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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xner 방식의 로르샤하 해석은 어렵기로 정평이 나 있습니다. 수련 내내 지긋지긋하게 채점을 하는 임상심리전문가도 어렵기는 마찬가지인데 이는 2006년에 포스팅 한 '로샤 검사 해석 시 Structural Summary를 사용하지 않는 이유'에서도 설명드린 것처럼 Exner의 채점 체계에 헛점이 너무 많기 때문입니다.
이 책은 1970년 후반에 대중적으로 널리 사용되던 5개의 채점 체계를 통합하려는 Exner의 의지 결정체입니다. Klopfer, Piotowski, Beck, Hertz와 차례로 만나 의견을 나누었고 이후 수십 년동안 자료를 업데이트하면서 판올림하였는데 이 책은 2005년에 출판된 3판의 번역서입니다. 이후 20년이 지나는 동안 새로운 개정판이 나오지 않은 걸 보면 더 이상의 업데이트를 포기한(또는 불필요하다는 결론에 이른) 것 같습니다.
1장 최근 연구 결과와 해석 전략, 2장 심리평가 자문모델은 이미 20년 전의 내용이니 영양가가 별로 없습니다. 이 책의 핵심은 3장부터 시작되는 실제 사례의 해석인데 다루고 있는 주제는 아래와 같습니다.
3장 스트레스 관리
4장 우울 및 자살 위험
5장 공황 발작
6장 망상적 사고
7장 해리 문제
8장 불안과 수면 문제
9장 급성 정신병적 삽화
10장 약물 남용 평가
11장 약물 남용 치료에 대한 동기의 문제
12장 충동 통제 문제
13장 대인 관계 문제
14장 자해 및 타해 관련 문제
15장 법적 분별력 및 능력 문제
16장 개인 상해 소송과정에서의 통증 문제
17장 학업 수행 부진 문제
18장 공격성 문제
19장 청소년기 약물과다 복용
20장 꾀병 문제
21장 긍정적 적응으로 가장하기
주제만 보셔도 아시겠지만 15, 16, 19장은 다분히 미국 문화 특정적이라는 점을 고려해야 합니다.
각 장은 대표적인 사례 설명 후 사례 개념화와 함께 주제와 관련된 채점 체계 내의 변인을 일별하고 실제 채점한 내용을 제시하고 제언과 함께 치료 결과를 에필로그에서 설명하는 순서로 진행됩니다.
뭔가 특별한 내용이 있을 것 같지만 구체적인 사례가 제공된다는 점을 제외하고는 기존 Exner의 책과 구성이 별로 다르지 않습니다. 채점의 정확도는 여전히 높지 않으며 무엇보다 사례에 대한 formulation에 의구심이 드는 부분이 많습니다. 제언과 치료 방법도 제 기준에서는 의아한 부분이 많고요. 그나마 건질 내용은 각 장의 주제와 관련하여 정리된 기존 연구 결과들인데 그마저도 옛날 연구들이 많아서 잘 걸러서 받아들여야 합니다.
700페이지의 엄청난 분량에 32,000원이나 하는 하드커버 전공 서적이지만 굳이 구입까지 해서 읽을 책은 아닙니다. 궁금한 분들은 도서관이나 지인에게 빌려서 일독하는 걸로 충분합니다. 소장하고 재독할 수준의 책은 아니니 참고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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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스트레스와 불안 평가에서 가장 중요한 로르샤하 종합 채점체계의 변인은 음영확산 반응(FY, YF, Y), m, D와 Adjusted D(Adj D)이다.
* Beck(1945)은 음영확산 반응이 무기력하여 행동하기 어려운 상태를 나타낸다고 보았다. Klopfer는 free-floating anxiety를 의미한다고 제안했고 Piotrowski는 무생물운동 반응이 일반적인 좌절과 긴장을 나타낸다고 보았다.
* 현재 문헌들에서 무생물운동 반응은 외적 스트레스에 대한 일반적 경험을 나타내고, 음영확산 반응은 개인의 통제 밖에 있는 상황에 대한 무력감을 나타내는 것으로, 두 반응의 의미를 구별하는 경향이 있다.
* 음영확산 반응(FY, YF, Y)이 특히 통제할 수 없는 스트레스 경험에 민감하여 무생물운동 반응은 일반적인 스트레스 지표이나, 둘 다 불안 수준이 시간의 흐름에 따라 변하는 상태 변인임을 알 수 있다. 상태 불안과 특성 불안의 변별은 로르샤하 평가 문헌에서 중요한 주제이다.
* S-CON 총점(7점 이상)은 일반적인 충동성이나 자기파괴적 경향성을 평가하기보다는, 생태학적으로 타당하고 실제 존재하는 심각한 자살 시도 행동과 관련된다.
* DEPI가 우울 장애 진단에 제한적이라고 밝힌 여러 연구 결과가 있다. 심리학자들은 DSM의 주요우울장애 진단 목적으로 DEPI를 사용해서는 안 된다고 명확히 했다. Exner(2003)는 유의한 DEPI는 특정한 진단 범주와 일치하기보다는 정서적 문제가 있다고 해석하는 것이 최선이라고 제안하였다.
* Belyi(1991)는 체계적 망상이 있는 수검자들의 로르샤흐는 정상 대조군들과 유사하고 세부적인 요소에 더욱 주의를 기울이는 면에서만 차이가 있다고 했다.
* 잘 조직화된 편집증 망상 체계에서 우리가 기대하는 것은 신중하고 세부 사항에 초점을 둔 로르샤흐의 정보처리 양식이다. Rapaport, Gill & Schafer(1968)는 이러한 신중함은 적은 수의 반응, 카드 거부, 적은 수의 색채 결정인으로 나타날 수 있다고 제안했다.
* 요약하자면, 해리성 장애 사람들의 로르샤흐는 인지적인 복잡성과 내용의 정교성이 높다는 특징이 있다.
* 능동적인 인지 관여(Zf)와 혼란스럽고 양가적인 대인 관계 표현들(낮은 COP, 높은 AG와 상승된 SumT와 같은 역설적인 조합)이 심리치료 참여를 나타내는 긍정적인 예측 변인이다. 반면, 자기애의 특징은 치료 중단의 가능성을 높이는 것으로 나타났다.
* 충동 통제 평가와 가장 직접적으로 연관된 로르샤흐 변인은 운동, 인지, 혹은 정동 억제(M), 그리고 정동이 포함될 때 표현을 조절하는 능력(FC:CF+C)이었다.
* SumC'은 감정을 내재화하는 지속적인 경향성을 나타내며 SumT는 만성적인 결핍과 외로움을 반영한다.
* Hx 반응은 대개 자기상과 관련하여 주지화를 형성한다.
* 공격성 변인들은 연극성이나 자기애성 성격장애의 전체 기준과는 관계가 없었으나 MOR의 감소는 반사회성 성격장애 전체 기준의 유의한 예측 변수로 나타났다. MOR의 증가는 경계선 성격장애 기술어들의 전체 수에 대한 유의한 예측 변수였다.
* 반사 반응의 존재는 과장된 자기관여와 자기가치감의 팽창을 나타낸다. 이것은 개인적 온전함을 보호하고자 종종 과도하게 방어를 사용하는 특질과 비슷한 특성이다.
* 특수점수 AB를 함께 포함하는 Hx 반응은 자기상 또는 자기관여와 관련된 문제를 현실을 무시하거나 왜곡하는 주지화 방식으로 다루는 경향성을 의미한다.
* 불안을 보여주는 로르샤흐의 내용 범주를 구름, 불, 연기, 지도, 이상하고 기괴한 개념, 즐겁지 않고 불쾌한 지각, 기하학적 형태, X-ray 등과 같이 정리하였다.
* DEPI가 DSM 규준에 따라 우울 진단을 받은 아동과 청소년들의 행동과 관련 없음을 시사한다.
* V 반응은 부정적으로 여기는 자기상에 대해 내성적으로 반추하는 경향이 있음을 의미한다.
* S와 관련하여 얼굴이나 얼굴의 부분을 강조한 경우는 대개 불안정감 또는 소외감과 관련된 조심성을 내포한다.
* 상당히 많은 PER 반응은 사회적 상황에서 자신의 온전함에 대한 지각된 도전을 방어하기 위해 지식을 사용하는 습관을 의미한다.
* X-%(.30)는 광범위한 현실 검증력의 문제를 포함하는 결과로 심각한 중재적 손상을 나타낸다.
* Ganellen 등(1996)은 MMPI F척도 90T를 절단점으로 이용하여 꾀병 집단과 솔직하게 반응하는 집단으로 나누고 로르샤흐 자료를 비교하였다. 그 결과 극적인 내용과 특수점수(혈액, 성, 불, 폭발, 병적 반응, 공격 반응)만이 꾀병 집단에서 유의하게 높게 나타났다.
* 지금까지의 해석 지침에 따르면 프로토콜에 3개의 S 반응은 그 개인이 환경에 대해 부정적이거나 적대적인 것으로 추정한다(Exner, 2000, 2003). 그러나 새로운 표본에서 나온 결과에 따르면 앞의 해석적 가정은 다음의 경우에만 적용해야 함을 의미한다. 즉 S가 3개가 아닌 4개의 경우, 혹은 S가 3개라면 1번 카드에서 일반적인 동물 얼굴이나 가면을, 그리고 2번 카드에서 로켓이나 우주선 반응을 포함하지 않는 경우 적용 가능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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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leiger 박사가 1999년에 내놓은 '장애적 사고와 로샤'의 후속작에 해당하는 책, '정신증의 로샤 평가(Rorschach Assessment of Psychotic Phenomena, 2017)'를 북 크로싱합니다.
제목 그대로 정신증을 평가하는 최신 로샤 연구 결과를 집대성한 책입니다만 현장에서 정신증 환자를 평가하는 임상가를 위한 책이 아니라 로샤 연구를 하는 학자나 연구자를 위한 책이라서 아쉬움이 남습니다.
자세한 내용은 '소개글'을 참고하시기 바랍니다.
이 책은 변경된 북 크로싱 제도(국민도서관 이용)가 적용됩니다.
이 책을 읽고 싶은 분은 아래의 북 크로싱 방법에 있는 내용대로 하시면 됩니다.
* 월덴 3의 변경된 북 크로싱 제도에 대해 궁금한 분들은 여기를 클릭!* 국민도서관을 통해 북 크로싱하는 방법에 대해 궁금한 분들은 여기를 클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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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1999년에 '장애적 사고와 로샤'를 내놓았던 Kleiger박사의 후속작에 해당합니다.
이 책에서 Kleiger 박사는 Psychosis의 현상학을 '와해', '비논리성', '언어와 사고의 빈곤', '병식의 결여'라는 네 개의 차원으로 구분하고 이를 로샤로 평가하는 법을 제시하고 있습니다.
Kleiger 박사의 전작을 읽어보지 않은 임상가라면 여기까지 읽고 제목을 봤을 때 '이 책을 읽으면 로샤 검사로 정신증을 어떻게 변별 진단하는지 알 수 있겠구나'하고 기대할 수 있지만 안타깝게도 이 책은 그 기대를 충족하지 않습니다.
이 책에는 Rorschach와 Rapaport, Holt에 대한 이야기와 사고장애지표(TDI), 종합체계(CS), R-PAS에 대한 내용이 절반을 차지하고 나머지 반은 '와해', '비논리성', '사고와 언어의 빈곤', '병식의 결여'에 대한 로샤 연구 결과로 채워져 있습니다.
그래서 이 책을 읽어야 하는 대상은 현장에서 정신증 환자를 평가하는 임상가가 아니라 로샤 연구를 하는 학자나 연구자입니다. 물론 4부에서는 조현병 스펙트럼과 양극성 장애, 주요 우울증, 성격 장애, 꾀병, 아동 및 청소년 정신증을 로샤로 변별하는 이야기도 조금 나오기는 하지만 대부분 혼재된 연구 결과만 제시하기 때문에 읽을수록 실망할 겁니다. 따라서 저처럼 현장에서 잔뼈가 굵은 노장의 로샤 지표에 대한 노하우를 기대하는 분이라면 굳이 읽을 필요 없는 책입니다. 이 책의 전작을 읽었더라면 당연히 pass했을 책입니다.
이준득 선생님이 번역에 공을 많이 들이셨는지 책장은 쉽게 넘어가지만 연구 결과를 집대성한 책이어서 그런지 각 장이 끝날 때마다 제시되는 참고문헌의 양 조차도 엄청납니다. 총 361페이지 분량의 책에서 72페이지가 참고문헌이니 전체 분량의 20%가 넘네요. 책 값이 아깝다고 느낄 정도입니다.
다시 말씀드리지만 '로샤'를 사용하여 '정신증'을 연구할 연구자가 아니라면 굳이 읽을 필요 없습니다.
닫기
* 정신증은 현실검증의 상실, 즉 한 사람이 마음 '내부'에 있는 것과 '외부'에 있는 것을 변별하는 데 실패하는 것을 의미한다.
* Rorschach에서 작화증이 특정한 자극에 몰두되어 있음(stimulus-boundedness)을 반영한다는 점은 분명하다. 작화증적 수검자는 기이하고 왜곡된 방식이기는 해도 잉크반점을 단순하게 지각한 뒤 자신이 본 것을 보고한 반면, 상상력이 풍부한 수검자는 그것을 '해석'했다.
* Rorschach의 '오염된 전체 반응(contaminated whole response)'만이 조현병 환자군에서 유일하게 나왔기 때문에 이 반응은 조현병에서 최초의 질병특유적인 진단적 사인이 되었다.
* Rorschach는 조현병 환자들이 한 반응에서 작화증, 조합, 오염 반응이 혼재된 반응을 많이 한다고 결론지었다.
* Rapaport의 고유한 공헌은 잉크반점에서 거리 개념을 바탕으로 한다. 작화증 반응은 본질적으로 너무 멀리 간 우화적 반응으로 여겨진다.
* Rapaport는 작화증은 '가장 자폐적이고, 가장 분명한 조현병적 사고의 일부'라고 결론지었다.
* 전형적으로 수검자의 자폐적 추론은 수검자가 자신의 추론적 오류를 드러내기 때문에 단어 '왜냐하면(because)'이 앞에 붙는다.
* Rapaport는 특이한 언어가 발병 전 조현병 상태에서 빈번한 진단적 반응이고, 괴상한 언어는 조현병의 지표로 더 적합하다고 했다.
* 다수의 연구자들은 정신증 환자를 정확히 식별할 수 있는 TDI의 절단 점수를 확립하려고 했지만 절단 점수를 설정하려는 노력들은 거의 쓸모가 없었다.
* TDI가 가진 잠재적인 개념적 약점 중 하나는 채점이 서로 다른 심각도 수준에 할당되는 방식에 대한 것이다. 그렇게 할당한 경험적 근거는 찾을 수 없고, 개념적으로 늘 명확한 것도 아니다.
* Exner는 수동 M- 반응은 '망상적 작용(delusional operations)'의 가능성을 반영할 수 있다고 했다.
* Exner는 FABCOM에 대해서도 아동과 조현병 환자, 성격장애 환자 기록에서 흔한 것이며 성인과 청소년에게서 2개 이상의 FABCOM1이 있거나 하나 이상의 FABCOM2가 있을 때에만 부정적인 징후로 고려되어야 한다고 했다. 물론 DR2, ALOG, CONTAM이 있다면 사고에서 보다 심각한 장해가 시사된다. 요약하면, Exner는 성인의 기록에서 적어도 5개 이상의 특수 점수가 있어야 하고, 어린 아동에게서는 연령 평균에 비해 1 표준편차 이상 많아야만 사고 장애가 시사된다고 결론지었다. 그는 정상 범위의 인지적 착오와 임상적으로 의미있는 사고 병리를 구분하는 거친 절단점으로 WSUM6 9점을 제시했다.
* Exner의 연구는 4점의 SCZI는 상당한 위험성으로 해석되어야 하지만, 6점의 SCZI는 상당히 높은 조현병 가능성을 나타낸다고 했다.
* Mihura의 메타 분석 결과 중 하나는 M-가 더 이상 사고장애의 타당한 측정치가 아니라는 것이다. CS에서 M-는 장해적 사고 지표 중 하나로 간주되었다. 하지만 연구들은 이러한 주장을 지지하지 않았다. 그래도 여전히 M-는 사회적 자극들에 대한 오지각 및 오해석의 측정치로는 간주된다.
* Exner의 DR 범주는 circumstantiality는 설명하지만 '환상에의 침잠' 개념은 충분히 설명하지 못한다.
* DV는 언어 생산과 의미론(semantics)에서의 문제를 포함한다. 우리가 DV를 부여할 때, 응답자는 자신의 생각을 표현하기 위해 부적절하거나 부정확한 단어 혹은 구를 선택한다.
