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년 11월 3일 한국상담대학원대학교 강의에서 사용했던 PPT입니다.
중독 상담에서 상담자가 알아야 할 핵심적인 내용을 정리한 자료로 4시간 분량인데 뒤의 2시간 분량은 중독을 다루는 상담자라면 반드시 알아야 할 동기강화상담에서 가장 기초가 되는 내용을 정리한 것입니다.
이론편에 해당되는 앞 부분의 2시간 분량은 기본적으로
'도박중독자의 가족교육 강의자료'를 토대로 작성하였기 때문에 도박 중독과 같은 행위 중독에 더 잘 들어맞지만 알코올, 마약 등 물질 중독에 적용해도 크게 무리가 없는 내용을 선별해서 다시 정리하였습니다.
목차는
* 왜 중독을 알아야 하는가
* 중독의 임상적 특징
* 중독 in DSM
* 중독의 핵심 특징
* 중독에 대한 오해
* 중독의 치유
* 중독 상담의 쟁점
* 동기강화상담
이며, 주된 내용으로는
* 중독은 더 이상 드문 문제가 아님
* 중독의 공존 장애 문제
* 향후 중독 문제의 증가 추세
* 중독의 임상적 특징 : 금단증상, 내성, 자제력 상실, 충동성, 집착, 지나친 사용, 강한 갈망
* DSM-IV-TR과 DSM-5에서 중독을 보는 관점 차이
* 중독의 역설
* 중독의 핵심 특징 : 상습적인 거짓말과 무책임, 인식 부족으로 인한 부인
* 중독에 대한 오해 : 대리 책임과 게으름
* 중독 치유의 절충/통합적 접근
* BioPsychoSocial Model
* 효과적인 중독 치유법
* 중독자의 치유 거부 이유
* 중독자를 설득하는 방법
* 충동(갈망) 인정하기
* 부부/가족 치료의 필요성
* 가족의 잘못된 대처 방식
* 중독자의 가족이 걸린 병 : 조급증, 의심병
* 가족이 중독에 맞서지 못하는 이유
* 중독자가 가장 두려워하는 것
* 중독 치유의 제 1원칙, 제 2원칙
* 거짓말이 해로운 이유
* 중독 상담자를 위한 조언
* 중독자의 가족에 대한 개입
* 중독자의 가족을 위한 몇 가지 조언
* 재발 예방 : 실수 vs. 재발
* 중독의 명현 현상
* 중독 치유의 시작
* 심리사회적 재활
* 단~ vs. 삶의 변화
* 중독 상담의 쟁점 : 치유가 어려운 이유, 심리평가와 진단은 꼭 필요한가, 직접적인 조언, total abstinence
* 변화에 대한 이해
* 동기의 3요소
* 변화동기
* 양가감정
* 동기강화상담의 기본 개념
* 동기강화상담의 일반원리
* 동기강화상담자가 하지 말아야 할 반응
* 동기강화상담 초기부터 유용한 기법들
* 변화대화를 이끌어 내는 열린 질문
* 변화대화를 이끌어 내는 방법들
* 변화의 단계
* 변화의 단계 점검
등 입니다. 동기강화상담 부분은 2시간 분량이기는 해도 그야말로 기초편에 해당되는 부분만 수록되어 있기 때문에 그다지 깊이 있는 내용은 아니니 다른 자료로 심화 학습을 하고 무엇보다 현장 실습 및 경험을 쌓는 것이 중요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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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리치료 기법에는 일종의 유행이 있습니다. 요새는 EMDR, ACT, MBSR(or MBCT)에 이어 긍정심리학을 활용한 치료적 접근이 하나 둘씩 국내에 소개되고 있죠. 중독 분야에서 효과적인 기법으로 알려져 있는 동기 강화 상담(MET or MI)도 꾸준히 인기몰이 중이고요.
실제로 학회 게시판을 보면 관련 워크샵이 하루에도 몇 개씩 올라오곤 합니다.
그런데 그 내용을 자세히 보면 정작 그 치료 기법을 어디에 어떻게 사용하는지, 어떤 장애와 심리적 문제에 적용하면 좋은지에 대한 정보를 제공하는 워크샵이 많지 않습니다.
게다가 이를 소개하는 치료자/상담자마저도 자신의 임상 경험을 녹여내어 설명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고 그저 그 치료기법에 대한 원론적인 소개와 시연 뿐이라서 큰 돈과 어려운 시간을 들여 힘들게 워크샵을 듣고 나서도 뭘 어떻게 활용하라는 것인지 난감해지는 경우도 많습니다.
