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담서원에서 운영하는 청소년 인문학 교실 강의 중 '돈'에 대한 이시백, 제윤경, 박성준, 박권일, 강신주, 송승훈의 강의 내용을 엮어서 책으로 낸 '나에게 돈이란 무엇일까?(2012)'를 북 크로싱합니다.
꽤나 알려진 연자들도 있지만 전반적으로 강의의 질이 높은데 청소년을 대상으로 한 강의라서 그런지 이해하기 쉽습니다. 더더군다나 강의 내용을 그대로 옮긴 책이라서 쉬운 입말로 씌여 있고요.
자본주의 사회에 살면서 돈에 대해 깊이 있는 성찰을 해 본 적이 없는 분이라면 한번쯤 이 책을 읽으면서 돈에 대해 갖고 있는 생각을 가다듬어 보시면 좋겠습니다.
이 책이 어떤 책인지 궁금하신 분은 '소개글'을 참고하시기 바랍니다. 이 책은 변경된 북 크로싱 제도(국민도서관 이용)가 적용됩니다.
이 책을 읽고 싶은 분은 아래의 북 크로싱 방법에 있는 내용대로 하시면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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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담서원이라는 곳이 있습니다. 이 책의 저자 중 한 명이기도 한 박성준 대표와 이재성 대표가 만든 '책과 차와 음악과 우정이 있는 문화 놀이터'랍니다. 우리의 옛 서원의 전통을 이어받아 현대적인 서원으로 발전시키고 싶다는 꿈을 갖고 탄생한 곳으로 이 길담서원에서는 '청소년 인문학 교실'을 운영하고 있죠.
그동안 길, 일, 돈, 몸, 밥, 집, 품에 대해 함께 생각해보는 시간을 마련하였고 한 글자 인문학 교실이 끝나면 사랑, 평화, 철학, 역사, 인간, 종교, 공부 등 두 글자 주제로, 다시 세 글자 주제로 계속 뻗어나갈 꿈을 꾸고 있습니다.
이 책은 '돈'을 주제로 청소년 인문학 교실에서 행한 소설가 이시백, 제윤경 에듀머니 대표, 글말쟁이 박권일, 철학자 강신주, 교사 송승훈, 노동자 김진숙(이 책에는 내용이 빠짐)의 강의 내용을 수록하고 있습니다.
목차는 다음과 같습니다.
1강. 돈 내면 지각해도 되나요? 이시백
2강. 가치 기준에 따라 행복도 달라진다. 제윤경
3강. 잃어버린 시간을 되찾는 길. 박성준
4강. 자본주의 바깥을 상상하자. 박권일
5강. 돈이란 무엇인가? 강신주
6강. 돈을 어떻게 극복할 것인가? 강신주
7강. 허생은 왜 돈을 버렸을까? 송승훈
강의 내용을 책에 그대로 수록했기 때문에 거의 입말에 가까운 수준이라 쉽게 읽힙니다. 청소년을 대상으로 한 강의이기 때문에 내용도 이해하기 쉽고요.
청소년을 대상으로 한 책이기는 하지만 자본주의 사회에서 살면서 돈이 무엇인지, 자신에게 어떤 의미가 있는 것인지, 돈의 주인으로 살려면 어떻게 해야 하는지 깊이 생각해보지 않은 분이라면 꼭 한번 읽어보기를 권하는 좋은 책입니다.
이런 좋은 책은 많이 읽어야죠. 특히 자본주의 사회에서 건강하게 인간답게 살려면 말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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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대로 된 용돈이라면 필요한 지출까지 포함해야 합니다. 많든 적든 필수 비용을 용돈으로 해결할 수 있어야 해요.
* 돈의 문제는 가치의 문제
* 돈의 함정에 빠진 사람일수록 가처분 소득이 낮아요.
* 소득이 높을수록 주변과 비교하는 일이 잦습니다.
* 사람이 행복해지려면 자기 삶을 주도하고 존중받고 있다는 느낌을 받아야 한다고 합니다.
* 우리나라 교육이 그렇게 만듭니다. 내가 좋아하는 게 뭔지 생각할 틈을 안 줘요. 만날 해야 할 과제만 내주니까 실제 내가 이걸 왜 하는지, 내가 어떤 걸 했을 때 행복한지 생각을 못 해요. 학교가 가르쳐 주지 않으면 우리 스스로 깨우치는 수 밖에 없습니다. 내가 뭘 좋아하는지, 언제 기쁜지, 자꾸 생각을 해야 해요. 자신의 욕구를 발견하는 것도 연습이 필요하고 시행착오가 있습니다.
* 저축은 쓰려고 하는 겁니다. '자산'을 불리려고 하는 게 아니에요.
* 평화는 단순히 전쟁이 없는 상태가 아닙니다. 전쟁이 없어도 빈곤, 기아, 영양실조, 질병, 환경오염 등이 있으면 '평화는 없다'는 것이지요. 이러한 '비평화'의 요소들을 제거하고 충분한 의식주, 의료, 위생적 생활환경을 만들어내는 것이야말로 평화를 이루는 지름길이라는 겁니다.
