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넌 왜 그렇게 내 맘을 몰라주니?"
"그걸 꼭 말로 해야 알아?"
"내가 뭘 원하는지 정말 몰라?"
"그런 건 좀 알아서 하면 안 돼?"
어디서 많이 들어본 말들 아닌가요?
모두 나에게 마음 읽기(mind reading) 할 것을 요구하는 말들입니다.
요구하는 사람의 입장에서 마음 읽기는 지극히 편리합니다. 자신이 무엇을 원하는지 시시콜콜 일러줄 필요가 없으니 에너지가 절약되고 무엇보다 내 맘에 들지 않는 결과가 발생하는 경우 내가 의도한 건 그게 아니었다고 발뺌하기만 하면 책임을 질 필요가 없으니까요.
게다가 자신의 마음에 쏙 들지 않으면 마음 읽기를 잘못한 상대방을 마음껏 책망할 수도 있으니 더 없이 편리한 수단이 아닐 수 없죠. 이처럼 강력한 힘을 갖고 있기 때문에 대개는 힘이나 권력을 잡은 쪽에서 행사하는 경우가 많고 상대방을 통제하기 위해 사용하곤 합니다.
예전에 어느 포스팅에선가 '선택'과 '책임'을 다하는 사람이 진정한 어른이라는 내용의 이야기를 한 적이 있는데 그런 의미에서 다른 사람에게 마음 읽기를 요구하는 건 책임을 지지 않겠다는 의지의 표명이고 거기에 선택까지 안 하면서 열매만 따 먹겠다는 심보에서 파생된 아주 못된 버릇입니다.
마음 읽기는 대인 관계에 해롭기 그지없는 방법입니다. 대인 관계에서 오해를 불러 일으키는 상당수의 원인이 바로 마음 읽기입니다.
그러니 마음 읽기는 요구도 말고 응하지도 마세요. 상대방이 자신의 마음 읽기를 원하면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 정확하게 말해달라고 하세요.
저는 상대방이 무엇을 원하는지 짐작해도 분명하고 정확하게 말하지 않으면 일부러 모른 척 하기도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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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 전에 라디오 방송을 들으니 신혼 부부들이 가장 선호하는 주례사 1위로 5분 이내에 끝내는 간략한 주례사가 뽑혔다고 하더군요. 그래서 그런 추세에 발맞춰 저도 5분 이내에 끝내고 주례 잘 모셨다는 인사 한번 들어보려고 합니다.
제가 말씀드리고 싶은 건 딱 4가지입니다. 이래놓고 한 말씀 더 한 말씀 더, 이런 짓은 안 하겠습니다. 정말 딱 4가지만 말씀드리죠.
첫 번째와 두 번째 그리고 세 번째와 네 번째 내용은 서로 관련이 있습니다.
제 생각에
부부에게 가장 중요한 것은 사랑도 아니고, 정도 아닙니다. 바로 신뢰입니다. 신뢰를 잃으면 부부 관계를 유지할 수 없습니다.
그렇다면 신뢰는 어떻게 쌓아야 할까요?
첫 번째 말씀은 바로 신뢰를 쌓는 방법에 대해서입니다.
무조건 상대방 배우자의 편이 되십시오. 부모도 자식도 형제자매도 배우자의 앞에 두어서는 안 됩니다. 혈육의 인연과 정은 쉽게 끊어지지 않지만 부부가 쌓은 신뢰의 성은 너무나 쉽게 무너질 수 있습니다. 반드시 배우자가 최우선이 되어야 합니다. 부부가 왜 무촌이라고 하겠습니까? 그만큼 가까워서요? 아닙니다. 헤어지면 아무 사이도 아닌게 되기 때문입니다. 그러니
옳고 그름을 따지지 말고 무조건 배우자의 편이 되어주셔야 합니다. 배우자는 자신의 등을 맡길 수 있는 응원군을 원하지 정의의 재판관을 원하는 것이 아닙니다.
두 번째 말씀 역시 신뢰를 쌓는 방법에 대한 것입니다. 무조건 배우자의 편이 되라는 말은 총론에 해당하는 것이고 이 말씀은 각론에 해당합니다. 실천 기술이라고 할 수도 있겠지요. 아주 쉽습니다.
