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통 Lonely Planet 포스팅은 여행을 떠나기 전에 하곤 했지만 버마는 다녀와서 하게 되었네요. 스위스 여행을 다녀온 게 2018년 8월인데 여행하던 도중에 다음 여행지로 버마를 정했기에 돌아오자마자인 9월 초에 이 책을 구입했지만 곧바로 밀려드는 일 때문에 제대로 읽지를 못하고 방구석에 쳐박아두었다가 작년 여름이 되어서야 예약 때문에 부랴부랴 읽었던 기억이 납니다.
처음에는 흔한 동남아 국가 여행 준비하듯이 우습게 봤다가 국토의 넓이도 동남아시아 최대라서 일정이 생각보다 늘어났고 국내 이동 방안에 대한 고민도 다시 하게 되는 바람에 끝까지 쉽지 않았던 독서였습니다.
거기다가 중간에 갑자기 귀차니즘에 빠져서 몽골, 페루 여행 때 가성비와 가심비가 모두 높았던 GAdventures의 프로그램을 뒤지면서 상당한 기간을 또 까먹는 바람에 지금까지 읽었던 론플 가이드 중 가장 설렁설렁 읽은 책이 되었습니다;;;;
화려한 문체 때문에 읽는 데 애를 먹었던 스위스 판과 달리 버마판은 그야말로 론플의 표준에 해당하는 스타일입니다. 하지만 앞에서 말씀드린 것처럼 버마가 워낙 넓은 나라이기는 해도 각 지역마다 소위 관광지에 해당하는 부분은 상세히 기술되어 있지만 거기만 벗어나면 내용이 너무 부실해지는 문제가 있습니다. 예를 들어 인레 호수에 대한 내용은 매우 상세하지만 인레 호수 인근의 까꾸, 삔따야, 마인마예 등에 대한 정보는 아예 없거나 빈약해서 결국 현지에서 다시 알아봐야 했죠.
거기에 이 책은 2017년 판인데 개발 도상국의 특성 상 물가가 기본적으로 오르고 현지 사정도 많이 바뀌기 때문에 책에 있는 내용과 다른 점이 많다는 걸 충분히 고려해야 합니다. 보통 론플 가이드를 살 때는 여행을 준비하는 시점에서 가장 최근에 나온 판을 사기는 하지만 2019년 겨울 여행이었는데 2017년 판을 구입했으니 2년이라는 차이는 결코 만만한 게 아니죠.
그래서 기본적인 틀은 론플에서 추천하는 2주 짜리 'Myanmar's Highlights' 코스를 기준으로 하고 다음에 소개할 '셀프트레블 미얀마' 가이드 북으로 보완했습니다. 버마는 동남아시아 국가 중에서도 아직까지는 그렇게 '핫한' 나라가 아니기 때문에 의외로 한글 가이드 북도 별로 없습니다. 유명한 시리즈라고 해도 '프렌즈', '인조이' 정도가 다 입니다. 그러니 여행을 준비하기는 쉽지 않지만 그만큼 순수한 매력을 맛볼 수 있는 나라이기도 하죠.
여행기에서도 여러차례 말씀드리겠지만 버마를 고려하시는 분들은 '꽃보다 청춘' 같은 여행 프로그램이 만들어지기 전에 서둘러 다녀오시기 바랍니다.
덧. 이 책은 여행 관련 책이므로 북 크로싱하지 않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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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번 여행을 준비하기 전에 제가 가장 먼저 하는 일이 두 권의 여행 서적을 사는 겁니다. 한 권은 전반적인 여행 일정의 틀을 짜기 위한 '론리 플래닛'이고 다른 한 권은 여행하려는 나라에 대한 분위기를 감 잡는데 도움이 되는 여행 에세이 류의 책이죠.
이 책은 올해 여행지인 '버마'의 분위기를 살펴보려고 구매한 책입니다. 저자가 여행가일 것으로 짐작되나 다른 저서들을 보면 아동을 위한 서적도 있고 학교 밖 청소년 인터뷰 모음집도 있는 걸 보면 선생님이거나 교육 현장에서 일하는 분일지도 모르겠습니다.
보통 여행 에세이처럼 보이는 책은 크게 두 가지 형태 중 하나인데 흔히 말하는 '소녀 감성' 충만이거나 아니면 배고픈 배낭 여행자 컨셉입니다. 이 책은 후자에 가깝습니다. 저는 전혀 다른 여행자 유형(전업 여행가도 아니면서 무조건 비용을 아껴야 하는 절약형 배낭 여행자도 아닌, 그냥 열심히 돈 모아서 여행지에서는 안 아끼고 펑펑 쓰는 자유 여행자 쪽이죠)이기 때문에 두 유형 모두 별로 공감을 못 합니다.
특히 이 책도 살짝 그런 분위기지만 동남아를 다룬 여행 에세이들을 보면 대개 경제 성장률만 보고 무시했다가 여행을 하면서 그들의 낙천적인 마음가짐과 고운 마음씨 등에 반해서 반성했다는 뻔한 스토리 라인이 주를 이루기 때문에 거기에서 거기라는 생각이 많이 듭니다.
