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이 라오스 여행 마지막 날인데다 한국으로 돌아가는 비행기도 느즈막히 저녁 늦게 출발해서 일부러 8시까지 늦잠(늦잠 맞나???)을 잤습니다.
그리고 아침을 먹으러 9시쯤 1층에 위치한 식당으로 내려갔습니다.
여기도 로비에 크리스마스 트리를 가져다 놓았네요. 라오스 여행 중에 크리스마스 장식을 꽤 많이 봤지만 더운 날씨에 보는 크리스마스 트리는 아무래도 어색해요. 역시 크리스마스 트리는 눈 내리는 추운 겨울에 보는게 제맛이죠.
음식은 괜찮은 편이었습니다만 손님 응대나 시설 보수에 대해서는 할 말이 많았습니다(
'Salana Boutique Hotel의 단점' 참조)
툴툴거리며 식사를 마친 후 호텔 앞에 있는 폰 트래블에 들렀습니다. 한국인이 운영한다고 해서 한국인 여행자들이 많이 이용하지만 저희는 이번 라오스 여행에서 Green Discovery만 이용했기 때문에 처음 들른거였죠. 역시나 한국말을 하는 직원이 있더군요(아마도 한국인이신듯~).
시티투어상품을 알아봤지만 불과 40분짜리인데다 그마저도 오늘은 이미 상품이 다 팔렸다고 합니다(빠르기도 해라~). 그래서 다시 호텔로 돌아와 차 한잔 마시고 체크아웃부터 했습니다.
어제 공항에서 들어오는데 이용한 송영 서비스 비용과 조금 있다가 공항으로 데려다 줄 비용 각각 8불 씩을 갖고 있던 미화를 탈탈 털어 지불했죠. 저는 여행 때 보통 팁하고 make up room 비용으로 사용하려고 1불 짜리 미화를 어느 정도 챙겨서 갖고 나가거든요.
체크아웃하고 짐을 호텔에 맡긴 뒤 나와 돌아다니는 뚝뚝을 세워 기사와 Buddha Park 왕복 비용을 흥정했습니다. 대략 금액을 알고 있었기 때문에 20만 낍에 어려움 없이 흥정이 되었지요.
비엔티엔 외곽 도로로 빠지면 보시는 것 같은 새로 포장된 길이 나옵니다만 이건 어디까지나 비엔티엔 시내 한정입니다.
이건 가는 길에 본 라오 비어 공장. 무슨 중공업 단지처럼 보이더군요. 왠만한 뚝뚝 기사들은 지나는 길에 나오는 랜드마크를 알아서 설명해 줍니다. 이 강은 무슨 강이고, 저건 무슨 탑이고 등등.... 발음을 알아듣기 어려워서 그렇지 꽤 편리해요~
원래 Buddha Park까지는 30분이면 충분한 거리지만 라오스에서는 워낙 자동차의 주행속도가 느리기도 하고 30분 정도가 지나면 포장도로가 끝나거든요.
그 다음부터는 비포장 도로에서 먼지를 풀풀 날리며 다시 30분 정도를 달려야 해서 결국 편도 1시간 거리입니다. 여기가 포장도로의 끝;;;;
무거운 공사 차량으로 다져진 길이라서 비포장 도로라고는 해도 그렇게 덜컹거리지는 않아요. 게다가 뚝뚝 기사들이 차에 무리가 가지 않게 하려고 패인 곳은 요령있게 요리조리 피해가기 때문에 승차감이 엉망은 아닙니다. 하지만 문제는 차량이 지나갈 때마다 먼지 구름이 습격한다는 거;;;; 뚝뚝은 그냥 사방이 트인 오픈카나 다름없어서 먼지에는 쥐약이죠.....
1시간 여를 달려 Buddha Park(Xieng Khuan)에 도착했습니다. 비엔티엔 여행 시 소금 마을과 Buddha Park 두 군데가 비교적 거리가 있는 방문지인데 마지막 날이라도 비행기 출발 시간까지 여유가 좀 있는터라 둘 다 돌아보고 싶었는데 안타깝게도 소금 마을과 Buddha Park는 비엔티엔을 기준으로 끝과 끝에 위치하고 있는터라 이동하는데 빼앗기는 시간이 너무 많더군요. 그래서 고민하다 Buddha Park를 골랐죠.
Buddha Park의 입장료는 론플에 나와 있는 것처럼 1인당 5,000낍, 별도로 카메라 당 3,000낍을 내야 합니다. Buddha Park라고 하니 부처님 상만 모신 것처럼 생각되지만 전혀 그렇지 않습니다. 시바, 비슈누 뿐 아니라 기타 매우 다양한 조각상들이 있거든요. 사실 부처님 상을 찾는 게 더 어려워요. 게다가 조각상들의 모습이 살짝(?) 엽기적이라서 어른들보다는 애들이 더 좋아하는 곳이랍니다.
