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 7시 쯤 일어나 8시에 아침을 먹으러 숙소를 나섰습니다. 문 앞에 그동안 눈에 안 띄였던 게 보이네요. 처음에는 거북이 사체인 줄 알고 깜짝 놀랐는데 알고 보니 신발이나 발에 묻은 모래를 떨어내는 도구라네요.
아침 무렵에는 파도가 제법 높게 치네요.
8시 30분 쯤 Kakuni 레스토랑에 도착했는데 역시나 무례한 중국인들이 아무데서나 담배를 피고 시끄럽게 떠드는 바람에 아침부터 기분을 잡치네요. 중국인을 피하려면 좀 더 서둘러야겠습니다.
식당 앞에 아예 과일 박쥐에 대한 안내판을 세워 놓았습니다. 투숙객 중에 박쥐를 보고 놀라는 사람도 있을테니까요. 과일 박쥐라고도 부르기도 하지만 '나는 여우'라고 부르기도 한다네요. 재밌습니다.
아침을 먹고 나오는 길에 Murad를 만나서 오늘 저녁 시간으로 예약했던 케스트 어웨이 excursion을 취소했습니다. 반려인이 아무래도 내키지 않는다고 해서요. 나중에 약관을 보니 최소한 12시간 전에 취소해야 하고 그렇지 않으면 50%의 cancel fee를 물어야 한다고 해서 살짝 염려했는데 다행히 cancel fee를 내라고는 안 하더군요. 저 때문에 취소된 예약은 없었나 봅니다.
Ja Manafaru 리조트에는 선착장이 두 개 있습니다. 각기 섬의 반대편에 설치되어 있고요. 해류의 흐름에 맞게 사용하는데 이건 여름에만 사용하는 선착장이라서 수상 비행기는 반대편 선착장에 내립니다.
인도네시아 길리 메노 섬에서 본 것과 비슷한 해먹 의자네요. 훨씬 안쪽으로 푹 들어가는 의자인데다 지면에서 약간 높게 설치되어 있어서 반려인은 앉으면 다리가 땅에 닿지 않아 뱅글뱅글 돌더군요. 저도 겨우 닿을 정도에요. 그래도 여기에 앉아서 바다를 바라보고 있으면 천국이 따로 없습니다.
날씨도 화창하기에 선착장 끝까지 가 보기로 했습니다. 파도가 확실히 높네요.
파노라마 샷도 한 장 찍었습니다.
파도가 세게 쳐서 그런지 왠지 물빛도 더 짙어 보입니다. 파도가 치는 물에는 들어가고 싶지 않지만 그냥 멍하니 보고만 있어도 힐링이 되는 느낌입니다.
* Ja Manafaru 리조트의 파도를 '다시' 보실 분들만 클릭
숙소로 돌아와 일부러 챙겨간 드론 조종법을 익힌다고 까불다가 깨먹을 뻔 했습니다. 해변에서 날리면 별 문제가 안 될 것 같았는데 아무래도 조종법을 확실히 익히고 다시 시도해야 할 것 같습니다.
거실 바닥에 있는 관람창 앞에서 물끄러미 바다를 보고 있는데 마침 물고기떼가 지나갑니다. '창고기'처럼 보이는데요. 귀엽습니다.
* '창고기'떼(?)를 보실 분들만 클릭
오후가 되니 이미 30도가 넘었고 체감 기온은 36도나 되는데 습도까지 높은 편이어서 후텁지근하게 느껴지더군요.
점심은 Andiamo 레스토랑에서 먹었습니다. 샐러드와 파스타, 음료 등으로 가볍게 먹었는데 음식의 quality는 최고였지만 역시나 8만 원 정도가 나왔습니다. ㅠ.ㅠ
돌아오는 길에 호라이즌 센터에 들러 내일 저녁에 진행하는 나이트 스노클링 excursion을 예약했습니다. 나이트 스노클링은 한번도 해 본 적이 없는데 기대가 됩니다.
점심 산책을 하는 김에 White Orchid에 들러 내일 저녁 식사까지 예약을 했죠. 한번은 여기서 저녁을 먹어보고 싶었거든요.
오후가 되니 파도가 잔잔해져서 물빛이 원래의 에메랄드색으로 돌아왔습니다.
오후에는 private pool에서 커피를 마시면서 책을 읽으며 시간을 보냈습니다. 집에서도 얼마든지 할 수 있는 휴식인데 의외로 짬을 내기가 쉽지 않죠. 여행을 떠나야만 마음 편히 할 수 있는 쉼 활동이 되었습니다.
오늘도 어김없이 해가 지면서 멋진 풍광을 보여줍니다.
저녁 산책은 그동안 안 가본 쪽으로 나갔습니다. 아이들 물놀이를 관할하는 키즈 센터를 지나면 Ja Manafaru 리조트의 5번째 레스토랑 Ocean Grill이 나옵니다. 해변 레스토랑이 컨셉인 것 같습니다. 결국 여기서는 식사를 못 했네요.
저녁 노을을 즐기러 나간 김에 일부러 챙겨간
Trono 휴대용 의자도 한번 사용해봤습니다. 공기를 불어넣느라고 모래사장을 잠시 헐떡거리며 뛰는 촌극을 했지만 그래도 막상 설치하니 생각보다 그럴싸합니다.
짧은 순간이지만 편안히 앉아서 저녁 노을을 즐겼습니다.
Ja Manafaru의 모래는 너무 고와서 촉감도 그렇지만 얼핏 보면 단팥 소처럼 생겼습니다. 휴양지를 많이 가 본 건 아니지만 이렇게 고운 모래는 처음 봅니다.
해가 진 후 숙소로 돌아왔습니다. 사실 보통 때는 밤바다도 좋아해서 블라인드를 열고 자지만 오늘은 라면과 햇반으로 저녁을 먹을거라서 냄새가 새어 나갈까봐 블라인드를 쳤습니다. 김에 차까지 내려서 마셨네요.
오늘은 하루종일 뜨거운 햇볕을 받으며 자주 산책을 나갔기에 피부를 진정시키려고 마스크 팩까지 하고 난 뒤에 잠자리에 들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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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은 드디어 스노클링을 하는 날입니다. 설레는 마음으로 아침 7시에 일어나 8시에 아침을 먹으러 일찍 Kakuni 레스토랑으로 갔습니다. 확실히 일찍 오니 가장 인기 있는 바깥 자리도 비어 있습니다.
느긋하게 아침식사를 마치고 숙소로 돌아와 수영복과 래시가드로 갈아입고 스노클링 장비를 챙겨 마운틴 바이크를 타고 호라이즌 센터로 갔습니다. 거대한 체스판은 쿠바 '마리아 라 고르다'에서 본 것과 거의 똑같네요.
호라이즌 센터 내 피트니스 센터에 아침부터 열심히 운동 중인 투숙객들이 보이더군요. 대단합니다.
일찍 도착했기에 풍광을 구경하면서 다른 참가자를 기다렸는데 역시나 안내가 제대로 안 되었는지 대부분은 호라이즌 센터로 왔지만 몇몇은 선착장에서 기다리고 있다고 합니다. 연락을 받고 곧바로 출발했죠. 다 모여서 배가 출발한 시간이 오전 10시쯤 된 것 같습니다.
아이들도 많이 포함된 생각보다 꽤 큰 그룹이었습니다. 스노클링을 많이 해 본 건 아니지만 20명이 넘는 집단으로 해 본 건 처음이었네요. 리조트에서는 '카이'라는 필리핀 카이드와 물 길을 인도하는 현지인 가이드가 2명 나왔습니다. 사진의 왼쪽이 '물 찬 제비'였던 현지인 가이드.
젊은 중국인 커플들도 많았는데 신혼 여행이었는지 수중 촬영 장비만큼은 풀 셋트로 챙겨왔지만 래시가드를 위 아래로 챙겨 입은 건 저와 반려인이 유일했습니다. 중국인들은 나중에 뜨거운 햇볕 때문에 고생 좀 했죠.
유럽인들도 래시가드를 입지는 않았지만 대신 선 크림을 아주 꼼꼼히 온몸에 바르더군요. 온 가족이 바다 수영에 익숙한지 꼬마 아이들도 구명조끼 없이 그냥 장비만 챙겨서 입수하는 게 참 부러웠습니다. 대체 우리나라에서는 이런 거 안 가르치고 맨날 학원에 보내서 수학 문제나 풀게 하고 말이죠. 쩝...
리조트에서 30분 정도 배로 나간 뒤 1차 입수를 했는데 보시는 것처럼 시계가 별로 좋지 않고 물고기가 많지 않아 큰 감흥은 없었습니다. 게다가 갖고 나간 큐브캠도 버튼이 안 눌려 나중에 확인해보니 녹화가 안 되었더군요. ㅠ.ㅠ
사진은 반려인의 아이폰6S+에 물린 광각 돔 렌즈로 찍은건데 좀 더 얕은 바다에서 찍어야 광각 렌즈의 진가를 발휘할 것 같습니다. 시야각은 넓지만 피사체가 멀어 보이는 단점이 있네요.
물고기는 많지 않았지만 그래도 산호는 아름다웠습니다. 정말 잘 보존되어 있더군요.
두 번째는 해안가에 가까운 얕은 물에서 입수했는데 기대했던 것처럼 다양한 물고기가 많았습니다.
동영상을 캡쳐한 사진이라서 화질이 그렇게 좋지는 않은데 동영상으로 보시면 길리 만큼은 아니더라도 물이 참 맑습니다.
어종도 꽤 다양한 편입니다.
해안가에 가까워서 물이 얕은 줄 알았더니 해안가에서 멀어지는 방향에서 거의 절벽 수준으로 갑자기 깊어지는 곳이 있습니다.
구명조끼를 입고 있는데도 바닥이 보이지 않으니 깊은 쪽으로는 저절로 안 가게 되더군요;;;;
수영을 잘하는 사람들은 그런 걸 전혀 개의치 않습니다. 자유자재로 자맥질을 반복하는데 참 부럽더군요.
확실히 깊은 물에는 물고기들이 떼로 모여 다닙니다.
두 번째 입수 때 폴라로이드 큐브 캠을 켜서 20분 정도 롱테이크로 찍었는데 그걸 편집해서 짤막하게 유투브에 올렸습니다. 관심있는 분들은 링크를 눌러서 보세요.
* Snorkeling Tour 첫 번째 영상
* Snorkeling Tour 두 번째 영상
* Snorkeling Tour 세 번째 영상
길리 때와 달리 한번 입수하면 대략 1시간 정도 놀았던 것 같습니다. 10시쯤 출발했고 두 번 입수하고 돌아왔는데 어느새 12시 30분이 넘었더라고요. 이동하는 중간에 돌핀 크루즈처럼 물, 소다음료, 과일을 챙겨줍니다. 아는 분은 아시겠지만 물놀이를 할 때는 수분 섭취에 신경써야 지치지 않죠.
저희 빌라 호스트인 무라드가 버기를 몰고 나와 기다리고 있어 제티에서 숙소까지 편하게 돌아올 수 있었습니다.
