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뿌릴 때는 홈키퍼, 집에서는 홈매트'를 사용하는 게 당연했던 적이 있었습니다. 한 때는 저도 애용했고요. 모기가 출몰하는 여행지라면 해외 여행을 갈 때도 훈증기와 액체 홈매트를 바리바리 싸들고 갔던 적도 있습니다. 이 글을 쓰면서 생각해보니 아프리카 케냐를 여행할 때도 가져갔던 기억이 나네요.
그런데 반려동물을 입양하게 되면서 생각이 바뀌었습니다. 저희 집에는 반려묘가 4마리나 있는데 여름철에는 모기가 가장 두렵습니다. 모기는 개, 고양이에게 치명적인 심장사상충을 옮기기 때문입니다. 그렇다고 이미 10살이 넘은 노령묘 두 마리에게 독한 심상사상충 예방약을 매월 바르는 것도 마음이 놓이지 않고요.
하지만 그렇다고 여름 내내 홈매트를 겨놓고 지내는 것도 마음에 들지 않았습니다. 모기에게만 작용하는 약제라고는 하지만 엄연히 살충제인데 인간에게는 몰라도 인간보다 훨씬 작은 동물인 고양이에게 아무런 영향이 없을 것 같지는 않았거든요.
그러다 제 마음에 딱 드는 제품을 찾았습니다. 대륙의 실수 샤오미(정확하게는 자회사 미지아에서 나온)의 모기 퇴치기입니다.
한 손 안에 딱 들어오는 사이즈로 독일 IF 디자인 상을 수상한 제품답게 디자인도 깔끔하고 어디에 두어도 잘 어울립니다.
바닥을 보면 방열구처럼 생긴 구멍이 보이는데 실상은 공기 흡입구입니다. 바닥으로 공기를 빨아들여 위로 내보내는 겁니다.
뚜껑을 열면 교체형 약제판이 보이고 왼쪽에 두 개의 AA 건전지로 작동합니다. 건전지 전력으로 무엇을 작동시키느냐 하면....
바닥에 있는 소형 팬을 돌리는 겁니다. 이 소형 팬이 바닥의 공기 흡입구를 통해 공기를 빨아들여 약제판을 통과해 위로 내보내는 겁니다. 가열식 살충기와 달리 이 팬을 이용해 약제를 균일하게 휘발시키는데 적용 범위가 28 세제곱미터라고 하니 대략 6~7평 정도를 커버하는 것 같습니다.
팬의 소음은 22db로 귀를 가까이 대고 듣지 않으면 들리지 않을 정도이기 때문에 침대 옆 협탁에 두어도 수면을 방해하지 않는 수준입니다.
약제판은 모기를 죽이는 살충제가 아니라 모기가 싫어하는 방충 약제 처리를 해서 모기를 쫓아내는 방식입니다. 코를 대고 맡아봐도 살충제의 독한 냄새가 아니라 싸한 느낌의 약초 비슷한 냄새가 납니다.
판 1개로 720시간을 사용할 수 있다고 하니 하루 8시간 사용 시 약 3개월 정도 사용 가능합니다. 제가 이걸 2019년에 사서 올해로 2년 째 사용하고 있는데 7월 초에 꺼내서 9월 말까지 사용한 후 10월 초에 닦아서 내년을 위해 잘 보관해 둡니다.
약제판에 결합되어 있는 수은 전지는 블루투스를 작동시키는 데 사용하는 것 같은데 약제판과 한 세트라서 리필용 약제판을 사면 각 약제판에 장착되어 있습니다. 수은 전지라는 게 좀 걸리기는 합니다. 리필용 약제판은 해외 직구로 구매할 경우 3개에 10불 정도 하니 1개에 3불 꼴입니다.
이 제품은
Mi Home 앱을 통해 제어할 수 있는데 아쉽게도 국내에서는 블루투스 등록이 안 되기 때문에 지역을 중국으로 바꾸고 등록해서 사용하는 꼼수를 써야 합니다.
앱에 등록을 하면 각 모기 퇴치기를 원격으로 켜고 끌 수도 있고 타이머를 작동시킬 수도 있습니다. 또한 팬을 가동하는데 사용하는 배터리와 약제판의 수명도 얼마나 남았는지 알려주기 때문에 편리합니다.
저는 저녁 6시에 켜져서 아침 7시에 꺼지는 타이머로 세팅을 해 두었습니다. 캠핑을 간다든지 해서 사용 장소가 바뀌는 경우는
전원을 켠 상태에서 전원 버튼을 두 번 누르면 10시간 작동 후 자동으로 꺼지는 프로그래밍된 타이머 모드가 작동합니다.
대륙의 실수 샤오미 답게 가격도 매우 착해서 직구 사이트인 Qoo10에서 2020년 9월 11일 현재 11.9불(무료 배송)에 구매하실 수 있습니다.
독한 살충제를 사용하는 것도 마음이 놓이지 않고 굳이 모기를 죽이는 것도 원하지 않는 분들에게 추천하는 가성비 만점의 모기 퇴치기입니다.
어느 정도 효과가 있는지 모르겠지만 이 모기 퇴치기를 사용한 이후 집에서 모기를 본 적이 없습니다. 모기 퇴치기 하나로 커버할 수 있는 건 방 하나 사이즈에 불과하기 때문에 집안 전체를 커버하려면 여러 개를 사용해야 하지만 이건 훈증식 살충기도 마찬가지니까요. 저는 침실, 거실, PC 방 이렇게 3개를 사용하고 있습니다.
* 장점
- 독한 살충제가 아닌 방충제를 사용하므로 작은 마음의 위안(반려동물과 함께 사는 집사에게 특히)
- 느낄 수 없을 정도로 소음이 거의 없고 팬을 이용한 휘발식이라 방 하나를 충분히 커버함
- 블루투스를 이용한 원격 조정이 가능한 앱 제공으로 사용이 편리함
- 본체 및 리필용 약제판 모두 가격이 저렴한 편임
* 단점
- 무게를 줄이기 위해서라고는 하지만 블루투스 작동을 위해 수은 전지를 사용해야 한다는 건 불만
- Mi Home 앱에서 관리하려면 지역을 중국으로 바꾸어야 하기 때문에 불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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