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4년 째 흥행 돌풍을 일으키고 있는 뮤지컬 잭 더 리퍼를 보고 왔습니다.
단순한 해외 라이센스를 도입해 모방하지 않고 재창작 작업을 통해 탄생한 한국형 뮤지컬로 일본 공연 시 한국어 공연인데도 불구하고 전석 매진이라는 기록을 세운 바 있죠.
잭 더 리퍼는 1888년 8월 7일부터 11월 10일까지 영국 런던의 그리니치에 위치한 화이트채플 가에서 다섯 명이 넘는 매춘부를 잔인하고 엽기적인 방식으로 살해한 연쇄 살인마를 지칭하는 이름입니다. 100년이 넘은 미제 사건이고요.
오늘이 마지막 공연이라서 이 공연을 보고 싶은 분들은 내년까지 기다리셔야 하겠지만 그럴만한 가치가 있는 작품입니다. 아무런 정보 없이 가서 봤는데 기대 이상으로 좋았습니다. 줄거리도 탄탄하고 반전까지 있더군요.
배우들의 연기는 당연히 좋았지만 음악도 생각 외로 좋았고 특히 무대 디자인이 훌륭했습니다.
저는 직장인 할인 15%를 적용받아 보고 왔습니다. 현장에서 직장인이라는 걸 확인하는 방법으로 명함을 요구하는데 신분증과 대조하지는 않더군요.
엄기준 - 신성우 - 이건명 - 강성진 - 서지영 - 김여진이 출연한 공연을 보고 왔는데 조합이 아주 마음에 들었습니다.
일단 엄기준은 역시나 명불허전~ 처음부터 끝까지 관객을 쥐락펴락하더군요. 정동하, 슈주의 성민, 2AM의 이창민 등이 엄기준과 마찬가지로 다니엘 역으로 출연하지만 그들이 아니었기를 다행이라는 생각이 들 정도로 훌륭했어요.
강성진씨의 감초 연기는 확실히 출중했지만 보면서 뮤지컬은 역시 뮤지컬 배우가 연기해야 제맛이라는 생각이 계속 들었습니다. 뮤지컬의 연기는 아무래도 영화나 드라마의 그것과는 좀 다르죠. 뮤지컬은 노래와 춤도 되야 하지만 무엇보다 노래를 부르면서 거기에 관객의 마음을 흔드는 정서를 녹여내야 하기 때문에 쉽지가 않죠. 다니엘 역의 엄기준, 폴리 역의 서지영, 글로리아 역의 김여진 모두 대단했습니다.
잭 역의 신성우씨가 뿜어내는 카리스마와 퍼포먼스 작렬도 좋았지만 롹은 롹이고 뮤지컬은 뮤지컬이라서 신나고 흥겹기는 했어도 감동적이지는 않았습니다. 그래도 커튼콜에서 보여준 팬 서비스는 정말 좋았습니다. 역시나 관록은 어디 가지 않더군요.
다니엘, 폴리, 글로리아의 독창을 들으면서 가슴을 울컥하는 걸 보면 역시 뮤지컬 배우는 아무나 하는 것이 아닌가 봅니다. 앞으로 뮤지컬을 볼 때는 가능하면 아이돌이나 연기자가 아닌 순수 뮤지컬 배우로만 구성된 공연을 찾아서 봐야겠습니다.
거의 공연 막바지였는데도 자리가 없을 정도로 꽉 들어찼더군요. 국립극장 해오름이나 예술의 전당은 어차피 무대와 객석의 거리가 멀고 넓어서 R석이나 VIP석이나 큰 차이가 없죠. 하지만 디큐브아트센터는 상대적으로 아담하고 객석으로부터 무대까지의 거리가 생각보다 가까워서 VIP석을 예매하면 상당히 가까운 거리에서 공연을 볼 수 있으니 다음에는 고려를 해 봐야겠습니다. 뭐 저야 이번 공연에 어차피 오페라 쌍안경을 가져갔기 때문에 큰 차이가 없었습니다만...
