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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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YES24
전에 소개한
'은유와 최면 : 밀턴 에릭슨 상담의 핵심(2007)'을 읽고 나서 상담 장면에서 은유를 좀 더 체계적으로 활용할 욕심으로 선택한 책인데 결론적으로 제가 너무 naive하게 생각했네요.
상담 장면에서 은유를 활용하는 것이 그리 쉬울리가 없는 것인데도 너무 욕심을 부린 것 같습니다.
이 책은 임상심리학자인 George Burns가 2001년에 쓴 책으로 우리나라에는 2009년에 소개된 '어린이와 청소년을 위한 마음을 치유하는 101가지 이야기'보다 나중에 번역되어 들어왔습니다.
이 책은 크게 세 부분으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1부. 은유치료에서는 이야기의 힘에 대해 설명하고 효과적으로 이야기하는 방법, 치료 속에 어떻게 이야기를 활용하는지를 다루고 있고, 2부 치유적 이야기에서는 1) 힘 키우기, 2) 수용 익히기, 3) 부정적 자세 재구성하기, 4) 행동 양식 바꾸기, 5) 경험으로 배우기, 6) 목표 이루기, 7) 온정 키우기, 8) 지혜 계발하기, 9) 자기 돌보기, 10) 행복 키우기라는 소제목 하에 101가지 이야(진짜 101가지 이야기!!)기를 소개하고 있습니다. 마지막 3부 은유 직접 만들기에서는 어떻게 치유적 이야기를 만드는지 대략적인 방법을 제시하고 있고요.
사실 제가 기대했던 것은 세상에 있는 많은 이야기들이나 현장에서 얻게 되는 상담 내용에서 어떻게 은유를 추출하고 그것을 적용하는지 구체적인 방법을 알고자 함이었는데 그렇게 상세한 가르침을 주는 책은 아니었습니다.
예를 들어 2부에 소개되는 101가지 이야기(450여 페이지 중 310페이지에 해당하니 책의 거의 대부분이라고 할 수 있는)는 다음과 같은 구조로 되어 있습니다.
<치료적 특성들>* 제기된 문제 : 부족한 능력, 미비함, 열등의식, 두려움과 염려* 개발된 자원 : 이야기를 통해 배운다. 소질과 재능 공유, 결과 협의, 새로운 능력 발견* 나타난 성과 : 심신에 능력 부여, 두려움 극복, 힘과 지식 공유, 임파워먼트 모델 - 94p
이야기 속에 내담자의 문제를 제시하고 이를 해결하기 위한 자원을 심고 결과적으로 어떤 성과를 거두었는지 확인하는 건 좋은데 그런 과정이 어떻게 진행되는지에 대한 상세한 설명이 없습니다. 그래서 이야기를 읽으면서 무엇이 내담자의 문제이고 자원이 무엇이고 어떤 성과를 거두었는지 독자가 스스로 찾아서 연결해야 합니다.
그러니 3부에서 PRO 접근법을 통해 치유적 이야기를 창안하는 방법을 이야기해도 101가지나 되는 이야기를 읽느라 이미 진이 빠졌거나 저처럼 대충 훑고 난 뒤여서 동력이 떨어지기 쉽겠더군요. 차라리 3부를 1부 뒤에 배치했으면 더 좋을 뻔 했습니다.
나쁜 책은 아니지만 그렇다고 제가 기대한 만큼의 친절한 책도 아니어서 현장에서 은유를 활용하고자 하는 임상가들에게 실전용 서적으로는 솔직히 추천하기 어렵겠습니다. 저도 다시 들여다 보게 될 것 같지 않고요. 참고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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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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YES24
임상심리학이든 상담심리학이든 우리나라에는 번역서가 아닌 실제 분야의 책을 쓴 경우가 별로 없습니다. 예전에는 모든 고수들이 shy하기 때문이라고 생각했는데 현장에 나와보니 수십 년의 내공을 수련한, 진정한 고수가 거의 없기 때문이라는 걸 알게 되었습니다. 그런 면에서 이제는 고수든 아니든 교수들이라도 좀 좋은 책을 써 줬으면 하는 마음 뿐입니다. 굽신굽신
어쨌거나 그런 면에서 이 책은 번역서가 아닌데도 내용이 상당히 괜찮습니다.
