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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 영화
그동안 너무 바빠서 차일피일 관람을 미루다 아이맥스 영화관에서 내려갔다는 말을 듣고 거의 자포자기 상태였는데 최근에 다시 상영한다는 말을 듣고 부랴부랴 예매해서 14일 밤에 상암 IMAX관에서 22시 40분에 시작하는 걸 보고 왔습니다.
책, 영화, 미술, 공연 할 것 없이 미리 공부한 뒤 체험하는 걸 별로 안 좋아하는지라 상대성 이론이든, 천체 물리학이든 신경쓰지 않고 아무런 사전지식 없이 용감하게 봤습니다. 완전 무식 상태에서 봤는데도 이해하는데 별로 어려움이 없더군요. 사실 공부를 하고 봐야 하는 영화라는 생각 자체가 안 들었습니다.
어떤 분들은 블랙홀, 웜홀, 5차원 뭐 이런 내용으로 열심히 이야기를 하시고, 어떤 분들은 딸바라기 아버지에 초점을 맞추어 이야기를 하시던데 저는 이 영화를 보면서 아래의 두 가지 생각만 계속 들었습니다.
'역시 시간이 가장 소중한 자원이다. 현재를 열심히 즐겁게 살자', '그러게 이 무지막지한 인간들아 지구가 그나마 건강할 때 작작 좀 착취하지 그랬냐'
미국에 엄청난 황사가 불어 작물이 황폐화되고 인류가 아사의 위기에 처하는 게 얼마나 타당한 예측인지는 모르겠으나 30만 평에 실제로 옥수수를 심어 경작한 후 영화를 찍었다는 크리스포터 놀란 감독의 무대포 정신에는 경의를 표하지 않을 수가 없습니다.
복선을 일부러 깐 것인지는 모르겠지만 앞 뒤가 연결되는 일종의 반전도 좋았습니다.
매튜 매커너히와 앤 해서웨이의 연기는 역시나 좋았습니다. 매튜 매커너히는 너무 잘 생긴 외모 때문에 그동안 연기력을 제대로 평가받지 못해 온 느낌이었는데 '링컨 차를 타는 변호사(2011)'와 '더 울프 오브 월 스트리트(2013)'에 이어 이 영화에서 훨훨 날았습니다. 앤 해서웨이도
'레미제라블(2012)'이 이어 확실한 연기파 배우로 자리잡은 느낌입니다.
많은 분들이 지금도 여전히 인터넷 여기저기서 논쟁 중인 영화로 호불호가 갈립니다만 개인적으로 저는 참 좋았습니다.
작년 10월 경에 개봉한
'그래비티(Gravity, 2013)'와는 또 다른 의미에서 대단한 작품입니다. 2시간이 넘는 러닝 타임이 전혀 지루하지 않네요. 다만 중간에 화장실을 다녀오지 않으려면 음료수 섭취를 조심해야 할 것 같습니다. ^^
그래비티를 감명깊게 봤다면 이 영화도 즐겁게 감상하실 수 있을거라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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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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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 영화
심리평가를 하는 임상심리학자들이 두려워하는 것 중 하나는 진단을 틀리는 겁니다. 그나마 우리나라는 진단에 대한 책임이 의사에게 있기 때문에 덜하기는 하지만 그래도 심리평가 결과가 진단을 지지하는 중요한 근거로 사용되는만큼 틀린 진단으로 피검자/환자의 치유에 방해가 되는 일을 하게 되는 것은 아닐까 하는 두려움의 정도는 결코 무시할 만한 수준이 아닙니다.
그렇다면 진단을 내릴 정도가 아닌 사람에게 진단을 내리는 것과 진단을 내려서 치료를 받아야 할 사람을 아무런 문제가 없다고 하는 것 중 어느 것이 더 큰 문제일까요? 둘 다 문제이기는 하지만 진단을 내릴 정도가 아닌 사람에게 진단을 내리는 문제가 더 큰 문제입니다. 왜냐하면 대부분의 정신과적 문제의 경우 진단이 필요한 사람에게 진단을 내리지 않아도 다른 치료진이나 기관에서 치료를 시작할 가능성이 있지만 치료를 받아야 할 정도의 문제가 아닌데도 진단을 내리게 되면 엉뚱한 정신과 약을 먹어야 하거나 심리적인 치료(심리적인 치료가 무조건 도움이 되는 것이 아닙니다)를 받게 될 수도 있으니까요.
이 영화에서 변호사인 매튜 매커너히가 몸을 떨면서 고백하는 두려움은 무고한 의뢰인을 감옥에 보내는 것입니다. 즉 아무런 문제가 없는 사람에게 낙인을 찍고 검사와 협상을 해서 감옥에 보내는 것이지요. 문제가 없는 사람에게 진단을 내리는 것과 비슷한 상황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이 영화를 보면서 함부로 진단을 남발하는 심리평가 문제가 느닷없이 떠오르더군요.
말이 스릴러이지 너무나 차분하게 진행되고 결말까지 대충 예상되는데도 매튜 매커너히와 라이언 필립의 명 연기와 탄탄한 스토리에 힘입어 두 시간이나 되는 러닝 타임이 전혀 지루하지 않은 영화였습니다. 저는 기대 이상으로 흡족하더군요.
다만 취향을 많이 타는 영화이기 때문에 인터넷 영화평도 극과 극으로 나뉩니다. 신중하게 선택하시기 바랍니다.
덧. 영화 음악을 좋아하는 분들은 OST에 집중해서 보시면 또 다른 맛을 느끼실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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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미지 출처 : 씨네 21
벤 스틸러, 로버트 다우니 주니어, 잭 블랙, 매튜 매커너히, 닉 놀테에다가 톰 크루즈까지 호화 캐스팅의 절정을 보여주는 영화입니다. 전에 포스팅했던
'내가 숨쉬는 공기'를 능가합니다.
그런데 로버트 다우니 주니어가 흑인으로, 톰 크루즈가 대머리 벗겨진 제작사 회장으로 분한 것을 제외하고는 뭐 하나 자랑할 만한 구석이 없는 영화입니다.
초반에는 지뢰 밟고 폭사한 감독의 머리를 총 끝에 꽂아놓고 흰 소리를 늘어놓아서 얼굴을 찌푸리게 하고 fuck ,shit을 빼면 대사가 되지 않을 정도의 저속한 농담으로 일관하더니 후반부에는 어설픈 액션으로 시선 둘 곳이 없을 정도로 극악의 화면을 보여줍니다.
벤 스틸러가 7년 만에 감독을 맡아 내놓은 신작이라는데 미국 문화를 속속들이 이해하는 분이 아니라면 즐겁게 보기가 어려운 영화입니다.
슬랩스틱 코미디도 아니고, 그렇다고 날카로운 풍자나 해학이 숨어있는 것도 아니고...
그래도 뭔가 나오겠지 하면서 혹시나 하고 봤는데 역시나입니다.
킬링타임용 영화라고 자위하면서 끝까지 볼 수도 있겠습니다만 저라면 그 시간에 다른 영화를 보겠습니다.
비추입니다.
덧. 맨 마지막에 톰 크루즈가 춤추는 장면이 나오는데 그거 하나 볼거리입니다. -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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