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미지 출처 :
YES24
제가 생각하기에 마음챙김 명상이 좋은 점은 아무 것도 강제하지 않는다는 것입니다. 목표를 설정하는 것 자체가 마음챙김 명상의 기본 전제와 맞지 않기 때문에 마음챙김 명상에서는 그저 '지금, 여기'에 그대로 머물러서 흘러가는 자신의 마음과 신체의 변화를 관찰하고 그대로 따라가라고 합니다.
우리가 세상을 살아가면서 겪게 되는 많은 마음의 문제들은 현상 그 자체를 그대로 관찰하고 받아들이지 못하고 자신이 의도한 방향으로 자연스럽지 않게 끌고 가려고 하기 때문에 생깁니다.
도박 중독을 치료할 때 가족들에게 제가 가장 많이 하는 말 중의 하나가 이것입니다. "돕고 싶은 마음의 크기만큼 물러서서 기다려라". 돕지 않는 것이 곧 도박 중독자를 돕게 된다는 역설적인 대처 방법입니다. 어설프게 도박자를 돕겠다고 나서는 것이 오히려 도박자가 도박 중독에서 벗어나는 것을 방해하기 때문에 하는 말이죠.
마음챙김 명상도 마찬가지입니다. 살을 빼기 위해서, 통증을 완화하기 위해서, 마음의 평안을 위해서, 어딘가에 도달하기 위해서 마음챙김 명상을 하는 것이 아니라 그저 나의 마음이 어디에 있는지, 어디로 흘러가는지 챙겨서 지켜보고 싶어 마음챙김 명상을 하는 것입니다. 그런데 그렇게 마음을 챙길 때 저마다 놀라운 변화를 경험하게 됩니다. 그리고 삶이 변화합니다.
이 책은 앞서 소개한
‘마음챙김 명상과 자기치유 上’의 다음 편으로 일종의 응용편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신체적 통증, 불안, 시간, 잠의 문제 뿐 아니라 사람, 역할, 일, 음식, 세상과 관련된 스트레스와 마음챙김 명상의 관계에 대해 설명하고 있죠.
깊이가 있는 내용이 아니기 때문에 상편만 읽어도 충분하고 관심 분야만 뽑아서 읽는 것도 하나의 방법입니다. 다만 '5부 자각의 길'은 빼놓지 말고 읽으세요.
중요한 건 꾸준히 생활 속에서 마음챙김 명상을 경험하는 것입니다. 공식 명상이든 비공식 명상이든지요. 그냥 책만 읽고 마는 것이 아니라.
책만 읽고 넘어간다면 이미 세상에 수없이 깔린 그저 그런 자기 계발서와 다를 바가 무엇이겠습니까. 그렇지 않습니까?
이 글의 트랙백 주소 :: http://walden3.kr/trackback/2295
★★★☆☆
이미지 출처 :
YES24
예전에
MBSR 체험기를 소개한 적이 있습니다. 물론 8주 프로그램을 제대로 이수한 것도 아니고 전문가 과정에 대해서는 쓴소리를 늘어놓은 적도 있지만 개인적으로 마음챙김 명상 자체에 대해서는 상당히 높게 평가하는 편입니다. 바디 스캔이라는 새로운 방법론의 효용을 체험하게 된 계기도 있었고요. 다만 항상 그렇지만 작금의 MBSR 유행에 대해서는 상당히 경계를 하는 편이기도 합니다. 뭐든지 차근차근 진행되지 않으면 날림이 되어 많은 사람들에게 상처를 입힐 수 있으니까요. 특히 치유라는 용어가 사용되는 모든 심리학 기법들은 매우 신중하게 적용되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어쨌거나 이 책에 대해 소개를 드리면 MBSR(우리나라에서는 마음챙김 명상이라고 부르죠)의 바이블이라고도 할 수 있는 책입니다. MBSR의 태두라고 할 수 있는 Jon Kabat-Zinn이 직접 쓴 책으로 1990년에 나왔습니다. 우리나라에는 90년대 말에 1차로 번역이 되어 들어왔고요.
이 책은 2004년 10월에 발행된 15주년 기념판을 번역한 것입니다. 실제로 우리나라에서 마음챙김 명상의 전파를 위해 애쓰는 장현갑 선생님이 역자 대표를 맡으셔서 그런지 번역은 깔끔하게 잘 되었습니다. 심리학에 대한 기본 지식이 없는 일반인이 읽어도 이해하는데 무리가 없을 정도입니다.
