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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하이 칙센트미하이 교수의 책은 다음과 같은 순서로 출판이 되었죠. 그동안 월덴 3에서 소개한 책들만 정리를 해 보면,
1.
몰입의 즐거움
2. 몰입의 재발견 <- 오늘 소개할 책
3.
몰입, 미치도록 행복한 나를 만난다
4.
몰입의 경영
이렇게 됩니다.
'몰입, 미치도록 행복한 나를 만난다'가 다분히 일반인 독자를 염두에 두고 씌여진 책이라서 그런지 '몰입의 즐거움'의 확장판인데도 쉽게 읽힌다면 그 둘 사이에 낀 이 책은 조금 난도가 있는 편입니다.
전작인 '몰입의 즐거움'을 읽고 난 독자라면 아마도 이런 생각이 들 겁니다. '옳거니, 몰입이 정말 중요하구나. 그런데 순간순간의 삶 속에서 몰입의 기쁨과 만족을 끌어내면서 살면 행복해질 수 있는걸까? 설사 그렇다고 해도 그게 가능은 할까?'
이 책에서 칙센트미하이 교수는 몰입을 방해하는 장막과 힘들을 우리 내면에서 기만하는 장막(유전 명령, 문화, 자아의 요구)과 외부에서 작용하는 힘(착취, 기생, 인간의 창조물)으로 나누어 보여주고 있습니다.
2부에서는 진화를 통해 미래에 추구해야 할 자아상으로 복합성이 증진되는 방향으로 이끄는 자아인 초월적 자아를 만들어 낼 수 있는 방법을 제안하고 있습니다.
'몰입의 즐거움'에서 이야기하는 몰입이 개인 수준의 몰입이라면 이 책에서 다루고 있는 몰입은 인류 진화의 수준까지 넓힌 것이지요.
그렇기 때문에 칙센트미하이 교수가 말하는 이 책의 논제는 '진화 과정의 능동적이고 의식적인 일부가 되는 것이 현재 삶에 의미를 부여하고 그 과정에서 매순간 즐기는 최고의 방법'이라는 점입니다.
'몰입의 즐거움'과 '몰입, 미치도록 행복한 나를 만난다'에 비해 조금 어렵지만 지적인 자극의 강도는 더 강해진 책입니다. 좀 더 학문적으로 몰입을 공부하고 싶은 심리학도라면 이 책이 더 맞을거라 생각해요.
각 장이 끝나면 충분히 이해했는지를 점검하기 위한(칙센트미하이 교수는 자기 진화를 위한 질문이라고 썼지만) 질문이 제공되기 때문에 자연스럽게 복습까지 되는 책입니다.
제가 추천하는 몰입(flow) 관련 칙센트미하이 교수의 책을 읽는 순서는 1 -> 3 -> 2 -> 4(이건 선택)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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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초월적 자아를 만들어내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1. 삶을 즐겨야 한다.
2. '복합성'을 더해야 한다.
3. 지혜를 개발해야 한다.
4. 미래에 투자해야 한다.
5. 자기중심적 사고에서 벗어나 '조화로운 미래 건설'에 힘을 쏟아야 한다.
* 기대와는 달리 '플로우'는 여가나 놀이 시간처럼 긴장을 풀 때보다 어떤 어려운 작업, 신체적/정신적 능력의 한계를 끌어내야 하는 작업에 매달릴 때 일어난다. 사실 플로우 이론의 가장 중대한 공헌은 심리학적 견지에서 일과 놀이가 반드시 반대되는 것이 아니라는 점을 지적했다는 점이다.
* 플로우의 첫 번째 징후는 명확하게 규정된 목표에 주의가 집중된다는 점이다. 따라서 일반적으로는 지루한 일조차도, 기술을 끌어내야 할 상황을 만들어 목표를 명확히 하면 흥미진진하고 재미있어질 때가 있다.
* 자유의지에 따라 사는 사람은 외부 요인이 미래를 절대적으로 결정한다는 논리에서 해방되는 것이다.
* 우연과 필연은 고민할 줄 모르는 사람들의 유일한 통치자다.
* 의식이라는 제 3의 결정 요인은 우리를 안전으로도, 파멸로도 이끌 수 있다.
