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샤 검사 반응의 정신분석적 해석 중 몇 가지 눈여겨 볼만한 내용을 정리해 보았습니다.
* Leichtman에 따르면 아동이 6~7세가 되어야 "로샤가 말 그대로 로샤가 된다"고 합니다. 즉 이 시기가 되어야 비로소 아동이 과제를 '지각적', '연상적'으로 처리할 수 있게 된다는 것이죠. 이 말을 바꾸어서 생각해보자면
6~7세가 되지 않은 아동의 로샤 반응은 해석에 신중을 기해야 한다는 말이 됩니다.
* 선택 영역
: 정신분석적 해석에서 로샤 반응의 선택된 영역은
개인의 지각적 조직화에 있어 융통성과 안정성의 단서가 됩니다. 예를 들어 과도한 통제 욕구를 지닌 사람은 잉크 반점에서 자연스럽게 갈라진 틈을 다루는 것을 힘들어 합니다. 이에 비해 보다 융통성이 있는 사람은 반점의 지각적인 흐름을 따라 자연스럽게 반응할겁니다.
* 형태질
: 반응과 선택된 영역의 지각적 특성 사이의 적합도라고 볼 수 있으며
기본적인 자아 기능, 즉 현실 검증력과 사고에 내재되어 있는 초기의 통제 양상을 반영합니다.
* M 반응
: 대인관계지향을 표현하는데
다양한 방법으로 환경 속으로 뻗어 나갈 수 있는 잠재 능력과 역량을 나타냅니다(Dana, 1968)
-> M반응을 하기 위해서는 불균형을 참아내는 능력이 필요하기 때문에
M반응이 없다는 것은 지적 결핍을 반영한다기보다는 내적인 취약함과 혼란을 암시하는 것이다(Rappaport)
* 자기애를 기초로 타인과 관계를 맺고 자기와 타인 간의 경계가 희미한 사람의 반응
1. 과도하게 생생하고 확신에 찬 반응을 함.
2. 기술된 행위와 표현된 속성이 지각 자체에 고유한 것이라기보다는 주로 우화적으로 표현
3. 지각된 인물의 행동에 강렬한 몰입과 개입이 들어감
4. 기술된 인물들에 자신을 주입하여 타인의 경험을 대리적으로 공유함
* Schachtel의 정신분석적 해석
1. 크기를 언급하는 것은 피검자가 자신의 중요성과 힘에 대한 느낌을 반영하는 것
2. 울타리를 언급하는 것은 보호에 대한 욕구나 두려움을 나타내는 것
3. 공격적인 내용은 상처를 주고 싶은 욕구나 상처 및 상해에 대한 두려움을 표현하는 것
4. 단단함이나 허약함을 언급하는 것은 그 사람의 자기 개념을 반영하는 것
* 형태없는 색채 지각
:
주로 수동적인 자동적 태도와 함께 나타나는데 이는 형태가 적극적인 관찰을 불러 일으키는 반면, 색채는 그렇지 않기 때문입니다.
* FC 반응
:
유연한 통제와 지연 능력을 반영하며 일반적으로 색채가 피검자에게 부과하는 가장 만족스러운 해결책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Rappaport)
* 음영 반응
: 아직까지도 음영 반응은 논쟁의 여지가 많으며 점수의 범주에서도 타당성이 가장 적은 지표로 알려져 있습니다.
FY, YF, F로 채점되는 확산 음영 반응은 스트레스와 관련된 무기력, 수동성, 그리고 불안 경험의 지표로 사용됩니다. 불안을 나타내는 지표는 음영 말고도
무생물 운동 반응(m), 형태 모호 지각(FV) 등이 있습니다.
* 차원 반응(FV, VF, V)
:
고통스럽고 반추적인 내성을 측정하는 지표로 자기에 대한 부정적인 측면이 두드러집니다.
* 공백 반응
: 간혹
공허한 느낌과 내적으로 텅 빈 느낌을 반영하기도 합니다(Lerner).