샤워하고 수영복을 말려놓고는 점심을 먹으러 인피니티 풀 바로 갔습니다. 가성비는 떨어지지만 점심을 먹으러 다른 레스토랑으로 이동하기에는 좀 지쳤거든요. 수분도 보충하고 활력도 채울 겸 탄산이 들어간 미네랄 워터와 파인애플 주스를 일부러 추가했습니다.
아직 시간이 일러서인지, 다들 activity하러 나갔는지 사이드 풀이 아주 한산하네요.
몰디브의 에메랄드빛 바다는 볼 때마다 설레네요. 질리지가 않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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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이어 올리는 포스팅 제목이 모두 레스토랑이라서 맨날 놀고 먹은 것 같지만..... 사실입니다;;;;
아침 먹고 숙소로 돌아와 내일 스노클링 투어에 쓸 수중 촬영 장비(생각만큼 거창한 건 아니고)를 프라이빗 풀에서 점검하면서 놀았거든요.
아침 식사 시간이 지나고 나면 본격적으로 스노클링이나 수상 레포츠를 즐기는 사람들이 눈에 띕니다. 모터 보트도 자주 지나가고요.
숙소 현관에 들어서면 정면에 의자와 탁자가 있길래 저는 주로 챙겨간 태블릿 PC로 인터넷을 사용했지만 탁자 위에 놓인 물건을 보니 원래 용도는 그게 아닌 것 같습니다.
뚜껑을 열면 거울도 보이고 빗이나 면봉 등의 어메니티가 들어있는 걸 보면 간이 화장대로 사용하는 공간인 것 같죠. 물론 저는 소품을 보관하는 트레이처럼 사용했습니다만....
오전 내내 딩굴거리며 놀다가 배꼽 시계에 맞춰 점심을 먹으러 나섰습니다. 오늘 점심을 먹을 곳은 Andiamo Bistro and Pool이라는 이름이 붙은 섬 안의 레스토랑입니다. 지도를 보니 제가 묵은 빌라에서 볼 때 섬의 반대편에 있기 때문에 걸어가면 꽤 시간이 걸릴 것 같아서 마운틴 바이크를 타고 갔습니다. 바퀴가 커서 무거울 것 같지만 실제로 타 보니 별로 그렇지는 않았습니다.
JA Manafaru 리조트 내의 레스토랑은 대부분 해변을 끼고 위치해 있는데 지하에 건설된 독특한 와인바인 'The Cellar'를 제외하고는
Andiamo가 유일하게 해변이 보이지 않는 레스토랑입니다.
해변이 없는 대신 가장 넓은 사이드 풀을 갖고 있어서 조용히 민물 수영을 즐기고 싶은 투숙객은 이곳에 오면 됩니다. 하지만 몰디브의 에메랄드 바다를 마다하고 굳이 민물 수영을 하러 오는 사람들은 그리 많지 않아서 보시는 것처럼 항상 한산하죠.
며칠 묵으면서 보니 바다 수영이나 태닝을 하는 사람들은 주로 점심을 Infinity에서 먹는 것 같고 나머지는 여기서 먹는 것 같더군요. 저는 Infinity의 음식 가격이 더 비싸기도 하고 먹을 수 있는 음식이 너무 한정되어서 Andiamo가 더 좋았습니다. 사람이 별로 없는 것도 마음에 들고요.
날씨도 무더운데 메뉴에 스페인에서 먹을 때 인상적이었던 가스파쵸가 있기에 주문하고 마르게리타 피자와 콜라 2잔도 추가했습니다. 딱 적당한 양이 나와서 좋았는데 역시나 가격은 45불;;; Infinity보다 싸다는 걸 위안삼아야 할 것 같네요. ㅠ.ㅠ 맛은 역시나 기대 이상으로 좋습니다. 음식의 퀄리티만큼은 걱정할 필요가 없었습니다.
점심을 먹는 도중에 갑자기 굉장히 큰 새가 날아가는데 모양이 좀 이상해서 자세히 보니 뜨악~ 박쥐네요. 이 섬에는 과일을 먹고 사는 과일 박쥐가 많이 산다고 합니다. 아예 안내판이 세워져 있을 정도에요. 박쥐를 낮에 보는 것도 낯선 경험이지만 굉장히 크기도 하고 또 아주 가까이에서 편안하게 돌아다니니 정말 신기했습니다.
당겨 찍어서 초점이 안 맞았지만 눈이 정말 귀엽습니다. 망원 렌즈로 겨냥하니 호기심이 어린 눈으로 바라보기도 합니다.
유투브에 올린 동영상을 링크해 드릴테니 과일 박쥐가 궁금한 분들은 보세요.
* JA Manafaru 리조트의 Andiamo 레스토랑에서 만난 과일 박쥐
점심을 먹고는 다시 마운틴 바이크를 타고 숙소로 돌아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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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 일찍 잠들어서 그런지 아침 7시에 일어났습니다. 저녁 메이크업을 할 때 직원이 블라인드를 모두 내려놓기 때문에 해가 떴다고 해도 알아보기 어렵습니다. 위 사진은 제가 일어나서 바다를 보려고 한쪽 블라인드만 다시 올린 상태입니다.
모두가 잠든 밤중에는 버블 제트 기능을 꺼 두는지 프라이빗 풀도 잔잔합니다. 바다도 잔잔해 보이지만 해류의 흐름을 타고 아침마다 멸치인지 날치인지가 빌라 바로 앞을 지나가기 때문에 아침마다 새들이 아침 사냥을 하느라 굉장히 분주하죠. 아래에 동영상을 올려둔 유투브 링크를 걸어 드립니다.
* JA Manafaru 리조트 워터 빌라 앞 새들의 아침 사냥 장면
아침이 되면 가오리나 상어, 물고기들이 빌라 쪽으로 모여듭니다. 파도가 치기 때문에 물 속은 잘 보이지 않아서 사진만으로는 보기 어렵지만 꽤 많습니다.
아침은 저녁과는 또 다른 모습입니다. 선셋 워터 빌라는 입구를 중심으로 왼쪽에 에어컨 등의 기구가 설치되어 있고 오른쪽이 욕실과 화장실입니다.
아침 일찍인데도 햇볕이 따갑습니다. 다행히 기온은 그리 높지 않네요.
시원한 바닷 바람이 붑니다. 바람 때문에 파도가 꽤 높이 치네요.
나중에 알게 된 거지만 해변을 관리하는 팀이 따로 있어서 혹시라도 있을 쓰레기나 부유물을 시간마다 치웁니다. 그래서 항상 깨끗한 바다와 해변 상태를 유지하는거지요. 세상에 그냥 되는 게 없습니다.
몰디브의 에메랄드 바다는 저녁 보다 아침 나절에 봐야 제대로인 것 같습니다.
아침 식사를 하는 곳은 Kakuni 레스토랑입니다. 섬 안에 있어서 보시는 것과 같은 이정표를 따라 가면 됩니다. 숲이 우거져 있어 낮 시간에 걸어도 그리 덥지는 않습니다. 이것도 나중에 안 거지만 섬 안의 길을 관리하는 팀도 있어서 끊임없이 낙엽을 쓸어냅니다. 그렇게까지 안 해도 될 것 같은데 말이죠.
카쿠니 레스토랑은 조식 뷔페로 운영되는 곳이니만큼 가장 많은 투숙객을 한꺼번에 만날 수 있습니다. 일찍 온다고 왔는데도 역시나 중국인들이 많습니다. 적어도 50% 이상은 중국인입니다. ㅠ.ㅠ
원래는 바다가 보이는 바깥 자리에 앉으려고 했지만 이미 중국인들이 차지하고 앉아서 담배를 피워대기에 어쩔 수 없이 실내 자리에 앉았습니다.
Kakuni 레스토랑은 음식의 양과 다양성이 제가 지금까지 경험한 조식 뷔페 중 최고 수준입니다. 이런 곳은 저도 처음이네요. 이날은 사람들이 너무 많아서 어떤 음식들이 셋팅되어 있는지 차마 못 찍었지만 마지막 날은 새벽에 갔기 때문에 찍은 사진들이 있으니 나중에 다시 보여드리겠습니다.
제대로 된 스시와 마끼까지 맛볼 수 있는 구성입니다. 일본인들은 한국인만큼도 안 오는데도 말이죠. 고추냉이도 그냥 흉내만 낸 것이 아니라 간장, 락교와 함께 제대로 제공합니다.
커피를 달라고 했는데 역시나 기대 이상으로 맛있고 무엇보다 커피 포트 째 놓고 가서 더 행복합니다~
아침 식사를 마치고 Kakuni 레스토랑 바로 옆에 있는 리셉션으로 가서 Murad를 불러 달라고 했습니다.
천정의 등도 독특하네요. 잠시 후 나온 Murad를 통해 excursion을 예약했습니다. 오늘은 일몰 무렵에 돌핀 크루즈만 하고 스노클링 투어는 내일 하기로 했습니다.
숙소로 돌아가는 길에 찍은 겍코(아마도)입니다. 도마뱀도 흔하게 볼 수 있습니다.
돌아가는 길에 Spa에 들러 가격표만 훑어 봤는데 그야말로 후덜덜합니다. 커플로 받는 패키지가 1천 불이 넘네요;;;; 아무리 돈GR을 하러 왔다고는 해도 반려인이 이건 아니라고 해서 결국 스파나 마사지는 안 받기로 했습니다.
워터 빌라로 꺾어지는 옆길에는 프라이빗 빌라를 위한 해변이 따로 조성되어 있습니다. 살짝 구경만 하고 가기로 했죠(들어가도 되기는 합니다). 사진만 보면 무슨 비밀의 정원으로 가는 길 같네요.
그야말로 에메랄드 바다와 화이트 샌드의 조합이네요. 정말 아름답습니다.
나중에 피크닉 준비를 해 와서 해변에서 시간을 보내도 좋을 것 같습니다. 사람도 없고 조용하네요.
방으로 돌아와 오전에는 내일 스노클링을 위한 수중 장비를 체크하면서 쉬기로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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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질녘이 되면 빌라 현관에는 등이 켜지고 길을 따라 조명을 밝힙니다. 실족하면 안 되니까요. 물론 분위기도 무시 못하지요.
워터 빌라 근처의 바닷물은 어둠이 내리면 짙푸른 색을 띄기 때문에 내려다 보고 있으면 좀 무서울 때도 있습니다.
낮 시간에 '버기'를 타고 다닐 때에는 신나고 좋았는데 어둑어둑해지면서부터는 살짝 걱정이 되더군요. '버기'를 모는 직원들이 숙련되어 있기는 하지만 어두워진다고 속도를 줄이는 것도 아니거든요.
제가 여행 중 트위터에 노을은 코타 키나발루가 최고라는 트윗을 올린 적이 있는데 몰디브의 석양도 아름답기는 하지만 제 기대에는 못 미쳤습니다. 게다가 저녁 노을 때문에 일부러 더 비싼 선셋 워터 빌라를 예약했거든요.
저녁 노을 자체가 강렬하지는 않지만 제티와 배와 수상 비행기까지 어우러진 광경이 멋지기는 합니다.
아까 점심을 먹은 Infinity pool-side bar가 보이네요.
길에 조명을 밝히니 아까 낮에 들어갈 때와는 사뭇 분위기가 다르네요.
