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인의 기호 식품이라고 하면 아무래도 커피를 빼놓을 수가 없겠죠. 언제부터인가 유행을 타고 커피 전문점이 우후죽순처럼 들어서더니 이제는 하나의 문화로 정착된 것 같습니다. 그만큼 주위에서 커피를 마시지 않는 사람을 찾아보기 힘들어졌을 정도니까요.
저도 차와 커피를 워낙 좋아해서 여행을 갈 때에도 여행지의 커피와 차를 기념품으로 항상 사 갖고 옵니다. 새로운 차와 커피를 시음하는 것도 좋아하고요. 이 블로그에도 취미생활 카테고리의 하위 영역으로 '차', '커피'가 있을 정도입니다.
그런데 사실 커피는 과다 섭취를 매우 조심해야 합니다. 그 이유는 바로 호모시스테인(homocysteine)때문입니다. 호모시스테인은 필수 아미노산 중 하나인 메티오닌을 대사하는 과정에서 생성되는 물질입니다. 몸 속에 비타민이 충분하면 메티오닌이 몸에 무해한 시스테인이라는 아미노산으로 바뀌지만 그렇지 못하면 일종의 돌연변이 물질인 호모시스테인으로 변하게 된다고 합니다.
문제는 이 호모시스테인이 콜레스테롤, 중성지방과 함께 심혈관질환을 유발하는 3대 물질 중 하나로 주목받고 있다는 겁니다. 호모시스테인은 혈관 내벽을 산화시켜 손상을 만들고 혈전을 만들어 동맥경화나 뇌졸중 같은 심혈관 질환을 유발하는 독성 물질입니다. 뇌혈관도 수축시켜서 치매 위험성도 증가하게 됩니다. 그 밖에도 골다공증이나 비알코올성 지방간에 나쁜 영향을 미친다는 연구 결과도 속속 나오고 있습니다. 혹자는 중성지방이나 콜레스테롤보다 호모시스테인이 훨씬 더 해롭다고 주장하기도 합니다.
실험실 연구에서는 혈중 호모시스테인 수치의 정상 범위를 5~15 umol/L(마이크로몰/리터)로 제시합니다. 하지만 질병관리본부에서는 9umol/L 이하를 정상 수치로 제시하고 있습니다. 그러니 9 마이크로몰을 넘지 않도록 유지하는 게 중요하겠죠.
호모시스테인 생성을 줄이려면 무엇보다 섭취되는 메티오닌 양을 줄이는 게 중요하니 동물성 단백질 섭취를 줄여야 하고, 그 다음에 체내에 들어온 메티오닌을 시스테인으로 바꾸기 위해 필요한 엽산이나 비타민 B군을 충분히 섭취하는 게 좋으니 역시나 채식을 하는 게 도움이 되겠죠(채식주의자에게는 B12가 문제가 되기는 합니다. 그래서 특별히 잘 챙겨서 먹어야겠죠).
문제는 동물성 단백질 섭취를 하지 않고 푸른 잎 채소를 많이 먹어서 비타민 B군 섭취를 충분히 하는 채식주의자라고 해도 커피를 많이 마시면 소용이 없다는 겁니다.
커피 섭취량과 호모시스테인 수치의 상관 연구는 이미 무수히 많습니다. 커피 섭취량이 증가하면 호모시스테인 레벨이 확실히 올라가는 걸로 나와 있습니다. 아직까지 확실하지 않은 것은 커피에 들어있는 어떤 성분이 호모시스테인 수치를 올리느냐인데 현재 카페인 또는 클로로겐산이 의심을 받고 있죠. 클로로겐산보다는 카페인을 의심하는 연구자들이 더 많습니다.
따라서 채식주의자라고 해도 커피 섭취는 최소화 하는 것이 좋습니다. 보통 아메리카노 커피 기준으로 하루 세 잔 이상을 마시지 말라고 하는데 기능의학자들은 이것도 많다고 합니다. 제 경우 예전에는 하루에 평균 4~5잔을 마셨지만 요새는 하루에 1잔만 마시려고 합니다. 도저히 못참겠으면 오후에 디카페인 커피를 한 잔 더 마시고요. 카페인 섭취량을 줄이기 위해 차를 마시는 횟수도 줄였습니다. 그래서 하루 최대 섭취량을 커피 1잔, 차 1잔으로 제한하고 있습니다.
