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리스, 라틴 문헌의 원전 번역 대가인 천병희 교수가 번역한 마르쿠스 아우렐리우스의 '명상록(TA EIS HEAUTON MARCUS AURELIUS ANTONIUS, 2005)'을 북 크로싱합니다.
웬만한 자기 계발서나 힐링 서적에서 볼 수 있는 좋은 경구는 이 책에서 대부분 다루고 있습니다. 역시 아무 책이나 고전이 될 수 있는 것이 아니죠.
이 책이 어떤 책인지 궁금하신 분은 '소개글'을 참고하시기 바랍니다. 이 책은 변경된 북 크로싱 제도(국민도서관 이용)가 적용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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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르쿠스 아우렐리우스의 명상록을 그리스, 라틴 문헌의 원전 번역 대가인 천병희 단국대 명예교수가 번역해 내놓은 책입니다.
마르쿠스 아우렐리우스는 로마 제국의 16대 황제이자 5현제의 마지막 황제였죠. 로마 사상 최초의 공동 황제이기도 했습니다.
알렉산드로스 대왕이 거대 제국을 건설하면서 도시 국가라는 활동 공간을 빼앗기게 된 당시에 개인들이 의지할 수 있는 철학적 적응으로 인간을 더 중시하거나 반대로 세계를 덜 중시하는 것을 택해야 했는데 첫 번째 방법을 택한 것이 스토아 학파였고 두 번째 방법을 택한 것이 에피쿠로스 학파였습니다. 마르쿠스 아우렐리우스는 대표적인 스토아 학파였고요.
에피쿠로스 학파의 우주가 무정부적이라면 스토아 학파의 우주는 질서정연합니다. 자연은 이성에 의해 지배되며 이성은 신, 운명, 또는 섭리와 같은 것이죠. 따라서 어떤 일이든 그것은 신적인 이성, 사물의 본성에 맞게 일어납니다. 그러니 현인이 추구해야 할 일은 무슨 일이 일어나든 기꺼이 받아들이고 참고 견뎌야 하는 것이죠.
그래서인지 생명의 유한성을 겸허히 받아들이고 자신의 이성을 믿고 정진하라는 내용이 많습니다.
개인적으로 저는 굳이 택하라면 스토아 학파보다는 에피쿠로스 학파 쪽에 더 가깝기 때문에 시종일관 계속되는 공동체에 대한 헌신 강조가 좀 거슬리더군요.
그래도 배울 점은 상당히 많습니다. 현대에 나온 자기 계발서에서 배울 만한 것들이나 진배없어요. 고전의 힘이란 이런 것이구나 하는 느낌이....
최병희 교수가 심혈을 기울인 원전 번역서라서 어렵지 않고 매끄럽게 읽힙니다. 평소 고전을 부담스럽게 생각하셨던 분이라면 한번 도전해 보심이 어떨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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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나라는 존재는 육신과 짧은 호흡과 지배적 이성에 불과하다.
* 우리는 서둘러야 한다. 사물들을 이해하고 파악하는 능력이 우리가 죽기도 전에 먼저 멈추기 때문이다.
* 너는 생각의 고리에서 목적이 없는 것과 무익한 것을, 특히 지나친 호기심과 악의를 피해야 한다. 그리고 누가 너에게 "지금 무슨 생각을 하고 있지?"하고 갑자기 물어도 "이것과 이것"이라고 지체 없이 대답할 수 있는 그런 일들만을 생각하는 습관을 길러야 한다.
* 그는 자기 자신들 마음에 들지 않는 자들의 칭찬에는 아무런 가치를 부여하지 않는다.
* 사물들을, 너를 모욕한 자가 판단하는 대로, 또는 네가 판단해주기를 그가 바라는대로 이해하지 마라. 사물들을 사실 그대로 보라.
* 복수하는 최선의 방법은 네 적처럼 되지 않는 것이다.
* 인생에서 아직 육신이 굴복하지 않고 있는데 영혼이 먼저 굴복한다는 것은 치욕이다.
* 각자의 가치는 자신이 추구하는 것들의 가치와 일치한다
* 이제 더 이상 선한 사람은 어떠어떠해야 하는지 토론하지 말고, 그런 사람이 되라.
덧. 이 책은 북 크로싱 대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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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신과 전문의인 크리스토프 앙드레가 쓴 책입니다. 현재 프랑스에서 심리학과 관련해서 가장 유명한 작가라고 하네요.
이미 심리학 서적 소개 포스팅에서 몇 차례 말씀드린 적이 있습니다만 저는 심리학자가 아닌 사람이 심리학 이야기를 하는 것에 대해 상당한 거부감을 갖고 있습니다. 정신의학이나 심리학이나 비슷한 거 아니냐고 주장할 수도 있지만 심리학자가 잘 알지도 못하면서 정신의학에 대해 이러쿵 저러쿵 떠든다면 어떤 느낌일지 생각해보시기 바랍니다. 뭐 그렇다고 심리학자들이 심리학에 대해 제대로 된 이야기를 하는 것도 아닙니다만...
그래도 최소한 심리학에 대해 정통한 상태에서 이야기를 하면 괜찮겠는데 지금까지 그런 책을 읽어본 적이 별로 없습니다. 게다가 정신과 의사라면 다른 사람들보다 기대 수준이 높아질 수 밖에 없는 만큼 실망도 더 클 수 밖에 없습니다.
이 책의 특징은 저자가 신경증 환자를 오랫동안 치료해 온 인지 행동 전문가이기 때문에 낮은 자존감을 높이는 방법으로 깨달음이나 통찰, 받아들임 같은 접근법이 아닌 구체적인 기술을 익히고 연습해서 조금씩 자존감을 높이는 방식을 제안하고 있다는 겁니다. 시중에 쏟아져 나오는 힐링을 표방한 어설픈 책들과는 조금 거리를 두고 있습니다.
