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덴 3를 오래 드나든 분들이라면 아시겠지만 저는 미국을 좋아하지 않습니다. 수련을 받을 때 학회 참석을 위해 시카고에 간 것과 직장에서 해외 출장 때문에 LA를 갔던 것 2번이 미국을 방문한 전부입니다. 앞으로도 가능하면 안 가고 싶고 여행 계획도 전혀 없습니다.
그런데 공교롭게도 이번 페루 여행 때문에 어쩔 수 없이 다시 들르게 되었습니다. 페루까지 직항이 없고 미리 예약한 항공편이 LA 공항을 경유하거든요. 7월 1일자로 멕시코 항공 직항편이 생겼지만 제게는 이미 떠난 버스입니다.
문제는 입국을 하든, 경유를 하든 미국 땅에 발을 딛으려면 ESTA 신청을 해야 한다는 거죠. 그래서 한번 정리해 봤습니다.
한국은 비자 면제 프로그램에 가입되어 있기 때문에 기본적으로 비자 없이도 미국 입국이 가능합니다. 하지만 2009년 1월 12일부터 전자 여행 허가제가 조건이 되었기 때문에 미국 입국을 하려면 ESTA를 사전 신청해야 합니다.
정리를 한번 해 보면,
* 왜 ESTA를 신청해야 하나
: 2009년 1월 12일부터 비자 면제국가의 국민들은 미국 입국을 위해 반드시 ESTA를 사전 신청하는 걸로 입국 규정이 바뀌었음
* 누가 ESTA를 신청해야 하나
: 비자 면제국(한국을 포함 37개국) 국민으로 미국에 입국(경유 포함)하려는 모든 사람
* ESTA에 대해서 알아야 하는 점
- ESTA는 비자가 아님. 즉 ESTA 승인을 받았어도 입국이 불허될 수 있음
- 출국 72시간 전에 해야 함
-
한번 승인받으면 2년 간 유효
- 미국 국토 안보부에서 관리
- 승인 거절 비율은 1% 미만. 거부되면 관광 비자를 다시 신청해야 함
-
비용은 1인 당 14불(신용카드와 페이팔로만 지불 가능)
* 신청 방법
:
공식 사이트에서 순서대로 진행하면 됨.
-> 언어를 한국어로 변경하면 우리말로 상세한 설명을 볼 수 있기 때문에 신청 절차 자체가 복잡하기는 해도 그리 어렵지 않습니다.
2년 간 유효하다고 하니 미국을 경유할 가능성이 있는 여행 루트를 확인해서 2년 동안 집중적으로 다녀야 할 것 같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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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메리카 원주민 저항운동의 상징이라고 할 수 있는 '레너드 펠티어'의 옥중 수기집인 '나의 삶, 끝나지 않은 선댄스(1999)'를 북 크로싱합니다.
미국이라는 나라가 행한 악행의 리스트는 너무나도 길고 길지만 여전히 진행형이라는 것이 충격적입니다.
자신이 하지도 않은 범죄에 대한 죄값을 치르기 위해 40년이나 갇혀 있는 사람이 있고 그 사람의 무죄가 명백한데도 불구하고 나올 수 없다는 상황이 너무나 비현실적입니다. 그럼에도 자유로움과 평안함을 유지하고 있는 그의 영혼이 놀랍기만 하네요.
이 책의 내용이 궁금한 분들은 '소개글'을 참고하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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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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YES24
이 책은 아메리카 원주민 저항운동의 상징이라고 할 수 있는 '레너드 펠티어(Leonard Peltier)'의 옥중 수기입니다.
레너드 펠티어가 누구냐 하면 1975년 2명의 FBI 요원을 암살했다는 누명을 쓰고 일급살인죄로 종신형을 선고받은 뒤 현재까지 복역하고 있는 아메리카 원주민 조직인 AIM의 활동가입니다.
미국이라는 나라는 참으로 웃긴 게 최근 정보공개법에 의해 그 당시 파인리지의 총격전이 FBI의 치밀한 계획에 의해 이루어졌으며 펠티어가 범인이라는 직접적인 증거가 하나도 없고, 재판 당시 FBI가 증거를 조작하고 증인들을 매수하거나 위협했다는 사실이 명명백백하게 밝혀졌는데도 세 번의 항소심과 가석방 요구가 모두 기각되었거든요. 그래서 펠티어는 자신이 저지르지도 않은 죄값을 치르고 있는 겁니다. 이런 국가 권력에 의한 범죄는 우리나라의 전매 특허이기도 하지만 미국도 예외가 아니네요.
현실적으로 펠티어가 자유의 몸이 되는 방법은 대통령의 특별 사면 뿐인데 클린턴 대통령 때는 FBI 직원과 가족들이 데모하는 바람에 무산되었고, 조지 부시 대통령 때는 아예 생각도 못했으며 그나마 오바마 대통령이 가능성이 있지만 임기가 끝나가는 지금까지 사면할 낌새가 없죠.
미국은 평화롭게 살고 있던 수많은 아메리카 원주민의 피바다 위에 건설된 정복 국가입니다. 자기들 마음대로 지정 구역으로 몰아넣더니 그 땅에서 석유나 금광이 발견되면 수단 방법을 가리지 않고 그 땅을 다시 빼았았죠.
실제로 1877년에 미국 정부가 수 족이 살던 블랙힐 땅을 강제로 빼앗은 것을 무려 100년이 넘게 지나 대법원에서 부당하다고 판결하고 수 족에게 땅값 1,500만 불과 103년 간 이자 명목으로 1억 5백만 불을 지급하라고 명령했지만 수 족은 돈 대신 자신들의 고향을 돌려달라고 다시 소송 중입니다.
이 책에는 레너드 펠티어가 옥중에서 쓴 시, 명상록, 회상, 영적 사색 등을 담았습니다. 이 책을 읽고 있으면
자연스럽게 넬슨 만델라가 떠오릅니다. 감옥 안에서도 끊임없이 핍박당하고 암살의 위협까지 견디면서 자신이 저지르지도 않은 범죄의 댓가를 치르고 있는 펠티어의 마음은 과연 어떨까요?
그 오랜 기간동안 신체가 구속당할 때에도 인간의 영혼이 과연 이렇게 자유로울 수 있는걸까요?
모르겠습니다. 하지만 오늘만이라도 레너드 펠티어를 생각하며 그의 육신의 자유를 희망합니다. 정의의 실현을 기원합니다.
닫기
* 자유로움에 대한 기억보다 더 큰 슬픔은 자유로움에 대한 망각이다. 그것이 가장 큰 슬픔이다
* 나는 지난 세기의 도둑들에 대해 언급하려는 것이 아니다. 지금 바로 이 순간에도 여전히 우리를 유린하고 있는 자들에 대해 말하려고 한다. 매일매일 삶 속에서 토착민으로서 우리의 인간적 권리는, 혼자만 독실한채 다른 나라에게 천부인권의 도덕적 필요성을 소리 높여 외치는 바로 그자들에 의해 침해당하고 있다.
* 우리는 자유를 지키기 위해 자유를 포기할 순 없다. 우리는 언제나 자유인이듯이 오직 자유인으로서 행동해야만 생존을 보전할 수 있다고 확신한다. 우리의 몸을 족쇄와 자물쇠로 채운다 할지라도 우리의 마음, 우리의 정신, 우리의 꿈은 자유롭다.
* 죽음 속에서 삶이 나온다. 고통 속에서 희망이 나온다. 이것이 내가 긴 상실의 세월을 보내며 배운 것이다.
* 세상을 구원하는 방법을 나는 알지 못한다. 어떤 대답도, 어떤 정해진 해결책도 갖고 있지 않다. 단지 내가 알고 있는 것은, 이 땅의 모든 생명에 대한 연민과 존중 없이는 우리 중 누구도 살아남을 수 없으며 그렇게 되어서는 안 된다는 것뿐이다.
덧. 이 책은 dung님께서 북 크로싱하는 책으로 국민도서관을 통해 읽으실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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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의 노동 전문 변호사인 토머스 케이건이 쓴 '미국에서 태어난 게 잘못이야(Were You Born on the Wrong Continent?, 2010)'를 북 크로싱합니다.
'어떻게 사는 것이 행복하게 사는 것인가'라는 단순한 물음에 대한 대답을 미국과 독일 사회를 비교함으로써 찾고 있고 미국 사람들이 잘못 알고 있는 상식의 허실을 날카롭게 해부해 보여주는 책입니다.
민영화와 신자유주의의 폐해를 단순히 고발하는 것에 그쳤다면 상당히 딱딱하고 재미없는 내용이 되었겠지만 저자의 위트 넘치는 글솜씨로 인해 즐겁게 읽을 수 있습니다.
이 책이 어떤 책인지 궁금하신 분은 '소개글'을 참고하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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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꽃보다 할배' TV 프로그램의 영향으로 요새 각광받고 있는 대만처럼 가까운 곳이 아니라서(비행기로 6시간 이상 비행) 그런건지, 아니면 태국이나 베트남과 달리 너무(?) 개발된 동남아 국가라는 부담감때문에 그런건지 모르겠지만 싱가포르는 여행자들이 그렇게까지 선호하는 곳은 아닙니다.
저만 해도 '물가 비싸고 훨씬 더운 홍콩?'이라는 선입견이 있었으니까요. 물론 훨씬 더운 건 맞습니다만. ㅠ.ㅠ
미국처럼 Melting Pot이라고 불릴 정도로 다양한 인종이 섞여 사는 싱가포르는
서울의 약 110% 정도 되는 면적에 530만 명 정도의 인구가 살고 있습니다. 인구 밀도가 높은데도 도심에 통행 억제 구역을 지정해 혼잡 통행료를 부과해서 그런지 차량 혼잡이 별로 없는 것이 특징입니다. 교통 체증 때문에 짜증나는 일은 전혀 없었습니다. 오히려 시내 한복판인데도 차량 흐름이 막히지 않는 것이 신기할 정도였죠.
싱가포르의 1인당 국내총생산(GDP)은 2012년 기준으로 5만 2천 불에 달해 미국이나 일본보다도 높은 세계 9위를 차지한 작은 부국입니다. 살기 좋고 녹지가 있는 효율적인 정원 도시를 만들기 위해 1960년 대부터 정부 주도 하에 치밀하게 도시 계획을 세워 50년 뒤를 내다보고 개발했기 때문에 공중에서 굽어보면 미래의 도시를 보는 것 같은 착각을 불러일으킬 정도로 구조미가 아름답죠.
싱가포르라는 이름의 유래는 14세기 초 싱가포르 해협 건너편의 수마트라 섬에 위치한 스리비쟈얀 왕국의 왕자가 항해 도중 싱가포르 쪽에서 어떤 동물을 보았는데 그걸 사자로 착각한 나머지
'사자의 도시'라는 뜻의 싱가푸라(Singa Pura)라고 명명한 것에서 찾을 수 있다고 합니다. 사실 그 당시 이 지역에는 사자가 살지 않았다는 것이 깨알같은 반전이죠. 어쨌거나 그래서 그런지 인어와 사자가 합성된 멀라이언이 싱가포르의 공식 마스코트로 사용되고 있습니다.
전에
쿠바 소개를 할 때도 말씀드렸던 것과 마찬가지로 싱가포르도 여성 혼자서 여행하는 걸 전혀 걱정할 필요가 없을 정도로
치안이 안전한 나라 중 하나입니다. 워낙 엄격한 법치주의를 자랑해서 그렇기도 하고 치안 인프라가 워낙 잘 되어 있습니다.
대대적인 관광 진흥책을 통해 세계 유일(F1 나이트 경주 등), 세계 최초, 세계 최대(Singapore Flyer 등) 등의 볼거리를 계속 발굴하고 만들어냄으로써 이제는 잠시 스쳐가는 도시가 아니라 식도락, 쇼핑, 자연 등을 경험할 수 있는 매력적인 관광 국가로 변모하고 있죠.
다만 야외에 10초만 서 있어도 땀이 주루룩 흘러 내리는 더위 때문에 이 모든 잇점이 무색합니다만;;;;;;
개인적으로는 호오가 극명하게 엇갈렸던 4박 5일의 싱가포르 여행기 시작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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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래 올해 여행 예정지는 대만이었는데 '꽃보다 할배' 프로그램 때문에 김이 빠진데다 예정했던 5월에는 대만이 우기라서 계속 비를 맞으며 여행해야 한다기에 기왕 김이 빠질 바에는 차라리 크로아티아로 가자고(어째서!!) 급선회했습니다.
그러다보니 여행 일정이 9월로 늦춰졌고 그럼 상반기에 짧게 가까운 곳이라도 다녀오자고 생각하여 여기저기 뒤지던 차에 싱가포르가 눈에 들어왔죠. 1인당 국민소득 기준으로 미국보다 더 선진국이니 안전하게 다녀올 수 있을 것 같았습니다(물론 6시간 넘게 비행기를 타야 하니 가까운 곳은 아닙니다만;;;;).
6월 6일에 아침에 출발하여 6월 10일 밤에 돌아오는, 꽉 채운 4박 5일 일정인데 서울 면적과 거의 비슷한(110%) 도시 국가이니 뽈뽈거리면서 돌아다닐 것 같습니다.
6월 11일 아침부터는 정상적으로 통화가 가능하고 이메일 확인은 수시로 할 예정이니 용건이 있는 분들은 walden3@gmail.com으로 메일 주시면 가능한 한 빨리 연락 드리겠습니다.
머리 좀 비우고 오겠습니다.
덧. 이번 지방선거 결과에 대해서도 할 말이 많지만 안 하겠습니다. 우리나라는 아직 멀었습니다.
싱가포르 여행 잘 다녀왔습니다. 가는 날에 싱가포르에 폭우가 내려서 여행 시작부터 애를 먹었는데 어제 밤에 도착해보니 수도권에도 폭우가 내리고 있더군요. ㅠ.ㅠ 더위 때문에 고생하는 바람에 빡빡하게 짠 일정을 제대로 소화 못하고 늘렁늘렁 다녔지만 간만에 푹 쉬고 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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채식주의자들은 먹을 수 있는 '음식'과 먹을 수 없는 '물질'로 나누는데 우유는 음식 분류에 속하기는 하지만(비건이 아닌 채식주의자라면 먹을 수 있으니) '액체 고기'로 불릴 정도로 먹지 말아야 할 분류에 속합니다.