해가 지고 나니 금방 어둠이 깔리길래 섬 안은 내일 돌아보기로 하고 제티를 중심으로 주변만 살짝 둘러보기로 했습니다. 여기는 제티와 연결된 White Orchid라는 레스토랑으로 가는 길입니다. 왼쪽이 섬인데 밤에는 귀여운 애기 상어들이 해변까지 들어오기도 합니다.
저 앞이 아까 수상 비행기가 내린 제티이고 오른쪽에 있는 것이 White Orchid 레스토랑입니다. 물 위에 있기 때문에 로맨틱한 저녁 식사를 위해 많이들 방문하는데 예약을 해야 해서 저희는 마지막 밤이 되어서야 겨우 갔다죠.
숙소로 돌아가기 전에 볼 일이 있어 리셉션에 잠시 들렀는데 2층에 이런 멋진 도서관(독서실?)이 있더군요. 고급스럽게 잘 꾸며놓았습니다. 날씨가 더워서 이용하는 사람은 별로 없는 것 같지만요.
영문으로 된 서적만 비치해 놓았을 것으로 예상했는데 의외로 중국어로 된 책도 많았습니다. 중국인들의 러시가 어느 정도인지 짐작할 수 있었죠,.
저녁까지 먹고 들어오려고 했는데 밤에도 더운데다 산책을 하면서 체력이 급 방전되는 바람에 다 귀찮아서 그냥 숙소로 복귀했습니다. 몇 개 챙겨간 컵라면과 햇반, 과일로 간단히 먹고 그냥 쉬었죠. 사진은 매번 먹을 때마다 중독성 있는 맛과 가래침 같은 극강의 식감 때문에 갈등하는 passion fruit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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숙소에다 짐만 부려놓고 곧바로 Murad가 '버기'에 태워 워터 빌라가 보이는 pool-side bar인 Infinity에 데려다 줬습니다.
Infininity는 JA Manafaru에 있는 6개의 레스토랑, 바 중에서 유일하게 바다에 면한 실외풀이 있는 곳입니다.
오후 시간이라 볕이 강하기에 직사광선을 피해서 조금은 시원한 안쪽에 자리를 잡았습니다. 말레의 라운지에서 부실하게 먹은데다(일찍 출발할 걸로 알았기에) 식사 시간이 지난 시간이기에 허기가 지더군요. 평소보다 많은 음식을 주문했습니다.
에피타이저로 나오는 빵과 함께 버터를 주는데 특이한 건 버터가 녹지 않게끔 차갑게 얼린 종지에 담아 줍니다. 종 모양의 귀여운 뚜껑을 덮어서요. 섬세합니다.
호박 스프입니다. 맛은 괜찮았습니다. 스프 용기도 특이하게 생겼네요.
베지테리안 메뉴인 파니니입니다. 파니니도 파니니지만 곧바로 튀겨서 나오는 감튀(감자튀김)가 예술입니다. 맥주를 부르는 맛이네요.
샐러드도 그냥 bowl에 담아서 주는 게 아니라 요리처럼 데코를 해서 나옵니다. 채소도 굉장히 신선하고요.
버터 나이프도 그렇고 메인 나이프도 디자인이 독특합니다. 게다가 사용해 보니 기능성도 좋습니다.
여기에 워터 멜론 주스를 2잔 추가했습니다.
음식이 모두 맛있고 분위기도 훌륭해서 아주 만족스러웠는데 나온 계산서를 보니 70불입니다;;; 환율을 1,100원으로만 잡아도 7만 7천 원이니 세금이 많이 붙는다는 걸 감안하더라도 거의 강남 호텔 레스토랑에서 먹는 수준입니다. 앞으로 단품 위주로 먹는다고 해도 매 끼 5만 원 정도는 예상해야 할테니 리조트에 있는 동안 지출되는 식비도 만만치 않을 것 같습니다. ㅠ.ㅠ
Infinity에서 나와 왼쪽으로 돌면 곧바로 제가 묵었던 워터 빌라가 나옵니다.
오른쪽이 일출에 특화된 선 라이즈 빌라, 왼쪽이 석양을 보는 것에 특화된 선셋 빌라입니다. 저는 거의 안쪽 끝에 있는 선셋 빌라에 묵었습니다. 워터 빌라는 섬의 반대쪽에도 있는데 여기에 있는 빌라 수가 조금 더 많습니다.
몰디브 리조트 주변의 바다색은 보통 이렇습니다. 기본 에메랄드 빛이고 시간에 따라 좀 더 옅어지기도 하고 짙어지기도 합니다.
숙소로 돌아왔습니다. 현관문을 열고 들어오면 정면에 바다가 보이는 책상이 있고 왼쪽이 침실, 오른쪽이 욕실인데 왼쪽으로 돌았을 때 보이는 모습입니다. 침대가 있고 건너편에 캡슐 커피 메이커와 웰컴 과일이 담긴 바구니, 아이스 버킷이 보이고 오른쪽 끝에 보이는 보관장의 문을 열면 왼쪽에 와인 셀러, 오른쪽에 미니바가 들어 있습니다.
침실로 들어가 침대를 등지고 바라보면 연결된 거실이 보이는데 뷰가 환상입니다. 수평선 끝에 무인도가 보이는데 시간제로 통째로 대여할 수도 있습니다. 로빈슨 크루스로 사는 느낌이 궁금한 분들은 시도해 볼 수 있겠네요.
밤에는 바다가 보이지 않기 때문에 블라인드를 내립니다. 이것도 저녁 메이크업을 하는 직원이 와서 다 해줍니다.
거실에서 침실 쪽을 바라본 모습입니다. 옷장이 양쪽에 2개 있어서 아무리 옷을 많이 가져가도 공간이 부족하지 않습니다. 살짝 놀란 건 옷걸이가 일반 상의용, 수트 상의용, 바지용, 3종류나 됩니다. 어떤 옷을 가져가도 용도에 맞게 사용할 수 있더군요.
테라스로 나가기 전에 돌아본 거실 모습입니다. 바다 컨셉의 인테리어가 깔끔합니다. 이 거실에는 독특한 시설이 하나 있는데,
거실 한 가운데 바닥을 강화유리로 만든 관람창이 있어서 물고기가 지나다니는 걸 구경할 수 있습니다. 여기에 앉아서 바닥만 내려다보고 있어도 시간이 잘 갑니다. 빌라 근처까지 물고기가 들어올까 싶었는데 숫자가 많지는 않지만 상어, 가오리까지 들어오더군요. @.@
거실에서 테라스로 나가면 이렇게 프라이빗 공간을 만들어 두었습니다. 테이블과 의자, 썬 베드와 비치파라솔, 구석에는 흔들의자까지 있습니다. 오른쪽은 욕실과 연결됩니다.
JA Manafaru 리조트 워터 빌라의 장점 중 하나는 규모가 작기는 하지만 프라이빗 풀을 제공한다는 겁니다.
월풀 기능도 있어서 풀 안에 앉아서 마사지를 받으면서 바다를 바라보는 맛이 그만입니다. 풀 오른쪽에는 바다로 곧바로 내려갈 수 있는 계단이 있습니다.
구명조끼가 기본으로 비치되어 있고 스노클링 장비도 무료로 대여할 수 있기 때문에 원하면 언제든 빌라 앞에서 스노클링을 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파도가 높고 생각보다 물고기가 많지 않아 추천하지는 않습니다. 저도 한번 해 보고 말았습니다.
입구에서 오른쪽으로 돌면 욕실과 연결됩니다.
왼쪽에 월풀 욕조가 있어서 바다를 보면서 거품 목욕을 즐길 수도 있습니다. 오른쪽에는 세면대가 양쪽에 2개 있고요.
수건과 비치타월, 욕실 어메니티가 가지런히 잘 정리되어 있습니다. 파우치에 있는 건 헤어 드라이어고요. 필립스 제품이기는 하지만 바람이 강하지 않아서 머리 말리는데 시간이 좀 걸립니다.
월풀 욕조 맞은편에 화장실과 샤워실이 분리되어 있는데 수동식 비데(?)가 있습니다. 수압이 생각보다 세기 때문에 손아귀 힘을 잘 조절해야 참사를 피할 수 있습니다;;;;
샤워실입니다. 천정에서 물이 쏟아지는 방식인데 완전히 유리로 막힌 게 아니라서 중간에 뚫려 있는 곳으로 들어오는 바닷바람을 맞으면 샤워를 하는 즐거움을 누릴 수 있습니다. 하지만 반대로 아무리 조심을 해도 바디 샤워 거품이 튀면 곧바로 바다로 떨어지기 때문에 오염을 피할 수 없습니다. 굉장히 신경이 쓰이더군요. 실제로 나중에 빌라 앞에서 스노클링을 하느라 들어가봤는데 물이 많이 탁한 게 바깥 바다에 비해 꽤 오염되어 있다는 느낌이 들었습니다.
짐을 풀고 정리를 다 끝내니 해가 지길래 산책하러 나왔습니다. 연말의 몰디브는 대략 6시 쯤에 해가 떨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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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량에 타고 활주로(?)로 이동합니다. 수상 비행기는 활주로가 물이니 선착장이 활주로라고 할 수 있겠죠. 라운지에서 차량으로 금방입니다. 보시는 것처럼 TMA의 수상 비행기들이 줄을 지어 서 있습니다.
저희 일행이 타고 갈 비행기가 대기하고 있습니다. 입구에 반바지를 입고 있는 두 사람이 바로 승무원입니다. 더운 나라라서 그런지 승무원을 포함한 TMA의 모든 직원들은 반바지를 입고 있더군요.
누구나 예상할 수 있듯이 수상 비행기 안은 비좁습니다. 1 X 2 배열입니다. 조종석을 닫을 수는 있지만 덥기 때문에 비행 내내 문을 열어두어서 어떻게 비행기를 조종하는지 뒤에서 지켜볼 수 있었습니다.
멈춰 있을 때는 답답하고 덥지만 일단 이륙하고 나면 선풍기 바람이 춥게 느껴질 정도로 서늘해집니다.
비상구에 부착된 안내문인데 영어 안내문 위에 있는 것이 몰디브어로 표기된 겁니다. 거의 상형문자 수준이지만 자꾸 보니 귀엽더군요;;;
몰디브 지도입니다. 출발지가 지도 맨 밑의 Velana International Airport 근처이고 목적지는 지도 맨 위의 Haa Alifu Atoll에 있는 JA Manafaru 리조트입니다. 거리 상으로는 316km이고 비행 시간은 75분 정도 걸립니다.
TMA는 수도인 말레로부터 몰디브 각지에 흩어져 있는 리조트를 수상 비행기로 연결하는 항공 회사입니다.
비행기가 이륙했습니다. 왜 라운지에서 이어 플러그를 나눠줬는지 대번에 알겠더군요. 엔진 소음과 프로펠러 소리가 너무 커서 이어 플러그를 착용하지 않으면 나중에는 머리가 다 울릴 정도입니다.
75분 동안 북쪽으로 비행하면서 연신 섬을 만나게 됩니다. 보시는 것처럼 사람이 거주하는 섬도 있고요.
리조트가 건설된 섬도 지납니다. 워터 빌라를 굉장히 길게 늘여서 건설한 리조트네요.
