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몇 시간 못잔 것 같지만 아침 7시 30분이 되니 저절로 눈이 떠지더군요. 서울과 시차가 2시간 30분 차이가 나니 서울은 오전 10시가 되었다는 말이니까요. 시차 적응이 안 되었으니 이 시간에 깨는 게 당연한 것 같습니다. 그래도 숙면을 취했는지 피로가 다 풀렸습니다.
샤워하고 난 뒤 일단 환전을 위해 리셉션으로 내려갔습니다. 간헐적 단식 중이었기 때문(이 호텔에서는 조식을 신청 안 하기도 했지만)에 아침은 건너 뛸 생각이었고 현지 화폐가 없으니 살짝 불안하기도 해서 말이죠.
그런데 호텔에서는 환전이 안 된답니다. 근처에 있는 사설 환전소를 가르쳐줘서 가 봤는데 오늘 공식 환율이 1불 당 1,540 짯인데도 제가 가져간 미화는 1,490 짯 밖에 안 쳐준답니다. 최대한 새 돈을 가져가라는 말을 이미 검색해서 알고 간 지라 신권을 내밀었지만 발행한 지 오래된 돈은 아무리 상태가 좋아도 구권 취급이라 환율을 달리 적용할 수 밖에 없다고 하네요. 제가 가져간 미화가 2016년에 바꿔둔 것이었거든요. 1,000 불을 환전하면 거의 3~4만 원을 손해봐야 하니 너무 아깝더군요. 그래서 일단 호텔로 돌아왔습니다.
제가 묵었던 Loft Hotel 근처 거리 풍경입니다. 도로가 넓지는 않습니다.
보시는 것처럼 보도가 잘 포장되어 있지 않고 먼지가 많아서 조금 돌아다니면 신발에 먼지가 뽀얗게 쌓입니다. 계속 도시 개발이 진행되는 중이라 굉장히 오래된 건물과 신축 건물이 묘하게 뒤섞여 있습니다.
2박 3일 동안 묵었던 Loft Hotel은 새로 리뉴얼한 건물 같습니다. 1층에는 예쁜 카페 겸 베이커리가 있습니다.
이 호텔은 다 좋은데 문이 좀 무거워서 드나들 때마다 힘이 좀 드는 게 유일한 흠입니다;;;
오늘은 론플에서 추천한 워킹 투어를 하면서 양곤 시내를 가볍게 둘러볼 예정이기 때문에 시작점인 슐레 파고다가 있는 시내 중심가까지 걸어가기로 했습니다.
리셉션 근처에는 원색 색감의 의자와 테이블이 놓여 있어 여행에 지친 몸을 잠시 쉴 수 있습니다. 바닥이 나무로 되어 있어 따뜻한 느낌입니다. 저는 대리석보다 나무로 된 바닥을 더 좋아라합니다.
창문 밖으로 보이는 카페 겸 베이커리가 위에서 말씀드린 Alex's Deli입니다. 나중에 보니 아마 호텔과 연결되어 있는 가게인 듯 싶더군요.
리셉션 뒤로 연결된 문으로 나가면 작은 뒷뜰로 연결됩니다. 버마를 상징하는 커다란 종이 양산을 파라솔처럼 펼쳐 놓아서 예쁘네요. 앉아서 쉬거나 흡연을 할 수 있는 공간입니다.
뒷뜰로 연결되는 문 앞에는 댕댕이 한 마리가 해바라기를 하고 있습니다. 다행히 밀어서 여는 문이라서 댕댕이를 방해하지 않고 다시 들어갈 수 있었죠.
Loft Hotel에서 양곤 시내까지 나가려면 철길이 보이는 다리를 하나 건너야 하는데 사람들이 철길을 따라 걷고 있습니다. 우리나라는 안전때문에 기차가 오지 않더라도 철길을 걷는 것이 불법이라고 알고 있는데 버마는 아직 아닌가 봅니다.
우리나라에서 버마라고 하면 불교 느낌이 물씬 풍기는 앤틱한 분위기를 상상하기 쉬운데 양곤 시내는 전혀 그렇지 않습니다. 예전 몽골 울란바토르를 방문했을 때처럼 굉장히 활발히 개발되는 곳이기도 하고 어떤 지역은 보시는 것처럼 이미 고층빌딩이 즐비하게 들어서 있습니다.
이런 고층빌딩 가운데 하나에서 은행을 발견하여 환전을 했습니다. 아까 사설 환전소의 환율이 1,490이었는데 오히려 은행에서는 1,499라고 하네요. 아무래도 더 좋은 환율은 찾을 수 없을 것 같아서 그냥 환전했습니다. 거의 대부분 10,000짯 짜리 지폐로 바꿔주네요.
슐레 파고다는 양곤 시내 한가운데 위치해 있는데 근처에 굉장히 큰 육교가 있습니다. 차도를 가로지르는 다리 형태가 아니라 사거리의 어느 방향으로든 건널 수 있도록 보시는 것처럼 ㅁ자 모양으로 만들었는데 여기가 슐레 파고다가 잘 보이는 뷰 포인트라서 여행자들이 많이 찾습니다. 지금은 낮 시간이라서 덥기 때문에 사람들이 많이 보이지 않지만 일몰 시간이 되면 북적북적합니다.
보시는 것처럼 차로에 건널목이 없기 때문에 보행자는 모두 이 육교를 이용해 원하는 곳으로 건너가야 합니다. 물론 보시는 것처럼 그냥 건너는 무단횡단자가 더 많더군요.
육교 위에서 보면 왕복 6차로의 가운데에 슐레 파고다가 떡 버티고 있는 형국입니다. 일출이나 일몰이 되면 햇살때문에 황금색으로 번쩍이는 게 장관이라는데 이따 일몰 때 확인해 볼 예정입니다.
교통량이 정말 많아서 정신이 없는데도 사람들이 차 사이로 잘도 건너 다닙니다. 양곤만 그런지는 모르겠지만 버마에는 일방 통행로가 많습니다. 이 길도 오는 방향으로만 통행합니다. 가는 차로가 없죠. 일방 5차로네요.
슐레 파고다 쪽으로 내려가는 길에 만난 소방서 건물입니다. 영국 식민지 시대에 건축된 건물인지 느낌이 살짝 영국풍이네요.
점심 때도 되었기에 보족 시장에 있는 채식 레스토랑에서 점심을 먹기로 했습니다. 구글맵으로 찍어 보니 슐레 파고다에서 1.5km 정도 떨어져 있네요. 조금 덥기는 하지만 걸어갈 만 해서 가보기로 했습니다.
보족 시장은 정말 넓고 복잡하고 정신이 없습니다. 면적만 따지면 남대문 시장의 몇 배는 족히 될 것 같더군요.
보족 시장에서 대로변에 면한 상점 중에는 금은방이 가장 많습니다. 정말 많더군요. 이게 다 장사가 되나 싶을 정도였습니다.
간단한 주전부리나 연잎밥을 파는 상인도 많고요.
보족 시장 안 골목에 자리잡은 채식 레스토랑 'Soe Pyi Swar Vegetarian Center'입니다. 처음에 봤을 때는 충격적인 입구 비주얼에 충격을 받았죠. 식당 맞나 싶었습니다. 물어보니 맞다고 하네요. ㅡ.ㅡ
들어가보니 허름하기는 하지만 밖에서 볼 때와는 달리 제법 식당 느낌이 납니다. 여행자보다는 현지인들이 더 많이 찾는 로컬 레스토랑입니다. 그래도 보기보다 청결하고 사장님과 직원들이 모두 친절합니다. 중국인 사장님이 영어를 좀 하셔서 기본적인 의사소통은 됩니다.
모든 메뉴가 채식이라 분위기보다는 채식을 해야 하는 분들께만 추천합니다. 보족 시장을 방문하실 때 들르면 될 것 같습니다.
음식 종류가 굉장히 많고 인기 메뉴는 번호와 함께 따로 간판에 사진으로 붙어 있어서 주문하기 편합니다.
Fried Rice Noodle(2,000 짯)입니다. 담백한 맛이고 밥을 비벼 먹으면 더 맛있습니다.
Bean Curd Molling(2,000 짯)입니다. 살짝 매콤한 것이 밥도둑인데 양이 좀 적은 것이 흠입니다. 이것도 반찬처럼 먹는 것보다는 밥을 비벼 먹어야 제맛입니다.
밥 2인 분을 따로 주문했는데 아예 양푼으로 나왔습니다;;;; 밥 1인 분에 800 짯. 쌀은 안남미인데 부슬부슬하지 않고 우리가 먹는 밥처럼 찰기가 있습니다.
음료로는 콜라캔 1개(900 짯), Pokka라는 상표명의 싱가포르에서 수입된 오렌지 주스(예전에 우리나라에서 유행하던 쌕쌕 오렌지와 비슷한 맛) 1캔(900 짯)을 주문했습니다.
총 7,400 짯을 냈으니 우리 돈으로 6,500 원 정도에 둘이서 배부르게 잘 먹었습니다. 로컬 레스토랑의 물가는 정말 마음에 드네요.
대로변에서 한 골목만 들어가면 빽빽하게 들어찬 건물 사이의 좁은 골목으로 바쁘게 오가는 사람들의 인파를 만나게 됩니다. 저는 돌아다니면서 홍콩 생각이 많이 났습니다.
최근에 버마에서 한드가 워낙 유명세를 탔다고는 해도 떡볶이와 어묵까지 수입되었을 줄은 몰랐네요;;;;;
일종의 주상복합건물인데 고층의 거주공간은 낡은채로 그대로 두고 아래층의 상업 구역만 리뉴얼을 해서 보시는 것처럼 기묘한 모양새가 되었습니다. 참 특이하네요.
확실히 독실한 불교 국가라서 그런지 여기저기 크고 작은 사원이 쉽게 눈에 띕니다.
활발히 개발되고 있다고는 하지만 도시 개발이 완료된 상태가 아니라서 영국 식민지 시대에 지어진 굉장히 낡은 건물이 신축 건물 사이에 끼어 있는 모습을 어디서나 쉽게 볼 수 있습니다. 겉에서 보면 굉장히 독특한 분위기가 풍기지만 안에서 살고 있는 사람들은 아주 불편할 것 같네요.
`
점심 식사를 마치고 워킹 투어를 진행하던 중에 프렌차이즈 아이스크림 체인으로 유명한 New Life 아이스크림에 들렀습니다. 어느 지점을 가도 괜찮다지만 보족 시장에 위치한 가게가 가장 맛있다고 해서 일부러 들렀습니다. 역시나 겉에서 보면 좀 허름해 보이네요.
왼쪽이 초컬릿 아이스크림, 오른쪽이 코코넛 아이스크림입니다. 각각 1,000 짯인데 양이 좀 적은 편이라서 입가심용 디저트 정도로 생각하셔야 합니다. 2016년 가이드 북에는 600 짯으로 나와 있으니 그동안 물가가 많이 올랐네요.
그래도 맛있습니다. 일부러 찾아와서 들를 가치가 있습니다. 초컬릿 아이스크림에는 초코칩이 박혀 있는데 느끼하지 않고 깔끔한 맛입니다.
초컬릿 아이스크림이 우리가 익히 알던 맛이라면 코코넛 아이스크림은 샤베트 풍으로 담백한 맛입니다. 초컬릿보다 이게 더 맛있네요.
디저트까지 야무지게 챙겨먹고 다시 길을 나섰습니다. 오른쪽에 보시는 건 꼭 변압기처럼 생겼지만 아닙니다. 이 철로 만든 상자 안에는 발전기가 들어있어서 정전이 되면 가게 주인이 나와서 이 발전기를 돌려서 전력을 생산합니다. 버마는 아직 전력 사정이 좋지 않아서 낮에도 자주 정전이 되는데 그러면 시내 전역이 갑자기 발전기를 돌리는 소음과 휘발유 냄새로 가득찹니다. 몇 번 경험했지만 익숙해지기 어려운 풍경이더군요.
시내에 있는 영화관입니다. 보자마자 예전 어릴 때 다녔던 '도원극장'이 떠올랐습니다. 버마에서 어릴 적 추억이 새록새록 떠오르네요.
일단 슐레 파고다로 이동해서 거기에서 론플 워킹 투어 코스대로 돌아보기로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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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선 포스팅에서도 말씀드렸지만 버마(미얀마)는 다른 동남아시아 국가 중에서 아직까지 주목을 덜 받고 있는 여행지입니다. 흡사 2012년 여행 직전 라오스 같은 느낌이더군요.
아직은 버마를 다룬 여행 엔터테인먼트 프로그램이 방영된 적도 없고 그동안 대한항공 외에는 직항편도 없었죠. 미얀마 국제항공이 직항편을 개설한 것이 2019년 12월 4일이니 이제 슬슬 시동을 거는 모습입니다.
무비자 협정이 체결된 것도 2018년 10월이었는데 내년까지 1년 더 연장이 되었죠. 그러니까 더 붐비기 전에 다녀와야 한다는 말씀입니다.
이런 실정이니 막상 가자고 결정한 뒤에도 여행 정보를 얻는 게 쉽지 않았습니다. 블로그 여행기는 안 읽은 지 오래 되었기 때문에 다시 뒤져보기도 귀찮고 어차피 배낭 여행기가 대부분이라 제 여행 스타일과 맞지 않을 것이 뻔했기에 그냥 그동안 해 오던 정석대로 준비하기로 했습니다.
그래서 항상 하던대로 영어판과 한글판 가이드 북 두 권으로 일정을 구성했습니다. 아마 올해 버마 여행을 준비하는 분이 계시다면 저랑 비슷하지 않을까 싶습니다. 배낭 여행자라면 블로그의 여행기들을 참고하실 수는 있을테고요.
* 서적
: 원래 론플 가이드북이 형식이 동일하기 때문에 한번 익숙해지면 쉽게 적응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기는 해도 저자의 문체에 따라 읽기 굉장히 힘든 경우도 있기 때문에 살짝 복골복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론플 미얀마는 비교적 표준에 가까운 책이기는 한데 실제로 여행을 해 보니 양곤, 바간, 만달레이, 인레처럼 대표적인 관광지에 대한 설명은 비교적 자세하지만 흔히 이야기하는 주변 지역에 대한 정보는 좀 부족하더군요. 현지에서 여행 중에 혹시나 해서 블로그를 검색했을 때 얻은 정보보다 부실한 느낌이었습니다. 그런데 예를 들어 인레 호수 인근 지역은 깍꾸, 삔따야, 마인마예 등의 주변 지역이 더 매력적일 수 있어서 현지에서 적극적으로 인근 지역 정보를 구해서 보완해야 합니다. 2017년판이기는 해도 버마가 빠르게 성장하는 개발도상국이라는 걸 감안하면 책에 나와 있는 가격이 그 새 많이 변동되었다는 점도 고려해야 하고요.
: 보통의 경우는 론플 한 권만 현지에 가져가면 충분했지만 이번 버마 여행에서는 이 책이 없었다면 좋은 걸 많이 놓칠 뻔 했습니다. 워낙 버마를 다루는 한글판 가이드북 자체가 없어서 선택의 여지가 없기도 했지만 가능하면 대형 출판사의 책을 피하려고 고른 책이었는데 결과적으로 운이 좋았습니다. 버마, 라오스 전문 여행사를 운영하고 있는 부부의 발품책이라서 그런지 정확도가 굉장히 높았고 실제로 현지에 특화된 정보들이어서 도움을 많이 받았습니다. 2016년 책인데도 2017년 판인 론플보다 더 유용하다는 느낌이어서 최대한 짐을 줄이고 가이드 북은 한 권만 가져가야 한다면 버마 만큼은 론플보다 이 책을 들고 가시라고 추천드리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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있습니다. 검색을 해 보시면 아시겠지만 아직 버마가 뜨는 여행지가 아니라서 그런지 몰라도 한글판 가이드북이 몇 개 없습니다. '프렌즈'나 '인조이' 가이드북을 읽어본 게 아니라서 비교 분석은 못 해 드리지만 최소한 실제로 버마를 가 본 제 경험으로는 이 책 '미얀마 셀프 트래블'은 마음 푹 놓고 추천할 만한 책입니다.
보통 동남아 관련해서 나오는 한글판 가이드북을 보면 한 명의 스타 작가가 그 구역(?)을 책임지고 태국, 베트남, 캄보디아, 라오스... 이런 식으로 여러 권의 책을 내는 경우가 많은데 이 책은 미얀마와 라오스만 전문으로 하는 여행사를 운영하는 부부가 썼습니다.
게다가 보통 가이드 북이 3년 정도 간격으로 개정판을 내는데 비해 이 책은 2014년 10월에 초판이 나왔고 2015년 12월에 개정판이 나와 그 동안의 변화를 빠르게 업데이트하는 부지런함도 보여주었죠.
이 책이 마음에 드는 또 다른 한 가지는 모든 지역의 볼거리, 숙소, 레스토랑 등을 모두 실제로 발로 찾아간 곳만 실었다는 것(게다가 아무런 댓가나 스폰없이 말이죠)인데 실제로 현지에서 찾아가 보면 책에 실린 것과 다른 점이 거의 없어서 마음 푹 놓고 의지할 수 있었습니다. 2016년 판인데도 2017년에 나온 론플보다 더 믿음이 가더군요.
만약 버마 여행을 준비하고 있고 한 권의 가이드 북만 현지에 가져간다면 저는 이 책을 추천합니다. 이 책 한 권이면 충분합니다.
덧. 이 책은 여행 관련 책이므로 북 크로싱하지 않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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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통 Lonely Planet 포스팅은 여행을 떠나기 전에 하곤 했지만 버마는 다녀와서 하게 되었네요. 스위스 여행을 다녀온 게 2018년 8월인데 여행하던 도중에 다음 여행지로 버마를 정했기에 돌아오자마자인 9월 초에 이 책을 구입했지만 곧바로 밀려드는 일 때문에 제대로 읽지를 못하고 방구석에 쳐박아두었다가 작년 여름이 되어서야 예약 때문에 부랴부랴 읽었던 기억이 납니다.
처음에는 흔한 동남아 국가 여행 준비하듯이 우습게 봤다가 국토의 넓이도 동남아시아 최대라서 일정이 생각보다 늘어났고 국내 이동 방안에 대한 고민도 다시 하게 되는 바람에 끝까지 쉽지 않았던 독서였습니다.
거기다가 중간에 갑자기 귀차니즘에 빠져서 몽골, 페루 여행 때 가성비와 가심비가 모두 높았던 GAdventures의 프로그램을 뒤지면서 상당한 기간을 또 까먹는 바람에 지금까지 읽었던 론플 가이드 중 가장 설렁설렁 읽은 책이 되었습니다;;;;
화려한 문체 때문에 읽는 데 애를 먹었던 스위스 판과 달리 버마판은 그야말로 론플의 표준에 해당하는 스타일입니다. 하지만 앞에서 말씀드린 것처럼 버마가 워낙 넓은 나라이기는 해도 각 지역마다 소위 관광지에 해당하는 부분은 상세히 기술되어 있지만 거기만 벗어나면 내용이 너무 부실해지는 문제가 있습니다. 예를 들어 인레 호수에 대한 내용은 매우 상세하지만 인레 호수 인근의 까꾸, 삔따야, 마인마예 등에 대한 정보는 아예 없거나 빈약해서 결국 현지에서 다시 알아봐야 했죠.
거기에 이 책은 2017년 판인데 개발 도상국의 특성 상 물가가 기본적으로 오르고 현지 사정도 많이 바뀌기 때문에 책에 있는 내용과 다른 점이 많다는 걸 충분히 고려해야 합니다. 보통 론플 가이드를 살 때는 여행을 준비하는 시점에서 가장 최근에 나온 판을 사기는 하지만 2019년 겨울 여행이었는데 2017년 판을 구입했으니 2년이라는 차이는 결코 만만한 게 아니죠.
그래서 기본적인 틀은 론플에서 추천하는 2주 짜리 'Myanmar's Highlights' 코스를 기준으로 하고 다음에 소개할 '셀프트레블 미얀마' 가이드 북으로 보완했습니다. 버마는 동남아시아 국가 중에서도 아직까지는 그렇게 '핫한' 나라가 아니기 때문에 의외로 한글 가이드 북도 별로 없습니다. 유명한 시리즈라고 해도 '프렌즈', '인조이' 정도가 다 입니다. 그러니 여행을 준비하기는 쉽지 않지만 그만큼 순수한 매력을 맛볼 수 있는 나라이기도 하죠.
