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월 8일에 전 세계 최초로 국내 개봉한 로버트 다우니 주니어의 신작 영화입니다. 어렸을 때 책으로 읽은 걸 영화로 보게 될 줄은 몰랐는데 거기에 아이언 맨이 어벤져스 엔드게임의 후속작으로 선택한 영화가 이거였다니 다소 의외라고 생각했습니다.
1월 14일 현재 국내 누적 관객 100만 명 돌파를 앞둔 예매 1위 영화지만 저는 기대만 못했습니다. 한국을 너무나 사랑하는 로버트 다우니 주니어에게는 미안하지만 이 영화는 한국에서 성공하기 어려울 것 같습니다. 1억 7천 5백만 불이나 투입했다는데... ㅠ.ㅠ
톰 홀랜드, 안토니오 반데라스, 마이클 쉰, 라미 말렉, 마리옹 꼬띠아르, 셀레나 고메즈, 랄프 파인즈, 엠마 톰슨 등 날고 기는 배우들이 목소리 배역을 맡았지만 줄거리는 지루하고 편집은 지리멸렬하며 어드벤쳐 영화인데도 긴장감이 하나도 없이 느슨합니다.
감상평을 보면 초등학생 자녀들도 지루해했다는 이야기가 많을 정도입니다. 유치원에 다니는 자녀를 둔 부모들이 아이들을 위해 함께 봐 줄 수는 있겠지만 어른들만 가서 보는 건 비추입니다.
배경이 영국이라서 그런지 모르겠지만 로버트 다우니 주니어의 과장된 영국식 발음, 아역 배우들의 과장된 연기도 상당히 거슬려서 중반까지 몰입이 잘 안 될 정도입니다.
동물을 좋아라 하는 제가 지루하다고 느꼈을 정도면 일반 관객들이 어떻게 느낄 지 대충 아시겠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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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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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 영화
Sophomore Syndrome이라는 말이 있습니다. 슈퍼루키의 2년차 징크스를 일컫는 말인데 쉽게 말해서 형보다 나은 동생 없다는 말입니다(이건 아닌가? -_-a).
하여튼 호평을 받았던 전작을 능가하는 2편을 만들기가 쉽지 않다는 것을 빗댈 때 많이 인용하는 말이기도 합니다.
블록버스터 영화의 속편이 1편을 능가하려면 몇 가지 공식이 있는데 하나는 아주 강력한 악당이 등장하거나, 아니면 승승장구하던 주인공에게 치명적인 약점(물리적이건, 심리적이건)이 발견되어 그것을 극복하는 과정을 흥미진진하게 보여주거나 해야 합니다. 간혹 엄청난 물량 공세로 sophomore syndrome을 극복하기도 하지만 요새는 성공 확률이 많이 낮아졌습니다. 최근에는 기본적인 CG 기술이 워낙 뛰어나기 때문에 물량 공세로 전작을 능가하기가 더욱 어려워졌거든요. 트랜스포머2만 하더라도 전편보다 훨씬 다양하고 획기적인 로봇들을 대량으로 등장시켰지만 화면이 산만해지기만 했다는 평이 많았죠. 3D 영화의 신기원을 이룩했다고 평가받는 아바타도 속편을 만들때 고민이 많을 겁니다.
아이언맨은 기존의 히어로물과 확실히 차별화되는 면이 있는데, 주인공인 토니 스타크가 자신의 욕구에 지나치리만큼 충실한 인물이라는 점, 그렇기 때문에 인류를 구한다거나 하는 거창한 이상주의에 매이지 않고 그냥 자신이 좋아서 악당을 처리하고 사람을 구하는 일종의 '쿨함'으로 어필을 했죠. 토니 스타크는 별로 고민하는 캐릭터가 아닙니다. 그냥 하고 싶은대로 살아가는 사람이죠.
그런데 이러한 독특한 캐릭터때문에 2편에서는 발목이 잡혔습니다. 원래 고민이 없는 캐릭터이니 기껏해야(?) 고민이 되는 것이 수트를 오래 장착하면 수명이 단축되는 거 정도? 배트맨처럼 치명적인 트라우마가 있는 것도 아니고 스파이더맨처럼 열등감이 있는 것도 아니니 치명적인 약점으로 승부하기에 좀 약합니다.
