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새는 바빠서 전처럼 책을 많이 읽지 못하지만 예전에는 꽤나 열심히 독서를 했고(일년에 몇 권 읽었는지 자랑하려고 열심히 읽은 적도 있습니다. 지금 생각해보면 참으로 유치합니다;;;) 읽은 책을 이 블로그에 소개하고 북 크로싱도 꾸준히 했습니다.
북 크로싱을 하고 나면 나중에 다시 보기 어렵기 때문에 인상적인 구절은 밑줄을 쳐 두었다가 소개 포스팅을 할 때 저작권에 문제가 되지 않는 정도의 분량을 숨은글에 옮겨두곤 했습니다.
그런데 펼쳐놓은 책을 보면서 타이핑을 하면 빠를 것 같은데 북마크는 그런 기능이 없고 문진을 사자니 그것도 누름 기능만 있지 투명하지 않아서 내용을 확인하는데 어려움이 있었거든요. 그런데 제가 필요한 기능만 딱 있는 그런 문진이 있더군요. 역시나 필요는 수요를 만드나 봅니다.
펼쳐놓은 투명책 모양의 이 문진은 재질이 아크릴입니다. 제원이 30mm X 23mm X 7.5mm이니 왠만한 책은 모두 덮을 수 있습니다. 무게도 680g이나 되기 때문에 어떤 책 위에 올려놓아도 잘 잡아 줍니다.
옆에서 본 모습입니다. 평평한 아크릴을 특정 각도로 접는 기계적인 작업 과정을 '절곡'이라고 한다는데 당연히 절곡을 하고 나면 접히는 면이 날카롭게 튀어나오겠지요. 이걸 잘 가공해서 매끄럽게 다듬었습니다. 손을 다칠 염려 따윈 안 하셔도 됩니다.
최근에 읽은 '상담 및 심리치료 대인과정접근'을 펼친 뒤 올려 놓았습니다. 이 책은 심리학 전공자들이 읽는 책 중에서 가장 큰 판형입니다. 한 손으로 들고 읽기 힘들 정도의 큰 책이죠. 보시는 것처럼 안정적으로 지지합니다. 그리고 당연히 투명하니 책을 손으로 누를 필요없이 눈으로 내용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보통 서점이나 북카페 등에서 인테리어 소품 등으로 활용을 하기 위해 구매하는 분들이 많은 것 같은데 저는 앞에서 말씀드린 것처럼 제가 밑줄 그은 내용을 옮겨 적을 때 편하려고 샀는데 꽤나 만족합니다. 처음에는 한 개만 구매해서 사용했는데 만족도가 높아서 하나 더 구매해서 사무실에서도 쓰고 있습니다.
재질이 아크릴이라 정전기로 인해 먼지가 달라붙거나 흠집에 약하지 않을까 염려하는 분들이 계실텐데 제가 사용해 보니 신경쓰지 않아도 되는 문제입니다. 투명 아크릴인데도 책 내용이 보이지 않을 정도로 흠집이 심하다면 그만큼 오래 쓴 것일테니 버려야겠지요.
구매처는 지름신의 성전 '펀샵'입니다. 꽤 오래전에 구매한 거라서 지금도 팔고 있는지 궁금해서 검색해 봤는데 여전히 구매 가능하네요~
장점
* 다음의 경우 확실히 쓸모가 있음
- 자주 보는 책을 펼쳐놓은 채 두고 싶을 때
- 책 내용을 편하게 타이핑하고 싶을 때
* 디자인 소품으로도 괜찮음
단점
* 만듦새가 좋다고는 해도 아크릴 제품치고 살짝 부담되는 가격 : 2020년 4월 4일 현재 32,000 원
* 절곡을 잘 했다고는 하지만 가운데 접히는 면은 왜곡때문에 글자를 알아보는 게 살짝 힘듦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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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상심리학 파트도 마찬가지이기는 하지만 상담심리학 전공의 임상가들이 특히 빠지기 쉬운 함정 중 하나로 과거 치료력을 그대로 신뢰하는 게 있습니다.
무슨 이야기냐 하면, 상담이나 심리평가를 받으러 내방한 내담자가 과거에 진단을 받았거나 치료를 받은 병력이 있다면 그 진단을 곧이곧대로 믿는 것이죠. 하지만 막상 심리평가를 실시해보면 과거의 그 진단이라는 것과 얼토당토 않게 다른 결과를 받아들고 당황하기 일쑤입니다.
결론부터 말씀드리자면 과거에 아무리 유명한 병원에서, 이름난 의사에게 진단을 받았든 말든 간에 일단 모든 진단은 의심해야 합니다.
진단을 받았거나 치료(외래, 입원, 약물 치료를 막론하고)를 받은 병력이 있는 내담자를 보게 되면 반드시 거쳐야 할 단계는 다음과 같습니다.