그러니 고카페인 음료를 즐겨 마시는 게 얼마나 몸에 해로운지는 말씀 안 드려도 되겠지요?
호모시스테인 레벨을 낮추기 위한 방법을 간략하게 정리해 보면,
1. 메티오닌이 많은 동물성 단백질 섭취를 최대한 줄여야 함 -> 가능한 한 채식을 하라는 말
2. 엽산과 비타민 B군(B6, B12)이 풍부한 식품 섭취를 많이 해야 함 -> 가능한 한 채식을 하라는 말
3. 커피(카페인) 섭취를 줄여야 함. -> 가장 중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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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들에게 채식을 한다고 하면 주로 듣는 말이 몇 가지 있는데 그런 상식의 허실을 몇 가지 정리해봤습니다.
1. 풀떼기만 먹고 고기 안 먹으면 힘을 못 쓴다고~
: 이건
'과연 인간에게 육식이 맞는가 : 신체 기관의 부합성' 포스팅에서도 말씀을 드렸지만 반박할 건덕지도 없는 말이라서 참 거시기한데 고기와 힘을 쓰는 것의 관계에 대한 전제 자체가 잘못되어있거든요. 실제로 가장 강인한 축에 속하는 황소, 코끼리, 고릴라, 하마, 낙타 등은 죄다 채식 동물이죠. 게다가 고기와 힘을 쓰는 것의 관계를 인정한다고 해도 역시나 인간에게는 해당되지 않습니다. 인간은 육식 동물이 아니라 유인원과 같은 과일 상식 동물류거든요. 치아와 위장 구조가 고기를 먹도록 진화되지 않았습니다. 이건 여담이기는 하지만 채식을 하는 익스트림 스포츠나 철인 3종 경기, 장거리 마라톤을 하는 선수들이 의외로 상당히 많고 성적도 좋은 편입니다.
2. 성장기 애들은 고기를 먹어야 쑥쑥 자란다고~
: 고기에 포함된 동물성 단백질은 반드시 동물성 지방과 함께 섞여 있기 때문에 포화지방과 콜레스테롤과 같은 몸에 좋지 않은 저질지방도 섭취하게 된다는 걸 알아야 합니다. 특히 고온으로 조리된 육류에는 발암물질인 헤테로사이클릭아민(HCAs)과 벤조피렌 성분 등이 들어 있어 몸에 해롭습니다. 콩류와 통곡류를 함께 섭취하면 10가지 필수아미노산을 모두 섭취할 수 있기 때문에 초반 성장 속도는 조금 느린 것처럼 보일 수 있으나 결과적으로는 오히려 채식을 하는 아이들이 더 건강하고 면역력도 강합니다.
3. 고기는 그렇다고 해도 등푸른 생선은 먹어야 한다고~
: 등푸른 생선에 많은 오메가-3가 몸에 좋은 것은 사실이지만 환경오염으로 인해 중금속 축적도가 높은 생선에서 추출한 오메가-3도 이제는 더 이상 안전하지 않습니다. 오히려 호두, 잣, 아몬드, 해바라기씨와 같은 견과류나 씨앗류를 먹는 것이 성장과 두뇌에 더 좋죠.
4. 우유를 먹어야 키가 크고 뼈도 튼튼해진다고~
: 우유 회사의 마케팅 전략에 놀아난 대표적인 상식의 허실이죠. 동양인에게 유단백인 카제인을 분해하는 락타아제의 분비가 원활하지 못한거야 이제는 서구화되어 어느 정도 해결되었다고 해도 우유는 대표적인 산성 식품으로 체내 산알칼리 균형을 맞추기 위해 뼈 속의 칼슘을 용출시키므로 오히려 뼈를 약하게 만듭니다. 게다가 공장식 축산 방식으로 생산된 우유에는 항생제와 성장호르몬제의 화학물질이 과다하게 녹아 있기 때문에 장복할 경우 대사 기능에 문제를 일으킬 수 있습니다. 우유 대신 두유를 마시는 것이 영양학적으로 훨씬 더 낫습니다.
골고루 먹어야 한다는 환상에서 벗어날 필요가 있겠습니다. 영양학적으로 채식만 해도 영향 균형에 아무런 문제가 없으며 오히려 몸에 훨씬 더 좋습니다.
출처 : 채식전문잡지
'Begun' 11월호에서 발췌 및 요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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