강력한 악당이랍시고 등장시킨 위플래시도 미키 루크의 존재감을 충분히 살리지 못했습니다. 최소한 마지막 장면에서는 정말 강력한 악당으로 아이언맨이 고전하는 모습을 보여 긴박감을 만들어야 했는데 너무 허무하게 끝났죠.
화려한 볼거리가 많은 영화라고는 하지만 이 영화에서 제 경탄을 자아내는 장면은 모나코 레이싱에서 보여준, 가방처럼 들고 다니다가 수트로 변신하는 휴대용 수트 Mark5뿐이었습니다.
스칼렛 요한슨과 돈 치들, 사무엘 잭슨까지 톱스타들이 총동원되었지만 오히려 산만하기만 했습니다. 스칼렛 요한슨은 6kg이나 감량하면서 생애 최초의 액션 연기까지 선보였지만 시고니 위버나 린다 해밀턴같은 카리스마가 없이 너무 밋밋해서 아쉬웠고요.
지금의 흥행으로 보건대 3편도 제작을 할 것 같은데 제작진의 고민이 많겠습니다. 요새는 관객들의 눈이 워낙 높으니까요.
타임 킬링용으로는 괜찮았지만 1편 수준의 재미를 기대하는 관객들에게는 조금 실망을 줄 수 있는 영화입니다. 개인적으로는 극장에서 볼 정도의 수준은 아니었습니다. 개봉날에 어렵게 예매를 해서 부리나케 보러갔는데 김이 좀 빠졌습니다(그래서 이렇게 늦게 포스팅한다는...)
덧. 크레딧이 올라간 뒤 쿠키 영화가 있다는 소식을 트위터를 통해 전해듣고 그 긴 크레딧 리스트를 꾹 참고 기다렸는데 좀 실망이었습니다. 3편 예고라고 생각됩니다. 굳이 기다려서 보시지 않아도 상관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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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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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 영화
셜록 홈즈와 괴도 루팡 시리즈는 제 유년기를 관통하는 키워드 중 하나였습니다. 문고판 시리즈로 보고 또 보고해서 250권이나 되는 문고책 중에서도 한번에 골라낼 수 있을 정도로 낡은 책들이 되었지요.
나중에 모리어티 교수와의 대결에서 셜록 홈즈가 죽는 것으로 끝맺는 장면을 읽고 얼마나 울었던지(결국은 독자들의 빗발치는 성화로 살려냈지만~)...
셜록 홈즈에 대한 추억이 있는 분들이라면 이 영화에 결코 좋은 점수를 주기가 어려울 겁니다. 일단 독특한 그 모자도 쓰지 않은 곱슬머리의 셜록 홈즈라니... 파이프 담배만 물린다고 셜록 홈즈의 뽀스가 나오는게 아니죠. 게다가 내기 권투를 즐기는 울룩불룩 복근의 셜록 홈즈라... 새로운 셜록 홈즈를 창조하는 것도 좋지만 너무 많이 나갔습니다. 왓슨은 그래도 원래의 인물에 비슷하게 묘사되었지만 역시 주드 로가 너무 멋지게 나왔어요. 왓슨은 아무래도 어리벙벙하면서도 착한 것이 매력인데...
무엇보다도 날카로운 관찰력에 근거한 추리가 셜록 홈즈의 매력인데 너무 엉성하게 묘사되었습니다. 추리를 하는 과정은 하나도 나오지 않고 몸으로 부딪치면서 열심히 뛰다가 갑자기 막판에 모든 내용을 알아차린 것처럼 술술 엮어 나가니 전혀 현실성이 느껴지지 않습니다.
'다음'에서 본 어떤 네티즌의 댓글이 심히 마음을 울리네요.