한 때 우유가 완전 식품이라고 선전되던 시절도 있었습니다만 이미 그게 아니라는 것이 세세하게 밝혀졌죠.
굳이 비건이 아니더라도 우유를 먹지 말아야 할 이유를 정리해 봤습니다.
1. 윤리적 문제
우유는 엄마 젖소를 강제로 임신시킨 결과물입니다. 엄마 젖소는 자식 사랑이 남다른 것으로 알려져 있는데 출산을 하자마자 인간은 잔인하게도 갓 낳은 송아지를 엄마 젖소로부터 격리 시킵니다. 엄마 젖소는 송아지를 한번 핥아주지도 못한 채 곧바로 생이별을 하게 됩니다.
어린 송아지 고기 생산을 위한 죽음을 피한다 해도 대개의 젖소 숫송아지는 출산 후 곧바로 격리되어 7일이 지난 시점에서 육우업자에게 팔려 3개월 때 거세된 후 20개월이 지나면 도축됩니다. 엄마 젖소의 젖을 한 방울도 못 마신 상태에서 비참한 죽음을 맞게 되는거지요. 우리 아이들이 마시는 우유는 그 송아지가 마셔야 할 젖을 강제로 빼앗은 겁니다.
2. 건강 문제
정상적으로 임신한 젖소가 만들어내는 우유의 양으로는 수지타산을 못 맞추기 때문에 대개의 경우 rBGH라는 성장호르몬을 주사하는데 그러면 생산되는 우유의 양이 3배 이상 늘어납니다. 대신 그 성장호르몬이 우유에 포함되겠지요. 많은 전문가들이 성조숙증의 확산 원인이 이러한 성장호르몬들 때문이며 음식을 통해 섭취되는 에스트로겐의 60~70%가 우유로부터 온다고 믿고 있습니다.
골다공증 예방을 위해 우유를 많이 마시자는 캠페인도 하고 요즘도 그 말을 믿는 분들이 많지만 아이러니컬하게도 우유의 소비가 가장 많은 핀란드, 스웨덴, 미국, 영국, 이스라엘 다섯 나라의 고관절 골절 환자 수가 가장 많습니다. 미국의 경우 64세 여성 노인 중 4명의 1명 꼴로 골다공증이 발견되며 심장병 발병률도 세계 최고 수준입니다.
우유에 칼슘이 많이 들어 있는 건 사실이지만 우유에 있는 칼슘은 제대로 흡수되지 않으며 오히려 우유를 마시면 마실수록 뼈의 칼슘이 용출됩니다. 우유보다 시금치가 인체에 흡수되는 칼슘양이 압도적으로 많죠.
결론적으로 엄마 젖소와 송아지를 생이별시킨 결과로 빼앗아낸 우유는 이미 생산 과정에서 성장호르몬과 방부제로 범벅되어 있으며 그나마 자연 방목한 젖소에게서 짜낸 안전한 우유라고 해도 칼슘의 흡수율이 매우 낮아 오히려 골다공증을 유발할 수 있으니 우유 대신 시금치 등의 채소를 먹는 게 훨씬 더 낫습니다.
지구 상의 동물 중 늙어 죽을 때까지 젖을 먹는 건 오직 인간 뿐이라는 사실을 기억할 필요가 있습니다. 이건 정상이 아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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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 영화
2차 대전 이후 다시 평온한 일상으로 돌아온 미국, 1946년 당시 메이저리그에는 16개의 팀이 있었고 선수 명단에는 400명의 이름이 올라 있었는데 그들은 모두 백인이었습니다.
그런데 1947년 개막전 때는 백인 선수의 수가 399명이 되었지요. 바로 최초의 흑인 메이저리거 재키 로빈슨이 단장 브랜치 리키에 의해 브루클린 다저스에 영입되었기 때문이죠.
돈은 흑과 백이 아닌 오직 녹색일 뿐이라고 주장하면서 돈을 벌기 위해서라면 흑인을 메이저리그에서 뛰지 못하게 할 이유가 없다는 브랜치 리키 단장은 언뜻 보면 돈을 밝히는 듯 보이지만 사실 자신의 가치관을 고수하지 못했던 과거의 상처가 있는 사람입니다. 그 당시 시대에서 상상하기 힘든 인종차별반대론자이죠.
측근들이 모두들 반대하는데도 온갖 협박과 위협에 전혀 굴하지 않고 재키 로빈슨을 영입합니다. 채드윅 보즈먼(Chadwick Boseman)이 연기한 재키 로빈슨은 그 해 신인상을 수상하고 1955년에는 뉴욕 양키즈를 상대로 우승한 월드 시리즈 1차전에서 홈스틸에 성공하기도 했습니다.
그는 1962년 내셔널리그 명예의 전당에 헌액되었으며 매년 4월 15일 메이저리그의 모든 선수들은 재키 로빈슨의 등번호인 42번이 새겨진 유니폼을 입고 경기함으로써 그의 업적을 기립니다. 영화의 제목이기도 한 그의 등번호 42번은 모든 구단에서 영구 결번된 유일한 번호이고요.
브랜치 리키 단장 역은 해리슨 포드가 연기했는데 걸쭉한 사투리와 묵직한 연기가 참 잘 어울리더군요.
인종차별반대를 현대인들이 좋아하는 야구를 통해 외치는 영화, 42입니다.
마음을 두드리는 잔잔한 감동이 있습니다. 추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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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 영화
작년에 오사마 빈 라덴 암살 사건을 다룬 영화가 두 편이나 나왔죠. 하나가
제로 다크 서티(Zero Dark Thirty)였고 다른 하나가 이 영화, 코드네임 제로니모(Code Name Geronimo)입니다. 제로 다크 서티는 시간이 아까운 영화였고 그 영화 때문에 이 영화까지 볼까 말까 망설였는데 그냥 모든 기대를 내려놓고 봤습니다(괜히 봤다. ㅠ.ㅠ).
제로 다크 서티처럼 질질 끌지 않고 속도감있게 끌고 간 건 괜찮았습니다. 팀 식스 대원들이 오사마 빈 라덴의 은신처를 급습했을 때 보여준 총격전도 비교적 현실적이었고요. 하지만 나름 흥미를 유발한다고 FPS 게임 모드와 같은 입체 영상을 사용했지만 이미 식상한 카메라 기법이라서 몰입도만 떨어뜨렸습니다.
게다가 제로 다크 서티와 마찬가지로 미국의 제국주의 침략정책에 대한 일말의 반성 따윈 눈 씻고 봐도 찾아볼 수가 없었습니다. 굳이 어거지로 찾아보자면 작전명을 백인들의 침략에 맞서 아메리카 원주민을 이끌었던 전설적인 추장 제로니모로 한 거 정도?
우리나라와 별 상관없는 머나먼 파키스탄에서 일어난 일이니 그냥 영화려니 하고 보지만 이 영화를 우리나라 상황에 대입해보면 미국이 제주도 앞바다에 띄워놓은 항공모함에서 한밤중에 해병대 대원을 헬기에 태워 부산 어딘가에 떨어뜨려 테러범 잡는다고 야밤 총격전으로 사살하고 떨어진 스텔스 헬기를 공개하지 않으려고 C4 폭약으로 폭파시키는 상황으로 입장 바꿔놓고 생각해보세요. 미국은 우리의 동맹국이니까 그 정도는 당연히 협조해야지 하면서 쿨하게 넘어갈 수 있을까요? 영화 내내 CIA 요원 어느 하나도 그게 심각한 문제라는 인식 자체가 없습니다. 그런 일이 발생하면 작전이 실패하거나 번거로운 일이 생길까만 염려하죠.
그래도 이 영화에서 날카로운 풍자가 하나 나오는데 그냥 미사일로 폭격하면 될 것을 굳이 위험을 무릅쓰고 특수대원을 투입하는 이유가 오바마 대통령의 바닥 지지율을 반등시키기 위한 거 아니냐고 CIA 직원 하나가 이야기하는데 그냥 농담처럼 안 들립니다. 알 카에다의 함정에 빠져서 허우적거리는 꼬라지를 보면 부시나 오바마나 도찐개찐, 반성없는 애국심으로 떡칠하는 건 제로 다크 서티나 이 영화나 도찐개찐입니다.
911사건이 얼마나 강력한 트라우마로 미국인들의 머릿속에 각인되어 있는지는 절절히 느껴지더군요. 그 전까지는 한번도 미 본토에 대규모 공격이나 테러를 당한 적이 없으니까요.
알 카에다가 잘 했다는 건 전혀 아니지만 미국은 그놈의 오만한 깡패주의부터 내려놓아야 합니다. 모든 악의 씨앗은 지네가 다 뿌려놓고 이제와서 피해자 코스프레하는 건 전혀 공감되지도 않고 역겹기만 하니까요.
제로 다크 서티와 비교하면 조금 나은 수준이지만 영화에 깔려 있는 저열한 의식만큼은 피차일반이라서 추천은 못 하겠네요. 시간이 아까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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YES24
개인적으로 유대인을 별로 좋아하지 않습니다. 나치에 의한 학살과 그들의 고난에는 애도를 표하지만 이스라엘의 대 팔레스타인 정책에 반대하며 미국의 정치, 경제계를 제맘대로 쥐락펴락하는 유대인들의 권력 남용에 반대합니다. 그래서 그런지 아직까지 탈무드를 제대로 읽어본 적이 없습니다.
그런데도 이 책을 읽은 이유는 사실 개신교의 교리와 배치되는 부분을 유대 율법에서는 뭐라고 말했는지가 순수하게 궁금해서입니다. 저는 아직까지 제한적 유신론자이지만 개신교는 싫어하거든요. 어쨌거나....
이 책은 미국에서 가장 많이 읽히는 유대 관련서 'Jewish Literacy'를 쓴 영적 지도자이자 학자인 조셉 텔루슈킨이 쓴 책입니다.
이 책의 구성은
1. 만족은 어디에서 오는가
2. 무엇을 배울 것인가
3. 유대인은 어떻게 실천하는가
4. 선행은 어떤 위력을 지니는가
5. 유혹을 어떻게 다스릴 것인가
라는 다섯 가지 영역에서 매일 하나의 지혜를 365일 동안(안식일은 빠지기 때문에 대략 309일 동안) 묵상할 수 있도록 분류해 놓았습니다.
초반에는 마음이 울컥할 정도로 지혜롭고 감동적인 내용들이 많지만 뒤로 갈수록 유대 율법의 지극히 현실적인 내용 때문에 기분이 슬슬 나빠지더군요. 제 가치관과 맞지 않는 부분이 꽤 되더군요.
예를 들자면 오로지 인간만이 하나님의 형상대로 창조되었기 때문에 인간의 생명이 동물의 생명보다 더 가치있는 거라고 가르치는 부분이라든가 누군가 당신을 죽이려 한다면 일찍 일어나 먼저 그를 죽이라는 선제 공격을 정당화하는거라든가, 어떠한 형태의 반전주의도 지지하지 않기 때문에 무기를 판매하는 것을 허용하는 것이라든가...
또 유대 율법에서는 돈을 많이 버는 것을 반대하지 않습니다. 부자가 천국에 들어가는 것은 낙타가 바늘 구멍에 들어가는 것보다 어렵다는 예수님의 말씀과는 배치되는 것이죠. 정당하게 벌 수 있다면 많이 벌어도 상관없다고 합니다. 그래서 부자인 랍비들이 많죠.
제게는 종교인의 삶의 자세라기보다는 오히려 무신론자들이 살아가는 합리적인 방식처럼 보이더군요. 뭐든지 그렇지만 개떡같이 말해도 찰떡같이 알아들으면 되듯이 뭐든지 배울 점이 있는 법입니다. 부정적인 의견을 주로 피력했지만 대부분의 내용은 상당히 교훈적이고 건강한 삶을 사는데 도움이 됩니다.
700페이지가 넘는 아주 두꺼운 책이고 책값도 28,000원이나 하기 때문에 상당히 부담이 되는 책입니다. 물론 번역은 아주 쉽게 잘 되어 있어서 읽기는 쉽습니다.
덧. 이 책은 북 크로싱 대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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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금전적인 면에서 신뢰가 가는 사람만이 종교적으로 신실하다. - 랍비 츠비 히르슈 코이도노버
* 물품이든 정보든 누군가 자기 소유가 아닌 것을 팔려 할 경우 당신에게는 그것을 구입할 권한이 없다.
* 유대 전통은 자선을 베푸는 일도 높이 평가하지만 친절을 베푸는 일을 그보다 더 높이 평가한다. 많은 사람들이 시간과 노력을 투자해 친절을 베푸는 것보다는 금전적으로 자선하는 것을 더 편하게 생각하기 때문이다.
* 금전적인 문제를 떠나 다른 사람을 돕지 않는 보다 더 큰 이유는 '게으름'이다.
* 자선을 베풀 때에는 진심에서 우러나는 마음으로 베풀어야 한다.
* 난 100명의 걸인 중 단 한 명만 실제 도움을 필요로 하는 걸인이라 해도 그들 모두에게 기꺼이 자선을 베푼다. 하지만 어떤 사람들은 100명의 걸인 중 단 한 명이 진짜 걸인이 아닐 수도 있다는 것을 구실삼아 자선을 하지 않아도 되는 것처럼 행동한다.
* 한 자식이 세상으로 나가면서 자기 부모조차 다른 형제자매보다 자신을 덜 사랑한다는 느낌을 갖는 것만큼 불행한 일이 또 있을까?
* 요즘 나는 안식일에 집을 떠나 있을 경우, 전화로 각 아이에게 축복 메시지를 전하곤 한다. 물론 집에 있을 때에는 나 역시 아이들 이마에 입 맞춘 뒤 축복 기도를 올리곤 한다. 아내 말에 따르면, 내가 집을 비운 어느 안식일 전날, 당시 6살이던 딸아이 쉬라가 내가 전화로 축복 기도를 암송하는 걸 듣고 무심코 수화기를 자기 이마에 갖다 댔다고 한다.
