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찍는 것을 좋아하고 동시에 여행다니는 것을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결국은 '여행 사진'을 잘 찍고 싶다는 욕구를 느낄 수 밖에 없습니다.
대부분의 여행이 어렵게 시간과 돈을 마련해 가는 것이기 때문에 다시 오기 쉽지 않은 기회이고 그러다보니 사진을 잘 찍고 싶은 조바심도 그만큼 강하게 마련이죠. 그래서 휴식을 위한 여행인데 촬영 장비를 한가득 짊어지고 다니기도 하고요.
저도 재작년 네팔 여행 때 그 무거운 70-200mm(f2.8) 망원렌즈까지 들고 갔지만 결국 제 실력의 한계만 절감하고 돌아왔습니다.
그래서 그냥 18-200mm(f3.5~5.6) 하나만 마운트해서 갖고 다니는게 가장 속편한데 이미 함께 사는 사람에게 줘버린지라 저는 17-50mm(f2.8) 표준렌즈를 마운트하고 11-16(f2.8) 광각렌즈 하나만 더 들고 갑니다. 그러니 짐이 확실히 줄었네요.
앞으로도 삼각대나 플래시 등 기동성에 해가 되는 장비는 사진 촬영을 위한 여행이 아니라면 자제할 예정입니다.
여행 사진 촬영에 도움이 되는 몇 가지 팁을 정리해 봤습니다.
* 105mm 매크로렌즈는 접사촬영에도 사용하지만 음식이나 인물을 촬영할 때도 요긴하게 쓰인다.* 후보정을 염두에 둔다면 밝은 것보다는 조금 어둡게 촬영하는 것이 좋다.* 흐린 날이나 비 내리는 날은 나무나 야생화를 촬영하기에 좋다. 맑은 날보다 더 생생한 색으로 표현된다. * 편광필터를 장착하고 뷰 파인더를 보면서 필터의 링을 돌리면 가장 어둡게 보이는 지점이 있다. 이 때 편광효과가 가장 뛰어나다. * 내리는 빗줄기를 순간적으로 정지시키기 위해서는 1/125초 이상의 빠른 셔터속도가 필요하다. 굵은 빗줄기를 연속적인 흐름으로 표현하려면 셔터속도를 1/10~1/60초로 하면 된다.* 플래시의 광량은 주 피사체를 비추고 있는 빛보다 밝으면 부자연스러우니 부족한 빛에 살짝 더해준다는 느낌으로 사용하는 것이 좋다.* 움직임을 자연스럽게 표현하려면 후막동조가 더 유리하다. 또 눈이 흩날리거나 비가 내리는 느낌을 실감나게 표현하려면 1/20~1초 정도로 촬영한다.* 매직 아워 : 대략 해가 진 뒤 20~40분 정도 지난 시점* 조리개를 개방(f2.8~5.6)해주면 흔들리지 않는 사진이 가능하다. 특히 화각이 넓은 광각렌즈일수록 흔들림에 덜 민감하다. * 달 자체를 선명하게 촬영하려면 스팟측광모드로 달 표면의 정확한 노출값을 측광하면 된다. 달은 셔터 속도를 1/4초보다 더 빠르게 촬영해야 한다. 달빛은 밝기가 약하므로 셔터 속도가 길어야 한다. * 스톰 라이트는 빛을 받는 부분(주 피사체)과 받지 못하는 배경(먹구름 낀 하늘)이 2단계 이상의 노출 차이가 난다. 이 때는 빛이 비치는 주 피사체에 측거점을 맞추고 스팟측광모드로 측광하면 된다. * 여명 무렵의 노출 측정은 중간 밝기의 구름이나 하늘 부분에 측거점을 놓고 스팟모드로 측광하거나 밝은 부분을 피해 중앙부중점모드로 측광하면 된다.* 새벽이나 석양 무렵은 삼각대가 있을 때 감도를 100이나 200으로 설정하고 저속셔터로 촬영하면 노이즈가 보이지 않는다. * 피사계심도는 조리개를 조여주거나, 초점거리가 짧은 광각렌즈로 촬영하거나 초점을 맞춘 면을 중심으로 앞뒤 사물의 거리차이가 많이 나지 않을수록 깊어진다. * 1/15초 이하로 셔터속도를 길게 주면 물의 흐름이 중첩되어 표현된다.* 계류의 흐름이나 폭포수를 아름답게 표현하려면 흐린 날과 아침, 저녁이 좋다. 빛이 강한 한낮에는 물에 노출을 맞추면 주변부가 노출 부족으로 검게 표현된다.* 아침, 저녁이라도 원하는 셔터 속도가 나오지 않을 때 편광필터를 사용하면 1~2단계 정도 느리게 할 수 있다. 이 때 편광필터는 젖은 바위에서 난반사되는 빛을 제거하는 데도 유용하다.* 스팟 측광 시 측거점은 물의 가장 밝은 부분에 있어야 한다. 그래야 물의 가장 밝은 부분에 디테일이 살아난다.* 인물 사진을 찍을 때는 상대방의 눈높이보다 조금 위에서 찍으면 매력적인 인물 사진이 된다. 눈높이를 맞추되 조금 위에서 내려다보면 자연스럽고 세련되어 보인다. * 피사체의 특정 부분에 빛이 들어와 그 부분을 돋보이게 하려면 스팟모드로, 주 피사체가 가운데 부분에 있다면 중앙부중점모드로, 빛이 고른 상황이라면 평가측광모드로 측광하면 된다. * 어둠이 완전히 내려 하늘이 캄캄해졌을 때는 어렵다. 검은 하늘이 많으면 빛을 받고 있는 건물 중 중간 정도의 밝기를 가진 곳을 측거점으로 해서 스팟모드나 중앙부중점모드로 노출을 측광해보자. * 이른 아침의 청정한 분위기를 더 강조하기 위해 화이트밸런스를 백열등모드로 설정하면 청색이 강조된다. 일몰이나 일출 시 주황색이나 붉은색을 더 강조하려면 흐린 날(그늘) 모드로 촬영한다. * 우리의 시각과 비슷한 느낌으로 촬영하려면 1.5 크롭바디의 경우 35mm에 맞춰놓고 촬영하면 된다.* 보통 조리개 수치를 중간(f8~13)에만 맞춰도 깊은 심도를 얻을 수 있고, 조리개를 조일수록 심도가 깊어진다. * 망원 줌렌즈를 사용할 때 셔터속도는 가능하면 빠르게(200mm 초점거리에서는 1/200초 이상)* 1.5 크롭바디의 경우 여행에서 자주 접하는 음식을 찍을 때는 60mm 접사렌즈가 알맞다.* 접사렌즈를 사용할 때는 조리개를 조여 피사계심도를 깊게하는 것보다, 피사체가 초점면과 수평을 이루도록 구성하는 것이 좋다. 이렇게 피사체와 수평면으로 구성하려면 무릎을 꿇거나 바닥에 엎드리거나 누워야 한다. * 카메라의 좌우에서 비스듬하게 비추는 측면광이 가장 좋은 풍경 사진을 만들어낸다. * 열정적인 탱고나 플라멩고, 벨리댄스를 실감나게 표현하려면 저속셔터가 효과적이다. 먼저 1/50초 정도로 촬영해보자.
- 지구별여행사진가 김원섭의 '여행 사진 잘 찍는 법(2011)'에서 일부 발췌 및 요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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