1. 그 진단이나 치료의 근거가 무엇인가
문진이나 BDI 등 false positive error 확률이 높은 자기 보고형 검사 결과가 그 근거라면 원점에서 재검토해야 합니다. 이런 경우 기존 진단은 머릿속에서 싹 지우는 것이 좋습니다. 특히 진단을 받은 지 오래 지난 환자라면 더더욱 그렇습니다. 맨 처음 진단이 틀렸을 경우 환자가 여기저기 병원을 옮겨다니며 진료를 받을 때 나중에 환자를 문진한 의사가 기존 진단을 뒤집고 전혀 새로운 진단을 내리는 건 결코 쉽지 않습니다. 기존 진단이 옳다는 전제 하에 약을 바꾸거나 증량하는 등의 수정 조치를 취하는 게 대부분입니다. 그래서 정신건강의학과에서 진료를 받을 때는 첫 진단을 잘 받는 것이 아주 중요하죠.
2. (종합)심리평가를 실시하였고 그것에 근거해 진단이 내려진 경우
일단 기존 진단을 신뢰하기 위한 기본적인 조건은 갖춰졌다고 볼 수 있습니다만 다음의 두 가지를 체크해야 합니다.
1. 심리평가보고서 사본 확보. 2. 심리평가보고서를 작성한 임상가의 전문성 확인. 심리평가보고서에 기인해 진단을 내렸다는 건 전해들었지만 내용을 볼 수 없다면 아무 소용 없습니다. 반드시 심리평가보고서를 손에 넣어야 합니다. 또한 제대로 된 자격을 갖추지 못한 임상가가 작성한 보고서라면 이 역시 믿을 수가 없습니다. 물론 그런 임상가가 심리평가를 잘 할 가능성도 없지는 않습니다만 그 희박한 가능성에 내 내담자를 맡길 수는 없으니까요.
3. (종합)심리평가보고서의 내용이 미심쩍은 경우
내담자 또는 보호자에게 이야기 해 심리평가 원자료를 확보해야 합니다. 원자료를 복사해 오라고만 하면 절대로 제대로 된 자료를 가져오지 못합니다. 심리평가 원자료를 선뜻 내주는 병원이나 기관은 하나도 없으니까요. 그래서 MMPI-2의 결과지 1번에서 6번까지, 문장완성검사 앞, 뒷면 사본, 로샤 검사의 반응 기록지와 반응 영역 기록지, 구조적 요약지 등등 필요한
원자료 목록을 정확하게 적어서 그대로 의무 기록 복사를 해 오라고 주문해야 합니다. 병원의 원무과나 의무기록과로 직접 간다고 해도 어차피 정신건강의학과의 담당의나 심리평가를 실시한 임상가에게 연락이 가기 때문에 그들과 직접 통화해서 검사 원자료를 보려고 하는 이유를 설명하고 협조를 구해야 할 수도 있습니다. 제대로 된 기관이나 임상가라면 취지를 이해하고 복사해 줄 겁니다. 만약 내규, 원칙, 규정 등을 내세우면서 복사 안 해주려고 버티면 고발하는 등의 조치(엄밀하게는 친고죄로 고소하는 것이며 의무기록 복사를 거부하는 의료인은 '의료관계 행정처분 규칙'에 의거 자격정지 15일에 처해질 수 있습니다)를 취하겠다고 으름장을 놓으면 됩니다(그런 일은 가능한 한 있으면 안 되겠지만요).
간혹 심리평가를 실시한 기관이 폐업을 했거나 기간이 오래되어 파기를 했거나 아니면 망실된 경우도 꽤 많은데 그럴 경우는 결국 심리평가를 다시 실시해야 합니다.
단계적으로 살펴보라고 말씀은 드렸지만 제 경우는 예전에 Big 5에 속하는 종합병원에서 이름만 대면 누구나 알 만한 supervisor가 supervision한 심리평가보고서에서 떡 하니 Paranoid SPR로 진단받은 환자가 미심쩍어 다시 평가해봤더니 Malingering이어서 큰 충격을 받은 이후 어떤 기관에서 어떤 전문가가 실시한 심리평가보고서도 거의 믿지 않습니다. 제가 직접 실시하고 제 눈으로 확인한 검사 결과만 믿습니다.
그러니 상담자 선생님들은, 특히 심리평가에 약하다고 자인하는 선생님들일수록 항상 회의주의적인 자세를 굳건히 유지하실 필요가 있습니다. 그래야 엄한 내담자에게 낙인을 찍지 않을 수 있거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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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MI 한국의학연구소는 전국에 7개 이상의 검진센터를 두고 있는 검진전문 네트워크입니다. 예전에 여의도 검진센터에서 종합검진을 받은 적이 있었는데 그 새 2호선 선릉역 주변에도 강남검진센터가 문을 열었다는 걸 알게 되어 그리로 신청했습니다.