* 엘리에셀이 배우자의 최고 덕목으로 친절함을 꼽은 것은 지금도 여전히 유효하다. "이성과 데이트를 할 때 상대가 평소 당신을 어떻게 대하는지 보다는 식당 같은 데서 종업원들을 어떻게 대하는지를 눈여겨보는 게 더 좋다"
* 유대 윤리는 상대가 분명 사양할 것이라 예상되는 제안은 하지 말라고 말한다. 유대 윤리에서는 그런 기만 행위, 그러니까 상대로 하여금 당신이 마음에도 없는 호의를 베풀고 싶어 하는 것처럼 믿게 하는 행위를 그네이밧 다앗(마음을 훔치는 일)이라 여겨 비난한다.
* 사람들을 거짓말로 다른 사람을 비방하고 모략하는 것은 부도덕하고 불법적인 일이라 여기면서도 다른 사람에 대해 부정적이지만 사실인 말을 하는 것은 도덕적으로 허용될 수 있다고 여긴다. 유대 율법은 그런 관점에 반대한다. 타인에 대해 하지 말아야 할 말이라는 뜻의 히브리어 '라손 하라(나쁜 혀)'는 사실이긴 하지만 다른 사람을 깎아내리는 모든 말을 일컫는다.
* 진실이 건설적인 목적에 기여하지 않는다면, 평화가 진실보다 더 소중한 것이다.
* 누구에게도 허용되는 것을 자신에게 금지시키려는 맹세나 서약을 해선 안된다.
* 절반이 진실이면, 전부가 거짓이다.
* 유대주의 관점에서는 다른 사람의 생명이 위태로운 것을 보고도 침묵을 지키며 방관하는 사람을 하나님께 "내가 내 아우를 지키는 자니이까?(창세기 4:9)"라고 반문한 살인자 카인과 동일시한다. "네 이웃의 목숨을 위태롭게 하지 말라"라는 율법은 카인의 물음에 대한 답으로 보인다. 토라는 우리에게 "그렇다, 넌 네 형제와 자매를 지키는 사람이다"라고 말한다.
* 당신도 절대 도달할 수 없을 것 같은 완벽함을 다른 사람들에게 요구하지 말라.
* '기도하다'에 해당하는 히브리어 '이히트팔렐'의 문자 그대로의 의미는 '자신을 심판하거나 성찰하다'이다. 이 정의는 기도의 주 목적이 봉사를 할 수 있게 스스로에게 동기부여를 해 주는 것임을 분명하게 말해준다.
* 끓는 물이 세상 어느 곳에 있는 어느 사람의 머리 위에 끼얹어지든, 나머지 사람들은 비명을 질러야 한다.
* 손님을 집 밖까지 배웅하라.
* 유대주의는 좋은(선한) 사람이 되는 것을 가장 우선시한다. 탈무드에 따르면 하늘나라 법정에 선 사람들이 처음 받게 될 질문은 "우수한 성적으로 졸업했는가?" 또는 "돈을 많이 벌었는가?"가 아니라 "자신의 일을 정직하게 했는가?이다.
* 비탄에 빠진 사람에게 줄 수 있는 가장 큰 선물은 그가 어떤 감정, 어떤 생각, 어떤 태도, 어떤 행동을 보이든, 그걸 완전히 그리고 무조건적으로 받아들이는 것이다.
* 하나님은 우리에게 신앙심과 선함을 요구하신다. 유대 율법은 당신의 신앙심이 당신의 선함을 능가하면 하나님은 감명 받으시지 않는다고 가르친다.
* 아픈 사람에게 병문안을 갈 때는 그 사람에게 가장 필요한 것이 무엇인지 생각해보자. 그것이 비옷이든, 논쟁이든, 또는 질문 하나에 불과하든, 당신이 할 수 있는 일이라면 실천의 미덕을 발휘하도록 하라.
* 어떤 측면에선, 영적이고 성스럽게 여길 수 없으며 본질적으로 세속적인 그런 직업은 거의 없다. 아침에 일어나 일터로 가기 전, 당신이 하는 일의 더 깊은 의미를 깨닫는 시간을 가져보자. 당신 일의 어디에 세상을 개선하거나 누군가의 삶의 질을 향상시켜줄 기회가 숨어 있을까? 그 기회가 있는 곳을 찾아 그에 대해 숙고하는 시간을 갖도록 하자.
* 당신이 당신에게 해를 끼친 사람을 용서하지 않는다면, 하나님께 관용을 베풀어달라고 간청할 권리도 박탈당하는 것이다.
* 다른 사람을 대신해서 용서하지 말라.
* 속죄일에는 인간에게 지은 죄가 아니라 하나님에게 지은 죄를 속죄하는 것이다.
* 다른 사람의 고통에 익숙해지지 말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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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키리크스(자꾸 위키리스크라고 쓰는 문제가;;;)와 공동 보조를 맞추고 있는 독일 슈피겔지의 두 기자가 쓴 '위키리스크 : 권력에 속지 않을 권리(2011)'를 북 크로싱합니다.
2010년은 미국의 간담이 서늘했던 한 해가 아닐까 싶습니다. 줄리안 어산지가 이끄는 위키리크스가 미국의 추악함을 온 천하에 폭로했으니까요. 지금도 진행 중입니다.
미국 당국은 뒤늦게서야 줄리안 어산지 흠집내기와 입 틀어막기에 나서고 있지만 잘 될지 의문입니다. 오바마 대통령의 재선을 막는 가장 큰 방해물 중 하나가 위키리크스라는 시각도 있는 것을 보면 보통내기들이 아니니까요. 그냥 제거하기에는 이미 너무 큰 거물이 되었나요?
그렇지 않아도 위키리크스에 대해 궁금했는데(지금은 아이패드의 Flipboard 어플로 정기구독하고 있삼) 풍림화산님이 친히 선물해주셔서 즐겁게 읽었습니다.
이 책이 어떤 책인지 궁금한 분들은 '소개글'을 참고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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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 제국주의와 전쟁, 테러, 폭력에 대한 다양한 시각과 접근법을 한 자리에서 맛볼 수 있는 '아부 그라이브에서 김선일까지 : 당대비평 특별호(2004)'를 북 크로싱합니다.
슬라보예 지젝, 장 보드리야르와 함께 박노자, 진중권 등 국내외를 아우르는 논객들의 통렬한 논파를 경험하실 수 있습니다.
이 책이 어떤 책인지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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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dung님'이 소장하던 책을 북 크로싱하는 것입니다. dung님께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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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까지의 대통령 중에서 가장 낫다고 생각하면서도 제가 고 노무현 대통령을 100% 전폭적으로 지지하지 못하는 두 가지 정책이 바로 한미 FTA협상하고 이라크 파병입니다. 이 두 가지 정책 때문에 저는 지금도 양가 감정에 시달리고 있습니다.
한 나라의 지도자로써 국익(맨날 그놈의 실체도 없는 국익 타령, 이제는 지겹습니다)때문에 대의를 저버릴 수 밖에 없는 그 고뇌를 이해하지 못하는 바 아니지만 오히려 그렇기 때문에 국익을 희생하더라도 대의를 지켜야 하는 것이 지도자의 숙명이라고 저는 생각하기에 이라크 파병을 지금도 반대합니다.
많은 사람들이 그 이름을 잊어버렸겠지만 2004년 여름 김선일씨가 이슬람 과격단체에 납치되어 아까운 목숨을 잃었습니다. 대한민국은 알량한 대의명분(저는 이것도 도저히 이해할 수 없습니다만) 때문에 자국민의 목숨을 포기했고 어설픈 협상으로 오히려 그의 빠른 살해를 재촉했습니다.
어쨌거나 김선일씨 납치살해사건은 그 때까지 사람들이 비디오 게임처럼 즐기던 전쟁을 잠시동안이지만 뼛속깊이 공포스럽게 느끼게 만든 하나의 계기가 되었습니다.
이 책은 슬라보예 지젝, 장 보드리야르와 같은 해외 석학들 뿐 아니라 진중권, 박노자를 비롯한 국내 저명인사들이 미국의 제국주의적 침략과 폭력, 테러리즘에 대한 고찰, 테러 방조에 대한 국가의 책임과 대의 명분, 전쟁과 저항이라는 연결된 주제로 쓴 짧은 글들을 당대비평에서 묶어서 내놓은 글입니다.
얼핏 보기에 상당히 까다로울 것 같은 책이지만 번역도 깔끔하고 국내 저자의 글도 비교적 잘 읽히는 좋은 글들이 많습니다.
읽기에 가벼운 책은 아니지만 전쟁, 테러, 국익, 명분에 대한 다양한 생각들을 정리해 보고 싶은 분들에게 추천합니다.
덧. 이 책은 북 크로싱 대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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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덴지기의 호오'에도 있지만 저는 좋은 게 좋은 거라는 태도를 아주 싫어합니다. 흔히 중용인 것처럼 포장되지만 잘 들여다보면 보신주의가 숨어있는 경우가 많아서 아주 비겁하게 느껴지거든요. 적이 없는 사람이라는 말도 결국은 진정한 친구 하나 없다는 말과 별로 다를 바가 없다고 생각합니다.
그런 점에서 저자가 이 책을 쓴 태도는 책의 내용과 독립적으로 아주 마음에 듭니다. 확실한 입장을 밝히고 정면돌파하는 스타일이 노암 촘스키에 버금가요.
폴 크루그먼은 2008년 노벨 경제학상 수상자이자 그 이전에 노벨상보다도 더 수상하기 어렵다는 존 베이츠 클라크 메달을 이미 수상한 세계 최고 수준의 경제 전문가입니다만 쉽고도 유려한 문체로 뉴욕 타임즈에 고정 칼럼을 기고하는 칼럼니스트이기도 합니다.
부시 저격수로 불리는 폴 크루그먼은 전형적인 진보주의자로 이 책을 통해 보수주의를 철저히 까부숩니다.
이 책의 핵심 내용을 간략히 요약하면 다음과 같습니다.
1. 정치적 양극화 현상이 소득 격차를 확대했다. 2. 보수주의 운동이 추구하는 핵심은 불평등을 억제하는 경제정책이 실시되기 이전(미국의 경우 뉴딜 정책 실시 이전)으로 시간을 되돌리려는 것이다. 3. 중산층이 중심이 되는 사회는 경제가 성숙해진다고 해서 자연스럽게 생기지 않고 정치적인 행동을 통해 만들어진다. 4. 미국은 인종 문제와 같은 보수주의의 아젠다에 밀려 진보주의가 맥을 못 추고 있다. 5. 보수주의가 써 먹을 아젠다가 점차 고갈되고 있는 지금 진보주의의 반격이 필요하다.6. 이를 위해서는 의료보험제도의 전면 개혁이 필수적이다.
오바마가 대통령으로 당선되기 전에 씌여진 이 책에 따르면 오바마가 의료보험제도를 전면 개혁하지 못하게 될 경우 미래의 앞날이 아주 어둡다고 예언하고 있습니다.
미국에 우리나라를, 공화당에 한나라당을, 민주당에 민주노동당이나 진보신당을 대입해서 읽으면 머리가 상쾌해지는 경험을 할 수 있습니다. 문리가 트인다고 할까요? 우리나라에서는 아직 심각하지 않은 인종문제만 살짝 핵심에서 겉돌 뿐 우리나라의 현재 상황에 대입해서 읽어도 그대로 들어맞는 내용이 많습니다. 진보적인 메사추세츠주와 보수적인 버지니아주를 대비한 이야기는 우리나라 지방색에 적용해도 별로 어색하지 않아요.
폴 크루그먼의 다음 말을 볼까요?
"레이건은 보수주의 운동이 어떻게 엘리트주의적인 경제 정책을 대중을 위한 것처럼 포장할 수 있는지 가르쳐주었다. 닉슨은 보수주의 운동가는 아니었지만 미국의 어두운 면, 즉 문화와 사회에 대한 분노와 국내와 해외의 안보에 대한 불안을 어떻게 이용하면 선거에서 이길 수 있는지 보여주었다"
뭔가가 머리를 번개처럼 때리고 지나가지 않습니까?
보수주의자들이 바라는 것이 무엇인지, 그것을 위해 어떻게 나올 것인지, 우리가 어떻게 하면 그들의 시도를 막을 수 있는 것인지 고민하고 있는 분이라면 꼭 한번 읽어봐야 할 책입니다. 게다가 아주 이해하기 쉽습니다.
제가 진보주의자들에게 강력 추천하는 책입니다.
2007년 책인데도 불구하고 가격이 18,000원이라서 조금은 부담되는 수준입니다. 북 크로싱 할 예정이니 관심있는 분들은 눈여겨 봐 주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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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암 촘스키와 쌍벽을 이루는 실천적 지식인 하워드 진의 만화 미국사를 북 크로싱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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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의 경찰이자 민주주의의 수호신을 자처하는 미국은 실제로는 전쟁과 거짓, 폭력과 학대로 점철된 추악한 나라입니다. 미국은 태생부터 지금까지 한번도 민주주의를 위해 움직인 적이 없습니다. 항상 경제력, 정치력, 군사력 확대를 위해서만 움직였으며 지금도 군산 복합체, 정유 회사, 다국적 기업의 막강한 로비에 의해 좌지우지되는 나라입니다. 그리고 여전히 국민을 속이고 있죠. 이 세계의 진정한 악의 축입니다.
이 책은 '노암 촘스키'와 가히 쌍벽을 이루며 실천적 지식인의 한 사람으로 추앙받는 하워드 진이 쓴 미국사입니다. 이해를 쉽게 하기 위해 노동 만화가(아마도 우리나라의 민중 만화가와 비슷한 듯) 마이크 코노패키가 만화를 그렸고요.
운디드니 학살, 쿠바 혁명, 필리핀 침공, 1차 세계 대전, 2차 세계 대전, 인종 차별, 베트남 전쟁, 국내의 반전 운동 탄압, 콘트라 전쟁, 이란 민주주의 전복 등 2백년의 세월을 넘나들며 세계 곳곳에서 무고한 피를 흘린 미국의 악행이 참으로 꼼꼼히도 묘사되어 있습니다.