특히 후자의 경우는 워크샵을 시행하는 임상가가 단기 코스로 외국에 가서 따온 자격증 하나만 믿고 국내 임상 경험도 충분히 쌓지 않은 상태에서 그 자격증의 한국 지부를 설립하기 위해 세몰이를 하거나 관련 서적을 몇 권 번역하면서 국내에 아직 소개되지 않은 치료기법을 국내에서 선점하기 위해 일단 워크샵부터 개설해서 그렇습니다(전 개인적으로 자신의 임상 분야에서 5년 이상 적용하지 않은 걸 어설프게 들고 나오는 걸 전혀 믿지 않습니다)
그러니 제대로 된 상담 및 심리치료 기법에 대한 수련을 받은 적이 없는 임상가들이 자격을 취득하고 현장에 나왔을 때 불안한 마음에 이런저런 심리치료 기법을 고액을 들여 수강하지만 정작 현장에서 제대로 활용하지도 못하고 그저 경력을 쓸 때 줄줄이 쓰고 마는 겁니다(제대로 활용하지도 못하는 이상한 워크샵 수강 기록과 자격증을 나열하는거 창피하지 않아요?)
치료 기법이 중요한 것이 아니라 그 치료 기법을 적용할 장애와 문제 영역이 무엇이냐를 정확하게 아는 것이 더 중요합니다.
동기강화상담은 병식이 없는 중독 문제를 가진 내담자에게 탁월한 효과를 가진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그냥 동기강화상담만 배워서는 소용이 없습니다. 치료 기법 수 백가지 알아서 뭐 합니까? 각각의 기법을 어디에 어떻게 써야 하는지도 모르는데요. 그러니 항상 모든 치료 기법은 적용해야 할 대상을 명확하게 인식하고 배워야 하고 그걸 모르는 치료자로부터는 배워도 별 도움이 안 됩니다. 자칫하면 만병통치약처럼 이거 하나면 다 끝난다는 식으로 맹신하게 됩니다. 세상에 모든 장애를 치료하고 모든 문제를 해결하는 심리치료 기법이란 없습니다.
굳이 기법을 익히고자 한다면 오히려 다양한 문제 영역에 일반화할 수 있는 기본적인 기법부터 익히세요. 예를 들어 심리평가보고서에 임상심리학자들이 맨날 사회 기술 훈련을 하라, 부모 교육을 하라고 하지만 정작 사회 기술 훈련이나 부모 교육의 최고 전문가가 없습니다. 대충 흉내만 내거나 그마저도 못하는 기관이 압도적으로 많습니다. 그러니까 아동을 대상으로 하는 센터에서는 그냥 놀이치료나 시키고 맙니다. 놀이치료가 아무나 할 수 있는 치료라는 말이 아니라 그저 치료자를 구하기 쉽고 만만하니까 놀이치료에만 매달릴 뿐 다른 건 아예 손도 못 대고 있다는 말입니다.
부모 교육만 해도 ADHD를 위한 부모교육, 강압적 훈육 방식을 고집하는 부모 교육, 헬리콥터 부모를 위한 부모 교육 등 세분화하면 얼마나 다양한 variation이 가능한지 모릅니다. 그런데 이런 기본적인 개입조차도 제대로 하는 전문가가 거의 없습니다.
솔직히 social skill training 하나만 제대로 파서 우리나라 최고의 전문가가 되면 먹고 사는데 지장이 없는 수준이 아니라 그야말로 대박 날 수도 있습니다. 왜냐하면 이런 기본적인 치료 기법 하나 제대로 하는 고수가 없고 내노라하는 제대로 된 프로그램 하나 없으니까요. 그러니 기본에서부터 시작해서 기존의 프로그램에서부터 현장 경험을 통해 가감해서 노하우를 축적하세요. 그러면 나중에 프로그램을 만들든, 관련 전문가를 양성하든 제대로 된 접근을 할 수 있습니다.
짧게 요약합니다.
* 세부적인 치료 기법을 익히는 것보다 적용할 장애나 문제 영역을 확인하는 것이 우선이고 그에 맞춰 해당되는 치료 기법을 익혀야 함.* 자신의 관심 분야에 정확하게 fit한 세부적인 치료 기법이 없는 경우 적용 영역이 넓은 기본적인 프로그램이나 치료 기법을 중심으로 자신만의 전문성을 쌓는 것이 오히려 효과적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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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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YES24
물질 중독이든 행동 중독이든 간에 중독 분야에서 일을 하고자 하는 사람이 반드시 익혀야 할 접근법 중 하나가 바로 동기강화상담입니다. 이 책의 원전 저자인 Miller가 사용한 용어를 따라 Motivational Interviewing(MI)(관련 책에 대한
'소개글' 참고)이라고도 하고 좀 더 일반적인 용어로 Motivational Enhancement Treatment(MET)라고도 합니다.
