? 도박 때문에 이미 많은 재산과, 가족의 신뢰와, 주변의 평판까지 잃고 고통을 받았고 지금도 받고 있는데 내가 고통을 피하려 한다고요?
도박 중독자가 상담을 받으러 오기까지 엄청난 고통을 받은 것은 분명 사실입니다. 하지만 생각해보세요. 그건 도박을 함으로써, 도박으로 인해 생긴 피해를 감당하기 위해 어쩔 수 없이 받게 된 수동적인 고통입니다.
제가 말씀드리는 고통은 도박을 그만두기 위해 받아야 하는 고통입니다. 나는 도박을 그만두고 싶지만 털끝 하나 다치지 않고 편안한 마음을 유지하면서 자연스럽게 도박만 그만두고 싶다고 생각하는 도박자가 많은데 절대로 일이 그렇게 되지 않습니다.
몸 안의 종양을 제거하기 위해서는 엄청난 통증도 감당해야 하고 필요에 따라 피를 흘려야 하는 것처럼 도박을 완전히 몰아내기 위해서는, 그래서 내 삶을 구하기 위해서는 필요에 따라 팔 다리마저도 잘라버릴 수 있다는 단단한 각오가 필요합니다.
가끔 도박 중독 상담을 하면서 내담자에게 이렇게 묻곤 합니다.
"이 고통스러운 도박 중독 상태에서 벗어날 수만 있다면 무엇까지 버리실 수 있나요?" 혹은 "절대로 버릴 수 없는게 있다면 무엇인가요?"
이 질문에 대한 답을 통해 우리는 중독자가 도박을 그만두기 위한 마음이 어느 정도로 절실한지, 의지가 얼마나 강한지 알 수 있습니다.
상담자는 도박자가 도박을 그만두기 위해 포기할 수 있는 한계가 어디인지, 그래서 어디까지 준비가 된 것인지 알아야 합니다. 그래야 도박자를 push할 것인지, encourage할 것인지 결정할 수 있을테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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많은 도박 중독자들이 이미 여러 차례 도박을 끊겠다고 약속도 하고 선언도 했다고 이야기합니다만 제가 볼 때 그건 제대로 된 공표가 아닙니다. 아니라고 생각하는 이유가 몇 가지 있는데요.
첫째. 정말로 도박을 그만둬야겠다는 절박감에서가 아니라 도박을 그만둘 생각까지는 없지만 가족이 하도 보채니까 마음을 달래주려고 각서도 쓰고, 그만하겠다고 약속도 하는거죠. 정말로 도박을 그만하겠다는 마음을 먹었다면 그렇게 쉽게 말 할 수 없습니다. 정말 끊어야겠다는 마음이 드는 건 도박자 본인만 알 수 있으니까요.
둘째. 정식으로 제대로 선언한 적이 없습니다. "알았어, 알았다고... 이제 도박 안 할테니까 그만 좀 이야기 해"라는 식으로 가족의 입을 막기 위해 대충, 설렁설렁 이야기를 하고 맙니다.
자의든 타의든 상담을 받으러 왔고 어느 정도 기간 동안 지속적으로 다닌다는 건 본인도 문제에 대해 이전과는 달리 생각하게 되었다는 걸 의미할 수 있습니다. 그래서 어떤 시점이 되면 자신의 의지를 다지고 대외적으로 공표하는 작업을 해야 합니다.
물론 도박 중독이라는 병의 특성 상 도박자가 자신의 말을 번복하고 뒤집을 가능성은 얼마든지 있습니다. 하지만 그렇더라도 앞으로 죽을 때까지 다시는 도박을 하지 않겠노라는 다짐을 정식으로 세상에 공표하는 건 중요하고 또 효과가 있습니다.
성격 장애가 있지 않는 이상 거짓말을 하고 다른 사람의 마음을 아프게 하는 걸 즐기는 도박자는 없기 때문에 취소할 수 없는
공표를 널리 하게 되면 그걸 어겼을 때의 심적 부담이 크기 때문에 그것만으로도 도박을 자제하는 효과가 있거든요.
