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미지 출처 :
교보문고
정신과 의사인 Roger MacKinnon과 Robert Michels가 함께 쓴 'The Psychiatric Interview in Clinical Practice(1971)'의 번역판입니다.
2012년에 2판이 번역되어 출판되었기 때문에 굳이 1판을 어렵게 구하실 필요 없고 보고 싶은 분은 2판을 구해서 읽으시면 되겠습니다. 1판에 비해 장애군도 보강되었고 1판 당시에는 가능하지 않았던 이메일 상담에 대한 내용도 추가되었습니다.
번역의 질은 그다지 우수한 편이 아닙니다만 거의 모든 용어 뒤에 원어를 병기했기 때문에 많이 거슬리는 수준은 아닙니다.
제목 그대로 임상 현장에서 정신과적 면담을 어떻게 진행하느냐에 대한 내용을 주로 다룬 책인데 이 책의 장점은 임상가라면 꼭 알아야 할 핵심적인 내용은 짚으면서도 너무 전문적이지 않아서 읽기가 편하다는 겁니다.
1부에서는 면담과 정신역동의 일반 원칙에 대해 간략하게 소개하고 2부에서는 강박성 성격 장애, 연극성 성격 장애, 공포증, 우울 장애, 정신분열병, 편집성 성격 장애, 반사회성 성격 장애, 인지기능장애 환자를 면담할 때 유념해야 할 주의 사항과 정신병리 및 정신역동, 방어기제, 면담 기법 등에 대해 꼼꼼히 다루고 있어서 꽤 유용합니다. 왜냐하면
각 장애의 역동과 면담 기법을 상세하게 연결하면서 풀어서 설명하는 (한글)책이 시중에 거의 없기 때문입니다.
다만 다분히 정신과 의사가 환자를 보는 시선에서 다루고 있기 때문에 임상심리학자나 사회복지전문가, 간호전문가 등 유관 전문가의 경우는 각자의 직능에 따라 적당히 가감하면서 보셔야 합니다.
책 디자인만큼은 정말 심할 정도로 무신경한 하나의학사에서 출판되었기 때문에 읽으면서도 상당히 기분이 상합니다만 내용 만큼은 한 권 소장하면서 필요할 때마다 참고하기를 권할 정도로 좋은 책입니다.
닫기
* 성공적인 상담이었는지 여부를 말해주는 한가지 지표가 있다면 그것은 바로 '내담자와 상담자가 서로 이해한다는 느낌을 공유하는 정도'일 것이다.
* '내담자를 이해하는 데에 초점을 맞춘 상담'이 '정신병리를 도출해내려는 상담'보다 훨씬 더 진단적으로 값진 정보를 제공해 줄 수 있다.
* 노련한 상담이란 내담자로 하여금 자신의 건강한 측면을 드러내도록 도와주는 것이다.
* 내담자가 가학적인 태도로 상담자를 대하는 것을 그냥 묵인해버리는 상담자 또한 역전이 문제를 갖고 있는 것이다.
* "걱정 마세요, 다 잘 해결될 겁니다"와 같은 일반적인 안심시키기는 대부분의 내담자에게 효과가 없다. 내담자의 문제에 대한 specific formulation에 바탕을 둔 이해의 형태로 지지를 해 주는 것이 더 바람직하다.
* 내담자가 스스로를 통제할 수 없거나 혹은 부적절한 판단을 내리는 것으로 보이는 경우에 상담자는 항상 상담실에서의 행동에 대해 내담자에게 제한을 두어야 한다. 예를 들어, 화가 난 내담자가 자리에서 벌떡 일어나 위협적인 태도로 상담자에게 다가온다면, 이때 "화가 많이 나신 것 같군요"라고 해석하면 안 된다. 목소리를 높여 "당장 앉으세요" 또는 "이렇게 저를 위협하시면 제가 도와드릴 수가 없습니다. 그러니 자리에 앉으십시오"라고 말해야 한다.
* 종종 내담자의 증상은 중요한 인물(important figure)과의 동일시 문제를 보여준다. 그러므로 내담자에게 '아는 사람 중에 이와 비슷한 증상을 가진 사람이 있는지'를 물어보는 것이 중요하다.
* 내담자가 상담에 많이 늦은 경우에 처음으로 늦었다면, 내담자가 자발적으로 늦은 이유를 설명할 때 상담자는 그 이유를 들어줄 수 있지만, "아, 괜찮습니다"라고 말하는 것은 피해야 한다.
* 상담자가 말을 많이 하면 할수록, 내담자는 '자신의 마음속에 있는 것' 대신에 '상담자가 듣고 싶어하는 것'에 더 많이 신경을 쓰게 된다. 반면, 상담자가 반응을 보이지 않는다면, 내담자는 자신의 감정을 드러내기 힘들게 될 것이다.
* 내담자의 결혼 상태, 직업 등(프로이트의 일과 사랑)에 대해 알지 못한 채로 첫 상담을 끝내는 것은 좋지 못하다.
* 깊숙이 감추어져 있는 감정(deeper feeling)을 발견해내기 위한 목적의 모든 상담에서는 '내담자의 호기심을 자극하는 것'이 가장 기본이 되는 기법이다.
* 구조화(formulation)는 주된 어려움에 대해서만 국한시켜야 한다.
* 정신역동적인 기본틀의 관점에서 보면, 행동은 가설적인 정신의 힘, 즉 동기나 충동, 그리고 이들을 조절, 억제, 분출시키는 심리적 과정의 산물의 산물로 간주된다.
< 강박성 성격 >
* 강박적인 사람에게는 '복종과 반항 사이의 갈등'이 문제가 된다. 이 때문에 두려움과 분노의 감정이 계속해서 교차된다.