에세이 류의 여행 서적을 사는 이유는 저보다 먼저 여행한 여행자의 감상을 엿보기 위해서인데 저와 너무 다른 여행자의 감상이다보니 공감이 안 되는 경우가 너무 많았고 이 책도 역시 그랬습니다.
이 책을 끝으로 더 이상 에세이 류의 여행 서적은 안 사는 걸로 결정했습니다. 그런 결정을 내리게 해 준 점에서 이 책이 고맙기도 하네요.
반대로 생각해보면 배낭 여행으로 버마를 다녀오실 분들에게는 다른 느낌으로 다가올 수도 있을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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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꽃보다 할배' TV 프로그램의 영향으로 요새 각광받고 있는 대만처럼 가까운 곳이 아니라서(비행기로 6시간 이상 비행) 그런건지, 아니면 태국이나 베트남과 달리 너무(?) 개발된 동남아 국가라는 부담감때문에 그런건지 모르겠지만 싱가포르는 여행자들이 그렇게까지 선호하는 곳은 아닙니다.
저만 해도 '물가 비싸고 훨씬 더운 홍콩?'이라는 선입견이 있었으니까요. 물론 훨씬 더운 건 맞습니다만. ㅠ.ㅠ
미국처럼 Melting Pot이라고 불릴 정도로 다양한 인종이 섞여 사는 싱가포르는
서울의 약 110% 정도 되는 면적에 530만 명 정도의 인구가 살고 있습니다. 인구 밀도가 높은데도 도심에 통행 억제 구역을 지정해 혼잡 통행료를 부과해서 그런지 차량 혼잡이 별로 없는 것이 특징입니다. 교통 체증 때문에 짜증나는 일은 전혀 없었습니다. 오히려 시내 한복판인데도 차량 흐름이 막히지 않는 것이 신기할 정도였죠.
싱가포르의 1인당 국내총생산(GDP)은 2012년 기준으로 5만 2천 불에 달해 미국이나 일본보다도 높은 세계 9위를 차지한 작은 부국입니다. 살기 좋고 녹지가 있는 효율적인 정원 도시를 만들기 위해 1960년 대부터 정부 주도 하에 치밀하게 도시 계획을 세워 50년 뒤를 내다보고 개발했기 때문에 공중에서 굽어보면 미래의 도시를 보는 것 같은 착각을 불러일으킬 정도로 구조미가 아름답죠.
싱가포르라는 이름의 유래는 14세기 초 싱가포르 해협 건너편의 수마트라 섬에 위치한 스리비쟈얀 왕국의 왕자가 항해 도중 싱가포르 쪽에서 어떤 동물을 보았는데 그걸 사자로 착각한 나머지
'사자의 도시'라는 뜻의 싱가푸라(Singa Pura)라고 명명한 것에서 찾을 수 있다고 합니다. 사실 그 당시 이 지역에는 사자가 살지 않았다는 것이 깨알같은 반전이죠. 어쨌거나 그래서 그런지 인어와 사자가 합성된 멀라이언이 싱가포르의 공식 마스코트로 사용되고 있습니다.
전에
쿠바 소개를 할 때도 말씀드렸던 것과 마찬가지로 싱가포르도 여성 혼자서 여행하는 걸 전혀 걱정할 필요가 없을 정도로
치안이 안전한 나라 중 하나입니다. 워낙 엄격한 법치주의를 자랑해서 그렇기도 하고 치안 인프라가 워낙 잘 되어 있습니다.
대대적인 관광 진흥책을 통해 세계 유일(F1 나이트 경주 등), 세계 최초, 세계 최대(Singapore Flyer 등) 등의 볼거리를 계속 발굴하고 만들어냄으로써 이제는 잠시 스쳐가는 도시가 아니라 식도락, 쇼핑, 자연 등을 경험할 수 있는 매력적인 관광 국가로 변모하고 있죠.
다만 야외에 10초만 서 있어도 땀이 주루룩 흘러 내리는 더위 때문에 이 모든 잇점이 무색합니다만;;;;;;
개인적으로는 호오가 극명하게 엇갈렸던 4박 5일의 싱가포르 여행기 시작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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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가 2012년 여행지로 라오스를 선택했다고 말했을 때 주변 사람들의 반응은 대부분 비슷했습니다.
"으...응, 그렇구나. 잘 다녀와. 몸 조심하고" <- 대부분의 사람들;;;;
"엥? 그런 나라를 왜 가? 더럽고 위험하지 않아?" <- 여행 경험이 별로 없거나 있더라도 개발된 나라 위주인 사람
"와, 부럽다. 나도 가 보고 싶은 나라인데" <- 여행을 좋아하고 라오스에 대해 어느 정도 알고 있는 사람(극소수)
사실 라오스는
2008년 타임지가 죽기 전에 꼭 방문해야 할 여행지 1위로 선정한 국가이기도 하고 동남아에서 마지막으로 남은 망가지지 않은 보석같은 나라로 알려져 있습니다. 제게는 부탄, 몽골 등 몇 개 안 되는 나라와 함께 마음 속에 자리잡고 있었지요.