* 색채와 내용이 일치하지 않는 반응
: '푸른 원숭이', '분홍 토끼'와 같은 반응이 대표적이며
순응성, 조망 상실로 나타나는 인지적 수동성, 자기감(selfhood)의 상실에 대한 공포, 거짓 자기의 발달을 반영할 수 있습니다.
-> 거짓 자기는 외적 요구에 순응하기 위해 진실한 자기를 숨기고 보호하는 것을 목적으로 하는 방어 구조(Winnicott, 1965)로 유아가 비공감적인 어머니를 순응적인 관계로 끌어들이는 것에서 발견된다.
* 반사반응과 거울반응
: 서로 개념적으로 양립되는 것으로
자기애적인 동전의 양면, 즉 자기의 측면과 대상의 측면을 나타냅니다.
- 거울반응 : 자기애의 영역을 표현
- 반사반응 : 미숙한 통제를 사용하려고 하며 외적 질서와 명확성을 지나치게 강조하는 사람들입니다. 이들은
모호하고 친숙하지 않은 자극을 다루는 것을 어려워하고, 성격적으로 억제되어 있으며 과잉통제하는 경향이 강한 사람들입니다.
* 조망 반응
:
방어적 책략과 대상 관계 태도를 나타내는 것으로 위에서 지각 대상을 내려다보는 사람은 타인과 거리를 유지하려는 경향이 있을 뿐 아니라 자신을 타인 위에 올려놓으려는 태도를 반영하는 것으로 여겨집니다. 반대로 지각 대상을 아래에서 올려다보는 피검자들은 자신을 비하하고 낮추는 경향이 있고, 자신을 비굴한 위치에 놓으려고 합니다.
출처 : 로샤 검사의 정신분석적 해석 중 일부 내용 발췌 및 요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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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샤검사의 반응을 통해 임상 장면에서 흔히 맞닥뜨릴 수 있는 주된 방어기제 4가지를 평가하는 방법을 정리해 보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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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샤 반응에서 분열은 기본적으로 특정 대상에 대해 양극단적인 감정을 설명하는 형태로 나타납니다.
1)
구체적인 정서적 차원에서 설명한 인간 지각에 뒤이어 이전 반응에 대한 설명과 정반대의 정서적 묘사를 하는 경우로 다음과 같은 보기가 해당됩니다. "총을 가진 추악한 범죄자 같이 보여요. 그리고 볼을 서로 맞대고 앉아 있는 다정한 부부도 보이네요"
2)
하나의 전체 인간 모습을 묘사할 때, 어느 한 부분을 다른 부분과 정반대의 정서적 차원에서 설명하는 경우로 다음과 같은 보기가 해당됩니다. "거인인데 하체는 위험한 인물로 느껴지지만 상반신은 자상하게 보이는군요"
3)
하나의 반응에 분명히 구분되는 두 사람이 포함되어 있고 두 인물을 상반된 정서적 차원에서 설명하는 경우로 다음과 같은 보기가 해당됩니다. "남자와 여자 2명이군요. 남자는 비열하고 여자에게 소리를 지르고 있어요. 여자는 천사처럼 묵묵히 참고 있네요"
5)
암묵적으로 이상화한 인물에게 하나 또는 그 이상의 특징을 덧붙여서 손상시키거나 엉망으로 만들어 버리는 경우로 다음과 같은 보기가 해당됩니다. "머리가 없는 천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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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샤 반응에서 평가절하는 개인의 내적/외적 대상의 가치와 중요성을 떨어뜨리고, 손상시키며, 약화시키는 경향으로 나타납니다. 혹은 선망하는 대상에 달성하기 어렵다고 느껴지면 대상의 선함을 손상시키고 선망의 원천을 제거하려는 내용을 보고하는 것으로 나타납니다.
평가절하에는 다음과 같은 세 차원이 있습니다.