마음에 들었던 점은 마음챙김 명상만 하면 무슨 병이든지 고칠 수 있다는 식으로 약장수 짓을 하지 않았다는 겁니다. 순간순간을 의식적으로 살아가는 것이 순간을 위해 살아가는 찰나주의와 달리 순간 속에 사는 것을 의미한다는 내용이라든가 호흡과 같은 어느 특정 대상 하나에만 주의를 집중해야 한다는 강박적인 생각보다는, 떠오르는 것을 모두 기꺼이 받아들여 함께 한다는 유연한 사고를 개발하는 것이 마음챙김 명상의 가치라는 것을 강조하는 등 마음챙김 명상의 기본적인 가치를 제대로 설명하는 것이 좋았습니다. 우리는 그렇지 않아도 너무 혹세무민하는 세상을 살고 있잖아요.
마음챙김 명상은 누구처럼 되기 위해서, 어떤 목적을 달성하기 위해서가 아니라 우리가 우리처럼 되기 위해서, 성공과 실패라는 개념을 초월함으로써 자연스럽게 성장과 변화, 그리고 치유력을 가져오기 때문에 하는 것입니다.
치유라는 것도 치료가 아닌 관점의 변화를 낳는 것이죠. 마음챙김 명상의 치유는 우리가 내면에 이미 갖고 있는 완전성을 인식하고 동시에 우리가 모든 세상 만물과 서로 연결되어 있다는 연결성을 인지하는 것이라고 합니다. 우리의 내면에 있는 평화를 느끼는 것이죠.
'상편'에서는 마음챙김 명상에 대한 핵심 내용 소개가 주로 이뤄지고 있으니 제가 지금 읽고 있는 '하편'에서는 실질적인 내용이 소개될 것 같습니다.
이 글의 트랙백 주소 :: http://walden3.kr/trackback/2292
MBSR 8주 프로그램의 네 번째 회기는 '정좌 명상'에 대한 것이었습니다.
호흡 수련을 통해 마음챙김 능력이 증가하게 되면 호흡을 하면서 감정이나 생각의 변화를 순간순간 챙기는 호흡 확장훈련 단계를 거쳐 전신의 감각 느끼기 단계로 나아가게 됩니다.
마음챙김 호흡의 기본 자세는 바른 몸가짐(조신), 바른 호흡(조식), 바른 마음(조심)입니다.
호흡 확장훈련은 기본적인 것은 호흡 훈련과 같아서 감정을 알아차리기, 하복부에 마음 모으기는 동일합니다. 그런데 주의를 전신으로 확장하는 것이 달라서 복부 주변의 감각으로부터 얼굴을 비롯한 전신으로 의식의 폭을 넓혀가는 것이죠.
호흡할 때의 영역을 확장하면 자동 조정 상태에 빼앗겼던 마음을 현재 이 순간으로 데려오게 되는 것입니다. 이를 지속적으로 훈련하면 현재 이 순간에 의식을 지속적으로 머물게 할 수 있습니다.
호흡 수련을 많이 하지는 않았지만 정좌 명상을 하는 것이 어렵지는 않았습니다. 다만 어릴 때 다친 발목 때문에 말 그대로 정좌를 할 수가 없고 명상 시간이 길어지니 왼쪽 다리가 저리면서 의식이 현재에 머무르는 것이 쉽지 않았습니다.
명상을 끝내고 나서도 마음이 산란하여 평정 상태를 유지하기가 어렵더군요. 그래서 꼭 정좌 명상을 통해서만 호흡 수련을 해야 하느냐고 물었더니 그럴 필요가 없답니다. 무엇을 해야만 한다고 생각하는 것 자체가 판단이기 때문에 본인에게 잘 맞는, 그래서 호흡하기 편안한 방법을 찾으면 그것으로 하면 된답니다.
그래서 다음에는 바디 스캔을 하듯이 누워서 호흡 확장훈련을 했습니다 바디 스캔보다 호흡에 집중하면서 자연스럽게 의식을 머무르도록 했습니다.