여행기에서도 여러차례 말씀드리겠지만 버마를 고려하시는 분들은 '꽃보다 청춘' 같은 여행 프로그램이 만들어지기 전에 서둘러 다녀오시기 바랍니다.
덧. 이 책은 여행 관련 책이므로 북 크로싱하지 않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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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지금까지 국내 가이드북에 대한 좋지 않은 선입견을 꽤 강하게 갖고 있었습니다. 제가 그동안 접해왔던 국내 출판 가이드북은 여행자를 애송이 취급하거나(쓸데없이 자세한 설명으로 지면 낭비), 짠돌이 취급하거나(무조건 저렴하고 가성비 높은 여행 일정과 숙박 업소만 소개), 아니면 되도 않는 감성팔이로 여행자를 유혹하는 저렴한 책들이었습니다. 그래서 차라리 여행지에 대한 저자의 애정이 느껴지는 에세이북 위주로만 읽었죠.
이 책은 그런 제 선입견을 꽤 많이 부서뜨린 가이드북입니다.
'Lonely Planet Switzerland(2015)'가 너무 현학적인 어투로 씌여 있어 짜증이 났기 때문에 부족한 정보를 보강하려고 부랴부랴 구매한 책이라서 크게 기대하지 않았는데 결과적으로 올해 스위스 여행을 준비하는데 큰 도움을 받을 것 같습니다.
이 책에는 여러가지 장점이 있지만 우선 꼼곰하면서도 군더더기 없는 정보만 알차게 모아놓은 점이 돋보입니다. 일반 가이드북처럼 짐 싸기, 출/입국 심사 장면을 사진으로 소개하는 등의 불필요한 짓을 하지 않습니다. 날씨와 옷차림, 비자, 물가, 슈퍼마켓 이용, 공항 정보 등
물가 비싸기로 유명한 스위스를 여행하는 여행자에게 꼭 필요한 정보만 소개합니다.
특히 스위스 여행에서 꼭 필요한 기차 이용과 관련해서는 코인 로커, 유료 화장실, 기차 시간표 확인 방법, 표 검사, 교통 패스에 대한 내용을 정리해 놓았기 때문에 따로 찾아볼 필요가 없습니다.
기본 정보 섹션만 보고도 이 책의 진가를 대번에 알아차릴 수 있을 정도인데 그 다음으로 나오는 론플의 전매 특허라고 할 수 있는
여행 기간 별 추천 코스 소개 또한 대박입니다. 가장 긴 코스가 9박 10일이라서 14박을 생각하고 있는 제게는 조금 짧았지만 대략 어느 정도로 숙박을 배분해야 할 지 감을 잡는데 아주 유용했습니다.
거기에
스위스 여행의 7가지 키워드인 알프스, 기차, 호수, 포스트 버스, 온천, 하이킹, 레저 스포츠를 섹션 별로 꼼꼼히 소개하고 있기 때문에 여행 일정을 짤 때 지역마다 고려해야 할 activity를 놓치지 않고 안배할 수 있어서 큰 도움을 받았습니다.
또한
스위스 여행의 백미라고 할 수 있는 융프라우와 체르맛 지역은 아주 직관적인 지도와 하이킹 코스의 특징을 잘 살려 소개하고 있는데 제가 지금까지 읽은 국내 가이드 북 중 가히 최고라고 할 수 있습니다.
마지막으로 각 지역 별 숙박 업소 소개에서도 론플 시스템을 도입하여 저렴한 숙소에서부터 럭셔리 호텔에 이르기까지 선택의 폭을 넓게 제공하기 때문에 다양한 유형의 여행자에게 도움이 됩니다.
스위스 여행을 준비하는 분들은 론플 없이 이 책만으로도 충분히 기본적인 대비가 가능할거라고 생각합니다. 강추하는 가이드북입니다.
샬레트래블앤라이프 팀의 여행 전문가들이 엮은 이 책의 impact가 워낙 커서 나중에 이탈리아와 아이슬란드 여행을 준비할 때도 챙겨 볼 예정입니다. 기대가 됩니다.
덧. 이 책은 여행 관련 책이므로 북 크로싱하지 않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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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예상) 여행지는 스위스입니다. 작년 말에 몰디브에서 푹 쉬고 오기는 했지만 엄밀히 말하자면 매년 가는 여행과는 좀 다른 휴양 개념이었고 그 전에는 18일 동안 페루 여행을 조금 힘들게 다녀왔기 때문에 올해는 좀 긴장하지 않고 여유있게 설렁설렁 다니는 여행을 가자고 반려인이 주문해서 스위스로 정했습니다.
남유럽은 스페인과 그리스, 북유럽은 노르웨이, 동유럽은 체코를 다녀왔기에 어찌 보면 처음으로 가는 서유럽 국가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얼핏 우리나라의 1/3 정도 크기라고 생각해서 여행 일정을 그리 오래 뺄 필요는 없을거라 생각했는데 론플을 읽으면서 보니 의외로 들러야 할 곳이 많네요. 대충 꼽아봐도 제네바, 취리히, 융프라우 지역, 마터호른 지역, 루체른 호수 지역은 기본 일정에 포함될거고 거기에 Aletsch 빙하와 Swiss National Park로 연결되는 The Glacier Express 탑승, 거기에 리히텐슈타인에서 1박이나 2박 정도를 한다고 계산하면 역시 2주는 있어야 할 것 같습니다. 코스는 고민을 좀 해 봐야겠지만 취리히 in, 제네바 out이 되지 않을까 싶고요. 그러고보니 처음으로 수도(베른)를 들르지 않는 여행이 될 것 같네요.
이 책은 2015년 판이기는 하지만 최신판이고 스위스같은 선진국은 크게 바뀌는 것이 없을거라는 생각에 읽었는데 제가 지금까지 읽은 론플 중 가장 진도가 안 나가고 힘든 독서였습니다. 구성이야 모든 론플이 동일하지만 저자의 문체가 굉장히 시적이고 만연체 문장이 많습니다. 좋게 말하면 다양한 어휘를 구사해서 생생한 묘사를 했다고 볼 수 있지만 저처럼 영어 실력이 짧은 외국인에게는 독해 자체가 쉽지 않았습니다. 보통 왠만한 영어책은 사전없이 대충이라고 의미를 짐작할 수 있는데 이 론플은 모르는 단어가 너무 많아서 그러기도 쉽지 않습니다.
대강 감은 잡았지만 아무래도 다른 가이드북이나 검색을 해서 일정을 짜야 할 것 같습니다. 론플만 보고 일정을 짜기에는 크로스 체킹해야 하는 부분이 너무 많네요. 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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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전 포스팅 들에서 말씀드린 것처럼 연말에 남은 휴가를 몰아넣으려고 보니 2년 전 길리 메노섬에서 보냈던 즐거운 기억이 떠올랐고 아무 생각없이 검색을 하다 저렴한 항공권을 발견하여 '어머, 이건 사야 해' 수준으로 결제한 거라서 사실 몰디브를 가야겠다는 치밀한 사전 계획 따위는 없었습니다.
그래서 론리 플래닛 한 권을 읽은 걸 빼고는 몰디브에 대해 체계적으로 알아보지도 않았습니다. 게다가 리조트를 정한 뒤로는 모든 것이 리조트 내에서 해결되기 때문에 무작정 가서 되는대로 하자는 대충주의가 발동하는 바람에 여행 며칠 전이 되어서야 일정표를 만들었고요.
리조트를 정하기 전까지만 해도 여행 블로그를 뒤져볼까 하는 생각도 잠시 했지만 휴양지를 소개하는 블로그들은 대개 상업화되어 있거나 거의 신혼여행 이야기라서 제가 건질 정보가 거의 없을 게 뻔했고 JA Manafaru 리조트의 경우 우리나라 사람들이 잘 안 가는 리조트라서 정보를 얻기도 쉽지 않겠다는 생각이 들어서 아예 뒤져보지도 않았습니다.
* 서적Lonely Planet Maldives(9th, 2015): 어디든 여행 준비를 할 때 제일 먼저 읽는 책이 론리 플래닛(론플)입니다. 몰디브는 휴양 차 떠나는 여행이지만 그래도 론플은 읽었죠. 아주 얇은 책이지만 론플만의 기본은 있습니다. 특히 몰디브 여행에서 가장 중요한 리조트를 선택하는 방법이 따로 정리되어 있는 것이 유용했습니다. 스킨스쿠버 섹션도 참 좋았는데 제가 스킨스쿠버를 못해서 좀 아쉬웠죠. 몰디브를 이해하는데 도움을 많이 받았지만 정작 여행을 떠날 때는 집에 놓고 갔네요. 아래에 소개할 리조트 사이트에서 다운받은 자료만 가져갔거든요. :)
* 사이트
JA Manafaru
: 제가 여행 기간 동안 묵은 JA Manafaru 리조트의 홈페이지입니다. 리조트에 묵는 동안 필요한 정보를 여기에서 다 구했죠. JA Hotels & Resorts는 대표가 아랍 에미
레이트 사람이고 전 세계에 7개의 호텔과 리조트를 운영하고 있습니다. 5개는 두바이에, 1개는 몰디브, 나머지 1개는 세이셸에 있죠. 몰디브에 있는 것이 바로 JA Manafaru입니다. 제 담당 Villa Host였던 Murad 말로는 JA Manafaru가 몰디브에 세워진 게 불과 3년 정도 밖에 안 되었는데도 세계 유수의 리조트, 호텔 체인들의 극심한 경쟁에서도 당당히 살아남아 상위권에 이름을 올리고 있다고 합니다(2018년 1월 6일 현재 트립어드바이저에 등록된 몰디브의 219개 호텔&리조트 중 여행자 평가 11위). 2017년에 트래블러스 초이스 어워드를 수상하기도 했고요.
나중에 여행기에서 다시 정리하겠지만 트립어드바이저를 검색해 보면 JA Manafaru는 가성비가 높은 숙소도 아니고('가심비'는 높음), 상대적으로 숙박비가 저렴한 것도 아니지만 반대로 비교적 합리적인 가격에 최고 수준의 서비스, 거기에 무엇보다 가장 북쪽에 멀리 떨어져 있고 초대형 리조트가 아니라서 사람에 치이지 않고 쉴 수 있다는 장점이 있는 곳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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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몰디브 론플 소개 포스팅' 때도 말씀드렸지만 올해 연말에도 여행 계획이 있습니다.
이번 여름에 페루 여행을 제 여행 역사 상 가장 길게 다녀왔기에 올해는 이걸로 마감하나 했는데 남은 연차 휴가를 한 곳으로 몰아넣다 보니 꽤 긴 일정이 가능하기에 부랴부랴 항공권을 검색했고 마침 몰디브 행 항공권이 싸게(?) 나온 게 눈에 띄어 갑자기 몰디브를 가기로 결정했습니다.
처음에는 2015년 12월 말에 인도네시아 길리섬에서 보낸 연말 휴가가 너무 좋았기에 한 해를 정리하면서 좀 쉬고 오자는 생각으로 가볍게 벌인 일인데 결과적으로 판이 너무 커졌네요;;;;
몰디브가 신혼 여행지로 각광받는 곳인 이유가 있는데 그걸 간과했습니다. 항공료도 항공료지만 숙박비가 상상을 초월하는데다 저처럼 사람으로 북적이는 걸 딱 질색하는 사람은 조용한 리조트에 가야 하는데 몰디브는 수도인 말레에서 떨어질수록 리조트 숙박비가 올라가고 수상 비행기 요금까지 추가되거든요. ㅠ.ㅠ
그래서 어차피 다시 갈 것도 아니고 평생 한 번 가는 건데(제 여행이라는 게 항상 그렇지만) 돈 아껴서 죽을 때 갖고 갈 것도 아니라고 최면을 걸면서 돈GR 한번 해 보기로 했습니다. 페루 여행비가 예상보다 훨씬 저렴했던 바람에 모아놓은 돈도 한 몫 했죠.
그래서 12월 25일부터 1월 1일까지 5박 8일로 몰디브 여행 갑니다. 25일 밤 비행기로 출발해서 1월 1일 아침에 돌아올 예정입니다.
이번에는 포켓 와이파이도 신청하지 않았지만 리조트에는 어디서나 와이파이 사용이 자유롭고 여행 기간 동안 리조트 안에만 있을 예정이기 때문에 메일이나 WhatsApp, Viber, Telegram 등으로 연락주시면 됩니다.
아직 일주일 정도 시간이 남았지만 일정에 참고하시라고 미리 포스팅합니다. 이 포스팅은 제가 돌아오는 1월 1일 오전까지 최상단에 위치시켜 두겠습니다.
비싼 천국에서 푹 쉬고 돌아오겠습니다. 덧. 5박 8일 간의 몰디브 여행을 무사히 마치고 귀국했습니다. 체감 온도 30도가 항상 넘는 곳에서 거의 일주일을 보내다 영하 5도의 나라로 갑자기 돌아오니 살짝 적응이 안 되네요. 워낙 비싼 천국이라 다시 갈 수 있을지 확신이 없어서 최대한 푹 쉬고 오려고 노력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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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애 첫 남미 여행인데다 일정을 길게 뽑았기 때문에 아무래도 긴장이 많이 되더군요. 오래 머물게 되면 숙박 예약도 그렇지만 교통편이 매끄럽게 연결되도록 짜야 하기 때문에 일정 짜는 사람 입장에서 쉬운 일이 아닙니다. 그래서 매 여행마다 그렇기는 했지만 론플을 매우 꼼꼼히 읽었고 한글 가이드북도 열심히 읽었습니다(결론적으로는 큰 도움이 못 되었지만).
원래 제가 짠 일정은 리마 -> 마추피추 또는 티티카카 -> 아레끼빠 -> 나즈카 -> 빠라까스 순으로 돌아보는 시계 방향 일정이었는데 고산 적응 때문에 정반대 순서로 이동해야 한다는 결론에 도달했죠. 김이 빠진 김에 National Geographic사의 여행 프로그램을 서칭하다가 아주 우연히 제가 짠 프로그램과 동선이 판박이인 상품을 발견했습니다. 금액도 합리적이었고요.
굳이 자유 여행을 고집할 이유도 없고 무엇보다 예전 몽골 여행 때 NG사의 상품에 아주 만족했던 경험이 있어서 주저않고 계약을 했죠.
참고로 이번 페루 여행에서 저는
National Geographic사가 quality를 보장하는 상품 중 G Adventures 여행사의 'Inca Explorer' 투어를 이용했습니다. 개인적으로 강추하는 상품입니다. 페루 그룹 투어 여행 상품 중 이렇게 훌륭한 구성에 이 정도 가격인 건 찾기 어려울 겁니다(홈쇼핑 분위기~). 한번 한국 여행사의 상품과 비교해 보세요. 몽골 상품은 가격대가 너무 높아서 추천드리기 곤란했지만 이번 Inca Explorer 상품은 가격을 고려해도 정말 훌륭합니다.
정보가 필요한 분들을 위해 링크 걸어 드립니다.
'National Geographic Expeditions : Inca Explorer'
NG사의 Expeditions 상품은 몽골에 이어 페루까지 연타석 홈런이었습니다. 앞으로도 여행지에 따라 준비할 때 한번씩은 살펴보게 될 것 같습니다.
* 서적Lonely Planet Peru(4th, 2016): 첫 남미 여행이라서 그랬는지 항상 구매하던 론플이지만 이번 페루편은 정말 꼼꼼히 읽었던 것 같네요. 저자의 문체가 좀 과시적인데다 화려해서 읽는데 두 달이나 걸렸던 기억이 새록새록 납니다;;;; 그래도 2016년 4월에 나온 책이라 비교적 최신 정보를 잘 수록하고 있어서 도움을 많이 받았습니다.
결국 G Adventures의 여행 상품을 이용하는 바람에 빛이 바랬지만 열심히 읽었기에 G Adventures의 상품을 고를 수도 있었던 것이겠죠.
처음 페루에 가는 사람이 가장 알고 싶은 것들(2015)
: 보통은 여행기의 자료 수집 부분을 쓸 때 론플보다 뛰어난 한글책을 소개하는 경우가 거의 없는데 이 책은 론플보다 더 낫다고 말씀드릴 수 있습니다.
원앤원 스타일 출판사의 '처음 ~에 가는 사람이 가장 알고 싶은 것들' 시리즈 중 페루편인데 발로 써야 하는 가이드북의 정석에 충실한 뚝심있는 책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저자의 여행 스타일이 저랑 달랐기 때문에 많이 참고하지는 못했지만 페루로 배낭 여행을 가실 분들이라면 이 책은 꼭 읽어보셔야 합니다. 버스 교통편에 대한 자세한 소개와 호스텔 추천이 참 꼼꼼하다는 느낌을 받았습니다.
참고로 저는 숙소와 교통편이 모두 Inca Explorer 여행 상품에 포함되어 있기에 국제 항공만 Skyscanner에서 검색해서 예약했습니다. 지금까지의 여행 중 초기에는 가장 고민을 많이 했지만 결과적으로는 가장 '날로 먹은' 여행이 된 것 같네요 :)
언제부터인가 모르겠지만 여행 준비를 할 때 블로그 여행기는 안 읽게 되었습니다. 너무 상업적인 여행 블로그도 많고 순수한 여행 블로그라고 해도 저랑 여행 패턴이 많이 달라서 들이는 노력에 비해 건질 수 있는 요긴한 정보의 양이 적더군요. 그래서 앞으로도 계속 론플 위주로 일정을 짜거나 아예 마음 편하게 NG사의 프로그램을 이용하게 될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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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 전에 페루 여행을 다녀왔지만 사실 올해 말에도 여행이 하나 예정되어 있습니다. 페루 여행 일정을 짜던 시기에 남은 연차 휴가를 강제 입력해야 하는 일이 있었고 그 과정에서 크리스마스와 붙이면 연말에 꽤 긴 기간을 휴가로 활용할 수 있더군요. 어떻게 할까 생각하던 중에 2015년 겨울에 다녀온 인도네시아 길리의 추억이 문득 떠올랐죠.
이번 페루 여행이 첫 남미 여행이었고 2주가 넘는 긴 기간인 만큼 몸 고생이 불 보듯 뻔하고 다녀와서는 시차 적응 때문에 힘들 것으로 예상되었기에 연말에는 길리에서처럼 다 놓고 푹 쉬고 싶었습니다. 처음에는 뉴칼레도니아도 물망에 올랐지만 알아보니 거기는 아무래도 좀 길게 가야 할 것 같아서 다음 기회로 미루었고 그 다음에 떠올랐던 곳이 바로 몰디브였습니다. 거리와 기간도 적당한데다 초성수기이기는 해도 방문하기 좋은 계절이었고요. 한번 항공권이라도 검색해 보자고 예약 사이트에 들어갔는데 생각보다 저렴한 가격을 보고 약간 충동적으로 항공권을 구매했죠. 그래서 연말에 몰디브에 가게 되었습니다.
몰디브는 원래 유명한 신혼여행지라서 특별히 준비할 건 없을 것 같았지만 그래도 혹시나 하는 마음에 항상 하던대로 론플을 구입했습니다. 2015년 판이라 35%나 할인을 받았는데도 200페이지가 안 되는 분량인데 22,750 원이나 하는군요;;;;
사실 몰디브는 수도인 말레를 제외하고는 전역에 흩어져 있는 섬과 리조트를 중심으로 한 국가라서 여행에서 경험하는 것도 주로 바다에서 하는 활동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대부분의 시간을 보내는 리조트의 선택이 꽤 중요하더라고요. 굉장히 다양한 리조트가 있기에 본인의 취향에 따라 세밀하게 살펴봐야 할 포인트가 많거든요.그런 점에서는 이 책에서 꽤 도움을 받았습니다.
사람 많은 걸 딱 질색으로 생각하기에 저는 몰디브에서 가장 북쪽에 위치한 JA Manafaru 리조트를 선택했죠. 론플에도 splendid isolation을 즐길 수 있는 리조트라고 소개되어 있습니다. :)
가장 가까운 리조트는 말레 공항에서 스피드 보트로 10분만 가도 되지만 거기는 가족들이 주로 이용하는 대형 리조트라서 가까운 거리임에도 전혀 끌리지 않았습니다. 제가 예약한 리조트는 수상 비행기로만 갈 수 있어 수상 비행기를 이용하는 비용이 추가되지만 아주 한적하고 조용한 곳이어서 마음에 들었습니다.