* 우리가 보통 돈을 어떻게 쓰느냐를 따질 때, 소비자로서의 측면을 주로 이야기하잖아요. 하지만 소비자로서가 아니라 노동자와 시민으로서의 측면을 보는 게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 '착한 기업' 물건을 사는게 아니라 아예 소비 자체를 줄여야 합니다. 천규석 선생이나 '녹색평론'의 김종철 선생님 같은 분들은 이렇게 말씀하세요. 소비 자체를 줄이지 않고서는 이 악순환을 해결할 수 없다고 말이죠.
* 우리는 민주주의 사회에서 산다고 믿지만 사실은 아주 냉혹한 자본주의 사회에서 살고 있어요. 이걸 보지 못하는 것은 착시 현상 때문입니다.
* '매개'는 '연결'을 의미하지만 동시에 '단절'을 만드는 것이기도 합니다.
* 진짜 저항은 자기를 상품화하는 것에 반대하는 데에서 시작합니다.
* 보들레르는 사물의 존재 방식을 도구, 상품, 상징, 기호, 이렇게 네 가지 차원으로 구분했습니다.
* 훗날 여러분이 나이가 들었을 때 60~70살이 되어서 훌륭한 사람으로 남는다면, 그건 여러분이 자본주의를 없애서가 아니라 그 험한 급류에서도 인간성을 지키며 살려고 노력했기 때문일 거예요. 위대한 사람들은 무언가를 완성한 사람이 아니라 버틴 사람입니다. 끝까지 버티는 거죠. 힘닿는 데까지.
* 인간은 부당한 것을 뛰어넘으려는, 정의를 향한 열망이 있는 존재예요.
덧. 이 책은 북 크로싱 대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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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2009년 9월부터 12월까지 4개월 간 시사주간지 한겨레21의 ‘노동OTL' 기획을 통해 연재된 기사들을 엮은 겁니다.
기자 4명이 워킹 푸어(working poor)의 현실을 저 높은 곳에서 내려다보며 통계 수치만 들먹거리면서 펜대만 굴려 쓴 것이 아니라 미국의 ‘제임스 아론슨 사회정의 언론상’이 추구하듯이 각각 서울 갈빗집 및 인천 감자탕집, 서울의 한 대형마트, 경기도 마석에 있는 가구 공장, 안산의 난로 공장에 직접 취업해 일을 하면서 밑바닥 노동 현장을 날것 그대로 옮긴 '발로 뛰는' 기사들입니다.
추천사를 쓴 하종강 한울노동문제연구소 소장의 말처럼 우리가 제도권 언론이라고 비아냥거리는 정규직 기자들이 예전 위장취업 활동가들이 했듯이 직접 치열한 노동 현장에 뛰어들어 ‘직접 몸으로 겪은 것'을 통해 이 시대의 숨겨진 워킹 푸어의 현실이 얼마나 비참한지를 우리 앞에 드러냅니다.
박권일 선생의 말처럼 이 책에는 점심식사 후에 4,200원 짜리 카푸치노를 마시며 아이폰으로 트위터를 하는 노동자가 나오지 않습니다. 수백 명 씩 모여 머리에 빨간 띠를 두른 채 일사불란하게 팔뚝질을 하는 노동자도 나오지 않습니다. 대신 마트에서, 갈빗집에서, 가구공장에서 하루 종일 일해 100만 원 남짓한 돈을 손에 쥐는 노동자들의 치열한 일상이 나옵니다.
‘군대 있을 때를 빼면 투표한 적이 없고’, ‘10년 동안이나 휴일 없이 일하다가 자궁에 종양이 생겨서야 휴가를 얻는’, ‘근로계약서를 썼는지도 기억나지 않지만 그래도 용역업체 사장을 인간적으로 믿고 있는’ 그런 노동자들이 나옵니다.
아시는지 모르겠지만 OECD 국가 중 비정규노동, 불안노동 문제가 우리나라만큼 심한 국가는 어디에도 없죠.
이 책을 읽으면서 상상을 초월하는 노동 강도와 열악한 노동현장의 현실에도 충격을 받았지만 자신들의 운명에 순응하고 적응해 살아가는 불안 노동자들의 태도에도 만만치 않게 충격 받았습니다. 하지만 금방 깨닫게 되더군요. 이들에게는 노동조합, 근로기준법 이런 건 안드로메다 보다 더 멀리 느껴지는 다른 세상의 것일 테니까요.
여성 노동자들의 현실은 특히 기가 막힐 정도였습니다. 최저임금도 안 주면서 착취하는 음식점 주인 뿐 아니라 모든 가사 노동까지 떠넘기는 한심한 남편까지 온통 적으로 둘러쌓인 상황에서 어떻게든 살아보겠다고 몸부림치는 그녀들의 절박함이 느껴져서 참 가슴이 아팠습니다.