중독자는 대부분 자신의 문제를 인정하는데 어려움이 있기 때문에 외부의 도움을 받고자 하는 의지가 부족합니다. 따라서 일정 수준 이상의 동기가 생기기 전까지는 아무리 효과적인 치료적 접근법이라고 해도 효과가 극히 제한적일 수 밖에 없습니다.
개인적으로 알코올, 약물, 마약과 같은 기존의 물질 중독 뿐 아니라 도박, 쇼핑, 인터넷, 섹스 등 다양한 행동 중독 분야의 문제가 점차 심각해질 것으로 예상하기 때문에 중독 분야에서 일을 하실 분들은 미리미리 대비를 해 두는 것이 좋겠습니다. 그런 의미에서 동기강화상담에 대한 서적이 쏟아져나오는 것이 싫지는 않습니다.
하지만 그건 어디까지나 제대로 된 책이 나왔을 때 이야기이고, 이 책은 매우 실망스럽습니다.
우선 책 제목부터 마음에 들지 않습니다. 번역본의 제목은 '중독과 동기면담'이지만 Miller의 원서 제목을 보면 'Enhancing Motivation for Change in Substance Abuse Treatment'입니다. 약물 남용의 치료에서 변화 동기를 향상시키는 접근법을 다루고 있는 책이죠. 내용을 보시면 아시겠지만 도박, 인터넷 중독 등 행동 중독에 대한 이야기는 전혀 나오지 않습니다. 당연하겠지요. 이 책은 약물 남용 분야에 동기강화상담을 어떻게 적용하느냐를 다루는 책이니까요. 그런 점에서 저처럼 행동 중독 분야에서 일을 하는 사람은 배신감을 느낄 수 밖에 없습니다.
게다가 이 책은 약물 남용 환자에게 적용하기에도 적절한 책이 아닙니다. 변화 단계 모형의 각 단계를 chapter별로 나누어서 설명하고 있을 뿐 별로 특별한 내용이 없습니다. 동기강화상담의 이론적 내용이 궁금하신 분은
'동기강화상담(Motivational Interviewing, 2002)'을 보시면 되고 변화 단계 모형에 따라 어떻게 실제로 적용하는지가 궁금한 분들은
'생각만 하고 실행하지 못하는 사람들을 위한 변화 프로그램(Changing for Good, 2004)'을 보시면 충분합니다. 굳이 이 책을 챙겨서 볼 필요가 없습니다. 개인적으로 물질 중독 분야에서 일하는 분들에게도 권해드리기 어렵겠습니다.
게다가 하드커버로 만든거야 출판사 정책이니 뭐 할 말 없습니다만 2만 원이라는 가격은 좀 심했습니다. 이 책의 원서가 아마존에서 얼마에 팔리고 있는지 검색해 보시면 알 겁니다. 그런데다 324페이지 중 실질적인 내용은 254페이지에 불과합니다. 나머지는 참고 문헌과 부록인데 부록은 모두 알코올 및 약물 관련 평가 척도들입니다.
척박한 동기강화상담 분야에 몇 권 되지 않는 책 중 하나를 소개하는 것인데 신경을 좀 더 써 주셨으면 좋았을 것을 많이 아쉽네요.
닫기
* 변화로 가는 세 가지 조건- 준비성(ready) : 우선 순위의 문제- 의지(willing) : 변화의 중요성- 능력(able) : 변화에 대한 자신감* FRAMES 접근법- 피드백(Feedback)
: 개인이 가지는 위험 또는 손상에 대해서 내담자에게 피드백을 준다. 피드백은 중독 패턴과 중독 관련 문제들을 평가한 후에 제공한다.- 책임감(Responsibility)
: 변화의 책임은 분명히 내담자에게 있다. 책임은 내담자가 자기 스스로 선택하는 권리이다. - 조언(Advice)
: 내담자의 중독 행동 감소 또는 중단과 관련된 변화 조건은 전문가가 내담자를 판단하지 않은 방법으로 제공한다. - 메뉴(Menu) : 내담자 스스로를 향한 다양한 변화 및 치료 대안들을 내담자에게 제공한다.- 공감(Empathic) : 공감적 상담(온정, 존중, 이해를 보여주는 것)을 강조한다.- 자기효능감(Self-efficacy) : 자기 효능감, 낙관적인 힘을 내담자에게 부여하여 변화를 이끌어낸다. * 동기 면담의 네 가지 원리- 공감 표현- 불일치감 늘리기- 논쟁 피하기- 자기 효능감 지지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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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년 11월 13일 대전 침례신학대학교에서 열린 중독심리학회 창립기념 학술대회에서 발표된 도박 중독 관련 자료입니다.