* 강박적 인격에서 전통적으로 정의되어온 대부분의 성격적 경향들이 이러한 핵심 갈등으로부터 유래한다. 그의 정확함, 양심적임, 꼼꼼함, 정리 정연함, 그리고 확실함 등은 '권위에 대한 두려움'에 기인한 것들이다. 또 다른 일련의 강박적 경향들은 갈등의 분노 부분으로부터 유래된다. 단정치 못함, 태만, 고집스러움, 인색함 그리고 가학성 등은 반항적 분노로 거슬러 올라갈 수 있다. 이제 이러한 경향들에는 상반된 면들이 포함된다는 것이 밝혀졌다.
* 강박성 환자의 면담 상황에서는 세 가지 핵심적인 문제들이 불가피하게 관여되는데 더러움, 시간, 그리고 돈이다.
* 강박성 환자에서 보이는 과장된 예절성은 자신의 극심한 적대적 충동을 통제하려는 의도에 의한 것이다.
* 강박성 환자는 상충되는 감정과 모든 진실한 감정들을 가능한 한 비밀로 하려한다. 이는 가장 특징적인 방어 기제 중 하나인 감정적 격리를 의미한다. 강박성 환자에서의 사고는 동기와 감정을 인식하지 않고 적응적 행동을 지연시키기 위한 것이다.
* 지루함은 환자의 사소한 것에의 몰두, 정확한 단어를 찾기 위한 노력, 관련이 없는 세부사항을 강조하는 것 등에 대한 흔한 반응이다. 의사가 지루하다는 느낌을 받게 되는 것은 환자가 성공적으로 감정을 회피하고 있으며 면담자는 이러한 방어적인 행동에 대해 효과적으로 접근하지 못하고 있다는 신호이다.
* 강박성 환자는 미래의 행복에 대한 계획을 세우는 데에는 매우 능률적이지만, 마침내 그 시기가 왔을 땐, 행복을 느낄 수 있을 만큼 충분히 긴장을 풀지 못한다.
* 감정을 회피하고자 하는 필요에 의해, 환자는 회피적이고 의심이 많아지게 된다. 실제 감정은 종종 정반대의 가장된 표현 뒤로 숨는다.
* 그는 타인과의 감정적 접촉을 최소화시키는 방법을 통해 자신의 두려움과 분노를 회피하는 데에 많은 노력을 쏟는다.
* 모든 강박성 환자들은 어느 정도는 편집증적이다.
* 사랑과 애정을 느낄 수 없기 때문에 강박성 환자들은 대신에 존경과 안정감을 추구한다.
* 자기 주장성과 공격성의 억제에 뒤따르는 자기 존중감과 자존심의 감소로 인해 이들은 우울해진다.
* 의존성 만족이 포기된 상태에서는 타인으로부터 존경을 받고자 하는 욕구가 부가되어, 강박성 환자는 도덕적으로 우월하다는 주관적 느낌을 거짓으로 꾸며내게 된다.
* 남들에게 자신의 일을 맡기지 않으려 하는 모습에서 강박성 환자의 보상적 과대성이 전형적으로 나타난다.
* 강박성 환자는 면담자에게 다가갈 때 역할을 역전시키려 한다. 이때에는 "오히려 당신이 저를 면담하려는 것을 보니 환자라는 역할을 받아들이기 어려우신가 보군요"라는 보편적인 언급을 해주며 공감적으로 반응하는 것이 좋다.
* 강박성 환자의 면담에서 가장 큰 문제는 진정한 감정적 접촉을 성립하는 것이다. 이를 성공시키는 데에는 면담자의 감정적 반응이 가장 훌륭한 지침이 된다.
* 강박성 환자는 면담에 오기는 하지만 면담자를 바라보지 않고, 본다 하더라도 슬쩍 엿보기만 한다.
* 강박성 환자는 동일한 목적 하에서 여러 가지 다양한 방어들을 사용한다. 면담자는 이런 모든 방어들을 해석해주지 않도록 해야 하는데 그러면 환자는 공격받는다는 느낌을 받게 될 것이다.
* 침묵은 감정적 라포를 피하기 위한 최후의 수단이다. 강박성 환자는 심한 정신병 환자와 심한 우울증 환자를 제외하고는, 대부분의 환자들보다 긴 침묵을 훨씬 더 잘 견뎌낼 수 있다.
* 환자의 회피성을 수용해주어서는 안 되며, 대신 그의 자발적인 감정 과정에 대해 탐색해 보아야 한다. 치료자가 침묵을 깨는 경우에는 새로운 주제를 시작하기보다는 침묵의 의미에 초점을 맞추어야 한다.
* 환자가 흥정을 통해 통제하도록 내버려두어서는 안 되는 두 가지 사항이 면담비와 면담시간이다. 강박성 환자는 '협잡꾼'이다. 면담비를 내려주게 되면 환자는 의사가 처음에 과잉청구를 했다고 느끼거나 또는 승리를 거두었다는 생각에 죄책감이 증가하게 된다. 잦은 면담시간 변경 요청을 들어줌으로서 의사를 귀찮고 성가시게 만들도록 내버려두는 것 역시도 똑같이 파괴적인 것이다.
* 정신과 의사는 자신의 이야기에서 환자의 기술적인 용어는 일상적인 용어로 바꿔주어야 한다.
* 주지화를 사용하려는 환자의 경향은 의사가 생각이라는 단어가 포함되는 질문을 피함으로써 최소화될 수 있다. 또한 의사는 환자가 결정을 내려야 하는 질문을 하지 않도록 해야 하는데, 이런 질문은 주지화 방어의 의심하는 기제를 촉발시키기 때문이다.
* 느낌을 감추는 또 다른 방법은 부정을 사용하는 것이다. 강박성 환자는 스스로에 대해 말을 할 때 긍정문보다는 부정문으로 이야기를 한다. 무의식에는 부정형이 없다는 것을 기억할 것.
* 흔히 발견되는 부정의 구체적인 형태는 "사실대로 말하면...", "제 진짜 감정은...", "솔직히 말씀드리면..."과 같은 서두어나 삽입구를 사용하는 것이다.