대신 그 공표는 제대로 해야 합니다. 최대한 많은 사람이 모인 자리에서, 최소한 온 가족이 모인 자리에서 선언물을 읽는 형식으로 엄숙하게 하는 게 좋습니다. 그 선언문에 지장을 찍거나 사인을 해서(아예 파손이 안 되게 튼튼한 액자로 만들어서) 온 가족이 볼 수 있는 곳에 걸어 놓으면 더 좋겠지요.
유의한 점은 아직 도박자가 마음의 준비를 하지 못했는데 가족들이 압력을 가해서 억지로 진행하는 건 무의미하다는 겁니다. 대신 도박자가 준비가 되면 격려해야겠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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많은 가족들이 자신들이 불행해야 도박 중독자가 가족들의 불행을 야기한 것에 죄책감을 느끼고 단도박 의지를 다지게 되는 것 아니냐고 묻습니다. 안타깝지만 아닙니다.
도박자가 가족의 마음을 이해하는 건 도박 충동에서 자유로워지는 단계에 이르러야 가능한데 이러한 깨달음은 아주 나중에야 오게 됩니다.
도박자가 재발하거나 계속 도박을 하는 상태, 즉 도박 충동의 영향력 하에 있는 상태에서는 시야가 극도로 좁아져서 도박 또는 도박과 관련 있는 자극이나 사람이 아니라면 그 무엇에도 관심을 두지 않습니다. 터널 속에 들어간 것처럼 터널 밖의 세상에 대해서는 볼 생각조차 할 수 없는 것이죠. 그래서 가족이 불행 속에 머무르는 건 본인들만 고통스러울 뿐 대부분의 도박자에게는 아무런 효과를 미치지 못합니다.
물론
간혹 감이 예민한 도박자가 있어서 가족의 불행을 감지할 수 있지만 이들도 인간이라 고통스러운 것을 피하려는 마음이 작동하기 때문에 가족의 불행을 외면하고 도리어 도박으로 도망가려고 시도합니다. 그래서 가족이 불행을 가장하거나 실제로 불행을 노출한다고 해서 도박자에게 미치는 영향은 사실 상 미미합니다.
그러면 어떻게 해야 할까요? 정반대로 생각하고 행동해야 합니다.
도박자가 무엇을 하든 가족들부터 행복해지려고 노력해야 하는 거지요. 도박자가 도박을 끊기는 커녕 정신을 못차리고 더욱 더 도박에 빠지더라도 그와 상관없이 가족들은 행복할 수 있다는 걸 몸으로 보여줘야 합니다.
도박자가 도박을 계속 하면 할수록 도박 빚은 늘고, 주변 사람들로부터 고립되며, 일과 학업 등 자신에게 중요한 일들을 처리하지 못해 점점 더 고통의 늪으로 빠져들게 됩니다. 그에 반해 도박자를 제외한 가족들은 자신의 인생을 소중하게 여기고 화목한 관계를 유지함으로써 평안한 일상을 보내게 됩니다.
위로 올라가는 가족의 삶과 아래로 내려가는 도박자의 삶은 시간이 지나면서 점점 간극이 벌어지고 언제든 따라잡을 수 있다고 생각하는 수준 이상으로 벌어져 도박자가 그 때까지 애써 붙잡고 있던 자신만만함의 끈이 끊어지는 순간 도박자는 불안 초조해지고 드디어 자신의 삶을 돌아보게 됩니다. 도박으로 쌓아 올린 강고한 벽에 균열이 생기는 것이지요.
일단 자그마한 실금이라도 생기면 아주 작은 압력에 의해서도 그 벽이 쉽게 무너질 수 있습니다. 그러기 위해서 가족들은 도박자가 부러워할 수 있는 행복한 삶을 구축하기 위해 최선을 다해 노력해야 합니다. 그것만이 도박자가 가족의 품으로 돌아올 수 있는 가장 빠른 방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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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떤 사람이라도 일단 도박에 중독되게 되면 결과적으로 무책임한 행동을 하게 되는 건 맞습니다. '거짓말'과 '무책임'은 도박 중독의 증상이니까요.
하지만 모든 도박 중독자들이 하나같이 무책임한 사람들일까요? 글쎄요.
다른 측면에서 한번 생각해보죠.