포함된 내용의 소 제목은 다음과 같습니다.
* 도박중독치료는 왜 어려운가* 도박중독자에 대한 심리평가는 필요한가* 도박중독치료에서 진단은 중요한가* 도박중독자의 자살 위험성은 과연 높은가* 도박중독자는 언제 치료 장면에 끌어들이나* 도박중독을 스스로 치료할 수 있나* 동기강화상담이 통하지 않으면 어떻게 하나* 직접적인 조언은 도박자의 자율성을 침해하는가* 도박 이야기를 하지 않아도 치료가 되나* 도박자는 진정으로 도박을 끊고 싶어하는가* 단도박이 중요할까, 삶의 변화가 중요할까* 도박중독치료의 긍정 심리학적 적용은 어떻게 하는가* 도박중독자를 감시, 통제하는 것은 효과가 있나* 도박중독치료에 걸림돌이 되는 가족의 문제는 무엇일까* 가족에 대한 치료적 개입이 과연 필요할까* 도박중독자와 가족 중 누구를 먼저 상담해야 하는가* Total Abstinence or Controlled Gambling?* 도박중독은 정말 마음의 병이기만 할까* 도박중독자의 가정에서 재정 분리는 왜 중요한가* 채무 변제 관리는 왜 해야 하는가* 도박중독자가 숨겨 놓은 적은 액수의 빚* 단도박 모임과 신앙 생활은 하는 것이 좋은가* 도박중독자의 집단 상담은 필요한가* 도박중독자에게 직업 재활은 필요한가* 도박중독자를 위한 거주 시설은 필요한가* 도박중독자에게 의무 상담이 도움이 되는가* 도박중독치료에서 약물 치료는 필요한가* 도박중독치료에서 재발은 불가피한가* 도박중독치료의 종결 시점은 어떻게 아나* 도박중독치료에서 치료 성공률이 의미 있을까* 도박중독치료에서 개인 정보 보호의 중요성* 향후 도박 중독의 추세 전망
간단한 PPT자료이기는 하지만 도박중독치료와 관련해 현장에서 실제로 이야기되는 내용을 많이 담고 있습니다.
필요한 분들은 아래의 첨부 파일을 내려받아 사용하시면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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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박 중독을 치료하는 방법은 매우 다양합니다. 매우 다양하다는 말은 그만큼 특효를 보이는 유일무이한 치료법이 없다는 말이기도 합니다.
도박 중독자를 8년 동안 만나왔지만 저도 아직까지 무엇이 가장 효과적인 치료법인지 장담하지 못하겠습니다. 워낙 변수가 많아서 그냥 도박자에 따라 맞춤 치료법을 찾기 위한 노력을 기울이고 있을 뿐입니다.
그런데 요새 들어 지금까지 많은 치료자들이 굳건히 믿고 있는, 도박 중독은 머리(또는 마음)의 문제이기 때문에 심리적인 접근법을 주 치료법으로 해야 한다는 전제가 너무 불완전하다는 생각이 많이 듭니다.
위의 전제를 믿는 임상심리학자들은 도박에 대한 잘못된 기대와 신념을 교정하기 위해 CBT를 실시하고, 삶의 의미와 가치를 되살리기 위해 실존치료적 접근을 하고, 부인과 합리화의 방어 기제를 사용하는 도박자를 치료 장면에 끌어들이기 위해 동기 강화 상담을 할 겁니다.
물론 이 방법들도 필요합니다. 저도 하고 있고요.
하지만 근본적으로 저는 도박 중독이 머리의 문제이기에 앞서 몸의 문제라고 생각합니다.
