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음은 몽골 여행을 하면서 알게 되었거나 느낀 점을 간략하게 요약한 겁니다. 어떤 내용은 생각의 차이에 따라 달리 해석될 수 있으니 몽골 여행을 준비하는 분들은 참고만 하세요.
* 인터넷 환경
: 론플에는 몽골의 인터넷 환경이 좋은 것처럼 묘사되어 있지만 울란바타르를 벗어나면 와이파이는 커녕 휴대폰도 안 터집니다. 고비 사막의 경우는 몽골 최고의 숙소인 Three Camel Lodge에서도 신용카드 결제를 위해 신호를 잡으려고 차를 타고 높은 산으로 올라가야 하더라고요;;;; 수도인 울란바타르에서도 속도가 느려 동영상 업로드는 상상도 못합니다. 이메일을 확인하고 SNS를 하는 정도가 고작이에요. 홉스굴 Ashihai resort에서는 조식 뷔페로 이용하는 리조트 내 카페에서만 인터넷이 부분적으로 가능했는데 속도가 워낙 느려서 이미지 검색도 제대로 못했습니다. 포켓 와이파이, 로밍은 물론이고 심 카드를 사와도 소용 없을 겁니다. 그냥 마음을 비우고 자연을 만끽하는 것이 상책이에요.
* 몽골 사람
: 무뚝뚝해 보이지만 순박하고 착한 사람들이 대부분입니다. 몽골 현지 가이드들은 UB(울란바타르를 보통 이렇게 부릅니다. 그냥 시티라고도 해요) 사람들은 돈을 밝힌다고 하지만 우리 수준에서 봐도 별로 그래보이지는 않습니다. 제 경험 상 돈을 밝히는 사람들은 외국 여행자에게 바가지 씌우는 게 몸에 배어 있는 불법 택시 기사들 뿐이었습니다.
* 치안
: 중범죄는 걱정할 필요가 없지만 소매치기는 조심해야 합니다. 솜씨가 아주 좋은 것으로 알려져 있으며 현지인들이 드나드는 펍에서도 소매치기를 조심하라는 문구가 탁자마다 붙어 있을 정도입니다. 현지인들도 뒤로 메는 가방은 잘 안 멘다고 할 정도에요. 사람들로 붐비는 일부 관광지를 제외하면 오히려 여행자가 조심해야 할 위험은 길을 건널 때 입니다. 우리나라보다 운전을 험하게 하는 경우가 많고 교통 신호를 잘 지키지 않기 때문에 녹색불로 바뀌었다고 그냥 건너면 안 되고 반드시 좌우를 확인해야 합니다. 신호 없이 끼어들기, 중앙선 유턴 같은 건 그냥 하는 수준이거든요.
* 택시
: 공인 택시는 2~3개의 택시 회사에서만 운영하며 이것도 국가에서 승인하는 면허 제도가 있는 것이 아니라고 합니다. 차를 가진 사람은 누구나 택시 영업을 할 수 있으며 실제로 현지인들은 그냥 길가에서 손을 흔들어 차를 세워 요금을 흥정하고 타고 다닙니다. 문제는 외국인의 경우 적정 요금을 잘 모르기 때문에 바가지를 쓰기 쉬워서 숙소에서 이동할 때 미리 호텔 직원들에게 적정 금액을 물어두고 타기 전에 흥정을 해서 타야 하는 불편함이 있습니다. 론플에는 불법 택시 기사가 강도로 돌변해 금품을 빼앗겼다는 말이 나오지만 밤 늦게 타거나 하지 않는다면 그럴 위험성이 있어 보이지는 않았습니다.
* 공공 교통 수단
: 울란바타르의 경우 택시, 버스, 저상 버스, 전차까지 다양한 교통 수단이 실제로 운행되고 있지만 외국인이 이용하기에는 복잡하고 소매치기의 온상으로 알려져 있어서 이용을 권장할 수 없습니다. 또한 교통편이 많지 않아 현지인들도 대부분 자기차를 몰고 다니기 때문에 평일 교통 혼잡도가 매우 높습니다. 울란바타르 시내는 항상 붐비는 편이고 출, 퇴근 시간에는 보행 속도와 거의 비슷할 정도로 차가 심하게 막힙니다.