정좌 명상보다 훨씬 더 쉽게 마음이 편안해지네요. 10분 정도 한 것 같은데 온 몸이 편안하면서도 머리가 맑아집니다. 명상을 마치고 시간을 보니 벌써 30분이나 지나있네요. 항상 명상을 할 때마다 느끼지만 신기하게도 시간이 빨리 흘러가는 느낌입니다.
제게 정좌 명상은 신체적인 제약 상 어려울 것 같고 누운 상태에서 바디 스캔과 호흡 명상을 모두 하는 방식으로 수련을 하는 것이 좋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이 글의 트랙백 주소 :: http://walden3.kr/trackback/2098
MBSR 8주 프로그램의 세 번째 회기는 마음챙김 명상에서 가장 중요하다고 하는 '호흡 명상'에 대한 것이었습니다.
당연하겠지만 호흡은 마음의 변화에 따라 달라지죠. 마음이 안정되지 않으면 호흡이 짧아지고 얕아집니다. 흥분하거나 화가 나면 빨라지고, 두려워지면 호흡이 멈추기도 합니다. 이완되고 행복감을 느끼면 호흡이 느려지기 때문에 천천히 호흡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호흡 명상이 왜 중요하냐 하면 호흡에 주의를 기울이면 몸과 마음이 안정되기 때문인데 마음챙김 명상에서는 호흡을 배를 바다에 정박시키는 닻에 비유합니다. 그만큼 중요하다는 것이죠. 호흡에 마음을 챙기는 훈련이 MBSR의 핵심과제라고까지 이야기합니다.
문제는 호흡을 억지로 통제하려고 애쓰지 말라는 겁니다. 어렸을 때 잠시 접해본 단전 호흡에서는 억지로 호흡을 통제한다는 느낌이 강했는데 마음챙김 명상에서는 자연스럽게 그냥 지켜만 보는 것으로 족하다고 합니다. 다만 흉식 호흡이 아닌 복식 호흡을 하는 것이 좋겠지요.
호흡 명상을 하기 위해서 정좌를 했습니다. 정좌가 불편한 사람은 의자에 앉아서 해도 됩니다. 입식 생활에 익숙한 사람일수록 바닥에 정좌하는 것이 어려우니까요. 저도 어렸을 때 왼쪽 발목을 심하게 다친 적이 있어 가부좌가 잘 안 됩니다. 그래서 반 가부좌를 취하다가 나중에는 평좌로 바꾸었습니다. 대신 양쪽 무릎이 모두 바닥에 닿도록 하는 것이 좋습니다. 매트를 말아서 엉덩이의 꼬리뼈 부분으로 깔고 앉으면 자연스럽게 두 무릎이 바닥에 닿게 됩니다. 손은 자연스럽게 무릎에 올려놓는데 보통은 손바닥을 위로 두지만 이것도 본인이 편할 대로 하면 됩니다.
허리와 머리를 똑바로 세우고 편안한 자세를 유지하면서 자연스럽게 호흡을 합니다. 처음에는 엉덩이에서 느껴지는 감촉에서부터 시작해서 호흡을 할 때의 몸의 움직임 특히 아랫배의 움직임에 주목하면서 따라가는 것이죠.
첫 호흡 명상은 20분 정도 했는데 처음 경험하는 것인데도 느낌이 좋았습니다. 명상을 시작한 지 얼마 되지도 않았는데 물 속에 들어간 것처럼 외부의 소리가 안 들리는 대신 제 숨소리가 크게 들리더군요. 세상에 호흡과 저만 있는 그런 느낌이었습니다. 모태의 자궁에 들어간 것처럼 안온하고 따뜻한 그런 느낌도 들었고요.
호흡 명상을 오래 하면 손이 따뜻해지고 입에 침이 고인다고 하는데 저는 손은 따뜻해지지 않았지만 확실히 침은 많이 고이더군요.
평상시에 대중 교통을 이용하면서도 할 수 있다고 하는데 저는 아무래도 조용한 곳에서 정좌 상태에서 하는 명상이 더 마음에 듭니다.
이 글의 트랙백 주소 :: http://walden3.kr/trackback/2086
MBSR(Mindfulness Based Stress Reduction)은 우리 말로 하면 '마음챙김'을 기반으로 하는 스트레스 감소 훈련 프로그램을 말합니다.
