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전에 정통 중식(?)을 비건으로 즐기고 싶은 분들께
'망원동 황금룡'을 추천드렸죠. 망원동 황금룡이 우리가 흔히 말하는 중국집에 가깝다면 오늘 소개하는 ALT.a는 퓨전 중식이지만 오리지널 음식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으면서도 깔끔한 맛을 보여주는 곳입니다.
ALT.a는 이태원점과 도산공원점이 있는데 아무래도 비건 레스토랑이 이태원에 많다 보니 저는 주로 이태원점을 가게 되더군요. 네이버에서 온라인 예약하고 갔습니다.
ALT.a 이태원점의 위치는 '서울 용산구 보광로 109 1층'입니다. 이태원역 4번 출구에서 250m 정도 떨어져 있는데 해밀턴 호텔을 등지고 엔틱 가구거리 방면으로 5분 정도 걸으면 도로 오른쪽에 있습니다.
차를 가져가실 분은 우선 '이태원1동 노상 공영 주차장'으로 가세요. ALT.a에서 5분도 안 걸리고 공영 주차장치고는 비싸지만 그래도 이태원 주차비로는 싼 편입니다. 30분에 1,500원이고 1시간 살짝 넘게 주차했더니 3,250원 나왔습니다. 하지만 점심 무렵에 가면 빈 자리 찾기가 쉽지 않습니다. 이 경우 해밀턴 호텔 삼거리 근처에 유료 주차장을 이용할 수 있습니다. 1시간 주차에 7,500원으로 공영 주차장의 2배가 넘지만 주차비가 비싸기 때문에 항상 빈 자리가 넉넉하게 있다는 게 장점입니다.
ALT.a 이태원점은 도로 변에 위치해 있고 휠체어도 접근 가능합니다. 이 사진은 3월에 처음 갔을 때 찍은건데 야외석은 살짝 추워서 실내 자리에 앉았고 5월에 두 번째 갔을 때는 야외석에서 식사를 했습니다. 폴딩 도어도 활짝 열어서 어디에 앉아도 개방감이 괜찮았죠.
ALT.a의 모든 메뉴는 비건이고 고기 식감이 필요한 메뉴는 100% 식물성 고기를 사용합니다. 전반적으로 이태원치고는 합리적인 가격대인데 아무래도 식사 메뉴보다는 요리 메뉴의 가격이 높은 편입니다.
오트 밀크를 이용한 커피 메뉴도 있고 비건 와인 리스트까지 갖추고 있어서 중식을 안주로 술자리를 가질 분들에게도 괜찮습니다.
에피타이저로 주문한 '식물성 참치 바게트 샐러드(6,000원)'입니다. 참치 카나페 느낌인데 저는 입맛을 돋우기에 아주 좋았는데 같이 간 반려인은 식물성 참치 때문인지 살짝 기름지다고 하네요. 재주문 의향 있습니다.
처음 갔을 때는 기본에 얼마나 충실한 지 알아보고 싶어서 식사 메뉴 중 일부러 베스트 메뉴로 주문했습니다.
베스트 식사 메뉴 중 하나인 '된장 짜장면(9,000원)'입니다. 된장맛이 너무 강하지 않을까 살짝 걱정했는데 생각보다 된장맛은 별로 느껴지지 않습니다. 하지만 짜장면이라는 음식에 대한 선입견이 너무 강해서인지 좀 밍숭맹숭한 느낌이었습니다. 깔끔한 짜장면을 좋아하는 여성분들을 공략하기에 좋을 것 같았습니다. 저는 한번 맛본 것으로 충분합니다.
'매운 버섯 짬뽕(10,000원)'입니다. 면과 밥 중에 선택할 수 있습니다. 칼칼한 정통 짬뽕맛이고 목이버섯과 각종 야채가 풍성해서 부실하게 느껴지지 않습니다. 면을 다 먹고 나서도 국물이 많이 남았기에 밥까지 추가 주문해서 말아 먹었습니다.
공기밥은 1그릇에 2,000원입니다. 추가 주문해서 먹기에 딱 적당한 양이 나옵니다. 말아서 둘이 먹으면 딱 맞는 양입니다.
처음 갔을 때는 요리를 주문하지 않았기에 디저트로 '시나몬 도넛(4,000원)'도 하나 주문했습니다. 시나몬 도넛에 팜 슈거와 달고나를 토핑했는데 소스에 적셔서 먹으면 디저트로 딱입니다. 생각보다 달지는 않은데 커피랑 같이 먹으면 더 맛있을 것 같습니다.
