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새는 롯데리아 같은 프랜차이즈 패스트푸드 회사에서도 채식주의자를 위한 식물성 패티를 사용한 버거를 출시합니다(관련 포스팅
'(굳이) 프랜차이즈 햄버거를 먹고픈 비건이라면 : 롯데리아 리아 미라클버거'). 얼마전에는 버거킹에서도 식물성 '레블 버거'를 출시했죠. 그만큼 채식주의자의 수가 늘고 있다는 반가운 신호라고 볼 수 있겠는데요. 채식주의자 뿐 아니라 건강을 위해 육류 섭취를 줄이고자 하는 사람들이나 플렉시테리안들을 타겟으로 한 대체육 시장은 점점 확대될 것으로 예상됩니다.
롯데리아 리아 미라클버거 포스팅에서도 말씀드렸지만 고기를 전혀 먹어본 적이 없는 내츄럴 본 비건이라면 모르겠지만 과거에 고기를 먹었던 전향 비건의 경우에는 어렴풋이나마 고기맛을 기억하고 있기 때문에 그들을 만족시킬 수 있는 대체육을 만드는 건 쉽지 않습니다.
그런데 오늘 소개하는 햄버거 패티는 좀 다릅니다. 이 패티는 미국의 식물성 고기 제조 브랜드로 유명한 Beyond Meat에서 나온 제품입니다. 비욘드 미트는 2009년에 동물 애호가인 Ethan Brown이 동물 보호를 위해 설립한 식물성 대체육 브랜드이죠.
콩에서 추출한 단백질을 주 원료로 하여 식물성 원료 추출물을 배합하여 만든 햄버거 패티입니다. 코코넛 오일이 함유되어 있어 조리할 때 따로 기름을 두르지 않아도 됩니다.
글루텐 프리 제품이고 콩에서 추출한 단백질을 사용하므로 콩 알러지가 있는 분들은 드시면 안 됩니다.
총 중량 227g에 두 개의 패티가 하나의 세트로 묶여 있습니다. 2개의 햄버거를 만들 수 있는 양이죠. 확실히 일반 고기 패티와는 외양도 조금 다릅니다.
원재료는 다음과 같습니다.
: 정제수, 분리완두콩단백, 카놀라유, 정제 코코넛 오일, 분말셀룰로스, 메틸셀룰로스, 감자전분, 천연향료, 말토덱스트린, 효모추출물, 정제소금, 해바라기유, 글리세린, 건조효모, 아라비아검, 감귤추출물, 비타민C, 비트과즙추출물, 초산, 호박산, 변성전분, 안나토색소
햄버거에 넣어서 먹어봤습니다. 놀랍게도 미리 알려주지 않으면 식물성 대체육인지 구분하기 어려울 정도입니다. 앞에서 말씀드린 코코넛 오일이 함유되어 있어서 greasy한 식감이 그대로 유지되고 비트 추출물이 들어있어서 씹으면 흡사 미디엄 레어의 고기에서 시뻘건 육즙이 나오는 것까지도 재현했습니다. 반려인이 실제 고기와 너무나 똑같아서 섬뜩해서 못 먹겠다고 할 정도였습니다.
빌 게이츠가 맛과 식감에서 실제 고기와 차이를 못 느끼겠다고 극찬한 이유를 짐작할 수 있었습니다. 현재 마켓 컬리에서 12,900 원에 팔고 있으니 패티 한 개에 6,450 원입니다. 저는 가격이 비싸서라기보다는 너무 진짜 고기 같아서 혐오감 때문에 못 먹을 것 같습니다.
보통은 진짜 고기와 너무 달라서 실망감 때문에 안 먹는데 이 패티는 너무 비슷해서 못 먹을 것 같습니다. 오히려 실제 고기와 조금 차이가 나는 다른 패티를 찾아봐야 할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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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비건이 되기 이전에도 햄버거를 별로 좋아하지 않았고 비슷한 음식을 먹으라고 하면 차라리 샌드위치를 먹었더랬습니다. 비건이 되기 이전에도 햄버거류의 음식은 굳이 콜라, 감튀를 추가하지 않더라도 성인병을 유발하는 건강하지 않은 음식의 대표주자라는 인식이 강했거든요.
롯데리아는 2019년 6월에 이 채식 버거를 시범적으로 출시한 적이 있는데 그 때 우유가 함유된 번, 마요네즈, 불고기 소스 등이 포함되는 바람에 채식주의자들에게 가열차게 까였죠. 그래서인지 올 2월 중순에 고기, 우유, 계란 성분까지 싹 뺀 비건용 버거로 재출시했습니다. 노력은 참 가상합니다.
물론 육식버거를 만드는 조리기구나 기계와 철저하게 분리해서 만들지는 않을 것으로 추정되기 때문에 완전한 비건버거라고 부를 수 있는지는 모르겠지만 내용물과 성분만 보면 비건 버거 맞습니다.
매장에서 구매하면 가격이 단품은 5,600 원, 세트는 7,400 원이며 배달앱으로 딜리버리하면 단품 6,400 원, 세트 8,500 원입니다.
참깨 번-양파 슬라이스-양상추-식물성 불고기 소스-어니언링- 식물성 고기 패티-식물성 불고기 소스-번으로 구성되어 있으며 겉으로 보기에는 꽤 튼실한 구성입니다.
식물성 고기 패티 위에 올려진 건 감자와 양파를 갈아서 혼합한 반죽을 튀긴 어니언 링입니다. 개인적으로는 패티보다 어니언 링이 맛도, 식감도 더 나았습니다.
리아 미라클버거의 캐치프레이즈가 '고기없이 고기맛이 나는 기적'이라서 어떤 맛이 날까 굉장히 궁금했는데 다름 아닌 식물성 불고기 소스가 망쳤습니다. 패티의 질감은 어느 정도 고기 비슷한데 소스때문에 예전에 비건이 아니었을 때 먹었던 리브샌드만 소환되더군요.
'오 진짜 햄버거 같은데? 이제 햄버거가 먹고 싶을 때는 이 버거를 먹으면 되겠군' 보다는 '리브샌드에 들어있던 불고기 소스맛을 보려고 굳이 이 버거를 먹을 필요까지 있을까?' 하는 생각이 더 들었습니다.
게다가 일반 버거보다도 더 높은 수준인 574Kcal(단품 기준)의 고열량이라는 점도 선뜻 먹기에 부담스러운 장벽으로 작용할 것 같습니다.
제가 비건 표준 입맛은 아니지만 아무리 생각해도 비건에게 어필하는 수준은 아닙니다. 게다가 육식주의자들은 굳이 사 먹을 일이 없을테니 뭔가 개선이 되지 않는다면(지나치게 달달한 불고기 소스 맛을 중화시킨다든지) 롱런하기 힘들 것 같습니다.
호기심에 시도는 해 봤지만 저는 이 버거보다 조금 더 비용과 시간을 지불하더라도 나중에 소개할 이태원 '플랜트'의 채식 버거를 먹을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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