"추리는 취미, 본업은 몸싸움, 셜록 홈즈는 없고 성룡 홈즈만 있다" -_-;;;
기존의 셜록 홈즈에 대한 기존 이미지는 전혀 없이 로버트 다우니 주니어와 주드 로라는 걸출한 두 미남 배우의 버디 무비를 즐기고 싶은 관객들에게는 추천합니다. 액션 좋고, 볼거리 많고, 흥미진진합니다만 셜록 홈즈의 왕팬인 저로서는 아무리 해도 점수를 후하게 주기가 어렵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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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미지 출처 : 씨네 21
벤 스틸러, 로버트 다우니 주니어, 잭 블랙, 매튜 매커너히, 닉 놀테에다가 톰 크루즈까지 호화 캐스팅의 절정을 보여주는 영화입니다. 전에 포스팅했던
'내가 숨쉬는 공기'를 능가합니다.
그런데 로버트 다우니 주니어가 흑인으로, 톰 크루즈가 대머리 벗겨진 제작사 회장으로 분한 것을 제외하고는 뭐 하나 자랑할 만한 구석이 없는 영화입니다.
초반에는 지뢰 밟고 폭사한 감독의 머리를 총 끝에 꽂아놓고 흰 소리를 늘어놓아서 얼굴을 찌푸리게 하고 fuck ,shit을 빼면 대사가 되지 않을 정도의 저속한 농담으로 일관하더니 후반부에는 어설픈 액션으로 시선 둘 곳이 없을 정도로 극악의 화면을 보여줍니다.
벤 스틸러가 7년 만에 감독을 맡아 내놓은 신작이라는데 미국 문화를 속속들이 이해하는 분이 아니라면 즐겁게 보기가 어려운 영화입니다.
슬랩스틱 코미디도 아니고, 그렇다고 날카로운 풍자나 해학이 숨어있는 것도 아니고...
그래도 뭔가 나오겠지 하면서 혹시나 하고 봤는데 역시나입니다.
킬링타임용 영화라고 자위하면서 끝까지 볼 수도 있겠습니다만 저라면 그 시간에 다른 영화를 보겠습니다.
비추입니다.
덧. 맨 마지막에 톰 크루즈가 춤추는 장면이 나오는데 그거 하나 볼거리입니다. -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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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미지 출처 : 씨네 21
20세기를 대표하는 여류 사진작가인 Diane Arbus의 전기 영화입니다. Diane Arbus는 1971년 48살의 나이로 수면제 과다투여에 의해 자살을 할 때까지 거인, 난장이, 기형아, 쌍둥이 등 독특한 피사체를 대상으로 작품 활동을 하였습니다.
영화는 독특하면서 다소 난해합니다. 사실 전기 영화라고 해서 Diana의 작품 세계를 엿볼 수 있지 않을까 내심 기대했는데 거의 나오지 않습니다. ㅠ.ㅠ
제목인 Fur는 여러가지 의미를 가지는데, Diane의 부모님이 유명한 모피상입니다. 그리고 Diane의 윗집에 사는 로버트 다우니 주니어(참 오랜만에 봐서 그런지 얼굴을 알아볼 수가 없더군요. ^^)는 '다모증'으로 온몸이 털에 뒤덮여 있습니다. Diane은 평소에는 얼굴을 가리고 다니는 그를 처음 본 순간부터 끌리게 되고 점차 그에게 빠져듭니다.
이 영화에서 털은 Diane을 구속하는 신분의 틀을 상징하는데 역설적으로 그녀는 무성한 털에 이끌립니다. 로버트 다우니 주니어를 동정해서 그런 것 같지는 않습니다만 나중에 그 긴 털을 모두 면도해 주는 것으로 미루어 볼 때, 그를 자유롭게 하는데서 자신을 옥죄었던 사고의 틀을 깨는 계기를 만나게 되는 것 같습니다(그래서 나중에 나체촌으로 들어가서 사진을 찍게 되지요).
불필요한 것처럼 느껴져서 탈출하고 싶지만 탈출하게 되면 짧은 자유를 만끽하고 곧바로 죽음에 이르게 되는, 어항 속의 금붕어가 연상되더군요.
Diane Arbus에 대해 평소에 알고 계신 분들께는 좋은 선물이 될 수 있겠습니다만 저같은 사진의 문외한에게는 상당히 어려운 영화였습니다. 감안하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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