상공에서 사진을 많이 찍었지만 프로펠러가 안 나온 사진은 이게 유일하네요. 제가 찍은 건 아니지만 줄지어 늘어선 섬들이 보석으로 연결한 목걸이 같아서 가장 마음에 드는 사진입니다.
가까이서 보니 잔디 구장도 있는 것이 꽤 큰 섬이네요. 그에 비해 바로 옆에 있는 섬은 가까운데도 사람이 살지 않는 것 같습니다.
어느새 리조트에 다 왔습니다. 멀리 오른쪽에 워터 빌라가 보이네요. 비행기가 물 위에 착륙하고 있습니다. 수상 비행기는 처음 타 봤는데 이,착륙 시 진동이 별로 크지 않습니다. 오히려 비행 중 소음이 더 문제네요.
수상 비행기나 배가 도착하는 연안 부두인 제티에 직원들이 도열해 있습니다. 타악기까지 울리며 박수로 환영 해 줍니다.
수상 비행기에서 내리면 짐을 부리는 동안 시원한 물수건과 웰컴 드링크를 나눠주면서 담당 호스트와 인사를 나눕니다.
저희 담당은 Murad라고 이집트 출신의 빌라 호스트였는데요. 훤칠하게 키가 크고 대머리의 인상 좋은 사람이었습니다. 헐리우드 배우를 닮은 느낌이어서 이질감이 별로 없었습니다.
보시는 것처럼 전기 카트(리조트 내에서는 '버기'라고 통칭합니다)를 타고 리조트를 둘러보면서 빌라 호스트가 시설을 소개해줍니다.
비행기가 워낙 늦게 출발했고 리조트에 내린 시간이 거의 2시였기 때문에 일단 점심부터 먹어야 했습니다. 캐리어는 나중에 숙소로 가져다 준다고 해서 일단 방으로 가서 짐을 풀고 점심부터 먹기로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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몰디브는 다른 곳을 여행할 때와 달리 거의 대부분 일정을 리조트 내에서만 보냈기 때문에 리조트에 대해 간략히 요약하는 것으로 마칠까 합니다. JA Manafaru 리조트를 가실 분들만 읽으시면 되는데 쉽게 갈 수 있는 곳은 아니니 실제로 몇 분이나 도움을 받으실지는 잘 모르겠네요;;;; 리조트에 있으면서 생각이 날 때마다 적었기 때문에 순서가 무작위입니다.
* 중국인
: JA Manafaru 리조트의 최대 단점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JA Manafaru가 몰디브 최북단에 있는 리조트이기 때문에 이곳까지 찾아오는 사람이라면 가능하면 사람을 피하려는 경향이 강할텐데
아쉽게도 중국인 천지입니다. 제가 방문했던 기간이 중국인 방문 피크 시즌도 아니라는 걸 감안하면 70% 이상이 중국인이라는 건 치명적인데다 JA Manafaru가 꽤 고급 리조트인데도 중국인 투숙객의 수준이 매우 낮습니다. 주변 사람 신경쓰지 않고 떠드는 것, 바람을 등지고 담배 피는 것, 실내 풀에 침뱉는 것, 아무데서나 가래침 뱉는 것, 야외 풀에서 거대한 튜브를 갖고 놀면서 민폐끼치는 일 등이 비일비재합니다. 제가 머무는 동안 품격있는 중국인 투숙객을 한 명도 못 봤습니다.
-> 그래도 JA Manafaru 리조트에는 private sector가 많기 때문에 식당만 아니면 중국인과 마주치기는 쉽지 않습니다. 조식 뷔페에 일찍 가고, 점심과 저녁 식사도 조금 서둘러서 일찍 하면 중국인과 별로 마주치지 않고 시간을 보낼 수도 있으니 참고하세요.
* 음식
: 리조트 내 음식의 quality는 전반적으로 매우 훌륭합니다. 조금 과장하자면 서울 강남의 특급 호텔 레스토랑에서 기대할 수 있는 수준이죠. 문제는 음식의 quality만큼 가격도 매우 높다는 겁니다. 둘이서 요리 하나씩, 음료 하나씩 주문하면 최소 7만 원 이상이 나오고 10만 원이 넘을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JA Manafaru 리조트의 조식 뷔페는 제가 지금까지 여행하면서 경험한 어떤 호텔 조식 뷔페보다도 음식 종류가 다양하고 quality가 높았습니다.
-> 특이한 건 메뉴판에 돼지고기를 사용한 음식에는 P(Pork)라고 빨간색으로 표시해 놓았습니다. 무슬림 국가라서 그런 것 같습니다.
* 간식
: 간식을 살 수 있는 매점이 있으나 이 역시도 매우 비싸고 종류가 극히 한정되어 있기 때문에 초컬릿, 맛밤, 스넥 등의 간식은 한국에서부터 그야말로 바리바리 싸 가야 합니다. 이는 몰디브에 있는 어느 all inclusive 리조트라고 해도 마찬가지일겁니다.
* free 음료
: 마지막 날이 되어서야 알게 되어 땅을 치고 아쉬워한 부분인데
JA Manafaru에는 Infinity라는 풀 사이드 바와 Andiamo라는 풀 사이드 레스토랑이 있습니다. 이 두 군데에서는 무알콜 음료가 무료 서비스됩니다. 메뉴판을 잘 보시면 가격이 적혀 있지 않은 음료들이 있는데 이건 편안한 마음으로 그냥 주문해도 됩니다. 다만 저는 한 잔씩 밖에 안 마셔서 계속 무료로 서비스 되는지까지는 확인 못했습니다.
* 빌라 호스트
: JA Manafaru 리조트에는 빌라 호스트라고 불리는 집사 개념의 관리인이 한 명씩 전담 마크합니다. excursion, 레스토랑 예약, 비품 교체 등 리조트 내에서 일어나는 모든 것에 대해 전화해서 도움을 받을 수 있습니다. 다만 호스트 한 명이 여러 개의 빌라를 담당하고 있어서 저희처럼 마지막 날에 대규모 가족이 배정되는 일이 생기면 상대적으로 서비스가 소홀해 질 수 밖에 없는 점을 고려해야 합니다. 저는 사실 개인적으로 연락을 한 번도 안 하고 제가 직접 처리했기 때문에 제 호스트인 Murad는 별로 신경 쓸 일이 없었을 겁니다.
* 모기
: 객실 내에 전자 모기향도 있고 뿌리는 모기향도 있지만 Murad 말로는 아침, 저녁으로 방역을 하기 때문에 모기를 볼 수는 없을 거라고 자신했고 실제로 빌라 내에서는 모기를 한 마리도 못 봤습니다. 하지만 밤에 섬을 돌아다닐 때에는 물릴 수 있으니 대비는 하고 가는 것이 좋겠습니다. 저는
'Insect Shield Mesh Cloth'를 꾸역꾸역 챙겨 갖고 갔는데 정작 사용할 일은 없었습니다.
* 리조트 내 이동
: 섬이 그리 크지 않기 때문에 걸어서 이동해도 되지만 걷는 걸 싫어하는 분들은 빌라마다 인원 수에 맞게 배치되어 있는 마운틴 바이크를 사용하면 됩니다. 마운틴 바이크에는 room number가 적혀 있어 헷갈리지 않습니다. 그마저도 귀찮거나 자전거를 못 타는 분들은 '버기'라고 불리는 전기 카트를 호출해서 타면 됩니다. '버기'는 일종의 셔틀과 같은 리조트 내 운송 수단으로 24시간 내내 운용합니다.
* Makeup
:
메이크 업은 오전에 1번, 저녁에 1번이 기본인데 중간에 private pool 관리를 하러 방문하기도 합니다. 빌라 밖에서만 놀면 모르지만 빌라 내에서 하루종일 있으면 최소한 3~4번은 누군가 방문하죠. 담당 직원이 누구냐에 따라 quality 차이가 큰데 저희는 첫 날과 마지막 날 담당 직원이 아주 야무졌고 그 사이에 담당했던 직원이 기본적인 관리도 잘 못해서 기분이 살짝 상했습니다. 이런 경우 저처럼 그냥 넘어가지 마시고 빌라 호스트나 리셉션에 complaint를 하세요.
->
Welcome Fruits은 첫 날 1번, 초컬릿은 매일 저녁 makeup 때 제공됩니다. 생수와 캡슐 커피는 매일 보충되고요.
* 스노클링 기어
: 구명조끼는 인원 수에 맞게 빌라마다 비치되어 있고 스노클링 기어는 다이브 센터에서 무료로 빌린 후 마지막 날까지 사용하고 체크아웃하는 전날에만 반납하면 됩니다. 워터빌라는 바로 앞이 바다이고 곧바로 입수할 수 있는 진입로가 있어서 숙소 바로 앞에서 스노클링을 할 수 있지만 탁도가 높아서 시계가 좋지 않고 무엇보다 파도가 심하기 때문에 별로 추천하지는 않습니다. 저도 호기심에 한 번 들어가보고 말았습니다.
* 흡연
: 기본적으로 몰디브는 흡연에 관대한 나라라서 리조트 내에서도 흡연실이 따로 없고 식탁에 재떨이를 놓아둘 정도입니다. 안타깝게도 담배 연기를 피할 수는 없습니다. 그래서 저는 바람이 불어오는 방향의 맨 앞 자리에 앉는 궁여지책을 사용했습니다. :)
* 음주
: 몰디브는 술을 엄격히 금하는 이슬람 국가라서 수도인 말레를 포함해 몰디브 영토에서는 음주가 중죄입니다. 가이드 말에 따르면 음주하다 경찰에 적발되면 최소 몇 년에서 최장 20년까지 징역형을 선고받을 수도 있다고 합니다. 웃기는 건 리조트 내에서는 술을 마시고 파는 것이 얼마든지 허용됩니다. JA Manafaru 리조트에는 와인 3천병을 보유한 Cellar라는 와인바도 있었습니다. ㅡ.ㅡ
* 객실 어메니티
: 헤어 드라이어, 슬리퍼, 가운, 체중계, 우산, 금고, 손전등, 마운틴 바이크, 캡슐 커피머신, 아이스 박스, 와인 셀러 등 거의 모든 비품이 있고 필요한 건 대부분 요청하면 가져다 줍니다. 또한 월풀 욕조가 있기 때문에 거품 목욕을 위한 용품까지 비치되어 있습니다.
-> 특이했던 건 옷걸이도 3종류나 있어서 바지, 양복, 셔츠를 용도에 맞게 걸 수 있습니다. :)
* Excursion
: 보통은 빌라 호스트를 통해 예약하는데 호스트가 바쁘면 연락이 잘 닿지 않아 모이는 장소, 준비물 등을 통보받지 못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호스트만 믿지 말고 꼼꼼히 체크해야 합니다. 예를 들어 나이트 스노클링의 경우는 구명조끼를 제공하지 않기 때문에 빌라에 비치된 걸 가져가야 하는데 사전 통보를 받지 못해 곤란을 겪었지요.
->
돌핀 크루즈 : 나중에 포스팅하겠지만 강추입니다. 멀리서 쌍안경으로 관찰하는 그런 크루즈가 아닙니다.
