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선 저는 건강기능식품과 보충제를 다른 것으로 규정합니다. 건강기능식품은 특정 기능을 촉진하기 위해 식약처에서 허용한 기능성 원료를 사용한 식품입니다. 대표적인 것으로 밀크씨슬, 헛개나무, 은행잎, 홍삼, 클로렐라 추출물과 같은 기능성 원료를 첨가한 식품을 말합니다. 보충제는 말 그대로 부족한 영양소를 보충하기 위해 먹는 제제를 말합니다. 대표적인 것으로 비타민, 미네랄 등을 들 수 있습니다.
보충제를 전혀 먹을 필요 없다는 전문가는 예전부터 많았습니다. 2010년대 중반에는 국제암대학원대학교의 명승권 교수가 메타 분석 결과를 들고 나와 비타민부터 끊으라고 목소리를 높였고 요새는 가속노화 연구로 유명한 서울아산병원 노년내과의 정희원 교수나 채소과일식을 주장하는 조승우 한약사가 보충제를 전혀 먹을 필요 없다고 이야기합니다.
보충제를 전혀 먹을 필요가 없다고 주장하는 분들의 기본 전제는 인체를 유지하는데 필요한 영양소는 음식을 골고루 섭취하는 것으로 충분히 충족되기 때문에 굳이 보충제를 먹을 필요 없다는 겁니다.
하지만 이러한 주장은 아래와 같은 두 가지 문제를 간과하고 있습니다.
1. 자신의 연령, BMI, 기초대사량 등을 고려한 필요 영양 비율을 맞춰 균형잡힌 식단을 지속적으로 유지하는 건 프로 운동선수와 같은 관련 직업인들을 제외하면 사실 상 거의 불가능합니다. 그러니까 건강을 유지하기 위해 필요한 영양소 섭취가 말처럼 쉽지 않다는 겁니다. 이미 1985년에 나온 Bateman 보고서에서 균형잡힌 식생활을 한다고 자신하는 사람들의 85% 이상이 비타민, 미네랄의 일일 권장량도 충족하지 못하는 것으로 조사되었습니다. 게다가 일일 권장량은 결핍을 방지하는 수준이니 최적의 건강을 위한 기준과는 거리가 멉니다. 그래서 기능의학자들은 일일 최적량(ODI : Optimal Daily Intake)이라는 기준을 사용합니다.
2. 환경 오염으로 인한 지력 약화가 전 세계적으로 진행되어 지금의 채소, 과일과 같은 농산물에 함유되어 있는 비타민, 미네랄, 미량 영양소의 양과 질은 과거에 비해 형편없이 부족한 상태입니다. 게다가 환경 오염 자체가 우리의 체내 영양소를 빠르게 고갈시킬 뿐 아니라 이러한 오염으로부터 몸을 보호하기 위해 특정 영양소(대표적인 것으로 비타민 C, 글루타치온 등)가 과거보다 더 많이 필요한 상태입니다. 또한 스트레스가 심한 일을 하거나 질병으로 투병 중인 사람은 남들보다 더 많은 영양소를 요구받습니다.
이와 같은 이유로 일반적인 음식 섭취만으로는 우리의 건강을 유지하기 위한 영양소의 일일 최적량을 채울 수 없습니다.
따라서 건강 상의 문제가 없는 사람이라도 이제 보충제의 섭취는 선택이 아닌 필수가 되었습니다. 보충제를 전혀 먹지 않아도 음식 섭취만으로 건강을 유지하는데 아무런 문제가 없다고 생각하는 분은 앞으로도 계속 그럴 수 있을지 진지하게 고민해 보시기 바랍니다.
다음에는 제가 10년 동안 비건 채식을 하면서 건강 관리를 꼼꼼히 해 왔음에도 끈질기게 저를 괴롭히던 다양한 문제를 보충제 복용으로 해결한 이야기를 해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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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이 영양제를 별도로 복용해야 하는가에 대해서 과거부터 지금까지 치열한 공방이 끊임없습니다. 음식만으로 영양분을 충분히 섭취 가능하다고 보는 해외 석학의 대표 주자는 콜린 캠벨입니다. 채식인이라면 누구나 아는 영양학의 대가이죠. 우리나라에는 메타 분석을 통해 영양제 무용론을 주장하는 명승권 교수가 있습니다.
이와 반대로 영양제(정확하게는 비타민 C)를 먹어야 한다고 주장하는 해외 석학으로는 노벨상 2관왕(화학상과 평화상)에 빛나는 라이너스 폴링이 있고 국내에는 서울대 의대의 이왕재 교수가 있죠. 양쪽 다 라인업이 쟁쟁합니다.
아는 분은 아시겠지만 저는 비건 채식인입니다. 그래서 영양소 균형이 잡힌 음식을 잘 섭취하는 것만으로 충분하다는 게 기본 입장이었습니다. 작년 말까지는 그랬습니다.