* 우리가 주의를 기울이는 것들의 총합이 곧 우리의 인생이다.
* 자신이 어떻게 생각하고, 왜 그런 방식으로 느끼고, 무엇이 우리 행동의 동기가 되는지 평생 모르는 채 살아간다면 삶에서 가장 중요한 측면, 즉 밀도 있는 경험 자체를 포기해야 한다.
* 마음은 정돈된 정보가 있어야만 정돈된 상태를 유지할 수 있다. 명확한 목표가 있고 피드백을 받을 때만 마음은 잘 작동한다.
* 기술과 집중이 필요한 활동을 하게 되면 마음이 무질서에 사로잡혀 광적으로 뛰어다니는 현상을 예방할 수 있다.
* 어딘가에 집중하지 않을 떄 마음에 떠오르는 생각이 십중팔구 우울한 이유
1. 부정적인 가능성이 언제나 긍정적인 가능성을 압도한다. 우리 삶에는 한마디로 '나쁜' 일이 '좋은' 일보다 많이 일어난다.
2. 그런 부정적인 성향이 적응에 유용하기 때문. 단 '적응'이라는 말이 생존 확률의 증가를 의미한다고 가정할 때.
* 논리도 과학적 담화도 의사소통에서 일어나는 비틀림을 피할 수는 없다. 언어로 현실을 파악하기란 불가능하고, 일반화는 모두 의심스러우며, 사람 사이에 의미를 공유한다는 것은 환상이다.
* 집단과 함께 생활하기를 좋아하고 다른 사람에게서 멀리 떨어지지 않은 사람만 살아남았다. 그렇게 우리는 모두 외향적인 선조(살아남은 자들)의 후예이기에, 다른 사람과 함께할 때 쾌락을 느끼도록 진화했다. 그러나 이제 사회성도 우리 시대에는 과도해지고 해로워지기 쉽다.
* 쾌락과 즐거움(혹은 플로우)의 차이는 이렇다. 쾌락은 유전으로 프로그램 된 필요(먹기, 마시기, 쉬기, 성행위, 사교성 등)에 항상성이 깨어질 때 그것을 되찾아주면 발생하는 반면, 즐거움은 대개 유전으로 프로그래밍되지 않은 일에 기술을 활용한 결과로 발생한다는 점이다.
* 자신이 동일시하는 집단이 커질수록 근본적인 진실에 더 가까워진다. 온 지구를 자신의 세계로 보는 사람만이, 유해물이 어디에 폐기되든 그것을 해롭다고 여긴다.
* 자신에게 왜 어떤 충동이 일어났는지, 왜 어떤 습관에 따라 행동하는지 고민하는 것은 정신력을 통제하는 첫걸음이다.
* 유전자가 우리 몸을 번식 도구로 활용하듯이, 문화 역시 존속과 성장을 위한 도구로 개개인을 활용한다. 그러한 목적을 위해 문화는 우리에게 그 우월성을 확신시켜야만 하는 것이다. 사회화가 잘된 사람이란 국가나 당파, 종교를 위해 자기 목숨을 기꺼이 바치려는 사람이다.
* 자국 문화가 제시되는 현실 묘사에 의문을 제기하는 것은 바람직한 것이다. 대중매체가 세상을 '문화의 영향력에 따라' 제시한다는 점을 깨닫기만 한다면 속을 확률은 줄어든다.
* 일단 자아가 존재하게 되면, 그 최대의 목적은 어떤 희생을 치르더라도 자신을 보호하는 것이 된다. 좀 더 작게 보자면, 만족을 모르는 자아는 거의 모든 고대 집단에서 사람들의 정신 에너지를 집어삼켰다.
* 자기성찰 의식이 출현하면서 자아가 자아를 상징하는 수단으로 재산을 활용하기 시작했다. 문제는 자아가 외부 상징물과 자신을 동일시할수록 더욱 약해진다는 점이다.
* 사람이 정신력을 가장 많이 투자하는 곳이 어디인지 알면 그 사람의 자아를 나타내는 핵심적 관념이 드러난다.
* 만족스럽게 살아가는 사람들, 과거나 미래와 조화롭게 사는 사람들, 한마디로 소위 '행복한' 사람들은 보통 스스로 만들어낸 원칙에 따라가는 사람들이다.