* DR은 초점화(focusing), 필터링(filtering), 자기-감찰(self-monitoring)의 장해를 반영하는 광범위한 반응 유형이다. DR은 실행 기능에서의 한정된 기능 결손을 나타낸다. 반응에서 수검자들은 잉크 반점에서 갑자기 이탈하거나 점진적으로 멀어진다. 혹은 그들은 잉크 반점의 부적절한 세부 정보에 귀인해서 의미를 부여할 수 있다.
* INCOM은 잉크 반점 이미지의 '지각적' 현실에는 기반하지만 이미니 내용의 '개념적' 현실에는 기반하지 않는다는 것을 알 수 있다. FABCOM도 유사하게 이해할 수 있다. 잉크 반점의 지각적 특징들을 연결하고 분류하는 과정에서 현실과 양립할 수 없는 잘못된 지각이 발생한다.
* DR-작화증 반응은 추상화 과정의 왜곡을 대표한다.
* Exner의 규준 자료에서 FABCOM과 INCOM이 어린 아동에게 더 많이 나타나고, 나이가 들수록 감소한다는 것은 전혀 놀라운 일이 아니다.
* Exner의 핵심 요점은 수준 2 채점만으로 심각한 사고 장애를 가정하는 것은 성급한 결론일 수 있으며, 이와 유사하게 FQ- 반응의 누적을 손상된 현실 검증으로 가정하는 것도 마찬가지라는 것이다. 먼저 검사자는 그런 반응을 내놓은 사람의 사고방식을 가늠할 필요가 있다.
* 환자의 반응과 채점 뒤에 있는 사고 방식을 설명하는 것은 로샤에서 사고장애 지표를 평가하는 데 있어 지극히 중요하다. 환자가 자유연상 단계에서 자신의 혼란스러운 반응을 기술하거나 자발적으로 수정하는 방식, 혹은 스스로 무효화하려는 방식, 혹은 질문 단계에서 '수습 대책(damage control)'을 시행하는 방식은 자신의 생각이 다른 사람에게 어떻게 들리는지 자각하는 정도에 대한 단서가 된다.
* ALOG는 일반적인 수준의 망상적 사고보다는 심각한 정신증, 특히 조현병과 더 관련된다고 할 수 있다.
* 우울증이 두드러지고(로샤 또는 다른 관찰 방식에서) 비교적 많은 수의 특수점수가 있을 때, 특히 현실 검증의 손상이 동반된다면 양극성 장애가 있다는 가설을 세워야 한다.
덧. 이 책은 국민도서관을 통해 북 크로싱 할 예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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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MPI-2/A 임상 소척도의 해석 기준은 65T-65T입니다. 임상 모척도가 65T 이상일 때, 하위 소척도가 65T 이상인 경우에 해석하라는 것이죠.
Hy2 임상 소척도 이야기를 하면서 굳이 임상 소척도의 해석 기준을 먼저 꺼낸 이유는 Hy2 소척도를 해석할 때 이 기준을 적용하면 해석이 가능한 경우 자체가 거의 없기 때문입니다(제 말이 믿기지 않으면 Hy2 소척도 점수가 65T를 넘는 경우가 얼마나 되는지 count 해 보시기 바랍니다)
Hy2(Need for Affection) 임상 소척도는 12문항으로 구성되며 원래 '타인에 대한 신의와 신뢰, 그리고 의심과 분개를 부정하는 경향을 강조'하기 위해 개발된 척도입니다.
그래서 높은 점수는 갈등을 피하기 위한 순종성으로 해석되기도 하고 반대로 낮은 점수는 기본적인 신뢰의 상실로 인한 냉소주의로 해석되기도 합니다.
이런 해석은 주로 Caldwell(1988)과 Graham(1999)의 연구 결과를 따르는데 문화적인 배경 차이인지 시대상의 변화 때문인지 모르겠으나 우리나라 수검자에게는 들어맞지 않습니다.
우리나라의 경우 정상 수준이라고 할 수 있는 범위는 -1SD~+1SD에 해당하는 40T~60T입니다. 즉 40T보다 낮아도 문제이고 60T 이상으로 상승해도 문제라고 볼 수 있습니다. 40T 이하와 60T 이상은 원인이 다를 뿐 쌍둥이처럼 비슷한 상태입니다. 그러면 40T 이하로 저하되거나 60T 이상 상승하면 어떻게 해석할 수 있느냐 하면 다음과 같습니다.
* 40T 이하 : 애정 고갈
* 60T 이상 : 애정 갈구
40T 이하로 낮은 점수라면 받아야 할 애정을 받지 못해 결핍된 상태이며 대부분의 수검자가 38, 39T로 나타납니다. 그러니까 35T 이하의 점수라면 거의 굶어죽기 일보직전의 상태라고 보면 됩니다. 이 정도 수준이면 성장 과정에서 (학대, 방임, 경제적 어려움으로 인해 부모가 맞벌이 등) 이유로 부모의 애정을 받지 못한 것뿐 아니라 현재도 이러한 애정이 제대로 채워지지 못하고 있다고 봐도 됩니다.
Nichols & Greene(1995)이 이야기한 것처럼 낮은 점수가 냉소주의와 관련이 있느냐 하면 제 경험 상 그럴수도 있고 그렇지 않을수도 있습니다. Hy2 점수가 낮을 때 MMPI-2의 RC3 척도나 MMPI-2/A의 CYN, A-cyn 척도가 상승할 때도 있고 상승하지 않을 때도 있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저는 냉소주의 성향은 Hy2 척도의 저하로 설명하기보다는 다른 원인을 찾아야 한다고 이해하고 있습니다.
이에 비해 60T 이상으로 상승한 점수라면 부모로부터 객관적으로 충분한 사랑을 받았더라도 수검자의 주관적인 지각으로는 불충분한 상태, 즉 애정에 목말라하는 상태라고 볼 수 있습니다. 여전히 모자란 것이죠. 61, 62T가 대부분이고 65T 이상으로 상승한 경우가 드문 편입니다. 역시 예상 가능한 것처럼 타인의 칭찬과 관심, 애정을 원하는 연극성 기질의 소유자이거나 전환 장애 환자에게 많이 나타나지만 이것 역시 낮은 점수를 냉소주의와 연결해서 해석하기 어려운 것처럼 경우에 따라 다릅니다. 그래서 최소한 TCI의 추가 실시를 통해 교차 검증해야 합니다.
상담 현장에서는 Hy2 점수가 높은 쪽보다는 낮은 쪽 수검자가 압도적으로 많습니다. 그리고 그 대부분이 애착 외상을 입은 사람이거나 최소한 부모-자녀 관계 문제가 있기 때문에 가족 역동을 살펴보기 위해 그림 검사의 KFD나 로샤 검사의 추가 실시가 필요하고 문장완성검사에서 부모, 가족에 대한 언급도 꼼꼼히 들여다볼 필요가 있습니다.
제가 Hy2 척도에 관심을 갖기 시작한 건 supervision을 하면서 애착 외상이 의심되는 내담자의 Hy2 척도 점수가 낮은 경우가 너무 많다고 느끼게 되면서부터입니다.
그래서 요새는 대인 관계의 어려움을 호소하는 내담자라면 MMPI-2/A 결과에서 Hy2 척도 점수부터 확인하고 시작할 정도로 제게는 중요한 척도가 되었습니다.
이 글을 읽는 임상가 선생님들도 MMPI-2/A의 Hy2 척도 점수에 관심을 갖고 살펴보시면 대인 관계 역동에 대한 유용한 정보를 얻으실 수 있을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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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샤 검사를 마스터하는데 걸림돌이라고 할 수 있는 게 많지만 그 중 두 가지만 꼽으라면 구조적 요약의 복잡성과 채점의 어려움을 들 수 있습니다. 그리고 이 두 가지는 밀접하게 관련되어 있죠. 채점이 정확하지 않으면 구조적 요약의 내용을 신뢰할 수 없기 때문입니다.
구조적 요약을 중요하게 생각하는 임상에 비해 상담에서는 구조적 요약까지 꼼꼼하게 익히지는 않지만(사실 임상 수준으로 꼼꼼하게 익혀야 합니다;;;) 내용 분석이나 질적 분석만 한다고 해도 채점을 하는 것과 하지 않는 것의 차이는 큽니다. 그러니 정확한 채점을 할 수 있느냐는 로샤 검사의 해석에 있어서 아주 중요한 부분이라고 할 수 있죠.
사실 로샤 채점이 어려운 이유는 채점 체계가 구조적 요약 만큼 체계적이지 않기 때문입니다. 채점 체계가 워낙 오래된 것이어서 최근 수검자의 응답 내용을 반응하지 못하기도 하고 채점자가 어떻게 채점하느냐에 따라 달리 채점될 수 있는 여지가 너무 많습니다. 로르샤하 워크북에 있는 소위 '300제'의 채점 내용도 정확도를 완벽히 신뢰할 수 없는 수준이거든요.
때문에 로샤 채점에 있어서 만큼은 어느 누구도 자만할 수 없습니다. 아무리 경험 많은 채점자라고 해도 채점의 실수가 있을 수 있거든요. 그렇기 때문에 어느 정도는 채점의 오류를 감수할 수 밖에 없습니다.
하지만 채점자의 채점 패턴은 이와 다른 문제입니다. 채점자가 일정한 채점 패턴을 갖고 있는 경우 이건 채점 내용 뿐 아니라 구조적 요약에도 일정한 방향으로 영향을 미치게 됩니다.
이러한 채점 패턴에는 여러가지 유형이 있는데, 너무 보수적으로 채점하는 것, 너무 너그럽게 채점하는 것, 쌍반응을 많이 주는 것, popular 채점에 인색한 것, 특수점수를 많이 주는 것, 복합 결정인 채점을 많이 하는 것, F 결정인을 자주 채점하는 것, 운동반응을 일정한 방향(p 또는 a)으로만 채점하는 것, 반응 영역 시 S채점을 자주 놓치는 것 등등 무수히 많습니다.
각 채점 패턴이 구조적 요약에 어떻게 영향을 미치는가를 익히는가는 그리 중요하지 않습니다. 이러한 패턴을 교정하는 것이 더 중요합니다. 패턴 교정을 위해서는 외부 평가자의 시각이 필요한데 가장 효과적인 방법은 경험이 풍부한 supervisor에게 점검을 받는 것이죠. 매 사례마다 점검하는 것이 번거롭다면 동료나 동기와 각각 채점을 한 뒤 채점 결과를 비교하면서 패턴을 찾아내는 것도 하나의 방법입니다.
자신에게 일정한 채점 패턴이 존재한다면 이를 교정하지 않은 상태에서는 아무리 열심히 채점 연습을 한다고 해도 결과 해석을 제대로 할 수 없으니 로샤 채점 공략을 위해서는 반드시 채점 패턴을 찾아낼 필요가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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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CI, MMPI-2/A로 구성한 선별심리평가를 실시했는데 다음과 같은 결과가 나왔습니다.
* TCI : 경계선 기질 - MMM(Intermediate Adaptive Optimum) 성격
* MMPI-2/A : Normal Profile
그런데 정작 수검자는 상당한 수준의 주관적 불편감을 호소합니다. 어떻게 해야 할까요?
이 때 제가 추천하는 방법은 로샤 검사를 추가 실시하는 겁니다.
취약한 기질을 갖고 태어났어도 정상적으로 발달한 성격이 기질을 잘 조절하는 사람이라면 일상생활에 그런대로 적응하고 있다고 봐도 됩니다. 위의 TCI 결과를 보여준 수검자처럼 말이죠. 그래서 의식적인 수준에서 심리적 문제를 규준에 따라 상대적으로 평가하는 MMPI에서도 정상 profile이 나온 겁니다.
하지만 일상생활에 잘 적응하고 있다고 해도 취약한 기질 때문에 수검자는 내면 깊은 곳에서 불편감을 느끼고 있을 수 있습니다. 정서 조절이 잘 안 되거나 여러가지 부정적인 충동을 느끼거나, 두려움이 내재되어 있는 등의 문제 말이죠. 그래서 그 정도가 어느 수준인지 알아보기 위해 좀 더 깊은 무의식을 살펴보는 로샤 검사를 실시하는 것이 수검자를 깊이 이해하는 하나의 방법일 수 있습니다.
그럼 이 예는 어떨까요?
* TCI : MMM(Intermediate Adaptive Optimum) 기질 - LHH(moody, cyclothymic) 성격
기질은 괜찮은데 상대방에게 상처를 받기 쉬운 성격 유형으로 발달한 사람입니다. 아마도 성장 과정에서 좋지 않은 경험을 했겠죠. 감정 기복이 있거나 기분 변화의 폭이 크고 행동 조절에 어려움을 겪을 수 있습니다. 이런 경우 MMPI 결과만 봐도 수검자를 이해할 수 있는 중요한 정보를 많이 얻을 수 있습니다.
그래서 항상 그런 것은 아니지만 이렇게 구분해 볼 수 있죠.
* TCI 성격 유형의 문제 : MMPI와 같은 구조화된 검사 결과를 집중 분석
* TCI 기질 유형의 문제 : 로샤 같은 투사법 검사 결과를 집중 분석(특히 MMPI 검사 결과가 정상 수준인 경우)
덧. 물론 상담 현장에서 만나는 수검자들 중 많은 수는 기질이 취약하고 성격 또한 미발달되어 있어서 MMPI 결과만으로도 필요한 정보를 충분히 얻어낼 수 있으니 기질이 취약하다고 해서 반드시 로샤를 실시해야 하는 건 아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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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상이나 상담 심리를 전공하는 사람이라면 심리검사에 노출되기 전에 종합심리평가를 받아 보는 경험이 굉장히 소중하기 때문에 딱 한번의 검사가 거의 모든 것이라고 할 수 있지만(
'심리학도는 오염되기 전에 심리평가를 받을 것' 포스팅 참조) 상담이나 심리치료를 받는 내담자의 경우에는 누구나 한 차례 이상의 심리평가를 받을 수 있습니다.
모든 등록 환자에게 최소한 1년에 한 번은 의무적(?)으로 심리평가를 받게 한다고 해 임상심리 분야에서 악명이 높은 메X스 신경정신과 같은 짓을 해서는 안 되겠지만 현장에서 심리평가를 재실시하게 되는 일은 꽤 자주 있습니다.
가장 흔한 것이 상담/심리치료의 사전-사후 비교를 위해 실시하는 것이죠. 사전 평가에서 나타난 내담자의 심리적 문제가 어떻게 변화했는지, 증상의 완화 정도는 어느 정도인지 등을 확인하기 위해 사후 재평가 결과와 비교하기 위해 재실시를 하게 됩니다.
그렇다면 심리검사의 재실시 간격은 어느 정도가 적당할까요?
이는 검사마다 다르기는 하지만
재실시를 결정할 때 중요하게 고려해야 하는 건 '학습효과'입니다. 수검자가 이전에 검사를 실시했던 걸 기억하고 있는 것까지는 크게 상관없지만 검사의 내용을 기억하고 있다면 이후 검사에 영향을 줄 수 있기 때문에 충분한 간격을 두고 실시해야 하는거죠. 이 때 기준으로 삼는 게 지능 검사입니다.
아직 K-WAIS-IV와 K-WISC-IV의 연구 결과는 나오지 않았지만 이전 버젼을 기준으로 보면 언어성 영역의 소검사는 대략 1년, 동작성 영역의 소검사는 2년 동안 학습 효과가 나타나는 걸로 나와 있습니다. 그러니 지능 검사의 경우 학습 효과 없이 안전하게 재실시하려면 2년의 간격은 필요하다는거죠.
로샤나 TAT처럼 시각적 자극을 사용하는 투사법 검사는 재실시 간격의 영향을 비교적 적게 받는 검사입니다. 검사 자극을 기억하기도 쉽지 않고 자신이 어떤 반응을 했는지 기억하는 건 더더욱 그렇거든요. 하지만 문장완성검사처럼 언어적 자극을 사용하는 투사법 검사는 상대적으로 수검자의 기억에 좀 더 오래 남기 때문에 충분한 간격을 두지 않으면 나중에 실시할 검사의 반응에 영향을 줄 수 있습니다.
또 한 가지 고려해야 할 점은 증상의 변화에 따른 재실시 간격입니다. TCI와 같은 기질/성격 검사는 재실시 간격이 커도 기질/성격 유형이 급격하게 바뀌는 경우가 많지 않기 때문에 크게 상관없지만 MMPI-2/A와 같은 정서 상태 검사는 수검자의 정서 상태를 민감하게 반영하기 때문에 좀 더 자주 실시해야 할 수도 있거든요.
