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AELAO Project 레스토랑을 나와 가던 길을 1km 남짓 계속 가니 드디어 탐푸캄(Tham Phu Kham)이 나왔습니다. 앞에서도 말씀 드렸지만 지도 상으로는 방비엥 시내에서 탐푸캄까지 6km라고 되어 있지만 땡볕에 비포장 도로를 무동력인 마운틴 바이크로 왕복하는 건 그야말로 무리입니다. 걸어서 가는 건 자살 행위고요.
탐푸캄은 현지에서 Blue Lagoon으로 불리는데 동굴 아래를 흐르는 옥색 호수로 유명합니다. 론플에는 음식 먹을 곳이 없으니 요기할 것을 챙겨가라고 되어 있지만(그래서 무겁지만 챙겨갔는데;;;) 바로 앞에 푸드코트가 생겼더군요. 라면, 김밥을 파는 한국 스넥 코너까지 있습니다. 굳이 음식을 챙겨갈 필요는 없을 것 같습니다. ㅠ.ㅠ
탐푸캄 입장료는 10,000낍입니다(10,000 X 2 = 20,000낍).
주차장을 지나면 방금 말씀드린 옥색 호수를 다리 하나가 가로지르고 있죠. 보통 뚝뚝 기사들이 대기하고 있습니다.
다리 위에서 내려다보니 석회질 성분이 많은 물인데도 엄청난 수의 물고기가 헤엄치고 있습니다. 석회암 동굴에서 흘러나온 물이기 때문에 상당히 찹니다. 사람들이 이 물에서 어떻게 수영하고 노는지 모르겠어요.
자전거를 끌고 다리를 건넜습니다.
나무에 줄을 매놓고 그 줄을 타면서 물놀이를 즐기는 젊은이들이 많습니다. 지금은 맥주 한 잔 하면서 쉬는 타임~
이런 식으로 말이죠. 물 색깔은 예쁘지만 석회질 성분이 피부에는 별로 좋지 않죠. 터키 여행을 할 때에도 그 유명한 파묵칼레에서 제가 발만 살짝 담근 이유입니다;;;;
물이 꽤 찬데도 아빠를 따라 열심히 수영하네요~ 아빠와 아들이 모두 훈남이군요.
반대편에는 정자가 쭈욱 도열해 있고 선탠하는 젊은이들이 많이 누워 있습니다. 확실히 유럽 사람들은 해만 좋으면 어디나 누워서 선탠하느라 바쁩니다.
저희는 수영을 하러 온 것이 아니고 탐푸캄 트래킹을 온 것이기 때문에 자전거를 서로 연결해 잠금 장치를 채우고 물과 짐을 챙겼습니다. 말이 동굴이지 지하로 내려가는 동굴이 아니라 산꼭대기에 있는 동굴이니 그야말로 빡센 등산을 해야 합니다. 이걸 미리 알았더라면 절대로 자전거를 빌리지 않았을 겁니다. ㅠ.ㅠ
등산을 하는 시작점에서 헤드 랜턴을 10,000낍에 빌려 줍니다. 저희는 LED 랜턴을 가져갔기 때문에 안 빌렸지만 탐푸캄에 가실 분들은 그냥 헤드 랜턴을 빌리는 것이 낫습니다. 왜냐하면 어둠 속을 거의 기어다니다시피(!!) 해야 하기 때문에 손에 랜턴을 들고 다니는 것이 너무 불편하고 각자 1개씩 있어야 하거든요. 그냥 맘 편하게 빌려서 하나씩 착용하세요.
등산로 초입의 모습입니다. 바닥이 좀 험하기는 해도 별 문제없이 올라갈 수 있을 것처럼 보이지요? 후훗 과연 그럴까요?
금방 길이 험해집니다;;;;
저 앞에 비키니 입은 언니들 보이시죠? 비키니 차림에 쪼리 신고 올라가더이다. 당연히 개고생했습니다;;;
경사가 굉장히 급한데다 산세가 험해서 만만하게 보고 올라갔다가는 큰 코 다칩니다. 게다가 미끄러워서 바닥을 잘 잡아주는 신발이 없다면 크게 다칠 수도 있습니다. 이 사진이 정상 부근의 모습인데 잡고 올라갈 수 있는 손잡이도 대충 대나무로 얼기설기 되어 있어 별로 도움이 안 되거든요.