* 환자들은 분노를 통제하고 감추기 위해 다른 기법들을 사용하기도 한다. 환자는 매번 면담이 끝날 때마다 면담자와 악수를 나누는데, 이는 '친한 사이에서 작별인사'를 나누는 것이고 자신의 공격성이 면담 동안에 해가 되지는 않았다는 것을 확인받기 위한 것이다.
* 환자의 감정은 그가 겉으로 드러내는 것에 훨씬 못 미친다는 점을 알고 있어야 한다. 환자가 겉으로 보여주는 감정에 따라서 면담자가 행동을 보인다면, 그는 환자를 크게 오판하게 될 것이다.
* 모든 자발성은 강박적인 사람에게는 혼란스러운 것이다.
* 면담자는 자발성을 유도해내도록 노력해야 하며, 환자가 자발성을 보일 때마다 그 자발성을 쫓아가야 한다. 환자가 자발적으로 보이는 모든 것들이 특정 질문에 대한 특정 대답에 비해 훨씬 더 중요한 것이다.
* 초심자들은 종종 규칙이나 표준 공식을 찾는다. 강박적 환자에게는 표준 공식을 피하는 것이 규칙이다.
* 면담자는 환자와 논쟁을 벌이거나 힘겨루기를 재창출하는 것에 공모해서는 안 된다.
* 환자가 노골적으로 화가 나서 의사에게 소리를 지르기 시작할 수도 있다. 이때는 "화가 나신 것 같군요"라고 말해선 안 된다. 대신 의사는 환자가 자신의 분노를 환기시킬 수 있도록 내버려둔 뒤, "제가 당신을 무시했다고 느끼시나보군요" 또는 "저에게 실망하셨나봐요"라고 말해야 한다. 이러한 반응은 환자의 분노는 정당하다는 식의 동의는 해 주지 않으면서 방어적이지 않은 방식으로 환자의 분노감을 수용해주는 것이다.
* 환자의 분노에 대해 보복을 하는 것이 부적절한 것과 마찬가지로, 그의 사과를 받아들이거나 또는 그의 죄책감을 용서해주는 것 역시도 똑같이 부적절한 것이다.
< 히스테리성 성격 >
* 히스테리와 강박성 성격은 동일 연속선 상의 반대편 양끝에 놓여있다.
* 이들의 언어에서는 최상급이 매우 많이 사용된다. 강조하는 말은 너무 많이 반복되다 못해 정형적으로까지 된다.
* 강박성 환자는 감정적 접촉을 회피하려하는데 반해, 히스테리성 환자는 사적인 관계를 끊임없이 추구한다. 감정적 접촉이 없다고 느껴지는 모든 관계에서 히스테리성 환자들은 실패감을 경험하며, 종종 상대방을 지루하고, 차가우며, 목석 같은 사람이라고 비난한다.
* 히스테리성 환자는 "왜 항상 저에게 그런 일이 일어나는지 모르겠어요"라고 불평하면서, 자신이 처한 곤경에 대한 책임을 부정한다.
* 의존 욕구가 충족되지 않는 경우, 전형적으로 이들은 화를 내고 요구가 많아지며 강요적이 된다. 그러나 어떤 한 방법이 의존적 보호를 얻어내는 데에 성공적이지 못할 것으로 판단되면, 이들은 즉시 그 방법을 포기하고서 갑자기 다른 접근법으로 바꿔버린다.
* 전형적으로 여성 히스테리 환자의 남편은 강한 수동-의존적 성향을 가진 강박적인 사람들이다.
* 히스테리성 성격 경향과 증상은 대부분의 다른 방어 양상들보다 이차 이득을 제공해주는 경우가 더 많다.
* 히스테리성 증상은 억압된 불안이 다시 깨어나는 것으로부터 자아를 방어하는 역할을 담당한다.
* 감정 폭발은 성적 느낌과 거절에 대한 두려움으로부터 보호해주는 역할을 한다. 이러한 극적인 감정 진열은 또한 공격적인 부모와의 동일시와 연관되어 있다. 연기를 하고 당시에 맞는 역할을 하려는 것은 진짜로 생활에 참여하게 될 때 초래될 수밖에 없는 위험으로부터 벗어나기 위한 것이다.
* 여자 히스테리의 전형적인 어머니는 경쟁적이고 차가우며 지나치게 논쟁적이거나 또는 미묘한 방식으로 분노를 표현한다. 이 어머니는 무의식적으로 자신이 여성이라는 사실에 화가 나 있으며, 남성적인 역할을 부러워하고 있다. 자기 딸에 대한 과잉보호나 제멋대로 내버려두는 것은 진정한 사랑을 줄 수 없는 자신의 무능력을 보상하기 위한 행동이다.
* 히스테리성 환자와의 첫 면담에서는 방어를 해석해주기보다는 각각의 상황에서 환자 자신은 무엇이라고 말했고 어떻게 행동했는지라는 단순한 질문만을 던지는 것이 좋다.
* 히스테리성 환자들은 자신의 감정 반응에 대해 책임을 지지 않으려 한다.
* 히스테리성 환자들은 치료자의 시간을 침범한다.
* 히스테리성 환자들은 끊임없이 면담자로 하여금 관대한 부모와 박탈적이고 처벌적인 부모 중 하나를 선택하도록 만듦으로써 면담자에게 죄책감을 유발시키곤 한다. 히스테리성 환자들은 이내, 직접적으로든 아니면 간접적으로든 특별 대우를 바라게 된다. 일반적으로 면담자는 이러한 요청들을 허락해주기보다는 그 밑에 깔려 있는 동기를 탐색해야 한다.
< 공포증 >
* 공포증 환자들은 의사에 대한 마술적인 기대를 빠르게 형성하며 이는 저항의 주된 요인이 된다.
* 방어로서 회피를 사용한다는 점이 공포증 환자의 핵심적인 특징이다. 상징화, 전치, 합리화 등은 회피를 가능하게 만들어주는 역할을 하는 부수적인 방어들이다.