* 동물
: 울란바타르에는 반려동물로 개를 기르는 사람이 꽤 있어서 반려견을 산책시키는 모습을 심심치 않게 볼 수 있습니다. 시골, 특히 유목민의 경우는 대부분 개를 방범견으로 기르기 때문에 덩치가 크고 사나우며 외지인이 다가가면 무섭게 짖고 물릴 수도 있으므로 주의해야 합니다. 몽골 지방 여행을 할 때 꼭 익혀야 하는 현지어가 '노호이 호르'(개를 좀 잡아주세요)라고 하니 말 다했지요. 상대적으로 고양이는 거의 볼 수 없으며 여행 중 유목민 게르에서 딱 한 마리 보았는데 쥐를 잡는 목적으로 함께 사는 수준입니다. 시골에는 소, 양, 염소, 말, 낙타 등이 많이 있으나 방목해서 기르는 가축의 수준이고 반려동물은 아닙니다.
* 벌레
: 고비 지역에서 모기를 조심하라는 말을 하도 들어서 나름 준비를 많이 해 갔는데 여행 내내 모기는 한번도 못 봤고 물리지도 않았습니다. 바리바리 싸들고 간 전자 모기향을 한번도 사용하지 않았어요. 다만 고비에서 저희가 도착하기 일주일 전까지 모기가 극성이었고 도착하기 며칠 전에 다행히 북쪽으로 이동했다는 이야기를 들었기 때문에 고비 사막으로 내려가시는 분들은 그래도 준비를 할 필요는 있겠습니다. 홉스굴 지역에는 호숫가 주변에 각다귀가 많지만 피해가면 되기 때문에 크게 신경이 쓰이는 수준은 아닙니다. 오히려 몽골 여행 내내 짜증나게 만들었던 벌레는 고비에서도, 홉스굴에서도 파리였습니다. 달려들기까지는 않지만 앵앵 소리가 거의 진주만 폭격기 수준의 소음이기 때문에 굉장히 거슬립니다.
* 돈
: 동전은 없으며 최대 2만부터 1만, 1천, 500, 100, 50까지 지폐만 있습니다. 단위가 투그릭인데 100, 50투그릭 지폐를 제외하고는 모든 얼굴이 칭기즈칸이기 때문에 헷갈리지 않게 숫자를 잘 확인하고 사용해야 합니다. 현지에서 투그릭을 쓸 때 상대방이 거스름돈이 없는 경우가 많으니(심지어 대형 리조트에서도) 잔돈을 받으면 최대한 확보해 두는 게 좋습니다. 나중에 마트에서 간단한 물건을 사거나 택시비를 낼 때, 팁을 줄 때에도 잔돈이 필요하거든요.
* 생수
: 숙소에 따라 상황이 많이 다른데 울란바타르의 캠핀스키 호텔 같은 경우는 매일 500미리 생수를 두 병씩 제공하기 때문에 따로 물을 구입할 필요가 없었습니다. 고비 사막에 있는 Three Camel Lodge의 경우 Eco Lodge이기 때문에 PET병의 사용을 자제하므로 매일 정수된 물을 유리병에 담아 2리터씩 제공하더군요. 역시 가져간 텀블러에 담아서 다니는 걸로 충분했고 가이드가 차량에서 따로 물을 준비해 두었기 때문에 일부러 물을 챙길 필요는 없었습니다. 홉스굴 지역의 Ashihai Resort는 뜨거운 물은 수시로 제공하지만 찬물은 없어서 생수를 마시려면 구입을 해야 합니다. 그런데 가격이 700미리 한 병에 3,000투그릭이나 해서 놀랐죠. 즉 케바케입니다. 울란바타르에서는 마켓을 자주 볼 수 있기 때문에 큰 문제가 없지만 지방의 경우는 마켓을 찾는 것부터가 일이기 때문에 숙소를 예약할 때 물을 쉽게 구할 수 있는지 확인해 보는 것이 좋겠습니다. 이게 왜 중요하냐 하면 몽골은 여름철 습도가 매우 낮기 때문에 체감 온도가 낮은 대신 충분한 수분 섭취가 아주 중요하거든요. 조금만 물 마시는 걸 게을리 하면 탈수 증상이 올 수도 있습니다.