요즘은 영화도 제대로 못 볼 정도로 바쁜데 모처럼의 즐거운 공연이었습니다. 뮤지컬, 오페라, 연극도 골고루 봐줘야 하는데 말이죠.
한국형 뮤지컬 '잭 더 리퍼' 추천합니다.
태그 -
2AM,
Jack the Ripper,
강성진,
국립극장,
글로리아,
김여진,
다니엘,
디큐브아트센터,
뮤지컬,
서지영,
성민,
슈주,
신성우,
엄기준,
예술의 전당,
이건명,
이창민,
잭,
잭 더 리퍼,
정동하,
폴리,
해오름
이 글의 트랙백 주소 :: http://walden3.kr/trackback/3371
★★★★☆
이미지 출처 :
YES24
28년 동안 전세계 42개국에서 21개 국어로 공연되어 6천만 명 이상이 관람한 뮤지컬 레 미제라블이 작년에 킹스 스피치로 아카데미 4개 부문을 수상한 톰 후퍼 감독의 진두지휘 하에 당대의 노래 좀 한다는 배우들을 불러 모아 영화로 만들어졌지요.
이 영화에 대한 소개 포스팅 때도 말씀드렸지만 이 영화는 사실 뮤지컬 영화가 아닌 영화 뮤지컬에 가까운 형태를 취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기존의 영화에 익숙한 관객들에게 의아함을 선사하기도 했지요.
이 영화의 또 하나 특징은 기존의 뮤지컬 영화처럼 연기를 하고 나중에 노래를 덧입힌 것이 아니라 사상 최초로 현장 촬영을 Live로 녹음해 배우들의 감정 몰입을 극적으로 높인 것인데 그래서 노래만 따로 들어보고 싶어서 OST 앨범을 샀습니다.
이 앨범에 수록된 곡들은 다음과 같습니다.
01. Look Down - Hugh Jackman, Russell Crowe & The Convicts
02. The Bishop - Colm Wilkinson
03. Valjean's Soliloquy - Hugh Jackman
04. At The End Of The Day - Hugh Jackman, Anne Hathaway, The Factory Girls
05. I Dreamed A Dream - Anne Hathaway
06. The Confrontation - Hugh Jackman and Anne Hathaway
07. Castle On A Cloud - Isabelle Allen
08. Master Of The House - Sacha Baron-Cohen and Helena Bonham-Carter
09. Suddenly - Hugh Jackman
10. Stars - Russell Crowe
11. ABC Cafe / Red And Black - Eddie Redmayne, Aaron Tviet and Students
12. In My Life / A Heart Full Of Love - Amanda Seyfried, Eddie Redmayne and Samantha Barks
13. On My Own - Samantha Barks
14. One Day More - Full Cast
15. Drink With Me - Eddie Redmayne, Daniel Huttlestone and Students
16. Bring Him Home - Hugh Jackman
17. The Final Battle - Students and other cast
18. Javert's Suicide - Russell Crowe
19. Empty Chairs At Empty Tables - Eddie Redmayne
20. Epilogue - Amanda Seyfried, Hugh jackman, Eddie Redmayne, Anne Hathaway, Colm Wilkinson and full cast
보시는 것처럼 영화에 나온 대부분의 주요 곡들은 모두 수록되어 있습니다. 현장 Live로 녹음한 곡들이니 당연히 현장감 충만이고요.
메인 곡 중 하나인 'Do you hear the people sing?'이 빠졌다는 지적이 있는데 Epilogue를 들어보면 4분 30초부터 나옵니다. 별도의 트랙으로 만들어 주지 않은 것은 좀 아쉽지만 완전히 빠진 것은 아닙니다.
저는 그보다 오히려 가사집이 빠진 것이 더 아쉽더군요. 영어로 된 곡들이니 가사집을 수록했으면 훨씬 더 좋았을 것을.....
Anne Hathaway가 부른 'I dreamed a dream'은 노래로만 다시 들어도 여전히 울컥하네요. 노래를 통해 느껴지는 감정만으로도 사람의 감정을 사정없이 뒤흔듭니다. Samantha Barks가 부른 'On my own'도 역시 좋고요.
