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SR 8주 프로그램의 네 번째 회기는 '정좌 명상'에 대한 것이었습니다.
호흡 수련을 통해 마음챙김 능력이 증가하게 되면 호흡을 하면서 감정이나 생각의 변화를 순간순간 챙기는 호흡 확장훈련 단계를 거쳐 전신의 감각 느끼기 단계로 나아가게 됩니다.
마음챙김 호흡의 기본 자세는 바른 몸가짐(조신), 바른 호흡(조식), 바른 마음(조심)입니다.
호흡 확장훈련은 기본적인 것은 호흡 훈련과 같아서 감정을 알아차리기, 하복부에 마음 모으기는 동일합니다. 그런데 주의를 전신으로 확장하는 것이 달라서 복부 주변의 감각으로부터 얼굴을 비롯한 전신으로 의식의 폭을 넓혀가는 것이죠.
호흡할 때의 영역을 확장하면 자동 조정 상태에 빼앗겼던 마음을 현재 이 순간으로 데려오게 되는 것입니다. 이를 지속적으로 훈련하면 현재 이 순간에 의식을 지속적으로 머물게 할 수 있습니다.
호흡 수련을 많이 하지는 않았지만 정좌 명상을 하는 것이 어렵지는 않았습니다. 다만 어릴 때 다친 발목 때문에 말 그대로 정좌를 할 수가 없고 명상 시간이 길어지니 왼쪽 다리가 저리면서 의식이 현재에 머무르는 것이 쉽지 않았습니다.
명상을 끝내고 나서도 마음이 산란하여 평정 상태를 유지하기가 어렵더군요. 그래서 꼭 정좌 명상을 통해서만 호흡 수련을 해야 하느냐고 물었더니 그럴 필요가 없답니다. 무엇을 해야만 한다고 생각하는 것 자체가 판단이기 때문에 본인에게 잘 맞는, 그래서 호흡하기 편안한 방법을 찾으면 그것으로 하면 된답니다.
그래서 다음에는 바디 스캔을 하듯이 누워서 호흡 확장훈련을 했습니다 바디 스캔보다 호흡에 집중하면서 자연스럽게 의식을 머무르도록 했습니다.
정좌 명상보다 훨씬 더 쉽게 마음이 편안해지네요. 10분 정도 한 것 같은데 온 몸이 편안하면서도 머리가 맑아집니다. 명상을 마치고 시간을 보니 벌써 30분이나 지나있네요. 항상 명상을 할 때마다 느끼지만 신기하게도 시간이 빨리 흘러가는 느낌입니다.
제게 정좌 명상은 신체적인 제약 상 어려울 것 같고 누운 상태에서 바디 스캔과 호흡 명상을 모두 하는 방식으로 수련을 하는 것이 좋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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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BSR 8주 프로그램의 두 번째 회기에서 중점을 두었던 것은 '바디 스캔'과 '걷기 명상'이었습니다.
마음챙김 명상의 목표는 보다 오랜 시간 깨어있는 마음상태를 유지하도록 하는 것이죠. 그래서 순간순간 산란하는 마음상태를 의식적으로 붙잡아 신체로 데려오는 훈련을 하는 것이 바디 스캔의 목표라고 할 수 있습니다.
다른 말로 표현하자면 'Doing Mode'를 'Being Mode'로 바꾸는 것이죠.
앞서 수련했던 먹기 명상과 마찬가지로 바디 스캔도 특별한 목표가 없습니다. 그저 지시문에 따라 신체 부위 이곳저곳에 의식을 모으기만 하면 됩니다. 각 신체 부위에서 올라오는 감각과 느낌만 충실하게 느끼면 되는 것이죠.
특히 느낌을 그대로 따라가기만 하면 되고 특별한 이완 상태나 편안한 상태를 기대해서는 안 됩니다.