소개글을 그대로 옮깁니다.
"은유와 최면은 짧은 시간 안에 강하고 깊은 변화를 만들어 내는 밀턴 에릭슨 상담의 기제를 설명하는 핵심적인 개념이다. 은유는 언어적 상징을 통해, 최면은 암시와 유도를 통해 무의식의 힘을 의식의 영역으로 합일시켜, 내담자의 뿌리깊은 옛 습관과 내담자가 의식하지 못하는 방어와 저항을 뚫고 마침내 변화로 나아가게 한다. 은유와 최면은 내담자의 삶의 이야기를 긍정적으로 재구조화하는 접근법인 이야기 상담의 핵심 기제이기도 하다"
사실 Milton Erickson은 심리치료 분야에 지대한 공헌을 한 사람이지만 정형화된 이론적인 틀을 거부한 탓에 터부시되어 지금까지 주류에서 배타해 온 부분이 분명 있습니다.
제가 에릭슨을 좋아하는 이유는 에릭슨이야말로 맞춤형 상담의 기틀을 마련한 사람이기 때문입니다. 내담자를 기존의 상담 이론에 맞추는 것이 아니라 고유한 개인으로서 개별화했거든요.
이 책은 3부로 나뉘어 있습니다. 1부는 밀턴 에릭슨이 어떤 사람인지, 그의 이론 중 주요 개념 소개, 다른 상담이론과의 비교, 한국적 상담에 미친 영향들을 개괄적으로 보여줍니다. 그리고 2부와 3부에서는 각각 밀턴 에릭슨 상담의 핵심인 은유와 최면을 소개하고 있습니다. 1부의 내용만 해도 참 좋습니다.
저도 그렇지만 상담을 하면서 은유를 사용하는 상담자는 많이 있습니다. 내담자의 방어 기제와 정면으로 맞서지 않으면서도 치료적 효과를 나타내는데 은유만큼 탁월한 방법이 많지 않거든요. 하지만 최면은 조금 다릅니다. 상담을 하면서 최면을 사용한다고 하면 의혹의 눈초리를 거두지 않는 상담자가 많을 겁니다. 저만 해도 최면을 주 상담 기법으로 사용하는 상담자에게 제 내담자를 선뜻 맡기지 못할 것 같습니다. 하지만 이 책에서 소개되는 최면은 최면을 거는 방법이 아닌, 최면을 통해 내담자가 자신의 무의식을 의식 수준에 어떻게 투영하고 그것이 어떤 변화를 일으키는지를 설명하는 것이기 때문에 그다지 거슬리지 않습니다. 아니 오히려 읽다보면 에릭슨 상담의 정수를 확인할 수 있어 마음이 놓입니다.
마지막으로 에릭슨 상담의 기본 원리를 소개합니다.
* 에릭슨 상담의 기본 원리
1. 내담자의 부정적인 사고, 감정, 행동의 이면에는 균형을 유지하려는 긍정적인 요소가 무의식 속에 있으므로, 무의식은 상담 과정에서 방향을 제시하는 중요한 도구이다.2. 내담자의 문제는 병리적인 것이 아니라 자신의 삶에서 요구되는 변화에 적응하려는 비효율적인 시도의 결과이다.3. 대부분의 경우에 내담자는 문제 해결에 필요로 하는 적절한 자원, 강점, 경험을 가지고 있다. 4. 효율적인 상담은 내담자의 문제, 삶, 행동, 그리고 기능의 다양한 면을 어떻게 활용하느냐에 달려있다. 5. 상담자는 상담 과정에서 능동적이고 직접적인 역할을 한다.6. 영속적인 변화는 종종 상담실 밖의 일상생활에서 하는 행동을 통하여 성취하는 경험에서 시작하여 이루어질 수 있다.
실제 상담의 보기도 풍부하게 제시되고 있기 때문에 에릭슨 상담의 기본 원리가 실제 상담 현장에서 어떻게 활용되는지 직접 확인할 수 있는 좋은 책입니다.
굳이 에릭슨의 상담 원리를 따르지 않는다고 해도 현장에서 상담을 하는 상담자라면 한번쯤 일독을 권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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