입구 바로 옆에 있는 탑(?)입니다. 존재감이 압도적인데 이건 참 뭐랄까요, 멋지다고 해야할 지, 기괴하다고 해야할 지...
탑을 둘러싸고 있는 수호신같은 조각상들입니다. 딱 보기에도 부처님 상은 아니죠. 가운데 있는 건 시바가 코끼리의 머리를 이식해 살려낸 코끼리 신 '가네사'를 닮았네요.
이 탑은 안으로도 들어갈 수 있는데 입구가 무려 저 입이에요;;;;
안이 굉장히 넓은데 다양한 조각상들이 꽉꽉 들어차 있습니다. 낮인데도 자연 채광이 제대로 되지 않아서 조명을 켜 놨는데 형광등이어서 그런지 무섭기만 합니다. 여성분들은 그다지 유쾌한 기분이 아닐수도.....
보시는 것처럼 밖으로 나와 탑의 꼭대기로 올라갈 수 있는 계단이 있습니다. 별로 깨끗해 보이지 않고 안전하지도 않습니다만 일단 끝까지 올라가면,
Buddha Park가 한 눈에 내려다보이는 좋은 전망을 보실 수 있습니다.
탑의 맨 꼭대기에 또 다시 솟아 있는 탑(무슨 피뢰침처럼 생겼어요;;;)인데 보시는 구멍으로 드나들 수도 있습니다. 기어서;;;;;
탑에서 나오면 만나는 상인데 역시나 부처님은 아닙니다.
부처님 비슷한 상도 있습니다만 부처님보다는 나한처럼 보이는 게 더 많아요.
이건 진짜, 확실히, 정말로 부처님 아님;;;;
이건 부처님 같죠? 일종의 와불인데 이것도 크기가 크기인 만큼 존재감이 엄청납니다. 조~오기 양산을 쓰신 분들은 스님들인데 외국인 여성 관광객들에게 설법 중입니다~
이건 뭐 진격의 거인도 아니고;;;;
점입가경입니다. ㅡㅡ;;;;
이건 그래도 뭔가 스토리가 있어 보이는 모습이죠.
조각상을 세워둔 단을 보시면 기부자의 이름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기부를 받아서 조각상을 하나씩 만든 것 같더군요.
그래도 역시나 적응은 안 됩니다;;;;
그야말로 끝판왕 조각. ㅡㅡ;;;;
정상적으로 생긴 탑도 있습니다만 아무나 올라갈 수 있는 건 아닙니다.
보시는 것처럼 안전장치도 없는 가파른 계단을 기다시피 올라가야 하거든요.
앙코르와트의 피미아나까스 저리가라네요.
밑에서 올려다봐도 아찔한데 올라가서 내려다보면 더욱 아찔합니다. 이 사진에 보이는 스님이 들어가 계신 방은 저도 못 들어갔어요. 계단이 가파른 정도가 아니라 그냥 수직벽 수준이에요;;;;
조금 떨어져서 보면 그다지 높지 않은 듯 합니다만 확실히 체감 높이는 만만치 않아요. 내려올 때는 어디 발이라도 걸려서 추락할까봐 알아서 신발 벗고 맨발로 기다시피 내려왔습니다;;;; 역시 여행은 한 살이라도 젊을 때 떠나야.....ㅠ.ㅠ
스님들은 두려움에 초탈한 듯 즐거운 표정들이시네요;;;;
비교적 정상적인 모습의 조각상을 지나;;;
일곱 '나가'로 보호받고 있는 신상을 지나면,
공원 끝에 다다르게 되는데 다리를 쉬거나 음식을 먹을 수 있는 작은 식당이 하나 있습니다. Buddha Park는 둘러보는데 대략 1시간 정도면 충분합니다. 느긋하게 둘러보고 잠시 앉아서 차 한잔 마시고 해도 1시간 30분이면 넉넉히 둘러볼 수 있고요.
보시는 것처럼 차갑게 냉장한 코코넛 주스(10,000낍)하고 콜라 폴라포(10,000낍)를 먹으면서 잠시 더위를 식혔습니다. 이렇게 큰 코코넛하고 폴라포 빙과 하나의 값이 똑같다니. 덜덜덜~
코코넛은 덥고 목마를 때 차갑게 즙을 마시면 좋은데 차갑지 않으면 뭐랄까요, 닝닝한 그 느낌이 별로더라고요. 차라리 잘라서 속을 파내서 건조한 코코넛이 더 맛있죠. 어쨌거나 이 날은 날도 더웠기 때문에 시원하게 잘 마셨습니다.