* 인간사에서 밈이 더 큰 역할을 하기 시작하자마자 사람들은 타인을 착취할 수 있게 되었다.
* 타인의 야망에서 자신을 보호하지 못하는 한 우리는 자유로워질 수 없다.
* 현 상태가 자연스럽고 옳으며 바꿀 수 없는 것처럼 보이는 방식은 우리를 지배하는 이들에게나 이로운 일이다. 우리에게 이로운 일은 그것이 늘 옳지는 않다는 사실을 파악하는 것이다.
* 심리학적 차원에서 기생이란 타인의 정신 에너지를 고갈시키는 자다. 직접 명령하는 방식이 아니라 약점이나 부주의를 악용하는 방식으로 다른 존재의 에너지를 빼앗는 존재다. 기생의 형태는 헤아릴 수 없이 다양한데, 그 가운데 일부만 알아두어도 부지중에 다른 생명을 편안하게 해주느라 우리 삶을 허비하지 않는데 도움이 된다.
* 억압은 저항하고 기생은 무력화할 수 있지만 각각의 정신 에너지를 착취하는 또 다른 방법이 있으니 그것은 바로 의태이다.
* 문제는 창시자의 손에서 떠난 후에도 밈이 우리 목적에 부합하겠는가 하는 점이다.
* 한번 밈이 확립되고 나면 우리 마음에 타성이 생겨서 필연적으로 쓰디쓴 결말을 맞이하게 된다
* 위대한 작품이 매우 적은 까닭은 우리가 예술적 밈 감상에 충분한 정신 에너지를 투자하지 못하거나 그러려고 하지 않기에 소수만 살아남기 때문이다.
* 우리가 주도권을 쥐고 밈을 우리 목적에 맞게 활용하지 않는다면, 대개 밈이 주도권을 잡고 자기 목적에 우리를 이용한다. 물론 밈은 자기 목적이 무엇인지 모르지만 우리도 대부분의 경우 모르기는 마찬가지다.
* 진화의 첫 번째 원칙은 '유기체는 모두 그 형태를 유지하고 자신을 증식하려는 성향이 있다'는 것이다. 두 번째 원칙은 '생존하고 증식하기 위해서, 유기체는 외부 에너지를 흡수해야 한다'는 것이다. 진화의 세 번째 원칙은 앞의 두 원칙에서 비롯된다. '유기체는 모두 주변 환경에서 에너지를 최대한 많이 흡수하려고 할 것이고, 자기보존에 위협이 되지 않는 한 그렇게 할 것이다'. 네 번째 원칙부터는 드디어 진화의 역할을 설명하기 시작한다. '주위 환경에서 필요한 에너지를 (다른 유기체보다) 더 많이 얻어낼 방법을 찾아내는 유기체는 더 오래 살고 복제본을 상대적으로 더 많이 남긴다'. 이는 또 다른 중요한 원칙으로 이어진다. '유기체가 서식지에서 지나치게 잘 에너지를 흡수하게 되면, 그 과정에서 환경과 자신마저 파괴하기도 한다'. 진화의 마지막 원칙은 이것이다. '대개 유기체의 복합성이 증진되는 방향, 즉 분화와 통합이 증진되는 방향으로 진화를 끌어나갈 때 조화를 이룰 수 있다'.
* 서로 다른 종교, 정체, 민족, 가치관, 철학 사이의 다툼은 모두 밈이 우리 마음을 차지하려고 경쟁하는 사례들이다.
* 자본주의 이전 사회에서 사랑과 출산이 자유롭고 마음대로였다는 낭만적인 이야기는 그만두자.
* 가장 자주 언급되는 플로우의 한 가지 특징은, 자신에 관해 혹은 주위에서 찾아오는 다양한 기회를 활용할 가능성에 관해 뭔가 새로운 것을 발견했다는 흥분감이다.
* 플로우 경험의 특징
1. 명확한 목표, 즉 목적이 뚜렷이 정의된다. 즉각적인 의견(피드백), 즉 자신이 얼마나 잘하고 있는지 바로바로 알 수 있다.