하지만 그게 다 입니다. 자존감에 대해 새롭게 주는 정보가 없습니다. 새로울 것이 없다는 것이 이 책의 가장 큰 단점입니다. 번역자도 공을 들여 열심히 번역한 것 같은데 말이죠.
가장 큰 문제는 자존감이 낮다 높다의 차원 뿐 아니라 강하다 약하다의 차원까지 도입하는 바람에 기존 패러다임을 갖고 있는 사람에게 혼란을 준다는 겁니다. 자존감이 낮은 사람과 자존감은 높지만 약한 사람들을 대비하는데 별로 설득력이 없습니다. 개인적으로 저는 후자도 자존감이 낮은 사람으로 분류해야 한다고 생각하거든요.
어쨌거나 자존감에 대해 잘 모르는 분이 보기에는 좀 난해하고 손에 잡히지 않는 내용이라서 차라리 선안남 선생님의
'행복을 부르는 자존감의 힘(2011)'을 읽으시는 것이 좋겠고, 자존감 개념에 어느 정도 익숙한 분들에게는 추천하기 어려운 책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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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역설적이지만, 좋은 자존감을 지닌 사람들일수록 다른 사람에게 도와달라는 말도 잘한다. 도움을 청하는 것이 자신을 깎아내리는 행동이라고 느끼지 않기 때문이다.
* '더 이상 자신에 대해 생각하지 않기'라는 가장 중요한 관문이 남아 있다. 자연스럽게 자신을 잊어야 자존감이 발전한다. 숨 쉬듯 자연스럽게 자신을 긍정하기, 나를 잊고 다른 것과 다른 사람들, 삶에 관심을 쏟기 등.
* 마르쿠스 아우렐리우스는 이런 '헛된 반항'에 대해 이렇게 말했다. "오이가 쓰면 던져버려라. 길을 가다 가시 덤불이 나오면 피해 가라. 그것으로 족하니라. '왜 이런게 있는 거야?'라는 말은 할 필요가 없다."
* 자신을 존중하지 않으면 자기주장을 할 수 없다.
* 다수를 따라가려는 노력은 자존감이 낮은 사람에게 좀 더 자주 나타난다.
* 자존감이 약한 사람들은 남들 앞에서 자신을 농담의 대상으로 삼지 못한다.
* 시기는 우리가 갖지 않은 것, 우리가 갖고 싶은 것을 가진 사람들을 대할 때 드는 기분 나쁜 감정이다. 한편, 질투는 이미 가진 것을 잃을까 봐 두려워하는 감정이다.
덧. 이 책은 북 크로싱 대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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루키우스 안나이우스 세네카(Lucius Annaeus Seneca)는 기원전 4년 경에 태어나서 기원후 65년에 작고한 로마 시대의 철학가이자 작가입니다.
폭군 칼리굴라와 네로를 모두 경험한 당대 최고의 웅변가와 문필가로 명성을 날렸고 한 때 네로의 스승이기도 했으나 암살에 연루되었다는 누명을 쓰고 자결을 명 받아 담대히 죽음을 맞이했죠.
그의 철학 에세이와 서한은 에픽테토스와 마르쿠스 아우렐리우스 황제의 저술과 함께 로마화한 그리스 스토아 철학의 중요한 사료로 손꼽힙니다. 그가 활동했던 로마는 알렉산드로스 대왕이 거대 제국을 건설하면서 도시국가라는 자급자족적인 활동 공간을 빼앗기게 된 개인들이 불균형을 시정하기 위해 보다 인간을 더 중시하거나 세계를 덜 중시하거나 둘 중 하나를 선택할 수 밖에 없던 시기였습니다.
전자를 강조한 것이 세네카가 몸을 담았던 스토아 학파였고 후자를 선택한 것이 에피쿠로스 학파였습니다. 질서 정연한 우주를 믿고 이성에 의해 지배되는 자연을 신봉한 스토아 학파가 무정부적인 에피쿠로스 학파의 사조를 배척하는 것은 어찌 보면 당연한 것일텐데 세네카는 에피쿠로스 학파의 철학마저도 받아들여 자신의 것으로 소화하는 절충주의자의 면모를 보였습니다.
이 책은 그리스 라틴 문학을 원전에서 번역하는 국내 최고의 전문가로 손꼽히는 천병희 단국대 명예교수가 옮겼는데 세네카의 많은 작품 중 '대화들(dialogi)'이라는 이름이 붙은 10편의 철학 에세이 중 대표작이라고 할 수 있는 '인생의 짧음에 관하여', '마음의 평정에 관하여', '섭리에 관하여', '행복한 삶에 관하여'의 4편이 수록되어있습니다. 대화들이라는 이름처럼 특정인을 앞에 두고 말하듯이 써 내려간 헌정글의 형식을 따르고 있습니다.
자신의 시간을 무엇보다 소중하게 여기고 살 것, 중요한 것은 생존하는 것이 아니라 자신에게 주어진 인생을 온전히 살아가는 것이라는 점, 내일에 매달리게 만들어 오늘을 놓치게 하는 기대야말로 인생의 가장 큰 장애물이라는 점, 누군가에게 일어날 수 있는 일은 누구에게나 일어날 수 있다는 걸 마음에 새기고 살아갈 것 등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는데 가히 세네카의 행복론이라고 부를 만 합니다.
먹고 사는 것에만 치우쳐 쏜살같이 지나가는 자신의 인생을 돌아볼 한 점 여유도 없는 현대인에게 시사하는 바가 큰 철학 에세이입니다.
이 겨울 잠시 여유를 갖고 로마 최고의 철학자 세네카의 진심어린 조언에 귀 기울여 보시면 어떨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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