하지만
'건강하게 살 빼는 법' 포스팅에서 말씀드린 것처럼 작년 말에 건강 상의 어려움을 경험한 것과 건강 검진 결과에서 비타민 D 레벨이 현저히 낮게 나온 것을 보고 영양제에 대한 공부를 시작했고 그 결과
음식만으로는 영양소를 골고루 섭취하는 것이 불가능하다는 결론에 도달했습니다. 여러가지 이유가 있지만 제가 생각하는 가장 큰 문제는 환경 오염과 지력 약화로 인해 현대의 식재료가 건강을 유지하기 위한 영양소를 더 이상 충분히 함유하지 않고 있다는 겁니다. 그래서 꼭 필요하거나 부족한 영양소는 영양제를 통해 보완하기로 결심했습니다.
그렇다고 모든 영양소를 영양제를 통해 섭취하는 건 효율적이지도 않고 오히려 문제가 될 수 있으니(특히 간에 축적되는 지용성 비타민 계열) 꼭 필요한 영양소로 한정하기로 했습니다.
그래서 제일 먼저 섭취하기 시작한 것이 비타민 C와 D입니다. 비타민 D에 대해서는 나중에 다른 포스팅에서 말씀드리기로 하고요.
비타민 C는 굉장히 중요한 영양소인데 많은 사람들이 그냥 신선한 과일을 많이 먹으면 충분하지 않냐는 식으로 대수롭지 않게 생각하는 경향이 있습니다. 비타민 C는 부신의 핵심 영양소로써 호르몬의 원료이기도 하고 콜라겐을 합성하는 기능을 하기도 합니다. 하지만 제가 생각하는 비타민 C의 가장 중요한 기능은 면역을 강화하는 강력한 항산화제 역할입니다. 면역 기능이 강해야 병에 잘 안 걸리고 설사 병에 걸렸다고 해도 빨리 회복됩니다. 요즘 같은 코로나 시대에 특히 중요한 기능이죠.
비타민 C의 복용 권장량은 하루에 100mg이지만 이건 괴혈병에 걸리지 않기 위한 최소 복용량으로 일종의 마지노선입니다. 사실 비타민 C는 우리 인체의 면역 기제가 싸우기 위한 연료나 자원이라서 생각보다 훨씬 많은 양이 필요하거든요. 그러니까 레모나 한 포 먹는 정도로는 안 먹느니만 못합니다.
기능 의학을 전공하는 의사들은 경구 복용 시 보통 하루 6,000mg(6g)을 기준선으로 잡습니다. 비타민 C는 암 세포를 굶겨죽이는 치료 방법으로 사용하기도 하는데 이 경우는 흡수율을 높이기 정맥 주사(IV)를 권장량의 200배 이상으로 투약합니다. 그래서 스트레스를 많이 받고 면역 체계가 망가진 경우에는 비타민 C 주사를 맞는 게 효과적이죠.
저는 치료 목적이 아니라 면역 체계를 강화하는 차원에서 비타민 C 메가도즈를 하고 있습니다. 경구 복용은 정맥 주사에 비해 흡수율이 많이 떨어지기 때문에 최소 6,000mg이 넘어야 합니다.
이왕재 교수처럼 1,000mg 알약을 식사 할 때 두 알 씩 먹는 방법도 있지만 비타민 C는 30분의 반감기를 갖고 있어 시간이 지나면 혈중 농도가 점점 떨어집니다. 그러니까 혈중 농도를 유지하기 위해 지속적으로 먹는 것이 좋죠. 그래서 파우더 형식으로 먹는데 비타민 C 파우더를 그냥 입에 털어넣으면 너무 시고 텁텁하기 때문에 권장하지 않습니다. 제가 추천하는 방법은 물에 타서 그 비타민 C 워터를 수시로 마시는 겁니다.
비타민 C는 수용성 비타민이기 때문에 몸에 축적되지 않고 필요량을 흡수하고 나면 남은 건 소변을 통해 빠져나가고 과다 복용을 해도 사실 상 부작용이 거의 없는 영양소이지만 수산염 생성을 증가시키므로 신장 결석이 생길 가능성이 증가되는 게 그나마 예상되는 가장 큰 문제입니다. 그래서 물을 많이 마시는 게 좋은데 어차피 비타민 C도 먹어야 하니 물에 타서 먹으면 비타민 C도 충분히 섭취하고 신장 결석이 생길 가능성도 낮추는 일석 이조의 효과가 있는 것이죠.
처음에는 6,000mg으로 시작해서 지금은 하루 7,000mg 메가도즈를 하고 있는데 목표는 하루 9,000mg까지 늘리는 겁니다. 어떤 분들은 10,000이나 12,000mg까지 복용량을 높이는 경우도 있는데 처음부터 갑작스럽게 높이면 설사와 같은 위장관 증상이 생길 수 있거든요. 서서히 증가시키면서 자신에게 맞는 복용량을 찾는 게 좋습니다.
반 년 이상 비타민 C 메가도즈를 해 보니 확실히 잔병치레가 줄었습니다. 채식과 간헐적 단식의 효과도 있지만 일의 양이 워낙 많기 때문에 예전에는 체력이 떨어지면 곧바로 감기나 몸살에 걸리는 일이 많았는데 올해는 특별히 건강에 문제가 생긴 적이 한번도 없네요. 이게 모두 비타민 C 메가도즈 때문은 아니겠지만 체험적으로는 확실히 효과를 보는 것 같습니다.
그럼 다음 포스팅에서는 제가 복용하는 비타민 C 제품에 대해 리뷰를 해 보도록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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