어설픈 마음 읽기를 하지 말고 무조건 사실을 말하라는 겁니다. 우리는 보통 상대방에게 사기를 칠 의도로 행한 적극적인 거짓말만을 거짓말이라고 생각하는 경향이 있는데 정보를 모두 알리지 않는 소극적인 거짓말도 분명히 거짓말입니다. 필요한 정보를 주지 않으면 그 빈자리를 추론과 마음 읽기로 메워야 하는데 여기에서부터 오해와 왜곡이 발생하게 됩니다. 배우자에게 상처를 주지 않겠다고, 자신이 책임지겠다고 사실을 숨기는 것도 하지 마세요. 책임은 자신이 지되 배우자에게만큼은 모든 것을 숨기지 않고 말해야 합니다. 배우자에게만큼은 완전히 투명함을 유지해야 합니다.
앞서 두 가지의 말씀은 부부 사이에 가장 중요한 신뢰를 쌓고 지키는 방법에 대한 것이었습니다. 부부 사이를 붙여놓는 접착제와 같은 것들이었지요.
그런데 이제부터 드릴 말씀은 부부 사이를 떼어놓는 것에 대한 이야기입니다. 앞의 내용과 사뭇 다르다고 생각되어 의아한 분들도 있을 겁니다. 하지만 잘 들어보면 큰 맥락에서 다른 말은 아닙니다.
바로 독립에 대한 이야기입니다. 결혼을 한다고 하면 싱글의 삶이 끝나고 상대방에게 헌신하는 밀착된 삶이 새로 시작된다고 생각하는 분들이 많은데 그래서는 건강한 결혼 생활을 유지할 수 없습니다. 오히려
적당한 거리 두기를 해야 하고 개인으로서의 독립성을 유지해야 합니다.
그래서 세 번째로 드리고 싶은 말씀이 바로
희생하지 말고 배우자에게 희생을 강요하지 말라는 것입니다. 우리 사회는 희생을 미화하고 어느 정도는 필요하다고 보는 시각이 팽배합니다. 하지만 아무런 댓가가 없는 희생이라는 건 거의 불가능합니다. 희생은 항상 기대를 낳습니다. 물질로 환산할 수 없는 기대라면 괜찮겠지 싶겠지만 사실은 그게 더 우리를 괴롭힙니다. 내가 열심히 내조하면 내 고마움을 알아주겠지 하는 기대가 좌절되었을 경우 더 큰 분노를 생성하게 됩니다. 그러니 희생하지 마시고 기대하지 마시고
배우자가 없었다면 어차피 자신이 했어야 할 일이니 모든 일을 자신이 해야 할 일로 생각하고 하세요. 이렇게 말씀드리면 그러려면 뭐하러 결혼하느냐고 묻는 분이 계셔서 그 차이를 설명하는게 참 쉽지 않지만 모든 기대를 내려놓고 자신에게 주어진 삶을 주도적으로 살면 배우자의 사랑과 존경은 저절로 얻게 된다는 것만 말씀드리겠습니다. 어찌 보면 이것이 오히려 고난도의 전략이라고 할 수 있겠지요.
마지막으로 드리고 싶은 말씀도 독립과 관련된 이야기입니다. 보통 결혼을 하게 되면 둘 중 한 사람이 재정 관리를 전담하는 경우가 있는데 그래서는 안 됩니다. 용돈을 받아서 쓰는 사람은 항상 불만스러울 수 밖에 없고 전담하는 사람도 자신의 돈이 아니기 때문에 개인적인 지출을 극도로 억제하게 되니 욕구 불만을 느낄 수 밖에 없습니다. 게다가 재정에 대한 이야기를 자주 나누지 않으면 용돈을 받아서 쓰는 사람은 재정 상태에 대한 정보가 지극히 부족하기 때문에 돈을 관리하던 사람에게 무슨 일이 생기게 되면 혼란 상태에 빠지게 됩니다. 그러니 결혼을 하더라도 독립 채산제를 유지해야 합니다. 이렇게 말씀을 드리면 여자분들께서 반발하시는데 과연 재정을 관리하면서 본인에게 득 되는 일이 뭐가 있었는지 한번 생각해 보시기 바랍니다. 화장품이라도 돈 걱정 안 하고 제대로 사신 적이 있던가요? 알뜰살뜰 모아서 집 마련했다고 누가 제대로 알아주던가요?