많은 도박 중독자들의 재발 요인들을 추려내다보면 공통된 이유 몇 가지로 묶이게 되는데 그 중 하나는 일상생활을 하다가 조금 모자라는 돈을 도박으로 메우려다가 다시 도박에 빠지는 겁니다.
조금 모자라는 이유는 다양합니다. 도박 빚 이자가 조금 모자라거나, 자녀의 학원비가 조금 모자라거나, 갑자기 경조사가 생겼는데 축의금을 낼 돈이 조금 모자라거나.... 어쨌거나 현재 자신이 가진 것으로는 살짝 부족하지만 대박이 아니더라도 도박으로 한번만 따면 금방 메울 수 있는 그런 정도의 작은 모자람입니다.
만약 도박 중독자가 무책임하기 이를 데 없는 사람들이 맞다면 어떻게 할까요? 그냥 배를 째면 됩니다. 이번 달 이자쯤이야 다음 달로 넘기고, 아이들에게는 미안하지만 학원비도 한 달 밀리게 하고, 축의금은 그냥 말로 때우면 될 겁니다. 하지만 그렇게 하지 않습니다. 도박으로 인해 가족에게 너무나 많은 피해를 주고 상처를 남겼는데 이것만큼은 어떻게든 스스로 해결해보고 싶은 책임감이 마음 한 구석에는 남아 있는거지요. 그 책임을 지는 방법이라는게 절대로 책임질 수 없게 만들고 더 깊은 구렁텅이로 밀어넣는 도박이라는 게 문제입니다.
작은 책임을 지려다가 더 무책임하게 될 수 있는 게 도박 중독입니다.
그러니
도박이라는 수단에 의지하지 않고 온전히 스스로의 힘으로 책임질 수 있는 사람이 되기까지는 사소한 무책임은 감내해야 합니다. 그래서 가족을 비롯한 주변 사람들에게 무책임한 사람이라고 손가락질 당해도 당분간은 참아야 합니다.
도박 중독은 무책임의 병이지만 치유 과정에서는 사소한 무책임도 필요한 법이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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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부분의 도박 중독자가 가장 두려워하는 것은 가족을 비롯한 지인들로부터 버림받는 것입니다. 그래서 수많은 도박 중독자들이 가족의 손을 잡고 전문치유기관을 방문하는 것이죠. 버려지는 것에 대한 두려움은 상상외로 큽니다.
그런데 정작 상담을 시작하고 나면 당장이라도 헤어질 것처럼 보였던 가족은 중독 치유의 큰 짐을 전문가에게 넘기고 나면 어느 정도 마음의 안정을 찾게 되고, 도박 중독자 역시 당장이라도 도박을 그만두고 새사람이 될 것처럼 폼을 잡았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나태함과 자만심이 자리잡고 나면 당장은 아니지만 나중에 어느 정도 치유가 되면 용돈 범위 내에서 조금씩 도박을 할 수 있지 않을까 하는 헛된 희망을 (반드시) 품게 됩니다.
여러 차례 말씀드렸지만 가족과 함께 하는 삶과 도박은 절대로 끝까지 함께 갈 수 없습니다. 결국은 둘 중 하나를 포기해야 합니다. 상담자와 가족은 당연히 도박을 포기하기를 간절히 바라지만 문제는 도박자가 그렇게 생각하지 않는다는데 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치유 초기에 가족은 도박자에게 가족과 도박이 함께 갈 수 없다는 강력한 메시지를 전달해야 합니다. 시간을 끌면 끌수록 도박자는 양가 갈등 속에서 우왕좌왕하면서 고통을 겪게 됩니다.
저는 가끔 상담 초기에 배우자에게 이렇게 묻습니다.
"상담이 시작되고 나서 배우자가 다시 도박을 하고 있다는 걸 알게 되면 어떻게 하실 건가요?"
돌아온 답이 이번이 마지막 기회였으니 다시 도박을 하면 곧바로 이혼하겠다는 거라면 그 때까지 미루지 말고 지금부터 차근차근 준비하라고 합니다.
협의 이혼 서류를 준비해 미리 작성해두고, 소송까지 할 수 있다는 것을 전제로 유능한 이혼 전문 변호사를 물색하고, 독립을 위한 자금을 별도로 모으고, 재산권 방어를 위해 재정을 분리하고, 별거하게 되면 당장의 거취를 어디로 할 것인지, 누구의 도움을 받을 것인지 정하는 등의 action을 리스트로 만들어 지금부터 순서대로 진행하라고 합니다.