윌슨, 루즈벨트, 카터, 레이건, 클린턴, 부시 등 우리가 어느 정도 알고 있는 미국의 대통령들은 누구 하나 할 것 없이 모두 거짓말장이에 천하에 나쁜 놈들이네요. 게다가 윈스턴 처칠까지 악당으로 추가요~
시청 광장에서 정신줄 놓고 성조기 흔들던 사람들이 보면 혈압이 올라 입에 거품을 물고 쓰러지기 딱 좋은 수준입니다. 그래도 참 세상이 좋아졌어요. 빨갱이 냄새 물씬나는 이런 책이 버젓이 팔리는 세상이니... -_-;;;;
내용도 호소력 있고 다 좋은데 결정적으로 번역이 그지같습니다. 아니면 각색이 엉망일지도요. 하워드 진이 이렇게 엉성하게 글을 썼을 것 같지는 않거든요. 어쨌든 뭔가 내용이 어색하고 연결이 부자연스럽습니다. 다행스럽게도 만화라서 이해하는 것은 그리 어렵지 않은데 이제는 만화가 너무 사실적이고 생생하게 묘사되어 좀 무섭습니다. 감안하고 보셔야 할 듯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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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디어 돌아가는 날입니다. 3일 동안 정말 빡세게 공부만 했는데 오늘은 마음 놓고 쉬다가 돌아갈 수 있겠네요. 아침 댓바람부터 학회장에 갈 필요가 없으니 그야말로 편안한 마음으로 푹 잤습니다. 느즈막히 일어나 씻고 짐을 싼 뒤 아예 캐리어 백을 끌고 식당으로 가서 아침을 먹었습니다.
오늘은 하루종일 가이드가 붙어서 단체 관광을 할 것이기 때문에 (개인적으로 이런 여행을 매우 싫어하지만) 그냥 아무 생각 없이 따라다니기로 했습니다.
체크 아웃을 하고 9시 쯤에 디즈니 랜드로 향했습니다. 시간이 없어서 그냥 둘러보고 사진만 찍고 이동할거라고 합니다. 사진만 찍으려고 뭐하러 40분이나 차를 타고 가느냐고(버럭~).
미국에는 디즈니 월드와 디즈니 랜드가 있는데 캘리포니아 애너하임에 있는 것이 디즈니 랜드라고 합니다. 워낙 땅덩이가 넓어서 인구 밀도가 별로 높지 않다고 생각했는데 디즈니 랜드에 도착하니 사람이 정말 바글바글합니다. 주차장에서 입구까지 셔틀버스를 타고 들어가 정말 달랑 사진만 찍고 다시 버스로 돌아왔습니다. 짜증나서 사진을 찍을 생각도 못했네요. 쩝...
그리고는 또 다시 버스를 타고 아울렛으로 갔습니다. 쇼핑을 하러 간다고 하네요. 뭐냐고~
저는 보통 외국으로 여행을 가면 쇼핑을 거의 하지 않습니다. 기껏해야 현지의 기념 티셔츠 정도나 사기 때문에 단체로 쇼핑을 하러 가는 것을 아주 싫어합니다. 지옥같아요. 사람들은 좋아라 쇼핑을 하네요. 리바이스 청바지를 많이들 사더군요. 물론 대부분 '마데'이거나 방글라데시에서 만든 것이지만 일단 싸니까요.
그 다음으로는 헐리우드 거리로 향했습니다. 워낙 넓은 곳을 이동하려고 하다보니 시간이 없어서 정신없이 지나갑니다.
이곳이 아카데미 시상식이 열리는 코닥 극장입니다. 별로 특별하지는 않아요. 그냥 유서깊은 곳이니까 한번 둘러보는 것이지요.
코닥 극장에서 내려오는 계단의 양쪽 기둥을 보시면 아카데미 작품상 수상작을 연도별로 정리를 해 놓았습니다(좌우측 기둥의 불이 들어와 있는 흰 부분). 앞으로도 60~70년 정도는 끄떡없도록 자리를 확보해 두었다고 하네요.
근처에 차이니즈 극장이 있는데 바닥에 스타들의 핸드/풋 프린팅이 있더군요.
홍콩에 갔을 때 봤던 것과 비슷합니다. 제가 아는 수준의 스타는 많지 않았습니다. 주로 옛날 배우들이었어요.
해리 포터 시리즈의 주인공들의 단체 프린팅이 좀 색달랐고
제가 좋아라 하는 조지 클루니도 있고
윌 스미스의 최근 프린팅이 보였습니다. 발 진짜 큽니다. ^^;;;
헐리우드 거리에서도 면세점에서 거의 45분이나 쇼핑을 했습니다. ㅠ.ㅠ 지겨워서 죽는 줄 알았습니다.
그리고 점심을 먹으러 한인 타운으로 이동했습니다.
LA 카운티에만 1백만 명이 넘게 살고 있다는데 저희가 들른 한인 타운은 정말 초라해 보였습니다. 80년대를 방불케 하는 거리 모습, 유치하기 짝이 없는 한글 서체의 간판, 지저분하고 구질구질한 식당 등. 좀 충격을 받았습니다. 나중에 알고 보니 한인 타운이 다 이런 것은 아니라고 하더군요. 저희가 찾아간 지역이 좀 그렇다네요.
점심으로는 중국 코스 요리를 먹었는데 코스라는 이름과 달리 기름진 음식이 한꺼번에 나오는 바람에 양에 질려버려서 많이 못 먹었어요. 김치가 나왔는데 그것도 배추가 아닌 양배추 김치라서 쩝...
점심을 먹고 나서는 유니버셜 스튜디오로 향했습니다.
유니버셜 스튜디오 앞 광장의 조형물입니다. 많이들 기념 사진을 찍고 그러죠.
조형물에서 보이는 방향으로 직진하면 shop들이 밀집된 거리입니다. 왼쪽으로 가야 유니버셜 스튜디오가 나오죠.
일단 정문에서 한장 찍고. 레드 카펫이 깔려 있네요.
유니버셜 스튜디오에서도 시간이 부족한지라(가이드가 이동 중에 시간이 부족하다는 이야기를 귀에 못이 박히도록 하더군요) 빼놓을 수 없는 코스인 Studio Tour와 공연으로 슈렉 4D, 동물 쇼, 또 하나는 이름을 잊어 버렸습니다. 무슨 귀신의 집 같은 곳을 통과하는 것이었지요. 많이 기다리지 않고 볼 수 있는 것만 선택하다 보니 '분노의 역류', '쥬라기 공원', '워터 월드' 같은 인기 볼거리를 하나도 못 봤습니다. 그야말로 맛보기만 한 것이지요. 짜증나~
귀신의 집은 썰렁했고, 동물 쇼는 중간에 들어가서 하이라이트는 거의 놓쳤으며 슈렉 4D는 재미있었지만 앞좌석에서 물이 튀고 등뒤에서 바람이 쉭쉭 나와서 좀 그랬습니다.
45분 정도 걸리는 Studio Tour가 그나마 괜찮았지요.
Studio Tour 정문입니다.
저 아래 보이는 세트장을 쭈욱 돌아보는 것입니다. 전망이 좋네요.
요건 폭우와 급물살을 재현한 세트인데 캠코더로 찍은 동영상으로 봐야 제 맛이에요. 나중에 편집해서 올릴 지도 모르겠습니다.
서부 개척 시대에 사용된 마차 등의 소품이 전시된 세트도 있고,
고대 고리스의 아고라 장면을 찍을 때 사용했던 세트도 있고요.
오래된 영화 어느 장면에서 봤음직도 한 세트네요.
이 세트는 어느 영화에서 사용되었는지 도저히 모르겠습니다.
이 세트는 알프레드 히치코크 감독의 영화 '새'의 모텔 장면에서 사용되었다고 하네요. 날씨가 맑은데도 분위기가 묘하게 음산하네요.
재난 영화에서 비행기 추락 현장을 묘사한 세트입니다. 연기가 모락모락 피어오르는 것까지 세심하게 꾸며 놓았습니다. 헐리우드 영화라서 그렇겠지만 규모가 장난이 아닙니다. 진짜 충돌 현장 같아요.
습도가 낮아서 쾌적하기는 한데 햇살이 너무 강해서 조금만 직사광선에 노출되어도 상당히 지치네요.
유니버셜 스튜디오를 살펴보고 저녁을 먹으러 다시 한인 타운으로 이동했습니다.
저희가 저녁을 먹은 청운 부페의 모습입니다. 각종 고기와 한식을 먹을 수 있는 부페 형태의 식당이었습니다. 김치도 제대로 된 김치이고, 고기도 정말 다양하더군요. 그래도 LA 갈비는 왠지 꺼림칙해서 안 먹었습니다. 환기가 잘 안 되는 문제는 있지만 모처럼 한식다운 한식을 먹었네요.
저녁식사를 하면서 좀 놀라운 이야기를 들었습니다. 한인들 중에 상당 수가 미국산 쇠고기 수입과 관련된 촛불집회를 못마땅하게 생각하고 있다는데 유학생이나 지사 파견을 온 사람들이 아닌 한국 국적을 버리고 미국인이 되고자 하는 한인들은 한국이 잘 되는 꼴을 못 본다고 하네요. 예전 신정아 사건으로 우리나라가 떠들썩 할 때에도 내심 쾌재(?)를 불렀다고 합니다. 생각해 보면 이것도 일종의 자기 정당화(self justification) 기제때문이 아닌가 싶네요. 한국이 부강해지고 잘 먹고 잘 살면 한국을 버리고 미국으로 와서 힘들게 사는 자신의 선택이 틀렸다는 것을 인정해야 하니 자신의 선택이 옳다는 것이 입증되려면 한국이 잘못된 길로 가야 하니까요. 참 씁쓸한 해석입니다. 대부분의 한인들은 그러지 않으리라고 믿고 싶습니다.
저녁을 먹고 일찌감치 공항으로 향했습니다. 비행기가 자정이 넘어서 출발하기는 하지만 들어오면서 보니까 Bradley공항이 워낙 낡고 좁아서 발권부터 보딩까지 절차가 만만치 않을 것 같았거든요.
8시쯤 도착을 하니 아직 아시아나 항공의 economy class의 발권 카운터가 문도 열지 않았더군요. 그제서야 따로 산 선물과 쇼핑한 물건을 다시 패킹하느라고 잠시 소란이 있었습니다.
그런데 이게 웬일입니까? 제가 치료하는 도박자의 부인을 딱 만난 것이 아닙니까? 미국에 간다는 것은 알고 있었지만 목적지도 다르고 귀국 날짜도 훨씬 빨랐기에 기대를 안 했는데 이런저런 사정으로 저와 같은 비행기를 탄다고 하더군요. 참 세상이 좁지요. 정말 착하게 살아야겠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역시나 미쿡이라서 출국 심사도 만만치 않았습니다. 신발을 벗는 것은 기본이고 (그러면서도 슬리퍼 하나 안 줍니다. 나쁜 놈들), 노트북은 커버를 벗겨서 따로 검색대를 통과시켜야 합니다. 그러니 시간이 만만치 않게 걸리지요. 대기줄이 무지하게 깁니다.
미리 들어가기를 잘했습니다. 제가 탈 비행기의 게이트가 완전 끝에 위치하고 있네요. 일찌감치 자리를 잡고 장거리 비행을 대비해 속옷도 갈아입고 모자란 잠도 좀 잤습니다.
지구 자전 방향으로 가는 비행이라서 돌아가는 시간이 1시간 정도 더 걸릴 예정이네요. 어흑~
그래도 통로 쪽 좌석을 확보한데다 가운데가 비어 있어서 짐도 올려놓고 편하게 기대고 왔습니다.
반가운 기내식이네요. 비빔밥입니다. 김치에다가 북어국까지... 감동의 물결입니다. 그렇지 않아도 속이 느글거렸는데 확실하게 달래주네요. 싹싹 비웠습니다.
중간에 간식으로 무슨 햄 샌드위치를 줬던 것 같은데 비몽사몽 간에 맛도 모른 채 먹어 치웠고.
아침으로 나온 매콤한 낙지 덮밥입니다. 원래 아침 기내식으로는 항상 오믈렛을 먹었는데 이번에는 도저히 느끼해서 못 먹겠더군요. 속도 확실하게 달래줄 겸 먹었습니다.
새벽 5시 30분 쯤에 인천 공항에 도착했습니다. 습도가 높다 보니 기온이 그리 차이가 나지 않는데도 엄청 덥게 느껴지네요. 연신 부채질을 했습니다. 짐을 찾고 나서 간단하게 인사를 한 뒤 각자 집으로 향했습니다.
여행이 아닌 외국 체류로는 가장 긴 날짜가 아니었나싶네요. 아무리 공짜라도 미국을 또 가고 싶지는 않습니다. 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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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회의 마지막 날입니다. 이제 좀 적응할 만 하니까 내일 밤에는 돌아가네요. 쩝.... 시간 참 빨리 갑니다.
오늘은 긴장이 풀렸는지 7시 50분이 되어서야 일어났습니다. 6시 30분에 깨기는 했는데 깜박 다시 잠이 들었나 봅니다.
8시 30분에 강의가 시작되기 때문에 서둘러서 준비를 하고 식당에 내려갔습니다. 둘이서 17불이었는데 주말이라고 23불이나 받네요. ㅠ.ㅠ
매일 아침마다 흐린 날씨여서 하루는 가져간 우산을 들고 다니기까지 했는데 오늘 보니 아침마다 흐린 것이 아니라 원래 날씨가 그런 것 같습니다. 스모그인가?
부랴부랴 아침을 먹고 나서 부지런히 걸었는데도 첫 강의에 15분 정도 늦었습니다. 다행히 아직 발표를 시작하지 않았네요.
8시 30분에서 10시까지 예정된 강의는 'Building a Road Map for Pathological Gambling in the DSM-V'였습니다. 어제 retention을 증가시키는 방안 session에 나왔던 UCLA의 의사 Tim Fong이 (또) 연자로 나왔습니다.
초반에는 DSM의 역사에 대해 설명을 했는데 개인적으로 DSM의 역사에 대해 왜 장황하게 설명하는지 모르겠습니다. 추측하건대 미국의 현장 치료자들은 DSM에 대해 잘 모르거나 적극적으로 활용하지 않기 때문으로 보입니다. 그렇지 않다면 누구나 다 아는 DSM에 대해 시시콜콜 늘어놓을 필요가 없으니까요.