* 음식
: 몽골은 고기 나라라고 할 수 있을 정도로 모든 음식에 고기가 빠지지 않습니다. 반대로 채식주의자는 음식 선정에 어려움이 많은데 호텔급 숙소나 레스토랑에서는 따로 채식 메뉴가 있지만 local restaurant에서는 기대하기 어렵습니다. 특히 울란바타르를 벗어나면 채식 메뉴를 주문해도 원래 있던 메뉴 중 고기를 밥으로 대체해 주는 수준입니다. Three Camel Lodge에서는 매우 훌륭한 채식 요리를 먹을 수 있지만 사실상 몽골에서 유일하다고 할 수 있습니다. 특히 일반 마켓에서 장을 봐도 과일과 채소는 매우 비싸기 때문(한국과 비슷하거나 비싼 경우가 많음)에 배낭 여행자가 채식 음식을 챙겨 먹으면서 다니기는 쉽지 않습니다.
* 전기
: 220V이기 때문에 한국에서 사용하는 모든 전자기기의 사용에 문제가 없으나 울란바토르만 벗어나면 전기가 끊기는 경우가 많습니다. 기본적인 조명은 태양열 발전이나 풍력 발전을 통해 공급받지만 전자 기기를 가동하기 위한 전력은 인근 도시에서 공급받기 때문에 고비 지역은 달란자드가드, 홉스굴 지역은 므릉시에 문제가 생기면 끊깁니다. 제가 여행하던 시기에도 고비 지역은 꽤 자주, 홉스굴 지역은 한 번 전기가 끊겼습니다. 전기를 사용할 수 있을 때마다 휴대폰을 비롯해 전자 기기를 수시로 충전하는 것을 잊지 마시고 무엇보다 보조 베터리를 반드시 가져가세요. 보조 베터리가 없으면 상당히 불편할 겁니다.
* 팁
: 몽골에는 원래 팁 문화가 없지만 관광지를 중심으로 서서히 확산되고 있습니다. 숙소의 메이크 업 비용이나 드라이버에게 적정 수준의 수고비를 주는 정도는 기대하는 것 같습니다. 다만 식당에서 팁을 남겨 놓고 나오거나 할 필요는 없어요. 울란바타르의 경우는 계산서에 기본적인 세금이 따로 붙어 나오는데다 특이하게도 도시세(1%)라는 항목도 있어서 메뉴판에 적혀 있는 금액에 비해 최종 지불하는 금액 차이가 꽤 납니다. 다만 작은 회사에 다니는 일반직의 한달 월급이 50만 투그릭에 불과하다고 하니 육체 노동을 하는 분들에게 팁을 주는 건 큰 도움이 될 것 같아서 저는 가능하면 일부로라도 수고비를 챙겨 드리려고 노력했습니다.
* 선물
: 기념품으로 가죽이나 털로 된 제품이 인기 있으며 가격도 상당히 저렴한 편입니다. 다만 가죽 처리 기술이 그리 뛰어나지 않은지 매장에서도 좋지 않은 냄새가 나는 경우가 많았습니다. 잘 확인하고 구입하는게 좋습니다. 반대로 비건이라면 살 수 있는 것이 거의 없습니다. 세공품은 조잡하거나 너무 화려하여 기념품으로 부적절합니다. 개인적으로는 몽골의 초원 풍경을 그린 작은 그림이 괜찮아서 몇 장 구입했습니다(국영 백화점 7층 기념품점에서 구할 수 있습니다), 술을 좋아한다면 몽골 보드카(칭기스 골드 라벨)도 추천할 만합니다.
* 날씨
: 일교차가 크기로 유명(실제로 몽골은 연교차가 워낙 커서 여름에는 35도까지 올라가고 반대로 겨울에는 영하 40도 이하까지 떨어집니다)하여 지역에 따라 여름철 기준으로 낮을 때는 15도에서 높을 때는 35도까지 오르내리므로 여름철에 여행을 한다고 해도 한여름에서 초겨울까지 커버할 수 있도록 다양한 옷을 준비해야 하는 애로사항이 있습니다. 반바지부터 윈드 브레이커까지 가져가야 하기 때문에 가방이 대부분 옷으로 채워집니다.