자신에게 도박 문제가 있음을 불현듯 깨닫고 도움을 받으러 오기까지는 대개 상당히 오랜 시일이 지난 뒤입니다. 이미 도박을 하는 습관이 몸에 철저히 배어버린 뒤이지요. 그래서 도박을 그만 두려고 해도 머리는 주인의 의지를 이해하고 도박 충동에 저항하지만 몸은 그러지 못합니다. 그래서 도박을 하던 요일, 시간 등 환경이 비슷하면 몸이 기억하는 그대로 행동하려고 하기 때문에 불안, 초조, 좌불안석, 주의집중곤란, 수면 장애 등의 금단증상이 나타나는 것이죠. 가만히 보면 자신이 도박을 하던 환경과 전혀 다른 상황에서는 금단증상을 경험하는 도박자가 별로 없습니다.
그래서
근본적으로 몸에 배어 있는 도박 습관에서 빠져나오려면 도박에 익숙해져있는 몸의 패턴을 처음부터 완전히 바꾸어야 합니다.
주 도박으로 경마를 했던 사람이라면 금, 토, 일요일의 생활 습관을 도박과 완전히 무관하게 바꾸어야 합니다.
간혹 전문기관의 도움을 받기 전에 그렇게 도박을 끊으려고 시도해봤지만 결국 실패했다는 도박자가 있는데 대충 몇 번만 해서는 어림도 없습니다. 최소한 도박에 빠져서 날려버린 시간만큼은 지속적으로 노력해야 몸이 새로운 습관으로 기억합니다.
그래서 머리의 문제를 다루는 치료법만큼이나, 몸의 문제를 다루는 치료법을 중요하게 생각해야 합니다.
그래야 도박의 늪에서 완전히 벗어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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병에 대한 인식이 없는 것이 도박 중독의 전형적인 특징이므로 도박 중독자가 스스로 치료를 받겠다고 치료기관을 찾아오는 경우는 사실 상 매우 드뭅니다. 게다가 도박 중독이라는 병이 강제로 치료할 수 있는 병도 아니기 때문에 현장의 치료자에게는 어려움이 더욱 많지요.
그런데 제목에서 이야기하는 경우는 도박 중독자가 가족의 강요 또는 이혼 협박 등에 의해 치료 장면에 억지로 나오기는 하지만 자신이 전혀 문제가 없다는 생각을 포기하지 못하고 가족을 안심시키기 위한 방법으로 치료를 악용하는 것을 말합니다. 가족들은 치료의 내용은 잘 몰라도 어쨌거나 도박자가 꾸준히 전문치료기관에서 상담을 받고 있기 때문에 치료가 되고 있다고 안심하지만 실제로는 치료 효과가 거의 없으며 오히려 치료자가 도박자의 알리바이를 위해 이용당할 수도 있습니다.
이런 도박 중독자는 대개 바쁜 일 핑계를 대면서 상담 시간을 자주 연기하거나 예약 시간에 늦는 일이 많으며 과제를 게을리합니다. 상담 시간에는 도박에 대한 이야기를 피하려고 계속 화제를 돌리며(주로 부부 갈등에 대한 이야기를 꺼내면서 상담자의 주의를 돌립니다), 도박 경험과 충동에 대해 상담자가 이야기를 꺼내면 매우 단호한 태도로 충동과 경험 유무를 부인하는 특징이 있습니다.
이런 도박 중독자를 위해 동기강화상담이 도움이 될 수 있다고 알려져 있지만 실제로 현장에서 적용을 해 보면 소위 말하는 '바닥을 치지 않은' 도박 중독자에게는 효과가 제한적입니다.
따라서 이처럼 노골적으로든 수동-공격적으로든 자신의 문제를 끝까지 인정하지 않는 도박 중독자를, 상담자는 어떻게 해야 할까요?
요점만 간단히 말하면 '바닥을 치게' 해야 합니다.
현재 상담이 상담자와 도박자 모두에게 도움이 되지 않고 있다는 사실을 직면시키고 스스로 자제할 수 있다는 신념이 있는지 확인하고 맞다면 치료를 종결해야 합니다. 이 때 도박 중독 치료에는 자가 치료를 비롯한 다양한 접근 방법이 있으며 도박자의 선택을 존중한다는 상담자의 의사가 분명하게 전달되어야 합니다. 상담자가 내담자를 내쫓는 분위기가 만들어지면 나중에 재발을 하더라도 자신이 책임지는 것이 아니라 상담자의 탓으로 돌릴 수 있기 때문입니다.
