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미지 출처 : YES24
최근 각광을 받고 있는 긍정심리학 분야의 대가 중 한 명인 칙센트 미하이 교수의 책입니다. 이 책은 칙센트 미하이 교수의 유명한 개념인 '몰입'을 기업 환경에 어떻게 적응하는지를 보여줍니다.
이 책의 내용은 크게 두 가지 관점에서 살펴보면 더 흥미로운데, 하나는 기업 경영자의 관점이고, 다른 하나는 노동자의 관점에서입니다.
칙센트 미하이 교수는 먼저 기업 경영자의 관점에서 '몰입의 경영'을 하려면 세 가지를 명심해야 한다고 이야기합니다. 첫째, 직장의 물리적인 환경과 여건을 가능한 한 매력적으로 조성한다(구글사를 생각해 보면 금방 이해가 되실 겁니다). 둘째, 업무에 의미와 가치를 부여할 수 있는 방안을 발견한다. 셋째, 자신의 업무에 만족감을 느끼는 직원을 선별해 적절히 포상한다(여기에서 중요한 것은 결과와 실적에 따른 포상이 아니라는 겁니다). 또한 칙센트 미하이 교수는 환경 변화에 적절하고 유연하게 대처할 수 있는 분명한 목표, 행동에 대한 즉각적인 피드백, 그리고 직원의 실력 수준에 맞는 적절한 난이도의 과제 제시가 중요하다고 합니다. 사실 이론적으로는 너무나 당연한 말인데 현실에서는 상당히 어려운 문제이죠. 기업이 클수록 CEO에서 말단 직원에 이르기까지 분명한, 그러면서도 변화하는 목표를 빠르게 공유하는 것이 어려워지니까요. 게다가 직무 분석이 제대로 된 조직이 별로 없는 우리나라 기업에서 직원의 실력 수준에 맞는 적절한 난이도의 과제를 제시함으로써 몰입을 극대화한다라... 참 쉽지 않을 것 같습니다.
사실 칙센트 미하이 교수가 몰입을 유발하는 기업 환경을 조성하는 것보다 더 중요하게 강조하는 것이 있는 데 그것은 기업 경영자의 이타주의적 가치관입니다. 주주의 이익만 대표하는 것이 아니라, 경제적인 이익만 강조하는 것이 아니라, 좁게는 기업에 속한 모든 구성원의 행복을 위해서, 넓게는 익사회적인 기업 활동을 통해 궁극적으로는 인류 모두에게 이바지하는 기업이 되겠다는 가치관말입니다. 저는 이것을 넓은 의미에서
이타주의(altruism)라고 부르고 싶습니다(제가 개인적으로 가장 소중하게 생각하는 가치관입니다). 칙센트 미하이 교수는 CEO에게 이것이 없는 기업은 중세의 귀족 계급이 몰락했듯이, 유럽에서 종교가 쇠퇴하듯이 결국은 멸망의 길을 걸을 것이라고 준엄하게 경고합니다(개인적으로 매우 동감합니다). 이 대목을 읽으면서 불현듯 우리나라에서 가장 잘 나가는 기업인 '삼성'이 생각났습니다. 이제와서야 '고맙습니다' 어쩌고 광고를 하면서 머리를 숙이는 척 하고 있지만 과연 삼성의 기업 이념이 이타주의에 기반하고 있을까 하는 생각이 들자 머리가 저절로 가로저어지는군요. 저는 삼성을 생각할때마다 '불가사리', '아귀' 같은 이미지가 떠오릅니다.
칙센트 미하이 교수는 노동자가 자신이 일하는 직무 환경에서 몰입을 극대화하는 방법은 첫 단추부터 잘 꿰는 것이라고 말합니다(직장 내에서 몰입을 하는 방법은 책을 읽어보시는 것이 좋겠습니다. 간단히 요약할 내용이 아니거든요. ^^;;;). 정년 보장이 되는, 연봉이 높은, 소위 잘 나가는 직장에 들어가려고 하기보다는 자신이 즐겁게 할 수 있는, 자신의 가치관과 배치되지 않는 일을 찾으려고 노력해야 한다는 것이죠. 이것이 제대로 되지 않을 때 몰입을 하기는 참으로 어려울 겁니다. 이거 의외로 참 중요합니다. 제가 (죽어도) 병원에서 일을 하지 않으려고 했던 이유 중 하나가 환자 위주의 치료적 작업을 할 수 없는, 진단 위주의 심리평가만 풀빵 찍어내야 하는 병원 환경에 환멸을 느꼈기 때문입니다. 제 가치관과 충돌했기 때문에 아무리 보수가 높아도 견뎌내기 어려울 것 같았습니다. 그리고 저는 그 때의 제 소신이 옳았다고 지금도 생각합니다.
