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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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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을 쓴 미리암 그린스팬(Miriam Greenspan)은 여성심리학의 태두라고도 할 수 있는 상담자입니다. 국내에는 늦게 소개되었지만 사실 이 책은 이미 출판된 지 30년 가까이 되는 고전입니다. 그래서 현재의 시각으로 보면 조금은 구닥다리 내용이 적지 않습니다. 예를 들자면 저자 스스로 상담자임에도 정신과 의사의 지도 하에 수련을 받은 점이라든가 그래서 그런지는 모르겠지만 심리검사의 특정 검사 sign을 하나의 문제에 연결하는 식으로 배워 결국은 심리검사를 불신하게 된 계기가 된 것 등 현재의 상황과 다른 점이 많습니다.
이 책에서 가부장적인 치료 틀의 예로 들고 있는 Freudian의 정신 역동적 접근과 Rogerian의 인본주의적 접근만 하더라도 이 책이 씌여지던 당시에나 주류에 해당했지 요새는 흐름이 많이 바뀌었지요. 요새 어떤 정신과 의사가 이 책에 묘사된 것처럼 toxic하게 정신 역동적 접근과 진단 체계만을 고집하나요. 오히려 약물 치료에만 의존하게 된 것이 더 문제이죠.
저자는 자신이 받았던 상담 경험에서 그 당시 상담 접근이 지나치게 가부장적인 틀에 의해서만 이루어짐으로써 여성들의 경우에는 문제가 해결되지 않거나 오히려 악화되는 부작용이 있다는 점에 착안하고 여성주의 심리상담의 틀을 마련합니다.
이 책에는 그러한 저자의 임상 경험이 녹아있는데 기존의 상담 내지는 심리치료적 접근이 가부장적인 시스템에 의거하여 세 가지 신화(1. 모든 문제는 자신에게서 비롯되는 것이다, 2. 모든 심리적 문제는 곧 의학적 문제이다, 3. 진단과 치료의 전문가만이 이를 치유할 수 있다는)에 의해 사회 구조적인 원인에 의해 발생하는 여성들의 문제를 제대로 치유해내지 못한다는 비판을 가하고 있습니다.
즉 사회 환경까지 포함된 삶의 맥락에서 내재된 분노를 이끌어내어 해소해줘야 한다는 것이죠. 간략히 말하자면 정치적인 이해가 필요하다는 겁니다.
여성주의 심리 상담의 궁극적인 목적은 여성 자신이 가진 개인적인 권력이 전체 여성의 총체적인 권력과 어떻게 뒤얽혀 있을 수 밖에 없는가를 깨닫도록 도와주는 것이라고 합니다. 여성주의 심리상담이 여성의 억압을 종식시킬 수는 없습니다. 하지만 그 억압을 인식하게끔 하여 스스로 억압을 내면화하고 좇는 것을 최소로 줄이도록 도울 수는 있다는 것이죠.
여성들의 분노를 표면에 끌어내어 적절히 다룰 수 있도록 도와줘야 한다는 점과 , 사회적/제도적 환경에 의해 발생하는 심리적 문제를 내면화시켜 다뤄줘야 한다는 것에 저는 전적으로 동의합니다. 남편에게 상습적으로 구타당하는 아내를 상담하면서 불면과 우울한 기분 증상만 다루고 다시 지옥같은 환경으로 돌려보내는 건 치료가 아니니까요.
현재도 대부분의 심리상담이 온통 개인의 내면에만 초점을 맞추고 있는 가운데 사회 구조적인 영향, 특히 착취와 이로 인한 소외의 문제로 직접 타격을 받는 여성의 문제를 다루는 소중한 틀을 제안하고 있다는 점에서 여성을 상담하는 상담자라면 한번쯤 일독을 권하고 싶은 책입니다. 번역자가 공을 많이 들였는지 내용이 쉽지 않은 책인데도 잘 읽히는 것도 이 책의 장점입니다.
다만 미국의 경우, 그것도 저자가 이 책을 쓰던 당시의 미국 문화에 치중된 내용이 많다는 점을 감안해서 읽어야 합니다. 예를 들어 이 책에는 심리학자가 대부분 남자이기 때문에 문제를 제기하는 것 자체가 쉽지 않다는 내용이 나오지만 우리나라의 경우에는 반대입니다. 임상심리학자의 90% 이상이 여성이거든요. 또한 빈곤층이 경계선 성격 장애로 주로 진단된다는 이야기가 나오는데 제 경험 상 이것도 한국에서는 반대일 것 같습니다.
어쨌거나 지엽적인 세부 내용에 집중하지 마시고 저자가 이야기하고 싶었던 여성주의 상담이라는 것이 무엇인지 감을 잡겠다는 마음으로 읽으시면 분명 도움이 되실 겁니다.
덧. 저자가 상담 훈련만 받은 사람이어서 그런지 정신 병리적 문제까지 상담으로만 접근하는 것을 보면서 이건 아니다 싶었는데 역시나 정진경 선생님이 추천사에서 지적을 하셨더군요. 의학적 접근이 요구되는 '환자'까지 상담으로만 접근하는 건 굳이 약물 치료가 필요없는 '내담자'에게 약을 먹이는 것 만큼이나 위험천만하고 client를 배려하지 않는 것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에 읽는 분들의 주의가 요망됩니다.
덧2. 이 책은 북 크로싱 대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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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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슬픔, 절망, 두려움...