이 책에는 다이빙과 다이빙 포인트에 대한 정보가 아주 상세하게 정리되어 있어 스킨스쿠버를 하는 분들에게 특히 도움이 많이 될 것 같은데 아쉽게도 저는 다이빙을 할 게 아니라서 좋은 리조트를 선택한 것에 만족하기로 했습니다.
몰디브는 엄격한 이슬람 국가라서 주류, 음란물 등의 반입이 엄격하게 금지되고 굉장히 보수적인 라이프 스타일을 가졌다는 것도 알게 되었지만 저는 리조트에서만 있을 예정이니 큰 문제는 안 될 것 같습니다.
케냐 여행 때 시간을 보냈던 라무섬이나 인도네시아 여행 때 시간을 보냈던 길리 메노섬을 기대하고 있습니다.
덧1. 이 책은 여행 관련 책이므로 북 크로싱하지 않습니다.
덧2. 리조트 중심으로 돌아가는 나라라서 어느 정도 예상은 했지만 리조트의 숙박 요금이 상상을 초월하니 저처럼 신혼여행이 아닌 휴양 여행을 가실 분들은 각오를 단단히 하고 예산을 넉넉하게 편성하셔야겠습니다. 보통 론플은 숙박요금을 세 수준으로 나눠서 budget($), midrange($$), top end($$$)로 구분하는데 가장 저렴한 budget 카테고리 숙소의 1박 평균 금액이 350$이거든요. top end 리조트는 750$부터 시작이고 1박에 200만 원이 넘는 초호화 럭셔리 리조트도 즐비한 걸 보면 정말 다른 세상 같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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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 12월 말에 대만 여행을 앞두고 있어 여행 일정을 짜기 위해 구입한 론플입니다.
항상 그런 것은 아니지만 론플은 보통 2년에서 3년 간격으로 새 버젼이 나오는데 대만편의 경우 2014년 3월에 9판이 나왔기 때문에 지금쯤 10판이 나올 때가 된 것 같아서 두 달 정도 기다렸습니다만 나올 기미가 아예 없고 이제는 일정 확정을 해야 해서 어쩔 수 없이 9판을 구입했습니다.
론플 대만편은 론플의 기본적인 공식에 충실한 편입니다. 지도는 당연히 세밀하고, 제가 좋아하는 추천 walking tour course(Taipei에서만 나오기는 하지만)도 제공하고 있고요.
다른 론플에 비해 장점이라고 할 수 있는 건 대부분의 spot에 접근하는 방법을 아주 세밀하게 설명한다는 겁니다. "기차역에서 왼쪽으로 돌면 뭐가 나오고, 다시 두 블럭 직진하다가 오른쪽으로 돌면 뭐가 나오고..." 이런 식입니다. 아날로그 방식의 길 설명을 좋아하는 독자에게는 어필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하지만 반대로 저처럼 스마트폰의 구글앱을 켜서 도착지를 입력하고 GPS를 따라 이동하는 여행자에게는 별로 장점이랄 건 없죠.
이 책의 약점이라고 한다면(사실 약점이라고 하기에는 뭐하지만) 꼭 들러야 한다고 추천하는 hot spot이 우리나라 가이드북과 많이 다르다는 겁니다. 예를 들어, Taipei 101 Tower는 대부분의 국내 서적에서 중요한 방문지로 소개하는 곳인데 론플에서는 그다지 자세히 설명하지 않고 있습니다. 저도 살짝 놀랐지만 지우펀도, 예류도 마찬가지입니다.
이 책을 갖고 일정을 짜면 국내 관광객들과 만날 일이 별로 없을 것 같습니다. 제게는 장점인데 다른 분들께는 단점이 될수도 있겠네요.
항공권은 미리 확보해 두었지만 이제 슬슬 숙박과 교통편 예약을 서둘러야 할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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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월 말에 어르신을 모시고 5박 6일 일정으로 대만을 여행할 예정(9월 29일 현재 항공권 예약만 완료)이기에 여행 일정 짜는데 도움을 받을까 하여 읽은 책입니다.
원앤원 출판사에서 선물로 주셔서 읽었고요. 이 책이 나오자마자 따끈따끈한 상태로 2014년에 보내 주셨는데 그동안 싱가포르, 크로아티아, 노르웨이, 인도네시아, 몽골을 차례로 여행하느라고 대만은 뒤로 밀려 있었기에 2년이나 묵혔다가 이제서야 꺼내들었습니다.
그런데 엥? 2015년 2월에 개정판이 나왔네요. 여행책은 정말 아끼면 안 됩니다. 구해서 바로바로 읽고 바로바로 떠나야 합니다. 쩝....
이 책은 고등학교 졸업 후 일찌감치 여행의 즐거움에 눈을 떠 세계 각지를 여행해 온 여행 전문가 정해경씨가 쓴 책입니다.
'그대로 따라만 하면 되는 5박 6일간의 일정'이라는 부제가 달려 있기에 여행 기간도 똑같겠다, 잘하면 그대로 따라해도 되지 않을까 싶어 냉큼 읽기 시작했는데 역시나 제 여행 스타일과 많이 다르더군요.
제가 주로 참고하는 론플과 비교해서 공통점과 차이점이 있는데요. 공통점으로는 저자가 직접 몸으로 체험한 정보 위주로 꾸몄다는 겁니다. 차이점은 론플의 경우 그 나라에서 아예 살고 있거나 오래 거주 또는 여행을 한 경험이 있는, 그야말로 그 나라통을 저자로 쓰기 때문에 아주 상세한 정보를 담고 있고 개정판을 거듭하면서 계속 업데이트가 되는 반면 이 책의 저자인 정해경씨는 대만통이 아닙니다. 그래서 아무래도 개정판을 내는 속도나 현지에서 살아야 알 수 있는 디테일한 정보 제공에 한계가 있을 수 밖에 없죠. 실제로 이 책에서도 본인이 직접 경험하지 못한 정보는 현지의 대만 친구를 통해 보완했다고 이야기하고 있습니다.
이 책의 가장 큰 장점이라고 할 수 있는 것은 정말 딱 5박 6일의 일정을 저자가 권하는 대로 여행할 사람에게는 다른 거 별로 고민할 필요 없는 맞춤형 가이드북이라는 겁니다. 특히 각 여행지를 돌아보는 동선이 사진과 더불어 상세하게 소개되어 있어 길 잃을 염려가 없습니다. 동선 소개 만큼은 제가 지금까지 읽어본 한글 여행책 중에서 단연코 탑입니다.
단점은 너무 한국인이 선호하는 여행지 위주로 구성되어 있어 저처럼 한국인과 조우하기 싫은 여행자에게는 일부러 동선을 달리 짜야 한다는 점이고 매 여행지마다 붙어 있는 '느낌 한마디'의 내용이 지나치게 주관적(사실은 살짝 변명같은 느낌)이라서 눈에 거슬린다는 겁니다. 뒤로 가면서 시간 계산을 잘못해서 입장하지 못했다, 날씨가 좋지 않아서 못 봤다, 일부분은 놓쳤다는 이야기가 계속 나오는데 프로라면 그런 이야기 하면 안 된다고 생각합니다. 여러번 재방문하면서 꼼꼼하게 챙겼어야죠. 정해진 일정을 여행하면서 모은 자료로 책을 낸 느낌입니다. 이런 식이라면 저도 지금까지 방문한 여행지를 매번 책으로 낼 수 있겠습니다만 그건 아니죠. 최소한 가이드북이라면 책에 실려 있는 여행지만큼은 빠짐없이 소개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그런 의미에서 유익한 정보들도 꽤 많이 있지만(특히 타이루거 협곡 관련), 결국 론플을 읽을 수 밖에 없다는 생각(론플 타이완편도 2014년이 최신판이라서 아직 개정판이 안 나왔거든요)을 굳히게 만든 독서였습니다.
개정판은 어떻게 달라졌는지 모르겠지만 포스팅을 하면서 살펴보니 가독성을 높이고 좀 더 깔끔하게 편집을 한 것 같기는 하지만 내용 자체는 그리 많이 달라진 것 같지 않아서 개정판을 구해서 읽지는 않을 것 같습니다.
저는 큰 도움을 받지 못했습니다만 아무래도 대만이 각광받는 여행지 중 하나이다보니 이 책을 많이들 읽으시는 것 같습니다. 판매지수가 꽤 높습니다. 그러니 저는 이 책대로 여행 일정을 짜면 절대로 안 될 것 같습니다. ㅡ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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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몽골 여행은 작년 겨울 길리 여행 때보다 항공기 출발이 더 이른 시간이었기 때문에 그야말로 거의 밤을 샌 거나 다름없는 시간에 일어날 수 밖에 없었습니다. 무려 아침 7시 15분에 출발하는 비행기였거든요. 물론 일찍 출발하는 만큼 현지에서 하루를 길게 쓸 수는 있겠지만요.
어쨌거나 미리 짐을 싸 두기는 했지만 어쩔 수 없이 새벽 3시에 일어나 씻고 간단히 요기만 한 뒤 카카오 택시를 호출했습니다. 평소 같았으면 공항버스 리무진을 이용했겠지만 너무 이른 시간인데다 시간을 절약해야 해서 택시를 이용하는 것이 여러모로 나을 것 같았습니다. 그 새벽인데도 호출한 지 2분 만에 택시가 도착했습니다. 급하게 택시를 이용해야 하는 경우 카카오 택시가 정말 편리한 것 같습니다. 행선지를 미리 입력하기 때문에 구구절절하게 설명할 필요도 없고요.
4시 5분 쯤 탔는데 새벽이라 길도 막히지 않아 불과 35분 만에 인천 공항에 도착했습니다. toll 비용 7,100원을 포함해 47,900원이 나왔네요. 공항버스 리무진에 비해 3배나 비싸지만 이렇게 특별한 상황에서는 호사를 좀 부려도 되겠지요.
택시를 타고 가면서 보니 안개가 많이 꼈던데 비행기가 정상 출발할 수 있을지 살짝 걱정이 되었습니다. 공항에 도착해서 보니 확실히 새벽이라서 그런지 몰라도 사람이 별로 없습니다. 환승하는 여행자들이 공항 의자에 누워 노숙하는 게 곳곳에서 보이는게 좀 다른 풍경이라면 풍경이랄까요?
5시 현재 체크인 카운터가 열리지 않았습니다. 아직 직원들이 올라오지 않은 것 같습니다. 혹시나 해서 대한항공에서 휴대폰 문자로 보내준 모바일 체크인 링크를 눌러서 접속해 봤지만 최종 단계에서
울란바타르 공항이 모바일 체크인이 불가한 공항이라는 메시지가 뜨는 걸 보고 포기했습니다. 쩝...
5시 30분이 되자 카운터가 열려 발권 업무가 시작되었는데 앞에서 기다리고 있던 사람들이 몽땅 몽골에 가는 사람들인지 대한항공 카운터에만 몰리더군요. 이러다 비행시간에 맞출 수 있을지 슬슬 불안해지기 시작했습니다. 게다가 그 북새통에 몽골에 선교하러 가는 종교단체가 4개 밖에 없는 카운터 중 하나를 갑자기 독점하는 바람에 담당 가이드가 제 앞에서 줄 서 있던 젊은 신혼부부에게 큰 소리로 욕을 먹기도 하고, 당황한 대한항공 직원이 전화로 다른 직원에게 빨리 올라오라고 소리를 지르기도 하는 등 여행 출발 전부터 북새통이었습니다.
저흰 비교적 빨리 발권을 한 편인데도 제 뒤로 줄이 굉장히 길게 늘어섰고 당연히 보안검색대에서도 시간이 지체되기 시작했습니다. 당연히 출국 심사도 지연되고 겨우 면세 구역으로 나온 뒤 시간을 보니 어느새 6시 35분입니다. 보딩 시간이 7시 45분(원래 출발 시간이 7시 15분이니 이미 30분 이상 지연되었다는거지요)이니 그 새벽에 일어나 택시로 공항에 나왔는데도 겨우 한 시간 남짓 남은거네요. 허탈...
그래도 승강장이 출국 심사장과 가까운 8번이라서 다행입니다. 예상했던대로 보딩 시간에 맞춰 저흰 바로 탑승했지만 발권이 늦어지는 바람에 늦게 도착한 사람들을 태우느라 예상 시간보다 20분 늦게 비행기가 출발했습니다. ㅡㅡ;;;;
생전 처음 마일리지 항공권으로 여행을 하는거라서 미리미리 좌석을 사전 예약했기 때문에 날개 바로 뒤쪽 비상구 근처에 자리를 잡았죠. 그런데 이게 왠 일. 화장실 냄새가 너무 나는겁니다. 승무원을 불러 사정을 설명하고 자리가 남으면 바꿔달라고 했는데 엎친 데 덮친 격으로 오늘 만석이라고 하네요. ㅠ.ㅠ
채식 기내식을 신청한 비건들이 화장실 냄새가 난다고 자리를 바꿔달라고 했으니 승무원도 어지간히 긴장탔을 듯 합니다. 승무원이 잔뜩 긴장해서 밑의 직원을 시켜 수시 관리하겠다고 했지만 그래봤자 탈취제를 자주 뿌리는 정도지요 뭐...
출발이 늦어졌기 때문에 비행기가 이륙하자마자 곧 음료가 나왔고 기내식도 일사천리로 서빙이 되었습니다.
유제품은 포함된 인도 채식을 주문했더니(대한항공의 경우 완전 비건식을 주문하면 거의 사람이 먹을 수 없는 수준의 음식이 나오거든요) 음식은 먹을 만 했는데 '떠먹는 불가리스 요구르트'가 떡하니 나오네요;;;
기내식으로 아침 식사를 마치자마자 새벽부터 일어났던 여파가 이제서야 나타나는지 곧바로 잠에 곯아 떨어져 입국 신고서를 작성하라는 안내가 나오기 전까지 정신없이 취침했습니다. 착륙 10분 전에 겨우 일어나 졸린 눈을 비비며 부랴부랴 입국 신고서를 작성했죠. 그래도 기장이 서둘러 비행기를 몰았는지 11시 5분에 울란바타르 국제공항에 착륙했습니다(원래 착륙 예정 시간은 10시 45분).
역시 광활한 평원의 나라는 뭐가 달라도 다릅니다. 끝없이 펼쳐진 초원이 반기네요.
공항 근처라고 해도 별로 다르지 않습니다. 건물은 고사하고 길도 제대로 없습니다.
울란바타르 국제공항은 그렇게 넓지는 않지만 여러 비행기가 한꺼번에 내리지 않아서 입국 심사에 걸리는 시간이 그리 길지 않습니다. 다만 짐이 좀 늦게 나오고 Baggage Claim 구역이 넓지 않아서 다소 혼잡한 정도입니다.
그렇지 않아도 늦었는데 짐까지 찾아서 나오는데 30분 정도가 더 걸렸습니다. 첫날 묵을 호텔에 픽업 서비스를 신청해놨기 때문에 두리번거리면서 찾았는데 후줄근한 차림에 종이 피켓을 든 사람들 틈으로 말쑥한 정장에 제 이름이 화면에 떠 있는 아이패드를 들고 서 있는 호텔 직원이 보이더군요. 주차장에 대기시켜 놓은 차량도 깔끔한 세단이네요. @.@
몽골의 첫 인상은 하늘이 파랗고 햇볕이 정말 강하다는 거 였습니다. 선글래스를 안 쓸래야 안 쓸 수가 없더군요. 기온은 높지만 습도가 낮아서 텁텁하지는 않습니다. 흡사 그리스와 비슷한 느낌이었어요.
울란바타르 시내로 진입하는데 서울 같은 느낌이었습니다. 나중에 보여드리겠지만 도심은 별로 차이나지 않습니다. 고층 빌딩도 많고요. 전체 몽골 인구의 2/3가 몰려 사는 곳이니 번화할 수 밖에 없겠지요.
40분 정도 차를 달려 이틀을 묵게 될
'Kempinski Hotel Khan Palace'에 도착했습니다.
중심가에서 벗어나 있기에 도보 접근성이 떨어지는 것을 제외하면 제가 여행하면서 묵어 본 호텔 중 가성비 최고 등급을 줄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제가 예약할 때 트립 어드바이저에서 계속 1위를 고수하고 있었고 론플에도 소개된 최고의 호텔이었습니다. 게다가 당시 프로모션을 진행하던 중이라서 원래 가격보다도 훨씬 싸게 묵을 수 있었죠.
전형적인 비지니스 호텔인데 객실은 꽤 넓습니다. 전력을 공급하는 콘센트가 여기저기 많은 것도 마음에 듭니다. 침대 옆에 콘센트가 없으면 아주 불편하거든요.
평범하고 무난한 인테리어입니다. 전망이 뛰어나지는 않지만 창이 넓어 채광이 좋은 편입니다.
더블 베드가 있는 룸으로 예약한 것 같은데 트윈 베드로 배정되었네요. 큰 문제는 아닙니다만...
옷장에는 가운과 슬리퍼, 헤어 드라이어가 있습니다. 요새 슬리퍼를 제공하지 않는 호텔이 꽤 많은데 마음에 듭니다. 가운도 통상적으로 호텔에서 사용하는 면으로 된 무거운 가운이 아니어서 더 좋았습니다.
금고, 우산 등 기본적인 객실 어메니티는 물론 물건을 담을 수 있는 작은 쇼핑백까지 제공하는 등 꽤나 꼼꼼합니다.
지금까지 여행하면서 객실에 별도의 공기 청정기가 설치된 건 처음 봤습니다. 세계 1, 2위를 다투는 공기 오염 최고의 도시(물론 겨울철에 한하지만)답습니다;;;
욕실은 넓지 않지만 역시나 꼼꼼합니다. 샤워 부스와 욕조가 따로 제공되고 왼쪽 세면대를 보시면 각종 욕실용품이 빠짐없이 제공됩니다. 건조기까지 있네요.
이것도 처음 봤을 때 놀란 점 중 하나인데 비데까지 설치되어 있네요. 비데가 설치되어 있는 호텔도 처음 본 것 같습니다.
객실을 둘러보고 있는데 직원이 캐리어를 들고 왔길래 팁을 주면서 연습해 둔 몽골어로 고맙다고 인사했는데 못 알아 듣네요. 발음을 물어본 뒤 다시 해 봤지만 역시나 불가능. 발음이 너무 어렵습니다. 이번 여행 중에 몽골어로 고맙다는 인사는 못 쓸 듯 합니다. ㅠ.ㅠ
체크인 할 때도 느꼈지만 몽골인들의 영어 발음도 특유의 엑센트 때문에 알아듣기가 힘들더군요. 아무래도 이번 여행 만만치 않을 듯 합니다;;;
점심 식사를 간단히 할까 하는 생각에 체크인 할 때 3시까지 가능하다고 한 brunch 뷔페가 어떤지 내려가 봤는데 가격이 1인 당 20불이나 해서 일단 pass했습니다. 이틀 동안 묵으면서 한번은 먹을 기회가 있을텐데 첫날부터 그러기는 싫었거든요. 한데 Kempinski 호텔의 뷔페는 울란바타르 내에서도 유명합니다. 이걸 먹으러 일부러 호텔까지 오는 여행자들이 많다고 하니까요.
배가 아주 고픈 건 아니었기 때문에 일단 객실로 돌아와 짐 풀고 잠시 쉬다가 점심도 먹고 시내를 둘러볼 겸 2시쯤 길을 나섰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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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은 몽골 여행을 하면서 알게 되었거나 느낀 점을 간략하게 요약한 겁니다. 어떤 내용은 생각의 차이에 따라 달리 해석될 수 있으니 몽골 여행을 준비하는 분들은 참고만 하세요.
* 인터넷 환경
: 론플에는 몽골의 인터넷 환경이 좋은 것처럼 묘사되어 있지만 울란바타르를 벗어나면 와이파이는 커녕 휴대폰도 안 터집니다. 고비 사막의 경우는 몽골 최고의 숙소인 Three Camel Lodge에서도 신용카드 결제를 위해 신호를 잡으려고 차를 타고 높은 산으로 올라가야 하더라고요;;;; 수도인 울란바타르에서도 속도가 느려 동영상 업로드는 상상도 못합니다. 이메일을 확인하고 SNS를 하는 정도가 고작이에요. 홉스굴 Ashihai resort에서는 조식 뷔페로 이용하는 리조트 내 카페에서만 인터넷이 부분적으로 가능했는데 속도가 워낙 느려서 이미지 검색도 제대로 못했습니다. 포켓 와이파이, 로밍은 물론이고 심 카드를 사와도 소용 없을 겁니다. 그냥 마음을 비우고 자연을 만끽하는 것이 상책이에요.