간혹 헤어지는 준비를 미리하면 결국 헤어지게 되지 않을까 하는 우려를 하는 가족도 있지만 이건 일반적인 이혼과 다른 도박중독 치유 과정이라는 걸 아셔야 합니다.
아이러니컬하게도
가족이 이혼,의절 준비를 철저히 하면 할수록 정작 그 일이 일어나지 않게 됩니다. 분명한 신호를 알아차린 중독자가 도박을 포기하게 되기 때문입니다.
게다가 이러한 준비를 하는 과정에서 가족들은 마음의 평안과 힘을 얻게 됩니다. 그래서 감정을 배제하고 좀 더 냉철하게 도박 중독을 바라볼 수 있게 됩니다.
도리어 아무런 준비도 하지 않으면 점점 불안해지기 때문에 도박자의 자발적 회복만을 의지하고 매달리고, 간섭하게 됩니다. 그래서 갈등은 더 심화되고 가족의 의존성과 약한 마음을 간파한 도박자가 도박을 포기하는 시점만 늦춰지게 됩니다.
그러니 치유 초반부터 가족들은 가족과 함께 하는 삶과 도박이 절대로 함께 할 수 없다는 강력한 신호를 행동을 통해 도박자가 알게 해야 합니다. 이런 신호가 도박자의 고민을 줄이고 가족에게 돌아올 가능성을 크게 만들기 때문입니다.
명심하세요. 전문치유기관의 도움을 받아야 하는 수준의 도박자에게는 말이 아닌 행동이 필요하다는 걸요. 그리고 그러한 행동은 마음을 먹은 즉시 해야 효과가 더 커지다는 것도 아셔야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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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박 중독 상담을 하다보면 가장 많이 듣는 말 중의 하나가 치유에는 의지가 필요하다는 말입니다. 맞습니다. 너무나 지당한 말이죠.
도박 중독이 마음의 병, 의지의 병이니 치유되고자 하는 중독자의 의지가 중요한 건 굳이 강조할 필요가 없을 정도입니다. 반대로 도박 중독에서 치유되고자 하는 의지가 없다면 치유 자체가 불가능하다고 할 수 있죠. 그만큼 단도박, 탈도박 의지는 중요합니다. 하지만 의지만 있으면 될까요?
비만인 사람의 예를 들어보죠. 체중이 너무 늘어나서 건강을 위협하는 수준이 되었습니다. 콜레스테롤 수치가 급격히 상승하고 심장과 관절에 무리가 가서 의사가 반드시 체중을 줄여야 한다고 권고합니다. 그래서 살을 빼려는 의지를 다지죠. 그럼 살을 빼겠다는 의지만 다지면 살이 빠질까요? 물론 그렇지는 않을겁니다.
그래서 각종 다이어트에 돌입하기도 하고 규칙적으로 운동하겠다며 헬스 클럽에 등록을 해서 며칠 나가 보기도 합니다. 하지만 건강에 대한 경고를 받았을 때 다졌던 강철같은 의지는 어느덧 사라지고 저녁 드라마를 보면서 야식을 주문하는 자신을 발견하게 됩니다. 대체 무엇이 문제일까요?
바로
의지를 뒷받침하는 습관 시스템이 없다는 것이 문제입니다.
도박 중독으로 다시 돌아오면, 감당하기 어려운 도박빚이 생기고 그게 드러나면서 집안이 발칵 뒤집어지고 난리법석을 칠 때는 눈물 콧물 바람에 당장이라도 도박을 끊을 것처럼 각오를 다지죠. 혈서라도 쓸 기세지만 하루 이틀이 지나고 한 달이 지나면 언제 그랬냐 싶게 잠도 잘 오고 식욕도 좋아지고 때로는 이제는 도박을 조금씩 해 볼까 하는 나태한 생각마저 들게 됩니다. 왜 그럴까요?