* 에어컨
: 울란바타르를 제외하면 에어컨을 보는 것 자체가 쉽지 않습니다. 울란바타르에서도 호텔 정도가 아니라면 에어컨의 혜택을 제대로 누릴 수 있는 건 새로 지은 건물의 샵 정도입니다. 사람이 북적거리는 대표적인 곳인 국영 백화점에서도 에어컨이 가동되는 것 같지 않을 정도로 덥습니다. 시골에서는 에어컨은 고사하고 선풍기도 보기 어렵습니다. 다만 고비 지역은 바람이 많이 불어서 낮에도 그늘만 들어가면 견딜 만하고 홉스굴 지역은 온도 자체가 낮아서 그렇게 덥지 않습니다. 또한 고비나 홉스굴 모두 밤에는 온도가 많이 내려가서 이불을 덮고 자야 할 정도입니다. 앞에서 말씀드린 것처럼 습도도 낮아서 탈수가 오기 쉬우니 그야말로 감기 걸리기 딱 좋은 날씨라고 할 수 있겠네요. ㅡㅡ;;;;
* 도로 사정
: 울란바타르 시내는 모든 도로가 포장되어 있으나 교통량이 많아 혼잡하며 교외로 가면 비포장 도로가 많습니다. 다행히 테를지 지역까지는 도로가 잘 포장되어 있어서 당일 투어를 다녀오는데는 별 무리가 없습니다. 울란바타르에서 홉스굴까지는 도로가 포장되어 있어 3년 전의 20시간에서 현재는 하루 만에 차량으로 갈 수 있습니다. 하지만 므릉에서 하츠갈로 가는 도로는 아직 포장이 안 된 곳이 많아서 4륜 구동 차량이 필요합니다. 고비 지역은 거의 포장되어 있지 않다고 보는 게 낫습니다. 공항만 벗어나면 곧바로 길도 없는 비포장이니까요.
* 여행 준비
: 울란바타르, 홉스굴, 고비 모두 가이드가 없으면 상당한 불편을 감수해야 합니다. 특히 교통편 이용과 음식(비건이라면 특히) 주문에서 애로 사항이 꽃필 수 있습니다. 떠나기 전에 섭외를 완료하거나 최소한 현지에서라도 가이드를 꼭 구해야 합니다. 다행히 한국말을 할 수 있는 가이드를 구하는 건 그리 어렵지 않으며 영어 가이드도 쉽게 구할 수 있습니다.
* 언어
: 몽골어는 우리 말과 어순이 동일해 말을 배우기 쉽다고 하지만 그건 문법의 이야기이고 발음이 아주 헬 수준으로 어렵습니다. ‘감사합니다’라는 말만 해도 제대로 발음하는 게 불가능한 수준이에요. 울란바타르에서는 그나마 영문 병기가 되어 있어 괜찮지만 지방으로 가면 키릴 문자만으로 표기되어 있어 아주 답답함(가이드가 꼭 필요한 이유 중 하나). 몽골에는 한국에서 노동자로 일한 경험이 있는 사람이 많고 한류 때문에 한국말을 할 줄 알거나 최소한 무슨 말인지 알아듣는 사람이 굉장히 많으니 말조심해야 합니다. 몽골이나 몽골 사람을 비하하는 말을 공공 장소에서는 안 하는 게 신상에 이로울 겁니다.
* 한류
: 현재 개발붐(울란바타르 전역이 공사판이라고 해도 될 정도)으로 인해 국내 기업의 진출도 활발하고 한류 때문에(한국 드라마를 시청하지 않는 몽골 가정이 거의 없을 정도라고 함) 한국을 모방하는 게 많습니다. 아파트 건축 스타일, 옷차림, 화장법도 많이 비슷하고 울란바타르 시내에는 한국 음식점과 수퍼마켓을 쉽게 볼 수 있습니다. 한국말 간판도 가끔 보여요. 울란바타르 시내를 돌아다니는 여성들을 보면 옷차림의 미묘한 차이만 빼면 서울에서 만나는 젊은 여성들과 거의 구분이 안 갈 정도로 비슷합니다.