요점은 니 돈 내 돈 나누자는 것이 아니고 각자의 재정 관리 능력을 극대화하자는 것입니다. 그리고 그러려면 자본주의 사회에서 산다는 것을 전제하고 반드시 가계부를 써야 합니다. 가계부를 쓰지 않으면서 미래의 재정을 이야기하는 건 어불성설입니다. 우리 가정의 빚이 얼마인지, 수입이 얼마인지, 지출이 얼마인지도 정확하게 모르면서 미래 계획을 세운다는게 어디 가능하기나 하겠습니까? 그러니
꼭 가계부를 쓰십시오. 재정 전문가들이 그럽디다. 가계부를 쓰는 것만으로도 생활비가 30% 정도 감소한다고요. 빨리 시작하면 할수록 득이 되는 것이 가계부 쓰기입니다.
신혼 부부를 앞에 두고 상대방에게 기대를 하지 말라는 둥, 니 돈은 니 돈 내 돈은 내돈으로 살라는 둥 다소 생경한 말씀을 드렸습니다만 굉장히 중요한 이야기이니 그냥 객적은 소리이겠거니 하고 넘기지 마시고 한번쯤 신중하게 고민해 보셨으면 좋겠습니다.
벌써 5분이 지난 것 같으니 이 정도로 주례사를 끝내려고 합니다. 행복한 결혼, 행복한 인생이 되시기를 기쁜 마음으로 기원합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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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 읽기(Mind-Reading)는 쉽게 말하면 독심술, 관심법, 어림짐작같은 것들입니다.
마음 읽기는 시도하는 사람이나 상대방이 그렇게 해 주기를 바라는 사람 모두에게 손해입니다.
왜냐하면 마음 읽기는 대개 정확하지 않으며 정확하지 않기 때문에 나름의 추론을 요구하게 되고 오류와 실수를 유발하게 되어 결국 모두에게 상처를 주기 때문입니다.
일본인들은 '혼네'와 '다테마에'를 구분합니다. 혼네는 일종의 본심이고 다테마에는 겉으로 드러나는 말이나 행동입니다. 일본은 본심을 잘 드러내지 않는 문화이기 때문에 다테마에만 보고 상대방을 판단하지 말고 혼네를 읽는 능력을 중요하게 생각합니다.
일본만큼은 아니지만 우리나라도 이에 못지 않습니다. 자신이 원하는 바, 자신이 하고 싶은 말, 자신이 표현하고 싶은 감정을 그대로 표현하면 직선적이고 단순한 사람, 공격적이거나 무례한 사람 취급을 당하기 쉽습니다.
그래서 상대방이 내 마음을 읽어주기를 바라고 그걸 잘하는 사람을 좋아하고 마음 읽기를 못하는 사람을 둔하고 눈치없는 사람이라고 평가절하합니다.
하지만 마음 읽기는 시도하는 사람에게는 엄청난 에너지 소모와 함께 스트레스를 야기합니다. 이건 해 보지 않은 사람은 도저히 알 수가 없죠. 그리고 실수한 마음 읽기는 상대방에게 큰 실망을 주게 되고 관계 악화를 초래하게 됩니다.
무엇을 원하는 지 상대방에게 분명하게 그리고 구체적으로 이야기하세요. 처음에는 쑥쓰럽기도 하고, 너무 노골적인 것처럼 느껴지지만 그것이 오히려 상대방에게 소탈하게 보이고 상대방을 지레짐작하거나 속단할 필요가 없으니 쓸데없는 추론을 안 하게 되어 장기적으로는 좋은 인간 관계를 맺는데 훨씬 더 낫습니다.
덧. 개인적으로도 저는 제게 마음 읽기를 요구하는 사람을 아주 싫어합니다. 그런 사람과 신뢰를 쌓는 것은 거의 불가능하거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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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심리학자인 윌리엄 이케스가 쓰고 서울대 권석만 선생님이 번역하신 책으로 공감적 추론에 대한 내용을 다루고 있습니다.
사회 심리학, 그것도 관련 분야 전공자에게만 흥미를 유발할 것 같은 책이라서 개인적으로는 상당히 실망했지만 그래도 궁금한 분들을 위해 북 크로싱합니다. 무엇보다 18,000 원이라는 살인적인 가격이 구입을 망설이게 하니까요.
이 책에 대한 내용은
'리뷰'를 참고하시기 바랍니다.
이 책은 변경된 북 크로싱 제도(국민도서관 이용)가 적용됩니다.
이 책을 읽고 싶은 분은 아래의 북 크로싱 방법에 있는 내용대로 하시면 됩니다.