영화 레 미제라블의 감동을 다시 한번 느껴보고 싶은 분들에게 일청을 권하는 좋은 음반입니다.
덧. 이 음반은 음반 크로싱 대상입니다.
이 글의 트랙백 주소 :: http://walden3.kr/trackback/3185
★★★★☆
이미지 출처 :
다음 영화
뮤지컬을 좋아하기는 하지만 뮤지컬 영화는 좀 취향을 타는 편이라서 볼까 말까 한참을 고민하다 최근에 봤습니다.
저는 개인적으로 참 좋았습니다만 취향에 따라 호오가 극과 극으로 나뉠 것 같더군요.
'맘마미아'보다 뮤지컬 쪽에 더욱 가까운, 그야말로 영화 뮤지컬이더군요. 이건 그야말로 대사가 거의 나오지 않고 대화마저도 노래로 처리하는 수준이네요. 사실 관객들이 영화를 보면서 실제 공연처럼 느끼길 바랬던 톰 후퍼 감독의 연출이 녹아 있는 것이니 어찌 보면 당연할 수 밖에 없을 겁니다. 실제로 사상 최초로 촬영 현장을 Live로 녹음했다고 하니까요. 배우들이 이어폰을 끼고 노래를 부르면 촬영 현장 밖의 피아니스트들이 배우들의 감정과 속도에 맞춰 피아노 연주를 했다고 하네요.
뮤지컬을 좋아라하는 분이라면 충분히 즐기실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워낙 노래 실력이 출중한 배우들이 대거 등장하니... 토니상에 빛나는 휴 잭맨을 비롯하여 카네기 홀에서 공연한 경력이 있는 앤 해서웨이, 맘마미아에서 이미 인정받은 노래 실력의 아만다 사이프리드(이 영화에서는 다른 배우들에 좀 가렸습니다. 워낙 음조가 높은 목소리라서 웅장한 노래에 안 어울리더군요)까지. 158분이 그리 길지 않을테지만 반대로 뮤지컬 영화에 익숙하지 않은 분들은 상당히 지루하게 느끼실 수도 있을 것 같습니다.
앤 해서웨이는 너무 빨리 죽는게 안타까울 지경이었습니다. 처음 몸을 팔고 나서 부르는 노래는 너무나 처연해서 듣는 제 가슴이 찢어질 정도였는데 말이죠.
사실 노래만 놓고 보면 에포닌 역을 맡은 사만다 바크스와 시민군의 막내로 나오는 다니엘 허들스톤이 가장 훌륭했습니다. 사만다 바크스는 이번 영화가 본인의 첫 출연작이라는데 앞으로의 필모프래피가 기대되네요.
가장 안습인 것은 자베르 경감 역을 맡은 러셀 크로우였습니다. 눈빛 연기나 존재감 만으로도 화면을 압도하는 러셀 크로우도 노래만큼은 다른 배우들과 확연한 차이가 날 정도로 손발이 오그라드는 수준이라서 맨 마지막 몸을 던지기 전에 부르는 노래는 들으면서 언제 끝나나만 생각할 정도로 불안불안했습니다. 개인적으로는 미스 캐스팅이 아닌가 싶네요.
노래 말고 연기만 놓고 보면 단연코 헬레나 본햄 카터가 발군이었지요. 지나치게 무겁고 가라앉기 쉬운 분위기를 전환시켜주는 역할을 아주 훌륭히 해내더군요.
뮤지컬을 좋아하는 분들이라면 꼭 한번 보셔도 좋을 작품이라고 생각합니다.
덧. 은식기를 훔친 장발장을 용서하는 미리엘 주교로 분한 콜 윌킨슨이야말로 뮤지컬 역사상 역대 최고의 장발장이라 불리는 배우라고 하네요. 깜놀~
태그 -
다니엘 허들스톤,
러셀 크로우,
레미제라블,
맘마,
뮤지컬,
미리엘 주교,
사만다 바크스,
아만다 사이프리드,
앤 해서웨이,
영화,
자베르,
장발장,
콜 윌킨슨,
톰 후퍼,
헬레나 본햄 카터,
휴 잭맨
이 글의 트랙백 주소 :: http://walden3.kr/trackback/3140
★★★★★
이미지 출처 :
다음 영화
보는 내내 '대체 이 훌륭한 영화가 왜 이제서야 들어온거야?'하는 생각이 머리를 떠나지 않았던 영화입니다. 발리우드의 저력이 유감없이 발휘되었네요.