그래서
저는 종합심리평가의 경우 실시 목적에 따라 다르기는 하지만 최소 2년 정도의 간격을 두고 실시하라고 권하는 편입니다. 만약
증상 또는 심리적 문제 변화의 사전-사후 비교가 유일한 실시 목적이라면 MMPI-2(또는 거기에 로샤 검사를 추가하는 형태) 정도로도 충분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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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로 병원이나 클리닉에서 심리평가를 하는 임상심리학자들은 신경을 쓸 필요가 없는 문제지만 상담 현장에 있는 임상가들은 심리평가를 언제(타이밍이 아닌) 해야 하는지가 상당히 고민되는 문제입니다.
왜냐하면 기존의 상담 시스템에서는 심리평가를 위한 별도의 시간이 마련되어 있지 않기 때문입니다. 이건 상담 업무가 주가 되는 시스템 상의 문제 때문인데 어쨌거나 상담자가 심리평가를 하려면 그렇지 않아도 부족한 상담 회기를 쪼개어 심리평가를 해야 합니다.
그나마 자기 보고형 검사처럼 실시할 수 있는 TCI, MMPI-2/A, SCT 등은 상담을 마치고 옆 검사실에서 작성하고 가도록 하거나 집에서 작성한 뒤 가져오도록 편법을 동원해 실시하고 있으나 문제는 대면 검사입니다.
그래도 HTP, KFD, BGT 정도의 검사들은 많은 시간을 요하지 않기 때문에 상담 시간 내에 충분히 실시 가능하죠. 하지만 상담 1회기 내에 끝내기 어려운 검사들이 문제입니다. 대표적인 것이 지능 검사이고 로샤나 TAT도 검사 실시에 익숙하지 않은 상담자에게는 1회기 내에 끝내기에는 만만치 않은 부담을 줍니다.
가뜩이나 단기 상담 위주로 재편되는 상담 시스템 내에서, 그렇지 않아도 부족한 상담 회기를 심리검사 실시에 할애한다는 건 결코 보통 일이 아닙니다.
그래서 심리평가를 활용하는 것이 상담에 큰 도움을 준다는 걸 알면서도 가능한 한 검사 실시를 꺼리거나 미루게 되고 정작 심리검사 도구를 선택할 때도 상담 회기 내에 실시 가능한 것들에 국한하게 됩니다.
이렇게 되면 생기는
가장 큰 문제는 지능, 로샤, TAT 처럼 중요도가 높은 검사를 실시하지 못함으로써 실질적인 종합심리평가가 불가능하다는 겁니다. 그렇게 되면 점점 더 종합심리평가 경험을 쌓을 기회가 줄게 되고 자기 보고형 검사로 구성된 선별심리평가에만 의존하게 되어 상담자 입장에서는 큰 무기를 잃게 됩니다.
또 하나의 문제는 각 회기 내에 소수의 검사만 실시가 가능하다보니 여러 검사를 시행해야 하는 경우 여러 번의 상담 회기를 잡아먹게 되어 깊이 있는 상담을 진행하기 어려운데다 검사를 실시하는 interval도 늘어나게 되어 검사 결과를 해석할 때 맨 처음에 실시한 검사 결과(예를 들어 MMPI-2/A)와 맨 마지막에 실시한 검사 결과(예; HTP, KFD 등)가 서로 상응하지 않는 경우가 생기게 됩니다.
그렇기 때문에
이 모든 문제를 해결하는 가장 좋은 방법은 심리평가를 위한 별도의 시간을 확보하는 것입니다. 많은 상담 기관에서 심리평가 실시를 위한 시간과 장소를 구조화하는 것에 대해 전혀 고민하지 않는데 그래서는 안 됩니다.
심리평가 후 해석 상담은 상담 회기 중에 할 수도 있지만 심리검사의 실시 만큼은 반드시 충분한 별도의 시간을 확보하여 평가자와 내담자 모두 심리검사에만 온전히 집중할 수 있도록 해야 합니다. 또한 심리검사를 실시하는 공간도 상담실과 구분되는 별개의 검사실로 확보해야 하고요.
가장 최적화된 상담 시스템은 상담자가 상담 회기 수와 심리평가의 실시 시점, 검사 도구의 종류 등을 자율적으로 선택할 수 있는 것인데 최소한 상담 회기 중에 시간에 쫓기어 부랴부랴 심리검사를 실시하는 것만큼은 하지 말아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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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덴 3를 자주 방문하시는 분들이라면 이제쯤은 D.K. Academy의 명성을 한번쯤 들어보셨을 겁니다.
재야 고수 임상심리전문가 두 분이 실전에 특화된 심리평가 워크샵을 운영하는 걸로 유명하죠.
지금까지 로샤와 관련해서는 '로샤 완전 정복 워크샵'과 '로샤, 실시부터 해석까지' 워크샵을 차례로 열었는데 이번에는 검사 실시에서부터 어려움을 느끼는 초심자를 위한 실전 워크샵을 엽니다.
10월 1일부터 4주간 매일 3시간씩(총 12시간) 로샤의 실시와 코딩부터 차근차근 다룬다고 합니다. 강의와 연습이 집약적으로 이루어지기 때문에 4번 모두 꼭 참석할 수 있는 분만 신청을 받는다네요.
대상은 대학원에서 심리평가 수업을 듣기는 했으나 Rorschach 검사에 대해 실시부터 차근차근 배우기를 원하는 분이라고 하네요. 임상심리전문가나 수련 중인 레지던트 선생님일 필요는 없는 것 같으나 대학원이 등장하는 것을 보니 최소한 심리학 전공자로 임상이나 상담 분야에서 일하거나 수련 중인 분들이 들으면 좋은 기초 워크샵인 것 같습니다.
자세한 내용은 첨부 파일을 참고하시고 신청은 아래의 링크에서 하실 수 있습니다.
신청하실 분들만 클릭~
로샤의 완전 기초부터 다지실 분들에게 좋은 기회가 될 것 같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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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샤 검사는 크게 두 영역으로 나눌 수 있습니다. 하나는 반응 영역이고 다른 하나는 inquiry 영역입니다.
반응 영역은 온전히 수검자의 영역입니다. 수검자가 어떤 반응을 하든 원칙적으로 평가자는 개입할 수도 없고 개입해서도 안 됩니다.
inquiry 영역은 수검자와 평가자가 공유하는 영역이지만 기본적으로 평가자가 리드하고 수검자가 따르는 영역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평가자가 어떻게 리드하느냐에 따라 굉장히 다른 결과를 얻을 수 있습니다.
반응 영역과 inquiry 영역은 다르면서도 서로 연결되어 있기 때문에 반응 영역에서 수검자가 채점 및 해석에 필요한 반응을 충분히 한다면 inquiry가 불필요합니다. 하지만 평가자의 입맛에 맞는 충분하고 적절한 반응을 하는 수검자는 그리 많지 않기 때문에 어쩔 수 없이 inquiry가 필요하게 됩니다.
반응 영역에서 수검자가 다음과 같은 세 가지를 정확하게 드러냈다면 사실 inquiry는 안 해도 무방합니다.
* 반응 영역
* 반응 내용
* 결정인
이 중 반응 영역과 반응 내용은 알아보기 쉽기도 하고 로샤 실시 경험이 쌓일수록 채점하는게 점점 더 쉬워지는데 비해 결정인은 그렇지 않습니다. 그런 의미에서 inquiry는 결정인을 확인하고자 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로샤를 실시할 때 가장 어렵게 느끼는 부분도 바로 결정인의 확인입니다.
문제는
inquiry를 많이 할수록 반응을 유도할 가능성도 커지기 때문에 수검자의 원래 반응에서 점점 멀어지거나 잘못된 결정인으로 채점하게 됩니다. 그러니 결정인을 확인하기 위한 최소한의 inquiry만 해야 하고 가능한 한 inquiry를 하지 않도록 노력할 필요가 있습니다.
개인적인 경험으로는 inquiry 영역에서 질문은 2개까지가 상한선입니다. 2번의 질문으로 결정인을 확인하지 못하면 세 번째 질문부터는 이미 유도된 반응으로 간주해야 합니다. 당연히 올바른 채점은 물 건너 갔다고 보셔야 합니다.
그러니 가능하면 2번의 질문 이내에 반응 영역, 반응 내용, 결정인을 확인하도록 노력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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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미지 출처 :
YES24
상담(뿐 아니라 임상) 전공자에게 애증의 대상인 로샤 검사를 익히기 위해서는 넘어야 할 산이 많습니다만 그 산을 넘기 위해 필요한 도구는 아쉽게도 그리 많지가 않습니다.
구조적 요약으로 대표되는 Exner 3부작이야 잘 아실테고요. 월덴 3에는 아직 상세히 소개하지 않았습니다만 세 권 모두를 읽으라고 권해드리지는 않겠습니다. 서로 중복되는 부분이 많거든요. 돈과 시간이 막 덤비시면 세 권 다 읽으셔도 되지만 꼭 한 권만 읽겠다면 당연히 워크북을 선택하는 게 낫습니다.
정작 Exner의 책을 빼면 읽을 만한 로샤 관련 책이 별로 없다는 게 가장 큰 문제인데요. 원서라든가, journal까지 검색의 폭을 넓히면 읽을 것이 널렸지만 한국말로 된 책 중에서 고르라면 정말 없죠.
거의 9년 전에 소개한
'로샤 검사에 대한 정신분석적 접근(2003)'이 있지만 소개글을 보시면 금방 아실 수 있듯이 추천해 드릴 만한 책은 아닙니다.
그런 의미에서 이 책은 가뭄에 단비 같은 존재감을 발휘하는데 일단 소지하기에 편할 정도로 매우 얇고(불과 230페이지) 가벼우면서 거기에 책값까지 착합니다(정가 9,000 원). 그러면서도 로샤를 공부하는데 꼭 알아야 할 핵심적인 지식은 빠뜨리지 않고 실려 있습니다. 로샤 검사의 역사나 핵심적인 논쟁점, 이론과 연구의 기초에 대한 개관 부분은 오히려 Exner의 책에 있는 것보다 더 comprehensive합니다. 세 명의 공저자가 각기 자신있는 부분을 맡아서 저술해서 그런지 모르겠습니다.
다만 이 책은 로샤에 대한 핵심 내용이 압축적으로 실려 있기 때문에 처음 로샤를 공부하는 분들은 부담스러울 것이 확실합니다. 대부분의 로샤 관련 책이 그렇지만 이 책은 Exner 책을 공부한 분들이 공부한 내용을 정리하기 위해 읽으면 좋은 책입니다. 짧은 시간 안에 정리할 수 있도록 도와줍니다.
이 책이 가진 또 하나의 장점은 책의 뒷 부분에 실린 '주석 목록'인데요. 원서와 저널까지 읽어보고 싶은 열혈 독자를 위해 친절히 번역해서 실어놨습니다. 특히 1990년 대에 불타올랐던 로샤 검사에 대한 논쟁을 깊이 공부하고 싶은 분들이 참고하시면 좋을 것 같습니다.
개인적으로 두고 두고 읽을 만한 소장 가치가 있다고 판단되어 이 책은 북 크로싱하지 않습니다. 아마도 이 책을 읽으실 정도의 전공자라면 소장하시게 되지 않을까 싶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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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도 병원에서만 꼬박 3년 동안 수련받은 임상심리전문가로서 주된 수련 현장이 병원 장면인 임상심리전문가 선생님들께 꼭 드리고 싶은 조언이 몇 가지 있습니다.
여러가지를 말씀드리겠지만 핵심은 이것입니다.
'client를 병리적으로만 바라보는 시각을 교정해야 한다'
조금 심한 표현을 쓰자면 병원 독을 반드시 빼야 합니다. 대표적인 병원 독으로는 진단을 남발하는 것(진단을 붙이지 않은 심리평가보고서를 쓸 때 불안해지는 증상), 성격적인 문제가 기본적으로 내재되어 있다고 가정하고 나르니 히스니 하는 딱지를 붙이는 낙인찍기, 내가 치료할 거 아니니 보고서만 내면 땡이라는 식으로 치료적 관점에서 수검자를 바라보지 않는 무사안일주의 등이 있습니다.
저는 다행히 전문가가 되자마자 곧바로 상담 현장에서 상담을 시작했기 때문에 제가 원했든 원치 않았든 상관없이 병원 독을 뺄 수 있었습니다. 그리고 개인적으로는 임상가로서의 길을 걸어가는데 있어 이게 신의 한 수였다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3년이 채 안 된 junior 전문가 선생님들께는 이 말씀을 꼭 한번쯤 드리고 싶었습니다.
1. 어떻게든 개인 상담을 많이 할 것
: 요새는 병원 수련 현장에서도 개인 상담 수련을 늘리고 있지만 제가 볼 때는 턱없이 부족합니다. 여전히 집단 치료의 보조 치료자로 들어가서 자리만 채우고 앉아 있는 정도이고 낮 병원 등에서 activity를 진행하는 수준에 불과합니다. 그걸로는 어림 없습니다. 전문가가 되자마자 최대한 빨리 개인 상담을 시작해야 합니다. local NP에서 아르바이트를 하든, 개업을 하든, 상담 센터에 취업하든 간에 무조건 개인 상담을 빨리, 많이 해야 합니다.
개인 상담을 많이 하는 것이 수련 중에 얼마나 인간을 병리적으로만 바라봤는지를 체험하고 교정할 수 있는 가장 효과적인 방법입니다.
2. 진단명을 붙이지 않고 심리평가보고서를 쓰는 노력을 기울일 것
: 병원에서야 진단이 붙지 않으면 여러가지로 곤란해집니다. 처방을 하는 것도, 추가 치료를 하는 것도 껄끄러워지죠. 그래서 꼭 진단이 붙지 않아도 되는 client들까지 진단을 붙여야 한다는 암묵적인 압력을 내,외부에서 받게 됩니다. 하지만 상담 현장으로 나와보면 도움을 줘야 하는 수많은 client들 중에서 진단을 꼭 붙여야 하는 사람은 그야말로 극히 소수라는 걸 깨닫게 됩니다. 문제는 수련 과정에서 습관적으로 진단을 붙이는 것에 너무 익숙해진 나머지 진단 없이 심리평가보고서를 쓰는 것이 매우 어렵다는 겁니다. 그래서 정확하지 않아도 그냥 비슷한 진단을 내리는 비슷비슷한 보고서를 자동적으로 쓰게 되는데 이래서는 안 됩니다. 진단명을 붙이지 않고 심리평가보고서를 쓰려고 노력해야만 내가 이 수검자를 담당한다면 어떻게 치료해야 할 지, 어디에 초점을 맞추고 상담을 진행해야 할 지 고민하게 됩니다. 그렇게 되면 진단만 내리기 위한 심리평가를 진행했을 때와 다른 내담자의 심리적 면모가 비로소 보이게 됩니다. 동일한 문제를 보는 관점 자체가 달라지는 것이죠. 이게 아주 중요합니다. 그러니 진단을 붙이지 않고 수검자의 문제를 formulation할 수 있도록 노력해 보세요.
3. chart 등을 보지 말고 case formulation에 필요한 정보를 스스로 이끌어 내도록 연습할 것
: 병원에서야 chart만 훑어봐도 전문의가 이미 임상적 진단도 붙여 놓았고, 사회복지전문가가 history taking도 꼼꼼히 해 놓았기 때문에 별도의 면담이 필요없을 정도입니다. 그저 변별 진단에 필요한 진단 기준들만 몇 가지 확인하면 됐을 겁니다. 하지만 그건 진단적 면담일 뿐입니다. 진단명을 붙이지 않는 심리평가보고서를 쓰려면 그 정도 정보로는 어림 없습니다. 대부분의 진단은 현재 이 수검자가 어떤 상태인지를 보여줄 뿐이지만 치료적 관점에서 client를 보려면 영향을 미쳤거나 현재도 미치고 있는 다양한 원인들을 일별할 수 있어야 합니다. 그러려면 전문가 수련을 받을 때보다 훨씬 더 넓은 조망을 할 수 있어야 하는데 멀게는 부모-자녀 관계에서의 애착 외상 문제부터 분리-개별화 문제, 성역할 동일시의 문제, 성 정체감의 문제, sibling rivalry 문제, 가족 내 소외 문제, 기본적인 신뢰의 형성 및 일반화 문제, 의존 대 독립의 문제까지 살펴볼 수 있어야 합니다. 그러려면 다양한 영역의 공부를 새로 해야 합니다. 대학원 때의 텍스트로 돌아가야 할 지도 모릅니다. 어쨌거나 정신병리학과 심리평가에 대한 공부만으로는 더 이상 살아남을 수가 없다는 걸 아셔야 합니다.