그러다보니 시간이 거의 끝날 때쯤에야 DSM-V에 대한 본격적인 이야기가 나왔습니다. 1999년에 프로젝트가 시작되어 2012년 5월이 되어야 나올 예정이랍니다. 허거덕. 정말 긴 여정이네요. 13개의 범주로 DSM-IV에 비해 3개의 범주가 늘어났고요. 아직 각 카테고리의 개별 미팅도 launching이 되지 않은 상태랍니다. 참가한 의사들은 제약 업체를 포함해서 어떤 fund로부터도 5만 불 이상을 받을 수 없고 DSM-V 프로젝트 자체는 전혀 funding을 받을 수가 없답니다. 그래서 그렇게 속도가 느린가?
도박 중독은 어느 카테고리에 속할 것인가에 대해선 아직 알 수 없답니다. addiction에 속할 가능성도 있고 Impulse Control Disorder에 계속 있을지, excessive behavior category에 포함될 가능성도 있고요. Tim Fong은 도박중독이라는 새로운 범주가 나올 가능성도 있다고 하지만 저는 그럴 일은 (거의) 없다고 보고 있습니다.
그런데 왜 1시간 30분이나 시간을 들여 DSM-V에 대해 강의를 했을지에 대해 생각해 볼 필요가 있을 것 같습니다. 제 생각에는 아마도 보험회사와 상관이 있을겁니다. DSM-V에서 도박 중독을 어떻게 진단하느냐에 따라 많은 변화(진단에 따른 보험 청구 가능성, 수가 변동 등)가 예상되니까요. 다시 한번 미국의 도박 중독자들이 불쌍해지는 순간이었습니다.
10시부터 45분 동안 진행된 session은 'Self Help Workbooks for Problem Gamblers'가 제목이었습니다.
2005년에 실시한 California Prevalence Study 결과를 소개하고 97%의 도박자가 치료를 받지 않으려고 한다는 NGIC(1999)의 결과를 소개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자습서가 도움이 될 수 있다는 취지에서 개발했다는 것이지요.
그리고 최근에 개발한 Self Help Workbook에 대해 소개했습니다. UCLA gambling study program팀에서 개발했고요. 주로 CBT방법을 썼습니다. 자동적 사고 탐색, 확인 및 교정 등이 포함되었고요. 끊는 것 뿐 아니라 줄이는 것을 목표에 포함시켰더군요. Craving을 다루는 기법, 새로운 습관이나 여가를 창출하는 법, 실수와 재발 예방하기 등등 이미 알고 있는 내용들이 대부분입니다.
그런데 좀 이상합니다. 도박자가 치료를 받지 않으려는 가장 큰 이유는 병식이 없어서인데 그런 도박자에게 자습서를 준다고 자가 치료를 할까요? 일종의 혐오적인 자극이기 때문에 그냥 집어던지지 않을까요? 동기 강화 상담적인 기법을 추가하거나 천상 상담자가 있어야 할 것 같더군요.
www.adp.ca.gov/OPG/index.shtml -> pdf파일로 다운받을 수 있음.
이어서 자습서의 효과를 살펴보기 위한 연구를 소개했습니다. 한 그룹은 자습서만 주고 확인하고 다른 그룹은 상담자가 함께 자습서를 다루었다고 하네요. 52주 동안 실시하는 것으로 계획을 잡고 있는데 아직 진행 중이랍니다. 7주까지 진행된 initial data만 소개했는데 craving등을 측정하는 측정치에서는 상담자 개입 집단이 훨씬 더 나은 결과를 보였습니다. 당연한 결과로 보입니다. 그런데 실제로 도박 시간 등의 도박 행동을 측정한 바에 의하면 효과가 '자습서 only집단'이 더 낫네요. 그것 참 이상하군요. sample size가 각각 13, 11밖에 되지 않아 명확하게 알 수는 없겠습니다. 여러 가지 관련 변인이 있을 것 같은데 완전 통제가 되지 않은 것 같습니다. 20불의 상품권 제공에 대한 부분도 그렇고, social desirability도 연구에서 다루지 못했고요. 최종 결과가 나와봐야 할 것 같습니다. 비용을 줄이고 보험을 신경 써야 하는 미국의 사정은 이해하지만 개인적으로는 자습서만 주는 것의 치료 효과에 대해 매우 회의적입니다. 경험 상 자습서를 제공하더라도 상담자/치료자가 제대로 개입하지 않으면 오히려 여러 가지 역효과가 나타날 수도 있거든요.
11시 15분부터 45분간 진행된 session의 제목은 'Pathological Gambling and the Law: The Role of Neuropsychological Testing'이었습니다. 또 Tim Fong입니다. -_-;;; session이 많다고는 해도 몇 몇 사람을 너무 남용하네요. 최대 참석자, 최대 session 수를 자랑하던데 그 자랑이 무색합니다.
도박과 관련해 법정에 계류되는 문제가 많이 발생하면서 법정 증언을 위해 신경심리검사에 눈을 돌리게 되었고 그에 따라 도박 중독자의 신경심리검사 결과를 위한 프로젝트가 시작된 것 같습니다.
대뇌 피질과 네 개의 lobe에 대한 지루한 설명으로 시작했으며 전두엽(Frontal Lobe)이 도박 중독과 관련(의사결정, 반응억제, 추론, 판단을 하는 영역이므로)된다면서 이를 측정하는 것이 도박 중독을 이해하는데 도움이 되겠다는 이야기를 하더군요. 현장에 있는 임상심리학자라면 누구나 잘 알고 있는 내용을 뭐라도 되는 양 설명하는 것을 듣고 있노라니 짜증이 납니다. 무슨 학부 수업도 아니고 말이죠.
Stroop task를 통해 반응 억제 검사 동안에 left ventromedial prefrontal cortex의 활동이 감소되는데 이 영역이 impulse control과 관련되어 있기 때문이라는 설명이 이어진 뒤 Neuroimaging보다 저렴하고 표준화되어 있으며 적용하기 쉽고 논리적으로 쉽기 때문에 신경심리검사를 한다고 하는군요. 확실히 싸기는 하죠. 적용하기 쉬운지는 모르겠지만. 여기까지는 그래도 참을 만 했습니다.
그런데 정작 핵심인 신경심리검사에 대한 내용이 없습니다. 당연히 질문이 나왔지만 그냥 다양한 source를 사용한다고만 하지 제시하는 검사 내용이 없습니다. 뭡니까? 이거 완전히 사기당한 기분이에요.
혹시나 도박 중독을 진단하는데 신경심리검사가 사용될 수 있다고 하더라도 신경심리검사가 도박 중독을 진단하는 신뢰로운 검사 결과를 산출하느냐는 문제가 있습니다. 현재의 도구로는 neuroimaging뿐 아니라 신경심리검사도 도박 중독에 specific한 결과를 산출할 수가 없습니다. 따라서 개인적인 생각으로는 현재 신경심리검사 뿐 아니라 neuroimaging도 법정에서 도박 중독자임을 증명하는 검사 결과로 사용될 수가 절.대.로. 없습니다. 강연에 나온 사례에서 history 상 도박 중독임이 분명한 한국인이 신경심리검사 상 정상으로 나와 사채업자를 죽인 혐의로 15년을 선고받아 복역중이라고 하네요. -_-;;;
점심은 역시나 치킨 샐러드였습니다. 치즈 크림 케익이 맛있더군요. 체중 조절을 위해 눈물을 머금고 조금만 먹고 참았습니다. 점심을 먹고 호텔 앞에서 단체 사진 촬영이 있다고 해서 시간에 맞추어 나갔더니 아무도 나오지 않았더군요. 5분 정도 기다렸지만 아무도 오지 않아서 선착장으로 산책을 나갔습니다. 날씨가 정말 끝내주더군요.
정말 날씨가 쨍합니다.
멀리 등대섬도 보이네요. 그래도 우리나라 소매몰도의 등대섬만 못합니다. ^^b
요트를 빌려주기도 한다는데 선상 파티를 하면 딱이겠습니다. 돈이 없어서 문제지...
오후 강의 시간이 다 되어서 강의장으로 돌아왔더니 그제서야 촬영을 하더군요. -_-;;; 촬영을 마치고 오후 session을 소화하러 갔습니다.
1시 30분부터 1시간 동안은 'Termination Phase of Treatment in Clinical Supervision'에 대한 것이었습니다. 필리핀 출신의 의사인 Nora가 진행하였습니다. 시작보다 끝이 중요하죠. trauma가 될 수도 있고 celebration이 될 수도 있으니까요.
치료 목표를 달성했을 때, 증상이 감소되었을 때, 미래의 문제를 다루는 것과 관련된 충분한 insight를 획득했을 때, 적절히 기능할 수 있을 때가 바로 끝낼 때를 알리는 신호라고 하더군요. 동감입니다. 현장에서 오래 치료를 담당했던 사람이라서 그런지 상당히 통찰력있는 이야기를 하더군요.
그런데 항상 그렇게 쉽지는 않은 것이 강제로 끝낼 수 밖에 없는 상황이 생기니까요. 치료자가 바뀌거나, 치료자에 대한 위협이 있을 때, 도박자가 치료를 계속하는 것을 거절했을 때와 같은 상황은 늘 있거든요.
돈의 문제가 역시나 나옵니다만 우리나라 상황에서는 해당이 안 되니 통과해도 될 것 같고요.
중간 질문이 많기는 했습니다만 강의 시간 배분을 너무 못하네요. 20%도 못 다루고 session이 끝났습니다. 그래도 PPT 자료를 보니 치료자와 환자 양쪽의 관점에서 termination을 위해 생각해야 할 내용들을 비교적 꼼꼼하게 정리했네요. 가장 아쉬운 점은 도박자 specific한 내용이 아니더군요. 도박 중독자는 굉장히 다른 종류의 내담자이기 때문에 termination에 대해서도 다른 방향의 접근이 필요한데 너무 일반적인 내담자에 대한 내용에 그쳐 매우 아쉬웠습니다. 아마도 도박 중독자를 주로 다루는 치료자가 아닌 듯 싶었습니다.
2시 30분부터 3시 30분까지 진행된 session은 가족 치료 전문가인 Gary Lange이 진행하는 'Seven Steps to Help Couples Build Trust and Stability'였습니다. 개인적으로 이번 학회 기간 중 그나마 가장 나은 강의였다고 평가합니다.
Gary Lange이 초반부터 강조했듯이 현장에서 도박 중독자를 치료하는 치료자가 필수적으로 이해해야 하는 것은 바로 돈의 의미이죠. 물론 도박자 개개인의 개인적인 의미도 중요하지만 돈이 power로 간주된다는 것을 반드시 알아야 합니다. 도박자에게 있어 돈에 대한 통제력을 잃는다는 것은 바로 power를 잃는 것이죠. 그렇기 때문에 환경 조성을 할 때 충분한 마음의 준비가 되지 않은 상태에서 갑자기 가족에게 재정 관리를 맡기게 되는 것은 도박자에게 상당한 trauma가 될 수 있습니다. 그래서 저항하거나 반대로 depressive하게 되기도 하는 것이죠.
Gary Lange가 제시한 7단계의 순서에 대해서는 이견이 있지만 그 내용에 대해서는 십분 공감합니다. 현장 경험이 많은 노련한 치료자라서 그런지 내용이 충실하고 아주 제대로네요. 도박 관련된 가족 문제를 현장에서 많이 다뤄본 경험자의 노하우가 많이 살아있습니다. 우리나라 현장에서도 조금만 변형하면 곧바로 적용할 수 있겠습니다. 오늘까지 들은 강의 중에 가장 집약적이면서도 전문가의 노하우와 현장감이 넘치는 강의였습니다.
이번 학회의 마지막 강의는 오후 4시부터 1시간 동안 진행되었으며 제목이 "Interactive Exploration of Literature, Stigma & Problem Gambling"이었습니다만 도움이 되지 않을 것 같아서 저는 pass했습니다.
그동안 들은 강의 노트도 정리할 겸 혼자 호텔로 먼저 돌아와 노트북으로 작업을 하다가 너무 피곤하여 잠시 눈을 붙였는데 퍼뜩 정신이 들어 깨 보니 6시 30분이 넘었네요. 6시에 최종 미팅을 하기로 했는데... ㅠ.ㅠ
부랴부랴 내려갔습니다만 미팅룸 바깥에서 살짝 엿들으니 이미 내일 관광 일정에 대해 갑론을박(?)을 하고 있네요. 에라 모르겠다 하고 올라와 조금 더 잤습니다. 그리고 8시쯤 일어나 호텔 레스토랑에 내려가 이번 학회에서 산 책을 읽으면서 호젓하게 저녁을 먹었습니다.
학회에서 3권의 책을 샀는데 두 권은 Ladouceur와 Lachance가 지은 Workbook과 Therapist Guide였고, 다른 하나는 Linda Berman과 Mary-Ellen Siegel이 공저한 'Behind the 8-Ball'이었습니다. workbook과 Therapist Guide는 뭐 특별한 내용은 없습니다만 나중에 프로그램을 만들거나 업데이트를 할 때 참고하려고 구입했고요. 'Behind the 8-Ball'은 도박자의 가족을 위한 지침서인데 현장에서 수십 년을 일한 사람들이 쓴 책이라서 그런지 상당히 내용이 좋더군요. 읽기 쉽게 써 있고요. 연신 고개를 주억거리면서 읽었습니다.
이것으로 Conference를 마쳤고 내일은 휴식을 위해 관광을 하고 나서 밤 비행기로 한국으로 돌아가게 됩니다.