* 몽골 사람
: 무뚝뚝해 보이지만 순박하고 착한 사람들이 대부분입니다. 몽골 현지 가이드들은 UB(울란바타르를 보통 이렇게 부릅니다. 그냥 시티라고도 해요) 사람들은 돈을 밝힌다고 하지만 우리 수준에서 봐도 별로 그래보이지는 않습니다. 제 경험 상 돈을 밝히는 사람들은 외국 여행자에게 바가지 씌우는 게 몸에 배어 있는 불법 택시 기사들 뿐이었습니다.
* 치안
: 중범죄는 걱정할 필요가 없지만 소매치기는 조심해야 합니다. 솜씨가 아주 좋은 것으로 알려져 있으며 현지인들이 드나드는 펍에서도 소매치기를 조심하라는 문구가 탁자마다 붙어 있을 정도입니다. 현지인들도 뒤로 메는 가방은 잘 안 멘다고 할 정도에요. 사람들로 붐비는 일부 관광지를 제외하면 오히려 여행자가 조심해야 할 위험은 길을 건널 때 입니다. 우리나라보다 운전을 험하게 하는 경우가 많고 교통 신호를 잘 지키지 않기 때문에 녹색불로 바뀌었다고 그냥 건너면 안 되고 반드시 좌우를 확인해야 합니다. 신호 없이 끼어들기, 중앙선 유턴 같은 건 그냥 하는 수준이거든요.
* 택시
: 공인 택시는 2~3개의 택시 회사에서만 운영하며 이것도 국가에서 승인하는 면허 제도가 있는 것이 아니라고 합니다. 차를 가진 사람은 누구나 택시 영업을 할 수 있으며 실제로 현지인들은 그냥 길가에서 손을 흔들어 차를 세워 요금을 흥정하고 타고 다닙니다. 문제는 외국인의 경우 적정 요금을 잘 모르기 때문에 바가지를 쓰기 쉬워서 숙소에서 이동할 때 미리 호텔 직원들에게 적정 금액을 물어두고 타기 전에 흥정을 해서 타야 하는 불편함이 있습니다. 론플에는 불법 택시 기사가 강도로 돌변해 금품을 빼앗겼다는 말이 나오지만 밤 늦게 타거나 하지 않는다면 그럴 위험성이 있어 보이지는 않았습니다.
* 공공 교통 수단
: 울란바타르의 경우 택시, 버스, 저상 버스, 전차까지 다양한 교통 수단이 실제로 운행되고 있지만 외국인이 이용하기에는 복잡하고 소매치기의 온상으로 알려져 있어서 이용을 권장할 수 없습니다. 또한 교통편이 많지 않아 현지인들도 대부분 자기차를 몰고 다니기 때문에 평일 교통 혼잡도가 매우 높습니다. 울란바타르 시내는 항상 붐비는 편이고 출, 퇴근 시간에는 보행 속도와 거의 비슷할 정도로 차가 심하게 막힙니다.
* 동물
: 울란바타르에는 반려동물로 개를 기르는 사람이 꽤 있어서 반려견을 산책시키는 모습을 심심치 않게 볼 수 있습니다. 시골, 특히 유목민의 경우는 대부분 개를 방범견으로 기르기 때문에 덩치가 크고 사나우며 외지인이 다가가면 무섭게 짖고 물릴 수도 있으므로 주의해야 합니다. 몽골 지방 여행을 할 때 꼭 익혀야 하는 현지어가 '노호이 호르'(개를 좀 잡아주세요)라고 하니 말 다했지요. 상대적으로 고양이는 거의 볼 수 없으며 여행 중 유목민 게르에서 딱 한 마리 보았는데 쥐를 잡는 목적으로 함께 사는 수준입니다. 시골에는 소, 양, 염소, 말, 낙타 등이 많이 있으나 방목해서 기르는 가축의 수준이고 반려동물은 아닙니다.
* 벌레
: 고비 지역에서 모기를 조심하라는 말을 하도 들어서 나름 준비를 많이 해 갔는데 여행 내내 모기는 한번도 못 봤고 물리지도 않았습니다. 바리바리 싸들고 간 전자 모기향을 한번도 사용하지 않았어요. 다만 고비에서 저희가 도착하기 일주일 전까지 모기가 극성이었고 도착하기 며칠 전에 다행히 북쪽으로 이동했다는 이야기를 들었기 때문에 고비 사막으로 내려가시는 분들은 그래도 준비를 할 필요는 있겠습니다. 홉스굴 지역에는 호숫가 주변에 각다귀가 많지만 피해가면 되기 때문에 크게 신경이 쓰이는 수준은 아닙니다. 오히려 몽골 여행 내내 짜증나게 만들었던 벌레는 고비에서도, 홉스굴에서도 파리였습니다. 달려들기까지는 않지만 앵앵 소리가 거의 진주만 폭격기 수준의 소음이기 때문에 굉장히 거슬립니다.
* 돈
: 동전은 없으며 최대 2만부터 1만, 1천, 500, 100, 50까지 지폐만 있습니다. 단위가 투그릭인데 100, 50투그릭 지폐를 제외하고는 모든 얼굴이 칭기즈칸이기 때문에 헷갈리지 않게 숫자를 잘 확인하고 사용해야 합니다. 현지에서 투그릭을 쓸 때 상대방이 거스름돈이 없는 경우가 많으니(심지어 대형 리조트에서도) 잔돈을 받으면 최대한 확보해 두는 게 좋습니다. 나중에 마트에서 간단한 물건을 사거나 택시비를 낼 때, 팁을 줄 때에도 잔돈이 필요하거든요.
* 생수
: 숙소에 따라 상황이 많이 다른데 울란바타르의 캠핀스키 호텔 같은 경우는 매일 500미리 생수를 두 병씩 제공하기 때문에 따로 물을 구입할 필요가 없었습니다. 고비 사막에 있는 Three Camel Lodge의 경우 Eco Lodge이기 때문에 PET병의 사용을 자제하므로 매일 정수된 물을 유리병에 담아 2리터씩 제공하더군요. 역시 가져간 텀블러에 담아서 다니는 걸로 충분했고 가이드가 차량에서 따로 물을 준비해 두었기 때문에 일부러 물을 챙길 필요는 없었습니다. 홉스굴 지역의 Ashihai Resort는 뜨거운 물은 수시로 제공하지만 찬물은 없어서 생수를 마시려면 구입을 해야 합니다. 그런데 가격이 700미리 한 병에 3,000투그릭이나 해서 놀랐죠. 즉 케바케입니다. 울란바타르에서는 마켓을 자주 볼 수 있기 때문에 큰 문제가 없지만 지방의 경우는 마켓을 찾는 것부터가 일이기 때문에 숙소를 예약할 때 물을 쉽게 구할 수 있는지 확인해 보는 것이 좋겠습니다. 이게 왜 중요하냐 하면 몽골은 여름철 습도가 매우 낮기 때문에 체감 온도가 낮은 대신 충분한 수분 섭취가 아주 중요하거든요. 조금만 물 마시는 걸 게을리 하면 탈수 증상이 올 수도 있습니다.
* 음식
: 몽골은 고기 나라라고 할 수 있을 정도로 모든 음식에 고기가 빠지지 않습니다. 반대로 채식주의자는 음식 선정에 어려움이 많은데 호텔급 숙소나 레스토랑에서는 따로 채식 메뉴가 있지만 local restaurant에서는 기대하기 어렵습니다. 특히 울란바타르를 벗어나면 채식 메뉴를 주문해도 원래 있던 메뉴 중 고기를 밥으로 대체해 주는 수준입니다. Three Camel Lodge에서는 매우 훌륭한 채식 요리를 먹을 수 있지만 사실상 몽골에서 유일하다고 할 수 있습니다. 특히 일반 마켓에서 장을 봐도 과일과 채소는 매우 비싸기 때문(한국과 비슷하거나 비싼 경우가 많음)에 배낭 여행자가 채식 음식을 챙겨 먹으면서 다니기는 쉽지 않습니다.
* 전기
: 220V이기 때문에 한국에서 사용하는 모든 전자기기의 사용에 문제가 없으나 울란바토르만 벗어나면 전기가 끊기는 경우가 많습니다. 기본적인 조명은 태양열 발전이나 풍력 발전을 통해 공급받지만 전자 기기를 가동하기 위한 전력은 인근 도시에서 공급받기 때문에 고비 지역은 달란자드가드, 홉스굴 지역은 므릉시에 문제가 생기면 끊깁니다. 제가 여행하던 시기에도 고비 지역은 꽤 자주, 홉스굴 지역은 한 번 전기가 끊겼습니다. 전기를 사용할 수 있을 때마다 휴대폰을 비롯해 전자 기기를 수시로 충전하는 것을 잊지 마시고 무엇보다 보조 베터리를 반드시 가져가세요. 보조 베터리가 없으면 상당히 불편할 겁니다.
* 팁
: 몽골에는 원래 팁 문화가 없지만 관광지를 중심으로 서서히 확산되고 있습니다. 숙소의 메이크 업 비용이나 드라이버에게 적정 수준의 수고비를 주는 정도는 기대하는 것 같습니다. 다만 식당에서 팁을 남겨 놓고 나오거나 할 필요는 없어요. 울란바타르의 경우는 계산서에 기본적인 세금이 따로 붙어 나오는데다 특이하게도 도시세(1%)라는 항목도 있어서 메뉴판에 적혀 있는 금액에 비해 최종 지불하는 금액 차이가 꽤 납니다. 다만 작은 회사에 다니는 일반직의 한달 월급이 50만 투그릭에 불과하다고 하니 육체 노동을 하는 분들에게 팁을 주는 건 큰 도움이 될 것 같아서 저는 가능하면 일부로라도 수고비를 챙겨 드리려고 노력했습니다.
* 선물
: 기념품으로 가죽이나 털로 된 제품이 인기 있으며 가격도 상당히 저렴한 편입니다. 다만 가죽 처리 기술이 그리 뛰어나지 않은지 매장에서도 좋지 않은 냄새가 나는 경우가 많았습니다. 잘 확인하고 구입하는게 좋습니다. 반대로 비건이라면 살 수 있는 것이 거의 없습니다. 세공품은 조잡하거나 너무 화려하여 기념품으로 부적절합니다. 개인적으로는 몽골의 초원 풍경을 그린 작은 그림이 괜찮아서 몇 장 구입했습니다(국영 백화점 7층 기념품점에서 구할 수 있습니다), 술을 좋아한다면 몽골 보드카(칭기스 골드 라벨)도 추천할 만합니다.
* 날씨
: 일교차가 크기로 유명(실제로 몽골은 연교차가 워낙 커서 여름에는 35도까지 올라가고 반대로 겨울에는 영하 40도 이하까지 떨어집니다)하여 지역에 따라 여름철 기준으로 낮을 때는 15도에서 높을 때는 35도까지 오르내리므로 여름철에 여행을 한다고 해도 한여름에서 초겨울까지 커버할 수 있도록 다양한 옷을 준비해야 하는 애로사항이 있습니다. 반바지부터 윈드 브레이커까지 가져가야 하기 때문에 가방이 대부분 옷으로 채워집니다.
* 에어컨
: 울란바타르를 제외하면 에어컨을 보는 것 자체가 쉽지 않습니다. 울란바타르에서도 호텔 정도가 아니라면 에어컨의 혜택을 제대로 누릴 수 있는 건 새로 지은 건물의 샵 정도입니다. 사람이 북적거리는 대표적인 곳인 국영 백화점에서도 에어컨이 가동되는 것 같지 않을 정도로 덥습니다. 시골에서는 에어컨은 고사하고 선풍기도 보기 어렵습니다. 다만 고비 지역은 바람이 많이 불어서 낮에도 그늘만 들어가면 견딜 만하고 홉스굴 지역은 온도 자체가 낮아서 그렇게 덥지 않습니다. 또한 고비나 홉스굴 모두 밤에는 온도가 많이 내려가서 이불을 덮고 자야 할 정도입니다. 앞에서 말씀드린 것처럼 습도도 낮아서 탈수가 오기 쉬우니 그야말로 감기 걸리기 딱 좋은 날씨라고 할 수 있겠네요. ㅡㅡ;;;;
* 도로 사정
: 울란바타르 시내는 모든 도로가 포장되어 있으나 교통량이 많아 혼잡하며 교외로 가면 비포장 도로가 많습니다. 다행히 테를지 지역까지는 도로가 잘 포장되어 있어서 당일 투어를 다녀오는데는 별 무리가 없습니다. 울란바타르에서 홉스굴까지는 도로가 포장되어 있어 3년 전의 20시간에서 현재는 하루 만에 차량으로 갈 수 있습니다. 하지만 므릉에서 하츠갈로 가는 도로는 아직 포장이 안 된 곳이 많아서 4륜 구동 차량이 필요합니다. 고비 지역은 거의 포장되어 있지 않다고 보는 게 낫습니다. 공항만 벗어나면 곧바로 길도 없는 비포장이니까요.
* 여행 준비
: 울란바타르, 홉스굴, 고비 모두 가이드가 없으면 상당한 불편을 감수해야 합니다. 특히 교통편 이용과 음식(비건이라면 특히) 주문에서 애로 사항이 꽃필 수 있습니다. 떠나기 전에 섭외를 완료하거나 최소한 현지에서라도 가이드를 꼭 구해야 합니다. 다행히 한국말을 할 수 있는 가이드를 구하는 건 그리 어렵지 않으며 영어 가이드도 쉽게 구할 수 있습니다.
* 언어
: 몽골어는 우리 말과 어순이 동일해 말을 배우기 쉽다고 하지만 그건 문법의 이야기이고 발음이 아주 헬 수준으로 어렵습니다. ‘감사합니다’라는 말만 해도 제대로 발음하는 게 불가능한 수준이에요. 울란바타르에서는 그나마 영문 병기가 되어 있어 괜찮지만 지방으로 가면 키릴 문자만으로 표기되어 있어 아주 답답함(가이드가 꼭 필요한 이유 중 하나). 몽골에는 한국에서 노동자로 일한 경험이 있는 사람이 많고 한류 때문에 한국말을 할 줄 알거나 최소한 무슨 말인지 알아듣는 사람이 굉장히 많으니 말조심해야 합니다. 몽골이나 몽골 사람을 비하하는 말을 공공 장소에서는 안 하는 게 신상에 이로울 겁니다.
* 한류
: 현재 개발붐(울란바타르 전역이 공사판이라고 해도 될 정도)으로 인해 국내 기업의 진출도 활발하고 한류 때문에(한국 드라마를 시청하지 않는 몽골 가정이 거의 없을 정도라고 함) 한국을 모방하는 게 많습니다. 아파트 건축 스타일, 옷차림, 화장법도 많이 비슷하고 울란바타르 시내에는 한국 음식점과 수퍼마켓을 쉽게 볼 수 있습니다. 한국말 간판도 가끔 보여요. 울란바타르 시내를 돌아다니는 여성들을 보면 옷차림의 미묘한 차이만 빼면 서울에서 만나는 젊은 여성들과 거의 구분이 안 갈 정도로 비슷합니다.
* 환경
: 몽골인들의 정신세계를 지탱하는 샤머니즘의 영향 때문인지 대부분이 불교 신자라서 그런지 몰라도 환경 보호가 몸에 배어 있어 가이드들이 눈에 띄는 족족 쓰레기를 주을 정도입니다. 가축도 거의 방목으로 기르며 공장식 축산을 싫어합니다. 도축할 때도 고통을 최소화하는 방식으로 한다고 하네요. 다만 위에서 말한 것처럼 최근 한국의 개발 지상주의를 도입하면서 지나치게 급속하게 환경이 파괴되는 것을 우려하고 있다고 합니다.
* 빈부격차
: 부패가 심하여 몇몇의 기업가와 국회의원들이 부를 독식하고 있다고 합니다. 빈부 격차가 매우 심한데 생활 물가가 서울에 근접하는데 비해 소득 수준은 매우 낮은 수준이라서 울란바토르 시내에서 생활하는 것이 정말로 힘들다고 합니다. 현지인들은 매우 머리가 좋거나 집안의 배경이 좋아야만 먹고 살 수 있다고 체감하는 수준이더군요. 우리나라의 판박이 같은 상황이라서 마음이 답답했습니다.
* 중독
: 몽골인들이 술을 좋아하고 많이 마시는 것은 익히 알려진 사실로 론플에서도 취한 사람과 마찰을 일으키지 말고 조심하라고 대놓고 경고하고 있을 정도입니다. 알코올 중독이 상당히 많을 것으로 추정되며 도박을 즐기는 몽골인도 굉장히 많다고 하니 숨겨진 도박 중독자의 수가 엄청날 것으로 예상되나 정신 질환에 대한 대중의 인식도 낮은 수준이고 무엇보다 전문가가 전무해서 제대로 care받지 못한다고 합니다.
* 문
: 백화점을 제외한 모든 상점의 문이 매우 협소해서 처음 봤을 때 대체 손님이 들어오라고 만든 것인가 의심이 될 정도였습니다. 두 사람이 나란히 들어갈 수 없을 정도로 작게 만들거든요. 문을 자그마하게 만드는 이유는 혹독한 겨울 때 단열을 유지하기 위해서라고 합니다.
* 시차
: 원래 시차가 1시간에 불과한데다 여름철에는 서머타임 제도가 있어 시차가 없습니다. 한국 시간과 동일하기 때문에 시차 적응은 전혀 걱정할 필요 없습니다.
* 환전
: 울란바타르 시내 곳곳에 사설 환전소가 있으며 국영 백화점 1층에도 환전소가 있습니다. 호텔에서 환전을 하나 국영 백화점 환전소에서 환전을 하나 100불 당 500원 정도의 환율 차이만 있기 때문에 아주 큰 돈을 바꾸지 않는 이상 편한 곳에서 해도 별로 상관이 없습니다. 몽골 투그릭은 국내에서 재환전할 수 없으므로 비용을 잘 계산하여 중간중간에 환전하고 다 써야 합니다. 투그릭으로 환전하기 위해서는 달러가 가장 좋으며 100불 짜리를 선호하기 때문에 100불짜리 달러만 준비해 가면 됩니다. 관광지에서는 간혹 달러를 받기도 하지만 대부분 투그릭을 선호하기 때문에 적절히 환전하고 남은 돈 없이 현지에서 모두 사용하는 것이 좋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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몽골 여행을 준비하면서 자유 여행이 쉽지 않다는 걸 곧 알게 되었기 때문에 여러 자료를 꼼꼼히 조사하려고 하지 않았습니다. 실제로 인터넷에서 몽골 여행을 검색해 보면 몽골 전문 여행사에서 올려놓은 정보나 이용 후기가 대부분입니다.
물론 선교나 자원 봉사 활동의 목적으로 몽골에 가신 분들의 몽골 방문기, 또는 배낭 여행, 동호회 차원에서 몽골을 여행하신 분들의 여행기를 블로그 등에서 심심찮게 볼 수 있지만 제가 계획했던 여행과는 조금 달랐기에 이번 여행은 철저히 론플에 의지해서 론플로부터 시작해서 론플로 끝나는 여행 일정을 짰습니다.
* 서적Lonely Planet 몽골(2015): 지금까지 해외 여행을 준비할 때마다 거의 대부분 론플부터 구매해서 읽었는데 그 중 한글판으로 읽은 것은 2014년에 다녀온 싱가포르편이 유일했습니다. 하지만 이번에 읽은 몽골 한글판은 2014년에 나온 영문판 론플 몽골편의 최신판을 번역한 책이라서 별로 고민하지 않고 구입했죠.