입구로 돌아와 기다리고 있던 뚝뚝에 올랐습니다만 오는 길에 무리를 했는지 시동이 안 걸려서 잠시 내려서 미는 해프닝도 있었고요.
돌아오는 길에 보니 강 하나를 사이에 두고 태국과 마주보고 있더군요. 태국에서 라오스로 넘어올 때 이쪽으로 많이 온답니다.
1시간 여를 달려 비엔티엔으로 돌아왔는데 딱 점심 시간이 걸리더라고요. 그래서 여행 초반에
Pha That Luang 갈 때 우연히 들렀던 2nd Kitchen에서 점심을 먹기로 하고 그리로 직접 갔습니다. 조금 돌아가는 길인데도 뚝뚝 기사님이 흔쾌히 데려다 주시더군요.
사장님이 가게를 내고 살고 계시는 이민자임에도 아직 루앙 프라방에 못 가보셨다고 해서 여행 이야기가 길어지면서 노닥거리다보니 어느덧 해가 뉘엿뉘엿 질 때가 되었네요. ^^;;;
사장님이 잘 흥정해 주셔서 호텔까지 30,000낍에 왔습니다. 호텔에서 짐 찾고 limousine service로 공항으로 이동했습니다.
공항에 도착하자마자 X-ray 검색에 몸 검색까지 하고 들어가 카트에 짐을 실었는데 체크인 카운터가 2층에 있는 줄 알고 다시 손으로 들고 올라갔더니 1층에 있다는 걸 알게 되어 들고 내려와서 다시 카트에 싣는 북새통을 치렀네요.
일단 발권하고 짐을 부친 뒤 그래도 시간이 좀 남았기에 2층으로 올라가 남은 돈으로 DAD 칩을 좀 샀습니다. 이게 뭐냐하면 열대 과일과 유기농 채소를 말린 스넥인데 맛도 좋고 몸에도 좋죠. 다만 1봉에 4.5$이나 하는 후덜덜한 가격이 흠입니다. 이걸 4봉이나 샀으니 쩝, 집으로 돌아갈 생각에 제가 잠깐 제정신이 아니었나 봐요. 미화 현금으로 지불했더니 돌아가면 쓰지도 못할 라오스 화폐로 잔돈을 거슬러 주더군요.
오, 500낍짜리 화폐는 여기에서 처음 봤네요. 그래서 500, 1000, 2000, 5000, 10000, 20000짜리 지폐는 한 장씩 챙기고(50000짜리는 너무 금액이 큰지라;;;) 나머지는 모두 donation box에 넣었습니다.
라오스 출국 수속은 간단합니다. 저개발 국가의 경우 입국 수속은 간단한 반면 출국 수속은 까다로운 경우가 많은데(골동품 등의 반출을 막으려고), 라오스는 출국 수속도 간단합니다.
출국 수속을 마치면 면세 구역으로 연결되는데 별로 살 건 없고요. 국제 공항인데도 게이트가 3개 뿐이라서 인천 공항처럼 헤맬 염려는 안 하셔도 됩니다.
원래 저녁 8시 비행기인데 역시나 50분 정도 연발하여 베트남 하노이에 9시 50분에 도착했습니다(50분에서 1시간 비행). 베트남만 해도 기온이 섭씨 17도로 서늘한 수준이네요.
transfer 수속을 마치고 하노이 공항 Skycafe에서 간단히 저녁을 먹었습니다. 치즈를 뺀 토마토 소스 파스타, 계란을 뺀 야채 볶음밥, 아메리카노 2잔에 23불이나 하네요. 역시 공항 물가는 어디나 비쌉니다. ㅠ.ㅠ
초컬릿을 거의 안 먹는 편이지만 여행을 나가면 면세점에서 가끔 생각이 날 때 사오는 초컬릿이 있습니다. 바로 하와이 마카다미아 넛 초컬릿인데 하노이 공항 면세점에서 다크 초컬릿을 처음 봤어요. 다크 초컬릿을 처음 발견한 기념으로 4박스(36불)나 사 왔습니다(별게 다 기념이다~~).
11시 20분에 보딩하고 타자마자 잠에 빠져 출발하는 것도 몰랐는데 다행히 기내식을 주는 타임에 깼습니다. 하노이 공항에서 먹은게 있어서 별로 입맛이 없더군요(보기에도 별로 맛이 없어 보이지 않나요? 몸에는 좋아 보입니다만;;;). 어렵게 주문한 비건 기내식인데 거의 못 먹고 함께 간 사람의 인도 기내식만 조금 빼앗아 먹고 다시 잤습니다.