5월에 두 번째 방문했을 때 주문한 '그린 마요 두부 샐러드(18,000원)'입니다. 샐러드치고는 살짝 가격이 비싸다고 느낄 수 있는데 먹어보면 가격 생각이 별로 안 납니다. 비건들은 보통 샐러드에 진심이고 대체로 워낙 다양한 샐러드를 먹어 봤기 때문에 샐러드 입맛이 까다로운 편인데 사용한 채소가 하나같이 엄청 신선합니다. 식감부터 달라요. 소스도 직접 만든 소스 같습니다. 사진에는 잘 안 보이지만 건두부가 들어 있는데 채소와 아주 잘 어울립니다. 새로 출시한 신메뉴인데 다른 샐러드에 대한 기대감까지 높이는 메뉴입니다.
첫 요리로 주문한 탕수육(23,000원)입니다. 양이 좀 적어 보이지만 아닙니다. 둘이서 식사 메뉴 하나만 추가해도 충분히 배부를 정도입니다. 돼지고기 탕수육과 달리 비건 탕수육은 고기 비린내가 나지 않는 대신 잘못 만들면 눅지기 쉬워서 식감이 꽝인데 바삭하면서도 달콤새콤한 소스와 기가막히게 어울리네요. 전혀 다른 음식이지만
'푸드더즈매터'의 마라 떡볶이가 떠오르는 식감이었습니다. 이것도 추천합니다.
첫 방문 때 된장 짜장면을 주문했기에 오리지널 짜장을 먹고 싶었지만 면은 이미 한번 맛을 봤으니 짜장밥은 어떨까 궁금해서 시켜 본 '짜장 야채 볶음밥(9,000원)'입니다. 역시 사진만 보면 양이 적어 보이지만 아닙니다. 짜장때문에 적어 보이지만 밥을 수북하게 담은 거라서 막상 비벼서 먹어보면 충분합니다. 볶음밥의 정석으로 너무 기름지지 않으면서도 밥알이 고슬고슬하게 볶였고 채소도 딱 적당히 들어 있습니다. 짜장이 부족하지 않을까 걱정되지만 막상 비비면 딱 맞는 양입니다. 이것도 추천합니다.
두 번의 방문을 통틀어 별로라고 생각한 메뉴가 하나도 없어서 매번 방문 때마다 새로운 메뉴를 try해 보고 싶을 정도로 기대감을 주네요. 깔끔한 퓨전 중식을 맛보고 싶은 비건(논비건이라도)들께 자신있게 추천드릴 수 있는 곳입니다.
휴일 없이 매일 11시 30분에 오픈해서 밤 10시까지 영업하는 곳이니 언제든 방문할 수 있어 더욱 마음에 듭니다. 다만 오후 3시에서 5시까지 2시간 동안 break time이니 참고하시고요.
세 번째 방문 때 에피타이저로 주문한 '홍유만두와 고수 샐러드(16,000원)'입니다. 만두를 곁들인 샐러드라고 생각했는데 고수를 곁들인 만두에 가깝습니다. 만두에 고수와 잘게 썬 파를 곁들여 함께 먹는 건데 맛있습니다. 불향도 나고, 살짝 마라맛 같은 것도 나지만 그렇게 맵지는 않습니다. 기름이 튈 수 있기 때문에 먹을 때 조심스럽지만 향미가 남다릅니다. 다만 16,000원이라는 가격은 살짝 부담스러워서 자주 먹게 될 것 같지는 않습니다.
세 번째 방문 때 식사 메뉴로 시킨 마파두부밥(10,000원)입니다. 매우 매운 음식으로 표시되어 있지만 생각보다 맵지 않습니다. 마파 두부가 매우 부드러운데 간이 살짝 약한 느낌이라 자극적인 중식을 싫어하는 분들께만 추천합니다.
세 번째 방문 때 식사 메뉴로 주문한 가지 덮밥(10,000원)입니다. 오리지널과 매운맛 중에서 고를 수 있는데 어떤 지 살펴보려고 오리지널 버전으로 주문했습니다. 가지에 불향이 많이 나고 밥도둑입니다. 고수와 같이 먹어도 어울립니다. 매운맛도 어떨지 궁금해지는 가지 덮밥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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