연기력이면 연기력, 탄탄한 시나리오면 시나리오, 긴 러닝타임이 전혀 지루하지 않을 정도로 잘 만든 영화입니다.
발리우드의 영화라면 빠질 수 없는 살짝 손발이 오그라드는 군중 뮤지컬 씬(?)도 한 번 밖에 안 나오고 극중 분위기 상 꼭 나와야 하는 상황에서 나오는 등 적절히 편집해서 봐 줄만 합니다.
무엇보다도 이 영화의 가장 큰 장점은 웃음 코드만 강조한 나머지 막 나가게 망가지지 않으며 그렇다고 해서 억지 감동 코드로만 밀어부치지 않고 웃음과 감동의 균형을 절묘하게 유지했다는 겁니다.
전세계 역대 인도영화 흥행순위 1위, 타임지 선정 발리우드 영화 베스트 5, 아바타를 밀어낸 영화라는 각종 수식어구가 불필요합니다.
그냥 닥치고 봐도 왜 사람들이 이 영화에 열광하는지 대번에 알 수 있습니다.
경쟁지상주의 사회에서 다른 사람을 짓밟으며 성공을 꿈꾸는 것이 얼마나 불행한 인생인지, 자신이 원하는 삶을 찾아 꿈을 좇는 삶이 얼마나 행복한 삶인지 길고 지루한 미사여구를 하나도 동원하지 않으면서도 '알 이즈 웰' 주문 하나로 정리됩니다.
올해 본 영화 뿐 아니라 제가 평생 본 영화를 모두 모아도 당연히 TOP 10에 들 정도의 수작입니다.
꼭 보세요. 놓치면 후회하실 겁니다.
이 글의 트랙백 주소 :: http://walden3.kr/trackback/2690
★★★☆☆
보통 전시회나 공연은 '별'을 갖고 평가하지 않지만 이 뮤지컬은 장, 단점이 확연하게 드러나는지라 별 3개로 평가해 봅니다. ^^;;;
공형진이 뮤지컬에 처음 도전하는거라고 들어서 관심이 있었는데 마침 좋은 기회가 생겨서 오늘 보고 왔습니다(지금 생각을 해 보니 공형진이 안 나오는 공연이라서 할인해 준 것이 아닌지 의심 ㅠ.ㅠ).
이 뮤지컬은 국립중앙박물관 내 극장 '용'에서 하고 있습니다. 예전에 올린
'국립중앙박물관 미술관 II 방문기'를 보시면 아시겠지만 지하철 4호선 이촌역 2번 출구로 나가면 금방입니다. 교통이 꽤 편리한 편이죠.
일단 극장 '용'은 깨끗하고 쾌적합니다. 870석 규모인데 시설이 좋은 편입니다. 특히 의자는 앉으면 자동으로 뒤로 젖혀지는데 편하게 앉아도 무대가 한 눈에 보이는데다가 뒤에 앉은 사람의 시야를 가리지 않아서 누이좋고 매부좋은 시스템이더군요.
시놉시스는 역사적인 고증을 비교적 충실하게 따랐습니다. 배경 정보가 전혀 없이 보셔도 중간 중간 설명을 자세하게 해 주니(응?) 보시는데 전혀 어려움이 없습니다.
제가 본 공연의 캐스팅은 클레오파트라(박란), 시저(정찬우), 안토니우스(조휘), 옥타비아누스(최성원)였습니다. 공형진을 보지 못해서 좀 아쉬웠습니다만 배우들이 비교적 괜찮았습니다. 특히 클레오파트라로 나온 박란은 450대 1의 경쟁률을 뚫은 실력파답게 노래가 정말 끝내줬습니다. 제 기준으로 외모가 좀 미흡(살짝 살찐 김민희같더군요)했습니다만 노래 솜씨가 그걸 상쇄하고도 남았습니다. 앞으로가 기대됩니다.