2. 단호하게 행동할 기회가 많고, 그렇게 할 기회와 자신의 능력이 맞아 떨어진다. 다시 말해 도전해야 할 일에 필요한 능력과 그것에 도전하려는 개인의 기술이 잘 맞는다.
3. 행동과 자각이 하나로 융합되어 마음이 한 곳에 집중된다.
4. 현재 하는 일에 집중한다. 하는 일과 무관한 자극들이 의식에서 사라지고, 걱정과 근심이 일시적으로 없어진다.
5. 통제할 수 있다는 느낌이 든다.
6. 자의식 상실, 자아 경계 초월, 성장하는 느낌, 더 큰 존재의 일부가 된다는 느낌이 든다.
7. 시간관념이 바뀌어 시간이 빠르게 흐른다.
8. 경험 자체가 목적이 된다. 활동 자체가 목적이 되거나 그 자체로 몰두할 가치가 있는 것이 된다.
* 우리가 그것을 즐기는 까닭은 그것이 잠재력을 드러내고 한계를 배우고 경계를 넓히게 해주는 기회라고 여기기 때문이다. 이 기회는 다름 아닌 '자신과의 소통'이 함축하는 바다. 바로 이러한 까닭에 플로우는 진화에서 매우 중요한 요소가 된다. 이것이 없으면 우리는 유전 명령에 따라서 과거에 '좋았던' 것들만 계속 추구하게 된다.
* 자신을 덜 의식하면 지금 하는 일에 정신 에너지를 더 집중할 수 있다.
* 사람은 더 흥미로운 기회를 인식하는 기술이 부족하면, 단순하고 잔혹한 길로 퇴보하게 마련이다.
* 플로우가 없으면 일어나는 일
: 그런 상황에서 전형적으로 일어나는 일은 사람들이 쓸모없거나 파괴적인 활동에 빠져든다는 점이다. 다양한 약물에 중독되는 현상은 분명 인위적인 수단으로 최적 경험에서 일어나는 현상을 반복해서 경험하려는 시도이다. 그러나 인위적으로 유도된 플로우는 2가지 면에서 위험하다. 첫째, 그 개인의 기술을 향상시켜주지 않고 따라서 복합성으로 이어지지 않는다. 둘째, 생리적으로 중독되면 개인과 집단에 막대한 엔트로피를 야기한다.
* 플로우를 평가하는 방법은 ESM(경험표집방법)를 이용하는 방법도 있다.
* 우리가 가장 즐거워하는 일이 '자신의 존재를 펼쳐 보이는 것'이라는 점이 진실이라면, 플로우가 자유시간보다 업무시간에 더 자주 나타난다는 점은 이치에 맞는다.
* 온갖 종류의 영성에서 공통적인 요소는 인간 의식에서 엔트로피를 줄이려고 한다는 부분이다.
* 일상의 경험을 의미 있고 목표 지향적인 활동으로 바꾸는 능력은 강력한 힘이다. 그리고 그 어떤 문화적 게임도 착취나 악용을 피할 수 없다는 점이다.
덧. 제가 좋아하는 김우열 번역가의 담백하고 깔끔한 번역 덕에 조금은 힘을 빼고 읽을 수 있어 좋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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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 레프트 리뷰'는 1960년 영국에서 창간된 격월간 잡지로 좌파 진보운동의 나팔수(좋은 의미에서) 역할을 하는 잡지입니다. 진보 좌파를 대표하는 잡지임에도 마르크스 이론의 취약점을 자기 반성하는 stance를 취하는 글이 많이 실리는 것이 특징이죠. 일베에 서식하는 인간들이 볼 때에는 완전 빨갱이 책일 겁니다.
하지만 에릭 홉스봄, 레비 스트로스, 장-폴 사르트르, 루이 알튀세르, 자크 라캉 등 지성계와 문화계를 이끄는 거장들의 글이 자주 실리는 것으로도 유명하지요.
이 책은 2000년 부터 2008년까지 실렸던 글 중에서 18개를 뽑아 엮었으며 잡지 본연의 취지를 살려 정치, 이론, 문화라는 세 영역에 따라 구분하였다고 합니다.
목차는 다음과 같습니다.