* 공포증 환자들은 대화를 보다 편안한 주제로 전환시키는 데에 귀재들이며, 따라서 면담자의 과제는 질문을 구조화하여 환자가 현실적인 문제를 다루는 것으로부터 달아나지 못하도록 하는 것이다. 이것이 성공하는 경우, 회피 기제가 노골적인 형태로 드러나게 된다.
* 공포증 환자들은 종종 자신이 치료받고 있다는 사실을 다른 사람들에게는 비밀로 하며, 따라서 공포증 환자에게 정신과 의사를 만나고 있다는 사실을 누가 알고 있는지를 묻는 것이 유용하다.
* 이차 이득을 확인하기 위해 "증상 때문에 하지 못하게 된 것은 무엇이 있나요?"라고 물을 수 있다.
* 공포증 환자의 첫 개입 목표는 환자에게 증상에 대한 통찰을 심어주는 것이 아니라 신경증적 억제에 대한 인식을 넓혀주는 것이다.
* 투사는 대개 다른 방어 기제들이 완전히 분석되고 난 뒤에 해석되어진다.
< 우울증 >
* 대부분의 자살 행동들은 자기 파괴적인 목적과 의사소통적인 목적을 둘 다 가지고 있다.
* 환자의 자살 가능성을 평가하는 데에 있어서 그의 일반적인 충동성은 중요한 요소가 된다.
* 우울한 환자들은 자신의 불행에 대해서 이야기하기를 원하며, 따라서 의사는 환자의 건강했던 상태를 조사하기 전에 먼저 환자에게 이런 불행에 대해 이야기할 기회를 주어야 한다. 우울 상태에 대한 이야기를 충분히 이끌어낸 다음, 의사는 우울해지기 전에는 어떠셨습니까? 또는 예전의 당신은 어떠셨죠? 라고 물을 수 있다.
* 우울증 환자는 이미 다른 사람들과 의존적인 관계를 이루고 있는 상태이며, 따라서 면담 초기에 이에 대해서 탐색하는 것이 유용하다. 이러한 관계의 붕괴는 우울증상의 흔한 유발인자이며, 이들이 보여왔던 관계 양상은 이 환자에서 발생될 것으로 예상되는 전이를 예측할 수 있게 해 준다.
< 정신분열병 >
* 다른 증상들과 마찬가지로 기이한 증상 역시도 추동의 표현에 대한 갈등을 해결하려는 부적응적인 시도이며, 이는 부분적인 만족을 제공해줌과 동시에 그 결과 건강한 기능들은 억제되는 결과를 낳게 된다. 증상은 환자의 정신병리를 가늠해볼 수 있는 척도로 사용될 수도 있지만, 보다 중요하게는 자신의 사고와 감정에 대해 잠재적 통찰력을 제공해 줄 수 있는 의미있는 의사소통적 행동인 것이다.
* 정신분열병 환자들은 다른 사람과 공생적 결합체로 통합되는 것에 대한 소망과 두려움을 모두 갖고 있다.
* 정신분열병 환자와 감정적 라포를 형성하는 일은 힘들다. 거절에 대한 강한 민감성 때문에 이들은 고립과 철수를 사용하여 자신을 보호하게 된다.
* 의사는 자신의 감정 반응을 드러내 보이거나, 환자의 욕구에 대해 상징적 만족을 제공해줌으로써, 환자에게 이해한다는 뜻을 보다 적극적으로 전달해 줄 필요가 있다.
* 면담자는 대부분의 사회적 상황에서처럼, 이해하는 척 하며 지루함을 숨긴 채, 그 만남이 빨리 끝나기를 기다리는 것보다는 환자의 이야기를 이해하기가 힘들다는 사실을 솔직히 말해줘야 한다. 환자를 꾸짖는 투의 말이나 이해가 안되는 것은 환자 때문이다 라는 의미의 언급을 피함으로써 면담자는 환자를 지지해줄 수 있다.
* 환자가 면담자의 개방형 질문에 모호하게만 대답하는 경우엔, 정신과 의사를 만나보기로 결정한 것은 환자의 생각이었는지를 묻는 것이 유용한다. 자신의 생각이 아니었다고 대답한다면 면담자는 "그럼 그 사람은 왜 환자가 정신과의사를 만나봐야 한다고 생각했는지'를 조사해볼 수 있다.
* 환자의 눈을 통해 보이는 것과 같은 식으로 세상을 바라보려 노력할 때, 면담자는 더욱 성공적일 수 있다. 이를 이루기 위해서는 먼저 환자의 외로움, 고독감, 절망감 등을 공유해 줄 준비가 되어 있어야 한다. 정신분열병 환자들은 정신과 의사에게 혼란감과 강한 좌절감을 유발시킨다. 이때에는 의사가 환자에게 지금 이러한 감정들이 느껴지는데, 당신도 그러한가 라고 묻는 것이 종종 도움이 된다.
< 편집증 >
* 면담자가 환자의 망상을 믿는다는 느낌을 주지 않도록 하는 것이 중요하다. 환자가 파괴적인 행동을 보이는 경우, 타인의 권리를 침해하도록 환자를 내버려두는 것은 좋은 일이 못되므로 면담자는 면담자의 재산이나 병원의 재산에 손해를 입히지 못하도록 환자를 중단시켜야 한다. 이러한 행동을 제지받지 않은 환자들은 나중에 정신병적인 상태에서 벗어났을 때 그 일에 대해 수치심과 죄책감을 느끼게 되며, 그 당시 필요했던 통제력을 가하지 않은 의사에게 당연히 화를 내게 된다.
* 편집증적인 사람들에게 정직과 봉사에 대한 강박적인 관심은 자신의 숨겨진 분노를 감추려는 얄팍한 위장수단이다.
* 편집증적인 사람들은 자신에게 없는 감정적으로 부족한 것들보다는 다른 사람들이 갖고 있는 특권과 만족에 더 많이 신경을 쓴다.
* 편집증 역시도 우울증에 대한 방어로 간주된다.