* 환경
: 몽골인들의 정신세계를 지탱하는 샤머니즘의 영향 때문인지 대부분이 불교 신자라서 그런지 몰라도 환경 보호가 몸에 배어 있어 가이드들이 눈에 띄는 족족 쓰레기를 주을 정도입니다. 가축도 거의 방목으로 기르며 공장식 축산을 싫어합니다. 도축할 때도 고통을 최소화하는 방식으로 한다고 하네요. 다만 위에서 말한 것처럼 최근 한국의 개발 지상주의를 도입하면서 지나치게 급속하게 환경이 파괴되는 것을 우려하고 있다고 합니다.
* 빈부격차
: 부패가 심하여 몇몇의 기업가와 국회의원들이 부를 독식하고 있다고 합니다. 빈부 격차가 매우 심한데 생활 물가가 서울에 근접하는데 비해 소득 수준은 매우 낮은 수준이라서 울란바토르 시내에서 생활하는 것이 정말로 힘들다고 합니다. 현지인들은 매우 머리가 좋거나 집안의 배경이 좋아야만 먹고 살 수 있다고 체감하는 수준이더군요. 우리나라의 판박이 같은 상황이라서 마음이 답답했습니다.
* 중독
: 몽골인들이 술을 좋아하고 많이 마시는 것은 익히 알려진 사실로 론플에서도 취한 사람과 마찰을 일으키지 말고 조심하라고 대놓고 경고하고 있을 정도입니다. 알코올 중독이 상당히 많을 것으로 추정되며 도박을 즐기는 몽골인도 굉장히 많다고 하니 숨겨진 도박 중독자의 수가 엄청날 것으로 예상되나 정신 질환에 대한 대중의 인식도 낮은 수준이고 무엇보다 전문가가 전무해서 제대로 care받지 못한다고 합니다.
* 문
: 백화점을 제외한 모든 상점의 문이 매우 협소해서 처음 봤을 때 대체 손님이 들어오라고 만든 것인가 의심이 될 정도였습니다. 두 사람이 나란히 들어갈 수 없을 정도로 작게 만들거든요. 문을 자그마하게 만드는 이유는 혹독한 겨울 때 단열을 유지하기 위해서라고 합니다.
* 시차
: 원래 시차가 1시간에 불과한데다 여름철에는 서머타임 제도가 있어 시차가 없습니다. 한국 시간과 동일하기 때문에 시차 적응은 전혀 걱정할 필요 없습니다.
* 환전
: 울란바타르 시내 곳곳에 사설 환전소가 있으며 국영 백화점 1층에도 환전소가 있습니다. 호텔에서 환전을 하나 국영 백화점 환전소에서 환전을 하나 100불 당 500원 정도의 환율 차이만 있기 때문에 아주 큰 돈을 바꾸지 않는 이상 편한 곳에서 해도 별로 상관이 없습니다. 몽골 투그릭은 국내에서 재환전할 수 없으므로 비용을 잘 계산하여 중간중간에 환전하고 다 써야 합니다. 투그릭으로 환전하기 위해서는 달러가 가장 좋으며 100불 짜리를 선호하기 때문에 100불짜리 달러만 준비해 가면 됩니다. 관광지에서는 간혹 달러를 받기도 하지만 대부분 투그릭을 선호하기 때문에 적절히 환전하고 남은 돈 없이 현지에서 모두 사용하는 것이 좋습니다.
예전 같았으면 여행을 2~3일 앞두고 부랴부랴 공지글을 올렸겠지만 강의 요청을 비롯해 각종 문의를 해 오는 분들이 많은데 일일이 설명을 드리자니 이야기가 길어지고 반복되는 문제가 있어 지난 번 길리 여행 때처럼 아직 열흘 넘게 남았지만 미리 알려드리려 합니다.
7월 31일부터 8월 10일까지 10박 11일 일정으로 몽골 여행을 떠납니다. 당연히 그 동안에는 모든 오프라인 활동을 중단합니다.