론플다운 탄탄한 구성은 그대로이고 한글판이라서 상대적으로 저렴한 편이고 얇게 출판되어 소지하고 다니기에도 간편하지만 2014년 판이라서 이미 2년이나 지난 책이라는 게 가장 큰 약점이었습니다. 왜냐하면 몽골은 GDP 성장률이 연 12.4%(2012년 기준), 물가 상승률이 12.5%에 달하는 급속 성장 국가거든요. 당연히 2016년의 몽골은 2014년 론플에서 소개하고 있는 모습과 많이 다를 수 밖에 없어서 그 부분까지 감안하여 일정을 세워야 했습니다.
또 하나의 문제는 고비 사막과 홉스굴 호수의 일정인데 나중에 여행기에서도 말씀드리겠지만 울란바타르 이외의 지역에서는 가이드가 없으면 사실 상 충실한 여행이 불가능한 수준입니다. 그래서 저도 어쩔 수 없이 가이드 투어를 집어넣었고 그러다보니 론플의 내용을 참고해 움직인 건 울란바타르 시내 투어 뿐이었습니다.
그래도 고비 사막과 홉스굴 호수의 탁월한 숙박 장소, Nomadic Expeditions의 훌륭한 투어 상품을 찾아낼 수 있었으니 론플에게서 큰 도움을 받았다고 할 수 있겠네요.
참고로 울란바타르의 숙소는 트립 어드바이저에서, 국내 항공은 Skyscanner에서 검색해서 예약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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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5년부터 시작해서 한 해도 빼지 않고 해외 여행을 다니고 있지만
첫 해 여행지였던 캄보디아의 앙코르와트와
그 다음 해 봄에 다녀온 홍콩을 제외하고는 매번 여행 계획을 세울 때 가장 먼저 론리 플래닛을 참고해 얼개를 짰던 것 같습니다.
2006년 터키 여행을 갈 때 큰 도움을 받았기 때문에 더 많이 의지하게 되었던 부분도 있지만 지금은 그보다 더 중요한 이유가 생겼습니다. 바로 현지에서 한국인들과 마주치지 않게 만들어 준다는 강점이죠. 특히 꽃보다 시리즈의 유행으로 인해 해외 여행자가 급증한 시점부터는 훨씬 더 중요하게 되었습니다. 어쩌다 마주친 한국인 여행자들 때문에 그 날 일정을 잡치거나 눈살을 찌푸리게 되는 경험을 자꾸 하다보니 강박적으로 한국인 여행자들이 읽지 않는 가이드북에 매달리게 되더군요. 그래서
2012년 라오스 여행 이후로는 한국말로 된 가이드북은 아예 읽지 않고 있습니다.
그런 의미에서 영문 론플은 한국 여행자들과 동선을 겹치지 않게 만들어 주는 효자 가이드북이라고 할 수 있는데요. 대부분의 한국인들은 영문 가이드북을 읽지 않으며 제 경험 상 우리말이 아닌 가이드북까지 읽고 여행을 나오는 여행자들은 제가 크게 신경 쓸 필요가 없는 수준이거든요.
이 책은
2014년 싱가포르 여행 이후 두 번째로 구매한 론플 한국판인데요.
영문판 론플 몽골편의 최신판이 2014년 8월에 출판된 책인데 바로 그 책을 번역한데다 영문 론플이 할인 가격을 적용해도 31,500원(정가 42,000원)인데 비해 18,000원으로 엄청 저렴하더군요. 영어도 약한데 굳이 영문판을 살 필요는 없겠다 싶었습니다.
게다가 손에 넣고 보니 생각보다 얇고 가볍기까지 하네요. 현지에 들고가도 큰 부담이 없을 것 같습니다. 한국판 가이드북을 들고 다니면 한국 여행자가 알아볼 위험성도 있지만 몽골은 세계에서 첫 손 꼽히는 인구 밀도 희박 지역이니까 그런 염려는 내려놓아도 되겠습니다.
저는 약간 케냐 론플(아직 소개 포스팅을 못 했습니다. ㅠ.ㅠ)과 비슷하다는 느낌을 받았는데요. 직장인 사정으로 대중 교통으로 여행하는 건 거의 불가능하고 차량과 기사를 빌려 이동해야 할 것 같습니다.
다른 론플에 비해 '숨은 명소 탐험' 같은 깨알팁이 많은 것이 장점이고 각 여행지의 GPS 위도/경도 좌표를 모아서 제공한 표가 상당히 인상적이었습니다.
대중 교통을 이용하는 것이 쉽지 않은 만큼(있기는 하지만 도로 사정 상 굉장히 시간이 오래 걸립니다. 직장인들에게는 비추) 여행 일정을 짜는데 상당한 애로 사항이 있거나 과감하게 몇 군데로 압축해서 밀도있게 짜야 할 것 같습니다. 위에서도 이야기했지만 케냐 여행의 복사판이 되지 않을까 예상합니다(엄청나게 밀린 여행기... ㅠ.ㅠ).
요새는 좋은 가이드북들이 많이 나오지만 론플은 짜임새가 좋아서 항상 기본은 하죠. 지금까지 론플을 기본으로 여행 일정을 짤 때 큰 실망을 했던 적은 별로 없는 것 같습니다.
모처럼 만나는 한글판이니 현지에서도 해당되는 부분을 곧바로 찾아서 대응할 수 있겠네요.
이제 슬슬 일정을 짜고 항공권과 숙박 예약도 해야 할 것 같습니다. 8월이 몽골 여행의 극성수기에 해당하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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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까지의 여행과 달리 이번 인도네시아 길리 섬 여행은 휴양을 목적으로 했기 때문에 여행 계획을 꼼꼼히 세우지 않았습니다. 일정도 4박 6일로 짧은데다 하루는 롬복에서 잠만 자는 거라서 실질적인 여행 기간은 3박 4일이었거든요.
* 서적
Lonely Planet : Bali & Lombok(15th edition, 2015)
: 1판이 1984년에 나왔고 지금까지 15판이나 나왔으니 그야말로 스테디셀러라고 부를 수 있겠네요. 발리와 롬복을 한꺼번에 다루고 있는 것에서 짐작 가능한 것처럼 내용의 2/3 분량이 발리에 편중되어 있습니다. 게다가 제가 가는 길리 섬은 롬복에서도 더 들어가는 곳이라서 내용이 한정될 수 밖에 없죠. 스테디셀러인 만큼 론플의 강점인 세밀한 지도, 충실한 투어 추천 뿐 아니라 인도네시아에 대한 기본적인 정보를 상세하게 제공하고 있어 첫 인도네시아 여행에 대한 핵심 정보는 대부분 론플을 통해 구할 수 있었습니다. 이 책의 소개 포스팅때는 가장 중요한 롬복에서 길리로 들어가는 교통편 정보가 부실하다고 투덜거렸는데 현지에 가 보니 퍼블릭 보트를 꼭 이용하고 싶은 배낭 여행자가 아니라면 반드시 알아야 할 정보가 아니더군요. 그냥 private boat를 빌려서 들어가면 되는 문제였거든요. 그래서 처음 리뷰를 쓸 때보다 호감도가 좀 올라갔습니다. 2015년 판이 나왔으니 비교적 최신 정보는 모두 수록하고 있어서 믿음이 갑니다.
* 인터넷
또바님의 마음 속 풍경들(블로그)
: 인터넷을 뒤져보면 발리 여행기는 넘치게 많은 것에 비해 롬복 여행에 대한 정보는 너무 부족한데 또바님의 블로그에는 롬복 뿐 아니라 길리에 대한 정보까지 구할 수 있어서 한 큐에 해결~. 특히 론플에 나와 있지 않은 길리섬으로 들어가는 배편에 대한 정보가 있어서 대략적인 계획을 세우는데 도움을 많이 받았습니다. 특히 따로 정리해 놓으신 주의사항 부분이 유용했어요. 단점으로는 2011년 초 정보라서 가격이라든가 하는 세부 정보가 차이가 많아서 따로 업데이트했습니다. 그리고 사소한 거지만 대부분의 사진이 엑박으로 나와서 좀 아쉬웠다죠~
아무래도 다른 곳을 여행할 때와는 다른 마음가짐이라서 설렁설렁 준비하다보니 론플과 또바님 블로그만으로 여행 일정을 짰는데 어차피 아직 길리섬이 그렇게 많이 알려져 있지 않아 정보를 구하기 쉽지 않고 그렇게 방대한 정보를 구할 필요 자체가 없습니다. 길리 섬은 편안히 쉬러 가는 곳이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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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까지 제 개인 여행사를 통틀어 이번
노르웨이 여행을 가장 긴 기간 동안 다녀온터라 올해는 더 이상 나갈 수 없을거라 생각하고 단념하고 있었는데 대체 휴무일이 묘하게 겹치면서 12월 말에 6일이라는 귀중한 연휴가 생겼습니다.
이런 빅 럭키 찬스를 놓칠 수는 없기에 부랴부랴 여행지를 물색하느라 수선을 떨었지요. 원래 휴양지는 별로 흥이 안 나는데다 발리처럼 너무 많이 개발된 곳은 더더군다나 관심이 없었는데 발리 옆의 롬복은 이야기가 좀 다르죠.
몇 년 전 케냐 여행 때 호기심에 우연히 가게 된 라무섬에서의 며칠이 인생에 깊이 남을 좋은 추억을 남겼기에 비슷한 곳을 다시 한번 가고 싶다는 생각을 늘 하고 있었는데 검색을 좀 하다보니 발리 옆의 롬복, 그리고 롬복에서도 더 들어가는 길리, 길리의 세 섬 중에서도 가장 작은 길리 메노섬에 꽂혔습니다.
그래서 2015년의 마지막 주말을 길리에서 보내기로 하고 늘 읽어보는 론플부터 구입했죠. 올해 4월에 나온 최신판이네요. 15판이나 찍었으니 그야말로 베스트셀러라고 할 만 합니다. 대신 가격이 29,400원이나 합니다. ㅠ.ㅠ
여전히 발리가 대세이기 때문에 2/3 이상이 발리섬에 대한 내용이고 롬복과 길리에 대한 부분은 그리 많지 않습니다. 그래도 발리, 롬복, 길리가 모두 인도네시아에 속한 섬이니 인도네시아에 대한 기본적인 내용을 익히기에는 충분합니다.
이 책의 장점은 론플의 기본적인 강점에 충실하다는 겁니다. 지도도 세밀하고, 투어 소개도 충실하며, 아이들과 여행할 때 주의할 점, 여성 여행자와 성 소수자에게 필요한 정보, 저처럼 채식을 하는 사람에게 맞는 레스토랑이나 롬복 음식 추천까지 정보 소개가 꼼꼼합니다.
특히 롬복과 길리 여행의 하이라이트라고 할 수 있는 서핑, 스노클링, 다이빙에 대한 정보가 압권입니다. 투어와 트레이닝 코스, 믿을만한 샵 추천 뿐 아니라 준비물, 스노클링 포인트까지 세세한 정보가 실려 있는 덕분에 푸른 바다 거북과 상어를 볼 수 있는 동북부 해안의 숙소를 찾아서 무사히 예약할 수 있었습니다.
단점은 앞에서 말씀드린 것처럼 롬복과 길리에 대한 정보가 풍부하지 않다는 점과 섬과 섬을 오가는 교통편, 특히 배편의 time table이 거의 없다는 점, 그리고 어느 정도 시간이 걸리는지 상세하게 소개하고 있지 않아서 대략적인 시간을 가늠해서 일정을 짜느라 머리에 쥐가 날 지경이라는 점 등을 들 수 있겠습니다;;;;;
롬복과 길리에는 체크 포인트 위주로 찍으면서 부지런히 돌아다니는 여행자보다는 느긋하게 해변에서 쉬면서 가끔 다이빙이나 하는 느림보 여행자들이 더 많으니 그럴 것 같다는 생각이 들기는 합니다.
어쨌거나 쉼을 중요하게 생각하는 여행자들이 참고하기에는 괜찮은 책입니다. 론플 시리즈 중에서 중간은 하는 것 같네요. 실제로 그런지는 실제로 가봐야 알겠지만요.
덧. 이 책은 여행 관련 책이므로 북 크로싱하지 않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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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래 북유럽은 여행광들에게도 유럽 권역에서 맨 마지막으로 공략하는 곳인만큼 세계 최고 수준의 물가와 여행 경비부터 극복해야 하고 아무래도 경비 부담이 엄청난 만큼 세계 다른 지역에 비해 찾는 사람의 수가 많지 않아 관련 정보 구하기가 쉽지 않습니다.
그래서 뭐 늘 그렇듯이 대부분의 여행 일정은 론플로 짜고 세세한 부분을 다른 정보원에서 찾아 보충했습니다.
* 서적Lonely Planet : Norway(5th, 2013): 론플은 구성이 비슷하기 때문에 웬만하면 평작은 하는 편이었는데 이 책은 그다지 기대를 충족하지 못합니다. 크로아티아 여행을 준비하면서도 방심하다 뒤통수를 맞았는데 이 책도 마찬가지였습니다. 비교적 최신판인 2013년 판인데다 노르웨이 같은 선진국이 바뀌어 봤자 얼마나 바뀌겠어 하며 방심했는데 오산이었습니다. 현지에서 보니 관광지 입장료를 비롯해 금액이 비슷한 게 거의 없습니다. 대부분 큰 폭으로 오른 상태라서 노르웨이 여행 준비를 론플로 하시는 분들은 경비 산정을 다시 하셔야 합니다. 이 책의 가장 큰 단점 중 하나는 론플의 최대 장점인 지도와 교통편이 부실하다는 겁니다. 소개 포스팅에서도 지적했지만 각 도시간 거리, 교통수단 별 이동 시간과 비용에 대한 소개가 거의 없습니다. 투어를 하나 예약하려고 해도 인터넷 검색을 다시 거쳐야 하는 수준이라서 불안한 마음에 들고는 갔지만 현지에서도 꺼내서 참고한 적이 거의 없습니다. 여행 일정표를 미리 만들어 두면 현지에 들고가지 않아도 무방할 것 같습니다. 북유럽에 반하다 : 덴마크, 노르웨이, 스웨덴, 핀란드 자동차로 떠나는 북유럽 여행(2014): 은퇴한 부부가 아들과 함께 자동차로 돌아본 북유럽 4개국 여행기인데 덴마크에서 시작해 노르웨이로 올라가 스웨덴을 거쳐 핀란드에서 끝나는 여정이고 저는 노르웨이 부분만 참고했습니다. 비교적 최신 정보를 담고 있지만 움직인 코스가 제가 고려하고 있던 코스와 정반대 방향이라서 상당히 헷갈리더군요. 게다가 에세이도 아니고 가이드북도 아닌 어정쩡한 stance를 취하고 있어서 읽는 재미도 별로 없다는 것이 문제입니다. 개인적인 가치관 차이일 수도 있지만 가는 곳마다 숙박비나 입장료를 깎아달라고 하거나 본인이 늦어 놓고는 들여 보내 달라고 떼쓰는 모습이 참 보기 싫었습니다. 개인적으로 추천하기 어려운 책입니다. 노르웨이를 다룬 한글책이 아주 드물기는 하지만 그렇다고 해도 꼭 봐야 할 수준의 책은 아닙니다.
* 인터넷 사이트
위키백과 : 노르웨이
: 케냐 여행 때부터인 것 같은데 어설픈 관광청 홈페이지 대신 위키백과나 엔하위키 미러 사이트에서 기본적인 정보를 찾아보게 되었습니다. 노르웨이도 기본적인 개요는 위키백과에 잘 정리되어 있습니다. 본격적인 여행 준비를 하기 전에 위밍업 차원에서 보시면 좋습니다.
나무위키 : 노르웨이: 위키백과가 비교적 점잖은 정보를 담고 있다면 나무위키는 노르웨이 왕실의 흑역사를 매우 꼼꼼하면서도 자세히 까발리고 있습니다;;; 여행을 위한 정보 수집에는 크게 도움이 되지 않으나 노르웨이에 대해 궁금한 분들은 한번쯤 읽어보면 좋습니다. 위키백과와는 조금 다른 정보들을 보실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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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목표로 하는 여행지가 북유럽의 대표 국가라고 할 수 있는 노르웨이라서 워밍업 차원에서 일찌감치 론플을 읽었습니다.
개인적으로는 별 2개 이상을 주기 어려운 quality인데 노르웨이 여행을 준비하려면 어쩔 수 없이 이 책을 봐야 하기 때문에 눈 딱 감고 3개로 평가했습니다.
온라인 서점 사이트 검색창에 '노르웨이'라고 쳐 보면 맨 먼저 나오는 게 무라카미 하루키 선생의 '노르웨이의 숲'이고 그 다음이 북유럽 복지국가에 대해 다루는 책입니다. ㅡㅡ;;;
여행 관련 서적을 아무리 뒤져봐도 에세이 한 두 권이 전부이고 노르웨이만 다룬 책은 2015년 1월 말 현재 한 권도 없습니다. 큐리어스 시리즈 중에 노르웨이편이 검색은 되지만 2005년 판이라서 당연히 품절되었고 여행 준비를 하다보면 흔히 볼 수 있는 가이드북 시리즈에도 노르웨이는 빠져 있습니다. 군소 출판사에서 나온 북유럽 여행기가 있기는 하지만 대개는 노르웨이, 덴마크, 핀란드, 스웨덴 4개국을 묶어서 다루고 있기 때문에 제 성에 전혀 차지 않더군요.
사실 노르웨이는 비행 시간만 보면 남유럽에 비해 오히려 가깝습니다. 제가 핀에어로 헬싱키를 한번 경유해 들어가는데 비행시간만 따져보니 갈 때 11시간, 올 때 11시간 40분 밖에(?) 안 걸려요. 그런데 왜 노르웨이만 다룬 책이 없느냐 하면 당연히 사람들이 잘 안 가는 곳이라서 그럴테고요. 왜 노르웨이를 잘 안 가냐하면...... 물가 넘버원의 나라이기 때문에 그렇습니다. 그냥 비싼 정도가 아니라 정말 후덜덜한 수준이에요. ㅠ.ㅠ
이 책을 읽어보니 국내 저가 항공료를 제외하고는 숙박, 교통, 음식값, 입장료 모두 세계 최고 수준으로 비쌉니다. 몇 년 전에 노르웨이 물가와 맞짱 뜰 수준의 케냐 여행을 다녀왔기 때문에 커진 간이 줄어들기 전에 질러야 할 것 같아서 더 미루지 않고 올해 노르웨이에 도전하는거거든요. 하지만 아무리 아껴써도 대량 출혈이 불가피할 것 같습니다.
잡설이 길었는데 여하간 노르웨이 여행을 준비하려면 유일한 선택지인 론플마저도 내용이 참 암담한 수준입니다. 오슬로와 베르겐을 제외한 나머지 도시들이야 고만고만하기 때문에 지도가 상세하지 않은 것까지는 이해할 수 있지만 가장 중요한 교통편 정보가 아주 부실합니다. 이 책에서 제안하고 있는 여행 루트를 따라 여행을 하려면 각 도시간 거리, 교통수단 별 이동 시간과 비용 정도는 타임 테이블로 제시해야 하는데 그런 게 전혀 없습니다. 예를 들자면 오슬로에서 베르겐을 연결하는 기차 루트는 아주 유명한 것인데도 별도 소개 페이지가 없는 것은 물론 기차를 어디에서 어떻게 타야 하는지도 찾기 어렵게 배치해 놓았습니다.
다른 론플과 달리 노르웨이의 역사, 자연, 문화를 소개하는 페이지에 오히려 더 많은 공을 들인 것 같은 느낌입니다. 나머지 정보는 링크해 놓은 여행사, 저가 항공사의 홈페이지에서 직접 찾아보라는 식입니다. 아주 불친절해요.
블로그를 뒤져봐도 최신 정보를 구하기 어렵기 때문에 어쩔 수 없이 읽기는 했습니다만 노르웨이로 자유 여행을 할 분들은 애로가 꽃피는 걸 감안하셔야 할 겁니다. 저는 원래 여행기를 정보 위주로 쓰는 편이지만 노르웨이 여행기는 더 자세히 써 보도록 노력하겠습니다.