4. 종단적인 관점을 제공하는 심리검사 도구를 추가할 것
: 앞서 병원 수련 과정에서 히스니 나르니 보더니 하는 성격 문제를 기본으로 깔고 보는 못된 버릇이 생긴다는 지적을 했습니다만 우스운 건 그러면서도 정작 성격 장애를 정확하게 진단하지 못한다는 겁니다. 왜냐하면 현재 심리상태를 횡단적으로 잘라서 보는 종합심리평가로는 한 개인의 사회화 과정이 종단적으로 녹아들어간 성격 문제를 명징하게 보여주지 못하니까요. 로샤 검사만으로는 턱없이 부족하며 특히 Exner 방식의 양적 해석 방식만으로는 어림없습니다. 그래서 수검자의 기질이나 성격, 성격 역동을 살펴볼 수 있는 추가적인 검사 도구를 공부해서 심리평가 과정에 추가해야 합니다. 개인적으로는 TCI, TAT, 로샤의 질적 해석 방법을 추천합니다. TCI로는 좀 더 구조화된 방식으로 기질 및 성격 문제에 접근할 수 있으며 TAT로는 성격적인 문제가 녹아들어간 관계 역동을 살펴볼 수 있고 로샤의 질적 해석 방법으로는 원가족 역동을 점검할 수 있습니다.
병원의 임상심리실에 소속되어 의사가 이미 내린 임상적 진단을 그대로 베껴 내는 보고서만 줄창 쓰면서 살 게 아니라면 제 조언을 한번쯤은 심각하게 고려해 보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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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가 맨날 로샤 검사의 중요성에 대해 강조하면서도 정작 왜 로샤 워크샵을 열거나 강의를 하지 않느냐는 원성이 자자한 걸로 알고 있습니다. 충분히 책임을 통감합니다. 그래서 장담은 못 하지만 아마도 올해 중으로 기본적인 요약 강의 하나 정도는 시작할 계획을 갖고 있습니다.
그렇다고 그 때까지 손 놓고 그냥 있을 수만은 없어서 워크샵 하나 추천 드리겠습니다.
예전에 추천드렸던 '로샤 완전 정복 워크샵'을 진행한 D.K. Academy의 두 선생님 중 한 분이 4월 중순부터 진행하는 로샤 워크샵입니다.
실시-채점-해석 3단계를 5주에 걸쳐 매주 2시간씩 살펴보는 워크샵으로 이전 워크샵과 동일하게 8명 정원의 소규모 워크샵으로 운영됩니다. 인원 제한이 있기 때문에 로샤 공부에 관심있는 분들은 조금 서두르셔야 할 것 같습니다.
자세한 사항은 아래에 첨부한 안내문을 참고하시기 바랍니다.
아마도 내용은 최소한 이전 워크샵 수준을 유지하고 있거나 업그레이드 되었을 것으로 예상합니다. 즐겁게 공부하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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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에 임상/상담 대학원생으로 짐작되는 어떤 분이 아래와 같은 내용의 질문을 하셔서 답변을 하는 중에 정리를 해야 할 필요가 있는 좋은 내용이라는 생각이 들어 별도로 포스팅합니다.
질문은 이것입니다.
"사람이 웃고 있는 모습"은 M 결정인으로 채점하는데 Hx 반응 내용도 채점해야 하는지
M 결정인은 보통 인간의 능동적인 움직임(싸운다, 뛴다, 들어올린다 등)과 수동적인 움직임(생각한다, 잔다, 바라본다 등)을 채점할 때 사용합니다.
동물 또는 무생물이라고 해도 인간의 움직임을 포함하고 있을 경우에는 M 결정인으로 채점합니다. 여기까지는 별로 어렵지 않습니다. 왜냐하면 모든 반응이 형태를 내포하고 있는데다 직관적으로 알아차릴 수 있으니까요. '사람이 웃고 있는 모습'은 수동적인 움직임을 보여주고 있으므로 Mp로 채점하는데 무리가 없습니다.
그런데
인간의 감각적인 경험이나 추상적인 내용도 M 결정인으로 채점할 수 있어서 조금 복잡합니다. 대표적인 예로 '서로 사랑하는 두 연인처럼 보인다'는 반응이 있습니다.
그럼 반응 내용 Hx의 채점을 살펴보죠.
Hx는 추상적이지 않으면서 분명하게 인간의 정서나 감각적 경험을 포함하는 반응에서 이차 내용으로 채점합니다. 그래서 앞서의 예와 비슷하게 '서로 사랑하는 두 연인이 바라보고 있다'는 반응은 Hx로 채점할 수 있습니다. 당연히 M 결정인도 채점할 수 있겠지요.
그렇다면 다시 앞의 질문으로 돌아가 '사람이 웃고 있는 모습'은 M 결정인과 Hx 반응 내용을 동시에 채점할 수 있을까요?
사람이 웃고 있는 모습은 인간의 움직임 반응이 분명하니 M 결정인 채점에는 문제가 없습니다. 하지만
웃고 있다는 동작만으로 정서를 포함하고 있다고 보기에는 정보가 불충분합니다. 웃음 안에 어떤 정서가 내포되어 있는지 불분명하기 때문입니다.
실제로 로르샤하 워크북의 기호화 연습 영역을 보면 웃는 얼굴 반응이 세 번 나오는데요.
* 116번(VIII) : 아랫 부분은 사람의 얼굴 같아요. 웃고 있는 광대 얼굴이에요.
* 128번(III) : 광대의 얼굴이에요. 웃고 있어요.
* 250번(VII) : 두 마리의 동물이 서로 얼굴을 보고 웃고 있어요. 우스꽝스런 코를 가졌어요.
그럼 실제 채점 결과를 보겠습니다.
* 116번 : Do Mp.FC- (Hd)
* 128번 : WSo Mp.Fc.Fc'- (Hd) 5.5
* 250번 : Dd+ Mpu 2 Ad 2.5 INC
보시는 것처럼 모두 M 결정인으로 채점되었지만 Hx로는 채점하지 않았습니다. 주체가 사람(광대)이든 동물이든 마찬가지입니다.
그러니 '사람이 웃고 있는 모습'이라는 응답 내용만으로는 M 결정인 채점은 가능하지만 Hx 반응 내용을 채점하는 것은 어렵습니다. 하지만 '사람이 즐거워서 웃고 있는 모습'이라면 분명하게 인간의 정서를 드러내고 있으니 Hx 채점이 가능하겠죠.
이 정도면 질문의 답으로 충분했을 것으로 생각합니다. 그럼 이제 AB와 MOR 특수 점수 채점에 대해서도 살펴보죠. 이 두 가지 특수 점수도 M 결정인 및 Hx 반응 내용과 관련이 있기 때문에 숙지하고 계셔야 합니다.
먼저 AB는 두 가지 유형의 반응을 채점하기 위해 사용하는 특수점수입니다.
1. 분명하고 구체적인(이게 중요함!) 상징적 표현을 한 경우. 보통 상징한다는 표현이 반응 속에 포함됩니다.
예) 악마를 상징하는 마스크
2. 인간의 정서나 감각적 경험을 부여한 반응을 한 경우
1) 형태가 없는 M반응
2) 인간의 구체적 정서와 감각적 경험을 부여한 반응(Hx와 함께 채점)
1의 예.
* 34번(X) : 이것은 페인트 얼룩 같네요. 너무 추상적이네요. 마치 예술가가 세상의 아름다운 색을 표현하려고 했던 것 같아요.
* 채점 : Wv C Art AB
2-2)의 예.
* 107번(IV) : 이것을 보니 분노가 떠올라요
* 채점 : Wv Ma Hx AB
2-2)의 예(107번)를 보시면 채점에 M 결정인, Hx 내용 반응, AB 특수 점수가 모두 채점된 것을 보실 수 있습니다.
인간의 감각적인 경험이니 M 결정인 채점이 가능하고 분명한 인간의 정서를 포함하니 Hx 반응 내용으로 채점할 수 있으며 인간의 구체적 정서 또한 표현하고 있으니 AB 특수 점수로 채점할 수 있는 것이죠.
자, 이제 M 결정인, Hx 반응 내용, AB 특수 점수의 채점에 대해 감을 잡으셨나요?
그 다음에는 MOR 특수 점수에 대해 설명드리겠습니다.
MOR은 대상이 두 가지 특징 중 한 가지를 가지고 있을 때 채점합니다.
1. 죽은, 파괴된, 오염된, 손상된(가장 빈도가 높음), 상처입은
예) 죽은 개, 깨진 유리, 상처입은 사람, 부패한 음식 등
2. 대상에게 우울한 감정이나 특징을 부여하는 반응
예) 슬픈 나무, 우울한 사람 등
1번은 채점에 별다른 어려움이 없으니 2번 예의 채점을 살펴보도록 하겠습니다.
* 281번(IV) : 이것을 보니 우울하게 느껴져요
* 채점 : Wv Mp.C'.Y Hx AB MOR
2의 예(281번)를 보시면 채점에 M 결정인, Hx 내용 반응, AB 특수 점수 뿐 아니라 MOR 특수 점수까지 채점된 것을 보실 수 있습니다. 일종의 채점 종합판이라고 할 수 있는데요.
인간의 감각적인 경험이니 M 결정인으로 채점하고, 분명하게 인간의 정서를 포함하니 Hx 반응 내용으로 채점할 수 있으며, 인간의 구체적 정서를 부여한 반응이니 AB 특수 점수로 채점할 수 있고 마지막으로 대상에게 우울한 감정을 부여한 반응이니 MOR도 채점 가능합니다.
M, Hx, AB, MOR은 서로 관련되어 있으면서도 조합해 채점할 때 헷갈리기 쉽기 때문에 이 참에 확실히 정리해 두시는 게 좋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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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전에
'선별심리평가의 심리검사도구 구성하기 : TCI/JTCI와 MMPI-2/A 조합'이라는 글에서 SCT보다는 TCI/JTCI를 더 추천한다고 말씀드렸던 적이 있습니다.
그 때는 TCI/JTCI의 장점을 중심으로 설명을 드렸는데요. 엄연히 SCT도 종합심리평가 도구 중 하나로 널리 사용되는 검사인데다 실제로 대부분의 임상, 상담 현장에서는 여전히 MMPI-2/A, SCT 조합으로 선별심리평가를 실시하고 있기 때문에 왜 SCT를 추천하지 않는지에 대해 보충 설명을 해 드릴 필요가 있다고 생각했습니다.
선별심리평가를 할 때 SCT를 추천하지 않는 이유는 다음과 같습니다.
* 표준화된 검사가 아니기 때문
: MMPI-2/A는 정식으로 표준화되어 도입된 검사인데 그와 짝을 이루는 문장완성검사는 표준화된 검사가 아닙니다. 우후죽순 격으로 손으로 만들었는지 발로 만들었는지 모르게 남발되는 청소년용 문장완성검사 뿐 아니라 그나마 통일되어 사용되는 50문항의 성인용 버전과 33문항의 아동용 버전도 표준화된 것이 아닙니다. 50문항으로 구성된 성인용 버전마저도 가이던스에서 나온 것과 복사해서 사용되는 것의 문항 구성이 약간 다를 정도입니다. 검사 도구가 표준화되어 있지 않기 때문에 표준화된 해석 방식 또한 없으니 해석자의 경험과 노하우에 따라 차이가 많이 납니다.
-> 물론 한국심리주식회사에서 표준화한 Forer의 문장완성검사 2가 있습니다만 100문항이라는 터무니없는 문항 수도 그렇고 한국심리주식회사는 제가 신뢰하지 않는 회사이기 때문에 추천하지 않습니다.
* 수검자의 의도에 따라 조작이 쉽기 때문
: 타당도 척도를 통해 보고 신뢰도를 검증할 수 있는 MMPI-2/A와 함께 실시하기는 하지만 문장완성검사의 내용을 보면 수검자가 어떤 의도를 갖고 있느냐에 따라 특정 영역의 문항 내용을 얼마든지 조작할 수 있습니다. 수검자가 전반적으로 아무런 문제가 없다고 보이고 싶거나 반대로 엄청 문제가 많은 것처럼 보이고 싶을 때에는 이러한 응답 경향성이 MMPI-2/A의 타당도 척도 분석을 통해 충분히 드러나겠지만 특정 영역에 대해서만 이런 의도를 갖고 있다면 타당도 척도에 드러나지 않을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부정적인 내용을 물어보는 문항에 대해서만 "그런 거 없음"이라고 답했다면 L, K. S 척도가 상승하지 않을 수 있는 것이죠. 특히 MMPI-2/A 결과가 clear하지 않게 나온 경우에는 해석이 더 어렵습니다. 물론 TCI를 실시한다고 해서 이 문제가 해결되는 건 아니지만 MMPI-2/A 결과와 상반되게 나온 문장완성검사 결과를 얻은 평가자는 고민이 많을 수 밖에 없습니다.
* 반투사 검사이기 때문
: 두 번째 이유와도 관련이 있는데 문장완성검사가 선별심리평가에서 널리 사용되는 심리검사도구로 채택된 이유 중 하나는 MMPI-2/A와 SCT 모두 자기보고형검사이면서 동시에 MMPI-2/A가 구조화된 검사인 반면 SCT는 투사법 검사이기 때문에 상호보완적인 측면이 있어서입니다. 하지만 문장완성검사는 엄밀히 따지면 로샤와 같은 완전투사검사가 아니라 특정한 내용에 대해서만 답을 요구하는 반투사 검사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두 번째 이유에서 말씀드린 것처럼 문항의 의도가 수검자에 의해 읽힐 수 있고 당연히 방어 기제가 작동하게 됩니다. 그러니 그 방어 기제가 무엇인지를 읽지 못하는, SCT에 익숙하지 않은 평가자에 의해 오독될 위험성이 큰 것이죠.
이러한 이유들로 인해 저는 선별심리평가에서 SCT 사용을 추천하지 않습니다. 당장 저부터도 이미 MMPI-2/A, TCI/JTCI 조합을 사용하고 있습니다.
아직 현장에서는 MMPI-2/A, SCT 조합을 압도적으로 많이 사용하고 있지만 문장완성검사의 이러한 한계 때문에 점점 이를 대체하는 TCI와 같은 검사의 사용 빈도가 늘어날 것으로 예상합니다.
현장에서 선별 심리평가를 실시하는 임상가들께서는 SCT를 계속 사용하는 것에 대해 한번쯤 생각해 보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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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샤 검사를 실시할 때 대부분의 평가자가 염려하는 건 구조적 요약을 구성할 수 없을 정도로 반응 수가 적은 겁니다. 그래서 비자발적으로 검사에 의뢰되어 방어적이거나, 의욕이 없거나, 지능이 낮아 보이거나 하는 수검자의 수행 동기를 높여 최소한의 반응 수를 확보하기 위해 위해 고심하기 마련입니다.
그런데 반대로 로샤 검사의 반응 수가 지나치게 많다면 어떨까요? 예를 들어 대략 40개 정도? 40개라면 카드마다 평균 4개의 반응을 한 것이니 아마 채점을 하는 것만도 보통 일이 아닐 겁니다.
반응 수가 많으면 채점의 오류가 어느 정도 있다고 해도 구조적 요약을 구성하는 과정에서 개별 채점의 영향력이 약화되니 좀 더 자신감을 갖고 구조적 요약의 지표값을 해석할 수 있을 겁니다. 구조적 요약을 활용하는 해석의 정확성을 어느 정도 자신할 수 있다는 말이죠.
하지만 다른 관점에서 생각해보자면 하나의 카드에서 여러 개의 반응이 쏟아져 나왔을 때 그 반응들이 하나의 연상에서 나온 것이 아닌 독립적이고 배타적인 반응이라고 확신하기가 어렵습니다. 그러한지 확인하기 위해 각 반응의 반응 시간 간격을 모두 측정하여 어느 정도 시간 간격이 나타나는지 살펴보기도 하지만 역시나 완벽하지는 않습니다.
특히 스토리텔링을 잘 하는 수검자나, 공상 세계로 도피하는 경향이 있는 수검자, 상상력이 뛰어난 수검자, 게임 등에 중독된 수검자들은 연결된 것처럼 보이는 반응을 많이 하거든요.
그래서 어찌 보면 반응 수가 많아질수록 구조적 요약의 정확성이 증가하는 것처럼 보이지만 다른 한 편으로는 오히려 질적 해석의 중요성이 커진다고 볼 수도 있습니다.
그렇다면 로샤 검사의 반응 수가 너무 많을 때는 어떻게 질적 해석을 하는 게 좋을까요?
제가 활용하는 방법은 아래와 같습니다.
