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 7시 30분에 일어났습니다. 늦잠을 자고 싶어도 저절로 일찍 일어날 수 밖에 없습니다. 왜냐하면
'버마 여행 - 요약' 포스팅에서 말씀드린 것처럼 버마가 우리나라보다 2시간 30분 정도 느리기 때문에 현지 시간으로 7시 30분이면 우리 시간으로 거의 11시에 육박하기 때문에 더 자고 싶어도 잠이 오지 않거든요.
씻고 9시 쯤 아침을 먹으러 식당으로 내려갔습니다. 버마 여행을 떠나면서부터 16:8 간헐적 단식을 시작했기 때문에 조식 미포함으로 숙소 예약을 하거나 조식이 필수로 포함되어 있으면 아점 형식으로 과일을 주로 먹는 정도로 가볍게 먹었습니다.
pool side 자리에서 간단한 과일식 위주로 먹었습니다. 날씨가 아주 화창하지만 만달레이는 그렇게 공기가 좋은 편이 아니라서 이동 중에는 마스크를 써야 하는 게 좀 불편합니다.
보시는 것이 버마 바나나인데 짜리몽땅합니다. 새콤한 맛이 강해서 특이한데 그래도 꽤 맛있습니다. 생각해보니 버마 여행 중에 이 바나나를 많이 먹은 것 같네요.
만달레이는 버마의 최북단이라서 그런지 양곤과 달리 전반적으로 선선합니다. 17도에서 29도 정도의 날씨라서 한 낮에만 살짝 덥기 때문에 돌아다니기 딱 좋습니다.
다음 주가 크리스마스라서 호텔 측에서도 정원에 크리스마스 트리를 장식해 놓았습니다. 아무래도 더운 지역에서 보는 크리스마스 트리는 아무리 봐도 익숙해지지 않는 것 같습니다.
10시 쯤 호텔을 나와 만달레이 왕궁부터 들르기로 했습니다. 걸어서 갈 수 있는 거리였거든요. 구글 맵으로 이동해서인지 아무리 올라가도 왕궁 방향으로 건너는 건널목이 나오지 않아 무단횡단을 할 수 밖에 없었는데 알고 보니 왕궁 입구에 신호등까지 있는 건널목이 있더군요;;;;
저 멀리 왕궁 입구가 보입니다. 왕궁으로 들어가려면 성벽 둘레로 깊게 파인 해자를 이 다리를 통해 건너야만 합니다.
이렇게 보니 해자가 얼마나 큰 지 아시겠지요?
4개의 문 중 유일하게 관광객들이 들어갈 수 있는 동쪽 문입니다.
동쪽 문 앞에 티켓 오피스가 있습니다. 입장권은 1인 당 10,000 짯입니다. 일행 중 한 명의 여권을 맡기고 묵고 있는 호텔 이름을 적은 뒤 사인하면 대표로 방문증을 주는데 목에 걸고 다니다가 나올 때 반납하고 여권을 돌려받으면 됩니다. 만달레이 콤보 티켓을 사면 왕궁 입장도 포함되는 점도 알아두세요.
만달레이 왕궁은 버마의 마지막 왕조인 꼰바웅 왕조가 거처했던 왕궁으로 영국이 침공했을 때 대부분의 건물이 소실되어 별로 볼 것이 없다는 평이 많았기에 원래 일정에는 빠져 있었는데 반려인이 보고 싶어해서 들어갔는데 들어가기를 잘 했습니다.
정문에서 왕궁까지 대략 600미터 정도 되기 때문에 걸어갈 만 하지만 자전거나 오토바이를 타고 가는 관광객들도 있습니다.
왕궁 입구입니다. 양쪽에 대포가 배치되어 있는 것이 인상적입니다.
넓지는 않아서 유물이 많지는 않은데 그래서 오히려 가볍게 들러볼 만 합니다. 유물로 꽉 차 있는 박물관은 구경하다 지치기 쉽잖아요(대표적인 것이
대만의 국립고궁박물관이죠;;;;)
전반적인 복원은 엉망이라는 평이 있지만 그래도 왕과 왕비가 거주하던 건물의 복원은 잘 된 것 같습니다.
붉은 색 목조 건물에 황금색으로 화려함을 뽐내네요.
전반적으로 건물이 무겁지 않고 가벼우면서도 우아한 느낌입니다.
붉은 색으로만 칠한 건물은 살짝 무섭게 느껴지기도 합니다. 벽에 손을 대면 붉은 칠이 묻어날 것 같아요.
황금색을 입힌 건물은 훨씬 더 화려하고 가벼워서 하늘로 날아오를 것 같은 느낌이고요.