NCPG에 대해 간단하게 평가를 하자면 미국 APA는 어림도 없고 우리나라 심리학회 분과 학회 수준도 안 되는 것 같습니다. 참석자 수는 3천 명을 웃돌지만 상당수의 recovery가 포함되어 있고 현장에서 치료를 담당하는 사람의 수가 많지 않을 뿐 만 아니라 그나마도 그 중의 상당수는 도박 중독자와 그 가족을 본 경험이 그리 많지 않아 보였습니다. 양적으로는 모르겠지만 질적으로는 우리나라와 비교해 보았을 때 결코 높은 수준이 아니었으며 오히려 couple therapy 분야에서는 우리보다 노하우가 더 부족한 것 같았습니다. 잘난 척을 좀 해본다면 개인적으로는 별로 배운 것이 없었습니다. 무엇보다도 managed care system이기 때문에 무료 치료를 제공하는 캐나다나 우리나라 현실과 괴리가 커 보였습니다. controlled gambling, Self-help wookbook 등을 강조하는 것을 보니 제 짐작이 확실히 맞는 것 같네요. 안타깝지만 들인 노력과 돈에 비해 얻을 것이 별로 없는 Conference였습니다. 앞으로는 차라리 캐나다나 호주 쪽의 conference를 심각하게 고려해 봐야 할 것 같습니다. 비추입니다.
내년에 국제 치료자 conference를 할 때에도 현장 경험이 풍부한 노련한 치료자를 골라서 부르는데 상당한 애로사항이 있을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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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회 두 번째 날이 밝았습니다. 어제보다는 좀 덜 피곤하네요. 도저히 머핀과 쥬스로만 아침을 때울 수가 없어 호텔의 레스토랑에서 아침을 먹었습니다. 스크램블 에그와 베이컨 정도의 더운 음식을 하루에 한 번은 먹어야 힘을 내서 공부를 할 수 있으니까요. 둘이서 17불이 조금 넘게 나왔습니다. 그래서 거스름돈은 팁으로 줬습니다.
아침을 호텔에서 먹으니 아침을 먹기 위해 7시 20분에 학회장으로 출발하는 팀에 끼지 않고도 여유있게 갈 수 있어서 좋군요. 첫날에는 걸어가는 것이 귀찮을 것 같았는데 아침을 먹고 산책도 할 겸 걸으니 기분도 상쾌하고 소화도 되고 좋습니다.
9시부터 10시 30분까지 진행된 첫 session은 인터넷 도박에 대한 것이었습니다. 인터넷 도박과 법안에 대하여, 인터넷 도박의 전망에 대하여, 청소년을 대상으로 한 고등학교 커리큘럼에 대한 내용이 주를 이루었죠.
이미 한게임 등 사이버 머니를 이용한 인터넷 도박과 해외에 서버를 둔 도박 사이트가 성행하는 우리나라의 실정에 비추어 볼 때 NCPG에서 이제야 인터넷 도박에 대해 다루고 있다는 사실이 놀라웠습니다. 게다가 질의 응답도 아주 초보적인 수준이었습니다(솔직히 매우 실망했습니다. 인터넷 도박 중독을 접한 경험도 별로 없어 보였습니다) 예를 들어 게임에 빠져 있는 아이를 둔 부모에게 온라인 도박 중독의 위험성에 대해 어떻게 이야기를 해 줘야 하는가, 인터넷 도박 중독을 치료하기 위해 어떤 시스템을 갖춰야 하는가 등이었습니다.
하지만 발빠르게 공론화하고 있다는 점에서는 점수를 줘야겠지요. 고민만 있고 구체적인 행보는 느린 우리나라에서 정신을 차려야 할 부분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우리도 더 이상 미루지 말고 실태 조사를 비롯한 본격적인 연구를 해야겠습니다. 미국에서 세컨드 라이프 게임 상에서 카지노를 허용할 것인가의 여부에 대해 고민하고 있는 것처럼 게임 중독과 인터넷 도박 중독의 경계가 점차 불분명해질 것이 자명하기 때문입니다.
11시부터 12시까지는 Toneatto의 session이 있었습니다.
Toneatto는 도박 중독 분야에서는 상당히 알려진 연구자이죠. 진행된 session의 주된 내용은 인지 치료, 행동 치료, 동기 강화 상담, 그리고 Minimal Intervention(MI)의 치료 효과를 비교한 것이었습니다. MI는 다양한 advice를 일종의 manual의 형태로 제공하는 치료적 기술인데 이 4개의 치료를 8∼10주 동안 각각 6 session 제공하고 12주 F/U을 거쳤습니다. 결과는 치료 간 효과 차이가 별로 없었으며 그렇기 때문에 MI를 사용하는 것이 유리하다는 뉘앙스를 풍겼습니다. 제 억측일 수 있지만 managed care system에서 살아남기 위해서 이런 결과를 유추해 낸 것이 아닌가 싶었습니다.
Toneatto의 말이 너무 빨라서 알아듣기 어려웠지만 PPT 자료만 참고해서 이 연구에 대해 개인적으로 코멘트하자면 결과를 그대로 받아들이기가 어렵습니다. 너무 많은 confounding variable이 있는데 우선 모든 대상자들이 연구라는 사실을 알고 있었고 매 session 당 20달러에 해당하는 댓가를 받았으며, 치료자 변인 통제에 대한 이야기가 없는 등 design이 너무 엉성하더군요. Toneatto의 명성이 허명이 아닌가 의심되는 강의였습니다. 기존의 article도 다시 점검을 해야겠더군요.
우리나라의 상황에서는 도저히 적용하기 어려운 연구결과네요. 무엇보다도 치료 장면에서 치료를 하려면 아무리 효과적인 것으로 공인 받은 기법이라고 해도 case by case로 적용을 해야 하는데 치료 자율성이 없는 미국이 오히려 불쌍해지기도 했습니다.
결과적으로 abstinence가 비교적 적다고 했는데 그래서 controlled gambling으로 가려고 하는 지 모르겠습니다. 비용 효과적인 측면도 있지만 무엇보다도 abstinence를 보장할 때까지 장기간을 버틸 수 있는 시스템이 되지 않기 때문이 아닌가 싶습니다.
게다가 MI는 이미 우리가 사용하고 있는 환경 조성 전략을 시스템으로 조금 더 구체화한 것에 불과하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대체 이게 무슨 치료 방법이랍니까? 쩝...
오늘 점심은 닭가슴살 요리였습니다. 다행히 더운 음식이네요. ^^;;; 아주 맛있는 것은 아니었습니다만 그런대로 먹을 만 했습니다. 그런데 인디언 커뮤니티의 대표가 나와서 인사말을 하는가 싶더니 갑자기 노래(?)를 하셔서 깜짝 놀랐습니다. 시골 촌장님이 갑자기 인사말 도중에 창을 하시는 격이었죠. 게다가 노래 풍이 우리나라 장례의 '곡'과 비슷해서 매우 낯설었습니다. -_-;;;;
1시 15분에서 2시 15분 사이에는 'Increases Engagement and Retention'이라는 주제로 session이 진행되었습니다.
도박 중독자들의 치료 참여율과 지속율을 높이기 위한 방법을 제안하는 것이 핵심인데 첫 연자는 무슨 회사에서 나와서 자신의 프로그램을 소개했는데 무슨 경영 컨설팅 회사의 설명회를 듣는 듯 했습니다. 추상적인 미사 여구만 나열했지 알맹이가 전혀 없었습니다.
두 번째 연자는 1999년부터 현장에서 일한 사람이라서 조금 나은 편이었습니다. 이 사람이 강조한 retention을 높이기 위한 방법은 다음과 같습니다. 1. 확실한 응답, 2. 확실한 비밀 보장, 3. 희망을 줄 것 4. 빚 문제를 다룰 수 있을 것, 5. 치료자가 GA 모임에 나갈 것, 6. 도박에 대해 잘 알아야 함.
확실한 응답을 위해 강조한 것은 Help Line이었는데 이 사람의 말대로라면 전문가가 24시간 대기 상태를 유지해야 하는데 자신의 사생활이 침범당하는 것을 참을 수 있는 전문가가 과연 얼마나 될까도 궁금하지만 과연 우리나라 도박자들이 과연 늦은 시간에 이 서비스를 이용할 지가 더 궁금했습니다. 치료자가 GA에 나가는 것은 도박자 이외의 참석자를 허용하지 않는 우리나라 GA 분위기 상 (거의) 불가능합니다. 또한 치료자가 도박에 대해 잘 알아야 한다는 주장에 대해서도 과연 잘 알아야만 할까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물론 치료자가 도박에 대해 잘 알면 좋겠지만 잘못하면 도박자의 도박 이야기에 말려 urge surfing을 할 가능성이 있습니다. 제 경험으로는 도박에 대해 빠삭하게 몰라도 치료는 충분히 가능했습니다.
세 번째로 나온 UCLA 대학의 동양인 박사(Timothy Fong)가 소개한 UCLA의 프로그램도 가족을 참여시켜라, 교재를 제공하라, 질문지로 피드백하라 등등 이미 제가 일하는 기관에서 모두 사용하고 있는 정도의 수준이었습니다. 별로 대단하지도 않았어요. 그러면서도 초기 등록에 400불이나 내야 하더군요. 게다가 매 session마다 200불을 낸다고 들었습니다. 제가 잘못 들었기를 바랍니다. 정말 미국의 의료 시스템은 도박이 아니더라도 client를 파산시킬 수 밖에 없을 것 같습니다. 숙제를 내는 것이 중요하다고 했는데 그만큼의 돈을 냈으니 뭐라도 줘야 client가 안심을 하겠지요. 역시 문화적인 배경을 고려해야 할 필요가 있겠습니다. 제 경험 상 숙제가 효과적인 도박자도 있지만 오히려 역효과만 가져오는 도박자도 있거든요.
캐나다에서 온 전문가도 지적했지만 이번 session에서 미국의 보험 제도가 아주 제대로 두들겨 맞았습니다. 왜 치료를 받는데 그렇게 많은 돈을 내야 하냐, 도박자가 치료를 받을 돈이 어디 있냐고 하니 아무 말도 못하더군요. 물론 도박 중독의 책임이 개인에게 있다고 생각하는 미국의 특성 상 당연할지도 모르겠습니다만...
2시 15분에 시작해서 1시간 동안 진행된 강의는 escape gambler(EG)와 action gambler(AG)에 대한 것이었습니다. 이것도 상당히 재미있는 주제이지요. 성차와도 연결해서 보면 좋고요. 초반에는 흔히 우리가 알고 있는 내용들이 소개되었습니다. EG는 여자가 많고 성격을 포함한 다른 문제가 없고, 대박 경험이 없는 대신 trauma history가 있는 경우가 많고요. AG는 이와 반대이죠. 내용을 들어보니 action이 미국 문화에서 긍정적인 뉘앙스를 갖고 있고 escape는 그 반대이기 때문에 그렇게 나누는 것이 과연 어떨지 알아보기 위해 한 것 같더군요. 두 단어가 반대의 뜻이라기보다는 그저 구분에만 사용되는 우리나라에서는 참 쓸데없는(?) 연구라고 생각할 수도 있겠더군요.
질문지를 받은 뒤 7명의 치료자가 평정을 했는데 왜 그렇게 하는 지 모르겠습니다. 도박 동기 질문지(GMS)로 평가하는 것이 훨씬 나을텐데 말이죠. 실제로 치료자의 치료 성향이 bias였던 것으로 나왔습니다. 쯧쯧...
이 사람은 이 session의 좌장을 맡은 사람인데 Custer라고 하더군요. 도박 중독계의 선구자인 그 Custer? @.@ 제가 알고 있는 Custer는 이미 돌아가셨는데 어찌된 일인 지 모르겠습니다. 아마 제가 잘못 들었을지도 모르겠습니다. 제가 워낙 영어 실력이 얕다보니...
4시부터 1시간 30분 동안 진행된 강의의 주제는 'Caring for the Caretakers'였습니다. 치료자가 burnout되지 않기 위한 방안에 대한 내용이었습니다. 일종의 건강한 상담자 되기에 대한 것이네요. 이전에
제가 책으로 리뷰한 적이 있지요. 그런데 상당히 추상적이네요. wholeness가 나오고, soul이 나오고 난리입니다. 안전에 대한 이야기를 하면서 미국의 freedom이 얼마나 많은지에 대해 이야기를 하네요. 어이가 없어서리.... 길거리에서 느닷없이 총을 맞아 죽을 수 있는 나라에서, 밤이 되면 혼자서 걸어서 외출하면 안 되는 나라에서 freedom을 논하다니 참 어이가 집을 나가네요. 아마도 안 들어올 듯 합니다. -_-;;;
대부분의 session은 5시에서 5시 30분 사이에 끝나지만 그 시간이면 한국 시간으로 아침 9시쯤 되는지라 일과를 마치면 꼭 밤을 센 것처럼 파김치가 되네요. 에고 힘들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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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통 여행을 가면 시차 문제도 있지만 신경이 예민해지기 때문이지 항상 새벽에 깨곤 합니다. 그래서 보통은 wake up call의 도움을 받죠. 그런데 이번 미국 출장에는 정신 없이 잠들어 로밍을 한 휴대폰 알람이 울릴 때까지 푹 잤습니다. 한국에 있을 때보다 2시간을 더 잤는데도 많이 피곤한 것을 보면 시차 적응 문제가 만만한 게 아닌 것 같습니다. 내일 정도가 되어야 생체 시계가 적응을 할 것 같네요.
Hyatt Regency 호텔에서 아침 식사가 7시 30분부터 1시간 동안 진행되기 때문에 7시 20분에 길을 나섰습니다. 보통은 걸어가기로 했습니다만 오늘은 짐이 있어 밴 택시를 불러서 타고 함께 이동했습니다.
아침을 먹기 전에 가져간 홍보 leaflet과 소책자를 테이블에 셋팅했습니다.
본격적으로 booth를 만들어 온 몇몇 팀이 보였는데 대부분 유료 치료 프로그램을 제공하는 기관과 출판사이더군요. 공개 테이블에 자료를 올리고 난 뒤 한 바퀴 돌면서 무료로 주는 brochure 등을 그야말로 닥치는대로 챙겼습니다. 가져간 자료 올려놓으랴, 동영상과 사진 찍으랴, 경황이 없는 중에도 들어야 할 session은 챙겨야 하니 정신이 하나도 없습니다. 나중에 한국에 돌아가서 차근차근 살펴봐야겠습니다.