새벽 5시 30분 쯤에 인천 공항에 내려 짐 찾고 한진 택배에 들러 맡겨둔 겨울 외투를 찾았습니다. 베트남에서 돌아오는 비행 시간은 대략 4시간 정도 걸리네요. 기내식을 걸렀더니 한국에 돌아와서야 배가 고프더군요. 그래서 본죽에 가서 야채죽하고 김치말이소면으로 아침을 먹었습니다.
아침 먹고 공항버스리무진 승강장으로 가니 마침 딱 집으로 가는 노선 버스가 도착해 있어 부리나케 짐을 싣고 올라탔습니다.
이렇게 9박 10일 일정의 라오스 여행을 무사히 잘 마치고 돌아왔습니다. 드디어 라오스 여행기를 마쳤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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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Salana Boutique Hotel 체크아웃 비용
- 비엔티엔으로 들어오는 송영 서비스 : 8불
- 비엔티엔에서 나가는 송영 서비스 : 8불
* Buddha Park 관련 비용
- 뚝뚝 왕복 비용 : 200,000낍
- 입장료 : 5,000 X 2 = 10,000낍
- 카메라 지참 비용 : 3,000 X 2 = 6,000낍
- 코코넛 주스 : 10,000낍
- 콜라 폴라포 : 10,000낍
* 2nd Kitchen에서 Salana Boutique Hotel로 돌아오는 뚝뚝 비용 : 30,000낍
* 비엔티엔 국제공항 면세점에서 산 DAD 칩 : 4.5 X 4 = 18불
* 베트남 하노이 공항 Skycafe 저녁식사
: 토마토 소스 파스타, 야채 볶음밥, 아메리카노 2잔 = 23불
* 베트남 하노이 공항 면세점 쇼핑
: 하와이안 마카다미아 넛 다크 초컬릿 4개 = 9 X 4 = 36불
* 인천 국제공항 본죽 아침식사
: 야채죽, 김치말이소면 = 13,500원
* 인천 국제공항 공항버스리무진 요금
= 8,000 X 2 = 16,000원(할인쿠폰 적용)
아침 6시에 일어나 부리나케 씻고 아침을 먹으러 갔습니다.
오늘 아침도 날씨가 흐립니다. ㅠ.ㅠ
풀장 아래에도 식사를 할 수 있는 자리가 있습니다만 전망이 별로라서 아무도 앉지 않는 듯 합니다.
간단히 먹자고 마음먹지만 항상 먹다 보면 거하게 먹게 됩니다. 샐러드에 각종 빵에, 주스에 과일까지 푸짐하게 다 챙겨 먹었네요. 특히 향 좋고 맛난 라오 커피는 도저히 빼놓을 수가 없습니다.
7시 50분 쯤에 호텔의 뚝뚝(무려 전기로 움직이는 친환경 뚝뚝입니다)을 타고 Green Discovery로 향했습니다. 오늘 투어에는 일행이 한 명 더 있더군요. 국적이 미국인 중국인 2세 남성입니다. 맥킨지에서 컨설턴트로 일하는 재원이라네요. 이로써 오늘 투어 인원은 3명으로 확정~ 함께 선착장으로 향했습니다. 저는 영어를 잘 못하고 이 친구는 말수가 적어서 투어 내내 참 조용히 입 닥치고 다녔습니다;;;;
아침 출항을 기다리는 배들이 정박해 있습니다. 그 중 한 척에 올랐습니다.
맨 앞쪽이 조종석입니다. 오른쪽에 빨간 점퍼를 입은 사람이 오늘 우리의 가이드인 Jim입니다. 중간에 마주보게 배치한 의자는 왠지 봉고 차량에서 떼어낸 것 같습니다;;;;
중간 뒤쪽은 두 줄로 의자를 길게 배치한 형태입니다. 맨 뒤에는 화장실도 마련되어 있습니다. 이렇게 긴 배인데 선장, 가이드, 우리까지 모두 합쳐 꼴랑 5명이 타고 갑니다. 아무데나 편한 데 앉으면 됩니다.
날씨는 안개가 잔뜩 끼고 흐린 날씨입니다. 그렇지 않아도 쌀쌀한데 강바람이 불어 체감온도는 더 낮게 느껴지더군요. 배로 이동하는 투어를 할 때에는 방풍 재킷이나 최소한 긴 팔 옷 정도는 가져가야 할 것 같습니다.
Pak Ou 동굴까지는 왕복 4시간이 걸리기 때문에 꽤 먼 여정입니다만 바람이 불어도 배가 별로 흔들리지 않아서 의자에 기대어 자도 되니 그리 지루하게 느껴지지는 않습니다. 게다가 중간에 술마을에도 잠시 들르거든요.