1.
인간다움의 정도 : 왜곡된 인물이나 신화적 대상을 보고할수록 평가절하를 사용하는 것입니다.
2.
시공간적인 측면 : 과거나 미래, 원거리에 있다고 지각하는 대상일수록 평가절하를 사용하는 것입니다.
3.
정서적 기술에서 표현되는 정도
: 대상을 노골적, 사회적으로 용인할 수 없는 방식으로 설명할수록 평가절하를 사용하는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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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샤 반응에서 이상화는 그 대상의 가치를 높이기 위해 자신의 리비도나 전능함을 대상에 투사하는 내용으로 나타납니다.
이상화의 목적은 어느 한 대상을 박해하는 대상으로부터 완전히 분리시키기 위함이며 그렇게 함으로써 그 대상을 위해와 파멸로부터 보호할 수 있다고 믿습니다.
-> 구체적인 차원은 평가절하와 동일합니다만 방향이 반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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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샤 반응에서 부인도 상위/중간/하위의 3수준으로 내용이 나뉘어 나타나는데 각각의 양상은 다음과 같습니다.
1. 상위 수준의 부인
1) 부정(negation)으로 충동의 거부(disavowal)를 의미합니다. 로샤 반응에서는 보기와 같은 내용으로 나타납니다. "처녀", "천사", "이 사람들은 절대로 화가 나지 않았어요"
2) 주지화(intellectualization)로 지나치게 기계적, 과학적, 문학적, 지적인 방식으로 표현됩니다. 로샤 반응에서는 보기와 같은 내용으로 나타납니다. "두 명의 호모 사피엔스"
3) 최소화(minimization)로 반응에 추동이 부여된 부분이 포함되어 있지만 축소되거나 비위협적인 방식으로 나타납니다. 풍자만화, 시사만화같은 인물로 변화시키는 것도 포합니다.
4) 거절(repudiation)로 거절을 통해 반응을 철회하거나 이미 했던 반응을 부인하게 됩니다.
2. 중간 수준의 부인: 기본적으로 모순이 포함된 반응입니다. 모순의 근거는 감정적, 논리적, 그리고 현실적 이유일 수 있습니다. 로샤 반응에서는 보기와 같은 내용으로 나타납니다. "섹시한 산타클로스", "싸우고 있는 두 명의 수녀", "자면서 책을 읽는 남자"
3. 하위 수준의 부인: 매우 독특한 방식으로 나타나며 양립이 불가능한 묘사를 하는 반응이 포함됩니다. 로샤 반응에서는 보기와 같은 내용으로 나타납니다. "두 사람인데 상체는 여성이고 하체는 남성이군요", "사람인데 입 대신에 새의 부리가 있군요"
출처 : "로샤 검사에 대한 정신분석적 접근" 중 일부 발췌 및 요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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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ernberg(1970)는 방어기제의 조직화 수준을 상위, 중간, 하위의 3수준으로 나누어 설명하고 있습니다.
가장 상위 수준의 방어기제는 보다 진보된 형태로
'억압', '주지화', '합리화' 기제가 해당됩니다.
중간 수준의 방어기제에는
'반동 형성', '투사', '부인' 기제가 해당됩니다.
가장 하위 수준의 방어기제에는
'원초적인 해리'와 '분열' 기제가 포함되는데
분열은 '원초적 이상화', '원초적 평가 절하', '투사적 동일시', '전지전능함'과 같은 다른 방어기제에 의해 지지됩니다.
출처
: Kernberg, O. (1970). A psychoanalytic classification of character pathology.
J. Amer. Psychoanal. Assn., 18: 800-822
태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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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상심리학자들은 로샤 검사를 실시할 때 피검자의 반응에만 주의를 기울이는 실수를 하기가 쉽습니다. 하지만 로샤 검사는 피검자의 반응 내용 뿐 아니라 피검자-검사자 관계를 통해서도 많은 정보를 제공합니다. Schachtel(1966)은 피검자가 로샤 검사 상황을 어떻게 정의하는지 아는 것의 중요성을 주장하면서 피검자가 검사 상황을 정의하는 유형을 다음과 같이 정리하였습니다.