* 편집증적인 사람들의 가장 큰 즐거움은 자신의 성공보다 남들의 불행과 실패를 관찰하는 것이다.
* Freud는 편집증 환자에 의해 투사되는 기본 추동은 무의식적 동성애와 관련이 있다고 생각했다.
* 원초적 부정이 모든 편집증적인 사람들의 주된 방어이다. 이는 심하게 망상적인 환자에서 가장 두드러진다. 덜 심한 편집증 환자들은 반동 형성과 투사를 더 많이 사용한다.
* 대부분의 망상들이 비판적이거나 위협적이라는 점은 초자아가 투사되었음을 의미하는 것이다. 더욱이 편집증적 기제들은 종종 강한 죄책감에 의해 촉발되곤 한다.
* 모든 편집증 환자들에 의해 투사되는 기본 감정은 부적절하고 무가치한 자기상이다.
* 면담을 수행하는데 있어 환자의 불신과 적개심을 다루어주는 것이 핵심적인 문제가 된다. 환자의 적개심 그 깊은 이면에는 밀접하고 신뢰할 수 있는 관계에 대한 소망과 두려움이 공존하고 있다.
* 모든 초심자들은 논리를 사용하여 환자의 망상 체계를 반박하려 한다. 하지만 이런 방법은 불가능하다는 것이 곧 드러난다. 대신 환자에게 이런 박해의 이유-사람들이 환자를 공격하는 이유는 무엇이며, 이에 대해 환자는 어떤 행동을 취해왔는지-를 묻는 것이 더 유용하다. 면담자는 망상에 동의하지도, 반박하지도 말아야 한다. 그러나 환자들은 대개 면담자의 관심을 무언의 동의로 받아들인다. 면담자가 일시적으로 환자의 믿음과 신뢰를 얻기 위한 기만적인 언급을 하지 않는 것이 이후 두 사람간의 관계를 위해 필수적이다.
* 면담자는 편집증 환자에게 언젠가는 치료자에게 의심이 들기 시작할 것이지만, 그것 때문에 관계를 끝내야 하는 것은 아니라고 충고해 줄 수 있다.
* 면담자는 편집증 환자에게 위트나 유머를 피해야 하며 반어법과 비유법 또한 위험한데, 왜냐하면 사고 방식이 구체적이기 때문에 환자는 그 원래의 속뜻을 제대로 이해하지 못하곤 하기 때문이다.
* 거짓된 대답이라도 해달라는 강압적인 압력에도 불구하고 위선된 대답을 해주지 않는 것이 환자를 더욱 편안하게 해 줄 수 있다.
* 저를 분석하고 싶으면 그러셔도 됩니다. 하지만 제 동기에 대해 결론부터 내리기 전에 먼저 그 사건에 대한 제 생각과 느낌에 대해 알아보시는 것이 더 낫지 않을까요?라고 덧붙인다.
< 정신병질자 >
* 정신병질적 행동의 일차적인 목표는 충동이 충족되지 않을 때 초래되는 긴장감을 피하고, 좌절이 임박했을 때 나타나는 불안을 피하며, 더욱이 자아가 좌절감을 느끼지 않도록 보호하는 것이다.
* 정신병질자들이 보이는 대인관계의 기본적인 양상은 비위를 맞추고 무언가를 얻어내며 착취적인 스타일이다.
* 정신병질자들은 대인 관계에서의 수동성을 두려워한다. 이들의 공격적 행동 중 많은 것들이 복종감을 피하기 위한 것이며 수동성을 느끼게 만드는 직접적인 또는 상징적인 위협에 의해 난폭한 범죄 행위가 촉발될 수 있다.
* 정신병질 환자들은 종종 비교적 구체적인 목표를 추구하며, 이를 얻어내는 일에 의사가 도움을 주길 바란다. 이런 모든 상황하에서 환자는 고통스러운 내적 감정 때문에 괴로움을 느끼고 있지만, 이러한 내적 고통으로부터 벗어나기를 바라는 마음에서 의사를 찾는 경우는 거의 없다. 이들은 외부세계와의 싸움에 대한 도움만을 구하고 있는 것이다. 치료자는 전이 대상이라기보다는 현실적인 인물로 지각되는 것이다.
* 면담자의 역할은 행동의 외적 표출 행동을 기저의 감정에 연결시켜주고 전치를 지적해주는 것이다.
* 병리적 행동에 기저하는 정신역동적 기제에 대한 지적 통찰은 정신병질 환자에게는 거의 가치가 없다고 볼 수 있다.
* 정신병질 환자들의 사고 과정은 조리 있고 적절하지만 이들의 감정 생활과 주요 대상 관계 양상은 신경증 환자보다는 정신분열병 환자에 가깝다. 추상적인 해석보다는 구체적인 행동이 더 중요하다는 점 그리고 치료자와는 현실적인 관계가 필요하다.
< 뇌 기질성 환자 >
* 만성 뇌 질환 환자에게는 그의 자존심을 유지시키기 위한 방편으로 과거의 그의 성취와 능력에 대해 회상시키는 것이 특히 중요하다.
* 적개심, 위기감 그리고 의존감을 의사가 받아주는 것이 이러한 환자를 치료하는데 필수적이다. 기질성 환자가 지배권을 가질 기회는 제한되어 있다. 치료자에게 어느 정도 지배권을 행사하도록 해주는 것이 환자에게는 중요한 만족감을 제공해준다.
< 정신신체장애 >
* 정신신체장애 환자에게는 의존적 관계를 상실하는 것에 대한 두려움이 흔히 중요한 요인이 된다.
* 부정은 이러한 모든 일련의 심리학적 사건들에 있어 가장 핵심적으로 가동되는 방어기제이다.
* 흔히 환자에게 아는 사람 중에 자신과 비슷한 질환을 가진 사람이 있었는지를 묻는 것이 도움이 된다. 이에 대한 대답이 자기 병에 대한 환자의 무의식적 태도를 드러내주며, 병의 근원에 대한 단서를 제공해주기도 한다.