강을 거슬러 올라가는 배들은 하나같이 Pak Ou 동굴 투어를 하러 가는 겁니다. 앞서거니 뒤서거니 해도 결국 목적지는 같죠.
강변에 꼬마 스님들이 보입니다. 장난치는 걸 보면 영락없는 아이들입니다.
론플에도 alcohol village라고 표시되어 있는 술마을 입구입니다.
관광지라면 어디나 있는 기념품 가게가 보입니다.
라오스의 직물들은 거의 그 자리에서 직접 베틀을 놓고 짜는 핸드 메이드 제품입니다.
아침 나절이라서 그런지 여행자도 별로 눈에 띄지 않고 마을 전체가 한산합니다.
나가 조각상의 여기 저기에 밥을 뭉쳐 끼워놨던데 뭔가를 기원하는 의미가 있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말이 술마을이지 마을에 있는 대부분 기념품점은 직물과 조각들을 팝니다.
마을 투어가 거의 끝나고 선착장에 가까워질 무렵 드디어 술마을의 정수인 술 만드는 공정을 보게 됩니다. 술을 증류해서 단지에 담고 있는 모습입니다.
술을 담은 단지를 보관해 놓았습니다.
다양한 술을 판매하고 있습니다. 맨 아랫단의 오른쪽이 미주, 왼쪽이 흑미주입니다. 가격은 동일했던 것으로 기억합니다.
뱀이 전갈을 물고 있는 형상의 술도 팝니다;;;; 이런 술이 남자에게 좋다고 권하는 분위기(아무래도 더 비싸겠죠)였습니다만 통 혐오스러워서 말이죠. 대신 기념으로 쌀로 담근 술과 흑미로 담근 술을 3병 샀습니다. 돈을 쓴 건 대부분 꼼꼼하게 기록해두는데 이건 얼마에 샀는지 기록에 없더군요. 저렴하지는 않았던 것 같습니다. 제 기억으로는 흑미주 작은 병 하나에 10불 정도 준 것 같네요. 나중에 한국으로 돌아와서 흑미주는 개봉해서 마셔봤는데 백세주 비슷한 맛이 나면서 향이 좀 더 강한 편이었습니다.
장닭이 기세등등하게 저잣거리를 활보하고 다닙니다. 오히려 관광객들이 이 녀석을 피해다닌다는. ㅡㅡ;;;;
다시 배에 올라 Pak Ou 동굴로 향합니다.
9시에 pick up하는 버스를 예약했기 때문에 7시에 일어나서 부지런히 씻고 아침을 먹었습니다.
보통 라오스 타임으로는 버스 티켓에 써 있는 시간이 버스 출발 시간이 아니라 숙소에 pick up하러 오는 시간(그래서 30분 정도 이후에 출발하는 걸로 생각하고 예매해야 함)인데 미니밴은 대형 버스가 아니어서 그런지 8시 40분 밖에 안 되었는데 이미 리조트 정문에 도착해서 저희를 기다리고 있더군요;;;;
그래서 부랴부랴 체크아웃하고 천연 모기 연고를 샀던 리조트 기념품 샵에서 히비스커스(15,000낍)하고 멀베리 차(15,000낍)를 하나씩 구입했습니다.
미니밴은 대형 버스에 비해 가격이 조금 비싸지만(대략 1~2만 낍 정도) 드라이버에 따라 경로를 융통성 있게 조정할 수 있기 때문에 미리 숙소를 예약하고 이동하는 여행자의 경우에는 바로 앞까지 데려다주기도 하니 한결 편리합니다(저희가 이용한 미니밴만 그랬을 수 있으니 확인 요망).
9시 정각에 출발했는데 일찍 출발하는 이유가 있었습니다. 방비엥에서 루앙 프라방으로 가는 도로 사정이 아주 좋지 않더군요. 도로 보수를 거의 안 하는지 움푹 패인 곳이 한 두 곳이 아니었습니다. 체감 상 네팔보다 더 안 좋은 것 같았습니다. 실력있는 드라이버를 구하는 것이 중요할 것 같더군요. 저희는 다행히 운전을 잘 하는 드라이버가 걸려서 좋았습니다. 물론 그렇다고 급커브의 멀미까지 피할 수는 없었습니다만... ㅠ.ㅠ
저희가 탔을 때 서양인 커플이 이미 타고 있었고 저희가 탄 이후에 조수석에 젊은 일본 여성이 타서 드라이버까지 6명이 루앙 프라방까지 함께 이동했습니다. 아, 아니군요. 중간에 라오스 할머니를 한 분 태워서 7명이 함께 갔네요. 이 분에 대해서는 아래에서 다시 말씀 드릴께요.
