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인에게 선물받은 티백차입니다. 독일 Schlürf GMBH사의 제품입니다.
이 회사의 티백이 재미있는 건 테마에 따라 남성과 여성, 아이들로 나뉘는데 제가 선물받은 건 남성 테마로 Andresen씨의 Green Mango라는 차입니다. 그래서 Herr Andresen's Green Mango라고 적혀 있죠.
이렇게 20개 들이로 구성되어 있고요. 유기농 녹차에 Mango와 Passionfruit을 첨가한 티로 비건들도 마실 수 있는 비건 인증차입니다.
Mango와 Passionfruit이 들어 있어 그런지 상큼하고 마실 때마다 refresh되는 느낌입니다. 다른 차는 어떨지 궁금해집니다.
기회가 되면 다른 시리즈도 구매할 의향이 있을 정도로 괜찮네요. 덕분에 잘 마셨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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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래 오늘 계획은 아침 일찍 일어나 Tubing Operator에게로 가서 tubing tour 예약부터 하는 것이었는데 아침에 느즈막히 일어나게 되니 언제 그랬냐 싶게 Tubing을 할 생각이 싹 사라지더군요. 어제 하루종일 노를 저은 것이 아무래도 몸에 무리를 줬나 봅니다.
그래서 오전에 더워지기 전에 탐푸캄(Tham Phu Kham)을 다녀오기로 했습니다. 순간의 선택이 10년을 좌우한다는 깨달음을 얻게 된 뼈아픈 결정이었습니다. 그냥 Tubing 할 것을... ㅠ.ㅠ
아침을 먹고 Reception에 가서 자전거 빌리는 값을 물어보니 클래식한 기본형 자전거는 6불, 마운틴 바이크는 7불이나 달라고 하네요. 아무리 새거라도 그렇지 너무 비싸서 포기.
어제 들어오다가 자전거 렌탈샵을 본 기억이 나서 일단 준비를 하고 길을 나섰습니다.
아침부터 날씨가 쨍한 것을 보니 오늘은 굉장히 더울 것 같습니다. 사진 오른 쪽 길가에 자전거가 세워져 있는 곳이 바로 렌탈샵입니다. 리조트에서 2~3분 정도 거리 밖에 안 되요.
방비엥에서는 어른들은 오토바이, 아이들은 자전거를 타는 것이 일반적이더군요. 함께 자전거를 타고 가는 두 소녀의 웃음이 참 해맑지요. 대체 뭘 보고 저리 웃나 봤더니...
길가에 면한 초등학교의 체육 시간인지 아이들이 뭔가를 하고 있네요. 그런데 잠깐, 자전거를 타고 가던 아이들도 비슷한 또래던데... 설마 땡땡이?
렌탈샵에 들어가보니 가게 안에 바구니를 아이 요람처럼 매달아 놨네요. 해먹처럼 슬슬 밀면서 아이를 보는 것 같습니다.
상태가 괜찮은 마운틴 바이크를 두 대 빌렸습니다(30,000 X 2 = 60,000낍). 당연하겠지만 리조트에서 빌리는 것보다 훨씬 쌉니다. 오랜만에 자전거를 타는거라 조금 어색하지만 이내 익숙해지더군요.
저희가 묵었던 리조트 바로 옆에 Toll Bridge가 있습니다. 방비엥에서 서쪽으로 남송강을 건너는 다리인데 건너려면 통행료를 내야 하죠(아마도 외국인만 내는 듯). 사진 오른쪽에 보이는 요금 정산소에서 티켓을 사야 합니다. 왕복 통행료로 보행자는 4,000낍, 자전거는 6,000낍, 오토바이는 10,000낍입니다. 저희는 자전거 두 대로 왕복할거라서 12,000낍을 냈습니다. 현금으로 내야 하고 날짜가 찍힌 표로 교환해줍니다.
Toll Bridge를 건너는 도중에 오른쪽으로 리조트가 보입니다. 음식맛은 별로이고 값은 무지하게 비싸지만 전망만큼은 정말 훌륭한 식당 테라스가 보이네요;;;
별로 튼튼해 보이지도 않는 쇠줄을 연결하고 바닥에는 널판지를 얼기설기 올려 놓은 형태라서 상당히 약해 보이는 다리입니다만 나름대로 운치가 있습니다. 이 다리는 그나마 괜찮은 축에 속하는데 상류에는 이보다 약한 다리들이 많아서 우기에 홍수가 나면 떠내려가는 일이 잦다고 합니다.
탐푸캄으로 가는 길 중에서 잘못 들면 엉뚱한 곳으로 빠지게 되는 대표적인 삼거리입니다. 여기에서 오른쪽으로 가야하는데 왼쪽으로 가면 어떻게 될 지 아무도 모름;;; 특히 중간중간에 비슷한 이름의 동굴들이 많아서 옆으로 새지 않도록 조심해야 합니다. 이정표 확인, 현지인에게 또 확인!! 지금 기억으로는 맨 마지막을 제외하고는 한번도 왼쪽으로 꺾었던 적이 없는 것 같습니다만..... 확실하지 않으니 항상 확인하세요.
