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타 키나발루 시내는 생각보다 그리 넓지는 않습니다. 어느 곳이나 그렇지만 아마도 한 이틀 정도 돌아다니면 금방 익숙해질 듯...
센터 포인트는 코타 키나발루 시내에서도 꽤 큰 쇼핑 타운인데 환전을 여기에서 했습니다. 환율을 가장 잘 쳐준다는 정보를 듣고 갔거든요. 뭐 그렇다고 센터 포인트에 환전소가 많은 것도 아닙니다. 우리나라의 코엑스몰 정도를 상상하고 가시면 크게 실망하실겁니다. -_-;;;
지하 1층에 있는 환전소입니다. 보시다시피 은행에서 운영하는 환전소라서 뭔가 있어보입니다만 결정적으로 한화는 링깃으로 직접 환전이 안 된다는 거... 미화를 링깃으로 환전하는 것만 됩니다. ㅠ.ㅠ
그렇다고 한화만 가져가면 낭패를 보느냐 하면 그건 또 아닙니다. 센터 포인트 지하를 돌아다니다 보면 문방구에 창살이 쳐 있는 것 같은 분위기의 사설 환전소가 있는데 여기에서 한화를 링깃으로 곧장 환전할 수 있습니다. 우리돈 모양을 밖에 인쇄해서 붙여 놓았기 때문에 찾기는 쉽습니다. 제가 환전을 했을 때에는 1RM당 400원 정도 되더군요. 그냥 저냥 괜찮은 수준이었습니다.
시내를 걸어서 돌아다녀볼까도 생각했습니다만 셔틀을 타고 시내로 들어가면서 본 거리가 별로 구미에 동하지 않았기 때문에 마사지를 받기로 했습니다.
Warisan Square는 뭐랄까요. 명품 부띠끄나 고급 레스토랑들이 입점해 있는 지역입니다.
언뜻 보기에도 분위기가 좀 있어 보이죠.
CRES MOMENT는 우리나라 가이드북에도 곧잘 소개되는 유명한 마사지 샵입니다. 다른 마사지 샵도 몇 군데 정보를 알아보고 갔습니다만 불행인지 다행인지 Warisan Square 초입에 있더군요. 바로 눈에 띄여서 날씨도 더운 김에 그냥 주저 앉았습니다. 불행일지도 모른다고 생각한 이유는 제가 조사해 간 유명 마사지 샵 중에서 가장 비싼 곳이 CRES MOMENT였습니다. T.T
1시간 짜리 Full Body Aroma 마사지 가격이 1인 당 128RM에 5% tax가 붙어서 134RM입니다. 1RM이 400원 정도 된다고 하면 1인 당 5만 원이 넘는 가격입니다. 우리나라와 비교해도 결코 싸다고 할 수 없는 가격인데 말레이시아 물가와 비교하면 굉장히 비싼 거죠.
CRES MOMENT는 평일에는 저녁 10시까지, 주말에는 오전 10시부터 오후 5시까지만 하는데 예약 손님만 받습니다. 그 사실도 이미 알고 갔기에 예약을 하고 이따가 다시 와야 하느냐고 매니저에게 물으니 바로 가능하다고 해서(외국인 관광객이라서 가능?) 바로 받기로 했습니다.
1층에 앉아서 차 한 잔씩을 마시면서 준비가 되기를 기다렸습니다. 2층의 마사지실에서 준비가 되었다고 해서 1층에 있는 보관소에 짐을 맡기고 안내를 받아서 2층으로 올라갔습니다. 상당히 고급스런 분위기인데 여자는 방에서 남자는 2층 홀에서 마사지를 받습니다. 아주 어둡고 커튼이 쳐 있어서 앞이 잘 보이지 않습니다. 마사지를 받으면서도 창피하다는 생각이 안 들 정도로 어둡지요. ^^;;;
샤워를 하고 반바지만 입고 누웠는데 여자는 여자 마사지사가 남자는 남자 마사지사가 한답니다. 외국 여행 때 마사지를 많이 받아본 것은 아니지만 남자에게는 처음 받아보는 거라서 상당히 긴장이 되더군요. 아주 잘 생긴 꽃남 마사지사가 제 담당이었는데 굉장히 정중하고 예의가 발랐습니다.
아로마 오일을 사용해 배만 빼고 등, 팔, 다리, 손, 발을 포함한 전신 마사지를 아주 정성껏 해 주는데 머리는 두피 마사지까지 해 줍니다. 손이 얼마나 부드럽고 세심한 지 흡사 여자 마사지사에게 마사지를 받는 것으로 착각할 지경이었습니다. 말이라도 걸면 남자인 줄 알겠는데 끝날 때까지 "돌아 누우세요" 정도를 제외하고는 한 마디도 안 하니까 자꾸 착각하게 될 밖에요. ^^;;;
마사지가 끝나면 뜨거운 물수건으로 몸을 말끔히 닦아 줍니다. 그리고 뜨거운 물 한 잔을 마시고(아마도 혈액 순환을 촉진하고 아로마 오일이 잘 흡수되도록 하려는 듯) 1층으로 내려갔는데 feedback form을 작성해 달라고 하더군요. 워낙 마사지를 시원하게 잘 하는데다 정중한 서비스가 마음에 들어서 1인 당 10RM을 팁으로 줬습니다. 코타 키나발루에서 전신 마사지를 받고 싶으시면 비용에 구애받지 않는다는 전제 하에 이 곳을 적극 추천합니다.