* 월덴 3의 변경된 북 크로싱 제도에 대해 궁금한 분들은 여기를 클릭!* 국민도서관을 통해 북 크로싱하는 방법에 대해 궁금한 분들은 여기를 클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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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미지 출처 :
YES24
이 책의 대상은 엄밀하게 말하자면 '실험실에서 일반화 가능성을 최대화하기 위한 실험 방법론'에 관심이 있는 사회 심리학 전공자입니다.
나머지(다른 심리학 전공자와 일반인)는 읽을 필요가 별로 없고 내용이 재미있지도 않습니다. 내용 자체가 좀 중언부언(저자인 윌리엄 이케스의 글솜씨가 별로인 것 같습니다)이라서 상세하게 설명은 되어 있지만 좀 지루합니다. 군더더기가 너무 많아요. 특히 무려 80페이지가 넘는 1부에서 방법론에 대한 설명을 자세하고 지리하게 하기 때문에 끝까지 읽고 싶은 의지가 사라집니다.
제목과 책에 대한 설명을 보면 대부분의 사람들은 언어적, 비언어적 의사소통과정을 통해 상대방의 마음을 읽는(추론하는) 법을 가르쳐 주는 책을 기대할텐데 별로 그런 내용은 없습니다. 저는 개인적으로 치료자의 입장에서 환자/내담자를 보다 더 공감적으로 추론하는 법을 배우고 싶었는데 그런 내용도 없습니다. 그저 자신이 개발한 방법을 치료자를 훈련하는 과정에 적용하면 공감 정확도를 높일 수 있다는 막연한 제언 뿐입니다. -_-;;;;
닫기
* 직접적 정보와 사전 정보 모두가 공감적 추측에 중요하다
-> 직접적 정보는 낯선 사람들 사이에서 더 중요
-> 과거에 얻은 정보는 친구들 사이에서 더 중요
* 배경 지식의 양보다는 친밀도가 중요하다
* 낯선 사람의 마음을 읽을 수 있는데 필요한 최소 시간은 30분이다
* 오래 산 부부일수록 공감 정확도가 오히려 떨어진다
-> 결혼 생활에서 남편과 아내는 다른 방향, 다른 속도로 변화하며 이는 다른 성역할과 그에 따른 역할의 변화에 기인한다. 따라서 태도, 관심, 가치, 감정이 변하게 되어 점차 교류가 줄어들게 된다.
* 성별은 공감 정확도에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
-> 여성이 남성보다 더 마음을 잘 헤아리는 것이 아니라는 말씀
-> 단 공감적이어야 한다는 성역할 기대에 대한 상황적 단서가 주어지는 상황에서는 여성이 우위
-> 남자들도 충분한 동기 유발만 되면 여자와 비슷한 수준의 공감이 가능
* 공감 정확도가 높은 사람들은 자폐증의 징후를 갖지 않을 뿐 아니라 귀인 복잡성에서 높은 점수를 얻으며, 다른 사람을 잘 믿기보다는 의심을 많이 하는 사람들이다. 남자의 경우에는 언어 지능이 높은 사람들이 비교적 공감 능력이 우수하다.
* 상대방의 생각이나 감정이 우호적이어서 관계에 위협이 되지 않을 때에는 공감 정확도가 높을수록 관계가 좋아지지만 상대방의 생각이나 감정이 고통스러운 것이고 관계에 위협이 될 때는 공감 정확도가 높을수록 관계가 악화된다.
* 내담자와 치료자가 대화한 모든 내용을 분명하게 들을 수 있는 한 공감 정확도에 별 영향을 미치지 않았다
-> 도저히 이해가 되지 않는 연구 결과입니다. 즉 전화 상담이나 대면 상담이나 공감을 하는데에는 별 차이가 없다는 말인데 저는 지금도 전화 상담을 하면 내담자의 마음이 잘 그려지지 않습니다. 안개 속을 더듬으면서 나아가는 느낌이에요. 대면 상담과는 천지차이죠. 체험적으로는 받아들일 수가 없네요.
