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미지 출처 : 알라딘
세이노(세이노가 누군지 모르는 분은 '뇌입어 지식즐'을 이용하거나 검색 엔진을 이용하세요)가 '꼭 읽으라'고 추천한 책입니다.
세이노에 대한 세간의 평가는 상당히 극과 극을 달리는데, 저는 인지적으로는 50% 정도 이해하고 공감하고 감정적으로는 200%이상 싫어합니다. 하지만 험난한 세상을 살아나가는데 필요한 악랄한 기술을 익혀서 써먹어야 할 상황이라는 것이 분명 있으니까요. 그런 면에서 세이노의 칼럼은 도움이 됩니다(이미 다 읽었다는... -_-;;;).
이 책을 읽으면 세이노가 칼럼에서 보여준 모습이 어디에서 유래한 것인지 어렴풋이 깨닫게 됩니다. -_-;;;
이 책의 저자인 Phil Porter는 맥도널드 더글러스, 제네럴 다이나믹스 등 미국에서 사내 경쟁이 치열하기로 유명한 회사에서 최고 경영자의 위치에 오른 인물입니다. 저자는 이 책에서 회사는 정글이며 상사, 동료, 후배는 경쟁자이자 적이라고 단정하고 살아남기 위해 먼저 죽여서 먹어 치우라고 종용(?)하고 있습니다. 이 책에 확실히 없는 단 하나의 단어는 이타주의(altruism)입니다(이제 어떤 책인지 아시겠죠?).
그런데 이 책은 미국 회사 생활을 배경으로 하고 있기 때문에 융통성 없이 우리나라 조직문화에서 그대로 따라했다가는 왕따를 자초할 위험한 기술들이 상당수 있습니다. 그러니 잘 골라서 써 먹어야 합니다.
그리고 이 책은 최고 경영 전략가의 자리에 오르기까지 필요한 다양한 기술은 가르쳐 주고 있지만 그 이후의 이야기는 생략되어 있습니다. '행복하게 잘 살았다'로 끝나면 좋겠지만 자기 자신의 이익을 위해서 수많은 사람을 짓밟고, 목을 자르면서 차지한 정상의 자리가 과연 얼마나 지속될런지... 끊임없이 정적을 숙청해내고 자객을 두려워해야하는 최고 경영 전략가의 자리가 올라갈 가치가 있는 것인지도 의문이고...
Phil Porter는 그가 서 있는 자리에 올라오기까지 저지른 악행(?)만 가지고도 지옥에서 한 자리는 차지하고도 남음이 있을텐데 별로 그의 뒤를 따르고 싶지는 않고, 만약 그가 천국으로 간다면 비슷한 유형의 사람들이 득시글거릴 것이 뻔한 그런 천국에는 가고 싶지 않습니다.
사실 저는 이런 종류의 처세술 책에 상당한 회의를 가지고 있는데 만약 이 책이 그렇게 효과적이라면 저자가 갑자기 무슨 이타주의의 화신이 되었다고 자기의 적이 될지도 모르는 독자를 위해 자기의 기술을 알려주겠어요? 진정한 고수는 절대로 자신의 비급을 공개하지 않는 법이지요. 따라서 눈 크게 뜨고 필요한 부분만 취하고 나머지는 과감하게 무시하는 것이 좋다는 것이 제 생각입니다.
주의!!! '함께 사는 사회'를 꿈꾸는 사람은 절대 이 책을 읽지 마시기 바랍니다. 부작용으로 인생에 대한 회의가 생길 수 있습니다. -_-;;;;
덧. 저자는 분쇄기와 고깃덩어리에 대한 깊은 수준의 trauma가 있는 것이 틀림없습니다. 정신분석을 해보고 싶을 정도입니다. -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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