마사지로 나긋나긋하게 풀려 한결 가벼워진 몸으로 점심을 먹기 위해 센터 포인트로 다시 갔습니다. 걸어서 5분도 안 걸립니다.
센터 포인트가 그래도 대형 쇼핑몰이기 때문에 나름 있을 것은 다 있습니다. 주말이라 그런지 가족 나들이를 나온 사람들이 엄청나게 많네요.
4층은 영화관이 있어서 그런지 연인들이 특히 많더군요.
출출하기는 하지만 배가 고픈 정도는 아니라서 간단히 요기나 하려고 4층에 있는 푸드 코트에 들렀습니다.
미고랭(6.5RM)입니다. 양이 좀 적기는 합니다만 요기는 될 정도입니다.
나시고랭입니다. 역시 6.5RM. 국물은 맛있는데 면이 눅진 과자같아서 식감이 별로 좋지 않다는 점이 아쉽습니다. 거기에 펩시콜라 캔도 하나 샀습니다(2.3RM). 모두 해서 15.3RM이니 6천 원 정도 되는 돈으로 간단히 점심을 해결했네요.
주문을 하면 번호판(?)을 주는데 자리 잡고 기다리면 아르바이트생이 음식을 들고 알아서 찾아옵니다.
코타 키나발루에서 맛있기로 소문난 '번'을 판매하는 곳입니다. 센터 포인트 4층에 있는데 찾기 쉽습니다. 4층에 올라가기만 하면 맛있는 냄새가 코를 찌르니까요.
모카 번입니다. 1.8RM
요건 커피 번인데 역시 1.8RM입니다. 이게 original이라고 하네요. 거기에 중국식 드링크라고 하는 걸 2.2RM에 샀습니다.
이건 정말 장난 아니게 맛있습니다. 강추입니다. 코타 키나발루에 가시면 이걸 꼭 드셔야 합니다. 놓치면 후회하는 맛입니다. 한국에 돌아오니 '로띠보이'라는 상표로 싱가포르 번이 들어와 있던데 물론 그것도 맛있지만 말레이시아에서 먹었던 이 번하고는 비교 불허입니다. 먹어보면 금방 압니다. 일단 향기부터 차원이 달라요. 꼭 드셔보세요.
리조트로 돌아가기 전에 간단히 장을 보기로 했습니다. 센터 포인트 지하에 가면 우리나라의 할인마트 같은 대형매장이 있습니다. 거기에서 물, 과일 등을 사면 됩니다. Ground가 아닌 지하 1층에 있기 때문에 좀 헷갈릴 수 있습니다. 그냥 주변에 있는 사람들에게 물어보는 것이 헤매지 않고 바로 찾는 길입니다. 물어볼 때에는 market이라고 물어보면 1층에 있는 노점 광장을 알려주기 때문에 반드시 supermarket이라고 물어봐야 합니다.
코타 키나발루는 센터 포인트 같은 대형 쇼핑몰도 실내가 별로 시원하지 않습니다. 홍콩과 완전 딴판입니다. 돌아다니면 땀이 날 정도로 덥습니다. 물론 실외는 더 덥고요. ㅠ.ㅠ
요건 어디서나 구할 수 있는 음료인데 맛이 좀 거시기합니다. 설명하기 참 애매한 맛이죠. 개인적으로 별로 추천하지 않습니다.
'supermarket'에서 물, 과일, 사바티(요거 선물용으로 아주 좋은데 가격이 저렴하면서도 품질이 좋습니다)를 산 뒤 셔틀 버스를 기다릴까 하다가(센터 포인트가 바로 리조트의 셔틀 버스 정류장 중 하나입니다) 리조트가 워낙 시내에서 가깝기에 그냥 택시를 타고 돌아왔습니다(10RM).
수영복으로 갈아입은 뒤에 Sea Quest로 갔더니 비바람이 몰려온다는 예보가 있어 안전 상 인근 섬으로 가는 배를 띄우지 않는답니다. 하는 수 없이 agency를 찾아서 내일 클리아스 강 투어를 예약하고 나서 reception으로 가서 옵션으로 포함된 저녁 식사 메뉴를 바꾼 뒤 리조트 수영장으로 갔습니다. 물맛은 봐야죠. ^^
수트라 하버 리조트에는 몇 개의 수영장이 있는데 이건 아침을 먹었던 Five Sails Restaurant 바로 앞에 있는 수영장입니다. 저쪽에 식당이 보이시죠?
이렇게 생긴 수영장입니다. 수영장 수심이 1.4m에 불과해서 수영하기 좋습니다. 수온도 딱 적당해요.
조금 있으니 Sea Quest에서 알려준대로 먹구름이 몰려오면서 빗방울이 날리네요. 파라솔이 크기 때문에 비를 맞지는 않았습니다.
파라솔 밑에서 가져간 책을 읽기도 하고 비오는 것을 구경하기도 하면서 빈둥거리다 잠이 들었습니다. 이게 바로 진짜 휴식이죠.
6시쯤 되니 빗방울이 굵어질 뿐 아니라 바람을 타고 파라솔 밑으로 들이치기에 일단 방으로 철수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