* 의사는 당신의 병 때문에 할 수 없게 된 일은 무엇입니까? 또는 좋아진다면 지금 못하고 있는 일 중에서 당신은 무엇을 할 생각이십니까? 라고 물을 수 있다. 환자의 답변은 증상의 정신역동적 의미 및 이와 연관된 이차 이득에 관한 소재를 제공해 줄 수 있다.
* 증상의 핵심적 의미와 이차 이득, 양자를 탐구하는 데 있어서 환자의 질병에 대한 주요 가족들의 반응에 대해 질문을 하는 것이 중요하다.
* 자신의 질병에 대해 환자가 어떻게 이해하며 느끼고 있는가 하는 것은 중요한 사항이다. 여기에는 질병의 원인, 예후, 그리고 병으로 인해 초래된 제약 등에 대한 환자의 생각들이 포함된다.
* 내적 갈등을 갑자기 많이 인식하게 되는 것이 종종 방어 기제가 너무 빨리 붕괴되고 있음을 말해주는 것일 수도 있다.
* 환자들은 노출될 우려가 있는 대화 내용 자체보다는 자신의 사생활을 침범하는 것에 대한 의사의 태도에 대해 더 많은 관심을 갖는다.
* 종종 전공의들은 경험이 없는 젊은 의사가 경험 많은 정신과 의사로부터 지도를 받는다는 사실에 환자들이 얼마나 많은 안심을 하는지 알게되면 깜짝 놀라곤 한다. 또 다른 경우에선 환자가 그 질문에 대한 답을 이미 알고 있는 상태이며, 이때 이 환자들은 자신의 경험이 미천하다는 점에 대한 치료자의 솔직하고 정직한 태도에 안도감을 느끼며 깊은 인상을 받곤 한다.
덧. 이 책은 소장하면서 두고두고 볼 책이기 때문에 북 크로싱하지 않습니다.
태그 -
MacKinnon,
Michels,
Psychiatric Interview in Clinical Practice,
간호전문가,
내담자,
동일시,
면담,
방어기제,
사회복지전문가,
상담자,
의사,
임상,
임상심리학자,
정신과,
정신과적 면담,
정신병리,
정신역동
이 글의 트랙백 주소 :: http://walden3.kr/trackback/3854
2012년 8월과
올해 2월에 이어 세 번째로 추천드리는 종합심리평가 워크샵입니다.
그동안 추천 포스팅을 하면서도 어떤 분들인지 얼버무리면서 대충 소개를 드렸는데 이번에는 이름도 짓고 본격적으로 출범하신 것 같습니다.
이름하야 D.K. Academy의 Full Battery 심리평가 워크샵입니다.
D. K. 아카데미는 '지식 공유'를 목표로 오랜 친구이자 동기인 두 임상심리전문가 선생님이 결성한 프로젝트 그룹입니다. 좌우명으로는 '배워서 남주자', '청출어람' 등이 되겠습니다. ^^
이번 워크샵에서는
* 심리검사 도구를 다루는 방법* 면담과 행동 관찰* 검사 실시* 가설 설정* 해석* 보고서 기술 방법
에 이르기까지 Full Battery 심리평가에 대한 전반적인 내용을 포괄적으로 다룹니다.
* 대상 : 임상심리 supervisee 선생님, 심리평가를 주 업무로 하는 심리전공졸업자(대학원생 제외)* 정원 : 선착순 8명* 참가비 : 10주 과정 총 50만 원(분할납부 가능)* 일시 : 2013년 9월 27일 ~ 11월 29일까지, 매주 금요일 오후 7시에서 10시(3시간), 총 30시간 과정* 장소 : 지하철 시청역 인근 스페이스 노아, 스파크룸(www.spacenoah.net)
신청을 원하는 분들은
http://timewithmind.tistory.com/106이나
http://cuore123.tistory.com/28 포스팅을 참고하세요. 두 블로그는 이 워크샵을 인솔하는 두 임상심리전문가 선생님이 운영하는 블로그입니다.
신청 관련 외 문의 사항은 dkacademy3@gmail.com으로 연락하시면 됩니다.
제가 3번이나 추천 포스팅을 하는 워크샵이니 quality에 대해서는 두 말씀 안 드리겠습니다. ^^
태그 -
DK Academy,
Full Battery,
supervisee,
면담,
심리검사,
심리평가,
심리평가 워크샵,
심리평가보고서,
워크샵,
임상심리,
해석,
행동 관찰
이 글의 트랙백 주소 :: http://walden3.kr/trackback/3348
심리평가에서 심리검사의 비중이 가장 크고 또 중요한 것은 분명하지만 면담과 검사 중 관찰도 이에 못지 않게 중요합니다. 하지만 많은 평가자가 그 중요성을 간과한 나머지 대수롭지 않게 생각해 효율적인 정보 습득을 하지 못해 아까운 검사 시간을 낭비하거나 반대로 너무 많은 시간을 할애해서 피검자를 지치게 만들곤 합니다.
많은 경우 너무 많은 정보를 수집하려고 욕심을 내다보니 나중에는 정보의 홍수에 빠져 허우적거리느라 정작 피검자의 핵심적인 문제를 놓치는 우를 범하기 쉽습니다.
그래서 심리평가를 위한 면담에서 평가자가 반드시 확인해야 하는 두 가지를 정리해 봤습니다.
첫째, 평가자는 피검자를 면담하기에 앞서 이 질문을 스스로에게 꼭 해 봐야 합니다.
'이 피검자는 왜 왔을까?'
심리평가를 받으러 온 목적에 대한 이 질문은 사실 상 가장 중요하고 핵심적인 질문인데도 이 질문에 대한 답을 구하지 않는 평가자가 많습니다. 왜냐하면 매일같이 다양한 심리적, 정신적 문제를 갖고 오는 사람들만 만나다 보니 당연히 뭔가가 힘들어서 왔을거라고 지레짐작하고 그것이 무엇인지 찾으려고만 하기 때문이죠. 그러다 보면 심리검사 sign에만 매달리게 됩니다.