바로 초반의 의지를 계속 유지하게 만드는 시스템이 없어서 그렇습니다. 재산권 방어를 위해 재정 분리를 하지도 않고, 가계부를 쓰지도 않으며, 재정 전문가와 상의해 채무 변제 계획을 수립하지도 않고, 도박을 대체하기 위한 취미 생활을 찾아보지도 않으면서 그저 이제는 도박을 끊어야지 하고 마음만 먹고 앉았다고 그 질긴 도박 중독이 쉽사리 떨어져나가줄리가 만무한 것이죠.
쓰나미가 휩쓸고 지나가면 피해를 집계하고 방파제를 쌓고, 산꼭대기에 대피소를 만들어야지 해변에서 주먹만 불끈 쥐고 각오를 다진다고 쓰나미가 다시 안 오지는 않습니다.
도박 중독자의 초반 의지만 갖고 본다면 아마 만리장성도 하룻밤에 쌓을 수 있을 겁니다. 하지만 시스템이 뒷받침되지 않는 그 만리장성은 한낱 모래성일 뿐입니다.
그러니
도박 중독 치유를 고민하는 분들은 초반 의지를 강하게 지탱해 줄 수 있는 시스템을 만드는 것에 주력할 필요가 있고 그 시스템이 습관처럼 몸에 밸 수 있도록 꾸준히 노력해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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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가 도박에 중독된 내담자를 상담하면서 의아했고 지금도 완전히 풀리지 않는 의문점 중 하나는 도박을 하지 않는 삶이 어떤 것인지 상상하는 걸 굉장히 어려워 한다는 겁니다.
아무리 도박을 오래 했다고 해도 도박과 상관 없이 살았던 삶이 분명히 있을텐데 그 때 어떻게 살았는지도 잘 기억하지 못하더군요.
물론 도박 중독이란게 도박 이외의 그 어떤 것에도 의미를 두지 못하게끔 눈을 멀게 만드는 블랙홀 같은 존재이기는 합니다. 일단 도박에 중독된 이후에는 도박으로 돈을 딸 욕심에 사로잡히든, 도박 때문에 생긴 손실을 복구할 마음에 초조해지든, 어떻게든 도박으로 생긴 빚을 갚으려고 혈안이 되든 간에 모든 삶이 도박을 중심으로 돌아가게 되니까요.
그렇기 때문에 더 이상 도박에 저당잡힌 삶을 살고 싶지 않은 분들은 도박을 하지 않는 삶의 의미를 찾아야 합니다. 도박을 하지 않는 나를 상상하고, 그 삶이 나에게 어떤 의미를 부여하는지 상상하고, 그런 삶이 주는 싱싱한 생명력과 소소한 즐거움을 상상해야 합니다.
도박 중독은 완치가 불가능한 병이고 워낙 재발이 잦은 병이니 항상 무서워하고 경계하고 조심하고 다시 도박을 하지 않도록 감시해야 한다고만 생각한다면 도박에서 자유로운 삶을 상상하기 어렵습니다.
도박 중독 치유의 목표는 재발하지 않기 위해 도박이 언제 내 뒤로 다가올지 두려워하며 평생을 곁눈질하는 삶이 아니라 내가 언제 도박에 중독되었는지를 잊을만큼 생기에 가득찬 삶을 사는 겁니다.
그러니 무엇보다 도박을 완전히 그만둔 내 삶이 어떤 모양일지, 어떤 느낌일지, 어떤 냄새일지, 어떤 소리일지를 끊임없이 상상하고 찾아야 합니다.
그래야 지긋지긋한 도박의 그늘에서 완전히 벗어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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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담자가 빠지기 쉬운 착각 중의 하나는 모든 내담자가 자신의 문제를 해결하러 왔을거라고 가정하는 겁니다. 대부분의 내담자는 어딘가 고통스러우며(모든 내담자가 그런 것도 아닙니다만), 대개는 그 고통을 덜고 싶어하지만 그것이 곧 문제를 해결해야 하는 것을 의미하는 것은 아닙니다.
