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Q KOREA의 이충걸 편집장이 낸 소설 단편집 '완전히 불완전한(2011)'을 북 크로싱합니다.
정보 전달 위주의 책은 많이 읽으면 골라내는 눈이 어느 정도 생기기 때문에 크게 실망하는 일이 많지 않지만 감성적인 부분을 건드리는 소설이나 시, 에세이 등은 개인적인 취향도 많이 타고 해서 자칫하면 망했다고 느끼기 쉽죠.
그러니 제가 아무런 사전 정보 없이 그저 박민규 작가의 추천사 하나만 보고 한 모험이 이렇게 대박나기가 얼마나 어려운 지 아시겠지요?
어쨌거나 이 책은 홈런은 아니라고 해도 최소한 넘치게 날린 깨끗한 2루타는 됩니다. '우주인'과 '작별의 예식' 두 편만으로도 그렇습니다.
이 책이 어떤 책인지 궁금한 분들은
'소개글'을 참고하세요.
이 책은 변경된 북 크로싱 제도(국민도서관 이용)가 적용됩니다.
이 책을 읽고 싶은 분은 아래의 북 크로싱 방법에 있는 내용대로 하시면 됩니다.
* 월덴 3의 변경된 북 크로싱 제도에 대해 궁금한 분들은 여기를 클릭!* 국민도서관을 통해 북 크로싱하는 방법에 대해 궁금한 분들은 여기를 클릭!
이 글의 트랙백 주소 :: http://walden3.kr/trackback/2695
★★★★☆
이미지 출처 :
YES24
저는 우반구와 좌반구의 균형 발달을 위해 여러가지 종류의 책을 골고루 읽는 편(이라는 말은 순전히 뻥이지만 한 분야의 책만 편식하지 않도록 안배하는 건 맞습니다)이라서 다소 무거운 책을 읽으면 그 다음에는 가벼운 소설이나 쉽게 읽을 수 있는 에세이를 읽곤 합니다.
이 소설은 아마도
'회색 쇼크'를 읽고 난 다음에 읽지 않았나 싶은데 솔직히 책 띠지에 박민규 작가의 추천사 '드디어 마이클 조던이 타석에 들어섰다!'만 보고 집어 들었습니다(라고 쓰고 '카트에 담았습니다'라고 읽는다).
'GQ KOREA'의 편집장을 10년 넘게 하고 있다면 좋은 글이든, 팔릴 만한 글이든, 대중들의 눈높이에 맞춰 글을 골라내는 눈은 틀림없이 갖추고 있을 것 같지만 그런다고 그런 눈이 글솜씨와 호응하는 것은 대체로 아니라는 것이 지금까지의 제 경험인지라 사실 큰 기대를 하고 읽지는 않았습니다.
그런데 왠걸요! 글을 잘 씁니다. 그리고 재미있습니다. 후레이~
농구 코트의 황제 마이클 조던, 그는 1994년 3월 17일 시카고 화이트삭스와 미네소타 트윈즈의 야구 경기에서 화이트삭스의 우익수로 타석에 나와 깨끗한 내야 안타를 날렸습니다. 농구 코트의 최강자가 자신의 '나와바리'를 떠나 새로운 영역에 도전한 것이지요.
말이 쉽지 그게 좀처럼 쉬운 것이 아닙니다. 물론 이충걸 GQ KOREA 편집장이 소설을 쓴 게 마이클 조던이 메이저리그에 도전한 것과 같은 수준의 것은 아닙니다만 어쨌거나 제가 볼 때 홈런까지는 아니더라도 2루타는 충분히 되보입니다.
8개의 단편 소설을 모은 이 책에서 단편 하나하나의 개성도 충만하지만 특히 '우주인'과 '작별의 예식'은 정말 잘 썼습니다. 소설을 읽다가 가슴이 저리는 걸 경험해보기도 오랜만입니다. 이 두 편의 단편만으로도 이 책을 읽어볼 가치가 충분합니다.