제1부 세계정세의 현황
1. 21세기 세계는 어디로 가는가 ― 페리 앤더슨
2. 세계 경제위기의 신호탄, 서브프라임 위기 ― 로빈 블랙번
3. 신자유주의에 포섭된 로크적 유럽? ― 키스 반 데어 페일
4. 미국에 종속된 역사 속의 유엔 ― 피터 고언
5. 세계경제의 남반구 목조르기 ― 로버트 웨이드
제2부 각 지역의 쟁점들
6. 미국의 이라크 점령 이후 중동 정세 ― 타리크 알리
7. 탈정치화된 정치, 동에서 서로 ― 왕후이
8. 두바이의 공포와 돈 ― 마이크 데이비스
9. 실험되는 가치들 : 인도의 임상실험과 잉여건강 ― 커식 선더 라한
10. (대담) 티베트인의 정체성과 중국 ― 체링 샤카
제3부 정치사상의 재구성
11. 사르코지라는 이름이 뜻하는 것 : 공산주의적 가설 ― 알랭 바디우
12. 매체론으로 본 사회주의의 역사 ― 레지 드브레
13. 생명정치적인 것의 벡터들 ― 맬컴 불
14. 세계화되는 현실에서의 정의, 새로운 틀구성 ― 낸시 프레이저
제4부 자본주의와 미학
15. 미학 혁명과 그 결과 : 자율성과 타율성의 서사 만들기 ― 자크 랑시에르
16. 문화적 포장지로서의 예술 : 일본의 터미널 데파트 ― 우친타오
17. 자본주의와 형식 ― 테리 이글턴
제5부 회고
18. (회고) 격변의 시대 이탈리아의 정치와 삶 : 밀라노에서 온 동지 ― 로사나 로산다
좋은 글들이 많지만 개인적으로는 피터 고언이 쓴 '미국에 종속된 역사 속의 유엔'과 레지 드브레가 쓴 '매체론으로 본 사회주의의 역사'가 제일 좋았습니다.
구입한 지 상당히 오래된 책인데 이제서야 다 읽었네요. 기본적인 배경 지식이 너무 부족하다보니 진도를 뺄 수가 없었습니다. 그동안에 이미 3권까지 나왔네요.
이 책의 아쉬운 점 중 하나는 번역의 quality 조절이 잘 되지 않은건지 쉽게 읽히는 글과 그렇지 않은 글의 격차가 굉장히 많이 납니다. 그래서 높게 평가하지 못했습니다. 물론 제 지식 수준의 격차일 가능성도 있습니다만..... ㅠ.ㅠ
덧. 이 책은 북 크로싱 대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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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인적으로 인터뷰집을 별로 좋아하지 않습니다(그래도 평론집보다야 낫지만). interviewee뿐 아니라 interviewer의 성향과 가치관에 따라서도 너무 많은 영향을 받을 수 있는 영역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입니다.
지승호씨의 가치관 중립 노력은 높이 사는 편이지만 그동안 나온 인터뷰집의 대상을 보자니 공지영, 박원순, 이어령, 신성일 등등 이더군요. 대부분 제 흥미를 끌지 않는 사람들이었습니다.
2010년에 김규항 선생을 인터뷰한 책이 나온 것을 이미 알고 있었지만 김규항 지지자('빠'가 아닙니다. 김규항 선생의 기준에 따르면...)라고 할 수 있는 제가 지금까지 애써 찾아 읽지 않은 이유도 그래서였습니다.
이제와서 읽고 보니 읽기를 잘 했다는 생각이 듭니다.
이 책은
'나는 왜 불온한가 : B급 좌파 김규항, 진보의 거처를 묻다(2005)'와
'예수전(2009)', 그리고
'B급 좌파 : 세 번째 이야기(2010)'까지 모두 읽은 분들이 총정리 차원에서 읽으면 좋은 책입니다.