울란바토르와 고비 사막, 홉스굴 호수, 이렇게 딱 세 군데만 돌아보고 오려고 해요. 인구 밀도가 엄청 낮은 나라이니만큼 드넓은 자연 속에서 하늘, 바람, 별을 실컷 보고 돌아올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합니다.
우리나라에서 비행기로 3시간 30분 밖에 안 떨어진 곳이지만 일교차가 크고 밤에는 춥기까지 하다고 하니 간 김에 피서도 확실히 할 수 있겠지요.
로밍도 하지 않고 포켓 와이파이도 가져가지 않을 예정이지만 울란바토르를 비롯해 대부분의 숙소에서 와이파이 사용이 가능하기 때문에 이메일 확인을 할 수 있으니 연락이 필요한 분들은 이메일을 이용하시면 됩니다. 울란바토르를 벗어나면 인터넷은 커녕 휴대폰도 사용하기 어렵더군요. 제 때 연락드리지 못한 분들께 죄송하다는 말씀 올립니다.
7월 30일까지는 계속 다른 주제로 포스팅하겠지만 그래도 일단 미리 신고합니다.
덧. 11일간의 몽골 여행을 무사히 마치고 어제 귀국했습니다. 시차가 없기 때문에 시차 적응은 걱정할 필요 없었지만 엄청난 더위와 습기는 정말 괴롭네요. 인천 공항에 내리니 흡사 태국에 도착한 느낌이었습니다. ㅠㅠ
어제는 다행히 휴대폰 알람을 맞추고 잘 수 있었습니다. 다행이라고 말하는 이유는 자동 로밍이 되는 나라라고 하더라도 통화는 가능해도 시간이 안 맞는 경우가 왕왕 있거든요. 게다가 어제 비엔티엔으로 들어오는 도중에 베트남, 캄보디아까지 거쳐서 들어왔으니 자동 로밍이 제대로 되지 않아도 하등 이상할 일이 없었지요. 조금 늦기는 했지만 그래도 시간대가 맞춰지기는 했습니다.
오전 7시에 알람을 맞추고 잤습니다만 새벽 5시 경에 저절로 깼습니다. 라오스가 두 시간 늦으니 한국 시간으로는 7시라서 평소 한국 시간으로 일어나던 시간에 깬 것이지요. 그러고 보면 사람의 생체 리듬이라는게 참 무섭습니다. 어쨌거나 체코처럼 라오스도 일찍 자고 일찍 움직일 수 있으니 한국 여행자들에게는 좋겠더군요.
일찍 일어난 김에 어제 못하고 잔 빨래, 샤워, 짐풀기까지 하고 아침을 먹으러 내려갔습니다.
이 호텔은 4층짜리 호텔인데 엘리베이터가 없는 건 둘째치고 리셉션 바로 앞에서부터 4층까지 뻥 뚫린 나선형 계단으로만 이어져 있습니다. 독특하기는 하지만 고소공포증이 있는 분들은 이용하기 어려울 것 같습니다. 왜냐하면...
저 밑에 책상이 보이는 방이 리셉션인데 그야말로 뻥 뚫려 있습니다. 안전 장치가 전혀 없어요. 철제 나선형 계단에 나무 발판을 깔아놓은 형태라서 양말을 신은 상태에서 올라가면 살짝 미끄럽기까지하는데 식은땀이 납니다. ㅠ.ㅠ
비상구를 알리는 간판이 특이해서 찍었습니다. Exit라고 영어로 씌여있지 않았다면 그냥 장식품의 일종인 줄 알았을 겁니다.
어제는 밤에 체크인을 하느라 제대로 못 들었는데 호텔 내 식당이 없고 바로 옆에 있는 Spirit House에 가서 아침을 먹으랍니다. 오~
정문에서 본 호텔 전경입니다. 겉에서 보기에는 제주도에서 흔히 볼 수 있는 펜션처럼 생겼습니다.
호텔 현관 앞에 젖소 냥이 한 마리가 나와 있습니다. 목걸이를 한 것을 보니 주인이 있는 것 같습니다.
Spirit House 앞에도 냥이 한 마리가 볕바라기를 하고 있네요. 꽤나 졸리운지 지나가면서 인사를 해도 본 척 만 척입니다.