보시는 것처럼 포장도로의 중간 중간에 포장이 깨진 곳이 꽤 많습니다. 그러니 쾌적한 드라이빙은 포기하셔야 합니다. 게다가 곳곳에 소떼가 출몰하기 때문에 속도를 내어 마구 달릴 수도 없습니다.
방비엥에서 본 카르스트 지형의 산맥은 방비엥에서 루앙 프라방으로 올라가는 길에서도 볼 수 있습니다.
마을이 나오면 도로에 면한 지역에는 어김없이 가판이 펼쳐져서 과일 등을 팝니다.
방비엥에서도 봤지만 라오스의 학교는 대개 비슷한 형태입니다. 학교 건물이 있고 풀밭처럼 보이는 운동장이 있고 담은 없어서 아이들이 지나가는 차량이나 사람들을 자연스럽게 구경하죠. 아마도 쉬는 시간이 아니었을까 싶네요.
2시간 정도 달린 뒤에 휴게소에서 30분 정도 쉬었습니다. 보통 여기서 점심 식사를 하게 됩니다.
휴게소 건물 뒤로 보이는 전망이 그야말로 끝내주네요.
답답한 가슴이 뻥 뚫리는 느낌입니다.
휴게소에서 화장실을 사용하는 건 무료입니다만 저희처럼 도시락이나 먹을 것을 가져가지 않으면 점심을 사 먹어야 합니다. 여기를 지나면 루앙 프라방까지 올라가는 길에 밥을 먹을 만한 곳이 별로 없거든요. 1년 동안 혼자서 여행을 하고 있다는 용감한 일본 여성분은 점심(제 기억으로 나시고랭~)을 주문했습니다. 저희도 샌드위치만 먹기에는 좀 그래서 커피를 사려고 봤더니 네스카페 믹스 커피 1개에 5,000낍이나 하더군요. 울며 겨자먹기로 2개 샀습니다. ㅠ.ㅠ
'라오스 여행 - 요약'편에서 간략히 말씀드렸지만 다시 한번 강조해서 말씀드리면,
방비엥에서 루앙 프라방(북쪽)으로 올라갈 때는 비용이 조금 더 들더라도 대형 버스보다는 미니밴으로 이동하는 게 낫습니다. 최소 1시간에서 최대 2시간 이상 빨리 도착하는데다 도로 사정이 좋지 않고 무엇보다 급커브 지역이 많아 대형 버스를 타고 간다고 해도 거의 잘 수가 없기 때문에 버스를 이용하는 잇점이 거의 없습니다. 차라리 빨리 도착해서 몸을 추스리는 것이 이득입니다.
앞에서 라오스 할머니 한 분을 중간에 태웠다고 말씀드렸는데 미니밴은 일종의 자가용 영업 같은거라서 중간에 연락이 되면 현지인을 태우기도 하고 화물 운송을 하기도 합니다. 이 어르신은 중간 어느 마을에서 갑자기 타신 분인데 라오스 사람들은 장거리 이동을 별로 하지 않기 때문에 방비엥에서 루앙 프라방처럼 급커브가 많은 지역을 지나면 멀미를 심하게 합니다. 이 할머니도 많이 힘들어 하셨지요. 나중에 이야기를 들어보니 방비엥에서 루앙 프라방으로 올 때 언덕배기 급커브 지역에서 멀미, 구토하는 건 거의 라오스 사람들 뿐이라고 합니다. 토하고 난리법석이라는... ㅡㅡ;;;;
보통 방비엥에서 루앙 프라방으로 올 때 대형 버스를 이용하면 8시간 정도를 예상하는데 미니밴으로 오면 6시간 이내에 도착합니다. 상당히 많은 시간을 아낄 수 있는거지요. 사실 방비엥에서 루앙 프라방까지 거리는 168km 밖에 안 됩니다. 우리나라였다면 2시간 남짓이면 도착할 거리지만 라오스에서는 도로 사정이 좋지 않은데다 기본적으로 표준 속도를 준수하기 때문에 상당히 오래 걸리는겁니다.
휴게소에서 다시 3시간을 더 달려 오후 2시 30분 쯤 루앙 프라방 메인 로드에 진입했습니다. 대부분 여기에서 내리는데 저희가 예약해 둔 호텔은 시내 중심가에서 조금 떨어진 곳이었기에 다시 툭툭을 흥정하는 것이 상당히 번거로울 것 같아서 그냥 드라이버에게 부탁하고 감사의 인사로 10,000낍을 더 건넸습니다.