그런 의도로 기획된 책은 아니겠지만 시리즈물의 완결판처럼 그동안 앞의 책들을 읽으면서 생각했던 빠진 조각들도 주섬주섬 맞추고 무심결에 가졌던 궁금증도 스르륵 해결하게 되는 대단원의 막에 해당하는 책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이 책은 크게 7장으로 나뉘어 있는데,
1장. B급 좌파, 김규항이 그리는 세상2장. 문화로 우리 사회 엿보기3장. 김규항과 <그 페미니즘>4장. 한국 사회의 진보를 묻는다5장. '촛불'과 '추모' 앞에서6장. 예수에게 묻는 이 시대의 진보7장. 내일을 위한 진보와 미래세대 교육
제목만 보더라도 앞에서 제가 소개한 책들에서 다룬 내용들이 인터뷰의 형식을 빌어 아주 명쾌하게 정리되어 있음을 짐작하실 수 있을 겁니다.
지승호씨가 쓴 들어가는 말에 '김규항이 끊임없이 우리 스스로부터 반성하자고, 회심하자고 말한다. 사는 방식과 생각하는 방식이 변하지 않으면 우리는 이 지옥에서 벗어날 수 없다는 것이다. 한두 번 끄덕끄덕 고개를 주억거리다가 이내 부아가 치민다. 그러다가도 차분히 그의 글을 읽고, 그의 얘기를 듣고 나면 분노에 앞서 우리부터 변해야 한다는 얘기에 수긍하게 된다'고 썼는데 정확한 핵심 파악이라고 생각합니다.
혁명과 영성의 조화도 중요하기는 하지만 핵심은 제가 매일 마음으로 제 자신에게 외치는 구호 '나부터 잘하자'라고 생각해요. 나도 잘 못하면서 남이 어쩌니 저쩌니 그러는 거 결코 세상을 바꿀 수 없는 공허한 부메랑이죠.
저도 김규항 선생처럼 '한줌의 지배계급이 차지하던 것을 공정하게 분배하는 세상이 아니라 남보다 잘 먹고 잘 사는 일 자체를 부끄러워하는 세상'을 꿈꾸고 싶습니다. 아직까지는 잘 안 됩니다만 계속 노력해야죠.
덧. 멋모르고 샀는데 제가 보이코트하는 문학동네 계열의 출판사인 '알마'에서 나온 책이네요. 아 놔~
덧2. 이 책은 북 크로싱 대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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범상치 않은 이력의 철학자 탁석산 선생이 2008년에 쓴 '한국인은 무엇으로 사는가 : 위기의 시대를 돌파해 온 한국인의 역동적 생활철학(2008)'을 북 크로싱합니다.
일반 철학을 대중들이 이해하기 쉽게 풀어서 설명하는 철학자는 많지만 한국의 주체성과 민족성을 철학적으로 다루는 철학자는 보기 드뭅니다.
특히 한국의 주체성과 민족성을 패배주의적인 관점에서 다룬 글이 많은 데 현세주의, 인생주의, 허무주의가 한국인을 건강하게 지켜준 방법론이라는 시각에서 쓴 이 책은 그런 점에서 관점이 상당히 신선합니다.
이 책이 어떤 책인지 궁금한 분들은 '소개글'을 참고하세요.
이 책은 변경된 북 크로싱 제도(국민도서관 이용)가 적용됩니다.
이 책을 읽고 싶은 분은 아래의 북 크로싱 방법에 있는 내용대로 하시면 됩니다.
* 월덴 3의 변경된 북 크로싱 제도에 대해 궁금한 분들은 여기를 클릭!* 국민도서관을 통해 북 크로싱하는 방법에 대해 궁금한 분들은 여기를 클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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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학자 탁석산은 이력이 범상치 않은 사람입니다. 과거 명문이었던 경기고를 나왔으나 독서와 축구에만 몰입하다 꼴찌로 졸업을 했고 재수 뒤 서울대 자연계열에 입학했지만 1년 후 자퇴, 군 복무 후 한국외대 영어과에 입학하였고 부전공이었던 철학에 심취하면서 철학자로서의 삶을 선택한 사람입니다.
2000년 '한국의 정체성이란 무엇인가'라는 화두로 쓴 글이 주목을 받기 시작하면서 이후 꾸준히 한국의 주체성, 민족성 등의 주제에 관심을 갖고 이를 철학적으로 다룬 글쓰기를 하고 있습니다.
'한국인은 무엇으로 사는가'라는 제목으로 출판된 이 책도 그런 글쓰기의 연장선상에 서 있습니다.