무대 장치도 화려하고 의상도 좋았지만 이상하게 몰입이 되지 않고 겉돌더군요. 나중에 생각을 해 보니 몇 가지 문제가 눈에 띄었습니다.
첫째는 음향 문제. 하울링 현상이 좀 있는 극장인데 음량이 너무 커서 배우들의 노래 소리가 명확하게 들리지 않더군요. 어떨때는 대사도 잘 들리지 않았습니다. 음량을 좀 낮추었으면 좋겠더군요.
둘째는 편곡 문제. 마이클 데이비드의 작품을 장소영 음악감독이 편곡했다는데 아리아 같은 느린 곡은 상관이 없었는데 비트가 빠른 곡은 지나치게 현대적으로 편곡을 해서 고대 이집트, 로마 의상을 입은 배우들에게 어울리지 않았습니다. 삿갓에 도포를 휘날리며 스윙 댄스를 추는 느낌이랄까요? -_-;;;
셋째는 다양한 장치 활용 문제. 예를 들어 안토니우스가 정략 결혼을 한 뒤 클레오파트라를 찾아가 용서를 빌고 연합 전선을 형성하는 장면에서 클레오파트라의 시녀 둘이 나와 느닷없이 칼춤을 추던데 극의 흐름과 맞지 않는 생뚱맞은 느낌을 줬습니다. 저만 이해를 못한 것인지 몰라도 이런 장치들이 오히려 몰입을 방해했던 것 같습니다.
마지막으로 분위기가 어정쩡했습니다. 아주 웅장한 분위기로 가든지 아니면 유쾌한 분위기로 가야 하는데 이도저도 아닌 것이 '주피터'의 설정은 아주 확 깨더군요.
그래도 인터미션을 마치고 시작된 2부는 1부보다 나았습니다. 1부와 같은 수준이었으면 별 2개에 그치려고 했는데 기분이 풀려서 3개로 올렸습니다. ^^;;;
외국 뮤지컬을 본 것도 몇 개 없는데 그 새 눈이 높아졌는지 거슬리는 것들만 보여서 큰일입니다. 제게는 범작이었습니다만 다른 분들은 어떻게 보실 지 모르겠습니다.
끝으로 뮤지컬 클레오파트라에 대한 간략 정보입니다.
* 일시 : 2009/05-26~2009/07/12
* 장소 : 국립중앙박물관 극장 용
* 등급 : 8세 이상
* 문의 : 1544-5955
* 관람시간 : 총 110분(인터미션 15분)
태그 -
Kleopatra,
공연,
공형진,
뮤지컬,
박란,
시저,
안토니우스,
옥타비아누스,
전수미,
정찬우,
조휘,
최성원,
클레오파트라
이 글의 트랙백 주소 :: http://walden3.kr/trackback/1856
★★★★★
이미지 출처 : 씨네 21
가히 명불허전입니다. 저는 솔직히 뮤지컬을 보지 못한 상태에서 영화만 봤는데도 흥겹고 재미있더군요.
누구인지도 모르는 아빠를 찾아 당돌하게도 세 후보자를 모두 초청하는 일을 벌이는 딸 '소피'로 나오는 아만다 시프리드는 헐리우드에서 주목받는 신예인데 멋진 노래 솜씨로 아바와 제작진을 감탄시켰다고 하죠. 확실히 노래는 잘 부릅니다. 대신 연기는 아직 좀 덜 익은 느낌입니다. 예쁘기는 한데 포스가 없다고나 할까요? 그래도 뭐 우리에게는 메릴 스트립이 있으니까요. ^^
아바가 기적의 배우라고 극찬했다는 메릴 스트립의 연기와 노래는 정말 끝장입니다. 거의 신들린 수준입니다. 메릴 스트립은 사실 그렇게 예쁜 배우는 아닌데 가끔 연기하는 걸 보면 소름이 돋을 때가 있습니다. 이 영화에서도 메릴 스트립의 비중은 가히 절대적입니다.