저희가 루앙 프라방에서 묵었던 숙소는 Kiridara 호텔(kiridara.com)로 당시 Tripadvisor에서 6위를 하던 곳이었습니다. 성수기여서 그런지 호텔 예약이 정말 어렵더군요. 그래도 결과적으로는 꽤 만족스러운 곳이었습니다. 다만 라오스에서 묵었던 숙소 중 제일 비싼 곳이었다는;;;;; 나중에 보니 부가 가치세와 서비스 요금을 따로 charge하더군요(그러니 비싸지!!).
Kiridara 호텔은 메인 로드에서 도보 15분 거리의 한적한 동네에 위치하고 있습니다. 15분 거리라고는 하지만 한번 걸어봤는데 걸어서 드나들기에 어려울 정도로 멉니다. 하지만 위치가 좋지 않은 대신 탁월한 서비스를 하나 제공합니다. 셔틀 버스가 없는 대신 Kiridara 호텔은 밤 10시 이전이라면 루앙 프라방 어디에서건 전화만 한통하면 사진 왼쪽 하단에 보이는 차량이나 오른쪽 하단에 보이는 뚝뚝으로 데리러 옵니다. 이곳에 묵는 동안 자주 이용했는데 교통비로 본전을 톡톡히 뽑았네요.
다른 호텔과 달리 Kiridara 호텔은 자전거도 대여료 없이 무료로 빌려줍니다. 하지만 방비엥의 경험때문에 자전거는 더 이상 쳐다보기도 싫더군요;;;;
로비는 그리 거창하지 않고 소박하니 깔끔합니다. 더운 나라라고는 해도 12월이라서 그런지 크리스마스 트리를 입구에 장식해 놓았더군요.
Reception에서 체크인하면서 welcome 주스를 마셨는데 맛이 상당히 독특합니다. 과일을 증류한 냉차 스타일이더군요. 뭔가 건강 음료 같은 느낌이었습니다.
의도한 것인지 모르겠지만 포터 한 명이 짐 2개를 다 들지 않고 두 명의 직원이 가방을 하나씩 들고 방을 안내해 줍니다. ㅡㅡ;;; 그래도 친절하게 맞아주고 설명도 상세하게 해 주는 것에 만족해서 각자 tip을 줬습니다.
객실은 너무 넓지도 너무 좁지도 않은 딱 알맞은 크기입니다. 바닥이 나무라서 특히 마음에 들었습니다. 저는 시멘트, 타일 바닥이나 러그가 깔려 있는 것보다 나무로 된 바닥을 더 선호하거든요.
문으로 들어가면 왼쪽이 욕실이자 화장실인데 세면대만 따로 밖에 나와 있습니다. 예쁜 커버에 싸여 있는 것은 생수입니다. 물 하나도 신경 써서 가져다 놓았네요.
다양한 차를 마실 수 있고 ice bucket도 있습니다. 특이한 건 탁자 오른쪽 끝에 보이는 아로마 램프처럼 보이는 것인데 다름 아닌 모기향입니다. 향이 너무 독해서 사용하지는 못하고 저희는 그냥 가져간 전기 모기향을 썼습니다만....
침대도 깔끔하고 매트도 적당히 푹신합니다. 매트는
상하이에서 묵었을 때처럼 돌처럼 딱딱해도 문제이고 너무 푹신해도 허리가 아픈데 Kiridara 호텔도 그렇고 라오스에서 여행하는 동안에 묵었던 숙소들은 대부분 침대가 아주 만족스러웠습니다.
베란다로 나가면 전망도 괜찮습니다. 시내에서 좀 떨어진 곳이라서 시내가 보이지는 않지만 이런 view도 괜찮죠.
Kiridara 호텔은 가운데 위치한 수영장을 중심으로 양쪽으로 객실이 날개처럼 배치되어 있습니다. 경사진 곳에 호텔을 지어놓아서 위로 갈수록 가족 단위의 투숙객이 묵는 풀빌라나 suite급의 객실이고 아래 쪽이 디럭스 룸들입니다. 저희는 당연히 디럭스 룸에 묵었고요.
짐을 풀고 오늘은 먼 길을 달려왔으니 가볍게 루앙 프라방 야시장만 둘러보고 들어오기로 하고 길을 나섰습니다.
Ho Phrakeo를 나와 좌회전을 하면 바로 프랑스 대사관 건물을 만날 수 있습니다.
길 건너 프랑스 대사관 앞에는 애니메이션에서 갓 빠져나온 것 같은 독특한 건물이 한 채 있습니다. 꼭 철거되다만 주택같은 느낌이죠. 나머지 공간이 풀밭이어서 그런지 몰라도 더더욱 그렇게 느껴집니다.