예전에 인터케어 건강검진센터의 불친절한 문진에 대해
불평글을 올렸다가 담당 이사까지 출동하는 일을 겪은 터라 웬만하면 이런 글 안 올리려고 했건만 도저히 참을 수가 없어서 결국에는 올리고 맙니다(이 참에 다시 한번 말씀드리지만
'월덴 3의 확인 요청 거부' 공지에서 누차 강조했듯이 이 글에 대한 첨삭, 수정, 삭제 요청은 일체 거부합니다)
선릉에 있는 KMI 강남검진센터를 이용하실 분이라면 다시 한번 숙고하시라는 의미에서 장, 단점을 정리해 봅니다.
* 장점
- 교통이 편리하다.
: 지하철 2호선 선릉역 10번 출구로 나와 도보로 1분도 안 걸리는 곳에 위치하고 있습니다.
- 직원들이 친절하다.
: 초음파 검사를 하면서 간에 작은 결절이 보인다기에 제가 귀찮게 물었는데도 친절하게 설명해 주시더군요.
장점은 이게 다입니다. ㅡㅡ;;;;
* 단점
- 채변, 문진지를 미리 우편으로 보내주지 않는 검진센터는 제가 사회생활 시작하고 여기가 처음이었습니다. 지금 우편요금 아끼는 겁니까?
- 문진기록지를 현장에서 작성해야 접수를 받아주는데 따로 작성할 장소가 없습니다. 은행의 입금전표 쓰듯이 꽤 긴 문진기록지를 서서 작성해야 하고 연세가 있는 어르신도 예외가 없습니다. 주변에 도움을 주는 사람도 없고 하다못해 돋보기 안경조차도 비치되어 있지 않습니다.
- 검진을 시작도 안 했는데 결제는 먼저 해야 하더군요. 회사에서 받는 검진이니 제 신상정보가 당연히 전산 등록되어 있을텐데 지금 떼어먹는 거 염려해서 일단 돈부터 챙기시나요? 처음부터 기분 확 상했음.
- 엘리베이터가 느린 것도 문제지만 각 층의 정지 안내가 영어로만 나옵니다. 층수는 위에 매달린 모니터로만 확인해야 하더군요. 눈이 나쁜 사람은 엘리베이터 문이 열릴 때마다 알아서 확인하고 내려야 합니다. 여기 한국 맞습니까?
- 검진 동선이 완전 엉터리입니다. 예전에는 보통 신체 측정하고, 피 뽑고 혈압 재고 등등 가벼운 것을 하다가 나중에 수면 내시경을 받고 나서 끝내는 식이었는데 센터 일정에 맞추었는지 수면 내시경부터 받고 졸려서 헤롱거리면서 나머지 신체 측정, 혈압 측정, 초음파 등을 받았습니다. 완전 지 마음대로입니다.
- 문진지를 내면 뭐 합니까? 담당의와 만나는 일도 없고 문진이 필요한 지 물어보지도 않습니다. 하다못해 인터케어에서도 물어보기는 했습니다.
- 넓다고 홍보만 했지 검진을 받으려면 여러 층을 오가야 하는 것이 오히려 불편하기만 했습니다. 저만 해도 2층에서 1차 접수, 정식 접수는 7층, 또한 3층과 6층을 오르락 내리락하면서 검진을 받았고 그 큰 건물에 운행되는 엘리베이터는 달랑 2대인데 그것도 외부 방문자와 검진복을 입은 사람들이 뻘쭘하니 뒤죽박죽 섞여 탑니다.
- 검진 내용에 치과 진료가 포함되어 있으면 당연히 그냥 해야 하는 것이지 받을 건지 말건지를 왜 물어봅니까? 치과 진료 받지 않으면 검진비 차액을 돌려줄겁니까? 게다가 가족들이 검진 받으러 가니 검진센터 소속의 치과도 아니고 같은 건물에 있는 일반 치과와 연결되어 있는데 매번 스케일링이 얼마라면서 부담스럽게 권유하더랍니다. 지금 프로모션 이벤트 행사합니까?
- 검진 결과를 어떻게 확인할거냐고 해서 종이 낭비하기 싫어 이메일로 받겠다고 했더니 어떤 검사 결과가 이메일로 출력되지 않기 때문에 이메일로 확인하면 그 결과가 빠진답니다. 그러면 당연히 서류로 확인해야지 결과가 빠지는 이메일 확인 옵션을 뭐하러 넣었나요? 지금 나랑 장난해요? 그래놓고 나중에 보니 결국 문서가 아닌 이메일로 보냈습니다. 아 놔~
이런 기본이 안 되어 있는 검진센터는 정말 처음입니다. 인터케어는 문진을 하는 의사만 개념이 없었지 시스템 자체는 아주 훌륭했는데 KMI 강남검진센터는 하나부터 열까지 마음에 드는 구석이 거의 없습니다. 정리해서 쓰면서도 다시 열 받네요. 어르신까지 모시고 갔는데 아주 죄송스러워서 혼 났습니다.
완전 비추인 검진센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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