첫째는
권위주의적 정의(authoritarian definition)입니다. 로샤 검사 상황을 권위주의적으로 정의하는 피검자는 권위에 대한 공포, 권위에 대한 동경, 권위에 대한 대항을 특징으로 보이며 검사 상황의 특정한 요구를 충족시키기 위해 뭔가 해야 한다고 느끼지만, 외부로부터 강요되는 요구가 없다는 것을 알고 자신에게 주어진 자유를 매우 두려워하면서 스스로 검사 상황에 맞는 요구를 꾸며내게 됩니다. 따라서 이런 경우 로샤 검사를 학교 시험처럼 생각하고 반응하게 됩니다.
둘째는
경쟁적 정의(competitive definition)로 권위주의적 정의와 비슷합니다만 검사자에게 강력한 부모상을 투영하는 것이 특징입니다. 따라서 피검자는 모든 경쟁자를 패배시키고 검사자(부모)의 사랑이 자신에게만 향하도록 하기 위해 가상적인 타인의 수행을 상상하면서 경쟁하듯이 검사를 수행하게 됩니다.
마지막으로 셋째는
저항적 정의(resistant definition)로 검사 자체를 의식적, 무의식적으로 꺼리는 것이 특징이며, 심지어는 기대되는 것과 반대로 하려는 욕구를 갖게 됩니다. 따라서 피검자는 검사 상황에 고분고분한 태도로 임하지 않습니다.
출처 : Schachtel, E. (1966).
Experiential Foundations of Rorschach's Test. New York: Basic Book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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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acker(1968)는 일찌기 간접적 역전이와 직접적 역전이를 구분한 바 있습니다.
상담이나 심리치료 뿐 아니라 로샤 검사와 같은 심리검사를 실시할 때에도 Racker의 역전이 구분을 활용하면 피검자에 대해 보다 다양하고 풍부한 정보를 수집할 수 있습니다.
직접적 역전이는 간단히 말해서 피검자와 피검자의 검사 반응에 대한 검사자의 반응을 말합니다. 예를 들어 어떤 피검자에게 로샤 검사를 실시했는데 초반의 몇 개 카드에서는 만족스러운 반응이 나와 피검자에 대한 좋은 초기 인상을 형성했는데 4번 카드에서 형태질이 매우 나쁘고, 노골적으로 공격적인 내용의 반응을 접한 이후에 피검자에게 실망하고 좋지 않은 평가를 하게 되었다면 피검자의 반응에 대해 직접적인 역전이가 일어났을 수 있다는 것이죠. 검사자는 이러한 직접적 역전이 가능성에 대해 민감해야 합니다.
간접적 역전이는 직접적 역전이보다 알아차리기가 조금 더 어려운데 이는 역전이가 일어나는 대상이 검사 상황에 없기 때문입니다.
간접적 역전이는 실제 검사가 일어나는 상황 외부에 있는 중요한 타인(significant others)을 향한 검사자의 반응을 말합니다. 예를 들어 검사를 앞두고 대기실에 있던 아동이 자신의 얼굴을 주먹으로 연타하는데도 제지하지 않는 어머니를 검사자가 목격한 이후, 검사를 실시할 때 평소보다 훨씬 엄격하게 표준화된 절차를 지키려고 노력하고 융통성을 발휘하지 않는다면 이는 그 아동의 부모에 대한 간접적인 역전이가 일어난 것입니다. 이 때 검사자는 아동의 부모에게 느꼈던 자신의 분노감을 분석함으로써 아동의 공격적인 행동을 보다 더 잘 이해할 수 있습니다.