하지만 상당수의 피검자는 자신에게 문제가 있다고 생각하지 않으며 그것이 꼭 병식이 없어서가 아니라 정말로 문제가 없을 수도 있습니다. 자신의 문제를 아이에게 투사하는
'독이 되는 부모'에 의해 비자발적으로 의뢰된 아동이거나 실제로 바람을 피운 남편을 의심한다고 망상 장애 환자로 몰려 강제로 평가에 의뢰되는 부인과 같은 사례가 왕왕 있거든요.
그래서 이 피검자가 왜 왔을까에 대해 피검자의 문제가 내부에만 있는 것은 아닐 수 있다는 조망을 하게 되면 자칫하면 놓치기 쉬운 관계 문제나 외부 환경의 영향까지 놓치지 않고 살펴볼 수 있게 됩니다.
위의 질문을 평가자가 염두에 두고 면담에 임하게 되면 피검자가 자신의 문제를 자발적으로 보고하는지, 그것이 타인에 의해 보고되는 행동적 증상과 얼마나 일치하는지, 피검자가 보고하는 문제가 ego-dystonic한 것인지, 혹시 secondary gain이 있는 것은 아닌지 등의 여부를 짧은 시간에 효과적으로 확인할 수 있습니다.
두 번째 질문은 첫 번째 질문에 대한 답을 충분히 확인했을 때 가능한 질문입니다.
'그런데 왜 지금 왔을까?'
이 질문은 두 가지를 확인하게 도와주는데 하나는 피검자나 보호자에 의해 보고된 문제를 토대로 가설을 설정할 수 있게 도와주고 동시에 course가 중요한 문제(예를 들자면 기분 장애와 같은)의 변화를 살펴볼 수 있게 해 줍니다. 또 문제를 해결하려는 피검자의 의지와 동기, 외부 자원, 지지 체계, 대처 방식 등에 대한 통찰을 얻을 수도 있습니다.
피검자의 학력, 가정 환경, 발달력, 병력 등의 정보를 청취하는 것도 물론 중요하지만 대부분 이미 chart에 기록되어 있는 경우가 많아 나중에 확인해도 됩니다. 혹시 누락되었다고 해도 전화를 통해 나중에 채워넣으면 되는 것이지 굳이 금쪽같은 심리평가 시간에 물어봐야 할 이유가 없습니다.
심리평가는 피검자의 문제를 탐색하고 가설을 검증해서 formulation하는 것이지 피검자의 성장사를 꿰뚫고 취조하는 것이 아니니까요.
덧. 위의 두 질문을 굳이 심리평가를 위한 면담에서만 사용할 이유가 없습니다. 상담이나 심리치료의 첫 회기에서도 사용하면 좋은 질문들이죠. 피검자를 내담자로 바꾸어서 활용해 보세요.
이 글의 트랙백 주소 :: http://walden3.kr/trackback/2483
심리평가를 하는데 있어 가설을 설정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것은 이전 포스팅(
'심리검사 전 필수 점검 사항 - 의뢰 사유 확인과 가설 설정')에서 이미 말씀드린 바 있습니다.
그 때는 의뢰 사유 파악을 하는 것이 가설 설정을 위해 중요하다는 식으로 말씀드리고 말았는데 가설을 설정하는 것이 중요한 '실질적인' 이유가 있습니다.
많은 임상심리학자들이 심리평가에서 중요한 것이 심리검사라고 알고 있는데 저는 생각이 좀 다릅니다.
오히려 심리검사보다 더 중요한 것이 가설 설정일 수 있다고 봅니다.
심리평가 supervision을 진행하다 보면 선생님들이 가장 많이 빠지는 함정 중 하나가 가설을 설정하지 않고 검사에만 치중하다보니 불필요한 검사를 실시하거나 정보를 모으기 위해 무리하게 면담을 진행하는 것입니다. 그런 정보가 과연 가치있는 것이냐하는 것은 둘째치고 그건 피검자를 괴롭히는 거죠. 피검자를 위해 실시하는 심리평가에서 피검자를 괴롭히는 것이 과연 윤리적인지부터 따져봐야 할 것 같습니다.
가설을 설정하지 않은 관계로 모아들인 심리검사, 면담 결과가 정리되지 않고 중구난방이기 때문에 오히려 혼란만 가중시키고 case formulation을 방해하게 됩니다.
그러니 supervision 때 엄청 많은 자료를 들고 오지만 핵심을 꿰뚫는 supervisor의 질문에 제대로 답을 하지 못하고 당황하는 것이죠. 그러면서도 자신이 놓친 부분만 안타까워합니다.
문제는 정보 부족이 아니라 쓸데없는 정보 과잉입니다. 피검자를 괴롭히는 시간을 최소화하면서 효과적으로 심리평가를 하려면 가설을 설정하고 가설을 검증하는 방식으로 진행하는 것이 가장 좋습니다.
처음에는 불안하겠지만 익숙해지면 훨씬 더 효과적으로 심리평가를 수행할 수 있고 시간도 많이 절약됩니다.
그러니 심리평가를 실시할 때에는 먼저 꼭 가설을 설정하세요.
학교에서는 그렇게 가설 설정을 포함한 과학적 검증 방법의 중요성에 대해 귀에 못이 박히게 들었으면서 임상 현장에만 나오면 싹 잊어버리는 것이 저는 더 신기합니다.
이 글의 트랙백 주소 :: http://walden3.kr/trackback/1830
심리평가에는 심리검사, 피검자의 행동 관찰, 피검자 및 보호자와 면담, 전문 지식 등이 총체적으로 활용됩니다.
이 중에서 면담은 피검자와 직접적인 대면 접촉을 통해 자료를 수집한다는 점에서 언어적, 비언어적 의사소통기술이 총동원되는, 종합 기술입니다.
면담을 실시하는 방법은 크게 두 가지로 나뉘는데 심리검사를 시작하기 전에 하기도 하고, 심리검사를 마친 후에 하기도 합니다.