박민규 작가의 말처럼 새로운 마이클 조던이 등장한 것인지는 다음 작품을 읽어보면 알 수 있겠지요. 기대됩니다.
덧. 이 책은 북 크로싱 대상입니다.
이 글의 트랙백 주소 :: http://walden3.kr/trackback/2685
★★☆☆☆
이미지 출처 : YES24
'삼미 슈퍼스타즈의 마지막 팬클럽'을 쓴 박민규가 제 8회 문학동네신인작가상을 수상한 소설 '지구영웅전설'입니다.
심사위원인 이인성 서울대 불문과 교수의 말처럼 역설적 가능성과 기대감은 충만합니다만 뭔가 덜 익은 느낌을 주는 소설입니다. '삼미 슈퍼스타즈의 마지막 팬클럽'을 읽기 전에 이 소설을 읽었다면 신선함과 함께 색다른 느낌을 받았을지도 모르겠지만 이미 한껏 높아진 눈에는 어림도 없는 수준이네요. 물론 이렇게 워밍업을 하였기에 '삼미 슈퍼스타즈의 팬클럽'같은 작품이 나왔겠지만요.
미국의 군산복합체와 미국화 전략, 지구의 경찰을 자처하면서 깡패처럼 행동하는 모습들, 그리고 이를 맹목적으로 추종하는 '바나나맨'을 이리 비틀고 저리 비틀면서 비꼬는 독설은 훌륭하지만 뭔가 파워가 좀 약하네요.
속도 빠르게 쉽게 읽히지만 울림과 여운이 별로 없어서 많이 아쉬웠습니다.
'삼미 슈퍼스타즈의 마지막 팬클럽' 포스팅에 댓글을 다신 분의 말씀처럼 '삼미 슈퍼스타즈의 마지막 팬클럽'을 제외한 다른 작품들도 이처럼 2% 부족한 작품들뿐인 것은 아닌지 심히 걱정이네요.
박민규 작가를 모르는 사람에게는 모르겠지만 '삼미 슈퍼스타즈의 마지막 팬클럽'을 읽은 분들에게는 비추입니다.
'삼미 슈퍼스타즈의 마지막 팬클럽' 이후의 작품은 어떨까 궁금하네요.
이 글의 트랙백 주소 :: http://walden3.kr/trackback/1630
★★★★★
이미지 출처 : YES24
샘숭 휴대폰을 손에 쥔 전지현이 외칩니다. "딱 내 스타일이야~"
이 책을 읽은 월덴지기가 외칩니다. "딱 내 스타일이야!!!"
이 책의 앞 부분을 읽은, 저와 함께 사는 사람이 외칩니다. "이 인간 이빨이 장난 아닌데!!" -_-;;;
이 책은 제가 좋아하는 소설의 요소가 다 들어 있습니다. 대단한 문장력(혹은 말빨), 해학과 풍자, 그리고 아마추어리즘, 성장기, 느리게 살기...
무라카미 하루키와 헨리 데이비드 소로우를 적당히 떼어 넣은 뒤 팔팔 끓인 한 그릇의 수제비처럼 지나치게 걸쭉하지도, 지나치게 담백하지도, 지나치게 뜨겁지도 차지도 않은, 딱 적당히 미지근하고 감칠맛나는 소설입니다.
키득거리다가 눈시울이 붉어지다가 마지막 장을 덮으면서 (속으로만) 외쳤습니다. 삼미 슈퍼스타즈의 마지막 팬클럽 파이팅~
책장을 덮으면서 책을 다 읽은 것이 아쉽기는 오랜만인 것 같습니다. 별 다섯 개 평가에 주저함이 없는 소설입니다. 도대체 내가 왜 프로가 되어야 하는 지 의아한 분들에게 추천합니다.
주목할 만한 이야기꾼으로 기록해둬야겠습니다.
오~ 찾아보니 몇 권의 책이 더 있네요.
이 글의 트랙백 주소 :: http://walden3.kr/trackback/1591