Freud의 전통적인 시각에서는 역전이를 치료의 방해물로 여겼지만 현대의 정신분석적 접근을 따르는 심리학자들은 역전이를 중요한 정보의 원천으로 생각하고 있습니다.
출처 : Racker, H. (1968).
Transference and Countertransference. New York: International Universities Pres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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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샤(Rorschach) 검사는 투사법 검사 뿐 아니라 모든 심리 검사를 통틀어서도 차지하는 비중이 매우 큰 검사입니다. 병원에서 수련을 받는 사람 뿐 아니라 전문가가 되어 현장에서 활동할 때에도 여전히 손에서 놓기 어려운, 매혹적인 검사지요.
로샤 검사의 결과를 해석하는 방법은 크게 Exner 방식과 Lerner 방식으로 나눌 수 있는데 저는 병원에서 수련을 받을 때, 철저히 Exner 방식으로 배웠습니다.
즉, 반응영역, 발달질, 결정인, 형태질, 반응내용, 조직화활동, 특수점수를 채점해 구조적 요약(structural summary)을 작성하고 Exner(1991)가 제시한 '종합체계 탐색전략'에 따라 '군집화'와 '계열적 탐색전략'을 이용하여 피검자의 검사 결과를 해석하도록 배웠습니다.
그런데 전문가가 되고 현장에 나와 4년 동안 매년 150~200 케이스의 심리평가를 수행하면서 어느 순간부터 Exner 방식의 해석을 따르지 않게 되었습니다(물론 Exner방식이 피검자의 결정적인 측면을 설명할 것으로 판단되면 여전히 사용하기는 하지만 그런 경우는 드문 편입니다). 현재 저는 카드 속성(card pull)에 기초한 해석과 정신분석적 접근을 따르는 Lerner식 해석을 주로 사용하고 필요할 때만 선별적으로 structural summary를 사용합니다.
그렇게 하는 이유는 무엇보다도 Exner 방식을 따르기 위해서는 structural summary를 구성해야 하는데 채점이 매우 어렵고, 채점 과정에서 오류가 발생할 가능성이 크기 때문에 structural summary의 정확성을 신뢰하기 어렵기 때문입니다. 사실 저는 전문가가 된 지금도 로샤 검사 결과의 채점에 자신이 없습니다. 그런데 재검사를 요청받았을 때, 이전 검사 결과를 요청해서 검토해 보면 저 뿐만 아니라 상당 수 전문가의 채점에 문제가 있는 것을 발견하면서 더 더욱 structural summary를 믿지 못하겠더군요. 게다가 아무리 능숙한 채점자라고 하더라도 다른 심리검사에 비해 채점 시간이 많이 걸려 효율성의 측면에서도 문제가 있습니다.
또한 그동안 수백 건의 심리평가를 진행하면서 Lerner 방식의 해석과 카드 속성을 이용한 해석이 case formulation을 풍부하게 만들고 때로는 저도 깜짝 놀랄 정도로 피검자의 모습을 명징하게 드러내는 경우를 자주 경험하였습니다.
수련을 받는 기관의 특성에 따라 Exner나 Lerner의 해석 방식 중 하나에만 치중하는 경우가 많은데(실제로 많은 기관에서 Exner 방식만 가르칩니다), 이는 유용한 해석 tool 하나를 놓치는 거라고 봅니다.
덧. 노파심에서 말씀드리는데 이 포스팅은 Exner 방식의 해석이 쓸모없다는 무용론을 이야기하는 것이 절대로 아닙니다. 임상심리 전문가는 Exner 방식과 Lerner 방식을 모두 철저하게 알고 있어야 하며, Lerner의 해석 방식을 더 유용하게 사용하고 있다는 제 개인적인 경험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는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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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orschach test는 임상심리전문가라면 누구나 익숙하게 사용하는 투사법 검사지만 그와 동시에 하면 할수록, 배우면 배울수록 점점 더 어렵게 느껴지는 검사이기도 합니다.