왕궁 내부에 꽤 높은 목조 전망탑이 있는데 걸어서 올라가야 하는 수고가 있지만 경사가 급하지 않아 그리 힘들지 않고, 올라가서 보면 수고가 아깝지 않은 전망이니 꼭 올라가보세요.
왕궁의 전경이 한 눈에 들어오는 멋진 전망입니다.
보니까 왕궁의 전방에는 황금색을 덧입힌 건물들(아마 공용 건물인 듯합니다)이 배치되어 있고 안쪽의 붉은 건물들은 사람들이 거주했던 곳 같습니다.
어디나 몰지각한 사람들은 있지만 아름다운 한글로 이런 짓을 하는 한국인들을 보면 저주를 하지 않을 수가 없네요. 그 사랑 꼭 깨지기를. 그것도 아주 추잡한 막장 드라마를 찍으면서 깨지기를 바랍니다.
어느 나라나 그렇지만 버마도 왕궁에서 웨딩 사진을 찍는 커플이 많은 것 같습니다.
성 밖으로 나와 여권을 돌려받은 뒤 툭툭을 타고 오늘의 두 번째 목적지인 마하무니 파고다로 이동했습니다. 만달레이 왕궁에서 마하무니 파고다는 툭툭 기준으로 20분 정도 걸리는데 대부분 툭툭 기사들이 5,000 짯을 부릅니다. 저는 4,000 짯을 부른 기사의 툭툭을 탔습니다.
제가 방문했을 때는 뭔가 공사를 하는 중인지 주변이 좀 어수선했습니다.
마하무니 파고다(Maha Muni Paya)의 입장료는 콤보 티켓에 포함되어 있지 않아서 별도로 입장권을 구입해야 합니다. 1인 당 5,000 짯입니다.
버마의 파고다들이 대부분 그런데, 입구에서 본전까지 진입하는 통로 양쪽에는 기념품 가게들이 입점해 있습니다.
우리나라 국립공원 입구에 있는 기념품점 같은 분위기입니다.
굉장히 다양한 기념품이 있는데 대부분은 조잡해서 선뜻 손이 가지 않더군요.
버마의 여성들은 피부를 보호하는 가루를 광대뼈 근처에 바르는데 일종의 천연 비비크림 같은 겁니다. 저 나무 같은 것이 그걸 만드는 '타나카'입니다. 가루로 팔기도 하고 나무를 가져가서 맷돌에 갈아서 직접 가루를 내기도 합니다.
마하무니 파고다는 양곤의 쉐다곤, 짜익띠요의 골든락 파고다와 함께 버마 불교의 3대 성지입니다.
바닥의 대리석이 유리처럼 반들반들해서 맨발로 다녀도 발이 전혀 아프지 않습니다. 낮에는 시원해서 더위를 식히는 장점도 있고요.
오른쪽에는 직접 타종할 수 있는 작은 종들이 있습니다.
자기가 태어난 요일마다 다른 부처님 상이 놓여 있어서 물을 퍼서 부으면서 불경을 욉니다.
내부에는 사람들이 엄청 많은데 왜 그러냐 하면,
저 안쪽 내부에 안치된 마하무니 불상의 영험한 기운을 받기 위해서입니다. 2000년 전에 만들어진 것으로 알려진 마하무니 불상은 보도파야 왕에 의해 므락우에서 만달레이로 옮겨졌는데 이후 불자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습니다.
하지만 버마 불교인 소승 불교의 교리 상 여성은 불상 앞쪽으로 갈 수가 없어서 이렇게 대형 모니터로 남자들이 금박을 덕지덕지 붙이는 모습을 보거나,
멀리서 지켜봐야 합니다. 개인적으로는 좀 역겨웠습니다. 성차별적인 교리도 그렇고 금박을 덕지덕지 붙인 부처님이 꼭 황금 요괴처럼 보였거든요. 저는 독실한 불심으로 이해하고 넘어가지 못하겠더군요.
별로 유쾌하지 않은 마음을 빨리 날려버리고자 쉐인빈 수도원으로 이동하기로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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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마가 중국, 인도, 베트남, 라오스, 태국으로 둘러싸인 나라이다보니 우리나라에서 버마로 가는 루트도 아주 다양하지만 다행히 대한항공 직항편이 개설되어 있어 저는 경유편을 이용하지 않고 직항편으로 다녀왔습니다. 경유편을 이용하면 훨씬 저렴하게 갈 수 있지만 나이가 들면서 몸 힘드는 여행을 하고 싶지 않더군요. 현지에서 충분히 힘을 뺄텐데 시작부터 그러고 싶지는 않았습니다. 생각보다 직항 항공권 가격도 그렇게 비싸지 않았고요. 항공권 가격은 오히려 버마 국내 항공이 상대적으로 더 비싸게 느껴졌습니다.