이 책을 읽고 저자인 윌리엄 이케스에 대해 내린 제 나름의 결론은,
"왕 외골수구나~"
윌리엄 이케스는 자신의 연구 방법에 대한 자신감이 지나쳐서 이 책의 뒷부분에 가서는 과학자로서의 중립성마저 살짝 흔들리는 실망스러운 모습을 보여줍니다. 예를 들어 1970년대에 비언어적 행동이 언어적 행동보다 중요하다는 주장이 과학적인 근거가 부족하다고 비판하면서 그런 주장은 도서관에 있는 모든 책의 글자를 정보의 유실 없이 자막 없는 움직이는 화면으로 대치할 수 있다고 주장하는 것과 같다(p305)고 억지를 부립니다. 아시다시피 언어적 행동과 비언어적 행동은 공감적 추측에 모두 중요하고 맥락에 따라 상대적인 중요성이 달라질 수 있지요. 누가 비언어적 행동만 있으면 된다고 주장했답니까? 어처구니가 없더군요.
번역은 역시나 권석만 선생님답게 깔끔하게 잘 되었지만 그렇다고 하더라도 원저 자체의 재미없음을 상쇄하지는 못했습니다. 게다가 Asperger's Syndrome을 '아스페르거'라고 번역하셨던데 DSM-IV를 비롯한 대부분의 정신병리학 교과서에서 이미 '아스퍼거'라는 용어로 통일해서 사용하고 있는 점을 감안해본다면 잘 이해가 되지 않습니다. 권석만 선생님이 처음부터 끝까지 다 번역을 하신 것인지 의심까지 들더군요.
게다가 가격이 무려 18,000원입니다. 양장본도 아닌데... 그야말로 터무니 없는 가격입니다. 권석만 선생님이 돈에 욕심을 내실 분은 아닐텐데 출판사가 돈독이 잔뜩 오른 것이라고 생각할 수 밖에 없는 엄청난 가격이죠.
사서 읽는 것은 비추천입니다.
덧. 방법론 상으로 볼 때 의도를 숨기고 비디오 촬영을 한 뒤에 그 사실을 알리고 동의서를 받고 나중에 평가를 하는데 몰래 촬영을 당했다는 사실을 알게 된 다음에 평가를 하면 오염되지 않을까요? 동의한다고 하더라도 이미 실험자가 나를 속였다는 생각을 하게 되면 어떤 방향이든 자연스러운 반응이 나오지 않을 것 같은데 말이죠. 저라면 차라리 평가까지 다 한 뒤에 설명을 하고 동의서를 받을 것 같은데 왜 그렇게 안 했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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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부 갈등을 야기하는 인지 왜곡들은 매우 많은데 이처럼 다양한 인지 왜곡들을 알아보기 쉽게 정리했습니다.
1. 협소한 시야(Tunnel Vision)
협소한 시야를 가진 사람은 부부 사이의 아주 일부분만 보고 다른 것은 무시합니다. 자신이 보고 싶은 것만 보게 되는 것이죠. 따라서 부부 관계에 대해 생각할 때 부정적인 기억만 떠올리게 됩니다.
2. 임의적 추론(Arbitrary Inference)
아무런 근거 없이 왜곡된 판단을 하는 것을 임의적 추론이라고 합니다. 아내가 저녁 식사 중에 자기만의 생각에 빠져 잠시 말이 없는 것을 보고 남편이 '또 나를 무시하는군'이라고 추론하는 것이 대표적인 보기가 되겠습니다.
3. 과잉일반화(Overgeneralization)
사소한 하나의 측면을 과대포장해서 일반적인 경향으로 믿는 것을 과잉일반화라고 합니다. 과잉일반화는 심각한 인지 왜곡 중 하나이며 수정하기가 쉽지 않습니다. 주로 '전혀', '항상', '하나도', '모두'와 같은 절대적인 표현을 상징하는 부사를 사용하는 말에서 찾아낼 수 있습니다. "당신은 나를 전혀 배려하지 않는군", "당신은 나를 사랑한 적이 단 한번도 없어"와 같은 표현이 과잉일반화의 대표적인 보기입니다.
4. 양극화된 사고(Polarized Thinking)
'전부 아니면 전무(All or Nothing)'라고 생각하는 인지 왜곡을 말합니다. 양극화된 사고를 하는 사람은 해결 방법을 선택할 때에도 극단적인 것을 선택하기 때문에 관계를 악화시킵니다. 완벽주의자들이 주로 양극화된 사고를 많이 하는 사람들이죠.