탁석산은 이 책에서 문화들 사이에는 공통점이 아니라 유사성만 있을 뿐이고 문화는 사실 상 단절에 의해 발전되어왔다고 주장합니다. 그러니 문화유산을 통해 한국문화의 특징을 찾아내려는 시도 자체가 잘못되었다는 것이죠. 문화재가 갖는 의미는 시대에 따라 다르기 때문에 지금의 관점에서 옛것을 제대로 평가할 수 없고 게다가 문화는 삶의 방식이지 눈에 보이는 물건이 아니기 때문에 문화재로는 문화를 제대로 이해할 수 없다고 합니다.
문화는 당대의 문맥에서만 의미를 갖고 작동하는 것이니 '지금 그리고 여기'에서 문화를 이해하자는 다소 과격한 주장을 펼치기도 합니다. 또한 그는 지금까지 우리는 '한국 고유의'라는 억지를 부리면서 서로 다른 문화를 연결하려고 애썼다고 이야기합니다.
탁석산은
한국의 문화를 세 가지 관점에서 접근하는데 현세주의, 인생주의, 허무주의가 바로 그것입니다. 하지만 이러한 것들의 문제를 고발하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현세주의, 인생주의, 허무주의 때문에 한국의 문화가 건강하다고 봅니다. 한국의 실용주의는 이러한 세 가지 ~주의를 실현하는 방법론으로 나왔다고 보고 있고요.
상당히 파격적이면서 다소 과격한데도 상당히 재미있는 화두를 많이 던지는 글쓰기를 하더군요.
저는 이런 새로운 관점을 제공하는 책들을 좋아하는데 그런 점에서 아주 흥미롭게 읽었습니다. 아마도 시사IN에서 추천한 책 목록 속에 들어가서 읽게 되지 않았나 싶은데 탁석산의 다른 책도 한번 읽어 봐야겠습니다. 검색해 보니 꽤 많은 책을 썼더군요.
한국인의 문화와 정체성에 대한 철학적 접근에 대한 새로운 접근이 궁금하신 분들께 추천합니다.
덧. 이 책은 북 크로싱 대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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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끄럽게도 학창 시절에 우리 문화에 대해 제대로 배우지 못했습니다. 그 잘난 대학이라는 곳에 들어가려고 아둥바둥대느라 문화가 무에 그리 중요하냐고 애써 눈 감고 살았습니다.
그래서 그런지 저는 지금도 우리 문화에 대해 무지합니다. 잘 먹고 잘 산다는 것이 호위호식하는 것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라는 것 정도는 알지만 이제는 타성에 젖어 우리 문화에 대해 알려고 하지를 않게 되었네요.
지인이 추천한 이 책은 옛 그림을 통해 우리 문화를 체험하고 즐기는 법을 자연스럽게 맛 볼 수 있게 합니다. 단원 김홍도 전문가인 저자가 공무원 교육원에서 한 강의 내용을 그대로 책으로 옮겼는데 완전히 입말이라서 그런지 책을 읽기만 해도 현장에서 강의를 직접 듣는 것처럼 생생하게 전달되네요.
이 책을 통해 우리의 옛 선조들이 그린 그림에 얼마나 오묘한 삶의 지혜와 향기, 재미가 담겨 있는지 알게 되었습니다. 막연히 우리의 전통 문화는 어렵고 딱딱하다는 선입견이 있었는데 이 책 한 권으로 부담을 많이 덜었습니다. 좀 더 알고, 배우고, 즐기고 싶네요.
우리의 사라져가는 옛 문화를 알리는 전령사였던 저자는 2005년 2월에 혈액암과 백혈병으로 아까운 생을 마감했습니다. 참 안타까운 일입니다. 왜 항상 아까운 사람이 먼저 가는지 모르겠습니다. 죽어라 죽어라 빌어도 귀신도 외면하는 악당들도 많은데 말이죠.
온라인 서점인 YES24에도 왜 이제서야 이 책을 보게 되었을까하는 안타까움을 토로하는 서평들이 많습니다. 저도 이 참에 저자의 책 몇 권을 더 온라인 쇼핑 카트에 넣어 두었습니다.