해석의 핵심은 간단합니다. 패턴을 읽어라!
1단계. 해석의 요체가 될 수 있는 채점 요소를 확인한다.
:
이 때 중요한 건 평가 의뢰 사유에 따른 가설에 입각하는거지요. 예를 들어 적응 장애가 의심되는 청소년을 평가했다고 해 보죠. 적응 장애의 경우 중요한 채점 요소는 W, Dd, C', Y, M, FM, m, H, A, Bl, (2), AG, MOR 등입니다. 왜 이게 적응 장애에 중요한 채점 요소들인지는 각자 생각해 보세요.
2단계. Card pull에 따른 반응의 군집 패턴을 읽는다.
: 각 카드의 첫 반응이 무엇인지, 어떤 특수 점수가 반복적으로 채점된다면 주로 어떤 카드들에서 나타나는지, 대인 관계를 상징하는 카드에서 어떤 내용이 주로 등장하는지를 관심 갖고 보는 겁니다. 예를 들어, 각 카드의 첫 반응이 주로 S를 포함하는 얼굴 반응인지, MOR 반응이 유채색 카드에서만 주로 나타나는지, 대인 관계 카드의 내용이 주로 H인지 아니면 A인지, (2)은 어느 정도 채점되는지 등을 보는 겁니다.
Exner 방식의 구조적 요약은 각 카드가 내포하고 있는 상징적인 의미를 다루지 않습니다. 반응의 합과 비율만을 따질 뿐이죠. 하지만 반응 수가 많아지면(특히 아주 많아지면) 당연히 일정한 패턴이 자연스럽게 생기게 됩니다. 물이 너무 많아지면 물살이 생겨서 높은 곳에서 낮은 곳으로 흘러가듯이요. 그 흐름을 읽는겁니다.
로샤 반응의 패턴을 읽는 방법은 구조적 요약의 해석과는 또 다른 상당한 노력과 시간을 요하지만 수검자를 보다 깊이 이해할 수 있는 유용한 방법이기 때문에 공부해 볼 만한 가치가 있습니다. 단, 항상 말씀드리지만 구조적 요약에 대한 풍부한 이해를 먼저 깔고 익혀야 합니다. 질적 해석은 구조적 요약을 거치지 않고 지날 수 있는 우회로가 아니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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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샤 검사는 심리평가가 주 무기인 임상 전공자에게도 중요하지만 현장에서 내담자를 만나는 상담자에게도 언젠가는 넘어야 할 산입니다.
미국에서는 이제 별로 안 쳐주는 검사인 것 같지만 그건 미국이 기본적으로 정신역동적 접근을 배타하는 문화인데다 계량화, 구조화된 검사에 의존하는 정도가 심해서 그렇지, 로샤 검사가 그만큼 무시해도 되는 듣보잡 검사여서가 아닙니다.
구조화된 요약에만 목숨을 걸면 그렇게 보일 수도 있지만 현장에서 상담을 하면서 로샤의 질적 해석을 해 보면 왜 로샤가 이런 불완전한 해석 체계를 갖고도 지금까지 당당히 살아남은 검사인지를 이해하게 됩니다.
어쨌거나 임상 수련을 받는 사람은 어차피 피할 수도 없거니와 기존의 수련 체계에서 로샤를 공부할 기회가 충분히 많이 있으나 상담자는 스스로 공부 의지를 불태우지 않으면 로샤를 공부할 기회 자체가 별로 없거니와 설사 마음을 굳게 먹었다손쳐도 어떻게 공부를 시작해야 할 지 막막하기만 하죠.
그래서 상담자의 입장에서 로샤 공부를 하는 방법을 단계적으로 추천드려보겠습니다.
1. Exner의 종합체계 워크북 구입
: 로샤 관련 책들은 번역서로도 많이 나와 있지만 이 책은 어차피 읽어야 할 필독서인데다 다른 책만 봐서는 제대로 로샤를 익힐 수 없기 때문에 처음부터 이 책을 독파하는 게 낫습니다. 괜히 쉬운 길 가겠다고 주해서 같은 책으로 공부해 봤자 어차피 이 책을 다시 봐야 합니다. 그러니 정석으로 가세요.
이 때, 로샤를 본격적으로 접하기 전에 꼭 해야 하는 것 중 하나는 로샤 검사에 오염되기 전에 전문가에게 로샤 검사를 받아보는 겁니다. 이 자료는 나중에 채점 연습을 하기 위해서 잘 챙겨둬야 합니다. 관련글(
'심리학도는 오염되기 전에 심리평가를 받을 것')
2. 종합체계 워크북 정독
: 이 단계 공부 패턴에 따라 다른데 혼자서 일독하는 것도 괜찮고 팀 플레이에 강한 분들은 스터디 팀을 짜서 강독을 해도 됩니다.
중요한 건 처음부터 끝까지 정독하는 겁니다. 스터디를 할 때는 다른 사람이 발표하는 부분도 자신이 발표하는 부분처럼 철저히 읽고 연습해야 합니다.
워크북을 읽을 때 중요한 건 실제 원자료를 채점해 보는 경험을 갖는 것입니다. 이 때 미리 받아놓은 자신의 로샤 원자료를 활용합니다. 스터디를 한다면 팀원들의 원자료를 돌려가면서 채점하고 토론하면 다양한 원자료를 채점할 수도 있고 자신의 채점 오류에 대해 깨닫게 되는 소중한 기회가 될 수도 있습니다.
3. 로샤 워크샵 듣기
: 임상 전공이라면 수련 과정에서 지긋지긋할 정도로 로샤 채점과 해석을 할 것이기 때문에 워크샵까지 굳이 들을 필요가 없지만 상담 전공자라면 종합체계 워크북을 정독한 것만으로는 부족합니다. 로샤가 워낙 내용이 방대하기 때문에 전문가가 핵심을 요약해서 처음부터 끝까지 자세히 훑어주는 워크샵을 한번쯤은 듣는 것이 좋습니다. 가끔 워크샵을 먼저 듣고 종합체계 워크북을 나중에 보면 안 되냐고 묻는 분이 계신데 별로 추천하지 않습니다. 효율성이 떨어집니다. 로샤에 대한 기본적인 내용이 어느 정도 머릿속에 들어있지 않은 상태에서 워크샵을 들어봤자 흰 것은 프로젝터 바탕 화면이요, 빨간 것은 레이저 포인터일 뿐입니다.
힘들더라도 책을 먼저 보시고 그 다음에 워크샵을 듣는 것이 시간 대비, 비용 대비 효율성이 훨씬 높습니다.
4. 로샤 실시 및 채점, 구조적 요약의 반복 연습
: 종합체계 워크북도 공부했고 관련 워크샵도 들었다면 머릿속에 들어간 지식이 망각되기 전에 자꾸 리허설해서 장기기억으로 넘겨줘야 합니다. 임상 전공자는 수련 과정에서 잊을래야 잊을 수가 없을 정도로 끊임없이 로샤를 실시, 채점, 해석하는 연습을 하기 때문에 상관없지만 상담 전공자는 상담하느라 로샤를 실시할 기회가 별로 없습니다. 일부러 시간을 내서 가능한 한 많은 로샤 실시 기회를 만들어야 합니다. 로샤 검사가 불필요한 내담자에게 실시하는 게 윤리적으로 부담스러우면 주변 지인이라도 마루타로 삼아 계속 연습해야 합니다. 최소한 워크샵을 들은 지 1년 이내에 50개 이상의 사례를 집중적으로 채점해야 합니다.
정 사례가 없으면 종합체계 워크북에 실린 300개 예제라도 반복해서 채점하고 채점이 틀린 예제와 이해가 안 되는 부분을 따로 모아서 공부하세요.
로샤를 채점할 때 중요한 것 중 하나는 최소한 10 사례 정도는 채점 프로그램의 힘을 빌리지 말고 손으로 구조적 요약을 해 보라는 겁니다. 이건 통계 방법론을 익힐 때 변량분석을 손으로 직접 계산해서 해 보는 것과 유사한데
어떤 알고리즘에 의해 지표들이 계산되는지 손으로 계산하면서 익혀놔야 나중에 지표 해석 이해가 쉽습니다. 복잡하다고 채점 프로그램에 의존하기 시작하면 나중에 아무리 단계별 해석 방법을 공부해도 이해가 잘 되지 않습니다. 가끔은 무식한 방법이 필요할 때가 있는데 바로 이런 경우가 그렇습니다.
마지막으로 한 가지 더 조언드리면, 가끔
로샤 채점 체계의 불완전성을 강변하면서 구조적 요약 없이 질적 해석만 공부하면 안 되냐고 하는 분들이 계신데 그렇게는 안 됩니다. 질적 해석의 풍부함은 구조적 요약의 바탕 하에서만 나오는 겁니다. 구조적 요약을 제대로 익히지 않고 질적 해석을 아무리 열심히 파 봐야 제대로 된 해석을 할 수가 없습니다. 그러니 요령 부리지 말고 구조적 요약을 돌파한 뒤 질적 해석으로 넘어가시는 게 낫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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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샤 검사는 심리평가를 공부하는 모든 사람들이 가장 익히기 어려워하는 최고 난도의 심리검사입니다. 로샤가 어렵게 느껴지는 결정적인 이유는 구조적 요약의 복잡성 때문이고 구조적 요약이 어려운 이유는 수검자의 반응 채점이 쉽지 않기 때문입니다.
바꿔 말하면 수검자의 반응 채점을 쉽게 할 수 있으면 구조적 요약의 정확도가 증가하고 이를 통해 수검자의 심리상태를 이해하는 것이 쉬워집니다.
그러니
로샤 검사를 Exner의 구조적 요약 방식으로 접근하려 할 때 가장 중요한 건 채점을 정확하게 하는 것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그렇다면 채점을 어떻게 해야 정확하게 할 수 있을까요? 당연히 채점 기준을 명확하게 이해하는 건 기본이지만 그것만으로는 부족합니다.
실제로 채점이 잘 되지 않는 이유는 채점 기준을 잘 몰라서가 아니라 inquiry를 명확하게 하지 못해서 입니다.
inquiry를 잘 하는 원칙 중 하나는 질문의 수를 줄이는 것입니다. 검사자의 질문이 많아지면 그만큼 유도 반응이 많아지고 당연히 채점이 복잡해집니다. 그러면 채점이 틀릴 확률이 증가하게 되므로 구조적 요약의 정확도도 자연스럽게 떨어지게 되지요(대체로 수검자의 심리적 문제를 과장하는 식으로 증폭시켜 설명하게 됨).
그렇다면
질문의 수를 줄이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요?
가장 중요한 건 로샤 검사를 많이 실시해 보는 것이죠. 실시 경험이 늘어나면 수검자의 반응 패턴이 저절로 눈에 보이게 됩니다. 예를 들어 4번 카드에서 수검자가 "발이 엄청 큰 거인이네요"라고 반응하는 경우 경험많은 검사자는 자연스럽게 FD 결정인을 떠올릴 수 있게 됩니다.
하지만 그렇게 되기까지는 굉장히 많은 실시 경험과 그에 따르는 시간의 누적이 필요할테니 다른 방법을 하나 더 말씀드리자면,
수검자가 어떤 반응을 했을 때 검사자도 수검자가 본 시각으로 보려고 노력하는 게 꽤 도움이 됩니다. 예를 들어, 1번 카드에서 수검자가 "검은 박쥐가 거꾸로 매달려 있네요"라고 반응했을 경우 본인도 그렇게 보려고 애를 써 보세요.
수검자가 말한 반응과 동일한 이미지가 자신의 머릿속에 떠오르는지 보고 잘 떠오르지 않는 바로 그 부분을 inquiry에서 질문하는 겁니다. 위의 예에서 검은 박쥐는 C'F 결정인으로 채점될 것이 거의 확실하지만 거꾸로 매달려 있다는 말이 단순한 F인지 아니면 FMp인지는 아직 확실하지 않습니다. 그래서 위의 예에서는 inquiry를 할 때 검은 박쥐보다 거꾸로 매달려 있다는 것이 무슨 의미인지에 초점을 맞춰 확인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검사자가 수검자가 본 로샤 반응을 동일하게 보려고 시도하는 건 상담에서 가장 중요한 공감에 도달하는 방법과 비슷하기도 하고 또한 로샤 검사 실시에서 수검자에게 "당신이 본 것을 저도 볼 수 있도록 설명해 주시기 바랍니다"라고 요청하는 건 실시 방법에 나오는 내용이기도 합니다. 전혀 새로운 게 아니에요. 하지만 심리평가를 많이 하게 되면서 시간에 쫓기게 되고 수검자와 동일한 시각으로 보려는 시도를 언제부터인가 안 하게 되는 것이죠.
그런 의미에서 'Back to Basics'하는 걸 다시 한번 생각해 보셨으면 합니다. 뭐든지 기본이 가장 중요한 법이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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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소년 상담사 자격 연수 때 매번 로샤 검사의 중요성을 강조만 해놓고 책임도 못 지는 무책임한 월덴지기입니다. ㅠ.ㅠ
올해는 아예 저보고 로샤 워크샵을 진행해 달라고 직접 문의를 주신 선생님까지 계셨는데 제가 하는 일도 없이 바쁜 통에 그 청을 들어드리지 못했습니다.
대신 실력 충만한 선생님들께 연결했는데 제 push가 통했는지 올해가 가기 전에 다행히 로샤 워크샵이 열렸네요.
10월 3일부터 12월 12일까지 매주 토요일 저녁 5시에서 8시까지 3시간 동안 10주에 걸쳐 진행되는 로샤 집중 워크샵입니다.
작년에 4주 동안 진행되는 로샤 미니 워크샵을 소개한 적이 있는데 이번은 10주로 대폭 강화되었네요. 기대가 큽니다.
로샤 검사의 실시, 채점, 해석 3단계를 모두 다룰 뿐 아니라 사례 supervision까지 진행되는 알찬 워크샵이네요.
강사는 제가 실력을 보장하는 두 임상심리전문가 선생님입니다.
이 참에 로샤를 정복해야겠다고 마음 단단히 드신 분이나 다시 한번 체계적으로 정리를 한번 해봐야겠다고 생각하는 분에게 추천합니다.
자세한 내용은 첨부한 파일을 참고하시기 바랍니다.
덧. 정원이 8명에 불과하니 서두르시기 바랍니다. quality를 유지하기 위해 추가 접수를 안 받는 걸로 알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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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09/14 13: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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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K.아카데미의 심리평가 워크샵 : Rorschach, 실시에서 해석까지 워크샵을 엽니다. (드디어!) 일 년 만에 D.K. Academy의 심리평가 워크샵이 열립니다. 로샤에 대한 워크샵 요청이 있어서, 올해가 가..
상담을 하는데 심리평가가 대체 무슨 도움이 되느냐고 생각했던 과거와 달리 이제 그렇게 생각하는 상담자는 아마도 거의 없을 겁니다. 심리평가를 통해 얻을 수 있는 정보의 유용성에 대한 합의는 어느정도 이루어졌다고 볼 수 있죠.
하지만 상담에서 심리평가를 실시하는 시점에 대해서는 여전히 다양한 의견이 난무하고 있어 개인적인 생각을 좀 정리해 봤습니다.
우선 상담 현장에서 심리평가를 실시하는 것과 관련하여 제가 전해들은 내용(개인적으로 전혀 동의할 수 없는)을 몇 가지 말씀드리면 아래와 같습니다.
* 심리평가는 상담 초기(아예 3회기 내로 못을 박은 상담자도 있음)에 실시해야 한다.
* 상담이 어느 정도 진행되어 일정 시간이 지난 내담자에게는 심리평가를 해서는 안 된다.
* 내담자가 오염(?)되기 전에 심리평가를 실시해야 한다.
심리평가를 상담 초기에 실시해야 한다는 근거로는 내담자의 심리적 문제를 최대한 빨리 파악하여 도움을 줘야 한다는 걸 듭니다. 하지만 심리평가 실시에 장점만 있을까요? 강력한 스트레스 상황에 노출되어 트라우마가 생겼지만 이를 감당할 심리적 자원이 부족하여 당분간 억압의 심리적 기제만으로 버티는 내담자에게 로샤와 같은 심층적인 무의식을 탐색하는 투사법 검사를 성급하게 실시해 2차적 가해를 가할 위험을 감수하는게 내담자를 진정으로 위하는 방법이라고 볼 수 있을까요?
일정 시간(대체 어느 정도?)이 지난 내담자에게 심리평가를 실시해서는 안 된다는 근거는 못 들었지만(아마도 없을 듯) 너무 터무니 없어서 반박해야 할 지조차 모르겠습니다. 그럼 임상 현장에서 이미 어느 정도 정신의학적 치료가 진행된 환자에게 심리평가 의뢰된 경우에는 이를 거부해야 한다는 걸까요? 치료의 효과 검증 차원에서나 이후 치료 방향을 설정하기 위해 중간에 심리평가를 실시하는 건 그리 드물지 않은 일입니다.