자리에 앉으니 종업원이 Beau Rivage Mekong 호텔에서 왔냐고 물어서 그렇다고 했더니 투숙객을 위한 별도의 메뉴판을 가져다 줍니다. 물론 다른 음식을 추가 주문해도 됩니다만 별로 그럴 필요가 없겠더군요.
채식하는 사람을 위한 별도 메뉴도 아닐텐데 햄이나 베이컨은 아예 메뉴에 없고 오믈렛이나 삶은 계란 정도만 눈에 띕니다. 크로와상, 토스트, 모듬 과일, 주스, 라오 마운틴 커피 등 음식도 입맛에 딱 맞고 전반적으로 상차림이 정갈하고 군더더기 없이 깔끔합니다. 아주 마음에 드네요.
오늘은 론플에서 소개한 비엔티엔 walking tour를 할 예정입니다. 사실은 사이클 투어인데 몇 군데를 제외하고는 비엔티엔 시내 자체가 그리 넓지 않기 때문에 자전거를 빌리지 않고 그냥 걸어다닐 생각입니다. 대략 4시간에서 6시간 정도 걸리는 코스이나 지치지 않게 충분히 쉬면서 하려고 합니다.
Beau Rivage Mekong Hotel은 메콩강 바로 앞에 자리하고 있습니다. 현재는 건기라서 그런지 물이 거의 없습니다만 배를 띄우는 걸로 봐서 우기에 저쪽 끝까지 물이 가득차면 얼마나 넓은 강이 될 지 짐작이 갑니다. 엄청나네요.
Beau Rivage Mekong 호텔은 여행자 거리에서 떨어져서 조용하기는 하지만 대신에 여행자 거리로 가려면 비포장 도로를 5분 정도 걸어가야 합니다. 중간에는 Spirit House를 제외하고는 보시는 것 같은 local restaurant 뿐입니다.
현지인 음식점은 가격은 당연히 저렴하지만 위생 문제때문에 쉽게 이용할 수는 없겠더군요. 특히 더운 나라를 여행할 때에는 음식과 물을 조심해야죠.
아침을 먹고 여행짐을 챙겨 길을 나섰습니다. 5분 정도 비포장 둑방길을 걸어 나오면 곧바로 아스팔트로 포장된 길로 연결됩니다. 공사를 하고 있는 것을 보니 조만간 호텔까지 포장이 되겠더군요.
비엔티엔 거리는 동남아 분위기도 나지만 살짝 유럽식 분위기도 풍깁니다. 아마도 프랑스 식민지였던 영향을 받아서 그런 것 같습니다.
날씨는 화창하고 온도는 그리 높지 않으나 습도가 무지하게 높아서 빨래가 정말 환장하게 안 마릅니다. ㅡㅡ;;;
중간에 Vientin Bank에서 100불을 환전했습니다. 공항이나 사설 환전상보다는 은행에서 환전하는 것이 아무래도 환율 면에서 유리하다는 생각이 들어서요. 동남아 국가의 은행에 갈 때마다 느끼는 건데 내부가 으리으리 삐까번쩍하고 현지인들은 눈씻고 찾아봐도 없습니다. 외국인 대상으로만 영업을 하는건지..... 환율은 7,991이라서 799,100킵을 받았습니다.
어제 라오스로 오는 도중 호치민 공항에서 transit하면서 치약을 빼앗겼기 때문에 길거리 마트에서 치약 작은 것과 생수 작은 것을 샀습니다. 7,000킵 달라고 하더군요. 천 원이 안 되는 금액이니 꽤 싼거지만 현지 물가를 고려하면 이보다 훨씬 더 쌀 것 같습니다.
큰 교차로에는 경찰이 나와 있습니다. 신호등이 없는 곳에서 수신호를 하는데 보시는 것처럼 일방향 도로이기 때문에 건널목이 없어도 길을 건너는 건 그리 어렵지 않습니다. 한 쪽 방향의 차 흐름만 확인하면 되니까요.