저희는 아무 생각없이 지도 상의 거리만 보고 그냥 자전거를 타고 다녀오면 되겠거니 하고 생각했는데 정작 가 보니 Tham Phu Kham으로 가는 길은 온통 비포장도로(포장도로 전혀 없음)인데다 생각보다 훨씬 멉니다. 일반 자전거로는 어림없고 마운틴 바이크로도 엉덩이와 사타구니가 멍들 정도로 험한 길(실제로 멍들었음)이죠. 나중에 보시겠지만 길만 험하면 그나마 다행인데 탐푸캄 또한 굉장히 험한 산꼭대기에 있는 동굴이라서 힘이 두 배로 듭니다.
그러니
방비엥에서 탐푸캄을 갈 때에는 차량을 섭외하거나 최소한 스쿠터처럼 동력이 있는 탈 것을 이용해서 가세요.
오른쪽으로 꺾었습니다. 흙이 정말 붉은 색이죠?
방비엥의 산은 카르스트 지형이라서 그런지 나무가 우거져 있어도 굉장히 뾰족하게 깎아지른 듯한 산세가 독특합니다.
길이 험해서 그렇지 가는 길 중간중간에 정겨운 풍경을 많이 만날 수 있습니다. 새끼들을 데리고 풀숲을 뒤지고 있는 어미닭도 볼 수가 있고요.
앞마당에서 강아지와 아기 고양이가 사이좋게 볕바라기를 하는 걸 지나가기도 합니다.
탐푸캄을 1km 남짓 남겨놓고 만날 수 있는 SAELAO Project 레스토랑입니다. 헬멧을 쓰고 서 있는 청년이 타고 가던 스쿠터가 험한 길에 고장나 결국 식당에 맡기고 작은 스쿠터에 세 명이 낑겨 타고 방비엥으로 돌아가는 눈물나는 장면입니다. 그만큼 길이 거칠어요. ㅠ.ㅠ
SAELAO Project는 라오스 농촌에 지속가능한 방식의 성장 시스템을 구축하기 위한 것으로 방비엥에서 시작해서 라오스 전역으로 확산되고 있다고 하네요. 이를 지원하기 위해 세계 각국에서 몰려든 자원봉사자들로 운영되는 일종의 자원봉사자 마을입니다. 우리나라 젊은이들도 다녀갔다고 하네요. 자원봉사자들은 여기에서 숙식을 해결하면서 주어진 일을 무보수로 합니다. 레스토랑도 그 중 하나죠.
관심있는 분들은 www.saelaoproject.com을 방문해서 살펴보세요.
레스토랑은 입구에서 가깝고 연못 위에 지어놓았습니다.
자원봉사자들은 가축을 돌보거나 레스토랑에서 서빙을 하기도 하고 농작물을 재배하기도 하는데 일이 없을 때에는 사진에 보이는 해먹에서 낮잠을 자거나 책을 읽거나 악기를 연주하는 등 자유롭게 지냅니다. 레스토랑의 수익금은 모두 프로젝트를 지원하는 비용으로 사용된다고 합니다.
화장실에 모인 배설물들까지 바이오 가스를 생산하는데 재활용된다고 하네요. 버려지는 것이 하나도 없습니다.
지속 가능한 방식으로 운영하려니 모든 것을 재활용하고 친환경으로 유지하는 것 같습니다.
날씨가 더웠기 때문에 라임하고 파인애플 쉐이크를 한 잔씩 주문했습니다. 모두 여기에서 직접 가꾼 친환경 과일이고 주문을 하면 곧바로 갈아서 가져다 줍니다. 각각 10,000낍. 과일을 통째로 갈아넣어서 그런지 과육이 많고 맛있습니다.
배도 살짝 출출하기에 모듬 과일(15,000낍)도 주문했습니다. 망고, 바나나, 파파야 등을 투박하게 썰어다 줍니다. 정감있네요.
물이 필요하면 친환경 정수된 물을 텀블러나 병에 리필만 할 수도 있습니다(2,000낍). 저희도 가져간 병을 주고 리필했습니다. 땡볕에 자전거를 타자니 물이 모자랄 수 밖에 없더군요.
응? 왠 샴 고양이 한 마리가 어슬렁거리며 지나다니더니..
금방 자리를 잡더니 낮잠을 빠져듭니다. 팔자 좋은 녀석이네요.
이름모를 나비 한 마리도 근처에서 날개를 쉬어 갑니다.
더위도 식힐 겸 충분히 쉬면서 재충전을 하고 다시 길을 나섰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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