-> 주간 스노클링 : 저는 길리 메노섬에서 워낙 환상적인 스노클링을 해서 그렇기는 하지만 그래도 괜찮은 편입니다.
->
야간 스노클링 : 조금 무섭기는 했는데 이것도 추천합니다. 낮에 볼 수 없는 다양한 수중 생물을 볼 수 있는 흔치 않은 기회입니다.
-> 바나나 보트를 포함해 다양한 수상 activity도 있는데 저는 하나도 안 했기 때문에 이건 드릴 말씀이 없네요;;;
* 비용 지불
: 식사, 쇼핑, 스파, activity 등 리조트 내에서는 room number만 알려주면 되고 나중에 체크아웃 할 때 한꺼번에 정산합니다. 예상 비용을 초과하지 않으려면 메모를 잘 해놓으실 필요가 있습니다. 환전은 할 필요가 없어서 몰디브에서 사용하는 루피아 지폐는 마지막 날 돌아오는 길에 말레 투어를 할 때 처음 봤습니다;;;;
* 동물
: 다른 나라에서는 쉽게 볼 수 있는 고양이, 개 등 반려동물을 전혀 볼 수 없습니다. 리조트 내에도 없고요. 대신 과일 박쥐, 가오리, 돌고래, 거북 등을 볼 수 있습니다;;;;
* 수상 비행기
: 중국인 못지않게 스트레스가 되는 건 수상 비행기입니다. 비행 시간이나 다른 건 다 괜찮은데 수상 비행기 운항 편수가 많지 않기 때문에 갈 때는 아침 비행기로 말레에 도착했는데 점심 때가 되어서 리조트로 출발했고 올 때는 오후 3시 40분 국제선을 타야 하는데 리조트에서는 아침 7시 45분 비행기를 띄우기 때문에 어쩔 수 없이 새벽에 일어나야 했습니다. 물론 말레에서는 전용 라운지에서 편하게 있었지만 그래도 시간이 많이 아까웠습니다. 그러니
JA Manafaru 뿐 아니라 수상 비행기로 이동하는 리조트에 묵을 분들은 갈 때 하루, 올 때 하루를 그냥 날릴 각오를 하고 여행 기간을 충분히 확보하시는 게 좋습니다.
* 일출, 일몰
: 나중에 보여드리겠지만
몰디브의 강점은 에메랄드 빛 바다와 곱디 고운 화이트 샌드, 그리고 특이한 해양 식생입니다. 대신 일출과 일몰은 별로에요. 멋진 일몰을 기대하고 더 비싼 선셋 워터 빌라를 예약한건데 크게 실망했습니다. 참고로 제 경험 상 일몰 최강은 코타키나발루(
'관련 포스팅')입니다. 길리 메노섬도 괜찮고요(
'관련 포스팅')
* 전기
: 우리나라와 동일한 220V이기는 한데 어댑터 모양이 다릅니다. 하지만 JA Manafaru 리조트는 거의 모든 어댑터가 멀티 어댑터이기 때문에 한국에서 사용하던 모든 기기를 그대로 사용할 수 있습니다.
* 화장실
: 섬인데도 고급 리조트여서 그런지 수압이 강하고 화장실도 비데까지는 아니지만 이슬람 국가에서 많이 사용하는 물뿌리개(?) 비데를 제공합니다.
* 인터넷 환경
: 리조트 내에서는 어디에서나 와이파이를 마음껏 사용할 수 있고 우리나라와 거의 비슷한 수준으로 빠릅니다. 심지어는 해변에서도 와이파이가 됩니다. 포켓 와이파이나 로밍을 신청할 필요가 없습니다. 비번도 없습니다. 투숙객만 묵는 리조트니까 당연하겠지만요.
* 팁
: 고급 리조트이기 때문에 서비스 차지가 기본으로 붙지만 모든 bill에 팁을 적어넣을 수 있는 칸이 따로 있습니다. 직원들이 워낙 친절하기도 해서 저는 보통 5불 정도를 팁으로 줬습니다.
* 기념품
: 리조트 내의 샵에서 왠만한 건 살 수 있지만 나중에 말레 시내의 기념품 점에 갔을 때도 느꼈는데 기념품의 종류가 다양하기는 해도 막상 사려면 너무 조악해서 살 게 없습니다. 저는 난파선의 나무를 재가공한 북마크를 몇 개 사왔습니다. 나중에 말레 시내 투어할 때 몰디브 지도도 한 장 사서 갖고 왔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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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전 포스팅 들에서 말씀드린 것처럼 연말에 남은 휴가를 몰아넣으려고 보니 2년 전 길리 메노섬에서 보냈던 즐거운 기억이 떠올랐고 아무 생각없이 검색을 하다 저렴한 항공권을 발견하여 '어머, 이건 사야 해' 수준으로 결제한 거라서 사실 몰디브를 가야겠다는 치밀한 사전 계획 따위는 없었습니다.
그래서 론리 플래닛 한 권을 읽은 걸 빼고는 몰디브에 대해 체계적으로 알아보지도 않았습니다. 게다가 리조트를 정한 뒤로는 모든 것이 리조트 내에서 해결되기 때문에 무작정 가서 되는대로 하자는 대충주의가 발동하는 바람에 여행 며칠 전이 되어서야 일정표를 만들었고요.
리조트를 정하기 전까지만 해도 여행 블로그를 뒤져볼까 하는 생각도 잠시 했지만 휴양지를 소개하는 블로그들은 대개 상업화되어 있거나 거의 신혼여행 이야기라서 제가 건질 정보가 거의 없을 게 뻔했고 JA Manafaru 리조트의 경우 우리나라 사람들이 잘 안 가는 리조트라서 정보를 얻기도 쉽지 않겠다는 생각이 들어서 아예 뒤져보지도 않았습니다.
* 서적Lonely Planet Maldives(9th, 2015): 어디든 여행 준비를 할 때 제일 먼저 읽는 책이 론리 플래닛(론플)입니다. 몰디브는 휴양 차 떠나는 여행이지만 그래도 론플은 읽었죠. 아주 얇은 책이지만 론플만의 기본은 있습니다. 특히 몰디브 여행에서 가장 중요한 리조트를 선택하는 방법이 따로 정리되어 있는 것이 유용했습니다. 스킨스쿠버 섹션도 참 좋았는데 제가 스킨스쿠버를 못해서 좀 아쉬웠죠. 몰디브를 이해하는데 도움을 많이 받았지만 정작 여행을 떠날 때는 집에 놓고 갔네요. 아래에 소개할 리조트 사이트에서 다운받은 자료만 가져갔거든요. :)
* 사이트
JA Manafaru
: 제가 여행 기간 동안 묵은 JA Manafaru 리조트의 홈페이지입니다. 리조트에 묵는 동안 필요한 정보를 여기에서 다 구했죠. JA Hotels & Resorts는 대표가 아랍 에미
레이트 사람이고 전 세계에 7개의 호텔과 리조트를 운영하고 있습니다. 5개는 두바이에, 1개는 몰디브, 나머지 1개는 세이셸에 있죠. 몰디브에 있는 것이 바로 JA Manafaru입니다. 제 담당 Villa Host였던 Murad 말로는 JA Manafaru가 몰디브에 세워진 게 불과 3년 정도 밖에 안 되었는데도 세계 유수의 리조트, 호텔 체인들의 극심한 경쟁에서도 당당히 살아남아 상위권에 이름을 올리고 있다고 합니다(2018년 1월 6일 현재 트립어드바이저에 등록된 몰디브의 219개 호텔&리조트 중 여행자 평가 11위). 2017년에 트래블러스 초이스 어워드를 수상하기도 했고요.
나중에 여행기에서 다시 정리하겠지만 트립어드바이저를 검색해 보면 JA Manafaru는 가성비가 높은 숙소도 아니고('가심비'는 높음), 상대적으로 숙박비가 저렴한 것도 아니지만 반대로 비교적 합리적인 가격에 최고 수준의 서비스, 거기에 무엇보다 가장 북쪽에 멀리 떨어져 있고 초대형 리조트가 아니라서 사람에 치이지 않고 쉴 수 있다는 장점이 있는 곳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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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에서 몰디브로 가는 항공편은 꽤 다양하지만 최초 예상한 것보다 비행 시간이 길었고(경유편까지 고려하면 대략 9시간에서 10시간) 일반적인 여행과 달리 휴양을 하러 가는 것이기 때문에 여러 번 경유하고 대기 시간이 긴 항공편은 타기가 싫었습니다. 게다가 페루 여행을 마치고 검색을 했을 때 평소보다 상당히 저렴한 항공권이 나왔기 때문에 그냥 대한항공으로 예약했죠.
* 국제항공 : 대한항공
- 가는 편(KE 473편, A330-300 항공기)
: 12/25 22:40 -> 12/26 04:10(스리랑카 콜롬보 공항, 9시간 비행, 1시간 50분 대기)
: 12/26 06:00 -> 07:00(말레, 1시간 30분 비행)
- 오는 편(KE 474편, A30-300 항공기)
: 12/31 15:40 -> 12/31 17:40(스리랑카 콜롬보 공항, 1시간 30분 비행, 1시간 20분 대기)
: 12/31 19:00 -> 1/1 06:10(인천, 7시간 40분 비행)
- 왕복 항공료 834,500+86,000(TAX) = 920,500원(1인)
* 수상비행기 : Trans Maldivian Airways
: 말레 공항 -> JA Manafaru 리조트(1시간 15분 비행)
- 왕복 항공료 660불(1인)
* 일정
: 이번 여행은 휴양 목적으로 리조트 내에서만 5박 6일을 보냈기 때문에 특별한 일정을 짜지 않고 현지에서 그 때 그 때 임기응변으로 excursion을 선택했습니다. 아래는 이번 여행에서 묵었던 JA Manafaru 리조트의 전경을 그린 그림입니다. 몰디브의 리조트 90% 이상은 보시는 것과 비슷한 구조로 건설된다고 하네요. 정확하지는 않지만 왼쪽 초록색 느낌표가 있는 곳이 대략 제가 묵었던 Sunset Water Villa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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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전에는 대표적인 럭셔리 신혼 여행지로, 요새는 '모히또 가서 몰디브나 한 잔 할까?'라는 영화 대사로 유명세를 타는 곳이 바로 몰디브입니다.
이번 여행을 가기 전까지 몰디브가 어디 있는지도 몰라서 필리핀이나 인도네시나, 말레이시아 어디 근처가 아닐까 생각했던 무식함이 부끄러워진 그 곳, 몰디브에 다녀왔습니다. 사실
몰디브는 인도의 남쪽, 스리랑카의 남서쪽에 위치한 도서 국가이죠.
지구 온난화 때문에 해수면이 높아져서 언젠가는 가라앉고 마는 비운의 운명을 타고 났기 때문에 전 국민이 인도나 스리랑카, 멀게는 호주로 옮겨가기 위한 막후 협상이 진행 중이라는 소문과는 상관없이 현지에서 만난 가이드는 지구 온난화 현상 자체를 믿지 않아서 알라가 지켜주시는데 절대로 몰디브가 수면 밑으로 가라앉을리가 없다고 자신해서 저를 아연실색하게 만들기도 했죠. 하지만 몰디브에서 가장 높다는 Villingili 산도 해발 고도가 겨우 5.1m에 불과할 정도로 몰디브는 해수면 상승의 직접적인 타격을 받는 대표적인 국가 중 하나입니다.