비정규직 노동의 현실과 우리 대부분의 앞에 놓인 노동 현장의 미래를 속살 그대로 보여주는 책입니다. 정신차리고 살자는 의미에서도 이런 책은 좀 읽어줘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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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달인’들과 함께 있는 나는 그들이 달인이어서 슬펐다.
* 악순환을 끊을 방법은 차가운 돈이 아니라 ‘사람’이라는 사실. 그 사실을 알아차린 사람이 조금 늘어났다는 것만으로도 기록은 의미 있다고 생각한다. * 대졸자는 정규직을 기다리며 취업을 회피한다. 그러나 4년제 대학을 가지 못한 이들은 일용직과 임시직의 길을 순순히 받아들이다. 이들의 취업률이 대졸자보다 다소 높은 이유다.
* ‘파견 근로자 보호 등에 관한 법률’을 보면, 파견은 200여개 직무로 한정된다. 건강,안전,건설 관련은 절대 파견 금지다. 제조직접공정도 불법이다. 고용 악화를 초래하기 때문이다.
덧. 이 책은 e-book으로 읽었기 때문에 북 크로싱하지 않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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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가 개인적으로 김규항 선생만큼 아끼는 논객인 박권일 선생이 7월에 새로 내놓은 책입니다.
진보 또는 좌파로 자리매김을 한 많은 논객 중 제 기준을 통과하는 사람은 김규항, 박권일을 포함해 몇 사람 되지 않습니다. 제 기준이 무엇인지에 대해서는 나중에 다시 포스팅 할 기회가 있을 것 같으니 이 책의 소개글에서는 일단 통과하고요.
김규항 선생처럼 박권일 선생도 글의 논지가 분명한 글쓰기를 하는 논객입니다. 글을 읽다보면 어떤 글꼭지이든 하나의 소실점으로 수렴하는 느낌을 주고요. 그게 매번 궁금했는데 이 책을 읽다보니 그게 뭔지 대략적으로나마 알겠더군요. '다수'와 '세상'에 반하지만 굴하지 않는 옹골찬 소수의견이었네요(물론 상처는 솔찮게 받은 것 같지만).
여전히 필력 좋고 글의 내용도 후련하지만 '시사IN'에 연재했던 칼럼이 주를 이루고 있어 저는 이미 다 읽어 새로운 내용이 거의 없었기 때문에 살짝 속은 느낌이었고 편집 과정에서 골라내지 못한 문제인 것 같은데 비슷한 시기에 쓴 칼럼들의 내용 중 중복된 부분이 많아서 좋은 평가를 하기가 어렵겠습니다. 게다가 e-book만 그런 것인지 모르겠지만 파본처럼 보이는 부분이 몇 군데 있더군요. 이런 걸 제대로 챙기지 못하는 건 출판사의 무능입니다. 그렇지 않아도 마음에 들지 않는 출판사인데 미운털 제대로 박히는군요.
내용을 읽어보니 시사IN과 프레시안, 한겨레의 칼럼, 본인의 블로그에 올린 글, 그리고 황해문화에 올린 글이 대부분이던데 황해문화에 쓴 호흡이 긴 글이 저는 좀 더 좋더군요. 앞으로도 좀 더 긴 칼럼을 읽고 싶은 욕심을 부려봅니다.
시사IN을 구독하지 않는 분들이라면 한번쯤 읽으면서 머리를 반대 방향으로 뒤흔들어 볼 수 있는 책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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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부르주아지에게는 '법'이 있고 프롤레타리아트에게 '단결'이 있다면 중간 계급에는 무엇이 있을까. 바로 '상식'이다. 법이나 계급의 언어가 외관상 논리 체계의 형상을 갖추고 있는 반면, 상식의 언어는 논리 체계라기보다 감수성의 체계에 가깝다.
* 불행을 경쟁하게 만드는 체제는 존속할 가치가 없다.
* 소셜 맥거핀은 첨예한 적대들과 달리 실체가 없거나 매우 사소한 적대인데도 엄청난 사회적 갈등인 양 부풀려진 것들이다.
덧. YES24의 e-book앱을 사용해 읽었는데 결제하고 보니 제가 보이콧하는 '자음과모음' 출판사의 책이더군요. 결제 버튼을 누르고 아차 싶었습니다. e-book이니 북 크로싱을 할 일이 없다는 게 작은 위안이랄까요. 앞으로 책을 구입할 때 더욱 신중해야겠습니다.
덧1. 박권일 선생이 계간 '자음과 모음R'의 편집위원이던데 제가 보이콧하고 있는 출판사라서 그런지 개인적으로 조금 아쉬웠습니다.
덧2. 이 책은 e-book으로 읽기도 했지만 '자음과모음' 출판사의 책이기 때문에 북 크로싱하지 않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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