로샤 검사는 구조적인 요약(structural summary)을 통한 양적 해석뿐 아니라 정신역동적인 해석도 가능하기 때문에 수련 과정에서는 MMPI보다 더 매력적이고 굉장하게 느껴지는 검사이기도 합니다. 그래서 case formulation을 할 때, 지나치게 로샤 검사의 결과에 치중하는 문제가 곧잘 생깁니다.
수련을 받을 때에는 저도 구조적인 요약을 위한 채점을 지겹도록 했지만 전문가가 되고 난 이후에는 구조적인 요약을 별로 하지 않습니다. 그 이유는 첫째, 채점이 명확해야 구조적인 요약의 지표들이 해석의 가치가 있는데 저는 채점을 그다지 잘하는 편이 아니기 때문에 제가 산출한 지표들을 제가 믿을 수가 없습니다. -_-;;; 둘째, 사실 저는 대단한 귀차니스트이기 때문에 반응을 채점하는 것이 솔직히 귀찮습니다. 쿨럭~ 그렇다고 구조적 요약을 하지 않는 것이 잘하는 짓이라는 이야기는 아닙니다. 특히 수련 과정에 있는 분들은 반드시 구조적 요약을 하시고 채점에도 익숙해지셔야 나중에 애먹지 않습니다.
로샤 카드는 나름대로 특징과 속성이 있습니다. 피검자가 개인적인 연상에 기초하여 반응했다면 그 반응은 투사(projection)에 의해 형성된 것이라고 볼 수 있지만 잉크 반점의 자극 특성에 의해 반응했다면 이러한 반응은 카드 속성(card pull)에 근거했을 가능성이 있습니다. 따라서 로샤 검사를 효율적으로 해석하려면 각 반응의 형성에 미치는 투사와 카드 속성의 상대적 영향을 잘 파악할 수 있어야 합니다.
투사에 의해 형성된 반응은 피검자마다 독특하고 각 피검자에게 내재한 욕구, 태도, 갈등 및 관심사의 다양한 측면을 보여줍니다. 반면 주로 카드 속성에 의해 형성된 반응은 피검자마다 유사한 경우가 많으며, 각 개인의 독특한 성격 역동에 대하여 많은 정보를 제공하지는 않습니다. 어쨌거나 로샤 카드의 속성을 잘 알고 있으면 그만큼 피검자에 대한 이해가 증진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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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Card I
:
맨 처음 접하게 되는 카드이므로 피검자가 새롭고 낯선 상황에 대처하는 방식을 나타냅니다. 따라서 피검자들이 이 카드를 편안하게 다룰 수 있다면 자신의 삶에서도 새로운 스트레스 상황을 효율적으로 처리해 갈 수 있다는 단서를 제공할 수 있습니다.
Card I은 일반적으로 그리 어렵지 않게 반응할 수 있는 카드입니다. 그래서 평범 반응이 쉽게 나올 수 있는데
간혹 피검자가 다른 사람에게 보이고 싶은 자신을 이 카드를 통해 반영하기도 합니다("This is what I want you to know about me"). abuse의 피해자가 "상처입은 나비" 반응을 하거나 비행 청소년이 "천사" 반응을 하는 것을 볼 수 있습니다.
* Card II
: Card II에는 밝은 붉은색 영역이 있는데 피검자들은 이것을 흔히 피로 지각하며 이것이 상처받은 경험을 연상하게 합니다. 그래서
분노나 적개심과 싸우는 피검자들(대표적으로 PTSD환자)은 이 카드에 대해 불편함을 느낄 수 있습니다.
이 카드의 또 하나 특징은 성 반응(sex responses)이라서 피검자가
이 카드에 반응하는 방식은 성에 대한 관심 정도를 나타내기도 합니다.