위의 단어를 보면 무엇이 연상되십니까?
어둠, 고통, 죽음 등의 부정적인 이미지가 떠오르지 않나요?
저자는 감정은 즐거울 수도 있고 즐겁지 않을 수도 있지만 그 자체로 좋거나 나쁜 것이 아니라고 주장합니다. 부정적인 감정이란 어디에도 없다는 것이죠. 단지 우리가 견디기 힘든 감정을 서투르게 다루기 때문에 부정적으로 받아들이게 된다는 겁니다. 실제로 감정이라는 단어의 라틴어 어원은 '움직이다'라는 뜻을 가지고 있습니다. 감정은 우리를 움직이게 하는 에너지이기 때문에 감정을 대하는 우리의 태도, 그리고 우리가 이 에너지를 어떻게 사용하는가에 따라 긍정적이거나 부정적이라고 불릴 수 있는 것이죠.
저자는
슬픔, 두려움, 그리고 절망이 가장 기본적인 감정이라고 합니다. 깊은 슬픔은 우리가 외롭지 않기 때문에 일어나며, 우리의 영혼을 새롭게 하는 것을 가능하게 합니다. 두려움은 우리에게 우리의 생존을, 자기 본능을 넘어 타인들의 생존까지 보호하라고 일깨워 줍니다. 절망은 우리에게 명백한 혼돈 또는 의미 없음의 한가운데에서 의미를 찾을 것을 부탁합니다.
우리의 감정적인 문맹은 부정적 감정을 정복하지 못하는 우리의 무능함이 아니라 그
부정적 감정을 진정으로 주의 깊게 받아들이지 못하는 무능함과 깊은 관련이 있습니다. 중요한 것은 부정적 감정의 통제가 아니라 승화입니다. 우리가 일상 생활에서 피할 수 없는 세 가지 어두운 감정인 슬픔, 절망, 두려움을 치유하는 것이 이 책의 주제입니다.
저자는 세 가지 핵심 감정인 슬픔, 절망, 두려움을 이겨내지 못하는 것이 바로 우리 개개인과 전체 공동체에 만연한 감정적 질병의 주요 원인이라고 생각합니다. 억눌린 슬픔은 종종 우울, 불안, 중독으로 나아가고 무감각해진 두려움은 비이성적인 편견, 지독한 분노, 폭력 행위로 쉽게 전이된다고 합니다. 압도당한 절망 또는 무의식적인 절망은 정신적 마비나, 자신이나 타인에게 파괴적인 행동을 통해 표출됩니다.
그렇다면 우리는 어떻게 이러한 어두운 감정을 치유할 수 있을까요?
저자는 머리가 아닌 가슴에 귀 기울이는 방법을 배우면 가슴이 스스로를 치료한다고 말합니다. 감정을 존중하며 다루고 단순히 감정에 대해서만 이야기하는 것이 아니라 감정이 신체를 통해 이야기하는 모습에 집중할 필요가 있다고 이야기합니다. 고통으로부터 자유롭기 위해 애쓰지 말고 고통을 사랑으로 바꾸기 위해, 취약성과 함께 사는 법을 배우기 위해 노력하라고 합니다.
이 책을 지은 미리암 그린스팬은 유명한 심리치료자이기에 앞서 첫 아이를 66일 만에 원인모를 이유로 잃는 불행을 겪었고 근육이 굳는 병에 걸린 또 한 명의 자녀와 함께 지금도 싸우는 사람입니다.
저자가 직접 체험을 통해 터득한 지혜이기에 그 무게감이 범상치 않게 느껴지죠.
저자가 이 책에서 '어두운' 감정이라고 불렀던 슬픔, 절망, 두려움을 우리는 '부정적인' 감정이라고 부르며 회피하거나 맞서 싸워야 한다고만 생각해 왔습니다. 그런데 저자는 그런 이름표를 섣불리 붙이려하지 말고 감정 연금술 세 가지, 즉 주의를 집중(Attending)하고 친해지며(Befriending), 내맡김(Surrendering)으로써 자연스럽게 이를 받아들이고 함께 살아가라고 합니다. 심리학에서는 인지적으로는 이런 접근을 많이 해 왔지만 감정에 대해서는 처음이 아닌가 싶습니다.
글의 흐름이 체계적이지 않기 때문에 읽다 보면 맥락을 놓치는 일이 잦지만 그래도 감정의 흐름에 몸을 맡기고 surfing하는 것에 대해 꼼꼼히 정리하고 있어 일독하면 도움을 받으실 수 있는 책입니다.
닫기
1. 의지 : 영적인 의지에 집중하라
2. 긍정 : 긍정적인 태도를 개발하라
3. 육체적 지각 : 감정을 느끼고, 달래고 이름을 지어줘라
4. 맥락화 : 보다 넓은 이야기 속에서 자신을 보라
5. 무위의 길 : 당신을 속상하게 하는 것과 친구가 되어라
6. 유위의 길 : 사회적 행동과 영적인 봉사를 실천하라
7. 내맡김의 길 : 내맡겨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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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06/04 16: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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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르는 사람, 낯선 이에게 내 마음을 보여줄 수 있을까? 마음이 너무 힘들고 지칠 때 그 이유도 알지 못할 때 정신과를 가야하나 생각한 적이 있었다. 그냥 이유도 잘 모른 채 마음이 그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