아침 식사는 정말 심하다 싶을 정도로 단순합니다. 뜨거운 음식이 하나도 없더군요. 머핀 케익과 빵, 그리고 약간의 과일, 그리고 쥬스가 전부입니다. 샐러드마저 없네요. 보통 서양식 아침이라면 소시지와 감자, 스크램블 에그 정도는 주는데 말이죠. 내일 아침도 이렇다면 생각을 달리 해야 할 것 같습니다.
학회장 중 가장 큰 규모였던 Ballroom입니다. 아침 강의를 주로 여기에서 시작했죠.
아침 식사를 마치고 그 유명한 대가인 Ladouceur의 Keynote를 들으러 갔습니다. 고수의 강의를 들을 때마다 느끼는 거지만 고수의 필수 자질 중 하나는 유머 감각임에 틀림이 없습니다. 좌중을 힘있게, 그러면서도 부드럽게 좌지우지하는 Ladouceur의 강의는 정말 발군이었습니다.
강의의 핵심은 'Controlled Gambling'에 대한 것이었습니다. 이 대가의 최근 관심이 control인가 봅니다. 강의 초반에는 아직까지 치료자간에 확실한 동의가 이루어지지 못한 다양한 영역의 문제, 예를 들어 ‘도박 중독의 책임은 누가 져야 하는가’, ‘도박 자체를 금지해야 하는가’ 등의 민감한 issue를 던져 주위를 환기한 후 ‘control vs. abstinence'에 대한 주제를 꺼냈습니다. 지금까지 우리는 도박을 끊게 하는 것에만 집중했는데 대략 전 인구의 1%가 도박 중독이 되고 치료를 찾는 도박 중독자가 채 10%가 되지 않으며 그나마 최대 50%에 달하는 drop out 비율까지 감안해 볼 때, 비용 효과적으로 생각해 본다면 abstinence가 아닌 controlled gambling을 고민할 필요가 있다는 주장이었습니다. 그는 특히 양가감정을 느끼는 도박 중독자를 치료 장면으로 끌어들일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된다는 점을 강조했습니다.
또한 Ladouceur는 13주의 CBT 결과를 공개했습니다. 최대 12개월 follow up 결과에서 drop out이 거의 나타나지 않았을 뿐 아니라 drop out된 사람들도 최소한 controlled gambling으로 이동한다고 설명했는데 개인적으로는 확인해 봐야 할 부분이 몇 가지 있어 보였습니다. 첫째, 많은 연구에서 흔히 빠지는 함정인데 도박을 하지 않고 있는지의 여부를 전화로 조사한 것은 아닌 지(그렇다면 재발한 사람의 경우 사실을 이야기 할 리가 만무합니다. 보호자나 가족을 통해 간접적으로 알아보는 것이 오히려 더 정확할 수 있습니다), 둘째, 무엇보다도 6, 12개월 정도의 interval로 재발율을 점검한다는 것이 경험적으로 부족하다는 생각이 많이 들었습니다. 13주의 치료 기간이 짧기는 하지만 환경 조성이 가능하고 기본적인 재정 관리 계획이 성공적으로 실행되면 새로운 경제적 타격 등의 악화된 재발 요인이 등장하지 않는 이상 6개월에서 1년 정도는 대부분의 도박자들이 버틸 수 있으니까요. 기간이 2년이라도 동일한 결과가 나왔을까요? 글쎄요. 저는 개인적으로 다소 회의적입니다. 마지막으로 Ladouceur의 연구에서 사용한 In vivo exposure 기법도 치료 회기 중이라서 가능한 것은 아닌 지 궁금했습니다. 실제로 치료를 종결하고 나면 치료자가 더 이상 자기 곁에 없다는 것 만으로도 도박자가 상당한 심리적 타격을 받기 때문에 치료 중의 In vivo exposure 기법이 치료 종결 후 치료자가 곁에 없을 때에도 효과를 유지할 지는 상당히 의문시되거든요.
어쨌거나 Landouceur는 'impaired control'이 핵심이라고 주장하더군요. 다만 조작적 정의, 측정 방법 등에 대해서는 아직 명확한 아이디어가 없다고 했습니다. 알코올 문제와 달리 도박은 ‘양’으로 측정하는 것이 어려우니까요. 대신 도박의 결과에 의해서 loss of control이 결정되어서는 안 된다는 것이 Landouceur의 생각입니다.
아주 인상적인 강의 잘 들었습니다. abstinence에서 controlled gambling으로 연구의 주제가 이동하게 된 계기도 듣고 싶었는데 아쉽게도 그건 못 들었네요. 아마도 managed care로 인한 영향을 반영하게 되었기 때문이 아닌가 생각합니다. 무료 치료를 제공하는 캐나다를 비롯한 우리나라에는 다소 맞지 않는 trend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제가 들은 두 번째 강의는 10시부터 45분 간 진행된 'Prevention on a Shoestring Budget'이었습니다. 세 명의 program manager가 나와서 자기가 일하는 지역에서 어떻게 예방 사업을 하고 있는 지 설명하고 질의 응답을 했습니다. 사용하는 방법은 우리나라에서 사용하는것과 그다지 차이가 없었습니다. 독창적인 아이디어도 별로 없었고요. 사실 상 이 session이 첫 본격적인 강의였는데 이걸 들으면서부터 NCPG도 별 것 아니라는 생각이 들기 시작했습니다. 어쨌거나 강의 중에는 community based approach를 하는 사람들이니만큼 실적에 의존해 조급하게 생각하지 말고 충분한 시간을 들여야 한다는 설명이 마음에 남았습니다. 강의보다 오히려 질의 응답을 할 때 좋은 이야기가 많이 나왔습니다.
예산이 적을 때에는 어떻게 우선 분배 순위를 결정하고 사업을 집중하느냐는 것이 대표적이었습니다. 정리를 좀 해 보자면, 1. 무엇이 정말 필요하고 효과적일지 현장에서 직접 survey를 해 보라. 2. trainer를 훈련시켜 질적으로 높은 수준의 education을 현장에 적용하도록 하라. 3. 부모에 대한 교육을 통해 심각성을 알리는 것이 효과적이다. 4. 학교 수업에 도박 관련 커리큘럼을 포함하는 것이 효과적이다. 5. 웹사이트와 이메일을 통한 사업이 효과적이다. 등이 기억이 나네요. 제 생각에는 온라인 인프라 강국인 우리나라의 경우 블로그와 emailzine을 이용하는 것이 비용 면에서 효과적이지 않을까요?
30분을 휴식하고 11시 15분부터 12시까지 진행된 clinical supervision에서는 도박 중독 분야의 supervisor가 되기 위한 조건에 대해 함께 살펴보았습니다. consultation과 supervision의 차이를 명확하게 알고 있어야 하고 case discussion을 할 수 있어야 하며, 도박과 관련된 다양한 윤리적인 문제에 대한 전문적인 지식을 갖추고 있어야 한다는 것 등이 있었습니다. 여러 가지 생각해 볼 거리가 많았습니다. 특히 법적 문제, 재정적인 문제에 대한 조언의 수준을 어느 정도로 해야 하는지에 대한 고민을 이들도 하고 있다는 이야기를 들으니 안심이 되더군요. 회계사, 변호사에게 의뢰하자니 비용이 너무 비싸고 자격이 없는 치료자가 함부로 조언을 할 수도 없으니까요. 그런 점에서 우리나라보다 더 엄격한 규정이 있는 미국에서는 더 고민이 될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supervision을 비교적 체계적으로 하려고 다양한 form을 이용한 system을 갖추고 있다는 점은 마음에 들었습니다. 지금은 아니지만 결국 우리나라도 도박 중독 치료자의 자격과 양성, 관리의 문제가 대두될 것이 틀림없기 때문입니다.
점심 식사는 앞에서 보신 가장 큰 강의장에서 했는데 테이블 셋팅이 되어 있더군요.
저민 쇠고기가 올려진 샐러드가 메인 요리이고 차가운 홍차에 초컬릿 케익이 디저트로 주어지더군요. 에어컨을 빵빵하게 틀어서 가뜩이나 선선한데 차가운 음식을 계속 먹으려니 좀 그렇더군요. 그래도 꾸역꾸역 먹었습니다. 기운이 있어야 오후 강의도 들을 수 있으니까요.
점심을 먹고는 오후에 들을 session을 점검했습니다. 에어컨을 너무 심하게 틀어서 몸에 열이 많은 제가 춥다고 느낄 정도이니 다른 사람들은 상당히 추울 것 같았습니다. 학회가 열리는 내내 날씨가 아주 좋았기 때문에 간혹 쉬는 시간마다 나가서 바람도 쐬고 머리도 식혔습니다.
1시 30분부터 3시까지 열린 'Preliminary Examination of the Pathway Model'은 Gupta 박사가 자신의 탐색적 연구 결과를 중심으로 진행했습니다. 주된 내용은 3종류의 도박 중독자가 있는데 다음과 같습니다. 첫째는순수하게(?) 조건화된 도박자로 impaired control문제가 아니며 premorbid psychopathology가 없는 사람들입니다. 두 번째 부류는 정서적으로 vulnerable한 도박자로 depression이나 anxiety와 같은 premorbid psychopathology가 있는 도박자이며 마지막으로 antisocial impulsive type의 도박 중독자가 있다고 하는데 이들은 impulsive한 문제가 주를 이루며 neurological dysfunction이 있을 수 있다고 합니다. 이 연구는 주로 청소년을 대상으로 한 것인데 어른들에게도 해당될 수 있다고 이야기하네요. 다만 아직 data가 부족하기 때문에 확언하기는 어렵다고 합니다.
개인적으로 성인 ADHD와 연관성이 궁금했습니다. 성인 ADHD와 상관이 있다면 성인 ADHD를 detect & diagnose하는 tool이 나오게 되면 sub type별로 도박 중독을 접근할 수 있을테니까요.
사실 이미 국내에서도 그런 감은 갖고 있습니다. 성격, 정서 상에 문제가 없는 조건화된 도박자가 있는 반면에 우울, 불안이 깔려 있는 도박자도 있고 많지는 않지만 B군 성격장애에 해당하는 도박 중독자도 있으니까요. 자극 추구형 도박자와 스트레스 회피형 도박자의 관계도 함께 생각을 해 보면 좋을 것 같습니다.
첫 날의 마지막 강의는 3시 30분부터 5시까지 열렸습니다. 제목이 ‘Family Treatment Panel’로 ICBT가 핵심 내용이었습니다. case management가 중요하다는 말이 나왔고(이것도 이미 체계적으로 하고 있죠) ICBT도 Brief Psychotherapy를 해야 하는 미국의 특성 상 짧게 갈 수 밖에 없기 때문에 사용된 것 같았습니다. ICBT에서는 ‘외재화(externalization)'에 대한 부분을 강조했는데 이제야 중요하다고 이야기하는 것을 보니 좀 답답하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질문은 자신의 문제를 가족에게 감추려는 도박자를 다루는 법과 아들의 신용카드 빚을 부모가 해결해야 하느냐 말아야 하느냐는 이야기가 나왔습니다. 이미 국내의 치료자에게는 아주 익숙한 주제이죠. 이미 너무 당연한 질의응답이 진행되어 김이 빠졌습니다.
NCPG는 매일 학회가 끝난 후 다양한 이벤트를 제공하더군요. 다저스 구장에서 야구 경기를 관람하는 것도 있고 아쿠아리움 견학도 있는데 오늘은 ‘퀸 메리’호 투어였습니다. 워낙 할 것이 없기 때문에 많이들 신청했습니다. 비용은 35불이었고요. 왕복 버스 제공과 Ghost쇼, 퀸 메리호 입장료, 그리고 간단한 저녁 식사가 포함된 금액이었습니다. 결론부터 말씀드리면 한국인들에게는 추천하지 않겠습니다.
버스는 15분 마다 오는데 대기하는 사람이 얼마나 되느냐와 상관 없습니다. 첫 차를 놓치면 여지없이 15분을 기다려야 합니다.
버스를 타고 한 10분 정도 가면 엄청난 크기의 퀸 메리호가 보이는데 일부는 호텔로 개조해서 투숙객을 받고 있고 일부는 관람객을 받아서 투어를 하고 또 일부는 개조해서 유령쇼를 합니다.
호텔 숙박은 오래된 배에서 추억을 만들고 싶은 분들에게는 좋을 것 같더군요. 보시다시피 옛날 배를 개조해서 호텔로 운영하는 것이므로 사람이 별로 없습니다.
유령쇼는 썰렁했습니다. 폴터가이스트를 두려워하는 미국인에게는 영향이 있을지 모르겠지만 한국인들에게는 재미없었습니다. 차라리 인간 유령을 배치해서 발목을 붙잡게 하는 것이 낫지 시끄러운 소리가 나고 불이 꺼지는 식의 유치한 장난으로는 한국인을 무섭게 만들기가 쉽지 않을겁니다. 그래서 별로 추천하고 싶지 않습니다.
저녁으로는 간단한 스넥을 먹을 수 있는데 쿠폰 2장으로는 맥주나 와인 등을 마실 수 있습니다. 닭꼬치, 딤섬 등이 있는데 조금 짜기는 하지만 먹을만 합니다. 홀의 중앙에는 가라오케가 마련되어 있어서 노래를 부를 수도 있고 흥이 나면 춤을 출 수도 있습니다. 미국인들이 자연스럽게 노래를 부르고 춤을 추는 것을 보니 일본이 대단하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너무나 자연스럽게 가라오케 문화를 침투시켰네요.
퀸 메리호는 역사만큼이나 오래된 고풍스러운 배입니다. 게다가 엄청 크기까지 하지요. 배 안을 거닐면 역사가 느껴집니다.
알아서 돌아다니다가 버스 시간에 맞추어 내려가면 되는데 배 안이 워낙 넓어서 길을 잃기 십상입니다. 호텔로 돌아왔지만 시차 적응이 되지 않아 내일 들을 session을 점검하고 늦게서야 잠이 들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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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출장기(?)를 올리기 전에 결론부터 2가지 요약하고 시작하겠습니다.
1. NCPG는 알고 보니 예상했던 것 보다 별 것 아니다(자신감 만땅 충전!!!).2. 리모 컨설팅에 대해서는 참 걱정이 많이 된다.
1번은 차차 설명드리기로 하고 이번 출장을 이끌었던 리모 컨설팅에 대해서는 미리 정리를 하고 가야겠습니다. 나중에 다시 설명 할 시간이 없을 것 같으니까요.