그러다 진 에어에서 라오스 직항 노선을 만들었다는 소식을 들었고 마음이 급해져서 올해 다녀오기로 결심했습니다. 다녀오고 나니 빨리 다녀오기를 잘했다는 생각이 듭니다. 역시나 한국인들이 몰려가면서 급격하게 망가지고 있더군요(사실은 중국인들때문에 망가지는 부분이 더 많지만...). 제가 현지에서 우연히 만난 식당을 운영하는 한국인에게 그래도 20년은 버티지 않겠느냐고 물으니 라오스 한인 사회에서는 대략 5년을 생각하고 있다는 대답이 돌아왔습니다. 라오스 여행을 생각하고 있는 분들은 빨리 다녀오셔야 할 듯 합니다. 2010년 쿠바 여행 때도 그런 생각이 들었는데 자본의 물결에 휩쓸리면 망가지는 걸 피할 수는 없는 것 같습니다.
베트남은 태국을 따라가고, 캄보디아는 베트남을 따라가고, 라오스는 캄보디아를 따라가는 것 같더군요.
라오스 여행 준비를 하면서 과거 프랑스인들이 했다는 다음과 같은 말을 Lonely Planet에서 접했습니다. 라오스가 어떤 나라인지를 단적으로 보여주는 말 같아서 소개합니다.
"베트남 사람들은 쌀을 경작한다. 캄보디아 사람들은 쌀이 자라는 걸 본다. 그리고 라오스 사람들은 쌀이 자라는 소리를 듣는다"
밀린 여행기들이 많습니다만 라오스 여행기 시작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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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직 네팔 여행기가 대기 중(?)이나 네팔 여행기를 다 올릴 때까지 대기하다가는 하 세월이 될 것 같아서 차라리 여행 기간이 상대적으로 짧아 정리에 용이한 태국 여행기를 먼저 올리는 것이 나을 것 같아 후딱 해치우는 기분으로 들어갑니다. ^^;;;
태국은 그야말로 여행 좀 다녔다 하는 분들은 한번쯤은 꼭 거쳐가는 곳이죠. 푸켓이라는 걸출한 휴양지도 있고 코사멧이나 쿠사무이처럼 허니무너들이 선호하는 섬도 있습니다. 물론 에너지가 충만한 방콕을 빼놓을 수가 없죠.
2003년에 태국을 다녀오기는 했지만 그 때는 그야말로 번갯불에 콩 구어먹듯이 주마간산 격으로 거쳐갔기 때문에 남는 것이 하나도 없었습니다. 그저 아리따운 트랜스젠더 언니들의 걸쭉한 비음 밖에 기억나는 것이 없어요. ㅠ.ㅠ
그래서 올해 유난히 혹독한 우리나라의 겨울 추위를 피해 피한지로 태국을 택했습니다. 기왕 가는 김에 방콕만 제대로 디벼보기로 했고요. 결론적으로는 잘 안되었습니다만....
태국이라는 나라가 워낙 여행자들에게 잘 알려진 나라라서 새삼 소개하는 것이 무색합니다만 간략하게만 정리해 보겠습니다.
일단 비행 시간이 5시간에서 5시간 30분으로 홍콩이나 필리핀을 제외하고는 무난한 비행 시간을 자랑하는 동남아 국가가 되겠습니다. 당연히 시차가 2시간에 불과(우리나라보다 2시간 늦습니다)해서 시차 적응을 할 필요가 없고 우리나라와 연락을 하는데도 별로 지장이 없습니다. 90일 이내 비자 면제 국가이기 때문에 중국이나 네팔처럼 별도로 비자를 신청할 필요가 없고요. 특히 전압이 220V라서 국내에서 사용하던 모든 전자 기기의 사용과 충전이 자유롭습니다.
무엇보다도 전세계에서 가장 많은 호텔을 보유한 국가답게 선택의 폭이 매우 넓은 숙박 시설이 풍부하고 동 가격대의 호텔 중에서는 세계 최고의 경쟁력(가격 대비 quality)을 자랑하기 때문에 여행 중 잠자리가 중요한 저 같은 사람에게는 최고의 여행 조건을 제공하는 나라로 볼 수 있습니다.
특히 해외로 여행을 많이 다니다보면 가장 불만이면서 답답한 것이 밤에 돌아다니는 것이 쉽지 않다는 것이죠. 많은 국가에서 치안 문제로 여행자가 밤에 돌아다니는 것이 어렵고 반대로 치안이 좋은 국가에서는 night life가 변변치 않아서 소위 놀거리가 없으니 심심하기 짝이 없죠. 그런데 태국은 비교적 치안 상태가 좋은데다 밤문화도 버라이어티~해서 늦게까지 돌아다니고 좋았습니다.
푸켓이나 파타야 등 휴양지는 많이 가지만 수도인 방콕도 여기저기 둘러보면 자유 여행을 하기에 상당히 매력적인 도시입니다. 저도 준비 부족으로 욕심껏 보고 오지는 못했습니다만 한번쯤은 꼭 둘러보면 좋은 곳입니다.
그럼 방콕 여행기로 고고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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