영화의 줄거리는 단순하고 갈등 구조도 별로 없습니다. 뮤지컬 영화에 많은 것을 기대할 수는 없겠습니다만 흥겨운 춤과 노래를 즐기는 것만으로도 시간이 아깝지 않습니다.
초반에 딸 '소피'의 두 친구가 섬에 도착하면서 보여준 오버 연기는 금방 눈에 익숙해지고 아바의 친숙한 멜로디와 그리스의 아름다운 풍광에 빠져들 무렵 나타나는 세 남자(피어스 브로스넌, 콜린 퍼스, 스텔란 스카스가드)도 멋집니다.
저는 작년에 봤던 그리스의 파란 바다와 하늘이 생각나서 또 다른 느낌이었습니다.
기분이 울적할 때 전환하기에 이 영화만한 것이 없습니다. 꿀꿀한 인생에게 추천~
덧. 엔딩 크레딧 다음에 깜짝 선물이 있습니다. 요것도 재미있어요. 자리를 빨리 뜨지 마시고 '소피'의 노래를 들으며 기다리시기 바랍니다.
이 글의 트랙백 주소 :: http://walden3.kr/trackback/1427
드디어 오늘 '오페라의 유령'을 보고 왔습니다. 9월 1일에 막을 내리게 되니 막차에 가까스로 오른 셈입니다.
6월 10일부터 장장 3개월 동안 공연했던 오페라의 유령은 내일모레 대단원의 막을 내리게 되는데 특별히 오늘(8월 30일)과 내일(8월 31) 이틀 동안 주중 낮 공연 할인을 합니다.
VIP, R, S석은 15%, A, B석은 25%라는 상당히 파격적인 할인율이지요. 저는 평소 평일에 쉬는 터라 보니데가 휴가를 내서 오늘 낮 공연을 보고 왔습니다. 그래도 조금 무리하기는 했지만 자리도 괜찮은 곳이었습니다.
사실 선입견을 가지고 공연을 보기 싫어서 간단한 synopsis를 제외하고는 '오페라의 유령'에 대한 어떠한 정보도 일부러 보지 않고 다녀왔습니다. 영화도 구해 놓았지만 보지 않았죠.
첫 장면에서 '라울'이 경매장에서 경락한 음악상자를 보면서 독백하는 것을 보고 '크리스틴'과 '팬텀'이 비극적인 죽음을 맞이하고 혼자 살아남은 '라울'이 과거를 회상하는 것이라고 착각을 했을 정도니까요. ^^;;;
뮤지컬이나 오페라를 자주 다니지 않아 잘은 모르겠지만 초보인 제가 보기에도 '오페라의 유령'은 정말 대단했습니다. 무대 장치와 의상도 매우 훌륭하고, 배우들의 노래도 감동적이었습니다. 종반부에서 '팬텀'이 절규하는 장면에서는 눈물도 흘렸다는.... ^^
영어가 완벽하게 들렸다면 스크립터 없이 공연을 100% 음미할 수 있었을 텐데 매우 아쉬웠습니다(역시 평소에 영어를 열심히 공부해야 하는 건가)
'팬텀'이 신출귀몰하면서 무대를 오가는 장면, 배가 무대 위를 자유롭게 움직이는 장면이 참 신기하더군요. 샹들리에가 떨어지는 장면은 이야기를 듣고 봐서 그런지 생각보다 극적이지는 않았습니다. 개인적으로 훨씬 더 빨리 떨어질 것으로 예상했거든요. ^^
무대 공연이 결코 부담없이 즐길 수 있는 예술 장르는 아니지만 적금을 부어서라도 가끔은 보는 것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오페라의 유령'을 보고나니 마음에 에너지를 충전한 듯한 뿌듯함이 넘치는군요. ^^
나중에 오케스트라 피트석에서 꼭 다시 한번 보고 싶습니다.
덧. 다들 아시겠지만 공연장에서는 사진 찍는 것이 엄격히 금지되죠. 저 역시 얌전히 공연만 감상하고 왔기 때문에 공연 사진은 없습니다.
- 온라인 문법/맞춤법 점검 -
이 글의 트랙백 주소 :: http://walden3.kr/trackback/25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