덧. 아는 분은 아시겠지만 저는 여행책을 북 크로싱하지 않습니다. 추억으로 간직하거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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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로아티아는 '꽃보다 누나' 프로그램이 인기를 끌기 이전부터 물망에 올려 두었던 여행지인지라 관련책도 미리 사 두었죠. 블로그 등의 사이트 검색은 여행 일정 짜면서 그제서야 부랴부랴 뒤지고 다녔지만;;;
* 서적
Lonely Planet : Croatia(7th, 2013)
: 항상 해외 여행을 갈 때마다 의지하는 전통의 론플입니다. 이 책이 2013년 7월에 나왔으니 1년 만에 뭔가 크게 바뀔리는 없을거라고
이 책을 소개하는 포스팅에서 자신만만하게 장담했는데 정작 현지에 가 보니 관광지 물가가 가파르게 치솟고 있어 론플에 있는 가격 그대로 받고 있는 게 거의 없을 정도로 올랐습니다. 게다가 이번 여행은 어르신을 모시고 가는 여행인지라 론플의 강점 중 하나인 워킹 투어를 거의 하지 않았기 때문에 론플의 최대 장점이 무색했습니다.
크로아티아 랩소디 : 지상낙원 두브로브니크(2014)
: 한국일보의 최연진 기자가 쓴 책으로 꼼꼼하게 정리한 내용이 장점입니다. 저자의 조언대로 두브로브니크에만 올인할 여행자라면 큰 도움을 받으실 수 있지만 크로아티아 전역을 여행한다면 정보량이 부족해 다른 책으로 보완해야 합니다. 신혼 여행지로 크로아티아를 고려하신다고 해도 저는 두브로브니크 뿐 아니라 흐바르나 자다르를 추가하는 것을 권해드리고 싶군요. 걷는 것을 좋아하신다면 당연히 플리트비체 추가!!
어느 멋진 일주일, 크로아티아(2012)
: 웅진씽크빅 단행본사업부인 '봄엔' 사업부에서 내놓은 '어느 멋진 일주일' 시리즈 중 크로아티아 편입니다. 여행 고수 이준명님이 썼고요. 우리나라의 평범한 직장인이 낼 수 있는 최대 휴가 기간인 7박 8일에 맞춰 최대한 알뜰하고 효율적으로 여행한다는 컨셉 하에 작업한 결과물입니다. 가이드 북의 정석을 따르는 책으로 이번 크로아티아 여행 때도 가장 많이 참고한 책입니다. 단 2012년에 나온 책이라서 물가 정보는 부정확하기 때문에 여행비를 산정할 때는 최근에 나온 책을 참고하시는 것이 좋습니다.
* 인터넷 사이트
유럽 여행을 할 때 필수코스로 알려져 있는 '유랑' 네이버 카페는 이번 여행 때도 참고하지 않았습니다. 네이버라는 회사 자체를 좋아하지 않는데다 유랑에 있는 정보를 중심으로 일정을 짜게 되면 그만큼 한국인들과 조우하게 될 확률이 높아지게 되거든요. 제가 론플(그것도 영문 론플)을 중심으로 일정을 짜는 이유와도 통합니다. 저는 중국인, 이스라엘인 다음으로 한국인들과 엮이는 걸 싫어합니다. 이건 그냥 제 생각일 수도 있는데 한국인들은 외국 여행 때 서로 아는 척 하는 걸 별로 좋아하지 않는 것 같더군요. 정보를 주려고 나름 호의를 베푼 것인데 까임을 당한 적이 한 두 번이 아니었습니다. 그래서 저는 현지에서 한국말이 들리면 입을 다물고 한국인 티를 안 냅니다. 그냥 각자 즐겁게 여행하면 되는거니까요(이놈의 시니컬~).
엔하위키 미러 : 크로아티아
: 언제부터인가(아마도 케냐 여행 때부터인 듯) 여행하는 국가의 관광청 사이트를 참고하는 걸 안 하게 되었습니다. 나라마다 편차가 크고 정보가 업데이트되지 않은 곳들이 많거든요. 게다가 싱가포르처럼
자체 홈페이지보다
공식 네이버 카페에 정보가 더 많은 나라들도 있기 때문에 이제는 여행하는 국가에 대한 아주 기본적인 정보는 위키피디아에서 살펴보는데 이번 크로아티아 여행은 엔하위키 미러 사이트에서 살펴봤습니다. 웬만한 관광청 사이트보다 더 깔끔하게 정리되어 있죠.
lifephobia
: lifephobia님의 개인 블로그입니다. 크로아티아 여행 정보 검색에서 처음으로 들어가 본 블로그인데 글을 군더더기없이 담백하게 쓰시는 게 좋았고 걷는 것과 여행을 좋아하시는 것도 마음에 들어서 주저앉아 크로아티아 여행기를 꼼꼼히 정독했죠. 여행을 준비하는 기간이 열흘 밖에 안 되었다고 겸손하게 말씀하시지만 그런 말씀이 무색하게 정보량이 만만치 않습니다. 게을러서 사진도 거의 보정없이 올리는 저와 달리 지도에다가, 역사 지식까지 꼼꼼히 적어 놓으셔서 17편에 달하는 포스팅만 읽어도 크로아티아 여행에 대한 대략적인 그림이 그려질 정도입니다. 특히 감성돋는 사진이 읽는 맛을 더하죠. 게다가 론플을 비롯한 가이드 북에서 잘 다루지 않는 자다르 방문기가 있어 자다르를 일정에 넣으려는 분들에게는 단비같은 블로그이죠. 강추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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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 고수 이준명님이 쓴 크로아티아 관련 가이드북입니다. 웅진씽크빅 단행본사업부인 '봄엔' 출판사에서 나왔고 '어느 멋진 일주일' 시리즈 중 크로아티아 편입니다.
우리나라의 평범한 직장인이 책상 빠지는 것을 두려워하지 않고 낼 수 있는 최대 휴가 기간을 7박 8일로 상정하고 그 일주일을 최대한 알뜰하고 멋지게 활용할 수 있는 여행기를 내겠다는 컨셉으로 어느 멋진 일주일 시리즈를 내고 있습니다. 참고로 이 출판사에서는 '한 달쯤' 시리즈도 있습니다;;;;; 그 중에 라다크도 있던데 정말 한 달쯤 라다크로 여행을 갔으면 좋겠더군요.
어쨌거나 앞서 소개한 '크로아티아 랩소디'가 여행 에세이처럼 보이는 여행기인데 비해 이 책은 가이드 북의 정석을 그대로 따르고 있습니다
앞부분에는 크로아티아 소개, 항공편과 숙소 구하기, 준비물과 예산짜기 등 여행 초보자에게 필요한 정보가 실려 있고요.
그 다음에는 일주일짜리 여행 루트를 짜고, 각 여행지 별로 핫 스팟 위주의 소개, 교통, 숙소, 음식점, 쇼핑에 대한 정보를 정리해서 수록하고 있습니다.
크로아티아를 여행하는 사람들이 대부분 따르는 자그레브-플리트비체-스플리트-두브로브니크가 모두 소개되고 있고 맛보기로 크로아티아 인근의 슬로베니아 류블랴나와 블레드 호수, 보스니아-헤르체고비나의 모스타르, 몬테네그로 코토로 등도 곁들이고 있습니다.
상세하지는 않지만 깔끔한 지도도 제공되고 정보의 꼼꼼함은 '크로아티아 랩소디'보다 낫기 때문에 한글책 한 권만 들고 떠나는 초보 여행자에게는 이 책을 더 추천합니다.
단점으로는 저자가 배낭 여행 고수 출신이라서 그런지 몰라도 저처럼 돈보다 시간이 더 중요한 여행자에게 필요한 정보가 좀 부족하다는 것과 각 여행지에서 하루 별 추천 루트를 제공하지 않아 여행지 별 일정은 따로 짜야 한다는 거(크로아티아 랩소디는 자그레브와 두브로브니크에만 국한되기는 해도 추천 루트를 확실하게 제공하고 있죠).
또 하나는 제게만 아쉬운 점일 수 있는데 역시나 자다르, 흐바르 섬 등 우리나라 사람들이 잘 찾지 않는 곳에 대한 정보는 거의 없다시피 한 거.
그래서 세부 일정은 론플이나 다른 한글 가이드 북을 참고해서 짜야 합니다.
그래도 깨알같은 정보가 많기에 크로아티아 여행에는 론플과 이 책을 갖고 가려고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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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도 계속 추적추적 내리고 호텔에 짐을 풀고 나니 긴장이 풀려서 그런지 배도 출출하기에 리틀 인디아 지역을 둘러보기에 앞서 이른 저녁을 먹기로 했습니다.
미리 알아보고 간 Sakunthala's Restaurant이 근처에 있길래 구글 지도를 켜고 찾아 나섰습니다.
알고 보니 호텔에서 걸어서 5분도 채 안되는 거리에 있더군요. 북인도와 남인도 요리를 모두 제공하는 인도 레스토랑인데 간판을 보시면 아시겠지만 비건 전문 레스토랑은 아닙니다. 외관은 평범합니다만 안이 생각보다 넓고(깊다고 해야 하나) 종업원들이 통일된 유니폼을 입고 근무하는데 서빙하는 직원의 수가 생각보다 많습니다. 관광객들보다는 주로 현지인들이 많이 오는 음식점입니다.
북인도 음식은 화덕에서 구운 탄두리 치킨이 메인 요리이고, 남인도 음식은 매콤한 음식이 많죠.
그 중에서
현지인들에게도 인기있다는 Vegetarian Meal을 주문했습니다. 1인 분에 7불 입니다.
보시는 것처럼 거하게 한 상 차려 나옵니다. 밥은 리필 가능하고요. 바나나 잎 위에 밥과 각종 반찬, 소스가 함께 나오는데 하나같이 맛있습니다. 게다가 양도 많고요. 리필이 필요없는 정도의 양이에요. 채식하는 분들께 추천합니다.
현지인들은 오른 맨손으로 먹지만 외국인들을 위해 (당연히) 숟가락과 포크도 제공합니다.
먹다보니 살짝 짠 듯 목이 마르기에 제 완소 아이템 워터멜론 주스도 시켰습니다.
역시나 인도 음식점에서는 워터멜론 주스를 마셔줘야 합니다. 원츄~ 얼음을 넣은 워터멜론 주스는 1잔에 3.5불입니다. 음식 대비 음료수의 가격이 좀 비싼 듯 하네요. 그래도 안 마시기 어려워요.
저녁을 먹은 뒤 론플이 추천하는 워킹 투어 코스(약 3km 코스)를 따라 리틀 인디아 지역을 돌아보기로 했습니다. 그 새 빗줄기는 많이 가늘어졌지만 그래도 DSLR을 꺼내들고 다니기에는 무리가 따르더군요. 그래서 사진을 많이 못 찍었습니다.
높은 건물이 별로 없고 옛날 거리의 모습을 어느 정도 담고 있기는 하지만 제가 기대했던 수준(네팔에서 보던)의 고풍스러운 거리는 아니어서 그냥저냥이었습니다.
뭐랄까요. 헐리우드 세트장 같은 느낌이랄까요?
1층은 보통 상점이고 2층은 살림집으로 쓰는 것 같았습니다.
론플에서 추천하는 워킹 투어 코스를 돌다보면 보시는 것 같은 무슬림 사원을 계속 만나게 되는데 역사적 배경은 어떨 지 몰라도 그렇게 눈길을 끄는 매력은 없습니다. 웅장한 것도 아니고 화려한 것도 아니어서 말이죠.
마침 예배 시간이어서 그런지 경건하게 예배를 드리고 있습니다. 엄숙한 분위기를 깰까봐 사진은 이거 한 장으로 끝입니다.
그렇지 않아도 습도가 높아서 덥게 느껴지는 날씨에 비까지 내리니 푹푹 찝니다. 처음 계획은 론플 워킹 투어 코스를 다 둘러보는 것이었지만 비슷한 거리 모습에 비슷한 무슬림 사원이 계속되는 통에 에라 모르겠다 하는 심정으로 무스타파 센터로 빠졌습니다.
무스타파 센터는 싱가포르 유일의 24시간 개방 쇼핑몰입니다.
천정이 높고 탁 트인 우리나라 대형 쇼핑몰만 봐서 그런지 첫인상은 남대문 수입상가 같은 느낌이었습니다.
대략 이런 분위기입니다.
고층 쇼핑몰은 아니지만 꽤 넓습니다.
문제는 기념품을 사려고 해도 하나같이 조잡한 것들 뿐이어서 도저히 살 수가 없습니다. 멀라이언 조각품이라도 하나 사려고 했는데 보세요. 저걸 어떻게 사겠습니까~ 괜히 무겁기만 해요. ㅠ.ㅠ
영국을 상징하는(대체 왜?) 우체통 장식품(이것도 무겁다!!).
반지 등의 장신구를 걸어두는 거치대인 것 같은데 모아놓으니 왠지 섬뜩합니다;;;
이것도 귀고리나 그런 걸 걸어두는 거치대인 듯.
그래도 식품 코너에서 선물용 초컬릿(비건들이 먹을 수 있는 초컬릿도 있어요. 대박~)과 차 종류를 샀습니다.
아 그리고
무스타파 센터에서 싸게 살 수 있는 물건으로는 히말라야 화장품하고 타이거 밤이 있는데 타이거 밤은 이 날 못 찾아서 결국 다른 곳에서 샀고 히말라야 화장품은 화장품 코너를 찾아내 대거 구매 완료했습니다. 싸기는 정말 싸네요. 자세히는 몰라도 국내 가격과 비교해서 대략 반값 정도 되는 것 같았습니다.
계산을 하면 비닐 봉지(우리나라처럼 두껍지 않고 얇고 질이 좋지 않은)에 넣고 케이블 타이로 묶어서 다시 열 수 없도록 만들어 줍니다. 계산하고 나서 몰래 물건을 집어넣는 걸 막으려는 것 같은데 아마도 바코드를 사용하지 않아서 그런가 봅니다.
걸어서 숙소로 돌아오는 길에 마트에 들러 1.5 리터 생수도 하나 샀는데 1.3불 정도 하네요. 확실히 싱가포르는 선진국이어서 그런지 생활 물가는 우리나라와 비슷하다는 느낌입니다.
호텔로 돌아와서 사 온 물건 정리하고 무스타파 센터에서 사온 채식 컵라면을 뜯어서 폭풍 흡입하고 샤워한 뒤 11시 30분 쯤 잠자리에 들었습니다.
닫기
* 인천공항까지 이동하는 데 사용한 택시비 : 20,000 원
* 인천공항 Gloria Jean's Coffee에서 먹은 아침
- 아이스 아메리카노 2잔 : 4,500 X 2 = 9,000 원
- 건포도 스콘 : 2,700 원
- 어니언 베이글 : 3,000 원
- 일회용 크림치즈 : 700 원
- 에스프레소 샷 추가 : 600 X 2 = 1,200 원
= 촏 16,600 원
* MRT 창이공항역 티켓 오피스에서 Tourist Pass 3일권 구입 : 30(+10, 보증금) X 2 = 80 불
* Sakunthala's Restaurant에서 저녁 식사
- Vege Meal : 7 X 2 = 14 불
- 워터멜론 주스 with ice = 3.5 X 2 = 7 불
= 총 21 불
* 무스타파 센터 쇼핑
- 히말라야 화장품 : 74.20 불
- 라면, 초컬릿, 차 : 47.60 불
* 생수 1.5리터 : 1.2 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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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자료 수집
이번 싱가포르 여행은 9월의 크로아티아 여행에 앞서 짧게 다녀왔기 때문에 아무래도 준비 기간이 짧았습니다. 그래서 블로그까지 뒤져볼 겨를이 없었고 책 두 권과 싱가포르 관광청 사이트만 참고했습니다.
*
Lonely Planet Singapore(9th, 2012)
: 여행 다니면서 론플을 참고한 이후 처음으로 구입한 한글판 론플입니다. 싱가포르가 거의 서울 크기의 도시국가라서 얇은데도 영문판이 25,200원이나 하는 걸 감안하면 12,800원이라는 절반 가격에 구할 수 있는 메리트는 확실히 있습니다. 아마 지금까지 구입한 론플 시리즈 중에서 가장 저렴하지 않았나 싶습니다. 그런데 처음 보는 한글판이라서 그런지 론플의 작성 방식을 충실히 따른 책이었는데도 오히려 제 눈에는 잘 안 들어오더군요. 무엇보다 론플의 최대 장점이라고 할 수 있는 지도 부분이 좀 약합니다. 게다가 싱가포르가 급속하게 개발되는 걸 감안하면 2년이나 지났기 때문에 아예 실리지 않은 내용도 많습니다. 예를 들어 대표적인 랜드마크라고 할 수 있는 Gardens by the Bay나 Singapore Flyer도 없습니다. 대신 일반적인 한글 가이드 북에서는 거의 다루지 않는 플라우 우빈이나 맥 리치 저수지 등의 정보를 싣고 있기 때문에 최신판 한글 가이드 북과 함께 보시면 서로 어느 정도 보완이 될 겁니다.
*
싱가포르 가자(2013)
: 제가 올 초 싱가포르로 여행지를 정하고 검색할 때만 해도 한글책으로는 이 책이 가장 최신판이었는데 그 사이에 많은 책들이 나와서 선택의 폭이 넓어졌습니다. '가자' 여행 시리즈를 내는 '테라' 출판사의 싱가포르판이고요. 여성 혼자서도 충분히 안전하게, 맛있는 음식과 즐거운 쇼핑 등을 즐기고픈 분들에게 어필할 수 있는 책입니다. 최신 핫 스팟을 꼼꼼히 다루고 있거든요. 책의 구성은 별로 마음에 들지 않았지만 기본 정보량이 많은데다 무엇보다 론플 한글판보다 정확한 지도가 도움이 많이 되었던 책입니다. 다만 이 책의 소개글에서도 말씀드렸지만 싱가포르가 생애 첫 해외 여행인 분들에게는 추천드리지 않습니다. 최소한 홍콩이나 중국, 일본 정도는 다녀온 분들에게 맞는 책이에요.
*
싱가포르관광청 공식 네이버 카페
: 싱가포르 관광청은 자체 홈페이지(www.yoursingapore.com)를 운영하고 있고 한글판 홈페이지도 제공하지만 싱가포르관광청 공식 네이버 카페에 최신 정보가 더 많고 검색도 편합니다. 시간 관계 상 모든 정보를 다 살펴보지는 않았지만 2014년 판 최신 싱가포르 가이드북(2014 Singapore Delight)과 2013-2014 싱가포르관광청 온라인 쿠폰은 무료로 다운을 받아서 가져갔습니다. 싱가포르관광청 사무소를 방문하면 책자 형태로 된 가이드북을 받을 수 있지만 거기까지 나갈 시간이 없어서 다운로드 받아서 출력했습니다. 내용은 오프라인 북과 온라인 판이 동일합니다. 내용은 간략하지만 핵심 스팟에 대한 정보를 impact있게 담고 있어 좋습니다. 게다가 최신 트렌드를 싣고 있어 2014년에 방문하실 분들에게는 가장 최신의 정보를 제공한다고 할 수 있죠. 여행 일정을 짜기 이전에 읽어보시면 감을 잡는데 좋을겁니다. 다만 별첨 지도는 비추입니다. 너무 작아서 보기 힘든데다 현지 관광지에서 구할 수 있는 지도와 별로 차이도 없습니다. 위에 소개한 '싱가포르 가자'를 구매하실 분들은 더더군다나 그렇고요. 그 책의 지도가 훨씬 더 상세하고 보기 편하거든요. 쿠폰북의 경우는 사람에 따라 호불호가 갈릴텐데 대개 10~20% 정도의 할인 혜택을 제공하지만 여러가지 제약이 많이 따릅니다. 예를 들어 singapore flyer 할인 쿠폰의 경우 싱가폴 슬링 프로모션을 이용해야만 할인이 된다든지 하는 것들이 바로 그것입니다. 제 경우는 쿠폰을 사용하는 걸 잊어버리기도 했지만 현지에서 이용하기에는 미묘한 제약이 많습니다. 그래도 혹시 모르니 출력해서 가져가세요.
* 항공편 : 싱가포르 항공(SQ607, SQ602)
저는 항공편을 예약할 때 두 가지 기준을 차례로 적용하는데 먼저 가능하면 여행 국가의 국적기를 타 보려고 합니다. 경험 차원에서요. 하지만 여행 일정이 안 맞거나 국적기 자체가 없는 경우는 마일리지 적립을 위해 항공료가 다소 비싸더라도 대한항공을 이용하는 편입니다. 사실 대한항공은 국내에서 출발하는 항공편의 황금 시간대를 몽땅 독점하고 있어서 대한항공을 이용하지 않으면 손해보는 시간이 너무 많습니다. 스페인 여행할 때 절감했죠.