내담자가 상담에 익숙해지는 걸 왜 오염되는 거라고 간주하는 지 잘 모르겠지만 심리검사도구는 수검자가 원하든 원치 않든 스스로 지키고자 하는 심리적 영역을 필요에 의해서이기는 해도 어쩔 수 없이 침범하게 되기 때문에 숙련된 전문가에 의해 신중하게 수행되어야 합니다.
또한 상담에서의 라포 만큼 심리평가에서도 검사 라포가 중요합니다. 검사 라포가 형성되지 않았다면 심리검사 결과가 수검자의 최상 수행을 담보하고 있다고 볼 수 없기 때문에 해석이 제한될 수 밖에 없습니다.
그러므로
심리평가를 실시하는 임상가는 내담자의 심리적 상태와 호소 문제의 유형에 따라 적절한 검사 도구와 타이밍을 결정해야 하는데 이 때 특히 중요한 것은 흔히 착각하듯이 심리검사의 결과에 따라 문제를 정의하는 것이 아니라 검사 이전에 세운 심리적 가설을 검증하기 위해 필요한 검사 도구를 선택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가능한 한 정확한 가설을 세우려면 내담자에 대한 정확한 정보를 얻어야 하고 그러자면 어느 정도의 시간이 필요합니다. 심리평가를 실시하는 상담자의 노하우는 내담자에 따라 달라지는 그 시간을 파악해 타이밍을 결정하는 겁니다.
내담자에게 반드시 심리평가를 실시해야 하는 시점이란 없습니다. 내담자에 따라 개입 초기에 실시해야 할 수도 있고 상담 중간에 해도 되는 경우도 있으며 상담을 종결할 때 상담 효과의 확인 차원에서 할 수도 있는 겁니다. 그러니 심리평가를 반드시 어느 타이밍에 해야 한다고 믿고 계시거나 누군가로부터 그런 말을 듣게 되면 반문해 보시기 바랍니다. 대체 왜 그 때여야 하는지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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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은 거창합니다만 그리 대단한 내용은 아니고 선별평가도구로 많이 사용하는 MMPI-2의 D, RC2 척도를 활용해 우울 관련 장애를 개념적으로 구분하는 방법을 알려드리려고 합니다.
예전에 MMPI를 사용하던 시절에는 흔히 2-7-0 또는 2-7 code tyep이 전형적인 우울 장애 프로파일이었습니다. 물론 요새도 이 code type 양상이 분명하면 우울 장애를 고려하기는 합니다만 요새 정신건강의학과에서 유행하는 진단은 Mixed Anxiety and Depressive Disorder입니다. 아무래도 7번 척도의 상승을 무시하기는 힘드니까요.
하지만 불안까지 함께 고려하면 경우의 수가 너무 많아지기 때문에 오늘은 임상 척도 D, 재구성 임상 척도 RC2 딱 두 개만 갖고 우울 장애와 관련된 진단 가설을 설정하는 걸 생각해보려고 합니다.
원래 임상 척도의 재구성 임상 척도 모두 임상적으로 유의미한 수준의 해석 기준 점수는 65T이나 편의 상 즉각적인 심리치료 또는 약물 치료를 요하는 수준의 개념적 진단 기준인 70T로 설명하겠습니다.
D 척도 상승 : Depressed Mood 상승
RC2 척도 상승 : Positive Emotion 하강
경우의 수는 크게 3가지입니다.
* D 척도 70T 이하, RC2 척도 70T 이상
* D 척도 70T 이상, RC2 척도 70T 이하
* D 척도 70T 이상, RC2 척도 70T 이상
1. D 척도 70T 이하, RC2 척도 70T 이상 -> 기분 부전 장애(Dysthymic Disorder) 고려
depressed mood는 별로 보고되지 않고 positive emotion만 낮은 경우입니다. 상담이나 구조화된 면담에서 내담자가 '사는 재미가 별로 없고 웃을 일도 별로 없다'고 보고하는 것이 전형적인 양상입니다. 우울해 죽을 지경은 아니지만 그렇다고 즐거운 일도 없는 상태가 꽤 오랫동안 지속되어 왔기 때문에 작은 스트레스에도 취약할 수 있습니다.
2. D 척도 70T 이상, RC2 척도 70T 이하 -> 우울 장애(Depressive Disorder) 고려
1번 경우와 반대로 depressed mood는 높은 수준인데 positive emotion가 하강하지 않은 경우입니다. 수검자가 우울감을 느끼고 있고 cognitive triad에 해당하는 문제도 보고하는데 그래도 삶의 즐거움이 완전히 소실되지는 않아 buffer 역할을 어느 정도 하고 있는 상태입니다. 이 경우는 약물 치료가 필요한 수준인지 알아보기 위해 D척도의 하위 척도에서 D2 정신운동지체 소척도가 어느 정도 상승되어 있는지를 확인하고 로샤 같은 투사법 검사를 추가로 실시하는 게 좋습니다. emotional support를 제공하는 가족 및 주변 사람들이 많을수록 우울에서 빠져나오는게 쉬워집니다.
3. D 척도 70T 이상, RC2 척도 70T 이상 -> Double Depression(Major Depressive Disorder) 고려
depressed mood도 높은 수준이고 positive emotion까지 하강한 경우로 예후가 가장 좋지 않습니다. 대개는 기분부전 장애 상태가 오랫동안 지속되어 오다 발병 시점 앞뒤로 강력한 stressor를 만나 한번 더 추락한 형국입니다. 그래서 double depression이라고 하는거죠. depressive해지기 오래 전부터 긍정적인 정서도 고갈되어 온데다 이러한 긍정적 정서의 고갈이 주변의 지지 체계 부족에서 비롯된 경우가 많기 때문에 정작 심각한 우울이 찾아왔을 때 도움을 받을 곳이 아무데도 없습니다.
이 경우는 대개 응급실을 통해 종합병원급의 보호 병동에 입원하는 경우가 많으며 자살 위험성도 높기 때문에 주의 관찰을 요합니다.
DSM-5 기준으로는 Persistent Depressive Disorder가 가장 부합하는 진단명입니다.
덧. 우울 장애의 임상적 진단이 이렇게 쉽다면 얼마나 좋겠어요. 하지만 정확한 변별 진단을 위해서는 D, RC2 척도의 조합만 믿지 마시고 다른 심리검사결과와 면담, 배경 정보, 치료력 등을 포괄적으로 함께 고려하셔야 합니다. 위의 내용에만 너무 의존하지 마시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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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담 현장 분위기가 단기 상담, 구조화된 상담 위주로 바뀌는 추세이기 때문에 덩달아 심리평가의 중요성도 강조되고 있습니다.
물론 여건 상 종합심리평가를 하지는 못하고 MMPI-2/A, SCT 조합으로 구성한 선별심리평가 결과를 상담 전에 routine하게 실시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내담자를 배정받은 상담자는 자신과 상관없이 실시된 선별심리평가 결과를 손에 쥐고 상담을 시작하게 되는데 필요에 따라 추가적인 심리검사 실시를 고려하기도 합니다.
이 때 주로 활용하는 검사는 HTP이며 심리검사에 익숙한 상담자의 경우 로샤, TAT 등을 추가로 실시하기도 합니다.
그런데 로샤 검사의 경우 Exner 방식의 구조적 요약 해석에 익숙한 상담자가 많지 않기 때문에 반응과 inquiry에 입각한 내용 분석 결과를 중심으로 해석합니다.
문제는
비구조화된 검사 결과에 너무 의존하게 되면 가설을 설정, 검증, 채택/기각하는 과정 대신 배경 정보나 상담 내용 등과 일치하는 내용만 선택적으로 활용하게 되어 선별심리평가를 실시하는 이유가 무색해질 수 있다는 겁니다.
이는 상담자가 맥락 정보를 다루는데 익숙해질 수 밖에 없는 훈련 과정 때문인데 선입견과 편향에서 자유로워지기 위해서는 의식적으로 구조화된 검사 활용에 치중할 필요가 있고 특히 구조화된 검사의 대표격인 MMPI-2/A의 결과 해석 공부에 주력해야 합니다.
투사법 검사를 공부하는 것, 특히 로샤의 구조적 요약 해석을 공부하는 건 매우 중요하고 필요하지만 그만큼 객관적인 검사의 결과를 정확하게 이해하고 숙지하는 것도 상담자에게는 중요하다는 점을 아셨으면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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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리평가를 할 때 초기부터 가설을 설정하는 것이 얼마나 중요한 지에 대해서는 이미 여러 차례 다른 글에서 강조한 바 있습니다.
가설을 설정하지 않고 나중에 결과만 갖고 살펴보겠다고 무턱대고 심리검사부터 실시하면 나중에 훨씬 많은 시간이 낭비되는 것은 물론 원했던 충분한 결과가 나오지 않는 경우 길을 잃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렇게 되면 수검자는 수검자대로, 검사자는 검사자대로 힘들게 비용과 시간을 들여 실시한 검사 결과를 제대로 활용할 수 없습니다. 그래서 심리평가 과정에서 검증이 가능하도록 압축된 핵심 가설을 설정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그런데 자신이 상담을 해오던 내담자를 평가하거나 이전 치료력이 풍부한 내담자를 재평가 하게 되는 경우에는 배경 정보가 많기 때문에 초기 가설을 설정하는 것이 비교적 쉬운 편입니다. 하지만 배경 정보가 부족하거나 잘못된 배경 정보로 인한 오염을 우려해 blinded-interpretation을 선호하는 평가자(초심자에게는 추천하지 않습니다. 중급 이상의 평가자들만 이 방식으로 하세요)의 경우에는 가설을 설정하지 않고 검사에 들어가기도 합니다.
그렇다고 평가 내내 가설을 설정하지 않는 것은 아니고 검사를 실시한 뒤에 가설을 설정하고 검증하는 방법도 있습니다.
이건 어떻게 하는 걸까요? 이 때 중요한 건 심리검사를 실시하는 순서입니다.
저도 그렇고 많은 평가자들이 종합심리평가의 경우 구조화된 검사를 먼저 실시하고 비구조화된 투사법 검사를 나중에 실시하는데 이 때 먼저 실시한 구조화된 검사(대표적으로 MMPI-2/A)로 가설을 설정하고 뒤에 실시한 비구조화 검사(대표적인 것으로 로샤) 결과로 이를 검증하는 겁니다.
예를 들어 MMPI-2에서 D, RC2, DEP 척도를 비롯해 모든 임상, 내용 소척도만 상승했다면 당연히 고려해야 할 가설은 Depressive Disorder 계열의 진단이죠. 아마도 Double Depression을 최우선으로 고려할 겁니다. 자, 그렇다면 비구조화 검사에서는 어떤 검사 sign들을 기대해야 할까요? depressive mood와 low positive affect가 동시에 나와야 하겠지요. 로샤라면 C', Y 등과 함께 8, 9, 10번 카드를 비롯한 유채색 카드에서 밋밋한 F반응으로 일관하는 양상을 동시에 보였을 때 가설을 지지한다고 볼 수 있을 겁니다.
그럼 반대 방향으로 가설을 검증하는 방법은 어떨까요? 비구조화된 검사 결과로 가설을 설정하고 구조화된 검사로 그 가설을 검증하는 것이죠.
언뜻 생각하면 그래도 될 것 같지만 반대 방향으로 하면 대안 가설(alternative hypothesis)들이 너무 많아져서 이를 일일이 확인하느라 시간이 너무 많이 걸립니다. 굉장히 비효율적이에요.
그러니 구조화된 검사 결과로 가설을 설정하고 비구조화된 검사 결과로 이를 검증하는 방식이 더 낫습니다.
* 포스팅 두 줄 요약
- 심리평가에서 가설을 설정/검증하는 시점은 심리검사 실시 전/후의 두 가지로 나뉨
- 후자의 경우 구조화된 검사 결과로 가설을 설정하고 비구조화된 검사 결과로 검증하는 방법을 추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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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년 11월 24일 경기도청소년상담복지센터 강의에서 사용했던 PPT입니다.
이날 강의는 8시간 Full-Day Workshop이었는데 오전 4시간에는 MMPI-2/A, SCT를 중심으로 한 심리평가의 해석 및 적용에 대해 다루었고,
오후 4시간 동안에는 심리평가의 실시 및 보고서 작성법을 집중적으로 다뤘습니다.
MMPI-2/A, SCT를 활용한 선별평가에 대해서는 그동안 월덴 3에서도 몇 차례 소개하고 다양한 버전의 자료도 올려드렸지만 심리검사 실시 및 심리평가보고서 작성에 대해 정리한 자료는 이번이 처음입니다.
목차는 다음과 같습니다.
1. 심리평가의 이해
2. 심리검사의 실시(검사 전, 중, 후)
3. 심리평가보고서의 작성
4. 심리평가보고서의 내용
5. 해석 상담 및 보관, 제공
포함되어 있는 주된 내용은 아래와 같습니다.
* 종합심리평가란
* 종합심리평가의 대안?
* 심리평가를 실시하는 상담자가 명심할 점
* 정보 확인 : 검사 전
* 가설을 세우는 이유 : 검사 전
* 가설 설정 시 점검 사항 : 검사 전
* 그래도 가설 설정이 어렵다고? : 검사 전
* 검사 전 준비 : 검사 전
* 검사 전 준비물 : 검사 전
* 검사실 준비 : 검사 전
* 검사실의 물리적 환경 : 검사 전
* 검사실 집기 : 검사 전
* 검사 중 행동 관찰 : 검사 중(대면 검사)
* 검사 순서 : 검사 중(대면 검사)
* 부모가 아동/청소년을 관찰, 평정하는 검사
* MMPI-2/A의 직관적 이해
* 자살 위험성 평가
* S척도 상승의 의미
* SCT
* BGT
* 지능 검사
* HTP, KFD
* 로샤
* 검사 중 호칭 : 검사 중(대면 검사)
* 검사 후 면담 : 검사 후
* 면담 시 염두에 두어야 할 요점 : 검사 후
* '왜 지금 오셨나' 질문의 중요성 : 검사 후
* 심리평가보고서의 작성 목적
* 심리평가보고서 작성의 대원칙
* 심리평가보고서 작성의 세부 원칙
* 현장에 따른 심리평가보고서 작성
* 제공 대상에 따른 심리평가보고서 작성
* 심리평가보고서 작성 시 검사 sign 선별 단계
* 그래도 어렵다면 '의외성'에 주목하자
* 개인 정보
* 의뢰 사유(Reasons for Referral)
* 실시한 검사(Administered Tests)
* 행동 관찰(Behavioral Observation)
* 검사 결과 기술의 일반 원칙
* 인지 기능(Cognitive Functioning) 기술 순서
* 지각 & 사고
* 성격 & 정서(Personality & Emotion)
* 요약 및 제언(Summary & Recommendation)
* 작성자의 확인
* 해석 상담
* 심리평가, 보고서, 해석 상담은 한 세트
* 심리평가보고서의 제공
* 심리평가보고서의 전송
* 심리평가보고서 및 원자료의 보관
오전 강의와 연결하기 위해 자료의 앞부분이 살짝 중복됩니다만 중복되는 부분이 많지는 않습니다.
원래는 심리평가보고서 작성법만 다루려고 했습니다만 준비를 하다 보니 결국 검사 전, 중, 후에 챙겨야 할 내용 뿐 아니라 최종 결과물인 심리평가보고서의 제공, 전송, 자료 보관까지 다룰 수 밖에 없더군요. 그래서 슬라이드의 양이 생각보다 많아졌습니다.
아래는 같은 날 오전 강의에서 사용했던 PPT자료입니다. MMPI-2/A와 SCT를 중심으로 한 심리평가 해석에 대한 자료는 몇 차례 올린 적이 있습니다만 이 자료가 가장 comprehensive한 겁니다. 임상심리평가에 대한 이론적인 소개나 심리평가의 활용 부분을 빼고 순수하게 MMPI-2/A, SCT에 대해서만 다룬 약식 버전을 원하는 분들은
'심리검사 결과의 해석 : MMPI-2/A & SCT를 중심으로(아동/청소년용)' 포스팅에 링크된 자료를 다운로드 받으시면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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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인적으로 종합심리평가에 포함된 6가지 검사 도구만으로는 성격장애를 진단하기에 부족하다고 생각(로샤와 TAT도 충분치 않다고 생각함)하기에 대안 중 하나로 TCI를 추천하곤 합니다.