무슨 이야기냐 하면 내담자가 너무 무기력하고 우울해서 살 맛이 안 나지만 그럼에도 이런 고통 때문에 독립할 필요 없이 부모님 슬하에서 충분한 재정적 지원을 받으며 안정되게 살 수 있고 거기에서 얻을 수 있는 만족감이 심리적 고통을 상쇄할 수 있다면 내담자가 우울하다고 상담자를 찾아왔을 때 우울감 자체를 해소하고 싶어할 수는 있지만 부모로부터 독립하는 것을 원하는 것은 아니기 때문에 우울 문제를 근본적으로 해결하기 위해서는 독립을 해야 하는 상황이 분명해지는 경우 우울 문제를 해결하는 것을 도리어 피하려고 할 수 있다는 말입니다.
이를 도박 중독의 문제로 끌어오면 그림이 좀 더 분명해지는데 도박 중독을 전문으로 다루는 상담자는 자신을 찾아오는 모든 도박 중독자가 도박을 끊고 싶어한다고 가정해서는 안 됩니다. 도박이 야기하는 고통감이 아무리 크다고 해도 이를 상쇄할 수 있는 주관적인 이득이 있다면 결국은 도박을 그만두지 않을테니까요. 조금 잔인하게 말하자면 도박 중독자가 궁극적으로 원하는 건 이득을 계속 누리는 것이지 도박을 끊는 게 아닙니다. 반대로 말해 도박을 그만둬야지만 그 이득이 역설적으로 충족된다는 것을 도박자가 깨달을 때 비로소 도박을 그만두겠다는 결정을 내릴 수 있습니다.
그러므로 도박 중독자가 당연히 도박을 끊으러 왔다고 전제하지 마세요. 이건 흔히 도박 중독 치료 교재에 나오는 양가 갈등(나는 도박을 그만두고도 계속하고도 싶다)과도 같지 않습니다.
도박을 끊을 것인지 말 것인지를 상담하는 것이 먼저이며 그렇기 때문에 도박 중독자가 도박을 끊으러 왔다고 할 때(상담자가 물어보기 전에 스스로 도박을 끊으러 왔다고 말하는 도박자가 거의 없다는 점도 흥미롭죠) 왜 끊으려고 하는지 꼼꼼히 물어봐야 합니다. 정말 그만두고 싶은 것인지를 확인해야 하니까요. 간혹 도박을 계속 하게 만들려는 도박 충동의 입장에 서서 도박을 계속 하라고 유혹하고 정말 그만두고 싶다면 그 유혹에 반박해 보라고 도박자를 push해 볼 수도 있습니다.
이런 과정을 통해 도박 중독자는 당연히 도박은 끊어야 하는 것이라는 심리적 압박에서 자유로운 상태에서 과연 도박이 자신에게 어떤 의미인지를 스스로 들여다 볼 수 있게 됩니다. 상담자가 자신의 인생에 대한 책임을 질 수 있다면 얼마든지 도박을 해도 되지 않느냐며 선택의 결정권을 도박자에게 넘길 때 드디어 도박자는 자신의 도박 인생을 돌아보게 되는 것이죠.
그러니 도박 중독자가 당연히 도박을 끊으러 왔을 거라고 함부로 전제하지 마세요. 도박을 그만두려는 것이 확실한지, 왜 그만두려는지를 충분히 다룰 필요가 있습니다.
도박을 그만두기 위한 기술적인 방법을 살펴보는 것은 도박자가 도박을 그만두겠다고 확실히 결정한 이후에 해도 늦지 않습니다. 아니 그 다음에만 효과가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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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박 중독자가 도박을 하지 않고 그 돈으로 빚을 갚으려고만 해도 상당히 많은 문제가 해결됩니다만 안타깝게도 대부분의 도박자들은 도박으로 빚을 갚겠다고 매달리다 더 깊은 수렁에 빠지게 되죠.
도박으로 돈을 딸 수 없는 이유는 이미 여러 차례 설명을 드린 적이 있으니 오늘은 왜 도박으로 도박 빚을 갚을 수 없는지에 대해서만 말씀드리겠습니다.
