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소에 술을 즐기는 편은 아니지만 여행을 가면 현지의 local 맥주는 꼭 맛을 보려고 하는 편이고 맛있는 술이 있으면 꼭 사려고 챙기곤 하니 술에 관심이 없다고는 볼 수 없겠죠.
가볍게 한 잔 할 수 있는 술로는 아무래도 맥주가 제격인데 제 입맛에 우리나라 맥주는 너무 밍밍하고 향이 없어서 도저히 먹을 수가 없더군요. 그래서 예전에는 호가든만 먹곤 했는데 우리나라에서 생산된 이후로는 맛이 달라져서 그동안 맥주 대신 와인만 마셨습니다.
그러다 우연히 바이엔슈테판 생맥주를 맛 본 뒤로는 다른 맥주(수입 맥주 포함)는 전혀 먹을 수가 없더군요. 그렇다고 아무데서나 맛볼 수 있는 맥주가 아니라서 동네에 있는 단골집에서 가끔 마시곤 했습니다.
그런데 알고 보니 대형 마트에서도 병맥주로 팔기 시작했네요?. 그래서 가끔(너무 비싸기 때문에 자주는 아니고;;;) 사다가 쟁여놓고 맥주가 생각날 때 마시곤 합니다.
Veihenstephan은 독일 바이에른 주에 위치한 맥주 회사로 성 코르비니아노와 12인의 수도사가 설립한 양조장(이게 거의 725년)을 시작으로 1040년에 본격적으로 양조업을 시작했다고 하니 가히 1,000년의 역사를 자랑하는 세계에서 가장 오래된 맥주 브랜드입니다(기네스북 등재).
여러가지 맥주를 생산하고 있지만 주력 맥주는 밀맥주로 평점이 까다롭기로 유명한 비영리 맥주 평가 사이트인 BeerAdvocate에서 부동의 평점 1위를 차지하는 것은 물론 우리나라 주류 갤러리에서도 밀맥주의 갑이나 수입맥주의 끝판왕으로까지 평가받고 있습니다.
국내에는 오리지널이라고 할 수 있는 헤페바이스, 효모를 걸러낸 크리스탈, 복흑맥주인 코르비니안, 복밀맥주인 비투스 등을 맛볼 수 있습니다. 왼쪽의 사진은 비투스인데 좀 더 맛이 강하고 진한 헤페바이스라고 할 수 있고 그 아래의 코르비니안은 흑맥주라서 살짝 쌉싸름한 맛입니다.
개인적으로는 헤페바이스와 비투스를 추천하는데 어쨌거나 바이엔슈테판 맥주를 맛보고 나면 다른 맥주를 마시기 어려울 정도로 맛있습니다.
평가 사이트에서 헤페바이스를 '처음에 느껴지는 특유의 바닐라 향과 은은한 단맛, 적당한 바디감과 피니시에서 살짝 풍기는 독일산 노블 홉의 꽃과 허브, 비온 뒤 숲의 향을 가진 맥주'라고 손발 오글거리는 문구로 포장하고 있어 거부감이 느껴질 수 있지만 일단 맛을 보고 나면 그런 미사여구가 당연하게 느껴질 정도의 훌륭한 맛입니다.
상면발효 맥주이기 때문에 다른 맥주와 달리 냉장고에 보관하더라도 마실 때는 상온에 잠시 둬서 8도 정도에서 마셔야 향과 맛을 제대로 즐길 수 있는 맥주인데요.
세계 최고(最古)의 맥주는 맞지만 최고가의 맥주는 아니지 않은가 생각하실 수 있지만 국내 판매가가 그렇습니다. ㅡㅡ;;;;;
독일 현지가에 비해 2배에서 최대 4배까지 국내 유통사(베스트바이앤베버리지)가 폭리를 취하기 때문에 밀맥덕들에게 악명이 높습니다. 맛과 향으로 자주 비교되곤 하는 뮌헨 맥주 파울라너에 비해 특히 안습;;;;;
그럼에도 너무 맛있기에 맥주가 생각날 땐 눈물을 머금고 이 맥주를 집어들 수 밖에 없는 마성의 맥주이죠.
워낙 고가의 맥주이기 때문에 아무 때나 마음 놓고 마실 수는 없지만 그냥 마셔도 훌륭하고 어떤 안주에 마셔도 일품인 맥주입니다.
밀맥주를 좋아하는 분들에게는 특히 강력히 추천할 수 있는 맥주이고 그냥 맥주를 좋아하는 분들에게도 충분히 어필할 맥주입니다.
한모금만 드셔보시면 제가 왜 침이 마르게 칭찬하는지 대번에 아실 수 있을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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클라우스탈러(Clausthaler)는 동명의 독일 지방에서 만들어진 무알콜 맥주입니다.
우리나라에는 없지만 외국에는 무알콜 맥주를 생산하는 기업이 꽤 있습니다. Erdinger, Miller, San Miguel에서도 무알콜 맥주를 생산하고 있는데요. 무알콜 맥주를 생산하는 기업은 일반적인 맥주 라인업에 무알콜 맥주도 생산하는 형태지만 클라우스탈러를 생산하는 Binding Brauerei AG사는 무알콜 맥주만 전문으로 생산합니다.
유럽 내에서는 시장 점유율 1위를 지키고 있으며 세계에서 가장 알콜 맥주와 비슷한 맛을 내는 것으로 유명한 프리미엄 무알콜 맥주입니다. 상도 여러번 받았죠.
정제수, 보리맥아, 홉스 추출물, 효모를 원재료로 만들었으며 술이 아니므로 혼합음료라는 이름으로 판매되고 있습니다.
제가 구매한 클라우스탈러는 330ml 용량의 병 맥주였는데요. 비건 쇼핑몰로 유명한 러빙헛에서 한 병에 1,900원에 구매하실 수 있습니다. 캔 맥주는 조금 더 쌉니다만 환경 보호를 위해 가능하면 알루미늄 캔 음료는 안 사려고 노력하고 있기 때문에 다른 걸 사는 김에 시험삼아 한 병만 구매했습니다.
마셔보니 향과 거품, 목넘김은 일반 맥주와 거의 흡사합니다. 뭔 맛인지 모르겠는 밍밍한 우리나라 라거 맥주보다 맛있게 느껴질 정도입니다. 하지만 저는 바이엔슈테판 맥주 같은 넘사벽 맥주(조만간 소개드리겠습니다)에 길들여져 있는터라 묘한 탄산 느낌과 쓴맛이 영 적응이 안 되네요.
저는 재구매 의사가 없습니다만 임산부나 술을 마셔서는 안 되는 상태의 애주가들에게는 맥주의 좋은 대안 역할을 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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