"문화는 꽃이다. 사상의 뿌리, 정치/제도의 줄기, 경제/사회의 건강한 수액이 가지 끝까지 고루 펼쳐진 다음에야 비로소 문화라는귀한 꽃이 핀다. 지금 한국 문화는 겉보기에는 화려한 듯 싶으나 내실을 살펴보면 주체성의 혼란, 방법론의 혼미로 우리 정서와유리된 거친 들판의 가시밭길을 헤매고 있다. 법고창신이라야 한다! 문화는 선인들의 과거를 성실하게 배워 발전적 미래를 이어가는재창조 과정이다. 문화의 꽃은 무엇보다도 우리 시대가 김홍도 시대에 못지 않은 훌륭한 사회를 이룰 때에만 피어난다. 무엇보다 근본적으로 우리의 삶 그 자체가 아름다워져야 한다"
삶 자체가 아름다워져야 문화의 꽃이 활짝 피고 문화의 꽃이 활짝 펴야 삶도 아름다워지지 않을까요?
저처럼 우리의 옛 문화는 어렵다고 생각하는 분들에게 추천합니다.
참 좋은 책입니다.
덧. 저자는 옛 그림을 감상하는 원칙으로 대각선 만큼 떨어지거나 그 1.5배 만큼 정도 떨어진 거리에서, 오른 쪽 위에서 왼쪽 아래로 쓰다듬듯이 보라고 권고하고 있습니다. 이 구절을 보고 그야말로 무릎을 쳤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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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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YES24
1월 말에 말레이시아 여행(사실은 코타 키나발루로 휴양 여행을 가는 거지만 ^^;;;)을 계획하고 있는데 그 여행 준비의 일환으로 읽은 책입니다.
저는 어디로 여행을 가든 항상 그 나라를 이해하기 위해 관련 책을 한 두 권쯤은 공부삼아 읽는 버릇이 있습니다.
Curious 시리즈는 예전에
터키 여행을 준비하면서 처음 접했는데 아주 유용하면서도 재미있었기 때문에 기억해 두고 있었거든요. 그래서 말레이시아 편도 구매했습니다.
그런데 역시나 모든 Lonely Planet이 다 우수한 것은 아닌 것처럼 Curious 시리즈도 옥석 구분이 필요하겠더군요.
말레이시아가 이슬람, 힌두, 중국 문화권이 겹치는 국가이기 때문에 각 문화권의 특색과 풍습에 대해 소개를 하다보니 장황해질 수는 있겠습니다만 이 책은 기본적으로 저자가 30년 넘게 외국인으로서 말레이시아에서 살면서 말레이시아에서 거주할 사람들을 위해 쓴 것이기 때문에 저처럼 단기 여행자를 위한 TIP보다는 깊이 있는 정보를 전달하는데 초점을 맞추어서 조금 무겁고 설명글이 많아서 조금 지루하게 느껴지기까지 합니다.
게다가 번역 솜씨도 최상은 아니라서 딱히 트집을 잡을만한 구석은 없지만 매끄럽게 읽히지 않는 것도 아쉬운 점이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거기에 정가가 14,000원에 달하는 것도 구매를 망설이게 하는 요인이 될 수 있겠습니다. 빌려서 보는 것은 모르겠지만 구매를 추천하지는 않습니다.
그래도 이 책을 읽으면서 나름대로 소득이라고 건진 것을 정리하자면 다음과 같습니다.
* 말레이시아의 치안은 매우 안전한 편
* 상대방이 허용할 때까지 들이대는 것을 삼가할 것(불필요한 신체 접촉은 금물, 특히 머리 쓰다듬기)
* 검지 손가락으로 사람이나 물건을 가리키는 것은 매우 무례한 행동(동물에게도 하지 말 것)
-> 꼭 필요한 경우는 주먹을 쥐고 엄지손가락을 사용하랍니다. ^^
* 대접하는 음료수는 꼭 받고 한 모금이라도 마실 것
* 왼 손은 가능한 한 사용하지 말 것
* 소나기를 포함해 비가 자주 내리기 때문에 우산을 지참할 것
* 햇빛이 매우 강하니 자외선 대책을 확실히 세울 것
* 손으로 음식을 먹게 되는 경우 오른 손 엄지, 검지, 중지만 사용하고 손가락의 두 번째 마디까지만 사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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