거의 산 정상에 위치한 탐푸캄의 입구 모습입니다. 그냥 빨간색으로 방향 표시 하나 덜렁 있고 끝입니다;;; 입구는 굉장히 좁아 보이지만 안은 엄청 크고, 깊고, 넓습니다. 아무 생각없이 무조건 안으로 들어가다가는 길을 잃을 수도 있죠. 빛이 전혀 들어오지 않는 곳이 많습니다.
처음에는 뭐 이정표도 보이고 사람들도 많이 보이니 별로 무섭지 않습니다만....
확실히 종유석은 멋집니다.
이건 더 멋지군요. 동물의 뼈처럼 보이기도 하네요.
산호처럼 생긴 것도 있습니다.
보시다시피 입구 앞쪽은 굉장히 넓습니다.
저 아래 불단 옆의 사람 크기를 참고해서 보시면 동굴 안이 얼마나 넓은지를 짐작할 수 있으실 겁니다.
와불이네요. 부처님의 표정까지 편안해 보입니다.
불단에서 입구 쪽을 본 모습입니다. 굉장히 넓죠? 그런데 안전하게 돌아다닐 수 있는 건 불단까지입니다. 여기에서 조금만 안으로 들어가면 빛이 들지 않고 인적도 끊깁니다. 랜턴이 있어도 발 앞을 비춰야 하기 때문에 거의 더듬더듬거리며 돌아다니는 수준입니다. 완전한 어둠이 얼마나 무서운지 체감하게 됩니다.
부랴부랴 나오는데 빛이 들어오는 지점에 오니 갑자기 LED 랜턴이 확 꺼지더군요. 배터리가 방전되었나 봅니다. 등골이 서늘해지네요. 아무런 빛도 없는 곳에서 갑자기 꺼졌다면?;;;;;;;
동굴에서 아래로 내려오는 길은 더 힘듭니다. 길이 미끄럽기 때문에 그야말로 네 발로 기어 내려오는 수준이죠. 어르신들은 대개 못 올라가실겁니다.
방비엥에서 탐푸캄으로 가는 길은 그나마 내리막길이 많아서 덜 힘들었지만 당연히 돌아오는 길은 오르막길이 많으니 두 배로 힘이 듭니다.
중간 중간 쉬면서 챙겨간 바나나, 귤, 물, 에너지 바까지 몽땅 먹으며 왔는데 숙소에 도착하니 2시가 훌쩍 넘었더군요;;;; 반나절이 넘게 걸렸네요.
점심도 생략하고 샤워한 뒤 뻗어서 잤습니다. 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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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직도 비가 보슬보슬 내리고 있어 대체 어디에서 점심을 먹으려고 그러나 살짝 걱정을 했는데 근처에 원두막 비슷한 곳이 있더군요. 불을 피워서 바베큐를 굽고 있습니다. 옆에서 통화를 하고 있는 가이드 '조이'
어제 투어 등록할 때 둘 다 채식을 한다고 미리 말해두기는 했지만 크게 기대를 안 했는데 놀랍게도 저희를 위해 채식 식단을 따로 준비해 왔더군요. 바게뜨, 채소만 이용해 만든 바베큐, 그리고 볶음밥(역시나 달걀은 포함. ㅠ.ㅠ)이었습니다.
아직 비가 추적추적 내리고 있지만 경치 하나는 끝내주네요.
후식으로 원숭이 바나나 구이를 먹었습니다. 살짝 새콤한 고구마 맛이 나더군요. 호호 불면서 맛나게 먹었습니다.
점심을 먹고 다시 카약에 올랐습니다. 강가 양쪽으로 깎아지른 듯한 산세가 멋집니다. 일부러 깎은 것이 아니라 카르스트 지형이기 때문에 이런 모습이 아닐까 싶은데요.
다시 한 20분 쯤 내려가 이번에는 Mulberry Organic Farm에 잠시 들렀습니다. 방비엥에서도 꽤 유명한 곳입니다.
건물도 모두 Mulberry 나무로 지었네요. 펜션처럼 묵으면서 다양한 체험을 할 수 있는데 저희가 방문했던 시기에는 일종의 비수기라서 그냥 구경만 했지요.
여기저기에 파파야가 매달려 있네요;;;
보시는 것이 Mulberry 묘목입니다. 우리나라의 모내기 체험처럼 묘목을 심는 체험도 있다고 하네요.
보시는 것은 일종의 친환경 농장입니다. 이층에서 염소와 기니피그를 기르는데 배설물이 1층으로 그대로 떨어지면 자연스럽게 퇴비가 되어 비료로 재활용하는 시스템이라고 합니다.