저는
개인적으로 심리검사를 마친 후에 하는 것을 선호하고 추천합니다. 그 이유는 심리검사 전에 면담을 하게 되면 정확한 가설 설정에 방해가 되고 자신도 모르게 피검자에 대한 선입견을 가질 수 있으며 또한 이것이 심리검사를 실시하는 과정이나 결과를 해석하는데 영향을 미칠 수 있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면담을 먼저 하게 되면 아무래도 시간에 쫓기기 때문에 심리검사를 표준화된 방법으로 실시하기 어렵게 될 수도 있습니다.
예를 들어 피검자의 주 호소가 우울함을 느끼는 것일 때 심리검사 이전에 면담을 실시한다면 우울 장애 진단에 부합되는지의 여부를 확인하기 위해 진단 기준에 따른 구조화된 면접의 방식으로 면담을 진행하게 되고 이 때 형성된 인상이 심리검사 결과를 해석할 때에도 작용해 진단에 부합되는 결과만 무의식적으로 선별하게 되는 문제를 낳을 수 있습니다.
저는 심리검사 전에는 가장 기본적인 의뢰 사유만 확인하고 그에 따라 몇 가지 대안 가설을 설정합니다. 그리고 심리검사를 실시하는 동안 검사 행동과 반응에 집중하면서 각각의 가설에 대한 검증을 시도하는데 검사가 끝나면 한 두 가지의 가설로 좁혀질 수 있도록 노력합니다. 그리고는 마지막으로 면담을 통해 가설 검증을 위한 최종적인 점검과 미심쩍은 부분에 대한 확인을 합니다.
심리평가 과정에 익숙하지 않은 레지던트 선생님들은 이런 일련의 과정이 익숙하지 않기 때문에 심리검사 전에 면담을 실시함으로써 피검자에 대한 감을 잡는데 도움을 받을 수도 있지만 대부분의 경우 면담은 심리검사가 끝나고 하는 것이 좋습니다. 이 때 주어진 심리검사 시간을 잘 가늠하고 무엇보다도 충분한 평가 시간을 확보하는 것이 중요하겠지요.
이 글의 트랙백 주소 :: http://walden3.kr/trackback/1689
임상심리학자라면, 혹은 현장에서 심리평가를 실시하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심리평가보고서를 잘 쓰고 싶을 겁니다. 흔히 임상심리학자가 심리평가의 전문가라고 말은 하지만 의외로 심리평가보고서를 잘 쓰는 사람은 그리 많지 않습니다. 지금 이 글을 쓰고 있는 저도 마찬가지입니다. 평가를 할 때마다 어렵고 많은 고민을 하게 됩니다.
심리평가보고서를 잘 쓰는 것이 어려운 이유는 심리평가보고서가 심리평가의 마지막 결과물인데 심리평가란 것이 심리검사의 결과 해석 뿐 아니라, 행동 관찰, 면담 결과 등을 종합적으로 살펴봐야 하는 매우 복잡하고 전문적인 기술의 집합체이기 때문에, 오랜 수련 기간을 거쳐도 임상 현장에서 만나는 다양한 장애와 문제를 모두 파악하고 기술, 설명, 예측, 조언하는 것이 결코 쉬울 수 없기 때문이죠. 그게 쉬운 일이었다면 3년이나 되는 수련 기간이 필요하지도 않을 겁니다.
게다가 심리평가보고서 중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심리검사의 결과 해석이 매우 어려운데, 종합심리평가의 경우 최소한 6가지 검사의 결과의 맥을 짚고 통합해야 하는데 그것이 결코 간단하게 되는 작업이 아닙니다. 그렇기 때문에 supervisor에게 집중적인 supervision을 받으면서 훈련을 하게 되는 것이죠.
서론이 길었습니다.
그럼 어떻게 하면 심리평가보고서를 잘 쓸 수 있을까요?
물론 아는만큼 보이고, 보이는 만큼 보고서의 질이 높아지기 때문에 심리평가에 대한 전문적인 지식을 많이 쌓는 것이 제일 중요합니다. 하지만 그 이상의 것이 있습니다.
제게 supervision을 받는 선생님들 중에 시간과 여건이 허락하지 않아 어려운 case만 선별적으로 갖고 오는 선생님들이 계십니다. 이런 supervision이 효과를 보려면 기본적인 장애와 문제에 대한 전문적인 지식과 경험이 쌓여 있어야 합니다. 그렇지 않다면 매우 특별한 사례에 대한 경험만이 축적될 뿐 기본적인 실력이 늘지 않습니다.
저는 오히려 각 장애와 문제에 대한 전형적인 케이스를 나름대로 정리하고 supervision을 받고 따로 관리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전형적인 ADHD, 전형적인 정신분열병, 전형적인 우울장애 케이스를 모아서 공부하고 쌓아야 내 것이 됩니다. 전형적인 우울장애 케이스에 대한 이해가 선행되어야 Dysthymic Disorder, Depressive Disorder, chronic과 구분하는 법에 대한 감이 생깁니다. 그렇지 않으면 정보의 홍수에 휩쓸려서 뒤죽박죽될 수 밖에 없습니다.
그러니 심리평가보고서를 잘 쓰고 싶으시면 무엇보다도 전형적으로 보이는(DSM 진단 기준을 정확하게 충족시키는) 사례를 무심코 넘기지 마시고 특별 관리 대상으로 선정해서 심리검사 결과, 행동 관찰 결과, 면담 결과 등을 계속 곰씹음으로써 자신의 것으로 만들기 바랍니다.
덧. 전형적인 케이스라고 말씀을 드렸지만 전형적인 정신분열병 환자들이 동일한 문제와 모습을 보이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사실 '전형적인'이라는 용어가 그리 적합한 것은 아닙니다. technical한 관점에서 생각해 주시기 바랍니다.
이 글의 트랙백 주소 :: http://walden3.kr/trackback/86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