그러니 이번 싱가포르 여행 때는 당연히 싱가포르 항공을 탔는데 아시다시피 싱가포르는 인천 공항과 선의의 경쟁 상대인 Changi 국제 공항과 싱가포르 항공을 보유하고 있죠. 게다가 검색을 해 보니 싱가포르 직항 노선 중에서 싱가포르 항공이 가장 싼 티켓을 판매하고 있었기에 별로 고민할 것도 없었습니다(아 물론 더 저렴한 에어아시아도 있지만 저는 6시간 이상 비행하는 항공기는 저가항공사를 피하는지라...). 게다가 싱가포르는 스타 얼라이언스에 가입되어 있어 아시아나 항공 마일리지 적립도 되더군요.
싱가포르까지의 비행 시간이 6시간 이상이기 때문에 기내식이 나오고 채식하는 분이라면 미리 신청해서 채식 기내식을 먹을 수 있습니다.
기내식 변경 신청은 02-755-1226으로 하시면 되고 신청 가능한 채식 메뉴는 홈페이지를 참고하면 됩니다. 저는 엄격한 동양 채식과 엄격한 인도 채식을 주문했고 돌아오는 항공편도 똑같이 맞췄습니다. 결론부터 말씀드리면 앞으로는 그냥 엄격한 인도 채식만 먹으려고 합니다. 이런저런 채식 기내식을 시도해 봤는데 인도 채식만한 게 없더군요. ㅠ.ㅠ
* 일정 : 2014년 6월 6일 ~ 6월 10일(4박 5일)
'싱가포르 여행 - 준비편(싱가포르 소개)' 포스팅에서 말씀드린 것처럼 싱가포르 전체 크기가 서울의 110% 정도에 불과하니 4박 5일이면 충분히 다 돌아볼 수 있을 것 같지만 엄청난 더위라는 복병이 있기 때문에 예상대로 잘 안 됩니다. 물론 실내에서 해결할 수 있는 쇼핑이나 맛집 돌아보는 정도는 충분히 가능하지만 의외로 실외에서 움직여야 하는 곳이 많기 때문에 아무리 부지런을 떨어도 4박 5일로는 어렵더군요. 저도 중반 이후에는 마음을 비우고 준비해 간 일정 상당수를 포기하고 그냥 마음 편히 쉬었습니다. 제 생각에 더위를 고려해서 센토사 섬과 유니버셜 스튜디오, 북부의 동물원과 사파리, 플라우 우빈까지 모두 섭렵하려면 일주일은 필요할 것 같습니다.
- 원래 일정
6월 6일 : 리틀 인디아 & 캄퐁 글람 워킹 투어
6월 7일 : 포트 캐닝 공원, 차이나 타운 워킹 투어, 티옹 바루, 싱가포르 동물원 및 사파리
6월 8일 : 싱가포르 식물원, 뎀시 힐 워킹 투어, 맥 리치 저수지, 가든스 바이 더 베이, 싱가포르 플라이어
6월 9일 : 플라우 우빈, 오차드 로드, 페이버 산 & 케이블 카, 센토사 섬
6월 10일 : 오전 휴식 후 오후 공항
- 실제 일정
6월 6일 : 리틀 인디아(무스타파 센터)
6월 7일 : 포트 캐닝 공원, 레드 닷 디자인 뮤지엄, 마리나 베이 샌즈, 가든스 바이 더 베이
6월 8일 : 밀레니아 워크, 티옹 바루, 멀라이언 공원, 래플스 호텔 슬링 바
6월 9일 : 싱가포르 플라이어, 싱가포르 동물원
6월 10일 : 오전 휴식 후 오후 공항
원래 일정과 실제 일정을 비교해 보시면 아시겠지만 대폭 축소되었죠. 워킹 투어는 거의 못 했고, 맥 리치 저수지와 플라우 우빈, 센토사 섬 등의 야외 일정이 모두 빠졌습니다. 모두 엄청난 더위 때문이었죠. 싱가포르 가시는 분들은 더위라는 복병을 충분히 고려하여 일정을 세우시는 게 좋을 겁니다.
* 여행 경비
보통 여행을 할 때 제가 비용을 많이 지불하는 건 항공료(최대한 대기 시간을 줄이고 국내 항공으로 빠르게 이동하려다 보니)와 숙박(몸이 편해야 스트레스를 받지 않으니까요)이라서 현지에서 쓰는 경비 자체가 많이 들지는 않지만 싱가포르는 동남아에서 가장 물가가 비싼 지역인데다 쇼핑과 식도락으로 유명한 나라이다보니 거기에 들어가는 비용이 은근히 많습니다. 아마 지금까지 다녀온 여행 중에서 뭘 사 온 게 가장 많은 나라가 되지 않았나 싶거든요. 그래서
고가의 쇼핑을 하지 않는다고 전제해도 1인 당 하루에 10만 원 정도의 경비는 준비하셔야 할 것 같습니다. 실제로 여행 끝나고 정산을 해 보니 거의 그 수준에 해당하는 비용을 치렀더군요.
* 여행자 보험
많은 분들이 환전을 하면서 은행에서 제공하는 무료 여행자 보험에 많이 가입하시는데 저는 보통 그렇게 하지 않고 여행자 보험을 따로 듭니다. 왜냐하면 실손 보험에 가입되어 있어 상해, 질병 보장보다 휴대품 손해나 배상책임 한도가 높은 게 더 중요하거든요. 이번 여행에는 DSLR에 렌즈를 두 개 더 챙겨갔기 때문에 더더욱 중요했고요.
여태까지는
제가 전에 극찬했던 트래블 게릴라 여행사에서 가입하고 여행을 떠났습니다만 요새 무슨 문제가 생겼는지(대표가 바뀌었더군요) 홈페이지에 달린 질문에 댓글도 늦게 달리기에 직접 전화해서 물어봤는데 회사 정비를 하는 동안에는 여행자 보험 취급을 하지 않는다기에 어쩔 수 없이 여행자 보험몰(tourinsu.co.kr)에서 동부화재의 여행자 보험에 가입했습니다. 보험료가 아깝다고 그냥 가시는 분도 있지만 해외 여행이라는 건 언제 어디에서 돌발 상황이 생길 지 모르거든요. 최악의 상황에서 가장 아쉬운 게 여행자 보험이고 그걸 위해서 비용 감수를 하는 거니까 저는 그 정도 비용은 감수를 해야 한다고 생각하기에 여행비를 모을 때에도 여행자 보험료도 따로 꼭 책정 해 둡니다.
* 와이파이
저는 KT 이용자인데 KT에서는 해외 여행자를 위해 몇 가지 상품을 제공합니다. 저는 이번에 올레 데이터로밍 무제한 상품을 이용했는데 이건 1일 1만 원(부가세 포함 11,000원)으로 24시간 동안 데이터를 무제한 사용하는 상품입니다. 24시간 단위로 과금이 되기 때문에 신청할 때 사용하려는 시작 시간과 끝 시간을 입력하면 사용시간을 계산해 줍니다. 이번 여행에서는 딱 4일로 산정이 되더군요. 기간이 지나면 자동으로 차단이 됩니다.
'올레 데이터 로밍 무제한' 상품과 '올레 데이터 로밍 자동 무제한' 상품이 따로 있는데 자동 무제한은 로밍을 할 때마다 자동으로 데이터를 무제한으로 사용하는 거죠. 외국에 자주 나가는 분에게는 유용하겠지만 저처럼 1년에 한 두 번 나가는 분들은 굳이 그걸 신청할 필요가 없습니다. 그냥 데이터 로밍 무제한 상품으로 충분합니다.
싱가포르 현지에서 사용하는 방법은 도착한 휴대폰 문자에서 시키는대로 하면 되는데 일단 국내에서 꺼 두었던 데이터 로밍을 켜고 KT와 계약한 사업자의 통신망을 잡아야 합니다.
주의할 점은 StarHub가 KT와 계약한 사업자인데 제 휴대폰은 자동으로 SingTel을 잡더군요. 알아서 자동으로 잡은 줄 알고 그냥 데이터를 사용하면 당연히 과금됩니다;;;; 꼭 확인하고 무선 데이터를 사용하셔야 합니다.
다른 건 몰라도 싱가포르 현지에서 구글 지도나 검색 서비스는 자주 사용하게 되므로 개인적으로는 데이터 로밍 무제한 서비스 하나쯤은 꼭 가입하고 가시라고 권해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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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미지 출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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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꽂보다 누나' TV 프로그램 이후로 한글로 된 크로아티아 여행 서적이 물밀듯이 쏟아져 나오고 있지만 그래도 전통이 어디가나요?
1999년에 초판이 나왔고 7판까지 인쇄한 Lonely Planet Croatia를 이번 9월 여행 일정을 짤 때에도 참고했습니다. 2013년 7월에 나왔으니 아직 1년도 지나지 않은 책이라서 크게 달라진 부분은 없을거라고 생각합니다. 크로아티아는 아무래도 싱가포르와는 다를테니까요. 곳곳이 세계문화유산인데 1년 새 뭘 뜯어 고치거나 하지는 않았겠지요.
Croatia편은 론플 시리즈의 정석을 그대로 따르고 있습니다. 맨 앞 부분에 전체 지도를 제시하고, 다음 장에 다채로운 사진과 함께 Top Experiences로 분위기를 띄운 뒤, 화폐, 비자, 언어, 인구, 여행 비용 등의 핵심 정보를 간략하게 보여줍니다. 그 다음에 여행 기간에 따른 몇 가지 여행 일정을 추천하지요. 각 지방 별로 어떤 특색이 있는지 정리한 Regions at a Glance도 유용합니다
론플 시리즈의 강점인 지도도 괜찮고 제가 완소하는 주요 관광지 walking tour course 추천도 괜찮습니다. 특히 Split, Dubrovnik의 구 시가지 투어가 시선을 끄네요.
하지만 지역에 따라 소개된 분량 차이가 크다는 것이 이 책의 단점인데 우리나라 사람들도 많이 들르는 Plitvice 국립공원은 달랑 1 페이지입니다. Hvar 섬도 6 페이지에 불과하더군요. 다른 책이나 블로그 여행기를 참고해 보강해야 할 것 같습니다.
Croatia 편의 분량은 350 페이지로 싱가포르편처럼 얇지도 않고 그렇다고 스페인편처럼 무지막지하게 두껍지도 않아 갖고 다니기에 딱 적당한 크기입니다.
9월에 가는 크로아티아 여행은 숙박을 자그레브에서 묵을 1박을 제외한 전 일정을 airbnb사에서 제공하는 private accommodation 서비스를 이용해 다녀올 예정이어서 론플에서 추천하는 숙박 업소를 거의 참고하지 않았는데 한편으로는 좀 아쉽네요.
이 책에 실린 정보가 얼마나 유용한지는 현지에 가 봐야 알 수 있을테니 다녀와서 여행기 올릴 때 다시 리뷰하도록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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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aren Blixen Musuem은 영화 'Out of Africa'의 동명 소설 작가인 Karen Blixen이 1914년에서 1931년까지 살았던 집을 케냐 정부에서 박물관으로 조성한 곳입니다.
주차장에서 본 진입로의 모습입니다. 호젓해 보이지만 많은 관광객들이 찾는 명소지요.
가이드인 켄이 앞장 섰습니다.
Karen Blixen이 개인적으로 여러가지 불행들을 겪고 실의에 빠져 고국 덴마크로 돌아간 뒤 박물관으로 꾸민거지요.
집 앞 넓은 뜰의 건너편에 대규모 커피 농장이 있는데 케냐 정부가 농업 대학을 설립해서 케냐의 영농인들을 교육하고 있다고 합니다.
박물관 입구에 가이드를 신청할 수 있는 데스크가 있습니다. 론플에는 가이드들이 수고비를 바란다고 나와 있지만 전혀 그렇지 않습니다. 무료 가이드인데도 굉장히 설명이 능숙하고 전문적이며 전혀 수고비를 바라지 않습니다.
Karen Blixen Museum을 방문하는 분들은 꼭 가이드의 설명을 들으시기 바랍니다.
Karen Blixen Museum은 가능한 한 Karen Blixen이 살던 당시 그대로 보존하려고 케냐 정부에서 애를 많이 썼는데 영화 Out of Africa를 제작한 헐리우드 제작사의 저작권 문제로 내부 사진을 전혀 찍을 수가 없어서 안타까웠습니다.
Karen Blixen Museum의 운영 시간은 오전 9시 30분부터 오후 6시까지이며 입장료는 800실링입니다.
내부는 촬영 불가지만 외부는 얼마든지 찍어도 됩니다. 남편이었던 웨일스 공의 사무실과 부엌 등은 지금도 계속 복원을 하고 있었습니다.
원래 Karen Blixen은 4개의 필명을 갖고 활동하던 작가로 총 7권의 책을 썼는데 그 중 두 번째인 Out of Africa가 대박나면서 세상에 유명세를 떨치게 되었지요.
이 나무 혹시 고흐의 '별이 빛나는 밤'에 나오는 사이프러스 나무 아닌가요? 갑자기 왜 그런 생각이;;;;
돌아보고 나오는 길에 우연히 한국인 단체 관광객을 만났습니다. 원래 여행지에서 한국인들을 보면 일부러 모른 척 하곤 했는데 착한 분들인 것 같아서 간단히 인사 정도를 나누었죠. 아마 머나먼 아프리카에서 만나서 그랬는지도 모르겠네요.
2시 30분 경이 되어 늦은 점심을 먹으러 이동했습니다. 켄이 근처 일식집을 예약해 두었다고 쭐레쭐레 따라갔는데 몇 번이나 Vegan이라고 당부를 해 두었는데도 역시나 점심으로 일식 도시락을 주문해 두었더군요;;;;
그래서 두부, 된장국, 야채 튀김으로 점심을 때울 수 밖에 없었지요. 후식으로 주문한 커피(200실링)가 맛있어서 참았습니다. ㅠ.ㅠ 특이하게도 우리식의 김치가 반찬으로 나오더군요. 아프리카에서 우리 김치를 먹으니 기분이 묘했습니다.
점심을 먹고 오늘 밤을 보낼 Safari Park Hotel로 출발했습니다. 나이로비 교통난도 만만치 않아서 외곽에서 나이로비 중심가를 관통해 반대편 외곽에 있는 호텔까지 가는데 1시간 30분이나 걸렸네요.
Safari Park Hotel은 국내에서 카지노로 유명한 파라다이스 호텔이 속해 있는 파라다이스 그룹이 운영하는 호텔입니다.
한국 자본이 운영하는 호텔이다 보니 대한항공 등 국내 국적기의 승무원들이 케냐에 오면 묵는 호텔이기도 하고 투숙객 중에도 한국인들이 엄청 많습니다. 당연히 호텔 내 레스토랑 중에도 한식을 먹을 수 있는 레스토랑이 있고요.
한국인이 외국에서 운영하는 호텔을 본 것도 처음이지만 생각보다 굉장히 큰 호텔이라서 더욱 놀라웠습니다. 제가 예약했을 당시 트립어드바이저에서 나이로비 호텔 중 18위에 올라 있었고 2013년 케냐 럭셔리 호텔 어워드를 수상하기도 한 호텔이에요.
로비의 모습입니다. 중앙에 존재감이 남다른 코끼리 조각상이 자리하고 있죠.
제공된 뜨거운 수건으로 먼지에 찌든 얼굴과 손을 닦아내고 웰컴 아이스티로 마른 목을 축이면서 로비의 소파에 앉아 체크인 절차를 밟았습니다. reception의 흑인 직원이 한국말로 인사를 할 정도네요. ^^
호텔 본관인데 1층에는 조식 부페, 오른쪽은 피트니스 센터가 위치하고 있습니다.
저희가 묵은 객실입니다. 꽤 크죠. 한국인이 운영하는 호텔이라서 그런지 벽걸이 TV도 걸려 있고 냉장고까지 있습니다.
암보셀리 국립공원에서 묵었던 Ol Tukai Lodge도 그렇고 여기도 그렇고 이상하게 reception에서 먼 곳으로 객실 예약이 되었네요. ㅡㅡ;;;
바닥이 나무라서 마음에 들었습니다. 여기도 어김없이 침대에는 사방에 모기장을 매 놨네요.
욕실은 평범한데 세면대와 벽이 모두 돌로 되어 있어서 육중한 느낌입니다.
화장실과 비데가 각각 설치되어 있고,
케냐의 호텔답지 않게 욕조까지 설치되어 있네요. 이용할 시간은 없었습니다만;;;;;
창 밖 건너편에 보이는 객실들을 보면 호텔이라기보다는 거의 리조트 수준이에요. 객실은 168개에 불과(?)하지만 대지가 넓어서 그런지 보기보다 객실 수가 더 많아 보입니다.
베란다 벽에도 그림이 걸려 있을 만큼 세심한 곳까지 신경을 많이 썼습니다.
이번 케냐 여행의 현지 agency인 올 댓 사파리도 이 호텔에 입점해 있더군요. 그래서 그런지 짐 정리를 하고 있는데 이승휘 대표가 직접 객실로 찾아와서 인사도 나누고 호텔 내 시설에 대해 설명도 해 줬습니다.
호텔이 생각보다 넓은 것 같아서 저녁 먹기 전까지 산책을 하면서 돌아다녔는데 역시나 넓더군요. 야외 행사를 할 수 있는 넓은 공간도 따로 있고요.
호텔 여기저기에 이처럼 거대한 나무들이 있어서 그늘을 드리우고 있습니다.
투숙객이 적은 것도 아닌데 워낙 넓어서 호젓한 곳이 많더군요.
이 호텔에 묵을 분들은 식당과 객실만 오가지 말고 여기저기 돌아보세요. 산책하기 좋습니다.
실외 수영장도 있습니다. 도저히 수영을 할 수 있는 날씨는 아니었습니다만....
사파리 파크 호텔은 다른 건 다 좋은데 마음에 안 드는 딱 한가지는 와이파이가 유료라는거. ㅡㅡ;;;
쇼를 관람하면서 식사를 할 수 있는 메인 식당입니다. 케냐의 전통적인 고기 요리 중 하나인 '야마초마'를 저녁으로 먹으면서 사파리 캣츠쇼를 관람하는 건데 저희는 채식을 하는지라 아먀초마는 안 하겠다고 했습니다.
등잔을 지고 있는 아프리카 원주민상은 멋지기는 한데 기름 냄새가 좀 심하네요.
벌써부터 야마초마 준비를 하느라고 숯불을 올려 놓고 고기를 굽고 있네요. 고기 노린내가 좀 거슬려서 오래 있지는 못했습니다.
메뉴를 보니 돼지, 염소, 양도 보이지만 낙타와 악어가 눈에 뜨이네요;;;; 다른 여행기를 읽어보니 현지 요리사가 우리말로 "악어~ 악어~" 이러면서 고기를 구워준다는데요? ㅡㅡ;;;
산책을 마치고 숙소로 돌아와 1시간 정도 잤습니다.
8시쯤에 눈여겨 봐둔 이탈리안 레스토랑에 저녁을 먹으러 갔는데 느끼한 냄새를 맡자마자 마음이 바뀌어서 한국 음식점으로 급변경했습니다. 평소에는 안 그러지만 이날따라 우리 음식이 먹고 싶더라고요.
그런데 굉장히 찾기 어렵게 구석에 위치하고 있더군요. 사실 한국 음식점은 없고 일본 음식점에서 한국 음식도 팔기 때문에 Korean Restaurant를 찾으면 없습니다.
돌솥비빔밥(1,300실링, 세금과 봉사료 포함)을 주문했는데 재료, 양념, 밑반찬까지 모두 괜찮았는데 결정적으로 밥이 좀 질게 되어 아쉬웠습니다.
9시부터 사파리 파크 호텔의 명물인 사파리 캣츠쇼를 한다기에 보러 갔는데 야먀초마를 먹지 않아도 별도 주문 없이 투숙객이라면 누구나 볼 수 있는 공연이었습니다. 대신 야마초마를 먹지 않으면 앞자리에 앉기가 어렵겠지요.
처음에는 원주민 복장도 낯설고 음악도 좀 어색해서 살짝 실망했는데,
분위기가 고조되면서 점차 볼 만 하더군요.