'몰입(Flow, 2004)'을 읽은 사람이라면 별로 새로운 내용이 없는 것 같다는 느낌을 받으실 수 있습니다. 저는 조직 심리학이나 경영학에도 관심이 많은지라 그런대로 재미있게 읽었습니다만...
이 글의 트랙백 주소 :: http://walden3.kr/trackback/1005
★★★★☆
이미지 출처 : 네이버 책(네이버 책 평점 8.84점)
얼마전에 소개한
'몰입의 즐거움'을 지은 미하이 칙센트미하이 교수의 책입니다. '몰입의 즐거움'의 확장판이라고나 할까요? 분량이 많이 늘어났습니다. 분량이 늘어난 대신 흐름을 따라 읽을 수 있도록 주제를 잘 정리해 둔 느낌입니다.
'몰입의 즐거움'의 문체가 다소 철학적이고 딱딱하다고 한다면, 이 책은 좀 더 대중에게 친근하게 쓰여져서 읽기가 한결 편해졌습니다. 그래도 결코 쉽지는 않습니다.
칙센트미하이 교수가 이야기하는 'Flow'를 한번이라도 경험해 본 사람은 이 책이 정말 좋은 책이라는 느낌을 받을 수 있겠지만, 그런 경험이 없는 사람에게는 뜬구름 잡는 소리처럼 모호하게 들릴 수도 있습니다.
그래서 몰입을 위해 필요한 요인들을 정리해 보았습니다.
* 몰입을 하기 위해 필요한 요인들 8가지(8가지가 동시에 요구되는 것은 아닙니다)
1. 어느 정도 성공 가능성이 있는 일
2. 집중할 수 있는 일
3. 명확한 목표
4. 즉각적인 피드백
5. 일상에 대한 걱정이나 좌절을 의식하지 않음
6. 본인의 행동에 대한 통제감을 느낌
7. 자아에 대한 의식이 사라짐. 역설적으로 몰입이 끝나면 자의식이 강해짐
8. 시간의 개념 왜곡
이러한 요인들보다 더 중요한 것은 바로 다음입니다.
칙센트미하이 교수가 이야기하는
최적 경험(optimal experience)(이것은 몰입을 위해 중요합니다)의 핵심 요소는 경험 자체가 목적이라는 것입니다. 즉 자기 목적적(autotelic)이라는 것이지요. 자기 목적적이라 함은 미래의 이익에 대한 기대 없이 단순히 그 자체를 수행하는 것이 보상이 된다는 의미입니다. 제가 늘 이야기하는 재미있기 때문에 한다는 말과 일맥상통합니다. 제게 재미있다는 것은 단순히 감각적인 의미만 있는 것이 아니기 때문입니다. 뭐랄까요. 그것 자체가 좋은 것이죠. 그래서 하고 싶고요. 제게는 월덴 3를 운영하는 것이 바로 그런 것 중 하나입니다.
제게는 Flow를 경험할 때만 나타나는 독특한 버릇이 있습니다. 저도 모르게 입술을 내미는 버릇인데, 함께 사는 사람이 지적하기 전까지는 그런 버릇이 제게 있는지도 몰랐고 지금도 몰입을 할 때에는 거의 의식하지 못합니다. 이 버릇이 나올 때에는 소위 무아지경에 빠지게 되는데 시간의 흐름도 잊게 되고, 주변을 전혀 의식하지 못해서 무슨 일이 일어났는지 잘 모릅니다. 그리고 몰입한 일의 결과를 보면 몰입하지 않은 상태에서라면 절대로 나올 수 없는 quality를 보여줍니다. 문제는 몰입하는 횟수가 너무 적다는 거~ ㅠ.ㅠ
이 글의 트랙백 주소 :: http://walden3.kr/trackback/90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