아이폰이 해외에서 자동로밍되는 것을 모르고, 혹은 알고 있지만 데이터 로밍 요금이 국내 수준으로 나온다고 착각하고 사용했다가 수십 만 원의 요금 폭탄을 맞고 떡실신하는 사용자들이 속출하고 있습니다.
스마트폰이 아닌 경우에는 평소 사용하던 휴대폰을 갖고 해외에 나가도 음성 통화나 기껏해야 문자 몇 통 보내는 정도로만 사용하기 때문에 모르고 넘어가기 쉽지만 아이폰과 같은 스마트폰은 음성 통화보다 데이터 전송을 더 많이 하게 되는데 국내에서 사용하던 요금제가 해외에서는 적용되지 않기 때문에 사용 요금이 그야말로 눈알이 튀어나올 정도로 비쌉니다. 따라서 출장이든 여행이든 아이폰을 들고 해외에 가는 분들은 요금 폭탄을 맞지 않기 위해 다음과 같은 점검을 반드시 해야 합니다.
1. 아이폰 데이터 로밍 차단 부가 서비스 신청
:
1588-0608(로밍센터)로 전화(내선 1번)해서 데이터 로밍 차단 부가 서비스를 신청하겠다고 하세요.
무료 서비스이며
한번 신청하면 본인이 해지할 때까지 영구히 유지됩니다. 이 서비스를 신청하게 되면
해외에 나갈 때 자동으로 데이터 로밍이 차단되며 귀국하면 다시 데이터 로밍이 가능하게 되기 때문에 요금 폭탄을 맞지 않기 위해 꼭 알아두어야 하는 서비스입니다.
2. '데이터 로밍' 옵션 꺼두기
: 데이터 로밍 차단 부가 서비스 신청으로 더 이상 고민할 필요가 없지만 혹시라도 모르니 아이폰에도 잠금 장치를 하는 것이 좋겠죠? 다음과 같이 합니다.
설정 -> 일반 -> 네트워크 -> 데이터 로밍 버튼 꺼두기
이렇게 해 두면 데이터 로밍이 되지 않습니다. 원래 데이터 로밍 버튼만 꺼두더라도 데이터 로밍이 되지 않지만 확실하게 하기 위해서 데이터 로밍 차단 부가 서비스를 신청하는 것인데 '탈옥'한 아이폰이거나 하면 혹시 모르기 때문에 다시 한번 확인하는 것이죠.
3. 3G 활성화 옵션 꺼두기
: 2번까지하면 데이터 로밍은 차단되지만 음성 통화 로밍은 됩니다. 그러니 로밍 자체를 하지 않으려는 분들은 3G 활성화 옵션까지 꺼두면 더욱 확실합니다. 해외에서 3G망을 이용해 데이터 로밍하는 것 때문에 요금 폭탄이 떨어지는 것이기 때문에 3G망 자체를 사용하지 않으면 걱정할 일이 아예 없는 것이지요. 3G 활성화 옵션은 다음과 같이 끕니다.
설정 -> 일반 -> 네트워크 -> 3G 활성화 버튼 꺼두기
4. 에어플레인 모드 사용
: 3번도 마음에 놓이지 않는 '환자'급의 꼼꼼돌이들을 위해 에어플레인 모드가 있습니다. 원래 에어플레인 모드는 기내에서 항공기 조작에 영향을 줄 수 있는 통신망을 사용하지 않으면서 기기를 사용할 수 있도록 개발된 것인데 아이폰에서 이걸 작동시키면 그야말로 Wi Fi만 사용할 수 있습니다. 다음과 같이 설정합니다.
설정 -> 에어플레인 모드 켜기 -> Wi Fi 모드 활성화(에어플레인 모드를 켜면 Wi Fi 모드가 비활성화되기 때문에 활성화를 시켜야만 Wi Fi를 사용할 수 있습니다)
음성 통화 로밍도 하지 않고 오로지 현지의 Wi Fi 구역에서만 아이폰을 사용하겠다고 마음먹은 분들(네, 바로 접니다. ^^)은 에어플레인 모드로 사용하시면 안전합니다.
데이터 로밍에 의한 요금 폭탄의 위력이 워낙 대단하기 때문에 꺼진 불도 다시 보자는 마음으로 조심 또 조심하는 것이 좋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