2층의 염소 우리도 공장식 축산 방식으로 다닥다닥 붙어 있지 않고 우리도 넓고 새끼 염소들은 그냥 밖으로 나와서 돌아다닐 수 있더군요. 손가락을 내미니 좋다고 빨아댑니다. 아유 귀여워~
농장에서도 전쟁의 흔적을 곳곳에서 볼 수 있습니다. 라오스에도 폭탄이 엄청 투하되었더군요.
포탄의 탄피는 이런 식으로 재활용하기도 합니다. ^^
농장 기념품샵에서 만난 모자~ 왼쪽이 어미, 오른쪽의 덩치가 조금 더 큰 녀석이 아들이라고 하네요. 어미는 연신 정성껏 새끼를 그루밍해주고 있습니다. 보기 좋네요.
지갑을 안 가져간 바람에 아무것도 못 샀지만 향 좋고 맛있는 Mulberry 차 한 잔은 대접받았습니다. 강매하는 분위기는 전혀 아니었습니다. 그래서 더 편안하게 쉬었네요. Mulberry Organic Farm은 화장실도 깨끗합니다. 여성분들이 이용하기에도 좋습니다.
날씨가 쌀쌀해서 그런지 따뜻한 차를 마시니 속이 풀리는 느낌이네요. Mulberry 차는 향이 좋아서 나중에 몇 개 따로 사왔습니다. 라오스에 가시는 분들은 Mulberry 차 구매도 고려해보시기 바랍니다. 추천합니다.
다시 힘을 내서 노를 젓습니다. 비도 그치고 해가 뜨는 것을 보니 날씨가 점점 개는 것 같네요.
집들이 있는 곳에는 강을 건널 수 있는 다리들이 있지만 하나같이 작고 귀엽습니다. 나무로 만들어 사람들만 건너가게 만든 다리가 대부분이고요.
한참을 내려가다보니 강폭이 넓어지는 곳이 나왔습니다.
꽤 유명한 점핑대인데 역시나 지금은 이용하지 않네요.
강폭이 넓어지는 걸 보니 꽤 많이 아래로 내려온 것 같습니다.
두 번째로 트래킹한 동굴입니다. 첫 번째 동굴은 비교적 마른 동굴이었지만 이 동굴은 말 그대로 수중 동굴입니다. 입구 주변을 시멘트로 발라놔서 뭔가 개발이 되어 있나 했지만 전혀 아니었습니다. ㅡㅡ;;;
보시는 것처럼 입구 바로 앞에서부터 시작해서 동굴 안쪽이 모두 물입니다. 게다가 얼음장 같이 찹니다. 덜덜덜...
빛이 없으니 한치 앞도 안 보이는데다 헤드 랜턴을 켜도 물 속이 보이지 않고 게다가 미끄럽기까지 해서 다치기 쉽겠더군요. 여성분들은 거의 다 입구 쪽에서만 머물고 안으로는 안 들어오려고 하더군요. 동굴 맨 안쪽은 깊이가 제 목 높이까지 올라오기 때문에 저도 살짝 겁이 날 정도였습니다. 수영할 수 있는 사람은 수영을 해도 된다는데 솔직히 이 사람이 장난하나 싶었습니다;;;;
이 동굴은 구명조끼를 입고 들어가야 합니다. 정말 아무데서나 체험할 수 있는 동굴 트래킹이 아니네요. 라오스 만쉐이~
현지에서 트위터로 올렸을 때 꽤나 호평받은 사진입니다. 늦은 오후에 다리를 건너가는 동네 꼬마들을 찍었는데 꽤 느낌좋은 사진이 찍혔습니다.
다리를 지나며 손을 흔드니 뒤따라 다리를 건너던 꼬마 한 명이 손을 마주 흔들어 줍니다.
3시 30분 쯤에 카약에서 내렸는데 알고 보니 저희가 묵었던 리조트 근처 선착장이더군요. 차에 보관했던 가방에서 잔돈을 탈탈 털어 가이드에게 10,000낍 씩 수고비를 건넸습니다. 원래 노 팁 투어였지만 꽤 만족스러웠기 때문에 기분좋게 줬어요. 투어를 함께 했던 일행과는 선착장에서 헤어졌습니다.
상류에서 하류로 내려가는 카약킹이라서 슬슬 가도 될 줄 알았는데 꽤 긴 시간 동안 노를 저었고 동굴 트래킹을 두 번이나 해서 그런지 몸이 상당히 노곤하더군요.
일단 가이드와 헤어져 호텔로 돌아와 뜨거운 물로 샤워하면서 간단히 손빨래도 하고 저녁을 먹기 전까지 푹 쉬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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