* 국제항공 : 대한항공
- 가는 편 KE0471 ( 12/16 18:15 -> 12/16 22:10) : 6시간 25분 비행
- 오는 편 KE0472 ( 12/29 23:30 -> 12/30 07:15) : 5시간 15분 비행
-> 항공료 1,316,400원(2인)
=> 항상 느끼는 거지만 대한항공은 얄밉게도 현지 시간대에 최적화된 일정으로 기가 막히게 세팅을 해 놓아서 될 수 있으면 여행하는 국가의 국적기를 이용하려고 해도 대한항공을 이용하지 않기가 쉽지 않습니다. 이번 여행만 해도 저녁에 출발하는 항공편이라서 느긋하게 짐을 챙겨서 공항에 나갈 수 있었고 도착하자마자 짐 풀고 쉴 수 있었습니다(물론 도착하는 시간이 밤 시간이라서 숙박비가 추가되는 문제는 있지만). 돌아오는 항공편도 밤 11시 30분에 이륙해서 바로 푹 자면 아침에 인천 공항에 떨어지는 일정이라서 참 편리했거든요.
* 국내항공
- 12/18 양곤 -> 만달레이 ( 11:45 -> 13:10 )(Golden Myanmar Airlines) : 200불(2인)
- 12/21 만달레이 -> 바간 ( 07:00 -> 07:30 )(Air KBZ) : 113.98불(2인)
- 12/24 바간 -> 인레 ( 09:05 -> 09:45 )(Golden Myanmar Airlines) : 140불(2인)
- 12/27 인레 -> 양곤 (09:25 -> 10:35 )(Golden Myanmar Airlines) : 186불(2인)
=> 버마가 워낙 큰 나라이다보니 육로로 이동하면 시간을 많이 잡아먹기에 최대한 시간을 아끼고자 국내 이동은 네 번 모두 버마 국내 항공편을 이용했는데 3번은 Golden Myanmar Airlines, 1번은 Air KBZ사를 이용했습니다. 두 항공사 모두 깨끗하고 서비스도 괜찮았어요. 하지만 비용은 우리나라 국내 항공료와 비슷하거나 더 비싼 듯 합니다. 그래서인지 몰라도 이용자가 거의 외국 여행자들이더군요.
* 열기구 투어(www.Balloonoverbagan.com) : 900불(2인)
=> 터키, 케냐 때도 그렇지만 열기구 투어는 세계 어디에서 해도 무지막지하게 비쌉니다. 저는 특히 아침식사가 제공되는 premium package를 신청해서 더 비쌌는데 그냥 열기구만 타면 1인 당 350불까지 낮출 수 있는 것 같지만 그렇더라도 결코 만만치 않은 가격이죠. 물론 돈값을 제대로 하는 activity라서 다음에도 열기구 투어를 할 수 있는 곳(이집트라든가)으로 여행을 가게 되면 빼먹지 않고 꼭 할 겁니다.
* 대략 일정(12월 16일 출국 ~ 12월 30일 입국, 13박 14일 일정)
- 12월 16일 출국 및 양곤 입국 후 휴식
- 12월 17일 양곤 시내 워킹 투어 및 슐레 파고다
- 12월 18일 오전에 국내 항공으로 만달레이 이동, 체크인 후 쿠토도 파고다, 만달레이 힐 등정
- 12월 19일 만달레이 왕궁, 마하무니 파고다, 쉐인빈 사원, 우베인 다리 일몰 감상
- 12월 20일 잉와 -> 사가잉 -> 밍군 one-day tour
- 12월 21일 아침 국내 항공으로 바간 이동, 반려인 몸 상태가 좋지 않아 오후 일정 취소 후 휴식
- 12월 22일 바간 사원 tour -> 냥우에서 저녁 식사 후 복귀
- 12월 23일 새벽 열기구 투어 -> 뽀빠산 tour
- 12월 24일 아침 국내 항공으로 인레 이동. 체크인 후 오후에 인데인 보트 투어
- 12월 25일 까꾸 one-day tour
- 12월 26일 삔따야 -> 마인마예 one-day tour 후 냥우에 들러 저녁 먹고 복귀
- 12월 27일 아침 국내 항공으로 양곤 이동. Burma Bistro에서 점심, Junction City에서 쇼핑 후 쉐다곤
- 12월 28일 피플스 파크, 깐도지 호수공원 들른 후 아웅산 마켓, 보족 시장에서 쇼핑
- 12월 29일 체크아웃 후 호텔 풀 사이드에서 빈둥거리다가 양곤 시내에서 차 마시고 저녁 먹은 뒤 공항 이동
- 12월 30일 아침 인천 공항 도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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