* Card III
: Card III는 쉽게 사람을 지각할 수 있는 카드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이 카드에 어떻게 반응하는가를 보고
피검자가 대인 관계를 맺는 방식과 태도를 살펴볼 수 있습니다. 피검자가 이 카드를 다루는데 힘들어 할수록 사회적인 상호작용에 대해 부정적이고 혐오적인 태도를 가지고 있을 가능성이 커집니다.
* Card IV
:
Card IV는 흔히 "Father Card"라고 부르는 것으로 이 카드가 크고, 강하고, 힘차고, 무겁고, 강력하고, 권위적이고 때로는 위협적인 것을 연상시킨다는 사실은 이미 입증된 바가 있습니다. 피검자들은 때로 "밑에서 올려다보는 것 같다"는 표현으로 자신을 약하고 열등한 위치에 두는 경향을 보입니다.
* Card V
: 모든 로샤 카드 중
가장 쉽게 반응할 수 있는 카드입니다. Card V는 Card I~IV에서 느꼈던 불편함에서 벗어나 편안함을 느낄 수 있어
"Relief Card"라고 불립니다. 만약
피검자가 이 카드를 다루는데 힘들어 한다면 이는 Card V의 반점 때문이라기보다는 Card IV에서 경험했던 불편감이 연장된 때문일 가능성이 큽니다.
* Card VI
: Card VI는 육체적이든, 심리적이든 간에
대인관계에서의 친밀성과 관련된 연상을 쉽게 유발하는 카드로 Card VI에 반응하는 것이 어렵다면 친밀함과 관련된 두려움이나 기타 문제를 지니고 있음을 시사합니다. Card VI는 card II와 마찬가지로 성적으로 중요한 의미가 있는 반응이 많이 나와 성적인 면에 대한 태도를 탐색할 수 있어
흔히 "The Sex Card"라고 부르기도 합니다.
* Card VII
: Card VII은
전통적으로 여성적인 것과 관련된 특성을 많이 포함하기 때문에 "The Mother Card"라고 부르기도 합니다. Card VII은 흔히 여성성과 관련된 연상을 유도하기 때문에, 이 카드에 반응하기 어려워하는 피검자는 자신의 삶에 있는 여성과 관련해서 고통스럽거나 해결되지 않은 불편감을 경험하고 있을 가능성이 있습니다.
* Card VIII
: 검거나 회색의 음영에 어두운 색깔로 구성된 card IV~VII과 달리 card VIII은 파스텔톤의 색조와 부드러운 색깔이 입혀져 있어 피검자에게 card V와 마찬가지로
종종 휴식을 주는 카드로 받아들여져 "이 카드는 좋네요", "이제 예쁜 카드가 나오는군요", "이것은 쉽네요" 등의 반응을 보입니다.
그러나, 이 카드는 다양한 색채로 복잡하게 구성되어 있으며 정서를 자극하는 카드이기 때문에
복잡한 상황을 구성하는 요소를 통합하는데 어려움을 경험하는 피검자나 감정을 유발시키는 상황을 불편하게 느끼고 피하려고 하는 피검자들은 이 카드를 불편하게 생각할 수 있습니다.
* Card IX
: Card IX은 전반적으로 모호하고 산만한 카드입니다. 그다지 뚜렷한 특징이 없는 것 같아 반응하기가 쉽지 않습니다. 따라서
이 카드에 반응하기 어려워하는 피검자는 복잡하고 비구조화된 상황을 적절히 파악하는데 어려움을 느끼는 사람으로 그런 상황을 좋아하지 않는 사람일 가능성이 있습니다.
* Card X
: Card X도 형태와 색채들이 산만하게 흩어져 있기 때문에
효과적으로 조직화, 통합하기가 어려운 카드로 Card IX에 이어 두 번째로 어려운 카드입니다.
많은 자극에 쉽게 압도되고 부담을 많이 느끼는 피검자는 이 카드에 반응하는 것을 싫어하고 검사를 빨리 끝내고 싶어합니다.
출처 : "Principle of Rorschach Interpretation" by Irving B. Weiner(1998, LE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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