무용수들이 하나같이 몸짱인데다 춤사위도 역동적이고,
무엇보다 춤추는 걸 좋아하는게 역력하게 보이는 모습에서 뿜어나오는 열정이 좋더군요. 보기만 해도 기분이 좋아지는 쇼였습니다.
올 댓 사파리의 이승휘 대표는 아크로바트가 그나마 볼거리라고 했는데 저는 사실 춤이 더 좋았습니다.
1시간 남짓한 공연이 모두 끝나고 공연단이 한꺼번에 무대로 나와 관객들과 포토 타임을 갖더군요. 이런 깨알같은 서비스도 좋았습니다. 사진을 보시면 아시겠지만 표정들이 모두 밝죠.
기분좋은 마음으로 숙소로 돌아와 아이폰과 전자 모기향을 충전기에 연결해놓고 10시 30분 쯤 잠자리에 들었습니다.
닫기
* Ol Tukai Lodge make-up room 비용 : 1불
* 일식 Restaurant에서 후식으로 마신 커피 : 200 X 2 = 400실링(+ 팁50실링)
* Safari Park Hotel 포터 수고비 : 1불
* Safari Park Hotel 한식 레스토랑 저녁 식사
- 돌솥비빔밥 : 1,300 X 2 = 2,600실링(+ 팁100실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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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미지 출처 : YES24
제가 7박 8일간의 긴 설 연휴를 놓치고 폭발하여 5월에 대만 간다고 폭풍 검색하다가 '비가 구질구질 내리니 가을에 오셈~'에 또 다시 짜증 폭발하여 6월 초 싱가포르로 행선지를 바꾼 직후 여행 서적을 검색했던 당시만 해도 Lonely Planet을 제외하고는 이 책이 가장 최근에 나온 책이었는데 2월에 따끈따끈한 책이 또 나왔더군요.
이렇게 신간이 자꾸 쏟아져 나온다는 건 그만큼 싱가포르가 인기있는 Hot Spot이 되고 있다는 말이 될 수 있겠지요. 저처럼 싱가포르를 잘 모르는 사람은 홍콩이랑 비슷한 거 아닌가 하고 막연하게 생각하고 리스트에 올리지도 않거든요.
여하간 싱가포르는 동남아 국가 중에서는 비행 거리도 좀 되는 편이고, 덥고 해서 선뜻 가고 싶다는 생각이 안 드는 곳이지만 우리보다 소득수준이 높고, 잘 개발된 계획도시국가인데다 여성들이라면 혼자서 여행가도 치안에 전혀 문제가 없는 안전한 곳이고 무엇보다 맛있는 음식 많고, 쇼핑할 물건 많고, 기분 전환하기에 좋은 곳이죠.
이 책이 바로 그런 여성들의 바램을 그대로 담은 책입니다. '가자' 시리즈의 테라 출판사에서 나온 책이고요. 첫 장부터 여성들 취향에 딱 맞는 스티커북입니다;;;;
아기자기한 구성에 사진 설명이 풍부한데다 무엇보다 기본 정보량이 되는 책입니다. 특히 이런 류의 책에서는 잘 보기 힘든 다양한 추천 일정도 많아 여행 일정 짜는데 서투른 여행자에게 많은 도움이 됩니다.
쇼핑 정보와 음식 정보(vegan 레스토랑 소개 따위가 있을리 만무하지만)는 제게 too much였지만 이 책에 높은 점수를 준 이유는 아주 상세하고 잘 만들어진 지도 때문이었습니다.
얼마 전에 소개한 Lonely Planet Singapore의 허술한 지도 때문에 크게 실망했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이 책의 꼼꼼한 지도가 더 마음에 들더군요. 처음으로 현지에서 론플 지도가 아닌 다른 여행 가이드북의 지도를 의지하게 될 것 같습니다.
싱가포르에서 4박 5일 정도 일정으로 휴식과 쇼핑, 음식 문화 체험을 생각하고 계신 여성분들이라면 이 책 한 권이면 충분하지 않을까 싶습니다. 단, 이 책은 여권 발급이니 여행 짐 꾸리기 등까지 상세하게 소개하는 여행 초보용 서적이 아니기 때문에 싱가포르가 생애 첫 해외 여행인 분들에게까지는 추천하지 않습니다.
덧. 아는 분은 이미 아시겠지만 저는 여행 서적을 북 크로싱하지 않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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케냐 여행을 준비하면서 평소 하듯이 Lonely Planet하고 케냐 여행 열정에 불을 붙여줄 여행 에세이를 찾아봤으나 설마 했더니 역시나 케냐 여행을 다룬 책은 거의 없더군요. 가뭄에 콩 나듯이 있기는 하지만 저랑 맞지 않아서 결국 전에 읽은 '케냐의 유혹'으로 퉁치고(응?) 곧바로 일정짜기에 들어가기로 했습니다.
그런데 어라?
정보가 없기도 하지만 그래도 아프리카 국가 중에서는 몇 안 되는 관광 산업으로 먹고 사는 나라(관광업이 케냐의 두 번째 수입원)이니 여행 인프라는 잘 되어 있을 줄 알았는데 그야말로 배낭 여행자의 무덤이라고 해도 될 정도로 자유 여행이 힘든 나라라고 하네요.
도시를 벗어나면 대중 교통이 거의 없다시피 하고 여행자들의 여행 목적이 대부분 사파리라서 국립공원을 중심으로 숙박 시설이 밀집되어 있다보니 저렴하게 발품을 팔아서 움직이는 것 자체가 불가능합니다.
숙박과 교통이 문제라면 말 그대로 몸과 발이 묶이는 것이니 완전한 자유 여행은 물 건너갔다고 봐야죠. 나중에 접촉한 현지 에이전시도 이런 사실을 그대로 확인시켜 줬습니다.
그래서 케냐 여행은 네팔 여행 때와 비슷하게 큰 틀을 짠 후 현지 여행사에게 보내서 가능 여부 확인 후 세부 일정을 조정해서 현지에서 예약할 수 있는 건 맡기는 방식으로 준비했습니다.
* 서적케냐의 유혹(2008)
: 정확하게 말하자면 여행 에세이도 아니고 가이드북도 아닌 중간 정도 성격의 책입니다. 케냐 여행기라기보다는 케냐 현지 적응기에 더 가깝죠. 그래도 케냐 현지의 분위기를 익히는데 이만한 책이 아직까지 없습니다. 게다가 책도 책이지만 지은이인 올댓사파리 여행사의 이승휘 대표에게 연락하여 맞춤 일정을 짜서 다녀왔으니 이 책이 없었으면 꽤나 흥미진진(이라고 쓰고 개고생이라고 읽는다)한 여행을 할 뻔 했습니다. ㅡㅡ;;;Lonely Planet : Kenya(2012): 2006년 터키 여행 이후로 론플은 여행 일정을 짤 때 항상 참고하는데 기본적인 구성은 비슷하지만 지은이의 특성에 따라 조금씩 스타일이 다르기는 합니다. 그래도 항상 기본은 하는데다 저는 워킹 투어를 좋아하기 때문에 지도를 신뢰할 수 있는 론플을 좋아라 하죠. 다만 나중에 책 소개에서도 말씀 드리겠지만 론플의 최대 장점인 정확한 지도는 별로 활용하지 못했습니다. 현지에서 섭외한 투어 차량을 타고 대부분의 일정을 소화했기 때문에 지도를 참고할 일이 없었거든요. 오히려 사파리 일정을 짜는데 더 많이 참고했습니다. * 인터넷 사이트
올댓사파리의 이승휘 대표에게 혹시나 하는 마음에 메일을 띄웠다가 자유 여행이 거의 불가능하다는 이야기를 들은 뒤로는 더 이상 검색없이 일정짜기에 돌입했기 때문에 이번 케냐 여행 때는 개인 블로그의 여행기를 거의 참고하지 않았습니다. 그리고 돌아와서 검색해보니 라무섬을 제외하고는 거의 비슷비슷하더군요. 우리나라의 부산에 해당하는 케냐 제2의 도시 뭄바사가 추가된 정도? 케냐가 대부분 사파리를 통해 야생동물을 보러가는 곳이라서 그런가 봅니다.
ATS 여행사
: '케냐의 유혹'의 저자 이승휘 대표가 운영하는 현지 여행사 All That Safaris의 홈페이지입니다. 여기에서도 기본적인 여행 정보를 구할 수는 있습니다만 충실한 편은 아니고 알음알음 개인적으로 알아서 연락해 온 손님만 받아서 그런지 국내 여행사처럼 공격적으로 홈페이지를 운영하지 않아서 처음 들어가시면 '엥? 뭐지?' 이런 느낌을 받으실 수 있습니다;;; 2달만에 들어갔는데도 바뀐 것이 거의 없네요. ^^;;;이승휘 대표 개인 블로그 : 이승휘 대표의 네이버 블로그인데 회사 홈페이지보다 오히려 개인 블로그를 좀 더 관심갖고 관리하는 것 같습니다. ㅡㅡ;;;; 여행을 다녀온 뒤로 로그인한 사람에게만 덧글을 허용해서 덧글 달기가 불편해졌지만 케냐 현지 분위기를 살펴볼 수 있습니다. 마지막 올라온 포스팅이 최근에 나이로비에서 있었던 테러범들의 쇼핑몰 습격 참사 관련글이어서 마음이 참 아픕니다. 주한 케냐 대사관
: 케냐에 대한 일반적인 정보를 얻기 위해서 들르면 좋습니다. 어차피 비자 신청을 위해서 한번쯤은 방문하셔야 하는 사이트니까요. 하지만 이미 대한항공 직항로가 개설되었는데도 여전히 직항 항공편이 없으니 제 3국을 경유해야 한다고 소개하고 있는 것을 보면 새로운 정보로 업데이트하는 건 굉장히 느린 모습입니다.
아, 그리고 대한항공에서 케냐 직항로 개설 기념으로 만든 유투브 동영상이 있는데 저는 나중에 봤지만 과장된 면이 없지 않더군요. 특히 핑크 플라밍고 떼가 나오는 장면은 쩝..... 꼭 그렇게 기대를 불어넣지 않아도 충분히 좋으니 굳이 그것까지 참고하실 필요는 없습니다.
나중에 현지에서 이승휘 대표에게 들었는데 케냐 여행비가 워낙 비싸기는 해도 4인 group을 만들면 비용 대비 효율성이 가장 높다고 합니다. 가능하면 4인으로 맞춰서 오는게 좋다고.... 저희는 둘만 다녀서 편하기는 했지만 비용 대비 효율성은 가장 낮았죠. 엄청 비싸게 갔다왔다는 이야기... 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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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 땡볕에 걸었던 것이 꽤나 피곤했는지 새벽에 한 번도 깨지 않고 7시까지 푹 자고 일어났습니다.
오늘은 하루종일 카약을 타고 움직여야 하는데 운이 없게도 아침부터 빗줄기가 굵은 것이 영 심상치가 않아 보입니다. ㅠ.ㅠ
그래도 9시에 어김없이 픽업을 하러 온다고 해서 서둘러 씻고 아침을 먹으러 식당으로 갔습니다.
여느 호텔이 다 그렇듯이 이곳도 부페식이네요. 메뉴에 고기 종류가 많기는 하지만 다행히 요리사가 나와 있어서 물어보고 비건이 먹을 수 있는 것만 골라서 먹었습니다. 감자 볶음, 오리엔탈 소스를 뿌린 샐러드, 구운 토마토, 찐 채소 등이라서 요기하기에는 괜찮더군요. 커피는 어디나 맛있습니다. 라오스 커피의 명성이 헛되지 않네요.
식사 후 짐을 챙겨 리셉션에 내려왔습니다. 욕조에 물이 새는 것 같길래 green discovery의 픽업 차량을 기다리는 동안에 호텔 직원에게 이야기해서 살펴봐 달라고 했습니다.
리셉션의 벽에 걸려 있던 장식품인데 처음에는 악기라고 생각했는데 다시 보니 아닐 수도 있겠네요;;;
9시가 되자 픽업 차량(썽태우)이 칼같이 나타났습니다. 싱가포르 부부가 먼저 타고 있어 반갑게 인사를 했는데 남편이 IT쪽에 근무하는 분 같더군요. 남편이 먼저 말을 붙이는 걸 보니 호기심 많고 사교적인 성격 같았습니다. 반대로 부인은 조용한 성격인 듯 보였고요. 남편되시는 분이 한국에 관심이 많더군요. 한국 사람들과도 자주 일을 같이 한다고. 붉은 악마 티셔츠를 입고 나온데다 삼성 스마트폰을 사용하고 있었는데 제가 삼성을 아주 싫어한다고 하니 농담으로 알더군요. 진짜 싫어하는데;;;
이동하는 중간에 나이지리아 출신의 영국 흑인 여성을 한 명 더 태웠습니다. 함께 투어를 하면서 보니 상당히 신중하고 사려깊은 스타일이더군요. 싱가포르인 남편과 영어로 신나게 대화하는데 역시나 영어가 짧은 저로서는 듣는 것만도 벅차기에 그냥 조용히 경청했습니다. ㅠ.ㅠ 이렇게 해서 오늘 투어를 함께 할 구성원은 가이드 빼고 모두 5명. 투어는 인원이 적을수록 오붓하고 좋죠.
남송강에 카약을 띄우는 drop-off point가 여러 군데여서 그런지 길을 잘못 드는 바람에 비오는 아침에 잠시 드라이브를 했습니다. 이 와중에도 남편되시는 분은 입을 쉴 틈이 없습니다. ㅡㅡ;;;;
드디어 출발지에 도착했네요. 건기인데도 밤새 비가 와서 그런지 물이 많이 불었다고 합니다. 이 사진부터는 방수 범퍼를 장착한 아이폰4로 찍은 겁니다. 물놀이를 할 건데 DSLR을 가져가는 모험을 할 수가 없어서 말이죠. 이번 여행 때는 방수 범퍼 덕을 톡톡히 봤습니다.
타고 갈 카약을 점검하고 있습니다. 두 명의 가이드가 함께 가는데 한 명은 1인용 카약을 타고 저희를 에스코트 할 예정입니다.
카약킹에 대한 기본 강습을 하고는 곧바로 2인 1조로 카약에 탑승했습니다. 저쪽 기슭 쪽에 있는 카약에 탄 것이 싱가포르인 부부이고 저를 보고 웃고 있는 것이 가이드인데 혼자 온 영국인과 함께 탔습니다.
혹시라도 모를 사고에 대비해서 구명조끼는 입었지만 물이 그다지 깊지 않고 유속도 빠르지 않아서 카약킹에 익숙하지 않은 초보들에게 아주 좋더군요.
처음에는 물이 차게 느껴지지만 금방 적응할 수 있었습니다. 물은 짙푸른 빛인데 아주 맑습니다.
짙푸른 색이라서 처음에는 겁이 좀 나지만 유속이 빠르지 않아서 그런지 노 젓는 일에 익숙해지면 마음이 느긋해지더군요.
가져간 짐을 보시는 것과 같은 방수팩에 넣어 각자 갖고 갔는데 메고 간 가방을 통째로 넣지 못한다는 말에 당황해서 내용물을 제대로 확인도 못하고 스마트폰 정도만 옮긴 뒤 가방은 차량에 그냥 뒀습니다만 그럴 필요가 전혀 없더군요. 방수팩이 꽤 크기 때문에 웬만한 건 다 옮기는 것이 좋습니다. 지갑에 가져온 돈이 얼마 안 된다고 안 옮겼다가 나중에 엄청 후회했습니다.
방비엥 시내에서 방수팩만 따로 살 수도 있는데 이 방수팩에 소지품을 넣어서 들고 다니는 여행객들도 간간히 볼 수 있었습니다. 보시는 것처럼 대충 엉성하게 여미면 안 되고 공기를 빼고 단단히 말아야만 방수가 제대로 된답니다. 나중에 가이드에게 지적 당했습니다. ㅠ.ㅠ
론플에서 추천하는 여행사라는 것만으로도 꽤 신뢰가 갔는데 Green Discovery, 정말 괜찮더군요. 일하는 솜씨가 프로입니다. 가이드도 아주 노련하고 프로그램도 아주 좋았어요. 강력 추천합니다.
온통 물안개가 뽀얗습니다. 내려가는 여기저기에 점핑대가 보이는데 수량도 많이 줄었지만 약이나 술에 취해서 점핑하다가 죽는 일이 자꾸 생겨 저희가 갔을 때에는 점핑이 금지된 상태라고 해서 점핑하는 사람을 한 명도 못 봤습니다. 게다가 나중에 가이드에게 들으니 남송강변에 밀집된 바에서 마약을 팔다가 단속에 걸리는 바람에 일제히 영업 정지를 당했다고 하네요. 쩝...
노를 저으면서 내려가다가 힘들만 하면 내려서 지상에서 할 수 있는 activity를 하는 방식인데 그렇게 해도 카약킹을 하는 시간 자체가 길어서 그런지 나중에는 힘들더군요.
카약킹 -> 동굴 트래킹 -> 점심 식사 -> 카약킹 -> 농장 견학 -> 카약킹 -> 동굴 트래킹 -> 카약킹으로 끝나는 코스였습니다.
카약에서 내려 첫번째 동굴 트래킹을 하러 올라갑니다. 보기와 달리 반팔, 반바지를 입고 다녀도 춥다고 느낄 정도의 날씨는 아닙니다.
방비엥은 중국 구이린, 베트남 하롱베이와 더불어 세계 3대 카르스트 지형에 속하는 곳이라서 동굴이 굉장히 많습니다. 게다가 대부분의 동굴이 개발되어 있지 않아 원래 그대로의 모습을 간직한 곳이 많죠. 보시다시피 입구가 굉장히 좁은데다 비까지 내려 상당히 미끄럽더군요. 내일 블루 라군에 갈 때도 말씀을 드리겠지만 라오스의 동굴 트래킹을 할 때는 바닥을 잘 잡아주는 신발을 신고 가야 합니다. 싱가포르 남자는 용감하게 쫄쫄이만 신고 왔다가 두 번째 동굴 트래킹에서 해 먹었습니다;;;;;
간단히 동굴에 대한 소개를 하고 밴드 처리를 한 헤드 랜턴을 하나씩 줍니다. 저는 네팔 여행 때 요긴하게 쓴 LED 랜턴을 가져갔습니다만 양손을 모두 써야 할 정도로 트래킹 자체가 만만치 않기 때문에 그냥 헤드 랜턴을 사용하는 것이 안전합니다.
동굴의 일부는 머리를 숙이고 지나가야 할 만큼 좁은 곳도 있어서 폐소 공포증이 있는 분들은 어려울 수도 있습니다. 기본적으로 나이 드신 분들은 트래킹하기 어렵겠더군요. 역시 여행은 한 살이라도 젊을 때 가야해요.
보시는 것은 동굴의 반대편 입구인데 굉장히 넓죠. 이 동굴은 산을 관통하고 있는데 놀랍게도 쌀을 나르는 통로로 사용된답니다. 차량으로 산을 돌아서 나르는 것보다 사람이 일일이 지고 나르는 것이 더 싸고 효율적이라고 하네요. 헐~
보시는 것처럼 사람이 쌀 한 가마니씩 직접 지고 나릅니다. 트래킹을 하다가 이분들을 만나면 지나갈 때까지 옆으로 비켜서 기다려줍니다. 싱가포르 남편님은 이 와중에도 사진 찍느라고 정신이 없으십니다.
내부에 개울이 흐를 정도로 넓습니다.
반대편 입구도 역시나 좁습니다. 넓힐 생각도 안 합니다. 그냥 그대로 이용하더군요.
동굴벽은 카르스트 지형의 독특한 모습을 그대로 간직하고 있습니다. 박쥐가 쏟아져 나와도 전혀 이상하지 않을 것 같은 분위기네요.
보시는 것처럼 동굴을 관통해서 나른 쌀을 쌓아놨다가 일정량이 되면 트럭에 실어서 시내로 운반합니다. 여러 가족이 함께 일을 하는 것 같더군요. 마침 점심 식사를 하고 있다가 저희가 지나가니 수십 명에 달하는 사람들이 일제히 저희를 쳐다봐서 상당히 민망했습니다. ㅡㅡ;;;;
일단 카약이 있는 곳으로 돌아와서 물과 짐을 챙겨서 점심을 먹으러 이동했습니다. 멀리 가지는 않고 바로 옆에 정자 비슷한 곳에서 먹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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