원론적인 말씀부터 드리면, 확실성의 차이 때문입니다. 도박 빚은 도박을 해서 생긴 것이기 때문에 확실성 수준이 높습니다. 바꿔 말해 도박을 하지 않았다면 도박 빚 자체가 생겼을 리 없는거지요. 확률만 생각해도 도박을 계속 한다면 빚이 늘어날 확률이 큽니다. 하지만 도박 빚을 갚기 위해 하는 도박자가 매달리는 도박은 확실성 수준이 매우 낮습니다. 결과가 매우 불확실하죠. 도박으로 돈을 따기 위해서는(실제로는 불가능하지만) 운도 좋아야 하고, 충분한 판돈도 있어야 하며, 신체적/정신적 컨디션도 양호한 상태를 계속 유지해야 합니다. 충동 조절도 잘 해야 하며 기대한 것보다 많은 돈을 초반에 땄을 때 멈출 수 있어야 하고, 예상보다 손실액이 컸을 때 흔들리지 않도록 감정 컨트롤도 잘 해야 하는 등 도박자가 통제해야 하는 불확실 변수의 수가 너무 많습니다.
현실적인 예를 하나 들겠습니다. 간혹 지금은 버는 돈이 너무 적지만 1,000만 원이 생기게 되면 30%를 도박 빚을 갚는데 쓰겠다고 말하는 도박자가 있습니다(왜 1,000만 원 전액은 아닐까요?). 그런데 그 1,000만 원을 도박을 해서 마련한다고 합니다. 하지만 무엇보다 1,000만 원을 만들 수 있는 지가 불확실하고, 설사 1,000만 원을 만들었다고 해도 그 때 가서 그 중 30%를 뚝 떼어 빚을 갚을 수 있을지도 불확실하며 언젠가는 도박으로 1,000만 원을 딸 수 있을거라고 해도 자신이 빚을 갚아야 할 시점(내 편의에 맞추어 영원히 기다려주는 채권자는 없으니까요) 전에 딸 수 있을지도 불확실합니다.
도박은 불확실의 매력에 기대는 게임이고, 도박 빚은 확실이라는 재료로 만들어진 족쇄입니다.
불확실은 절대로 확실을 이기지 못합니다. 그래서 도박으로 도박 빚을 갚을 수 없는 겁니다.
그것이 냉혹한 진실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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많은 도박 중독자가 이번 한번만 더 자신의 운(또는 기술)을 시험해보고 그래도 안 되면 도박을 끊겠다고 가족이나 보호자(또는 상담자까지)를 설득하려고 합니다.
'이번 한번만 하고 그만둔다는 핑계부터 버려라' 포스팅에서 말씀드린 것처럼 어떤 조건을 걸고 도박을 그만둘 것을 결정하는 모든 시도는 결국 실패할 수 밖에 없습니다. 그래서 아무 조건 없이 당장 단도박을 시작해야 하는 것이 원칙입니다.
하지만 상담 현장에서는 그렇게 하기가 쉽지 않습니다. 아직 라포가 채 형성되지 않은 도박자가 간곡히 이야기를 할 때 상담자가 단호하게 거절하는 것이 어렵기 때문입니다. 그렇다고 실패할 것이 뻔한 도박자의 시도를 계속 방관만 하고 있을 수도 없죠. 그렇다면 어떻게 해야 할까요?
예를 들어 어떤 도박자가 1년 동안 삶의 균형을 유지하면서 용돈 범위 내에서 도박으로 돈을 딸 수 있는지 테스트를 해 보겠다고 하는 상황을 가정해보죠.
이 때 1년 뒤에 점검했을 때 당연히 기대했던 수익을 낼 수 없을 것이니 느긋하게 기다리면서 다른 영역을 상담하면 되지 하고 안심하면 안 됩니다. 유예 기간이 끝난 뒤 결과만 평가하려고 하면 도박자는 당연히 자신이 원했던 대로 되지 않은 온갖 이유와 핑계를 합리화 기제를 통해 만들어내 유예 기간을 연장하거나 테스트 자체를 없었던 것으로 무력화하려고 합니다.
그러니 상담자는 1년이라는
유예 기간을 최대한 잘게 쪼개서 도박자가 중간 점검을 하도록 촉구하고 확인해야 합니다. 반기 보다는 분기, 분기 보다는 매 달 확인하는 것이 더 좋은데 삶의 균형을 잘 유지하고 있는지, 그만두려고 마음 먹을 때 그만둘 수 있는지, 수익이 얼마나 나고 있는지, 그 추세는 어떻게 되는지 등등.