1970년대 말 Kabat-Zinn(이 사람은 특이하게도 직업이 분자생물학자입니다. @.@)이라는 'Yogi'가 환자들의 스트레스 감소와 이완을 위해 개발한 것으로 1990년대에는 스트레스에 의한 심인성 질환의 치료를 위해 개칭되었으며 2000년대에는 MBCT(Mindfullness Based Cognitive Therapy) 등의 프로그램들이 개발되었습니다.
마음챙김이란 의식하지 않은 상태에서 이곳저곳으로 방황하는 우리의 마음을 지금-여기에 집중하여 깨어있게 하는 것입니다. 깨어있는 삶을 훈련하는 것이 바로 마음챙김 명상이고요. 게슈탈트 치료의 기본 개념과 비슷합니다.
마음챙김 명상의 7가지 태도는 다음과 같습니다.
1. 판단하지 말라2. 인내심을 가져라3. 초심의 마음을 간직하라(마음을 열라)4. 믿음을 가져라(자신을 믿으라)5. 지나치게 애쓰지 말라6. 수용하라7. 내려놓으라
마음챙김 명상이 좋은 점은 억지로 무언가를 하라고 강요하지 않으며, 특별한 규칙이 없어서 자기만의 명상법을 찾아서 하도록 하는 겁니다. 취지가 참 마음에 듭니다.
고맙게도 제가 다니는 기관에서 전문가 보수교육을 위한 지원을 해서 전북대의 정애자 선생님이 이끄는 8주짜리 MBSR 수련 프로그램을 이수하게 되었습니다. 8주 동안 매주 하루는 새벽 6시에 출근을 해야 하는 것이 좀 괴롭지만 그래도 좋은 기회이니 열심히 해 보려고 합니다. 중간에 휴가가 있어 2주나 빠지게 될 것 같습니다만... ㅠ.ㅠ
판단하면 안되는 마음챙김 명상을 배우면서 첫 시간부터 판단하면 안 되지만 정애자 선생님은 저랑 스타일이 딱 맞는 분은 아닙니다. 뭐라고 콕 집어 말 할 수는 없지만 뭔가 마음에 탁 걸립니다. 그러든 말든 소중한 기회이니 열심히 해 봐야겠지요.
오늘은 첫 시간입니다. 간단히 MBSR에 대해 강의를 듣고 '먹기 명상'이라는 비공식 명상을 했습니다. 먹기 명상은 어떤 것으로도 가능하지만 MBSR에서는 주로 건포도를 이용합니다. 왜 하필 건포도인가 궁금했는데 해 보니 알겠더군요.
약 20분에 걸쳐 지시문에 따라 건포도를 관찰하고, 손가락으로 집어서 촉감을 느끼고, 귀에 대고 비벼서 소리를 듣고, 코에 대고 냄새를 맡고, 입에 넣어 감촉을 느끼고, 씹어서 질감을 느끼고 맛을 봤습니다. 별거 아닌 것 같지요? 해 보지 않았으면 말을 마세요~
이 광경을 아무 것도 모르는 사람이 밖에서 봤다면 정신이 나간 사람들이라는 생각이 들었겠지만 지시문에 따르자 신기하게도 세상에 나와 건포도만 있는 듯 진공 속과 같은 적막한 느낌이 들었습니다.
생김새, 촉감, 소리, 냄새, 질감, 다양한 맛을 모두 경험할 수 있는 먹을거리로 건포도 말고 다른 것을 찾기가 쉽지 않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모든 것을 본질 그대로 경험하려고 애써 온 것이 도움이 많이 되었지만 마음챙김 명상이 수준이 훨씬 더 높습니다. 뭐라고 설명하기가 어렵습니다. 직접 해 봐야만 이해하실 듯 합니다.
6시에 나와서 8시 30분까지 2시간 30분이나 수련을 하는 것에 비해 프로그램이 다소 느슨한 것이 좀 못마땅하기는 했지만 건포도 먹기 명상 하나 경험한 것으로도 그만큼의 보상은 충분히 되는 시간이었습니다.
앞으로도 기대가 됩니다.
덧. 먹기 명상을 자주 하게 되면 먹는 양이 줄어서 다이어트에도 도움이 된다고 합니다. 확실히 그럴 것 같습니다. 먹기 명상을 하게 되면 도무지 속도를 낼 수가 없으니까요.
이 글의 트랙백 주소 :: http://walden3.kr/trackback/208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