바디 스캔은 누워서 하는데 딱딱한 바닥에 누워서 하는 것이 좋지만 찬 바닥에서 하지 말고 요가 매트 등을 깔고 하면 좋습니다. 그냥 편안하게 누워서 손, 발을 자연스럽게 내려놓습니다.
눈을 감고 지시문에 따라 주의를 기울이는데 왼발 발가락에서부터 시작해 전신을 차례차례 훑어나갑니다. 지시문의 내용은 대체로 의식이 머무르는 신체 부위로 호흡을 하듯 하라고 합니다. 만약 왼쪽 발가락이면 왼쪽 발가락으로 호흡이 들어와 몸을 관통한 후 다시 되돌아 나간다고 느끼는 것이죠. 이 때 어떤 이미지를 떠올리는 것도 아니고 그래야겠다고 생각을 하는 것도 아닙니다. 그저 느끼는 것입니다.
이게 참 쉽지가 않아요. 잡념이 자꾸 생기거든요. 게다가 조명을 어둡게 하고 눈을 감은 상태에서 나즈막하게 들리는 지시문에 따르자니 의식이 흐려지면서 자꾸 졸립니다. 처음에는 제 코고는 소리에 놀라서 다시 정신을 차리기도 했습니다.
그런데 참 신기한 것이 계속 수련을 하니까 바디 스캔을 다 하고 나면 숙면을 취한 것처럼 호흡이 고르게 되고 안정이 되는 느낌입니다. 몸은 아주 편안한데 그러면서도 머리는 맑아서 깨어있는 느낌이죠.
두 번째 바디 스캔을 할 때 보니 바디 스캔을 시작하면 의식을 집중하는 부위 말고 다른 부위가 가렵거나 따끔거리는 등 아주 몸 여기저기에서 난리도 아닌데 바디 스캔을 하면서 그 부분을 지나가면 보습 크림을 발라준 것처럼 진정이 되면서 편안해지더군요. 아주 신기한 경험이었습니다. 3회기에서 경험한 것이지만 호흡 명상을 하면서 다리에 쥐가 났는데 즉시 바디 스캔을 하니 자연스럽게 쥐가 풀리기도 했습니다.
먹기 명상보다는 바디 스캔이 저에게 아주 잘 맞는 것 같습니다.
다음으로 걷기 명상을 했습니다.
걷기 명상이라는 말을 들었을 때 처음에는 좀 의아했습니다. 명상이란 조용한 곳에서 가부좌를 틀고 앉아 눈을 감고 해야 하는 것이 정석이라고만 생각했는데 걸으면서 명상을 한다라...
그런데 그냥 걷는 것이 아니라 걷는 자신의 몸에 주의를 기울이는 것이더군요. 그래서 처음에는 아주 천천히 걷게 됩니다. 실제로 해 보니 처음에는 아주 어색하고 뒤뚱거리고 일시적으로 균형을 잃기도 하더군요. 발과 다리의 감각, 걸음 동작과 몸무게의 이동에 하나하나 주의를 기울여야 하니까요. 눈을 뜨고 있어도 어색한 건 마찬가지였습니다.
기분이 좋지 않거나 초조할 때에는 조금 빠른 속도로 걷는 것이 좋다고 합니다.
걷는 것을 워낙 좋아하는데도 걷기 명상은 제게 딱 맞는 방법은 아니었습니다. 하지만 이것 역시 특이한 경험을 했는데 걷기 명상에 집중하다보니 일단 시간이 순식간에 지나간 듯 느껴졌고 또 발과 다리에 집중하다보니 어느 순간 허리 위쪽의 상체가 잠시동안 느껴지지 않았습니다. 꼭 제 몸이 발과 다리만 남아 있는 것 같은 그런 느낌이었습니다.
걷기 명상도 아무래도 명상이니만큼 다른 사람과 산책을 하거나 이야기를 하면서 걸을 때에는 하기가 좀 곤란할 것 같습니다. 혼자서 조용히 해야 할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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