5. 파국화(Catastrophizing)
좋든 나쁘든 특정한 사건 결과의 정도를 심각하게 부풀려 파국으로 몰고가려는 경향성을 파국화라고 합니다. 알고 보면 별 것 아닌 일임에도 불구하고 이를 끔찍하게 생각하는 사람들이 이러한 경향성을 갖고 있습니다. 크리스마스 선물을 사는데 돈을 많이 쓴 아내를 보고 '이러다가는 집안을 말아먹어서 우리는 거지가 되고 말거야'라고 믿는 남편이 파국화 경향의 대표적인 보기입니다.
6. 부정적 귀인(Negative Attribution)
배우자가 한 행동 중에서 바람직하지 못한 이유를 찾는 인지 왜곡을 부정적 귀인이라고 합니다. 특히 배우자의 행동 속에 나쁜 동기와 의도가 있다고 자동적으로 추정하기 때문에 관계 갈등을 심화시킵니다. '내 남편은 원래 성격이 나쁜 사람이니까', '내 아내는 원래 배려심이 없어'와 같은 생각이 부정적 귀인의 보기입니다.
7. 개인화(Personalization)
배우자의 행동이 모두 자신을 두고 하는 것이라고 믿는 경향성을 개인화라고 합니다. 예를 들어 파티 장소에서 아내가 자신을 칭찬할 때 자신이 너그러운 사람이라는 것을 보여주기 위해 남들 앞에서 쇼를 한다고 믿는 남편이 개인화의 보기입니다.
8. 마음 읽기(Mind Reading)
상대방이 무슨 생각을 하고 있는지 다 알고 있다고 함부로 억측하는 것을 마음 읽기라고 합니다. 일명 관심법이라고 하죠. ^^;;;
9. 정서적 추리(Emotional Reasoning) - by Burns
자신이 느끼는 정서의 책임을 배우자에게 전가시키는 것을 정서적 추리라고 합니다. '내가 슬픈 것은 남편이 나를 사랑하지 않기 때문이다'와 같은 생각이 정서적 추리의 대표적인 보기입니다.
이러한 인지 왜곡들은 서로 복잡하게 얽혀 있어 하나의 인지 왜곡이 다른 인지 왜곡을 불러들임으로써 관계 갈등을 심화시키고 왜곡을 해결하기가 점점 어려워집니다.
출처 : '사랑만으로는 살 수 없다' by Aaron Beck 8장 중 일부 발췌 및 수정/요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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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부 갈등의 대부분은 잘못된 의사소통 방식에서 비롯된다고 봐도 크게 지나치지 않을 정도로 부부 치료에서 잘못된 의사소통 방식의 확인과 교정은 중요합니다.
다음은 부부 의사소통에서 흔히 나타날 수 있는 대표적인 문제 양상을 소개한 것입니다.
1. 마음 읽기
부부 중 어느 한쪽이 피드백을 사용하지 않고 끊임없이 상대방의 의도를 짐작하여 그러한 짐작에 따라 행동할 때 문제가 발생하는데 이를 마음 읽기라고 합니다.
보기 : "딱 보니 우리 어머니가 마음에 들지 않는다고 당신 얼굴에 씌여 있던데 뭘~"
2. 패널 토의
부부가 서로 자신의 핵심감정을 표현하지 못할 만큼 너무 지나치게 이성적인 상황이 반복되는 것을 말합니다.
보기 : "당신은 왜 저녁에 늦게 되면 전화를 하지 않아요? 그러니 내가 어떤 계획도 세울 수가 없잖아요"
(핵심감정 : '나는 당신의 무심함에 화가 나고 혼자 있는 저녁이 외롭다')
3. '나는 절대로 옳다' 현상
부부갈등이 심한 부부일수록 서로 자신은 '옳다'고 믿으며 모든 문제를 자신의 관점에서 정당화하는 일이 많습니다. 아래의 자기 요약 증후군과 함께 위력을 발휘하게 됩니다.
4. 자기 요약 증후군
자기가 하고 싶은 말만 하고 상대방의 말을 귀 기울여 듣는 대신 그 말이 끝나기만을 기다리는 것을 일컫습니다.
5. 교차 불평
다른 사람의 불평에 자신의 불평으로 대응하는 것을 교차 불평이라고 합니다.
보기 : "나는 당신이 술값으로 너무 많은 돈을 사용하지 않았으면 좋겠어요", "당신이야말로 옷 좀 그만 사"
출처 : 부부상담과 치료(Counseling and Therapy for Couples) 내용 중 발췌 및 요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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