이번 출장을 이끄는 리모 컨설팅은 마음에 안 드는 구석이 한 두 군데가 아닌데 지금까지 드러난 문제만 정리를 해 보면 다음과 같습니다.
1. 이메일 질문에 대해 아예 응답이 없거나 엄청 늦는 점
: 제가 문의 메일을 2번 보냈는데 한번은 답이 없고 다른 한 번은 2번의 일정 변경 메일이 도착할 때까지 답이 없다가 나중에 동보 메일의 형태로 답을 했더군요. -_-;;;
2. 일정이 너무 자주 바뀌어서 이메일 확인 하느라 안달나게 하는 점
: 제가 기억하는 것만 일정이 3회 수정되었고 맨 마지막 최종 일정은 출발 전날에 보내주더군요. -_-;;;
3. 자기 멋대로 feedback을 요구하는 점(나중에야 알게 된 사실입니다만)
: 당연히 사감위에서 요구한 걸로 생각했는데 리모 컨설팅에서 요구한 거랍니다. 대체 무슨 이유로 그런 욕 먹을 짓을 했는지 이 글을 쓰는 이 순간까지도 납득이 되지 않습니다.
4. 가장 중요한 집합 장소까지 제대로 notify하지 못해 우왕좌왕하게 한 점
: 일정에는 아시아나 C카운터라고 했다가 당일에 K카운터로 옮기더군요. 어쩌라고~
5. 호텔에서 학회장까지의 루트, 저녁 식사 장소 예약, 미팅룸 예약 등에 대해 전혀 생각도 못하고 있는 점
: 사전 답사가 한번도 이루어진 적이 없으며, 식당 섭외도 없고, 회의를 하기 위한 미팅룸을 예약해야 한다는 사실조차도 전혀 깨닫지 못하고 있더군요. 저녁 식사비로 그냥 실비 20불을 나눠주고 알아서 해결하라고 하네요. 이런 일은 처음입니다. 그나마 100불짜리 지폐를 가져와 교환해 달라고 했다는... ㅠ.ㅠ 에휴... 이런 간단한 걸 꼭 말로 해야 아나?
6. 공항에서 호텔까지 이동하는 버스의 기사가 호텔의 위치도 모르고 길을 찾고 있는데 이런 사실도 전혀 모르고 있는 점
: 고객의 안전 문제가 가장 중요한데 어디로 가는 지 행선지도 제대로 모르는 운전기사에게 차를 맡기고 확인도 하지 않다니 너무 무성의하죠.
7. 서로 통성명도 안 하고 짐을 풀게 하는 점
: 이미 알고 있는 사람도 있지만 이번 출장에서 처음 만나는 사람도 있는데 전혀 소개하는 자리가 마련되지 않은 점. 첫날이 다 가도록 상당히 뻘쭘했습니다. 출발하기 전에 공항에서 대충이라도 인사를 해야 하는 것이 아닌가요?
내년 사감위의 국제 심포지엄도 이 회사에서 담당을 한다는데 걱정이 태산입니다. 국제적으로 망신이나 당하지 않을까 우려됩니다. 리모 컨설팅에 대한 불만은 여기까지 하고.
그럼 출장기 시작합니다.
여행을 다니느라 최근 몇 년 동안 비행기를 타 봤지만 오후 늦게 떠나는 비행기는 오랜만이라 적응이 잘 안 되더군요. 2시에 공항에서 미팅이라 시간에 늦지 않게 공항버스를 탔습니다.
발권도 알아서 하라고 해서(-_-;;;;) 발권 후 짐을 부치고 면세 구역에서 직장 동료들에게 줄 선물을 산 뒤(그래도 외국에 간다고 용돈을 모아 줬네요. 선물값으로 나간 돈이 더 많지만... ㅠ.,ㅠ) 4시 30분에 비행기에 올랐지만 비행기 연결 관계로 5시 10분에 이륙을 했습니다. 처음 예약은 대한항공이었는데 나중에 아시아나로 바뀌었지요. 왜 바뀌었는지 며느리도 모릅니다. 대한항공에 쌓인 마일리지가 더 많아서 그리로 바뀌었으면 했는데 아쉽네요. ㅠ.ㅠ
도합 11시간 동안의 비행 시간을 정말 알차게 썼습니다(뒤의 내용을 보시고 행간을 읽어주세요). 심리평가보고서 2개를 썼고, 연금보험 가입을 위한 자료도 점검하고, 책도 한 권 읽었고, 영화도 한 편 봤습니다. 원래 맨 뒷자리였는데 이산가족이 된 가족들이 있어 제가 양보를 하고 거의 맨 앞자리로 옮겼습니다. 통로를 사이에 두고 오른쪽에 중국인 아이 둘이 앉았는데 거의 ADHD 수준으로 떠들더군요. 도저히 잠을 잘 수 있는 상황이 아니었습니다. 주의를 줘도 계속 자신만의 세계에서 떠들고 놀길래 결국 스튜어디스를 불러 부모에게 조용히 만들도록 했습니다. 알고 보니 부모도 똑같은 인간이었지만요.
요것이 저녁으로 나온 기내식입니다. 삶은 새우와 당근, 감자가 든 전채와 이탈리안 드레싱을 곁들인 야채 샐러드, 연어찜요리, 후식으로는 크림 치즈 케이크가 나왔습니다.
요것이 연어찜요리입니다. 조금 싱겁더군요.
아침으로 나온 기내식입니다. 신선한 과일과 과일 요구르트, 그리고 김치 덮밥과 쇠고기 덮밥 중에 선택을 하는 것인데 자꾸 미국산 쇠고기 생각이 나서 쇠고기 덮밥을 못 먹겠더군요. 결국 김치 덮밥을 주문했습니다. 그래도 괜찮은 선택이었습니다. 맛있었어요. 매콤하니...
터키 항공처럼 아시아나도 안대, 양말, 칫솔을 주더군요. 비행기 타는 동안에 양말은 유용하게 사용했고 칫솔도 출장 내내 요긴했습니다. 나중에 중국인 악동들을 제압한 뒤에 안대도 잠시 사용했고요.
정오가 되어 LA에 도착했습니다. 온도와 습도가 모두 서울보다 낮아 쾌적합니다. 짜증나는 지문 날인과 사진을 찍고(제발 저린 도둑놈 미국!!) 이민국 심사도 통과 했습니다. 예전에 미국에 와서 뭐 했는지까지 물어보더군요. 짜증나.. 아는 분은 아시지만 저는 미국을 거의 혐오 수준으로 싫어합니다. 미국이라는 단어만 들어도 짜증이 텍사스 소떼처럼 밀려오지요. 출장을 가라고 해서 오기는 했습니다만...
하여간 모두 모여서 버스를 타고 호텔로 향했습니다. 버스 운전수가 길을 몰라서 헤매느라 또 짜증났던 것을 제외하면 괜찮았습니다.
제가 묵었던 Courtyard Mariott 호텔입니다. Mariott계열의 호텔입니다만 별 세 개로 평가하는 중급 호텔이지요. 그래도 하루 숙박비가 17만 원이나 한다는.... 조식도 불포함이고...
다른 것은 몰라도 침대는 아주 마음에 들었습니다. 트윈 룸인데 각각 퀸사이즈더군요. 미국인들이 워낙 뚱뚱보가 많아서 그런지 정말 넓더군요. 맘껏 굴러다니면서 잤습니다. 하지만 무엇보다 좋은 것은 랜 케이블만 연결하면 인터넷을 무제한으로 쓸 수 있다는 것이었습니다. 노트북을 가져간지라 아주 좋았죠.
욕실도 깨끗합니다. 여배우의 화장대처럼 생겼군요.
호텔 로비입니다. 평범하죠. 보이는 방향으로 왼쪽이 출입구 쭈욱 들어가면 객실, 오른쪽이 식당입니다. 로비에는 인터넷을 사용할 수 있는 PC도 있습니다. 한글이 깔려있지 않지만...
로비에서 본 호텔 밖 정경입니다. 제가 묵은 호텔이 있는 블럭은 큰 건물이 별로 없습니다. 고만고만해요. 그만큼 밤이 되면 나돌아다니기가 꺼림칙합니다. 동양인이 현금이 많다는 소문이 퍼져서 그런지 될 수 있으면 외출을 하지 말라는 경고도 받았습니다. 원래 미국이 치안이 엉망인 나라잖아요. 우리나라처럼 돌아다니다가는 총맞고 버려질 수도 있거든요. 무셔라~
대충 짐을 풀고 5시에 하는 welcome reception & early registration에 참석하기 위해 길을 나섰습니다. 어차피 길도 알아야 하니 걸어가기로 했죠. 천천히 걸으면 20분 정도 걸리더군요.
큰 길 쪽으로 나와서 호텔 방향으로 돌아본 모습입니다. 그냥 평범하게 생겼죠.
우리나라에는 없는 자동 주차기계가 신기해서 한 장 찰칵~
대로변에 있는 Performing Arts Center입니다. 무용 같은 것들을 공연하는 센터같은데 시간이 없어서 돌아보지도 못했습니다. 이번 출장은 정말 빡세게 공부만 하다가 왔어요. ㅠ.ㅠ
학회가 열리는 Hyatt Regency 호텔 근처에는 극장가가 있습니다. 코엑스 메가박스 비슷한 분위기입니다만 사람은 별로 없어요. 땅덩이가 워낙 넓어서 그런지.
LA Long Beach는 어디나 가로수가 야자수입니다. 상당히 이국적이죠.
학회가 열리는 Hyatt Regency Hotel은 우리 일행이 묵을 호텔보다 훨씬 좋은 호텔이었습니다. 보시는 장면은 CSI 마이애미에 자주 나오는 앵글입니다. ^^ 야외 풀장이 멋지네요. 바닷바람이 많이 불어서 수영을 하기에는 좀 춥지만요.
호텔 야외 수영장 펜스 바깥으로는 바닷물을 끌어들여 개천이 흐르게 만들어 놓았습니다. 분당의 탄천처럼 사람들이 길을 따라 조깅을 하기도 하고 개를 데리고 산책을 하기도 하고 그러죠.
사전 등록 장소는 생각보다 좁았고 등록은 쉽지 않았습니다. name tag을 찾는 줄도 장사진이어서 시간도 많이 걸렸고요. 어쨌거나 거기에서 간단히 음식을 먹고 호텔로 돌아와서 쉬다가 근처의 레스토랑으로 이동했습니다.
자동차 국가인 미국에서 지상 전철이 다니네요. 신기해서 찍었습니다.
호텔 주변의 근사한 식당에서 늦은 저녁과 술도 한 잔하면서 이야기를 했습니다. 분위기도 아주 고급스럽고 음식도 맛있어서 좋은데 인원이 6명이 넘으면 20%의 extra charge가 붙네요. 장난 아닙니다. 10%의 부가세에 다시 20%의 extra charge라니... 그 날 우리 테이블을 서브하는 종업원은 아주 대박이었을 겁니다. 미국에서는 인원 수가 늘어나면 extra charge를 하는 것이 통상적이라고 하네요. 쩝...
밤바람을 맞으며 호텔로 돌아와 씻고 잠자리에 들었습니다. 시차 적응이 되지 않아 매우 피곤하군요.
내일부터는 6시 30분부터 일어나 준비하고 학회 장소로 이동해야 하기 때문에 상당히 피곤한 하루하루가 될 것 같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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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년에 한 번씩 열리는 'National Conference on Problem Gambling'에 참석하기 위해 6월 25일부터 7월 1일까지 일주일 동안 미국 LA로 출장을 갑니다.
3일 내내 학회에 참석하는 일정이기 때문에 그다지 재미있는 일은 없을 예정(정말?)입니다.
바쁜 시간을 쪼개고 막대한 비용(회사에서 내지만)을 들여 가는 만큼 반드시
뽕본전을 뽑고 오겠습니다.
최근에도 포스팅이 뜸하지만 1주일 동안에는 업데이트가 더욱 없을 거에요...
라고 공지를 올려야 하겠지만 제가 묵게 될 호텔의 유,무선 인터넷 환경이 매우 좋다고 하니 오히려 포스팅이 집중될 수도 있겠습니다. -,.-
하여간 제가 자리를 비운 동안 월덴 3를 방문하시는 모든 분들, 행복하시고 건강하세요. 꾸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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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찰이 앞으로 모든 쇠고기 반대 촛불 집회를 불법으로 간주하고 주동자를 색출해 엄단하겠다고 발표했습니다.
이 뉴스를 보고 처음 들었던 생각은 바로 이것~
'햐~ 니네들이 아주 무덤을 파는구나!'
2MB와 한나라당의 현실 인식 수준을 이처럼 명징하게 보여주는 게 없을 겁니다. 정말로 야당에서 배후 조종하고 있고 촛불 집회에 나온 사람들이 모두 동원되었거나 꼭둑각시라고 믿고 있는 것이군요. 그래서 주동자만 몇 명 구속하면 개미떼 흩어지듯이 분쇄할 수 있다고 믿는 거군요. 그런데 어쩌나~ 개미들은 강한 침입자를 만나면 결집력이 더 강해지는 동물인 것을....
지금 이 문제가 담화문 발표하고 협박하는 수준으로 어찌할 수 없는, '나는 살고 싶다, 나는 나도 모르는 사이에 광우병 쇠고기를 먹고 죽고 싶지 않다'는 절박함에서 나오는 자생적인 몸짓인 것을 전혀 모르고 있는 거군요.
쾌재를 불렀습니다.
달궈진 쇠는 맞아야 더욱 단단해지는 법이죠.
계속 그렇게 하세요.
그러면 임기 1년도 못 채우고 탄핵 당하는 최초의 대통령이 될 것이 분명하니까요.
그렇게 되면 꼭 그 때처럼 다시 한번 물어보고 싶습니다.
"알면서 왜 했습니까?"
덧. 이로써 6일에 열리는 촛불 집회 참석 확정입니다. 노무현 대통령 탄핵 반대 집회 이후로 오랜만에 참석하는 촛불 집회가 되겠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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