Cloninger가 애시당초 자극 추구, 위험 회피, 사회적 민감성 기질 차원의 조합을 통해 전통적인 성격장애 진단 가능성을 타진했죠. 이 중에는 DSM 체계에 속하는 성격 장애가 5개(
반사회성, 연극성, 경계선, 분열성, 강박성)나 포함되었습니다.
오늘은 그 중 반사회성 성격장애를 TCI와 MMPI-2의 조합으로 진단하고, 또 어떤 양상을 보이는지 살펴보도록 하겠습니다.
TCI에서
반사회성 성격장애 기질 유형은 HLL 유형입니다.
자극추구 : High
위험회피 : Low
사회적민감성: Low
물론 HLL 기질은 모험가 타입도 포함하기 때문에 각 기질의 점수가 극단적으로 높을 때에 한해 반사회성 성격장애로 진단하는 것이 안전합니다. 제 경험 상으로는 반사회성 성격장애이면서 점수가 높지 않은 경우는 거의 없더군요. 대개 극단적인 백분위값을 나타냅니다.
그렇다면 극단값을 갖는 HLL 기질 유형은 모두 반사회성 성격장애일까요? 꼭 그렇지는 않습니다. 제 경험 상으로는 반사회성 성격장애의 TCI 성격 유형은 다시 크게 세 가지로 나누어지는데 유형에 따라 나타나는 양상이 조금씩 다릅니다. 성격 차원도 자율성은 극단적으로 높고, 연대감은 극단적으로 낮은 것은 공통적이며 자기초월 차원의 차이에 따라 양상이 달리 나타납니다.
1. HLH 성격 유형 : 편집성(paranoid)
자율성 : High
연대감 : Low
자기초월 : High
HLH 성격 유형은 얼핏 보면 편집성 성격장애처럼 보입니다. 그래서 처음 볼 때는 살짝 헷갈립니다. 상담을 요청하는 이유도 대부분은 관계사고나 피해의식 때문이며 심한 경우는 박해망상의 수준을 보이기도 합니다. 일이 잘못되면 관계사고의 대상인 사람에게 모든 원인을 귀인하고 책임을 돌려 탓하기 때문에 끊임없이 주변 사람들과 갈등을 일으키고 민원 제기, 법적 소송 등으로 물의를 일으킵니다. 특정 인물들이 나름의 비밀 결사를 만들어서 자신을 의도적으로 박해하고 있다고 이야기하는 경우가 많으며 그 이유는 자신이 너무 공정하고 착하기 때문이라고 말합니다.
2. HLM 성격 유형 : 괴롭히는
자율성 : High
연대감 : Low
자기초월 : Medium
자기초월 차원에서 균형감을 잃지 않고 있어 겉보기에는 별로 문제없는 듯 보이지만 자기 목표 달성을 위해서는 얼마든지 아랫사람을 희생시켜도 된다는 식이기 때문에 무차별적으로 밀어붙이면서도 일의 성공을 위해서라고 둘러대지만 정작 성공하고 나면 자신의 공헌만을 뻥튀기하고 다른 사람의 노력은 안중에도 없습니다. 승부욕이 매우 강해서 지는 것을 용납하지 못하며 동료, 후배, 부하 직원 할 것 없이 주변 사람들을 괴롭히는 스타일입니다. 그래도 아래의 HLL 유형처럼 노골적으로 거만하지는 않습니다.
3. HLL 성격 유형 : 독재적인(Autocratic)
자율성 : High
연대감 : Low
자기초월 : Low
말 그대로 독재자의 면모를 보이는 유형입니다. 자기초월 차원이 극단적으로 낮은 수준이기 때문에 지극히 속물적이며 자기 중심적이고 권위적인 특성을 많이 보입니다. 목적 의식이 분명하고 목표 지향성이 뚜렷하기 때문에 일이 잘 돌아갈 때는 자신의 행동을 효율적으로 통제함으로써 굉장히 능력있는 사람처럼 보이지만 일단 문제가 발생하면 관대함이나 참을성이 거의 없고 실수를 잘 용납하지 못하기 때문에 혹독히 처벌하는(그러면서도 자신은 절대로 책임을 지지 않는) 사람입니다. 전형적인 화이트 컬러 반사회성 성격장애가 바로 이런 사람이죠.
그래서 상담 장면에서 만날 수 있는 경우 중에서는
HLL 기질 유형과 HLL 성격 유형 조합이 전형적인 반사회성 성격장애일 가능성이 가장 크다고 볼 수 있습니다.
그렇다면 MMPI-2에서는 어떨까요? 미안하지만 범죄자가 아닌 사회 적응이 어느 정도 가능한 반사회성 성격장애의 경우 흔히 예상하듯이 Pd2(권위불화) 임상 소척도, ASP1(반사회적 태도), ASP2(반사회적 행동) 내용 소척도가 상승하는 경우는 거의 없습니다. 이 척도들이 노골적으로 상승한 사람들은 이미 범죄 경력이 있거나 아예 교도소에 있거나 하겠죠. 당연히 상담을 받으러 오지도 않을 겁니다.
오히려 예상 밖으로 상승하는 척도는 다음과 같습니다.
성격병리척도 중 AGGR 척도가 상승하는 경우가 생각보다 많고 특히 HLH 성격 유형인 경우 실제 행동화 할 가능성이 큽니다. 실제 폭력을 휘두르지 않아도 신체적인 위협이나 협박을 흔히 사용합니다.
DISC 성격병리척도가 동반상승하면 더욱 위험.
HLL 성격 유형의 남성인 경우
GM, ES 보충척도가 동시 상승(70T 이상)한 경우 마초적 기질이 농후하고 굉장히 완고하며 고집 또한 세기 때문에 상담자의 말을 귀담아 듣지 않고, 겉으로는 순응적으로 보이지만(특히 S척도 상승 시), insight가 없기 때문에 상담 진행에 애로가 많습니다.
함께 살펴본 것처럼 MMPI-2만 갖고 반사회성 성격장애를 진단하려고 한다면 굉장히 좌절스러운 결과를 맞게 됩니다. 교과서에서 배웠던 반사회성 관련 척도가 상승하는 경우가 거의 없기 때문이죠. 그래서 진단은 TCI의 반사회성 기질과 HLH, HLM, HLL 성격 유형 조합으로 하고 MMPI-2를 통해서는 일상 생활에서 이들이 어떤 행동 양상을 보일지에 초점을 맞추어 formulation하는 것이 훨씬 나은 방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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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가 항상 믿고 추천하는 D. K. Academy의 로샤 워크샵이 떴습니다~~~
얼마 전에 1년에 고작 1~2번에 불과한 금쪽같은 종합심리평가 워크샵이 성황리에 끝났다는 소식을 전해 들었는데 올해가 가기 전에 또 한 번 유종의 미를 거두기라도 하듯 의욕이 활활 불타오르는 미니 워크샵 공지가 떴습니다.
D. K. Academy의 워크샵은 양보다 질을 우선시하는 밀착토론형 supervision식 워크샵이라 항상 정원이 번개같이 마감되곤 합니다.
오죽 했으면 D. K. Academy의 워크샵 정보를 조금이라도 먼저 알아내려고 [월덴통신] 구독자로 가입하는 선생님이 계실 정도랍니다(이 참에
월덴통신도 묻어가는 소개~).
어쨌거나 4주 동안 실시와 채점, 특히 많은 분들이 어려워하시는 inquiry를 꼼꼼히 살펴본다고 하니 그동안 로샤에 대한 갈증이 심했던 분들이라면 얼렁 달려가시기 바랍니다. 8명 내외로 선착순 마감된다고 하거든요;;;;
11월 8일부터 29일까지 4주에 걸쳐 매주 토요일 오전에 진행되는 워크샵입니다.
좀 더 자세한 내용은 아래의 링크를 클릭해서 살펴보시기 바랍니다.
D. K. Academy의 로샤 미니 워크샵을 보시려면 클릭!~
제가 상담 분야에서 일하는 선생님들을 대상으로 강의 할 때마다 매번 강조하는 게 로샤를 공부하시라는 거잖아요. 이 기회를 놓치지 마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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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10/17 23: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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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K.아카데미의 심리평가 워크샵 : 로샤 기초 워크샵을 엽니다. 그동안 많은 분들이 문의를 주셨는데 이제야 로샤 워크샵이 시작합니다. 올해 들어서는 D.K. 아카데미의 마지막 워크샵입니다. ..
심리평가를 해야 하는 임상가라면 누구나 어떻게 하면 최소한의 심리검사도구를 사용해 수검자의 심리 상태를 정확하게 파악하고 필요한 도움을 제공할 수 있을까에 대해 고민할겁니다.
그러자면 수많은 심리검사도구의 사용법을 숙지하는 것도 중요하고, 그러한 도구 중 적절한 것을 선별해서 사용할 줄 아는 법도 중요하겠습니다.
그런데 매뉴얼을 열심히 외운다고 해서, 또는 무조건 검사만 많이 한다고 해서 그런 능력이 절로 생기는 걸까요?
그런 의미에서 심리평가가 상시화된 병원 장면을 중심으로 어떤 순서로 심리검사도구를 활용하면 좀 더 효율적으로 심리평가를 숙달할 수 있는지 개인적인 생각을 정리해 보고자 합니다. 물론 어디까지나 개인적인 경험을 바탕으로 한 것이니 참고하시기 바랍니다.
저는 다음과 같은 순서가 심리평가를 익히는 데 가장 효율적이라고 생각합니다.
지적 장애 판정 -> 소아 발달 장애 평가 -> 소아 관련 장애 평가 -> 보호 병동 평가 -> 낮 병동 평가 -> 개방 병동 평가 -> 성인 외래 평가
1. 지적 장애 판정
: 지능 검사 도구는 평가자의 시간과 노력은 많이 요구하면서도 수가가 낮아 그리 대접받지 못하는 검사 중 하나지만 종합심리평가의 메인 검사 중 하나이기 때문에 그렇다고 소홀히 할 수도 없는 검사죠. MMPI-2/A나 로샤와 달리 지능 검사는 따로 익히기가 쉽지 않은 검사이기 때문에 지적 장애 판정을 많이 하게 되면 비교적 빠른 시간 안에 익숙해 질 수 있습니다. 대개는 지능 검사 도구를 중심으로 사회 성숙도 검사까지만 하기도 하고 거기에 BGT 정도가 추가되거나 표준화된 지능 검사를 실시하기 어려운 경우 지능 추정 검사인 그림 어휘력 검사와 VMI를 대신 실시하는 수준이기 때문에 큰 부담이 되지 않죠. 지적 장애 판정 때문에 검사를 받으러 오는 수검자들은 대개 Mental Retardation인 경우가 많아 검사 결과를 실시하는 것도, 해석하는 것도 그리 어렵지 않습니다.
2. 소아 발달 장애 평가
: 지능 검사 도구에 익숙해지고 Mental Retardation에 어느 정도 익숙해지고 나면 그 다음은 말이 늦다고 방문하는 소아와 관련있는 장애를 변별하는 연습을 집중적으로 하는 것이 좋습니다. 대개 Communication Disorder, Pervasive Developmental Disorder, NOS, Mental Retardation을 변별하게 되는데 가능하면 지능 검사 뿐 아니라 Bayley-2와 같은 발달 검사 도구를 집중적으로 익히는 기회로 삼으면 좋습니다.
3. 소아 관련 장애 평가
: 발달 장애와 지적 장애의 변별에 익숙해지고 나면 영역을 조금 더 넓혀서 소아 Full Battery를 기본으로 해서 ADHD, Learning Disorder 등 다양한 장애를 정확하게 진단하기 위한 훈련을 쌓는 것이 좋습니다. 이 때 Continuous Performance Test처럼 주의력 전문 검사 도구나 기초 학습 기능 검사 등 특수 검사 등을 추가하는 연습을 하게 되죠. 이 때는 PCRP, Family Problem, Sibling Rivalry, Peer Relationship Problem 등 가정 및 학교에서 아동의 부적응을 유발할 수 있는 다양한 환경 변인들까지 통합적으로 고려할 수 있도록 시야를 넓히는 것이 중요합니다. 욕심을 낸 김에 청소년 영역까지 넓혀서 Conduct Disorder, Adolescent Depression, Anxiety Disorder 계열의 장애까지 경험하면 더욱 좋겠지요.
4. 보호 병동 평가
: 소아/청소년 영역의 심리평가에 익숙해지고 난 뒤에는 보호 병동 입원이 필요한 환자군의 평가에 집중하는 것이 좋습니다. 주된 장애군은 SPR Spectrum 장애와 Mood Disorder 군입니다. 보호 병동은 그야말로 외부의 사소한 스트레스도 악영향을 미칠 수 있을 만큼 방어가 약해져 보호가 필요한 급성 환자들이 입원하는 곳이기 때문에 위에서 언급한 두 영역에 속한 다양한 장애들의 주 증상들을 충분히 관찰하고 그것이 심리검사 sign으로 어떻게 나타나는지를 숙지하기 위한 매우 중요한 훈련장이죠.
5. 낮 병동 평가
: 조현병과 기분 장애 군에 익숙해지고 나면 그 중에서도 조현병 만성 장애 환자들을 볼 수 있는 낮 병동에서 수련을 받으면 좋습니다만 낮 병동까지 보유한 수련 기관은 그리 많지 않기 때문에 이 과정은 skip하실 수도 있습니다. 다만 증상이 완전 관해되지 않은 상태에서 양성 증상보다 음성 증상이 주 증상일 경우 심리검사에서 어떤 모습으로 나타나는지를 익히는데는 꼭 필요한 환경이니 정신보건증진센터 등 만성 조현병 환자를 볼 수 있는 현장에서 일을 하실 생각이라면 가능한 한 경험해 보는 것이 좋습니다.
6. 개방 병동 평가
: 보호 병동 수련까지 마치고 나면 심리평가가 주 업무인 병원 세팅에서 일할 수 있는 기본적인 바탕은 마련된 셈입니다. 하지만 특정 장애만 다루는 클리닉이나 상담 센터에서 일하려면 이 정도의 수련 배경으로는 충분하지 않죠. 왜냐하면 다양한 Neurosis 환자에 대한 경험이 부족하기 때문입니다. 개방 병동은 자해, 타해 위험이 크지 않은 다양한 Neurosis 환자가 입원하는 병동인데 주로 화병, Pain Disorder, Conversion Disorder, Somatoform Disorder 등으로 진단되는 성인들이 많습니다. 보호 병동에 입원한 환자들만큼 증상이 dramatic하지 않기 때문에 심리검사 profile이 전형적이지 않으며 통합 해석이 상당히 어렵죠. 심리검사 결과 뿐 아니라 신체검사결과, 간호기록지, 이전 병력 등 다양한 정보를 바탕으로 설정한 가설을 검증하는 연습을 할 수 있는 세팅입니다.
7. 성인 외래 평가
: 성인 외래 환경은 초진 환자를 비롯해 퇴원 후 재진 환자, 거기에 성격 장애 환자에 이르기까지 굉장히 다양한 환자군이 존재하는 곳이며 요새는 특별한 증상이 없어도 갈등 해결이나 스트레스 문제 때문에도 방문하는 사람들이 많기 때문에 진단 뿐 아니라 case formulation하는 것 또한 쉽지 않습니다. 그런데 상담이나 심리치료로 연결되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정확한 평가가 특히 중요한 환경이죠. 게다가 재진 환자의 재평가와 다른 기관에서 치료받던 환자의 변별 평가까지 실시할 수 있기 때문에 심리평가 환경의 총 집결판이자 '끝판왕'이라고도 할 수 있는 곳입니다. 성인 외래에서 심리평가를 하는데 별다른 어려움이 없다면 신경심리평가와 같은 특수 평가를 제외한 Full Battery 평가에는 고수가 되었다고 할 수 있겠지요.
앞에서도 말씀을 드렸지만 이 순서는 제 나름의 경험과 생각에 따른 심리평가를 익히는 최적의 순서일 뿐입니다. 그러니 심리평가 숙련에 관심있는 임상가 선생님들은 자기 나름의 순서를 찾아내는 별도의 노력을 하실 필요가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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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리검사를 실시하다보면 유독 HTP, 로샤와 같은 비구조화된 검사(SCT도 일부 포함)에서 제대로 반응을 못하고 억제하는 수검자를 만나게 됩니다.
검사 시작 전부터 긴장되어 보이는데다 검사자와 눈도 잘 맞추지 못하기 때문에 위축되어 있거나 혹은 평가 불안이 있는 것으로 가정하고 검사에 들어가는데 이게 웬일? 지능 검사 같은 구조화된 검사에서는 그런 반응 억제가 나타나지 않는데다 가끔은 오히려 경쟁적으로 더 열심히 하는 수검자도 있죠.