몰디브는
가장 큰 섬의 길이가 8km에 불과할 정도로 작은 섬들의 집합 국가인데 그래도 북쪽에서 남쪽까지 800km에 걸쳐 수 천 개의 섬이 길게 분포되어 있어 관할 영토의 면적으로만 보면 그리 작은 나라가 아닙니다.
그 많은 섬 중
110여 개의 섬에 1972년부터 리조트를 만들어 얻은 막대한 관광 수익(GDP의 28%, 정부 세수의 90%)을 거둬들여 살림을 유지합니다. 여행자 1명에게서 하룻밤에 8불 정도의 'Bed Tax'를 걷어가는 정도이니 관광 산업이 몰디브에 얼마나 중요한지는 말 할 필요가 없겠죠.
사실 몰디브는 리조트를 앞세운 관광 산업과 어업을 제외하면 별다른 산업이 없다시피 합니다. 제조업도 전무하다시피해서 거의 모든 생필품을 수입한다고 하네요.
반대로 리조트 산업 분야는 세계 유수의 호텔 체인들이 피터지는 순위 경쟁을 하는 최첨단 분야이죠. 론리 플래닛에서도 리조트를 선택하는 가이드를 따로 섹션을 만들어 소개하고 있을 정도로 몰디브=리조트라고 보시면 됩니다.
몰디브가 럭셔리 신혼 여행지로 알려진 것은 이러한 경쟁의 결과이기도 합니다. 론플을 기준으로 해도 가장 낮은 수준의 숙박료가 400불부터 시작하니까요. 최상위권 리조트는 1박에 1000만 원이 넘는 곳도 많습니다.
저는 그 중에서 비교적 순위권에 포함된 JA Manafaru 리조트를 다녀왔습니다. 리조트 내에서만 묵었기 때문에 기존의 여행기처럼 다채롭지는 않겠지만 그래도 볼거리는 많을겁니다. 일정이 그리 길지 않으니 빨리 마무리하고 미뤄둔 페루 여행기로 돌아갈 수 있을 듯 합니다. 몰디브 여행기 시작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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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몰디브 론플 소개 포스팅' 때도 말씀드렸지만 올해 연말에도 여행 계획이 있습니다.
이번 여름에 페루 여행을 제 여행 역사 상 가장 길게 다녀왔기에 올해는 이걸로 마감하나 했는데 남은 연차 휴가를 한 곳으로 몰아넣다 보니 꽤 긴 일정이 가능하기에 부랴부랴 항공권을 검색했고 마침 몰디브 행 항공권이 싸게(?) 나온 게 눈에 띄어 갑자기 몰디브를 가기로 결정했습니다.
처음에는 2015년 12월 말에 인도네시아 길리섬에서 보낸 연말 휴가가 너무 좋았기에 한 해를 정리하면서 좀 쉬고 오자는 생각으로 가볍게 벌인 일인데 결과적으로 판이 너무 커졌네요;;;;
몰디브가 신혼 여행지로 각광받는 곳인 이유가 있는데 그걸 간과했습니다. 항공료도 항공료지만 숙박비가 상상을 초월하는데다 저처럼 사람으로 북적이는 걸 딱 질색하는 사람은 조용한 리조트에 가야 하는데 몰디브는 수도인 말레에서 떨어질수록 리조트 숙박비가 올라가고 수상 비행기 요금까지 추가되거든요. ㅠ.ㅠ
그래서 어차피 다시 갈 것도 아니고 평생 한 번 가는 건데(제 여행이라는 게 항상 그렇지만) 돈 아껴서 죽을 때 갖고 갈 것도 아니라고 최면을 걸면서 돈GR 한번 해 보기로 했습니다. 페루 여행비가 예상보다 훨씬 저렴했던 바람에 모아놓은 돈도 한 몫 했죠.
그래서 12월 25일부터 1월 1일까지 5박 8일로 몰디브 여행 갑니다. 25일 밤 비행기로 출발해서 1월 1일 아침에 돌아올 예정입니다.
이번에는 포켓 와이파이도 신청하지 않았지만 리조트에는 어디서나 와이파이 사용이 자유롭고 여행 기간 동안 리조트 안에만 있을 예정이기 때문에 메일이나 WhatsApp, Viber, Telegram 등으로 연락주시면 됩니다.
아직 일주일 정도 시간이 남았지만 일정에 참고하시라고 미리 포스팅합니다. 이 포스팅은 제가 돌아오는 1월 1일 오전까지 최상단에 위치시켜 두겠습니다.
비싼 천국에서 푹 쉬고 돌아오겠습니다. 덧. 5박 8일 간의 몰디브 여행을 무사히 마치고 귀국했습니다. 체감 온도 30도가 항상 넘는 곳에서 거의 일주일을 보내다 영하 5도의 나라로 갑자기 돌아오니 살짝 적응이 안 되네요. 워낙 비싼 천국이라 다시 갈 수 있을지 확신이 없어서 최대한 푹 쉬고 오려고 노력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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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시쯤 눈을 뜨기는 했지만 어제 하루종일 비행기를 갈아타고 인도네시아로 날아오느라 피곤했다는 핑계로 이불 속에서 밍기적거리다 8시쯤 일어났습니다.
이맘 때쯤의 인도네시아에 모기가 극성이라길래 전자 모기향도 챙겨 왔는데 리조트 측에서 전자 모기향을 알아서 제공해 줘서 짐에서 꺼낼 일이 없었습니다.
오픈 샤워실이라서 파란 하늘을 바라보며 샤워하는 맛이 정말 기가 막히네요. @.@
물도 fresh water인데다(나중에 말씀드리겠지만 섬 지역으로 들어가면 짠물 샤워를 하게 되는 일이 많습니다) 뜨거운 물도 잘 나오네요. 아무래도 롬복은 발리처럼 큰 섬이라서 그런가 봅니다.
샤워를 마치고는 미리 걸어둔 알람에 맞춰
Nancy McWilliams 정신분석적 심리치료 워크샵 등록/입금을 하고(해외에 나와서까지 이러다니 저도 참 극성맞죠;;;) 아침을 먹으러 나섰습니다.
어젯밤 묵은 방입니다. 건물 하나에 1층과 2층 각각 방이 하나씩 있는 구조인데요.
제가 묵은 방은 1층 305호였습니다.
방 앞 테라스에는 앉아서 쉴 수 있는 공간이 있지만 워낙 날씨가 더워서 그늘이라고 해도 오래는 못 앉아 있습니다.
도로를 마주보고 객실이 배치되어 있지만 커튼을 칠 수 있고 바로 앞 화단에 키가 큰 식물을 심어서 시야를 가리게끔 배치를 해 놓았더군요.
어젯밤에 들어올 때 리셉션에서 한참 들어오기에 멀다고 투덜거렸는데 아침을 먹는 식당과는 아주 가깝습니다. 저 앞에 보이는 게 바다인데 오른쪽이 실외풀이고 왼쪽이 식당입니다. 발리도 그런지는 모르겠지만 롬복은 파도가 꽤 높기 때문에 밤새 파도가 철썩이는 소리가 객실까지 들리더군요. 파도 소리를 자장가 삼아서 잘 잤습니다.
해안까지 걸어나와서 뒤를 돌아다 본 풍경입니다. 꽤 높은 산이 병풍처럼 둘러쳐져 있고 하얀 뭉게구름이 산을 감싼 것이 전형적인 배산임수(?) 지형이네요.
오른쪽에는 바다를 보며 수영을 즐길 수 있는 side pool이 마련되어 있습니다.
왼쪽에는 역시 바다를 면하도록 배치한 부페식 레스토랑이 위치하고 있습니다.
다행히 바다에 면한 테이블에 자리가 있길래 앉을 수 있었습니다. 아침부터 30도에 가까운 날씨라서 그늘에 있다고는 하지만 오픈 테이블이니 부채질을 하지 않고는 오래 버티기 어렵습니다. ㅠ.ㅠ
아침부터 아이들이 해변에 나와 놀고 있습니다. 롬복 해변이 다 이렇지는 않을 것 같은데 이 리조트의 해변은 모래는 고운 반면 색깔은 흰색이 아니더군요.
모래 색깔이 중요한 게 아니라 파도가 꽤 높게 치기 때문에 보기에는 시원하고 좋지만 물가에서 놀기에는 적당하지 않을 것 같았습니다. 뭐 아이들은 전혀 신경쓰지 않는 것 같았지만요. 보는 사람 입장에서는 포말이 부서지는 모습이 장관이었습니다. 덩달아 바닷바람도 세게 불어 시원하기도 했고요.
뷔페 구성이 아주 다양하지는 않았지만 전반적으로 quality는 높은 편이었습니다. vegan이라면 tofu rice와 grilled potato를 추천합니다. 첫번째 접시라서 사진에는 없지만 과일 종류가 많고 당도도 높은 편이라서 이번 여행에서는 과일을 많이 먹었습니다. 특히 수박은 우리나라 수박처럼 달고 수분도 많더군요.
인도네시아에서 과일 드실 땐 수박을 추천합니다. 워터멜론 주스도요~
음식도 괜찮았지만 커피가 아주 맛있어서 마무리까지 마음에 들었습니다. 아침부터 일진이 좋네요.
탁 트인 바다를 보면서 아침식사를 하는데 뭐가 안 맛있겠습니까마는;;;;;
식당 앞 해변에 여기 터줏대감으로 보이는 강아지 한 마리가 누워서 투숙객들이 주는 음식으로 요기를 하던데 저쪽에 있는 다른 강아지에게 주려고 힘껏 던지니 늘어진 채 누워 있다가 쏜살같이 달려가서 그 강아지를 쫓아내더군요. 나름 자기 영역이 확실한 듯;;;;
날씨가 워낙 더우니 해변에 나와 있는 강아지들도 해변에 웅덩이를 판 뒤 그 안에 웅크리고 누워 있습니다.
아침 식사를 마치고 숙소로 돌아가기 전에 발이라도 담궈보고 싶어서 잠시 side pool에 앉았습니다. 오른쪽에는 pool bar도 있어서 음료도 주문할 수 있는 것 같았습니다.
side pool도 근사하지만 뭐니뭐니해도 바다를 보면서 민물 수영을 할 수 있다는 게 참 좋더군요. 아쉽지만 발만 살짝 담그고 일어섰습니다.
돌아오는 길에 마음에 들어서 찍은 꽃. 굉장히 높은 위치에 피었던데 잎이 푸르고 싱그러워서 그런지 더 화사하고 깨끗하게 보입니다.
객실로 돌아와 짐 싸고(별로 풀어놓은 것도 없지만) 10시 40분 쯤 체크아웃을 위해 나섰습니다.
어제는 밤에 들어왔기 때문에 리조트를 둘러볼 시간이 없어서 몰랐지만 아침에 나갈 때 보니 굉장히 넓고 큰 리조트더군요. 기존에 운영하고 있는 숙소도 많고 계속 여기저기에 건물을 짓고 있었습니다. 사진에는 잘 안보이지만 저쪽 길로 쭈욱 나가면 리셉션이 나오는데 가는 길에 Spa도 있어서 필요한 분들은 이용할 수 있습니다.