프랑스 대사관을 지나면 골목 끝까지 특별히 볼 것은 없습니다. 손님을 기다리는지 뚝뚝과 쏭태우가 줄을 지어 서 있네요. 뚝뚝은 오토바이 엔진에 좌석을 달아 만든 것(삼륜)이고 쏭태우는 용달차에 좌석을 달아 만든 것(사륜)입니다. 뚝뚝은 쏭태우에 비해 승차감도 떨어지지만 무엇보다 매연이 뒷좌석까지 그대로 날아들기 때문에 오래된 뚝뚝을 타면 낭만은 커녕 매연 공격을 받을 수도 있죠. 마지막 날 Buddha Park를 가는 길에 제대로 당했습니다. ㅠ.ㅠ
큰 길에 다다르면 중부 버스 터미널이 나옵니다. 비엔티엔에는 북부, 남부, 중부, 이렇게 3개의 버스 터미널이 있는데 북부 버스 터미널은 라오스 북쪽이나 중국으로 갈 때 주로 이용하고 남부 버스 터미널은 라오스 남부나 베트남으로 가는 버스들이 주로 출발하는 곳입니다.
중부 버스 터미널(Talat Sao Bus Station)은 비엔티엔 외곽이나 방비엥처럼 멀지 않은 라오스 지방으로 갈 때 이용하는 터미널인데 나중에 설명드리겠지만 외국인들은 이 버스 터미널로 와서 버스표를 예매하고 기다릴 일이 별로 없습니다. walking tour course에 있길래 길도 익힐 겸 들렀던 건데 정작 저희도 여기를 들르지 않고 곧장 방비엥으로 떠났습니다. 어떻게 그렇게 되었는지는 나중에 설명드리겠습니다.
버스 터미널 앞에는 이런저런 물건들을 파는 상인들이 엄청 많은데, 보시는 것처럼 메추리알을 담아서 팔더군요. 예전에 우리나라에서 기차 탈 때 삶은 달걀과 사이다를 먹었듯이 주전부리로 메추리알을 즐겨 먹는 것 같습니다. 메추리알을 파는 사람들이 정말 많더군요.
너무 여유있게 걸어서인지 점심 시간이 다 되었기에 론플에서 소개한 채식 레스토랑에서 점심을 먹고 가기로 했습니다.
점심을 먹기로 한 Khouadin Vegetarian 레스토랑은 비엔티엔에서 가장 큰 fresh food market인 Talat Khua Din안에 있습니다.
시장 곳곳에 바게뜨 빵을 쌓아두고 파는 곳이 많더군요. 이것도 꽤 특이하더군요.
짝퉁 호피티로 추정되는 아이들 장난감;;;;
근데 문제는 Khuadin Vegetarian 레스토랑을 찾는 것이 그야말로 모래사장에서 바늘찾기에 버금가게 어렵다는 겁니다. 결정적으로 간판도 없습니다. ㅠ.ㅠ 1시간 이상을 헤매면서 세 번이나 그 앞을 지나갔는데도 발견하지 못했고 마지막으로 혹시나 하는 마음에 일단 길을 물어보자하고 들어갔다가 가까스로 찾았습니다. ㅡㅡ;;;;
레스토랑 입구입니다. 대체 이것만 보고 식당이라는 걸 어떻게 알겠습니까? ㅡㅡ;;;;
아주 평범한 분위기의 로컬 레스토랑입니다. 채식 부페 레스토랑이고 1인분에 25,000킵입니다. 단 음료는 포함되지 않고 식당 바로 앞에 있는 가판대에서 별도로 계산하고 사야 합니다. 저희는 작은 병에 든 펩시 콜라(4,000킵)하고 오이시 녹차(6,000킵)를 샀고요. 아이스박스에서 직접 골라서 꺼낼 수 있습니다. 음료수를 파는 아주머니께서 영어를 전혀 못하시니 바디 랭귀지를 쓰거나 라오스 숫자로 어떻게든 계산 미션을 완료하셔야 합니다;;;;
제가 담아온 것은 흰 쌀밥이지만 볶음밥도 있습니다. 라오스 음식답지 않게 일체 동물성 재료는 넣지 않는다고 합니다. 모든 음식에 조미료를 넣는 것을 감안하면 그런대로 먹을 만 합니다. 대신 채식을 하는 현지인들이 이용하는 식당이라서 그런지 아주 청결한 느낌은 아니니 그 점은 감안하실 필요가 있고요.
대부분 그런대로 먹을 만 했는데 국수 종류만큼은 아니올시다였습니다. 코코넛유를 넣어서인지 엄청 느끼하더군요. 비위가 강한 편인 저도 도저히 다 못 먹고 남길 정도였습니다.
점심먹고 기운을 좀 차린 뒤 Patuxai까지 걸어가기로 했습니다. 지도 상으로는 꽤 멀어 보였는데 walking tour course를 걸어보니 충분히 걸어서 갈 만한 거리인 것 같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