특히 지능도 양호한 수준인 경우라면 낮은 지능이나 평가 불안에 의한 수행 저하로 설명되지 않습니다.
그렇다면 비구조화 심리검사에서 반응 억제가 나타나는 수검자에게는 대체 어떤 문제가 있는걸까요?
몇 가지 가능성을 가설로 염두에 두고 보실 필요가 있습니다.
하나는 rigidity 문제인데요. 틀에 박힌 생활에 젖어 있고 실패를 두려워 해 문제가 될 만한 낌새가 느껴지는 상황 자체를 피하면서 살아온 회피적인 수검자의 경우 연상에 의해 다양한 반응이 가능한 상황에 제대로 대처하지 못합니다. 인지 구조가 너무 rigid하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비구조화 심리검사에서 얼어붙는(freezing) 상황이 종종 발생하곤 합니다.
그나마 순수한 rigidity 문제라면 괜찮은데 두 번째 가능성과 결합되어 있는 문제라면 좀 심각합니다.
넓게 보면 애착 문제와도 관련이 있겠습니다만 가정 불화가 있는 가정에서 양 부모가 서로 아이를 맡지 않으려고 toss한 경우, 즉 굉장히 불확실한 환경에서 어쩔 수 없이 적응하며 살아온 아이는 답이나 결과가 분명하지 않은 것에는 철저히 반응 억제하는 것을 유일한 대처 방법으로 고집할 수 있습니다.
차라리 틀릴지언정 확실하지 않은 것은 무응답으로 일관하는 것이죠. 그래야 중간이라도 가고 실패해서 버려질 확률을 줄일 수 있다고 생각하는 겁니다.
그래서 양 부모가 서로에게 양육을 toss하는 환경에서 자란 자녀가 rigid한 사고 및 행동 패턴을 내재화하게 되면 구조화된 심리검사와 비구조화된 심리검사의 반응 패턴이 극명하게 나타날 수 있습니다.
reference는 없기 때문에 현장에서 각자 검증해 봐야 합니다만 구조화된 심리검사에 비해 비구조화된 심리검사에서 현저한 반응 억제가 나타나는 경우 성장 환경을 체크해 보시는 게 도움이 될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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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미지 출처 : YES24
임상심리전문가 최정윤 선생님이 쓰신 책입니다. 2002년에 1판이 나왔고 8년 만인 2010년에 2판인 이 책이 나왔습니다. 2판에는 지능 평가, 신경심리평가, 문장완성검사의 사례가 추가되었고 그 밖에 MMPI-2의 소개, 로샤 검사의 내용 분석 내용이 덧붙여졌습니다.
이 책의 가장 큰 장점은 종합심리평가에 포함된 검사를 중심으로 임상가들이 현장에서 가장 많이 사용하는 검사들을 한 자리에서 다루면서도 꼭 알아야 할 핵심 정보만을 군더더기 없이 수록하고 있다는 겁니다.
물론 각 검사를 전문적으로 숙달하고 싶으면 좀 더 깊이 있는 서적을 봐야겠지만 이 책 한 권으로도 왠만한 내용은 커버가 가능할 정도로 정보가가 높습니다. 참고문헌을 보시면 아시겠지만 최정윤 선생님이 국내에 출판된 서적 뿐 아니라 외국의 전문서적까지 꼼꼼히 review해서 쓰셨기 때문에 국내 서적에는 없는 내용들도 많습니다.
예전과 달리 요새는 심리검사를 다루는 개론서들이 꽤 많이 시장에 나와 있어서 그게 그거 아닌가 하는 생각을 하는 분들도 계시겠지만(저도 그랬어요~) 이 책은 확실히 다릅니다.
전문가 12년차에 들어가는 제가 봐도 참 잘 만들었다는 생각이 드는 교재입니다.
필독을 권하는 대상은 임상/상담 관련 대학원생과 수련 과정 1년차 선생님들이고 전문가인 분들도 한 권쯤 갖고 있으면 좋은 책입니다.
개인적으로 2006년에 소개드린 '임상심리검사의 이해'를 먼저 읽고 연이어 읽으면 더욱 효과적인 공부가 될 거라고 생각합니다.
추천합니다.
닫기
* 병전 지능과 수검자의 연령, 학력, 학교 성적, 직업 등을 함께 고려해 보았을 때, 현재 지능이 15점 이상 저하되어 있다면 현재 수검자에게 유의미한 지능 저하가 있는 것으로 추정할 수 있다.
* 소검사 분산 분석에서 유의미성의 기준은 평가치가 절대값 3점 이상 차이가 나는 것으로 잡는 것이 가장 적절하다고 생각된다(Kaufman, 1990).
* 지능 검사의 기본 지식 소검사 중 쉬운 문항에서 실패하면서 어려운 문항에서는 성공하는 경우는 기억의 인출 과정에서의 문제를 시사한다.
* 지능 검사의 기본 지식 소검사 중 주목할 만하게 낮은 점수를 설명할 다른 근거(낮은 교육수준, 문화적 경험의 박탈, 외국에서의 학습 경험 등)가 없고, 다른 언어성 검사들의 점수도 낮다면, 좌반구 손상을 의심해 볼 수 있다.
* 상태 불안, 즉 검사에 대한 불안은 만성적인 불안이나 성격적 특성보다 더 숫자 외우기에 영향을 미친다.
* 숫자 외우기 소검사 중 forward 과제 수행이 backward 과제 수행보다 5자리 이상 긴 것은 정상인에게서는 거의 나타나지 않으며 뇌손상의 신호일 수 있다. 젊은 성인의 경우 backward 과제에서 3자리까지만 성공한다면 그 자체로 뇌기능 장애의 지표가 될 수 있다고 알려져 있다.
* 지능 검사 산수 소검사의 낮은 수행을 수학적 능력의 부족으로 해석하려면 단기 기억, 연속적 정보처리 능력 등 다른 행동적, 인지적 가설을 모두 검토한 뒤에 결론내려야 한다.
* 지능 검사의 이해 소검사는 다른 어떤 언어성 소검사보다도 좌반구 손상에 민감하다.
* 지능 검사의 공통성 소검사에서 수검자의 응답 내용은 그 양상에 따라 다음과 같이 나눌 수 있다.
- 구체적 개념 형성 : 사물의 구체적 특징에 따라 개념화
- 기능적 개념 형성 : 사물의 기능에 따라 개념화
- 추상적 개념 형성 : 범주에 따라 개념화
: 구체적보다는 기능적, 기능적보다는 추상적 개념이 상위 개념화임
* 지능 검사의 토막 짜기 소검사는 어떤 종류이든 간에 대뇌 손상에 취약하다. 특히 우반구의 후반부, 두정엽 후반부 손상에 매우 민감하다.
* MMPI의 증상척도 VS. 성격척도의 구분
- 증상척도 : 1, 2, 7, 8(현실에서 경험되는 고통에 따라 변화되기 쉬운 특성)
- 성격척도 : 3, 4, 5, 6, 9, 0(전형적인 방어기제를 반영)
* MMPI-2에서 F(B) 척도 점수가 유의미하게 상승(임상장면에서 110이상)했고 F(B) 척도가 F척도보다 적어도 30T이상 높을 경우 후반부의 수검 태도가 변화했을 가능성이 크다고 봐야 한다.
* MBTI의 내향적, 외향적 태도의 구별에 대해 Jung은 개체의 주체(subject)와 객체(object)에 대한 태도에 따라서 구분할 수 있다고 보았다. 개인의 태도가 객체를 주체보다 중요시하면 외향적 태도를, 반대로 객체보다도 주체를 중요시하면 내향적 태도를 위한다고 본 것이다.
* BGT에서 도형들이 중첩(collision)되게 그리는 것은 수검자의 자아 기능에 큰 장애가 있음을 시사한다. 또한 계획 능력의 빈약, 극단적인 충동성을 반영하기도 한다. 뇌기능 장애를 가지고 있는 환자의 경우에도 나타날 수 있다.
* BGT에서 가장자리의 사용은 용지 가장자리에서 약 2cm 이내에 7개 이상의 도형이 배치될 때 판정하며 내재된 불안의 지표로 본다.
* BGT에서 용지의 회전은 제멋대로 하려는 경향을 시사하는 것으로 잠재적 혹은 외현적인 저항, 자기중심적인 경향이 있을 때 많이 나타난다.
* BGT에서 폐쇄 곤란(closure difficulty)은 A, 2, 4, 7, 8번 카드에서 주로 나타나며 적절한 대인 관계를 유지해 나가기가 곤란함을 시사한다. 이와 관련된 정서 문제를 반영할 수 있다.
* BGT에서 교차 곤란(crossing difficulty)은 6, 7번 카드에서 주로 나타나며 심리적 단절의 지표가 될 수 있고 강박증, 공포증 환자, 대인 관계의 곤란을 겪는 사람들에게서 많이 나타난다.
* BGT에서 보속성(perseveration)은 자아 통제력의 저하나 현실 검증력의 저하로 해석할 수 있다.
* HTP에서 같은 주제를 반복해서 그리는 perseveration이 나타나는 경우 정신증을 의심해 봐야 한다.
* 로샤 채점 시, a와 p가 동시 채점되는 것은 두 가지 이상의 대상이 운동을 하는 것으로 보고되었을 경우에 한한다. 만약, 한 대상이 능동과 수동의 두 가지 움직임을 보이고 있는 경우라면 능동 반응만 채점한다(개가 앉아서 달을 보고 짖고 있는 반응에 대해서는 FMa로만 채점).
* 로샤 채점 시, 호수, 지도, 바닷속 풍경과 같이 원래 형태가 불분명한 대상에 대해 색채가 사용되는 경우도 흔히 CF로 채점된다. 많은 꽃들 같이 비교적 형태가 막연한 경우에도 CF로 채점되는 경우가 많다.
* 로샤 채점 시, 음영을 사용한 반응 중에서 재질이나 차원 반응이 아닌 경우 대부분 음영-확산 반응(Y)으로 채점된다. 따라서 음영이 반응 결정인으로 사용된 경우, T나 V로 채점될 수 있는지를 살펴본 후 여기서 제외되면 Y로 채점하는 것이 하나의 채점 요령이 될 수 있다.
* 로샤 채점 시, 매우 드물지만 한 반응 안에 동일한 결정인의 서로 다른 범주들이 채점될 수 있는 경우라면, 형태를 최소화하는 방향으로 채점해야 한다. 예를 들어 '빨간 모자를 쓴 곰들이 싸우고 있고, 아래에 있는 빨간 색들은 곰들의 몸에 묻은 피다'라고 반응한 경우 '빨간 모자'는 FC로 채점하지만, '아래에 있는 빨간 색은 곰에 묻은 피다'라는 반응은 CF로 채점한다. 여기서 FC와 CF는 둘 다 같은 색채 결정인에 들어간다. 이럴 때 CF로 채점하는 것이다. 따라서 이 반응의 최종 채점 결과는 FMa.CF가 된다.
* 로샤 채점 시, 순수 F 반응이 혼합 반응(예; Ma.F)으로 채점되는 경우는 매우 드물다. 이런 반응은 신경학적으로 손상을 입었거나 지능이 낮은 수검자들에게서 주로 발견되는 반응으로 자극이 입력되거나 조정되는 과정에서 상당한 지각적 기능 장애가 있음을 가리키는 지표로 해석될 수 있으므로 채점에 신중을 기해야 한다.
* 로샤 채점 시, 수검자의 반응 내용에 들어있는 대상이 여러 개이고 이들의 형태질이 서로 다른 경우 형태질을 따로따로 채점하는 것이 아니라 전체 반응에 대해서 하나로 결정하게 된다. 이때 형태질은 보다 수준이 낮은 대상의 형태질을 사용하는데 단, 이러한 규칙은 전체반응에서 중요한 대상일 경우에만 적용한다. 예를 들어 카드 III에서 '두 사람이 아래에 있는 폐를 잡아당기고 있다'는 반응에서 사람은 o반응이나 폐는 -반응이다. 그런에 폐는 이 반응에서 보이고 있는 동작의 초점이 되는 중요한 위치를 차지하고 있으므로 이 반응의 형태질은 -로 채점하는 것이다.
* 로샤 채점 시, Na는 항상 Bt, Ls보다 우선시된다. 함께 있는 경우 Bt, Ls는 Na에 포함되는 것으로 보고 Na로만 채점한다. 또한 Na는 나타나지 않고 Bt와 Ls만 동시에 나타난 경우에는 둘 중 하나만 채점한다. 이유는 소외 지표를 계산하는데 어느 한 요소가 지나친 영향을 주지 않도록 하기 위한 것이다.
* 로샤 채점 시, CP는 무채색 영역에서 유채색을 지각하는 경우에 채점되는데 결정인을 채점할 때 반점에 유채색은 없으므로 색채 결정인(C, CF, FC)으로는 채점하지 않는다. 보통 수검자들이 반점의 음영 특징에 대해서 유채색으로 지각하게 되므로 음영 반응(Y, YF, FY)으로 채점한다. CP는 무기력한 감정을 보다 긍정적인 감정으로 대체하려는 시도로, 부인(denial)의 방어기제와 관련되어 있다.
* 로샤 특수 점수의 다중 채점 기준
- CONFAB으로 채점한 반응에 대해서는 ALOG를 추가 채점하지 않는다
- CONTAM으로 채점한 반응에 대해서는 어떤 특수 점수도 추가 채점하지 않는다.
- DV, DR / INCOM, FABCOM, CONTAM / ALOG 등의 다중 채점은 만약 반응이 독립적이며 개별적인 것으로 분리될 수 있다면 같이 채점한다. 반응이 중첩되는 경우라면 가중치(WSum6)가 높은 점수 하나만을 채점한다.
* 로샤 채점 시, EB는 개인의 반응 스타일을 나타내는 것으로, M 반응의 비율이 높은 사람은 기본적인 욕구 충족을 위해서 개인의 내적인 사고 활동을 활용하는 경향이 많은 반면, 색채 반응이 많은 사람들은 기본적인 욕구 충족을 위해서 외부 환경과의 상호 작용을 활용하려는 경향이 많다고 본다.
* FM과 m은 투사적인 사고 활동의 일종으로 FM반응은 욕구 충족이 좌절되는 상황에서 증가하는 경향이 있고 m반응은 스트레스 상황에서 증가하는 경향이 있다. 따라서 이 두 변인은 내적인 욕구나 상황적인 자극에 의해 일어나는 내적인 사고 활동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 m과 Y변인은 상황적 불안에 대한 가장 좋은 지표로 알려져 있다.
* 정상 성인에서 P반응의 적정 범위는 5~8개로 볼 수 있다. 평균 이상의 P반응은 관습적으로 반응하려는 경향이 지나친 것으로 지나치게 경제적으로 반응하려는 시도를 반영하고 있을 수도 있고(high L일 경우), 지나치게 정확하게 잘 반응하려는 완벽주의적이거나 강박적인 경향을 반영할 수도 있다(high L이 아닌 경우).
* 평균적인 Zf는 9~13 범위에 속한다. 13이상의 Zf는 기대 이상으로 과도하게 정보처리를 하려고 노력하는 것으로, 9이하의 Zf는 기대되는 이하로 정보처리 노력을 하고 있다는 가설을 세워볼 수 있다.
* FD반응은 너무 많이만 나타나지 않는다면, 자신에 대해서 내성할 수 있는 긍정적인 신호로 해석할 수 있다. 이에 대하여 V반응은 자기 검열과 관련하여 어떤 '초조한 정서'를 경험하고 있다는 의미로 생각된다. 만약 청소년이나 성인에게서 FD나 D가 나타나지 않는다면, 자기 검열 행동, 즉 자신에 대한 내성을 별로 하고 있지 않은 것으로, 자기 자신에 대해서 미성숙하게 지각하는 경향이 있다고 볼 수 있다.
* 통상적인 주제통각검사의 실시 순서
- 1~10번 카드는 첫 회기
- 11~20번 카드는 두 번째 회기에 시행
- 9~12개의 카드만으로 단축 검사를 실시할 수도 있다.
- 가장 유용한 카드로는
-> 성인용 : 1, 2, 3BM, 4, 6BM, 7BM, 8BM, 10, 12BM, 13MF, 18GF
-> 아동용 : 1, 2, 3BM, 4, 6BM, 7BM, 7GF, 8BM, 10, 12M, 13MF, 16, 18GF
덧. 책 내용에 비해 디자인이 정말 구려서 구매 의욕을 확 꺾네요. 시그마프레스는 제발 디자인에도 좀 신경을 써 주셨으면 좋겠습니다. ㅠ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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