리셉션도 오픈되어 있어서 덥기는 마찬가지입니다. 대신 선풍기도 있고 통풍이 잘 되어 식당보다는 덜 덥더군요.
체크아웃을 한 뒤 리셉션에 있는 소파에서 잠시 기다렸습니다. 어젯밤 체크인 할 때 private boat를 예약해 뒀거든요. 원래 일정은 체크아웃을 하고 짐을 맡겨놓은 뒤 오전에는 셍기기 시내를 둘러보는 것이었는데 어제 들어오면서 보니 셍기기 시내에 별로 볼 것이 많지 않아 보이기도 했고 리조트에서 셍기기 시내까지 생각보다 멀더군요. 그래서 그냥 길리 메노섬으로 일찌감치 이동하기로 했습니다.
private boat fee는 선착장까지 차량 이동까지 포함해서 70만 루피아(한화 7만 원선)였습니다. 리조트에서 부킹한 것이니 좀 비쌀 수는 있겠습니다.
방살 선착장에서 public boat를 타는 것과 비교한다면 터무니없이 비싸보일 수 있지만 선착장까지 이동하는 수단을 마련하는 것, time table에 맞춰 가야 하는 것, 방살 선착장에서 public boat 티켓을 사기 위해 기다리는 것, 인원 수가 찰 때까지 또 기다리는 것, 낡은 보트에 인원을 초과해서 태우는 위험을 감수해야 하는 것, 길리 메노섬에서도 공용 선착장에 내려 리조트까지 걸어서 찾아가야 하는 것까지 고려한다면 그렇게 비싼 금액은 아니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절약되는 시간에 편이성까지 고려한다면 말이죠. 다음에 또 길리섬에 간다고 해도 저는 그냥 private boat를 이용할 것 같습니다.
10시 50분이 되자 운전을 해 줄 드라이버가 동료와 함께 차량을 갖고 리조트에 도착했습니다. 스타렉스급의 넓고 큰 새 차량이네요. 만족입니다.
운전자가 한국말을 곧잘 하길래 물어보니 안산 공단에서 일을 한 적이 있다고 해서 속으로 뜨끔했습니다. 한국에서 일을 할 때 얼마나 안 좋은 일을 겪었는지, 착취를 당했을지 몰라서 겁이 나 도저히 한국 생활에 대해 물어보지 못하겠더군요. 굉장히 눈치 빠르고 영민해 보이는 사람이던데...
리조트에서 15분 정도를 달려 도착한 곳은 방살 선착장 근처의 해변이었습니다. 드라이버는 제가 길리 메노섬으로 가는 것만 알고 있었는데 어느 리조트로 가느냐고 묻기에 마하마야 리조트를 마하야마로 잘못 알고 발음했더니 다들 배꼽을 쥐고 넘어가네요. 제 말 실수가 재미있나 봅니다. :)
작은 스피드 보트로 옮겨 탔습니다. 굉장히 날렵하게 생겼고 실제로 빠르기도 하지만 개인적으로 비추천입니다. 속도가 빠른 대신 파도가 조금만 세게 일면 요동이 심해서 멀미나기 딱 좋습니다. 엉덩방아를 찧는 건 기본이고요. 실제로 함께 간 사람이 허리가 좋지 않아 허리에 무리한 충격이 가해질 것을 두려워 해 긴장하느라 정신이 없었거든요.
풍광은 근사하고 바다색도 너무 멋집니다만.....
보트가 속도를 올리기 시작하면 주변 아무거라도 꽉 붙잡지 않으면 인천 월미도의 놀이기구인 디스코 팡팡을 타는 것과 같은 꼴이 납니다. 그래도 엉덩방아를 몇 번이나 제대로 찧었답니다. ㅠ.ㅠ
예전
코타키나발루 여행 때 만따나니 섬에 가던 생각이 절로 나더군요. ㅡㅡ;;;;
다행히 롬복 선착장에서 길리 메노섬까지는 그리 먼 거리가 아니라서 견딜 만 했습니다. 언제쯤 도착하나 싶을 때쯤 리조트가 위치한 해안이 보였거든요.
덧. 그건 그렇고 Living Asia Resort and Spa는 강추합니다. 제가 지금까지 묵어본 숙소 중 가성비 최고였어요. 롬복 가실 분들이라면 꼭 한번 고려해보세요. 후회하지 않으실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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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조트로 돌아와서 짐을 싸고 체크 아웃을 했습니다.
짐을 reception desk에 맡기러 가는데 travel agency에서 갑자기 저를 부릅니다. 어제 만따나니 섬으로 가는 차량 운전을 했던 Mr. J가 어제 비로 독감에 걸려서 많이 아프다고 하더군요. 그래서 다른 가이드로 바뀐다고 합니다. 우리 잘못은 아니지만 왠지 미안합니다. 어제 날씨가 안 좋았는데도 투어를 강행해서 그런 것 같다는 생각이 자꾸 드는군요. 쾌유를 기원했습니다. 나중에 들어보니 금방 좋아졌다고 합니다. 다행입니다.
일단 짐을 맡기고 잠시 시내로 나갔습니다. 현금이 아슬아슬하게 모자랐거든요. 10만 원만 더 환전을 했습니다. 그리고 클리아스 강 투어하는 동안에 먹을 과일, 차, 물 등을 샀습니다.
시내로 나온 김에 얌냠하게 먹었던 번을 사먹으려고 센터 포인트 4층으로 다시 올라갔습니다. 운이 안 따르는지 커피빵이 떨어져서 모카빵 5개를 샀습니다(많이도 샀다!).
점심은 또 한국 음식점 아리랑에서 먹었습니다.
설렁탕(25RM), 김치찌개(18RM), 된장찌개(18RM)를 주문했더니 부추전을 서비스로 주시더군요. 61RM에 10% tax가 붙어서 67RM을 냈습니다.
리조트로 돌아와 클리아스 강 tour를 가는 차에 올랐습니다. 1시간 정도 걸린다는데 1시간 30분 정도 걸리더군요. 운전 스타일을 보니 상당히 느긋합니다. 가축이 도로를 막고 있어도 경적을 울리지 않고 알아서 비킬 때까지 기다리네요. 풀을 뜯으러 나온 소가 도로를 막고 있는 경우도 많았습니다.
클리아스 강 어귀에 도착했습니다. 여기에서 다른 리조트에서 오는 사람들을 기다렸다 함께 출발한다고 합니다. 도착하니 물 한 병씩을 나눠주네요.
물은 쉽게 얻을 수 있어 굳이 생수를 살 필요가 없습니다. 마누칸 섬을 비롯해 코타 키나발루 인근의 섬에는 대개 화장실과 샤워 시설이 잘 되어 있어 몸을 씻기 위한 대형 생수도 거의 필요가 없더군요.
가이드가 늦었다고 그나마 서둘렀는데 도착해보니 저희가 제일 먼저 와 있더군요. 퍼져 있는 고냥이와 놀면서 기다렸습니다. 조금 있으니 사람들이 속속 도착합니다.
간단한 다과로 요기를 하며 어두워지기를 기다렸습니다. 달달하고 진한 커피에 우리나라의 도나쓰하고 맛이 정말 똑같은 빵하고 푸딩, 고구마 쿠키가 간식으로 나왔네요.
5시까지 기다리다 구명조끼를 입고 선착장으로 나갑니다.
사람들이 상당히 많습니다. 대충 세어도 1~200명은 됩니다. 각자 배에 나눠타고 알아서 출발합니다.
제가 탄 배는 그나마 승객이 적은 편입니다. 휴대폰을 만지작거리는 사람이 우리 가이드입니다. 유머 감각이 있고 쾌활한 성격이어서 좋았습니다.
클리아스 강은 황토 빛깔의 강인데 무슨 아마존처럼 끝이 보이지 않을 정도로 엄청나게 넓습니다. 나무가 썩어서 물에 가라앉은 곳의 물 빛깔은 또 다릅니다. 보시는 것처럼 발사믹 식초에 올리브 오일을 뿌린 것 같죠.
나무가 하늘을 가려서 터널처럼 된 곳도 많습니다. 일단 클리아스 강의 명물인 코주부 원숭이를 보러 갔습니다. 굉장히 넓은 강인데 배를 조종하는 항해사는 원숭이가 사는 서식지를 잘 알고 있더군요.
저기 나무 위에 앉아 있네요. 옆 모습이 영락없는 사람입니다.
코가 정말 주정뱅이 코처럼 빨갛네요. 나이가 많은 수컷 원숭이일수록 코가 크고 빨갛답니다.
꼬리도 생각보다 두껍고 깁니다.
물이 정말 탁한데 배를 타고 지나가면서 보면 더럽다는 생각이 안 듭니다. 정말 황톳물같아요.
누가 코타 키나발루의 날씨 아니랄까봐 금방 흐려지고 비가 내려서 멋진 석양 구경은 아깝게 놓쳤지만 비가 많이 와도 클리아스 강 tour의 메인인 반딧불이는 볼 수 있다고 해서 기대를 했습니다.
날씨가 어두워지면 앞에서 등불을 밝혀서 배의 길을 인도합니다.
귀신같이 반딧불이가 사는 나무를 찾아가서 갑자기 전등을 켜고 흔들면 거기에 호응을 해서 갑자기 크리스마스 트리가 점등하듯이 온 나무가 반짝반짝거립니다. 정말 형언할 수 없이 아름답습니다. 이건 직접 봐야 무슨 말인지 아실 수 있습니다. 신기하게도 사진도, 동영상도 찍어봤자 하나도 안 나온답니다. 그래서 보여드릴 것이 없습니다. -_-;;;
반딧불이 구경은 잊지 못할 추억이 되었습니다. 이제 빗속을 뚫고 선착장으로 돌아갑니다.
빗줄기가 더 굵어지는 가운데 준비되어 있는 말레이 전통 음식으로 배를 채우고는 7시쯤 리조트로 돌아왔습니다. 역시나 안전운전을 해서 그런지 1시간 30분 정도 걸리더군요.
호텔에 맡겨 둔 짐을 찾고 택시를 불러 공항으로 향했습니다(20RM). 기본은 20RM이지만 할증이 되면 30RM으로 올라가게 됩니다.
아시아나, 대한항공, 말레이시아 항공 카운터로 승객이 많이 분산되어 좀 한가했습니다.
말레이시아 택시는 완전히 기사 위주로 운전석 시트를 뒤로 완전히 젖혀 놓은 상태여서 가능한 한 조수석 뒤에 붙어 앉으셔야 짜증이 덜 납니다. 쩝....
새로 지은 코타 키나발루 국제 공항은 규모는 작지만 깨끗하고 효율적으로 잘 지어놨더군요. 보통 공항들은 출국 심사를 거친 뒤 안에 들어가면 공간이 협소해서 자리를 맡으려고 일찍 들어가는 사람이 많은데 안에 대기 공간이 충분해서 누워자도 자리가 많이 남습니다. 일찍 들어갈 필요가 없다는 사실~
12시 30분 정도에 비행기가 떴습니다. 여행이 끝나니 긴장이 풀려서 그런지 곧바로 잠이 들었습니다.