수익이 나기는 커녕 계속 손실이 나고 있으니 헛된 노력 그만하고 이제 도박을 그만하라고 중간에 push하면 안 됩니다.
중간중간에 상담자가 도박자의 시험 과정을 확인하는 목적은 도박자에게 심리적 부담을 주기 위해서이니까요. 좀 더 구체적으로 말하면 '이건 당신이 선택한 것이며, 모든 과정을 당신이 통제하고 있으니 결과도 당신이 온전히 책임져야 한다'는 묵시적인 다짐을 받기 위해서입니다.
이런다고 도박자의 합리화 기제가 작동 안 하는 건 아니지만 확실히 강도가 약해지고 논리의 틈이 생깁니다. 그리고 그 틈은 아무리 작은 것이라고 해도 상담자에게는 반전의 포인트가 될 수 있습니다. 그 포인트를 잡아 틈을 넓히는거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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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단순히 도박을 하지 않는 상태인 '단도박'보다 도박으로부터 완전히 자유로워진 '탈도박' 상태가 되는 것을 도박 중독 치유의 최종 목표로 삼아야 한다고 생각합니다만 단도박이라는 용어에 좀 더 익숙한 분들을 위해 이 포스팅에서는 단도박이라는 말을 사용하겠습니다.
도박에 중독된 분들 뿐 아니라 그들의 가족, 주변인, 때로는 일반인들까지 도박 중독이 치유되었냐의 여부를 따질 때 도박을 하지 않고 보낸 기간, 즉 단도박 기간을 염두에 두고 단도박 기간이 길면 길수록 좋다(죽을 때까지 안 하는 게 가장 좋다)고 생각하는 경향이 있습니다.
도박을 계속 하지 않는다면 도박을 하게 됨으로써 부수적으로 발생할 수 밖에 없는 재정적 손실을 비롯한 도박 중독의 여타 폐해가 발생하지 않을 것이므로 일견 맞는 소리 같기도 합니다.
하지만 전에 다른 글에서 말씀드린 적도 있고 제 책에도 썼지만 재발이 도박에 손을 대는 것으로부터 시작하는 것이 아니 듯(도박에 손을 대는 건 재발의 마지막 확인 행동입니다) 단순히 도박을 하지 않는다고 해서 도박 중독으로부터 벗어난 게 아닙니다. 좀 더 과격하게 말씀 드린다면 도박을 하지 않는 기간을 연장하는 것에만 치중하는 건 도박 중독 치유와 별로 상관이 없습니다. 현재 내가 도박을 하지 않고 있다고 해서 도박 중독에서 벗어나 있다고 안심해서는 절대로 안 됩니다(사실 단도박 기간이 아무리 길다고 해도 도박 중독에서 완전히 탈도박하지 못한 분들은 여전히 불안하고 자유롭지 않으며 매사에 안심이 되지 않을 겁니다).
도박에 손을 대지 않는 기간이 그다지 의미없다면 대체 무엇이 중요한 걸까요?
바로
도박으로부터 자유로운 생각, 감정, 행동의 비율이 얼마나 되느냐가 중요합니다. 돌려 말하자면 도박장에 앉아서 도박 행위를 하지 않으며 겉보기에 일상 생활을 잘 영위하고 있다고 해도 평소에도 도박과 관련된 생각을 자주 하고 도박을 할 때 느꼈던 감정을 쉽게 다시 느낄 수 있으며, 도박과 연관있는 행동(스포츠 도박을 했던 사람이라면 응원했던 팀의 최근 전적을 뒤져본다든가, 과거에 작성했던 자신의 승률 스크랩을 다시 본다든지, 베팅을 하지는 않지만 경마공원에 놀러간다든지 등등)을 하고 있다면, 그리고 그 시간이 깨어 있는 시간 중 상당수를 차지한다면 그 사람은 베팅만을 하지 않을 뿐 실제로는 여전히 도박에 빠져 있는 것이고 도박 중독 상태로 봐야 합니다.
다시 한번 정리하겠습니다.
실제로 베팅을 하지 않은 단도박 기간이 아니라 도박에 대한 생각, 감정, 행동 모두로부터 자유로운 기간을 늘려야 합니다.
그게 진정한 탈도박으로 가는 방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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