당연히 가족에게 이런 접근의 필요성에 대해 충분히 이해가 가도록 설명을 해야 하며 무엇보다도 중요한 것은 가족을 계속 상담 장면에 머무르도록 하는 것입니다. 이것은 도박자가 언제든 치료 장면에 복귀할 수 있도록 심리적 끈을 연결해 두는 장치일 뿐 아니라 도박자가 바닥을 치고 스스로에 대해 숙고하는 기간동안 가족들을 충분히 훈련시켜 재발에 대비할 수 있도록 하는 효과가 있습니다. 그리고 도박자와 가족에게 분산되었던 치료자의 치료 역량을 가족의 정서적 고통과 아픔에 집중할 수 있는 장점도 있습니다. 치료자의 치료적 노력을 받아들이는 것을 거부하는 도박자와 달리 가족들은 훨씬 상담하기가 용이하며 효과도 좋습니다.
결론을 말씀드리면 치료의 필요성을 끝까지 느끼지 못하는 도박 중독자는 스스로의 선택에 따라 보내주세요(Let him go). 그리고 대신 '거리 두기'와 '선 긋기'를 할 수 있도록 가족들을 붙잡고 단련시키세요.
그것이 훨씬 효율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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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미지 출처 : 네이버 책
이 책은 William R. Miller와 Stephen Rollnick의 'Motivational Interviewing : Preparing People for Change(2002)'를 한동대학교의 신성만 선생님과 대구 새미래심리건강연구소의 손명자, 권정옥 선생님이 공동 번역한 책입니다.
제가 이전에 소개한
'생각만 하고 실행하지 못하는 사람들을 위한 변화 프로그램(1994)'이 변하고자 하는 사람들을 위한 자습서 형태의 책이라면 이 책은 현장에서 상담하는 전문가를 위한 개론서 겸 지침서라고 할 수 있습니다. 두 책의 핵심 내용은 매우 유사합니다. 차이점이라면 '변화 프로그램'이 변화 단계 모형에 따라 각 단계를 엄밀하게 구분하고 각 단계의 습득도를 스스로 측정해서 다음 단계로 넘어가는 형태로 구성된 반면에 이 책은 동기강화상담의 기본 이론과 실제 기법을 체계적으로 정리해놨다는 것입니다.
일단 동기강화상담 내지는 변화단계모형을 이용한 책 중 국내에서 제대로 번역되어 출판된 책은 이 두 권이 유일합니다. 다른 말로 표현하자면 동기강화상담을 하고 싶은 분이라면 이 두 권만큼은 반드시 읽어야 한다는 뜻이 되겠습니다. 사실 이 두 권의 책에 Miller & Rollnick, Procheska, Nocross & Diclemente라는 동기강화상담의 고수들이 모두 출동하니까요.
우선 번역의 질은 매우 훌륭합니다. 이해하기 쉽게 매끄럽게 번역이 되어 읽기에 아주 편합니다. 참 부러운 번역 실력입니다. 내용 또한 동기강화상담의 핵심 내용을 체계적으로 잘 설명하고 있어서 이 책 한 권만 제대로 일독하면 동기강화상담의 핵심은 대충 파악할 수 있습니다.
이 책의 단점은 너무 많은 내용을 한 권에 담다보니 동기강화상담과 관련된 연구에 관심있는 소수의 사람들에게나 도움이 될 부분이 후반부에 너무 많이 포함되었다는 것입니다. 16장부터는 동기강화상담의 변형인 AMI의 효과 검증, 청소년, 범법자, 부부, 이중장애 치료에 대한 동기강화상담의 적용 가능성을 연구 review를 통해 살펴보고 있거든요. 한 권의 책에 최대한 많은 것을 담으려는 저자들의 노력에는 공감하지만 솔직히 독자의 입장에서는 2권으로 나눠 출판했으면 좋았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정 시간이 없는 분들은 15장까지만 읽으시면 됩니다.
저는 꼭 중독 분야에서 일을 하는 사람이 아니라고 하더라도 상담/심리치료 분야에 종사하는 사람이라면 반드시 익혀야 하는 것이 동기강화상담이라고 봅니다. 왜냐하면 기존의 많은 치료기법들이 내담자/환자가 동기 수준이 높고 자발적으로 상담/심리치료에 참여한다는 가정을 전제로 하고 진행하는데 현장에서 실제로 보면 준비되지 않았거나 강한 양가 갈등 상태에 있어 치료적인 기법을 바로 적용할 수 없는 내담자/환자들이 의외로 많거든요. 이러한 사람들을 위해서 꼭 필요한 것이 동기강화상담입니다.
이 책은 임상 현장에서 내담자/환자를 직접 상담/심리치료를 하는, 혹은 하게 될 분들에게 추천하고 특히 중독 분야에서 일하게 될 분들에게는 필독서라는 사실을 강조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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