1시간 30분 전에 깨워서 기내식을 줍니다(단호박죽과 달걀). 먹을 만 합니다.
돌아오는 비행기 안에서도 뒤에 있는 사람의 상태를 확인하지 않고 그냥 무조건 뒤로 젖히는 사람이 재수없게도 제 앞에 앉았는데 무릎을 끼워 넣어 뒤로 젖혀지지 못하도록 했더니 앞에서 난리가 났네요. 후후...
이렇게 4박 5일 간의 말레이시아 여행(정확히 말하자면 코타 키나발루 여행)이 끝이 났습니다.
닫기
* 마누칸 섬으로 들어가는 배 삯 : 50RM X 3 = 150
* 물고기 밥 1개 구입비 : 1RM
* 마누칸 섬 입장료 : 10RM X 3 = 30RM
* 패러세일링 이용료 : 1인 당 90RM X 2 = 180RM
* Scuba-Doo : 1인당 250RM X 3 = 750RM
* Scuba-Doo : 동영상 사진을 DVD로 굽기 위한 추가 비용 50RM
* make-up room : 5RM
* 택시 요금 : 10RM
* 시내에서 장 본 것 : 생수, 과일 등 -> 46.9RM
* 아리랑 한국관에서 점심 식사
- 설렁탕 : 25RM
- 김치찌개 : 18RM
- 돼지찌개 : 18RM
= 67RM
* 택시 요금 : 10RM
* 공항으로 가는 택시 요금 : 20R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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늦게 잠이 들었는데도 7시쯤 저절로 잠에서 깼습니다. 생각보다 몸도 개운하네요. 신기하군요.
그런데 어제 샤워를 하면서 널어놓은 수영복이 아직도 안 말랐네요. 오늘도 안에 입고 움직여야 하는데(언제 물에 들어갈 지 모르니) 난감하네요. 어쩔 수 없이 헤어 드라이로 급하게 말렸습니다.
아침 식사도 하는 둥 마는 둥 8시 20분 쯤에 Sea Quest로 고고씽~ 8시에 첫 배가 떠난다고 15분 전에 오라고 했는데 이미 늦었네요. -_-;;; 마음 편하게 먹고 다음 배를 타기로 했습니다.
오전에는 마누칸 섬만 돌기로 했습니다. 오후에는 클리아스 강 tour를 가야 하기 때문에 다른 섬은 포기했습니다. 보통 코타 키나발루에 오는 사람들은 주로 리조트 수영장이나 인근 섬을 돌아다니면서 노는데 저희는 확실히 다른 사람들과 다른가 봅니다. 쩝....
Sea Quest에서 예약을 할 때에는 섬에 들어가는 시간과 나오는 시간만 알려주면 됩니다. 예약을 하면 한 사람 당 작은 생수 한 병씩 줍니다.
마누칸 섬으로 들어가는 배 삯은 1인 당 50RM, 스노클링을 할 때 물고기에게 주기 위해 물고기 밥도 하나 샀습니다(1RM).
바다색과 하늘색이 거의 똑같네요. 아마도 저기 보이는 것이 마누칸 섬이었던 것 같습니다(확실하지는 않아요). 진짜 가까웠거든요. 10분 정도 걸렸나?
Sea Quest 앞에서 서성이다 마누칸 섬으로 가는 사람들 타라고 하면 그냥 타면 됩니다. 자리에 놓인 구명조끼도 알아서 입으면 되고요. 마누칸 섬의 입장료는 1인당 10RM입니다.
마누칸 섬은 상당히 큰 섬으로 안에 Sea Quest 직원이 상주하고 있습니다. 안내도 친절하게 잘 해줍니다. 어제의 만따나니 섬과는 완전 다릅니다. 해변까지 아주 그냥 다리를 놔버렸습니다. -_-;;;
선착장에 도착하면 마누칸 섬에 서식하는 물고기 도감을 보시는 것처럼 떡하니 붙여놨습니다. 선착장 주변에 열대어들이 관광객들이 뿌리는 물고기 밥을 노리고 모여드는 데 이걸 보고 찾아보라는 것 같습니다.........만
보시는 것처럼 구분하는 건 거의 불가능합니다. 저렇게 복마전인데 어떻게 구분하라고~
구름이 좀 끼기는 했지만 하늘도 바다도 참 파랗습니다.
벌써부터 바다에 들어가 노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갑자기 바다가 깊어지는지 수영 제한 구역을 표시해 놨네요.
섬에서 묵을 사람들을 위해 방갈로도 지어놨네요. 새로 지은 것인지 깨끗합니다. Sea Quest 직원 말로는 상당히 비싸다고 하네요.
섬 안에는 대형 레스토랑도 많이 있습니다. 워낙 많은 사람들이 이용하는 곳이니까요. 직원이 open 준비를 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복장이 상당히 간편합니다. ^^;;; 처음에는 깜짝 놀랐습니다.
어차피 오늘은 마누칸 섬에서만 놀 수 있기 때문에 할 수 있는 건 다 해보기로 했습니다.
일단 패러세일링~ 보트에 낙하산을 매달고 하늘에 뜬 채 질질(?) 끌려다니는 것이죠. 가격이 90RM인데 비해 10분 정도만 타는 것이니 결코 싼 가격은 아닙니다만 꼭 해보시라고 권해드립니다. 강추합니다.
10분 밖에 안 되지만 정말 가슴이 탁 트이는 느낌입니다. 게다가 높은 하늘에서 내려다보는 코타 키나발루의 짙푸른 바다와 하얗게 부서지는 파도를 보면서 바다 바람에 온 몸을 맡기고 있노라면 스트레스가 다 날아갑니다.
Scuba-Doo라는 것도 해 봤습니다. 이건 1인 당 이용가격이 250RM이나 하는 엄청난 놀이기구인데 말 그대로 1인용 잠수정을 타고 바닷속에 들어가 열대어랑 놀다 오는 겁니다. 50RM을 추가하면 수중 카메라로 찍은 것을 DVD로도 구워줍니다. 어르신을 모시고 간 탓으로 이것도 해 봤는데 의외로 좋았습니다. 이것도 추천합니다. 돈지랄만은 아닙니다. 한번 해 볼 만 해요. ^^;;;;
잠수정은 이렇게 생겼습니다. 너무 헐벗게 생겨서 처음에는 좀 걱정했는데 산소 발생기가 잘 작동을 해서 물 속으로 들어가도 물이 올라오지도 않고 숨을 쉬는데 어려움이 없습니다.
잠수정 2대 당 잠수부가 1명씩 붙어서 길 안내를 해 줍니다. 아무래도 해안에 가까우니 물이 흐려서 처음에는 잘 안 보이는데 어느 지역에 가니 열대어가 그야말로 바글바글합니다. 아마도 여기에서 먹이를 주는 것을 알고 열대어들이 근방에 모여 있는 것 같습니다.
잠수정을 타고 들어가기 전에 500ml 생수병에 조각조각 식빵을 채워 넣은 것을 하나씩 주는데 가지고 가서 앞에서 주물럭주물럭하면 물에 젖은 식빵이 구멍으로 나오는데 그걸 먹으려고 열대어들이 달려듭니다.
코 앞에서 온갖 열대어들이 군무를 보여주는데(사실은 식빵을 먹으려고 쟁탈전을 하는 것에 불과하지만 어쨌거나) 온갖 현란한 색깔의 열대어들을 코 앞에서 볼 수 있는 건 흔한 경험이 아니죠. 게다가 녀석들이 먹는데 정신이 팔린 나머지 손으로 만져도 도망치지도 않습니다.
나중에는 잠수부가 조그마한 돌 위에 붙은 말미잘을 가져오는데 거기에 '니모(영화에 나오는 바로 그 니모)' 세 마리가 살고 있더군요. 정말 귀엽네요. 가져가고 싶은 생각까지 들었습니다.
그런데 이 잠수정 사업(?) 때문에 다른 곳에는 열대어들이 거의 없습니다. 그래서
마누칸 섬에서의 스노클링은 추천 못하겠습니다. 만따나니 섬과 같은 외진 곳에서 해야 제 맛일 것 같습니다. 제보에 따르면 수영금지구역의 바깥에서는 할 만 하답니다. ^^;;;
11시 배로 리조트로 돌아왔습니다. 마누칸 섬의 해변에서 좀 더 놀다오지 못한 것이 못내 아쉽지만 해변이 금방 사람들로 북적거려 피서지 분위기라서 일찍 돌아오기를 잘 했다는 생각입니다.
코타 키나발루는 다 좋은데 날씨가 워낙 변덕을 부려서 계획을 세우기가 어렵더군요. 대충 보니 오전에는 상당히 날씨가 좋고 오후가 되면 구름이 몰려오면서 비가 내리는 경우가 많았습니다. 물에서 노는 건 오전에 끝내야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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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년 1월 24일부터 28일까지 4박 5일 동안 말레이시아 코타 키나발루를 다녀왔습니다.
원래 여행을 다니기 시작하면서 젊었을 때에는 오지, 힘든 곳 위주로 다니고 휴양 여행은 나이 들어서 가자고 다짐했는데 여름/가을에 주로 하계휴가를 이용해 멀리 나가고 겨울철에 가까운 곳으로도 여행을 나가게 되니 일정을 빡빡하게 짤 수가 없고 어르신을 동반하게 되는 경우가 많아져서 휴양 여행도 다니게 되더군요.
올 초의 말레이시아 여행이 바로 그런 여행이었습니다. 물론 거기에서도 뽈뽈거리면서 부지런히 돌아다녔지만 명목은 휴양 여행이었습니다.
원래 필리핀을 다녀오려고 했다가 갑자기 사정이 생겨 급선회했는데 코타 키나발루로 간다고 하니 주변에서 푸켓, 발리, 보라카이 등을 추천하면서 코타 키나발루를 왜 가냐고 하더군요. 웃기는 건 그 중 아무도 코타 키나발루를 다녀온 사람이 없다는 거. 제가 냉면을 먹겠다니까 짜장면, 짬뽕, 떡볶이, 김밥, 만두를 추천하면서 냉면 같은 것을 왜 먹냐고 하는데 정작 냉면을 먹어본 사람은 하나도 없는 것과 같은 꼴이죠. 냉면이 정말 맛이 있을 지 누가 어떻게 아나요?
이미 뭔가를 기대하고 여행지를 정하는 사람들은 그곳에서 보려고 하는 것만 보게 되고 그것에 의해서만 평가를 하게 됩니다. 모든 여행지에는 나름대로의 장점과 단점이 있는 거고 저는 둘 다 소중하다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여행을 한 번만 가고 말 것도 아니고 그 좋다는 추천 여행지는 아껴뒀다가 나중에 가면 되니까요.
하여간 그래서 주변에서 뭐라고 하든 항상 그렇듯이 제 맘대로 걍 다녀왔습니다.
어차피 휴양 여행이고 리조트를 중심으로 쉬다 오는 여행이라서 미리 준비한 것이 별로 없습니다.
자료는
Curious 말레이시아 편 한 권만 읽어보고 갔습니다. Lonely Planet도 안 보고 그냥 갔죠. 여행을 가면 갈수록 점점 대충대충이 되어가는 것 같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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